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
•
다시 혀가 부드럽게 얽히는 느낌에 만족한 권태정이 살살 이겸의 혀를 문지르며 한 손으로 비밀번호를 눌렀다. 안 보고 누르는 건 처음이라 틀리지 않으려 노력했는데 다행히 그 마음을 알았는지 문이 한 번에 열렸다.
급히 문을 열고 들어간 권태정은 제 신발을 벗고, 대충 이겸의 신발까지 벗긴 뒤 집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현관을 지나 거실 쪽 복도를 지나는 동안에도 이겸의 혀가 제 입 안에 들어와 움직였다.
어둑한 공간 안으로 울리는 질척이는 소리가 정신을 완전히 뒤흔들었다. 권태정은 보다 적극적으로 혀를 섞으며 너무나도 익숙한 길을 따라 움직여 침실로 향했다.
“하아….”
“우리 자기 이제 키스 잘하네.”
이겸을 침대에 내려놓은 권태정이 그 몸 위로 오르며 재킷을 벗어 아무렇게나 던졌다. 어두워 이겸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아 꼭 어둠이 이겸을 집어삼킨 것만 같아 마음이 철렁했다.
권태정은 시선을 내리깔며 손을 내려 이겸의 얼굴을 매만졌다. 기다란 손가락이 뺨을 더듬다가 입술을 문지르자 그 위로 젖은 숨이 달라붙었다.
“하아….”
벌어지는 입술 안으로 손가락을 넣으니 달뜬 숨소리가 울렸다. 권태정은 말랑하고 뜨거운 이겸의 혀를 손가락 두 개로 문지르며 조금 더 깊게 밀어 넣었다.
“으응….”
“하….”
키스하는 것도 아니고 손끝으로 혀를 문지르는 것뿐인데도 아랫배가 저릿했다. 권태정은 이겸의 구멍 안을 손가락으로 잔뜩 헤집었던 것처럼 두 손가락으로 입 안을 마구 헤집었다. 성기만큼은 아니지만, 입 안을 채우기 충분한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이겸의 숨이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응… 으음….”
권태정의 손가락이 혀끝을 문지를 때마다 이겸은 꼭 키스하는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혀 몸을 움찔댔다. 느릿하게 혀를 문지르며 깊숙하게 들어오고, 목구멍을 열기라도 할 것처럼 파고들 때면 꼭 몸을 겹친 채 아래 깊숙한 곳으로 파고드는 기분이 들어 배 속이 간지러웠다.
“자기야, 씨발. 나 손가락이 성감대인가 봐. 이제 알았네, 그걸.”
두 손으로 권태정의 손을 쥔 이겸이 가만히 제 입 안을 채운 손가락을 머금었다. 살짝 빨아들이는 것과 동시에 혀를 문지르자 신음이 점점 더 커졌다. 권태정은 옷 벗는 것도 잊은 채 어둠 속 유일하게 감각이 맺힌 손끝으로 모든 촉각을 곤두세웠다.
“하…. 진짜.”
터져 나오려는 욕을 목 뒤로 넘긴 권태정이 그대로 젖은 손가락을 반쯤 빼내자 이겸의 혀가 빠져나가는 손끝을 따라 움직였다. 혀끝과 손끝에서 늘어지는 침을 다시 혀에 문지른 권태정이 다시 깊게 손가락을 입 안으로 깊게 넣으며 꼭 성기가 몸 안을 헤집는 것처럼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응…. 응, 흐읏….”
“자지 물려 줄까?”
입 안에 침이 고여 질척한 소리가 날 때마다 성기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권태정은 이겸의 입 안에서 젖은 손가락을 꺼내 그대로 단숨에 속옷 안으로 밀어 넣었다.
“하으읏…!”
침으로 젖은 손끝으로 통통한 회음부를 문지르며 내려가 애액으로 젖은 구멍 위를 누른 권태정이 그대로 손가락 두 개를 안으로 넣었다. 젖은 내벽을 문지르자 그대로 손가락이 깊은 곳으로 빨려들어 갔다.
“자기야, 언제 이렇게 젖었어.”
고개를 내려 조금 전까지 손가락을 물고 있던 자리에 혀를 물려 주자 이겸이 헐떡이며 문지르다가 약하게 빨아들이는 게 느껴졌다. 그대로 고개를 비틀어 깊게 입술을 겹치며 파고든 권태정이 이겸의 안을 깊게 쑤시며 침과 숨을 모두 머금어 목 뒤로 넘겼다.
