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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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몸이 내려가며 빠진 성기는 여전히 흥분을 잔뜩 머금고 있었다. 권태정은 침대에 늘어져 겨우 숨만 고르는 이겸의 뒤로 누워 몸을 맞췄다. 이겸은 모로 누운 채 다시 깊은 곳까지 내벽을 벌리며 들어오는 성기를 느끼며 눈을 감았다. 조금도 쉴 틈이 없이 몰아붙이는 것에 제대로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
“아…….”
길게 흐르는 신음이 좋았는지 이겸의 목덜미에 입술을 댄 권태정이 잔뜩 가라앉고, 흥분이 뒤엉킨 목소리로 작게 웃었다. 그 웃음소리에 이겸은 놀랍게도 다시 흥분했다.
웃음이 묻어 있는 귓가가 화끈대고 심장이 미친 듯 뛰기 시작했다. 어떡해, 몸이 이상해…. 이겸은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달아오르는 몸에 놀라 어쩔 줄을 몰랐다.
“으응…!”
뒤에서 몸을 끌어안으며 앞으로 온 손이 만져 주지도 않았는데 바짝 선 유두에 닿는 순간 이겸의 몸이 크게 움찔댔다. 권태정은 고개를 젖혀 제 어깨에 기대는 이겸의 귓불을 키스하듯 혀로 문지르며 두 손으로 양쪽 유두를 동시에 자극했다.
“아…. 으응, 응…. 하으읏….”
손끝으로 살살 돌리다가 조금 힘을 주어 튕기자 달콤한 소리가 조금 더 크게 흘렀다. 자극이 너무 강한지 가만히 있지 못하고 몸이 자꾸 움직이는 게 귀여워 자꾸만 짓궂게 굴고 싶었다. 권태정은 집요하게 다시 이겸의 유두를 손끝으로 돌리며 매만졌다.
“…하아…. 아, 흣, 실장님, 아, 거기, 거기만 자꾸…. 응, 이상해요….”
유두를 돌리다가 튀어나온 것을 누르며 세게 문지르니 이겸의 허리가 크게 들썩였다. 권태정은 이겸이 잔뜩 느끼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뒤에서 허리를 빠르게 움직였다. 다시 동시에 자극이 강하게 오는 것에 이겸이 조금 전보다 더 크게 신음을 터뜨리며 몸을 웅크렸다.
아무것도 쏟지 않고 드라이로 극점에 오른 이겸은 쉽게 가시지 않는 쾌감에 웅크린 몸을 펴지 못했다. 권태정의 손이 몸에 닿을 때마다 이겸은 평소보다 더 크게 반응했다.
손만 닿아도 가 버리는 것처럼 구는 이겸의 웅크린 몸을 바로 돌린 권태정이 다시 축축하게 젖은 다리 사이로 자리 잡았다. 완전히 초점이 나간 눈동자는 쾌락만을 좇고 있었다. 멈추는 방법도, 또 그래야 할 이유도 찾지 못했다.
이겸은 그런 권태정의 낯선 눈을 보며 흥분했다. 늘 다정함이 머물고 있던 눈이 차갑게 보이기도 하고 또 무척 뜨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허벅지를 잡아 벌리는 손길도, 또 깊게 파고들어 무자비하게 깊은 곳을 짓이기는 움직임도 벅차지만, 싫지 않았다.
“아흐읏…. 으응, 아…!”
애액으로 습윤하게 젖은 다리 사이로 퍽 다시 몸을 치자 이겸의 성기에서 왈칵 물이 쏟아졌다. 권태정은 눈도 뜨지 못한 채 도리질을 치는 이겸을 열기가 가득한 눈동자에 담았다. 싫어서 치는 도리질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상처 따위는 받지 않았다.
“후우…. 하….”
이렇게 짐승처럼 굴면 안 된다는 생각이 아직 어렴풋이 저 멀리 남아 있기는 했다. 제 밑에서 흔들리는 게 누구인지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고,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생각일 뿐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권태정은 이겸이 제 발로 저를 찾아왔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 현실 같은 꿈이 깨기 전에 어떻게든 이겸을 잔뜩 제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제가 아니면 안 되게, 제가 없으면 살 수 없도록.
“…흣, 응… 하앗…! 실장님….”
