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열 소년-62화 (62/174)

#62

“…하….”

축축하게 젖은 손마디를 본 권태정이 그 액을 혀끝으로 핥으며 아플 만큼 발기한 제 성기를 내려다보았다. 연달아 가 버린 것도, 구멍을 잔뜩 괴롭힘 당한 것도 이겸인데 손가락만 놀린 제가 언제 이렇게 된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전부 다 이겸 때문이라 생각한 권태정은 엉망으로 흐트러진 숨만 고른 채 엎드려 있는 이겸의 가느다란 발목을 쥐었다. 속옷까지 다 벗겨진 마당에 하얀 양말은 아직 발목에 남아 있는 것을 보니 사정감이 몰려들었다. 권태정은 이겸의 발목을 살짝 덮은 양말을 느릿하게 벗겨 냈다. 톡 튀어나온 복숭아뼈와 가느다란 발목, 하얗고 깨끗한 발.

저도 모르게 이겸의 복숭아뼈에 입술을 댄 권태정이 불거진 위를 머금다가 오목한 옆을 혀로 문질렀다. 엎드려 있던 이겸이 움찔대는 게 느껴졌다.

“아…. 으응….”

축축하게 젖은 복숭아뼈를 지나 예쁜 발목을 핥으며 오르자 이겸의 몸이 긴장하는 게 느껴졌다. 권태정은 엎드린 이겸의 다리를 벌려 매끈한 종아리와 무릎 뒤쪽까지 혀로 건드리며 손으로 다리 안쪽을 매만졌다.

입술보다 빠른 손이 완전히 벌어진 다리 사이로 들어가 애액이 울컥 나오는 구멍을 쑤시자 이겸이 우는 것 같은 신음을 냈다. 권태정은 그대로 이겸의 몸을 돌려 눈물에 흠뻑 젖은 이겸의 눈과 달아오른 얼굴을 눈에 담았다.

“…실장님….”

제 얼굴을 보자마자 안도한 듯 안아 달라는 듯 손을 뻗는 이겸을 보며 권태정이 고개를 기울여 내렸다. 벌어진 입 안으로 혀끝을 넣어 주자 입술을 모아 어설프게 빠는 게 지나치게 사랑스러웠다. 권태정은 진심으로 이겸에게 제 마음이 기울어지는 것을 느꼈다.

“…목소리… 듣고 싶어요….”

울먹이며 제 눈치를 보다가도 다시 빨라는 듯 혀를 물려 주면 혀를 움직여 제가 해 줬던 것처럼 문지르고 사탕을 빨 듯 빠는 게 귀여워 웃은 권태정이 깊게 혀를 옭아매며 입술을 마주 물었다.

“으음….”

완전히 맞물린 입술 사이로 들어온 권태정이 잔뜩 입 안을 문지르고, 헤집는 것에 이겸은 용기를 내어 권태정의 얼굴을 매만졌다.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다가 한 번씩 겨우 쉴 때마다 권태정의 좋은 향기가 몸속 깊은 곳까지 스며들었다.

이제 권태정의 기분이 조금 풀린 건가 싶어 이겸은 미안한 마음을 담아 사과를 하듯 그의 뺨을 아주 다정히,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힘들지는 않아?”

드디어 울리는 권태정의 목소리에 이겸의 몸이 움찔댔다. 권태정은 제 목소리 하나로 다시 힘이 더 들어가는 게 느껴지는 이겸의 성기를 느끼며 살살 몸을 움직여 그 위를 문질렀다.

“…조금….”

“힘든 건 조금이고, 그럼 좋은 건?”

“…….”

다시 장난기가 묻은 질문과 맺히는 웃음을 멍하니 바라보던 이겸이 다시 성기가 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에 떨리는 숨을 내쉬었다.

“아….”

“대답해 줘. 기분 좋아?”

“…으응… 아, 좋아요….”

“얼마나?”

“…많이…. 아, 으응, 거기 이상해요…”

단번에 들어가 이겸이 느끼는 곳을 찌르자 쾌감으로 물든 숨이 탁 터졌다. 권태정은 그대로 이겸의 몸을 끌어안아 올리며 제 몸도 같이 뒤로 해 벽으로 기대고 앉았다. 그리고 제 성기 위로 이겸을 앉혔다.

“하으읏…!”

체위를 바꾸느라 반쯤만 맞물려 있던 몸이 점점 아래로 더 깊게 맞물리는 것에 이겸이 어쩔 줄을 모르며 권태정의 어깨를 양손으로 쥐었다. 못하겠다며 고개를 젓는 이겸을 보며 권태정이 허리와 엉덩이를 토닥이며 점점 더 깊게 제 성기를 물고 앉는 좁고 축축한 내벽에 달아오른 숨을 내쉬었다.

