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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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이 벌어지며 드러난 양쪽 가슴 위로 권태정의 손이 덮였다. 이겸은 아주 오랜만에 제 가슴에 닿는 손을 보며 입술을 감쳐물었다. 임신 중에 유두를 자극하면 안 좋다는 말을 본 권태정은 그동안 섹스하며 최대한 유두를 자극하지 않으려 애써왔기에 이렇게 노골적으로 닿는 것 또한 아주 오랜만이었다.
“아프거나 불편하면 말해 줘.”
“…네….”
권태정은 아까 선생이 올라와 설명했던 것을 떠올리며 손을 움직였다. 임신 중에 아주 조금 살이 오른 가슴을 따뜻한 손바닥으로 덮어 안쪽으로 쓸었다가 푸는 것을 반복했다. 한 쪽만 하다가 양쪽을 동시에 감싸 쥐듯 덮은 채 움직이자 이겸의 어깨가 움찔거리는 게 보였다.
“아프지는 않아?”
“…네…. 안 아파요….”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그리고 아래에서 위로 가슴 안쪽을 풀어주듯 문지르던 권태정이 엄지와 검지로 이겸의 솟은 유두를 살짝 쥐었다.
“아….”
확 움찔대는 몸에 입술이 자꾸만 말랐다. 권태정은 빨개진 이겸의 귀끝과 목덜미, 그리고 안으로 움츠러든 어깨를 보며 마른 입술을 축였다. 삐약이에게 먹일 모유를 돌게 하기 위한 경건한, 아주 중요한 일인데 야한 생각을 하면 안 된다고 머릿속을 다잡고 또 다잡았다. 이런 순간에도 발기하는 건 사람이 아니니까.
“…….”
“…….”
대화는 이어지지 않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숨소리가 뒤섞였다. 권태정은 선생이 알려 준 것처럼 유두를 집은 손가락에 약간 힘을 주어 당겼다가 놓고, 또 당겼다가 놓는 것을 반복했다. 제 손끝에서 점점 단단해지고 부푸는 유두가 느껴졌지만, 권태정은 바르고 착한 생각을 하려 애썼다.
“…흐읏….”
하지만 그 바르고 착한, 경건한 마음은 이겸의 입술 사이에서 아주 작게 흐른 신음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애초에 아주 약한 힘으로 버티고 있던 생각이었으니 쉽게 무너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이겸아. 아파?”
“아, 아니…. 안 아파요….”
“…그럼 계속… 할게.”
“…네….”
엄지와 검지, 그리고 중지까지 더해 이겸의 양쪽 유두를 쥔 권태정이 다시 당기듯 아주 살짝 힘을 주며 좌우로 돌렸다. 손끝이 가하는 힘에 튀어나와 비틀리는 것을 반복하던 유두는 점점 더 단단해지고 흥분을 머금었다. 원래 유두가 아주 약한 이겸에게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겸아. 숨 소리가 커졌어.”
“…아니, 그런 거 아니… 흣, 아니에요….”
“마사지하는데 흥분한 거 아니지?”
조금 짓궂게 묻자 이겸의 고개가 가로저어졌다. 하지만 그 반응과는 달리 계속해서 유두를 손가락 안에서 굴리는 움직임에 숨은 달아오르고 몸은 완전히 늘어지기 직전이었다. 선생님이 직접 이렇게 해야 한다고 보여 주는 것을 이겸도 봤기에 이런 젖을 돌게 하는 마사지에 제가 흥분을 했다는 것이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어?”
쉴 새 없이 유두를 굴리던 권태정의 움직임이 멎었다. 헐떡임에 가까운 숨을 감추려던 이겸이 가슴에서 떨어져 올라가는 권태정의 손을 따라 시선을 올렸다.
“이겸아, 보여? 젖은 거.”
눈앞으로 다가온 권태정의 젖은 손끝을 본 이겸의 눈가가 발긋하게 달아올랐다.
“마사지 효과 좋은데? 얼른 더 해야겠다.”
“잠, 잠깐만… 하읏…!”
