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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도덕적 안락함-27화 (27/100)

#27

두 개였던 손가락은 하나 더 늘어나 세 개가 된다. 내부를 강제로 열고 들어온 손가락이 느릿하게 빠져나왔다가 다시 들어간다. 남은 엄지가 주변의 주름을 부드럽게 문질렀다.

“갈래……. 흡…… 집에 갈래요…….”

참을 수 없는 감각에 이서가 벌려진 다리를 오므린다. 그를 본 차계원에게서 곧바로 불호령이 떨어진다.

“벌려요. 제대로.”

하지만 이서는 고개만 빠르게 도리질 칠 뿐 다리에 힘을 빼지 않고 더 오므리려 했다.

“바로 쑤셔 줘요?”

손가락을 한 번에 빼낸 계원이 으르렁거림과 함께 이서의 다리를 양쪽으로 끝까지 벌린다.

퍽.

“흐아……! 으윽! 악…….”

예고 없이 곧바로 쑤셔 들어오는 성기에 이서가 신음을 참는다. 그렁그렁 맺힌 눈물이 눈꼬리를 타고 흐른다.

“엄살은…….”

아직 상단밖에 넣지 않았는데 자지러지는 이서를 보며 계원이 중얼거린다. 귀두 끄트머리에서 조금 더 삼킨 구멍은 그 붉은 속살을 오물거리고 있었다.

“씹…….”

그 모습이 퍽 야해 계원이 짓씹듯 욕설을 내뱉는다. 계원의 손이 이서의 한쪽 유두를 동 굴렸다. 백이서는 젖꼭지마저 붉게 탐스러웠다. 이서의 허리가 움찔거린다. 야한 몸 위로 계원의 손이 미끄러진다.

남은 한쪽 유두를 입에 넣은 계원이 잘근잘근 씹는다. 다디단 몸 냄새가 정신을 붙들고 놓아주지 않았다. 이서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온다.

“하앙. 으, 으응……. 제발……. 흑…….”

“하.”

차계원이 성기의 남은 부분을 밀어 넣는다.

“하악! 윽!”

“힘 빼요.”

육중한 성기가 내부로 파고든다. 찢어질 것 같은 압박감에 이서의 다리가 들린다. 숨이 막힐 정도의 압박감이었다. 서로의 땀과 체향이 온통 섞인다.

백이서의 살냄새는 사람을 미치게 했다. 계원이 빠르게 추삽질을 반복한다.

퍽. 퍽.

“흐아앙! 흐윽……. 그……. 으응……. 그만!”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이서가 엉망진창으로 나오려는 신음을 억지로 삼킨다. 허벅지가 부들부들 떨렸다.

“약 한 기분이에요…….”

차계원이 사랑을 말하는 것처럼 음습하고 달게 속삭인다. 이서의 몸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그럴수록 계원의 몸이 짐승처럼 달라붙었다.

“흐으응. 으읏……. 싫어…….”

“후우…….”

제 좆이 들락거릴 때마다 백이서의 구멍 속살이 좆에 달라붙듯이 따라 나왔다. 뜨겁고 끈적이는 구멍은, 얼른 적셔 달라며 보채는 것 같은 착각을 일게 했다.

계원이 닥치는 대로 이서의 온몸을 짓씹고 빨아들인다. 약한 편인 이서의 피부는 차계원이 빨아들이면 빨아들이는 대로 자국이 남았다. 붉게 물든 이서의 얼굴이 차계원을 멈추지 못하게 했다.

“씨발. 진짜.”

퍽.

“이러면서……. 싫긴, 뭐가 싫어.”

차계원이 숨을 몰아쉰다. 백이서의 엉망인 표정은 흔들리는 눈으로 저를 부추겼다.

이서의 다리를 잡은 차계원이 하얀 종아리를 아프게 씹어댄다. 한 손에 들어오는 종아리가 탐스럽다.

“엎드려요.”

