15화
내 몸이 유린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것은, 쓰러지듯 잠에 빠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몽롱한 정신으로 신음하던 중에 나를 부르는 익숙한 저음이 들려왔다.
……형이다.
형은 잠든 나를 멋대로 범하며 내 쾌락까지 지배하려 들고 있었다. 아래를 뿌듯하게 채워 온 좆이 내가 느끼는 지점을 난폭하게 찔러 댔다. 심태성 때문에 몇 번이고 쥐어짜졌던 내 성기가 또다시 강제로 질질 싸는 것이 느껴졌다.
다행인 점은, 끔찍한 피로감에 의식이 쉽게 맑아지지 않았다는 거다.
그래서인지 교합한 상태로 가이딩이 이루어지는데도 비교적 멀쩡했다. 형과는 아직 보상 적용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서 분명 혼절할 정도의 충격을 받아야 할 텐데 말이다.
물론 아무렇지도 않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었다. 눈을 감고 있어도 머릿속이 빙빙 돌았고, 블랙홀 같은 파장을 나로 하여금 수복하게 만드는 형에게 본능적인 두려움이 솟구쳤다.
거기에다 몸서리가 쳐질 정도의 쾌감까지 함께 밀려오니……. 술에 취해 혼란스러운 상태로 몽정이라도 하는 기분이었다.
솔직히 진짜로 꿈이 아닌가 싶다.
내 얼굴에도 좆물을 싸지를 줄은 몰랐거든.
“흐으…….”
형의 물건을 받아들였던 목구멍이 비리고 홧홧했다. 숨을 할딱거리면서 하얗게 젖었을 속눈썹을 떨었다.
아……. 망했다.
잠 다 깼어.
“……차은수.”
사출 직후의 거칠어진 호흡이 섞인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다부진 손가락이 내 입가를 훑었다.
“눈 떠.”
내가 제대로 정신을 차렸다는 사실 정도야 어렵지 않게 눈치챈 형이 명령조로 말했다.
하지만 나는 미친 것 같은 어지러움에 입술을 깨물며 눈을 뜨지 않았다. 속이 울렁거렸다.
“…….”
“은수야.”
차가운 듯도, 흥분한 듯도 한 투로 나를 재차 부른다. 그런데도 내가 끝까지 버티자 형이 침묵했다. 굳이 육안으로 형을 보지 않아도 심상찮은 분위기가 피부에 와닿았다.
시발……. 딱히 외면하는 척해서 자극하려던 의도는 아니었는데.
지금 내 상태가 진짜 젬병이라고.
그야말로 식은땀이 나는 상황이었다.
“……!”
순식간에 몸이 뒤집혔다.
내 뒤에 묵직한 무게감을 가하며 올라탄 형이, 척척하게 젖어 있는 자기 좆을 엉덩이에 비벼 왔다. 그리고 이미 한 번 들어가 보았던 구멍을 물 흐르듯 찾아내어 끄트머리를 맞추었다.
“읏, 잠깐……!”
결국 눈을 뜨고 외쳤지만 그 정도로는 형을 말릴 수 없었다.
지금의 차은혁은 나를 지켜 주던 든든한 형제가 아니라,
분노와 색욕에 눈이 돌아간 에스퍼였으니까.
“아흐윽……! 흣, 아아!”
발작하듯 상체를 튕기며 흐느꼈다.
존나 커……! 에스퍼들 좆은 다 이런 거야?
게다가 입에 쑤셔질 때도 느꼈지만, 형 건 더 길고 약간 휘어서 느낌이 뭔가 이상했다.
“후우, 훅, 흡.”
“욱, 웃, 흐아, 앗!”
내 양쪽 손목을 뒤로 당겨 한 손에 쥐곤, 혹독하게 말을 채찍질하는 기수처럼 안쪽을 박아 오는 형의 허릿짓에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뚝뚝 끊기는 신음을 흘리다가 코앞의 베개를 이로 꽉 물었다.
“웁, 으응, 읍……!”