귀두까지 빠지게 몸을 뒤로 물렀다가 다시 끝까지 틀어박자 이겸의 몸이 경련했다. 빠른 허리 짓을 따라 이겸의 손톱이 어깨를 긁는 게 느껴졌다. 쾌감 때문인지 열기 때문인지 조금도 아픈 느낌은 나지 않았다.
“너무, 흑…. 너무 빨라요…. 조, 조금만 천천히…. 천천… 하읏!”
권태정은 ‘천천히’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처럼 굴었다. 아니, 정말 그게 뭔지 알지 못했다. 천천히 해 달라 말하면서도 이겸은 꿰뚫린 몸을 들썩이고 비틀며 안달이 난 것처럼 굴었다.
애가 닳은 얼굴 위로 눈물이 번진 모습이 지나치게 야했다. 권태정은 그 얼굴에 시선을 붙박은 채 미친 것처럼 허리를 움직였다. 며칠동안 이겸을 그리고, 간절히 원했던 모든 마음이 담긴 움직임이었다.
“하…. 읏, 씨발.”
“흐윽…. 실장님, 으응, 잠깐…. 아흣…. 거긴, 거기는….”
성기를 거의 끝만 걸치게 빼냈다가 불시에 깊이 박는 것을 반복하자 이겸의 몸이 길게 떨렸다. 자지러지는 신음이 연달아 터지고, 몰려드는 쾌감을 감당하지 못해 이겸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후우….”
몸이 마찰할 때마다 접합부의 외설적인 소리와 이겸의 신음, 그리고 끝없이 번지는 눈물이 권태정을 더욱 극으로 몰아붙였다.
너 때문이야. 연이겸. 네가 와서 그래. 네가 네 발로 나한테 와서. 네가, 참고 있는 나한테 와서.
“…읏!”
퍽, 하는 큰 소리와 함께 몸이 더 깊게 들어갈 수 없을 만큼 맞물린 순간 이겸의 허리가 팽팽히 펴지며 성기 끝에서 물이 다시 왈칵 넘쳤다. 권태정은 그대로 이겸의 몸을 꽉 끌어안은 채 작은 배 속을 가득 채우며 사정했다.
“하아…. 하으, 으응….”
“하….”
사정을 했는데도 권태정의 성기는 여전히 배 속에서도 윤곽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단단했다. 빼지 않고 축축한 안을 몇 번이나 쑤시는 움직임에 이겸은 입술을 벌린 채 흐느끼듯 신음했다.
“…후우….”
어깨 위로 뜨거운 숨이 탁 터졌다. 단단한 것이 내벽을 쓸며 빠져나가다가 다시 안으로 확 틀어박혔다. 엄청난 자극에 이겸은 신음조차 하지 못한 채 연달아 가 버렸다. 예상하지 못한 쾌감이라 몸이 더 쉽게 휩쓸리고 머릿속이 마구 흔들렸다.
“아… 으응, 응… 아… 어떡해….”
길게 이어지는 쾌감에 몸을 바들바들 떠는 이겸을 내려다보며 성기를 빼낸 권태정이 이겸의 양팔 아래 오목한 곳으로 두 손을 넣어 흐늘대는 몸을 들어 제 몸 위로 앉혔다. 그리고 애액과 정액이 뒤섞여 흐르는 입구를 막기라도 하듯 단숨에 성기 위로 주저앉혔다.
“하으읏….”
단단히 발기한 성기는 작은 배 속을 헤집으며 안으로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자극이자 압박이었다. 이겸은 안 그래도 좁은 아래에 힘을 더 주어 권태정의 성기를 조이며 저도 모르게 허리를 젖혔다. 마른 뱃가죽 위로 드러나는 성기의 윤곽에 거친 숨을 내쉰 권태정이 그 위를 길고 유려한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이겸의 안에 제가 있었다. 연이겸의 안에.
“…실장님….”
눈물과 쾌감으로 뒤덮인 얼굴이 저를 보고 있었다. 눈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권태정의 성기는 이겸의 안에서 경련했다. 권태정은 더 못 참겠다는 듯 이겸의 머리칼 사이로 손가락을 넣어 당기며 거칠게 입술을 집어삼켰다.
“흐읍….”
부드럽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키스였다. 우악스럽게 혀를 옭아매고 입 안을 헤집는 움직임에 숨도 쉴 수 없고, 다른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이겸은 겨우 권태정의 어깨를 잡은 채 그 거칠고 벅찬 키스를 받아 냈다.