“그, 그만.”

짝.

“읏!”

차계원의 커다란 손이 이서의 옆 엉덩이를 내리친다.

“펑크 내지 말라며. 스케줄을, 하……. 가고 싶게, 만들어야지, 후……. 갈 거 아냐.”

말을 하면서도 차계원은 추삽질을 멈추지 않았다.

“아흑! 흐윽…….”

차계원이 움직이지 못하는 이서의 몸을 강제로 돌려서 엎드리게 했다. 개처럼 엉덩이만 치켜든 꼴이 된 이서가 제대로 쥐어지지도 않는 소파의 가죽 시트만 움켜쥐었다.

차계원이 뒤에서 이서의 등을 쓸어내린다. 쓸어내리는 걸로도 부족한지 척추의 뼈 마디마디를 이로 긁는다. 앞으로 들어온 그의 손이 유두를 진득하게 괴롭혔다.

“윽.”

이서가 저도 모르게 안 그래도 빠듯한 구멍을 조였다. 쫄깃한 구멍이 좆을 끊어먹을 듯 굴자 계원이 강한 손아귀 힘으로 골반을 틀어쥔다.

“놔, 놔주세요……. 으읏…….”

이서가 움켜쥔 가죽 시트를 옮겨 잡으며 앞으로 기어가려고 했다.

“하아……. 입, 하……. 닫아요.”

웃기는 소리. 미쳤다고 놔줘. 이 맛있는 몸을. 제가 머리에 총을 맞지 않는 이상 그럴 일은 없다. 계원이 발목을 잡고 이서를 끌어 내렸다.

* * *

느릿하면서 커다란 손이 이서의 머리칼을 쓰다듬는다. 이따금씩 귀 뒤나 도드라진 턱을 매만지기도 한다. 이불 속에서 차계원의 품에 안겨 있는 몸은 땀으로 끈적했다. 차계원의 몸과 딱 밀착된 제 육체를 떼어내고 싶었으나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이 없다.

“흐으…….”

관계가 끝났는데도 입에서는 절로 앓는 소리가 계속됐다. 허리고 골반이고 안 아픈 곳이 없다. 네 시간이 넘도록 계원은 잠깐의 숨 고를 시간도 주지 않고 몰아쳤다.

“더 박아 달라고 보채요?”

이서의 머리통을 제 가슴께로 끌어온 계원이 귀에 대고 목을 긁듯이 속삭였다. 하얗고 통통하던 귀는 차계원이 하도 물어뜯어 이제 제 색을 찾아볼 수가 없다.

“아니…….”

이서가 질겁하며 잘게 고개를 흔들었다. 차계원이 흔들리는 고개를 붙잡아 이서의 턱을 짓씹는다. 그와 함께 이미 부을 대로 부은 유두를 차계원의 손가락이 건성으로 튕긴다.

“흣…….”

“잘 드실 거면서 아니기는.”

눈물이 말라붙은 눈가를 계원이 할짝 핥는다. 이불을 꽉 쥐고 있는 이서의 두 손은 손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였다.

“시사회는 같이 못 가겠네.”

이서가 대답 없이 한숨을 삼킨다. 기운이 하나도 없는 몸보다 더 미치겠는 건 아직도 곧추서 있는 차계원의 아랫도리였다. 차계원은 부끄러움이라고는 없는지 그런 아랫도리를 숨길 기색도 없이 더 맞붙이기만 했다.

“이걸 두고 갈 생각 하니까…….”

“윽.”

계원이 한 손을 슬그머니 내려 백이서의 엉덩이를 터뜨릴 듯이 움켜쥔다.

“좆같네요…….”

이 맛깔스러운 몸을 두고 시사회 같은 데나 가서 웃을 생각을 하니 욕이 절로 나온다. 벌써부터 저 하얀 엉덩이가 아른거렸다. 잇자국이 잔뜩 난 저 몸뚱어리는 몇 날 며칠을 박으라 해도 박을 수 있을 것 같다. 몇 번 못 하고 일어나야 하는 게 통탄스러웠다.