“하….”
“하아…. 하으, 실장님…. 으응, 얼굴, 얼굴 보고… 싶어요….”
“나도 보고 싶어.”
깊은 곳을 확 손끝으로 찌른 순간 이겸의 허리가 들썩였다. 몸이 잘게 떨리는 이겸을 끌어안은 채 그 떨림을 온몸으로 나눈 권태정이 흥분에 못 이겨 목덜미를 깨물며 잔뜩 젖은 손가락을 이겸의 몸 안에서 빼냈다.
“실장님….”
“불 켜야 하는데 떨어지기 싫어.”
권태정의 목을 안은 채 길게 떤 이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떨림에 웃은 권태정이 이겸의 얼굴 여기저기에 입 맞추다가 눈두덩에 입술을 눌렀다.
“예쁜 눈도 봐야 하고.”
입술을 미끄러뜨려 코끝을 물다가 내려가 입술에 쪽 소리가 나게 입 맞추고, 턱을 깨물자 이겸이 앓는 소리를 냈다.
“코도 보고, 젖은 것도 봐야 하는데.”
“저도… 으음, 보고 싶어요….”
다시 입술을 머금으며 깊게 혀를 엮다가 몸을 뗀 권태정이 한 손으로 침대를 짚고 몸을 앞으로 기울여 침대 옆 스탠드를 건드렸다. 손이 닿자마자 반짝 약한 불빛이 주위로 번졌다.
권태정은 다시 제가 돌아가야 할 자리, 이겸의 몸 위로 돌아가 그토록 보고 싶었던 예쁜 얼굴을 눈에 담았다. 겨우 몇 분 못 봤다고 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얼굴이 사랑스러워 숨도 잘 쉬어지지 않았다.
“앞으로는 불 끄지 말까.”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조금도 시선이 떨어지지 않는 것에 웃은 권태정이 부드럽게 뺨을 문지르며 이겸의 바지와 젖은 속옷을 무릎 아래로 내렸다.
러트 이후 성기를 비비거나 몸을 만진 적은 있지만, 삽입을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물론 그동안 성기를 몸에 처박고 싶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사흘을 제 아래에서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한 채 시달린 이겸이 충분히 회복할 시간을 주고 싶었다.
섹스는 언제든 이겸이 원할 때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저는 페로몬에 헐떡여 천지분간을 하지 못하는 한심한 알파들과는 다르니까.
“아….”
이겸을 만지고, 입으로 여기저기 머금는 것만으로도 위협적으로 발기한 성기를 꺼낸 권태정이 젖은 입구 위로 귀두를 대고 문질렀다. 성기에서 나오는 것과 이겸의 안에서 나오는 애액이 문질리며 축축한 소리가 울렸다. 문지르는 것만으로도 밀려드는 사정감이 괴로웠다.
“하…. 넣기도 전에 쌀 것 같은데.”
한쪽 눈썹을 찌그러뜨린 채 성기를 문지르던 권태정이 조금 힘을 주어 이겸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손가락으로 풀긴 했지만, 그래도 성기를 바로 머금기에는 비좁은 안이 권태정의 것을 꽉 조이며 조금씩 안으로 빨아들였다.
“…아…. 흣, 응….”
아픈 소리를 내는 이겸의 눈가에 입술을 댄 권태정이 미안한 듯 뺨과 입술에 부드럽게 입 맞췄다. 그래도 깊은 곳으로 파고드는 것은 멈추지 않았다. 멈출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힘 조금만, 후우….”
몸에 들어간 힘이 조금만 빠져도 완전히 삽입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안이 너무 좁아 더 넣었다가는 이겸이 다칠 것만 같았다. 권태정은 긴장한 이겸의 어깨와 팔을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흐트러진 티셔츠를 위로 올렸다. 그리고 흥분에 솟은 유두를 가볍게 물었다.
“아… 으응….”
입술 사이에 살짝 물고 혀로 문질러 주니 금세 앓는 소리가 울렸다. 권태정은 혀끝으로 유두 주위를 핥으며 손을 올려 다른 쪽 유두도 같이 만져 주었다. 혀에 짓눌리고 손끝에서 비틀리는 자극이 이어지자 이겸의 허리가 느릿하게 비틀렸다.
유두를 빨아 주다가 고개를 올린 권태정이 다시 고개를 기울여 급히 입술을 마주 물었다. 살살 유두를 매만지며 혀끝까지 문질리자 이겸의 몸에서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권태정이 반쯤 맞물려 있던 성기를 단박에 끝까지 밀어 넣었다.