오른쪽 유두에 맺힌 말간 것을 본 권태정이 그것을 짜내듯 조금 더 힘을 주어 비틀었다. 맺혀 있던 모유는 하릴없이 이겸의 가슴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거 봐. 또 맺혔어.”
고개를 숙인 이겸은 젖꼭지 끝에 방울져 있다가 다시 아래로 흐르는 것을 보며 울먹였다. 아프거나 싫은 건 전혀 아닌데 너무, 너무 부끄러워 머릿속이 다 화끈거렸다.
“우리 자기는 젖도 예쁘게 한 방울씩 나오네.”
귓가에 달라붙는 말과 목소리가 지나치게 노골적이었다. 오싹해질 정도로 아랫배에 고이는 흥분에 이겸은 몸을 움츠렸지만, 권태정은 이겸을 조금도 놓아주지 않았다.
“다른 쪽은 왜 안 나오지. 만지는 걸로 부족한가.”
모유가 나오지 않는 쪽 유두를 두 손가락으로 누른 채 굴리던 권태정이 이겸의 귓바퀴를 혀끝으로 할짝였다.
이제 이겸은 제 가슴을 만지고, 귀를 자극하는 목소리와 혀에 완전히 잠겨 버려 자꾸만 그다음을 떠올렸다. 평범한 가슴 마사지에는 없는 ‘그다음’을. 이런 상황에서 자꾸 야한 생각을 하는 제가 싫었지만, 이미 자극에 흐무러진 몸은 자꾸만 더 큰 자극을 원한다는 듯 굴었다.
“한 쪽만 나와도 되는 거야? 안 되겠다. 누워 봐, 이겸아.”
얼결에 눕혀진 이겸은 제 몸 위로 오르는 권태정을 보며 두 팔을 벌렸다. 그리고 품으로 쏟아지는 권태정을 가득 안았다. 마주 닿는 몸과 귓가로 쏟아지는 웃음이 좋아 마음이 벅차올랐다.
“안 나오는 쪽 빨아 줄게.”
“…….”
“빨다 보면 나올지도 모르잖아.”
얼굴 위로 드리워진 권태정의 그림자 안에서 이겸은 대답도, 행동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숨만 내쉬었다. 가슴을 처음 빨리는 것도 아니고, 셀 수 없이 많은 섹스를 했는데도 여전히 권태정이 저를 이렇게 내려다볼 때면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 버렸다.
“아….”
그대로 상체를 기울여 납작하게 내리고 고개까지 숙인 권태정이 젖이 나오지 않는 쪽 유두를 혀로 짓눌렀다. 누르고 주위를 빙 돌리듯 핥기만 했는데도 이겸의 숨이 달아오르는 소리가 들려 무척 즐거웠다. 권태정은 임신으로 색이 전보다 진해졌는데도 여전히 연하고 예쁜 이겸의 유두를 입 안으로 넣어 유륜까지 빨아들였다.
“…흐읏….”
주위 하얀 살까지 빨아들였다가 아프지 않을 만큼 깨문 권태정이 완전히 흥분해 솟은 유두 끝을 혀로 톡톡 건드렸다. 제가 물고 빨 때마다 허리가 움찔대는 게 귀여우면서도 너무 야해 벌써 속옷 안이 엉망이었다.
“으응…. 실장님….”
일부러 쪽, 쪽 빠는 소리가 크게 나도록 빨다가 유두를 손가락으로 집어 누른 채 그 끝만 핥아 주니 길게 신음이 흘렀다. 야한 행위가 아니라는 걸 알기에 신음을 내내 참다가 무너진 것이었다.
권태정은 잔뜩 흥분한 유두를 다시 입에 넣어 혀로 굴려 주었다. 뜨겁고 축축한 혀가 주위를 돌려 가며 핥다가 부끄러운 소리가 나도록 빨 때마다 이겸의 허리가 비틀렸다.
“아…. 흐읏, 응….”
한 번 흘러나온 신음은 다시 숨지 못하고 연이어 터져 나왔다. 이겸은 제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는 권태정의 머리칼을 매만졌다. 가느다랗고 하얀 손가락이 머리칼 사이로 파고들어 약한 힘으로 쥐거나 만질 때마다 유두를 빠는 힘이 더 세졌다.