“아…. 이겸아, 왜 이렇게 좁아. 좀 전까지, 읏…. 계속 쑤셔 줬는데 왜 이래, 응?”

“흐윽…. 모르, 모르겠어요….”

당연히 이겸이 알 리가 없다는 걸 알며 질문한 권태정은 또 거기에 대답하는 이겸을 보며 웃다가 완전히 주저앉는 느낌에 미간이 확 구겨졌다. 정말 앉는 게 무서웠던 건지 이겸이 지나치게 조여 정말 자지가 잘릴 것만 같았다.

“…아, 씹. 진짜, 읏, 존나 좁아서는…. 힘 조금만, 아…. 조금만 빼 봐.”

바로 누워서 할 때보다 권태정의 얼굴이 안 보이게 뒤에서 할 때가 더 깊게 들어왔었는데 그것보다 그의 몸 위에 앉는 것이 더욱 깊은 곳까지 성기가 들어오는 것 같았다.

“조금만, 읏, 조금만.”

힘을 빼 보라는 말에 이겸은 눈물로 폭 젖은 속눈썹을 들어 올려 눈앞에 있는 권태정을 눈에 담다가 고개를 앞으로 기울였다. 그리고 권태정의 입술을 제 입술로 살짝 눌렀다.

권태정은 아까 제가 이겸에게 힘을 빼라고 말하며 키스해 주었던 것을 떠올렸다. 그걸 기억하고 힘을 빼라는 말에 키스를 하려고 먼저 찾아든 모양이었다.

아, 씨발. 어쩌지. 존나 예쁜데. 진짜 귀여워서 죽고 싶은데. 권태정은 침음하며 기꺼이 입술을 벌려 주었다. 이겸의 부끄러운 혀가 겨우 조금만 나와 권태정의 입술을 핥다가 아주 살짝 입 안으로 들어왔다.

권태정은 이번에도 기꺼이 용기를 내어 다가온 이겸의 혀끝을 핥으며 조금 더 제 입속으로 들어오게 했다. 혀끝을 문지르다가 도망가고, 또 조금 더 들어온 것을 문지르다가 도망가니 어느새 이겸의 혀는 완전히 권태정의 입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으응….”

혀가 문질릴 때마다 이겸의 몸에서 조금씩 힘이 빠져나갔다. 권태정은 손을 들어 아직 벗지 않은 이겸의 티셔츠 안으로 두 손을 넣어 양쪽 유두를 동시에 엄지와 검지로 쥐고 빙글 돌리며 매만졌다.

잠시 꽉 조이던 허리에서 힘이 살살 빠지며 이겸의 엉덩이가 완전히 내려앉는 느낌이 났다. 권태정은 제 입 안에 들어온 이겸의 혀를 빨아 주다가 입술 바깥에서 혀끝끼리만 문질렀다.

“하아…. 하으….”

입술이 떨어지자 한참 제대로 쉬지 못한 숨이 엉망으로 터져 나왔다. 이겸은 권태정이 두 손이 들어가 볼록해진 티셔츠 안을 보며 헐떡였다. 볼록해진 채 움직이던 손이 멈춘 순간 이겸의 허리가 한 번 들썩였다.

권태정은 힘을 주어 비틀었던 유두를 놓아주며 손을 빼냈다. 그리고 이겸의 티셔츠를 완전히 벗겨냈다. 이제 이겸의 몸에 남은 것은 왼발에 신은 하얀 양말 하나뿐이었다.

“만지기만 해도 계속 싸서 어떡해. 이겸아, 그렇게 좋아?”

눈을 감은 채 몸에 고인 쾌감을 느끼던 이겸이 겨우 눈을 떠 권태정을 바라보았다. 눈만 마주했을 뿐인데도 또 몸을 마구 붙이고 기분 좋은 감각에 고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겸은 제가 정말 이상해졌음을 느끼며 제 허리를 매만지는 손길에 움찔댔다.

“아까까지는 우리 자기 몇 번 갔나 세고 있었는데 박을 때마다 싸서 그때부터 못 셌어.”

땀에 젖은 머리를 아무렇게나 다시 뒤로 넘긴 권태정이 위로 허리를 한 번 쳐올렸다. 권태정의 성기를 품고 주저앉아 있던 이겸은 그 상태로 탁 깊이 짓누르는 느낌에 거의 물 같아진 정액을 권태정의 배에 쏟아 냈다.