“…하아, 실장… 님…. 숨을, 흐읏….”
겨우 생긴 틈으로 엉망이 된 숨을 뱉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 그 숨마저 전부 머금는 것처럼 다시 입술을 파고든 권태정이 이겸의 머리칼을 움켜쥐었다. 악력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아프다는 생각이 크게 드는 손길은 아니었다.
“으음…. 응….”
마구 문질리는 혀가, 평소와는 달리 거친 키스가 싫지 않았다. 아니, 싫지 않다는 표현으로는 마음이 채워지지 않았다. 이겸은 혀끝을 빨며 허리를 쳐올리는 권태정의 목에 팔을 두르며 신음했다.
퍽, 퍽 허리를 쳐올릴 때마다 몸이 마찰하는 소리가 방 안으로 울렸다. 그 덕에 꽉 맞물려 있던 입술이 자꾸만 엇갈려 안달이 났다. 혀를 내밀라는 듯 권태정이 이겸의 아랫입술을 건드리다가 혀끝을 문질렀다. 말귀를 알아들은 이겸이 헐떡이며 혀를 내밀자 위아래로 움직이는 몸에 혀끝이 마구 문질렸다.
“으응….”
아래위로 동시에 쏟아지는 자극에 몸이 줄줄 녹아 흘러내릴 것 같았다. 축축하게 문질리는 혀끝도 그 끝에서 늘어나는 침을 머금는 권태정도 그리고 맞닿는 곳이 얼얼할 만큼 세게 쳐올리는 아래도 이겸에게는 너무나 벅찬 자극이었지만, 여전히 멈추고 싶단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아, 아… 하아…!”
흐트러진 호흡 안으로 다시 입술이 깊게 맞물렸다. 이겸은 배 속으로 퍼지는 권태정을 느끼며 몸을 떨었다. 이제 정말 정신이 나가 버릴 것만 같았다. 마구 뒤섞이는 혀와 쾌감 사이로 퍼지는 권태정의 불안정한 숨소리에 등줄기가 오싹했다.
이겸은 금방이라도 숨이 끊길 것처럼 헐떡이며 권태정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긴 손가락이 그런 이겸의 얼굴을 잡아 들어 저를 보게 하고는 다시 입술을 집어삼켰다.
“…흐읍, 응…. 흣….”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아래에 이겸의 몸이 따라 들썩였다. 권태정의 페로몬이 짙게 퍼져 온몸을 뒤덮는 게 느껴졌다. 이겸은 그가 치고 들어올 때면 엉덩이를 내리고, 빠져나갈 때면 저도 따라 몸을 들었다.
주저앉는 순간 확 치고 오르는 성기에 몸이 찔꺽대는 소리를 내며 정확히 맞물릴 때마다 이겸의 성기 끝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다.
권태정은 있는 힘껏 허리를 쳐올리며 이겸의 혀를 빨다가 물이 뚝뚝 떨어지는 성기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그 성기를 쥔 채 성기 끝을 막고 문질렀다.
“하으읏…!”
가만히 있어도 감당하기 힘들 만큼 쾌감이 고이는데 그 위를 손으로 막고 문지르니 버틸 재간이 없었다. 이겸은 진저리를 치며 고개를 저었다. 싫다는 의미보다는 못 참겠다는 의미에 가까웠다. 하지만 권태정은 선단을 문지르는 손을 거두지 않았다. 결국 자지러진 이겸은 그대로 맑은 물줄기를 터뜨리며 허리를 꺾었다.
몸이 터지는 것 같은 열기와 함께 온몸이 쾌감에 휩싸였다. 열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오싹한 감각이 몸을 때리고, 긴 떨림이 이어졌다. 뒤로 젖혀진 허리를 받친 팔과 상체를 바로 세우게 해 기대게 하는 손길을 마지막으로 느낀 이겸이 흐릿해지는 정신과 함께 그대로 축 늘어졌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눈을 뜬 이겸은 아래에서 느껴지는 축축한 소리에 가물가물한 정신으로 고개를 살짝 들어 아래를 바라보았다.
“으응…. 실장님….”
제 다리를 들고 그 사이에 얼굴을 파묻은 권태정을 본 순간 찌릿한 감각이 발끝까지 확 퍼졌다. 제 목소리를 들었는지 눈동자만 움직여 눈을 맞추는 것조차 자극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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