“…어….”
임신 중에 한 번 입에도 대지 못했던 유두를 마사지 명목으로 한참이나 빨던 권태정이 혀끝에서 느껴지는 아주아주 약한 단맛에 물고 있던 유두를 입에서 빼내고 돌기를 바라보았다. 제 침으로 잔뜩 젖은 곳에서 뭔가 말간 것이 맺히는 게 보였다. 권태정은 두 손가락으로 이겸의 유두를 살짝 힘주어 눌렀다. 약한 신음과 함께 맺혀 있던 말간 것이 방울져 똑 떨어졌다.
“자기야, 이제 여기도 나와.”
잔뜩 달아오른 얼굴로 베개에 머리를 기대고 있던 이겸이 시선을 내려 권태정의 손끝에 잡혀 있는 유두를 바라보았다. 그의 말대로 아무것도 나오지 않던 쪽 유두에도 말간 것이 맺혀 있었다.
“그런데 이만큼 나와서는 삐약이 배 안 부르겠는데.”
“…아침에도… 그 정도 나와서 옷만 조금 젖고… 더 안 나왔었어요.”
“나 케이크 사러 간 사이에 그런 거지?”
“…네….”
“왜 말 안 했어. 말을 하지. 어쩐지 케이크 먹을 때 할 말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그래서 그런 거구나.”
“…부끄러운 일 아니라는 거 아는데… 그래도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가 조금… 부끄러워서요….”
작게 울리는 목소리가 사랑스러워 웃은 권태정이 방울져 흘러내리는 모유를 혀끝으로 핥아 올렸다.
권태정의 혀 끝에 묻어나는 말간 것을 보며 눈이 커다래진 이겸이 얼른 권태정을 잡았다.
“이겸아. 이거 달아.”
다시 고개를 내려 이겸의 유두를 입에 문 채 쪼옥 빨아들인 권태정이 다시 신중하게 맛을 보았다. 밍밍한 것 같은데 분명 그 끝엔 아주 약한 단 맛이 느껴졌다.
“담백하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끝맛이 살짝 달아.”
제 눈을 보며 제 가슴에서 흘러나오는 모유 맛을 설명하는 권태정을 보는 게 너무 부끄러워 이겸은 눈을 질끈 감았다. 자꾸만 권태정이 유두를 쪽, 쪽 빠는 게 느껴져 가만히 있기가 힘들었다. 아랫배는 쾌감이 고여 마구 조이고, 다리 사이는 이미 끈적끈적한 느낌이 났다.
“아…. 흣, 실장님…. 으응, 자꾸 그렇게만….”
짜내듯 젖꼭지를 누른 채 한 방울씩 맺히는 것을 혀끝으로 핥는 권태정을 보며 이겸이 고개를 저었다. 혀가 유두를 스치고 지날 때마다 오싹할 만큼 아랫배가 저릿하다가 간지러워지는 것을 반복했다. 기분이 좋은데… 그것으로는 부족했다.
“자기야, 우리 지금 마사지하는 거잖아. 뭘 더 해 주면 좋겠어?”
흘러내리는 모유를 혀끝으로 핥아 올려 유두까지 쪽, 쪽 빤 권태정이 맛있다는 듯 젖은 입술을 핥았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한두 방울씩 흘러내리는 걸 맛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걸 보고 잔뜩 달아오른 얼굴로 어쩔 줄 몰라 하는 이겸을 보는 것도 좋았다.
“난 배운 대로, 아니 그 이상으로 응용해서 해 주는 건데 우리 자기는 다른 생각 하는 거야?”
“그, 그런 거 아니에요….”
“아닌데 여긴 왜 이렇게 됐어, 이겸아.”
이겸의 다리 사이로 손을 내린 권태정이 발기한 성기를 살짝 쥐었다. 쥐기만 해도 몸을 떨며 느끼는 얼굴만 봐도 사정감이 차올랐다.
“…실장님께서 계속….”
“응, 계속?”
“…만지시니까…. 또 입으로도 하셔서….”
“자기 원래 젖꼭지 엄청 느끼는 거 알아서 조심하고 싶은데…. 어떡해, 방법이 이런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