권태정은 제 배 위로 줄줄 흐르는 것을 손에 묻혀 손가락을 쪽 소리가 나게 빨았다. 하얗게 질린 이겸이 놀란 얼굴로 얼른 권태정의 손을 잡고 고개를 저었다.

“…더러워요….”

“뭐가 더러워. 맛있기만 한데. 이겸아, 여기서도 복숭아 냄새 나.”

부끄러워 눈동자가 흔들리고, 빨갛게 달아오른 이겸을 보고 웃은 권태정이 젖은 손가락을 펼쳐 그대로 이겸의 목덜미를 움켜쥐어 눌러 숨도 쉬지 못할 만큼 다시 입술을 마주했다.

조금 전 했던 키스보다 훨씬 더 거칠어 숨도 잘 쉴 수가 없고, 정신을 차릴 수도 없었다. 그래도 이겸은 좋았다. 너무 좋아서 평생 이렇게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으음, 응…. 하아… 실, 하아…. 실장님… 흐읍…!”

입술이 겨우 떨어지면 다시 권태정이 급히 파고들었다. 이번에는 혀가 뒤엉키는 것과 동시에 아래에서 성기도 몸 안쪽을 찌르며 파고들었다. 이겸은 권태정의 성기가 기분이 이상해지는 곳을 연달아 자극하는 것에 피할 방법도 찾지 못한 채 그 어마어마한 쾌감과 마주했다.

이렇게 강한 자극을 받아도 되는 걸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쉴 새 없이 밀려드는 쾌감에 이겸은 그 자극을 피하려 저도 모르게 허리를 들썩였다. 하지만 피하는 것도 잠시, 잠시 멀어졌던 몸이 콱 내려앉아 정확하게 맞물렸다. 그 순간 이겸의 몸이 뒤로 젖혀지며 성기 끝에서 물줄기가 터져 나왔다.

“하으읏…!”

점도가 전혀 없는 맑은 물을 쏟아 낸 이겸은 그대로 제 허리를 받치는 권태정의 품으로 기울어지며 정신을 잃었다. 머리 위에서 누가 쾌감을 쉴 새 없이 들이붓고 있는 것만 같았다. 배 속으로 퍼지는 권태정의 뜨거운 느낌. 그게 정신을 잃은 이겸이 마지막으로 느낀 것이었다.

제 품에 안겨 정신을 잃은 이겸을 조심스럽게 눕힌 권태정이 땀이 마르며 추워 움츠러드는 몸 위로 이불을 덮어 주었다. 제가 뭘 어떻게 하든 아무것도 모르고 잠든 얼굴 위에 입 맞춘 권태정이 머리를 괴고 옆에 누워 발갛게 달아올랐다가 점점 말갛게 다시 돌아오는 얼굴을 손끝으로 건드렸다.

“이겸아. 자기야, 자는 거야? 벌써 자면 난 어떡해. 누가 보면 내가 러트 와서 괴롭힌 줄 알겠다.”

뭐 그럴 날도 머지않은 것 같기는 하지만. 한결 몸이 가벼워진 느낌에 기분이 좋아진 권태정이 이제 완전히 말갛게 된 이겸의 말랑한 피부를 살짝 눌렀다. 그것도 모르고 겨우 약한 숨만 쉬며 잠이 든 얼굴을 보니 왠지 모르게 애틋한 기분이 들었다.

“…….”

얼굴이야 직접 보기 전에 사진으로 봤을 때부터 예쁜 걸 알았고, 페로몬 향도 얼굴을 닮아 달착지근하고 예쁜 향이라는 것도 진작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이겸이 안타깝고, 사라져 버릴 것만 같아 애가 타는 기분을 느낀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언제부터였더라. 비가 많이 오던 날 네가 나를 보러 컨테이너에 왔을 때부터? 아니면 술에 취해 건 내 전화를 받은 네가 달려왔을 때? 그것도 아니면…. 세상에 둘밖에 없는 것 같은 오래된 골목 계단에 앉아 조용히 꽃잎이 떨어지는 걸 같이 봤던 그날부터?

“음….”

나 준다고 핫초코 만들어서 기다릴 때도 좀 그랬던 것 같은데. 권태정은 이겸과의 모든 순간을 머릿속과 마음에 묻힌 채 몸을 돌려 따뜻한 품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저를 끌어안는 이겸의 심장 위로 얼굴을 파묻으며 눈을 감았다.

이겸이 만들어 준 다정한 어둠 안으로 두 사람 모두가 머금은 너무나 또렷한 감정의 이름이 반짝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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