“…….”
그러자 얼굴 앞쪽으로 들어온 손이 턱을 꽉 잡아 베개를 놓치게 만들어 버렸다.
“아아! 아!”
“소리, 큭, 참지 마.”
낮게 경고한 형이 그대로 몸을 붙여 왔다. 소리를 참는 내 행동이 거슬렸는지 아프게 결박하고 있던 내 두 손도 도로 풀어 주었다. 나는 휘청거리면서 이불을 짚었다.
철퍽철퍽 두 알몸이 교접하는 소리가 선정적으로 침실을 채웠다. 아까 한 차례 안에 싸질러졌던 정액이 맹렬한 좆질에 의해 밑으로 삐져나오며 질척한 소리를 냈다. 그에 더 달아올랐는지 내 귀에 대고 뜨거운 숨소리를 내뱉던 형이 뺨을 길게 핥아 왔다.
마치 동생 입에서 제 좆대가리가 나오는 꼴을 봐야겠다는 듯, 발정 난 개처럼 처박는 행위가 점점 더 포악해졌다. 남들이 본다면 교미하는 짐승이 따로 없다고 혀를 내두를 모습이었다.
“아흑!”
아래에서 가엾게 달랑거리던 내 성기를 틀어쥐는 손길에 짧게 비명을 질렀다. 거칠고 단단한 손아귀에서 마구잡이로 굴려지는 좆이 괴로운 듯 눈물을 흘렸다.
“혀, 엉, 흐앗!”
위쪽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눈물이 그득 차올라 시야가 희뿌옇게 변했다. 기력 없는 몸을 억지로 끓여 대는 폭력적인 쾌감에 미칠 것만 같았다. 머리가 자글거리며 익어 간다.
기어코 팔에 힘이 풀렸다. 풀썩 쓰러진 상체를 따라붙은 형은 뒷목을 물고 빨며 이제 내 몸을 뚫을 기세로 대물을 푹푹 쑤셔 박았다.
과격하게 전립선을 찔리고, 수음이 이루어지고, 온갖 성감이 공략되는데 참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머지않아 내 좆이 부르르 몸을 떨며 음액을 터뜨렸다.
“……! 크으읏……!”
콰악 조여드는 내부에 형 역시 한계에 달한 것인지 신음성을 뱉으며 동작을 멈추었다.
이내 나 스스로는 닿을 수 없는 깊숙한 곳에 뜨거운 씨물이 퍼졌다. 어제오늘 수없이 경험했지만 영 적응이 되지 않는 감각이었다.
“아, 안에는……. 아아, 안…….”
눈물을 후드득 떨어뜨리며 입을 벙긋거렸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체내 사정을 헛되이 막아 보려는 양. 정말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는 게 느껴진다는 듯이 전신을 바들바들 떨어 댔다.
그런 내 몸을 집착적으로 붙든 형이 허리를 뭉근히 돌리며 사정을 이어 나갔다.
“하아, 하, 흐윽, 하아…….”
“후…….”
곧 숨이 넘어갈 듯 힉힉거리는 내 등을 덮은 형의 흉근이 땀에 젖은 채 매섭게 꿈틀댔다. 쿵쿵거리는 심장 박동 또한 이쪽으로 선명히 전달되었다.
“흐으, 으응……!”
기다란 육봉이 내벽을 긁으며 느릿하게 빠져나갔다. 우윳빛 액체가 입구에 고이며 주르륵 떨어지는 느낌에 소름이 끼쳤다.
몸을 일으킨 형이 내 엉덩이를 잡아 벌리며 그 광경을 들여다보았다.
“안 돼, 싫어……. 보지 마…….”
울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애원하며, 파들거리는 손을 뒤로 뻗어 엉덩이 사이를 가렸다. 그러나 감상에 방해가 되진 않는 듯했다. 나는 애처롭게 앞으로 엉금엉금 기어가 형에게서 벗어나려 들었다.
“아!”