“하으읏…!”
배 속 깊은 곳이 꽉 차는 느낌에 몸을 떤 이겸이 권태정의 목을 두 팔로 감싸 안으며 울먹였다. 아프다는 느낌보다 몸과 몸이 꽉 물려 있는 느낌이 나서 너무 뜨겁고, 접합부가 녹아 버릴 것만 같아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아…. 읏, 씹.”
뜨겁고 잔뜩 젖어 미끌거리는 내벽이 성기를 감싼 채 꽉 조이는 느낌이 좋아 고개를 숙인 권태정이 터져 나오는 욕을 짓씹었다.
“…실장님….”
“잠…깐, 읏, 잠깐만.”
이겸이 말을 할 때마다 배 속이 더 꽉 조여들었다. 권태정은 겨우 사정감을 누른 채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빠져나갈 때 문질리는 느낌으로도 이겸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권태정은 이겸의 다리를 잡아 제 허리에 감게 하고, 반쯤 빠져나갔던 성기를 안으로 퍽 소리가 나게 삽입했다.
“하읏…!”
깊은 곳을 세게 짓누르는 느낌에 허리를 비튼 이겸이 연달아 퍽, 퍽 가해지는 쾌감에 참지 못하고 신음을 터뜨렸다. 제가 듣기에 낯선 목소리가 나와 어떻게든 숨기고 싶지만, 몸에 퍼지는 쾌감이 너무나 달콤하고 강렬해서 도저히 숨길 수가 없었다. 이겸은 권태정의 허리를 감고 있는 다리에 힘을 주며 온몸으로 권태정을 가득 끌어안았다.
“…아, 읏. 내가 씹, 허리도…. 이렇게 약한지 몰랐는데.”
이겸이 허리를 꽉 조일 때마다 단전이 울렁이며 사정감이 밀려들었다. 권태정은 몸을 떼어 눈도 뜨지 못하고 제 움직임에 맞춰 흔들리는 이겸을 눈에 담으며 더 빠르게 허리를 움직였다.
“아… 흣, 응… 아아, 아! 실, 실장님…. 실장님….”
저를 찾고 부르는 목소리에 이겸을 뺀 모든 것들이 흐릿하게 지워졌다. 권태정은 이겸의 주변이 새까맣게 변하는 것을 느끼며 더 몸이 맞춰지기 힘들 만큼, 더 들어갈 수 없을 때까지 깊게 파고들었다. 극렬한 쾌감에 저조차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이겸아, 읏…. 아, 이겸아.”
“…하으, 응, 실장님….”
서로를 담은 숨이 뒤섞이며 깊게 맞물린 순간 성기가 자극하면 안 될 것 같은 깊은 곳을 확 짓눌렀다. 그대로 이겸의 허리가 크게 튀어 오르며 성기 끝에서 물줄기가 터져 나왔다. 마주 대고 있던 배와 가슴이 젖는 느낌에 권태정도 이겸의 배 속으로 많은 양의 정액을 쏟아 냈다.
“하아…. 하으, 으응….”
“하…. 후우.”
흐트러진 숨과 서로를 향한 시선이 마구 뒤섞였다. 갈급히 입술을 집어삼킨 권태정이 그대로 성기를 빼지 않은 채 이겸의 몸을 안아들었다.
“같이 씻자.”
“…하아….”
저를 보는 얼굴을 내려다보며 홀린 듯 고개를 끄덕인 이겸이 두 팔로 권태정을 꼬옥 끌어안았다. 권태정이 원한다면 뭐든, 그게 뭐든 다 해 주고 싶었다.
욕실로 들어가 이겸을 커다란 욕조 옆 판판한 곳으로 내린 권태정이 거의 빠진 성기를 느릿하게 다시 깊은 곳으로 넣었다. 제 정액과 애액이 섞인 안을 헤집듯 움직이니 다시 울음 섞인 신음이 흘렀다.
“힘들면….”
그만할까? 뒷말이 채 나오기도 전에 이겸이 권태정의 얼굴을 잡아 부드럽게 내려 입술을 머금었다. 권태정은 제 입술을 머금으며 키스하는 이겸을 멍하니 보다가 눈을 감고 깊게 입 안을 헤집었다. 물론 아래는 그보다 더 깊게 파고들어 허리를 움직였다.
※ 본 저작물의 권리는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저작물을 복사, 복제, 수정, 배포할 경우 형사상 처벌 및 민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