“……졸려요?”

“…….”

피곤한 건지 마주하기가 싫은 건지 백이서가 눈을 감는다.

“얌전히 자고 있어요.”

숨만 겨우 색색 몰아쉬는 이서의 이마에 긴 입맞춤을 한 계원이 몸을 일으킨다.

* * *

이서가 일어난 건 그로부터 몇 시간이 지난 후였다. 차계원이 나간 방 안에서 힘겹게 눈만 깜빡였다. 차계원이 씻겨 주기는 했으나 찝찝한 건 매한가지다.

차계원은 자신을 씻긴 다음에도 한참을 안고 있었고, 덕분에 온몸이 다시 땀범벅이었다. 마지막까지도 뭉그적거리던 그는 이서의 간곡한 부탁에 못 이기듯 나갔다. 가기는 했어도 아마 제시간에 도착 못 하고 늦었을 거다.

“윽.”

이서가 축 늘어져 있던 몸을 일으켰다가 다시 눕는다. 온몸이 너무도 욱신거린다. 머리도 곤죽이 된 것처럼 돌아가지 않았다.

“어떡해…….”

차계원은 심지어 젤도 사용하지 않았다.

‘쓸 일이 없었어서. 다음에는 사 놓을게요.’

이서가 참다못해 젤을 요구하자 차계원은 그 한마디만 하고 허리 짓을 해댔다. 그 말은 결국 다음도 있다는 뜻이었다.

“미친놈.”

차계원은 자고 있으라 했지만, 이 집에서 자고 싶지 않다. 지금 앉아 있는 침대도 관계를 한 곳이었다. 마지막쯤 계원은 침대에서 좀 쉬라며 자신을 안고 들어왔다. 그리고 이서는 쉴 수 없었다.

“집에…….”

집에 가고 싶다. 뜨거운 물로 한 번 더 샤워를 하고 제 침대에 누워 몸을 쉬게 하고 싶다. 이서가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옷을 찾아 입는다.

* * *

건이 백미러로 계원을 본다. 차창을 구경하는 그의 눈빛은 무심하던 평소의 눈빛과는 다르게 생기가 있어 보였다.

“계원아. 좋은 일 있니?”

스케줄마저 펑크 냈던 사람답지 않게 그는 아주 상쾌해 보인다. 차계원과 소속사를 겨냥하던 공격적인 기사도 오늘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안 좋을 것도 없잖아요?”

말하는 싸가지는 그대로인데 아무래도 보통 때와는 달랐다. 아까 그를 데리러 갔을 때만 해도 그렇다.

평소와 달라진 계원의 모습 때문에 긴장한 김건은 주차장을 빠져나오다가 벽에 차를 긁혔다. 가벼운 접촉 사고였지만 평소의 차계원이라면 조곤조곤 사람 속을 뒤집어 놓을 게 뻔했으므로 김건은 한껏 몸을 사렸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차계원은 그럴 수 있지 않냐며 넘어갔다. 차계원의 인성에서 나올 수 없는 말이었다. 처음에는 비꼬는 줄 알았으나 그는 진심이었다.

차에 탈 때도 그랬다. 차에 올라타자마자 차계원은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 듯했다. 그리고 1분여가 지났을까. 그가 전화를 걸던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누군지 모르지만, 상대가 받지 않는 것 같았다. 무서운 건.

‘자나 보네.’

상대가 전화를 받지 않는데도 그저 사르르 웃고 마는 차계원이었다.

데뷔 이래 저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김건이 아는 일은 오늘 대표님이 계원의 집으로 찾아갔을 거라는 사실밖에 없었다. 그게 어떻게 작용했는지는 몰라도 낯선 차계원의 모습은 김건을 덜덜 떨게 하는 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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