발목이 잡아당겨지더니 몸 전체가 휙 들렸다. 놀라서 비명을 지른 순간, 이미 나는 형에게 안겨 있었다.
같은 방향을 보고 겹쳐 앉은 자세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형, 이러다 나 죽어.
하루만 쉬었다가 이어서 하면 안 될까.
그런 마음을 담아 고개를 돌려 형을 간절하게 쳐다보았다.
“제발, 형…….”
후드득 떨어지는 눈물방울을 검은 눈동자가 묵묵히 담아낸다.
“부탁할게. 더는……. 못 견뎌. 나중에, 나중에 내가 준비가 되면…….”
합의 없이 나를 능욕한 형에게 엄청난 충격을 받은 듯. 형제와의 섹스가 차마 버티기 어렵다는 듯.
여태 쌓아온 도덕적 가치관이 한순간에 짓밟힌 이 상황에 공포를 느낀 얼굴로 그렇게 빌었다. 최대한 동정심과 자책감을 자극해서……. 일단 휴식을 취할 시간을 확보할 심산이었다.
“흐윽……. 흑, 흐읍…….”
“…….”
어깨를 들썩이며 소리 내어 울기 시작하는 나를 형이 가만히 주시했다.
그 무거운 입이 열린 건 의외로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였다.
“견디지 마.”
……뭐?
“그럴 필요 없게 해 줄 테니까.”
“아윽!”
갑자기 머리칼을 움켜쥐고 확 당기는 힘에 고개가 뒤로 넘어갔다.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된 내 얼굴에 형이 잘난 낯을 기울여 왔다. 입술을 끈적하게 핥고 잘근잘근 물어 대기도 하면서 양껏 탐하더니 안을 강하게 파고든다.
“하읍, 음, 응.”
두꺼운 혀가 음경이라도 되는 양 내 입 안에 대고 왕복 운동을 했다. 츄읍, 츕. 점막이 마찰하는 소리가 난잡하게 울려 퍼지며 욕정을 북돋았다.
한참 만에 형이 입을 떼어 내더니, 내 허리를 단단히 붙들고 붕 띄웠다.
……아. 잠시만.
나 이거 뭔지 알아.
황급히 형의 목에 팔을 감았지만, 늦었다.
애당초 힘으로 형에게 대항할 수 있을 리도 없었다.
“……!”
몸이 추락했다. 꼿꼿한 좆이 엉덩이 사이로 푸우욱 꽂혀 왔다.
“아아악!”
시야가 말 그대로 번쩍했다. 삐이이, 귀에서는 이명까지 들려온다.
눈동자는 이지를 상실하고 입이 멍하게 벌어졌다.
뭐야, 이거……?
어디까지 들어온 거야?
설마……. 결장에 닿은 건 아니지?
끊어질 듯하던 의식을 되찾았을 때, 나는 끈 떨어진 인형처럼 형의 품에서 늘어져 있었다. 음액이라고 볼 수도 없는 묽은 액체가 내 복부는 물론 형의 허벅지까지 흥건하게 적신 상태였고.
박히자마자 가 버린 것이었다.
전혀 인지하지 못했었다.
나는 넋이 나간 채로 투명한 액체가 고인 내 배꼽을 내려다보았다.
“…….”
그건 형도 마찬가지였다.
형은 내 배에 묻은 액체를 쓸어 보다가 제 물건의 윤곽까지 감지하더니, 악문 잇새로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미치겠다고 한 것 같은데.
“히윽! 욱! 웃!”
이윽고 형이 내 배 속에서 몸집을 부풀린 좆을 놀리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기댄 나를 꽉 끌어안은 채, 쾅쾅쾅 무서운 태도로 치받는다. 한데 뭉친 우리를 중심으로 침대에 격렬한 파문이 일었다.
나는 혼몽한 상태로 그저 형의 움직임에 휩쓸려 들썩거렸다.
……잘 모르겠다.
이게 쾌감에 가까운 통증인 것인지, 통증에 가까운 쾌감인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