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화(2권) (13/35)

밤하늘을 나는 새 2

무의식을 부유하던 감각 중 가장 먼저 제 기능을 찾은 것은 후각이었다.

정갈하고 청아한 향이 몸을 느슨하게 만들었다. 몸 전체로 퍼진 향이 천천히 다른 감각을 일깨우기 시작했다. 손끝이 움칫,움직였다. 풀려있던 근육에 조금씩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진다.

눈을 떴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높은 천장이었다. 대리석으로 정교하게 만든 아름다운 장식들이 기둥을 중심으로 이러지고 있었다.

장석민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횐색 옷을 입고 기도를 하고 있는 남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기도를 하는 날이구나.나바툰 의식을 치르기 전에 왕자들은 몸과 마음을 정결하게 하랴고 언 정일 기도를 한다고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고 있는 남자의 옆모습은 성자처럼 금욕적으로 보였다. 손의 움직임, 고개의 각도,시선, 숨소리까지 자로 잰 듯이 반듯하다.같은 신을 믿지 않는데도 절로 경건한 마음이 들었다.

고개를 돌려 다시 눈을 감았다.요즘 들어 자주 저 남자가 꿈에 나오는구나. 그래도 이번에는 이상한 내용이 아니라 다행이다.

인기척을 느꼈는지 기도를 하고 있던 자하르가 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장석민도 다시 고개를 돌렸다. 눈이 마주치자 그가 지그시 웃어 보인다. 밤의 사막처럼 고요한 웃음이다.

「깨어나셨군요.」

부드러운 음성이 귓가에 닿았다. 대답하려고 입을 열던 장석민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 불안감을 느끼고 입을 다물었다.

자하르가 바닥에서 일어나 장석민에게 다가온다. 그의 그림자가 머리 위에 드리워지자 시야가 어두워졌다. 장석민은 무엇인가 틀렸다는 갓을 알아챘다.

「조금 더 주무셔도 되는데요」

자하르의 목소리가 장석민의 불안을 주무른다. 꿈이 아니다. 지금 자신은 현실에 깨어 있다.

「.........어디.」

 「아스와드입니다. 제가 기도를 하기 위해 찾는 신전 입니다.」

어떻게 자신이 신전까지 왔더라. 필사적으로 기억을 더듬어봤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기억 위에 까만색 잉크를 부어버린 듯, 생각나는게 하나 없다.

「제가 왜 이곳에.........」

일어나 물으려던 장석민의 귀에 철컹, 하는 금속음이 들렸다.

장석민은 시야에 그제야 자신의 팔과 다리가 들어온다.

「어, 이건 왜, .........」

장석민의 눈동자에 의아함이 차오른다. 자하르가 그거요, 하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손으로 쇠사슬을 들어 보였다.

「쟝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묶어둔 것입니다.」

 「네?」

 「약을 먹이는 것도 방법이긴 하겠지만 일단은, 반응을 볼 수 있는 편이 좋으니까요.」

자하르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았지만 장석민은 일단 손과 다리를 묶고 있는 쇠사슬을 풀고 싶었다.

「이것 좀 풀어주시면 안 될까요?」

장석민의 부탁을 들은 자하르가 오히려 이해가 안 간다는 듯,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였다. 자하르가 손을 뻗었다. 장석민은 저도 모르게 헉, 숨을 삼키며 어깨를 뒤로 젖혔다.

「이제는 기억이 나십니까?」

자하르의 물음에 장석민의 의식 위로 기억의 파편들이 뛰어 오르기

 시작했다. 동시에 얼굴이 파리하게 질렸다.

「기억이 나신다니 다행이네요.」

전혀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장석민의 입술 끝이 떨렸다. 말을

 해야 하는대 목소리가 나와 주지 않았다.

「이십 분가량만 더 하면 되는데, 기다려주시겠습니까?」

무엇을 기다려야 하는지 말하지 않았지만 장석민은 일단 고개를 내저었다. 그것이 무엇이든 일단 자하르의 옆에 1초도 머물고 싶지 않았다.

「저는 그냥 먼저 가보도록, ㅡ,」

말을 맺지 못했다.자하르가 쇠사슬을 잡아당기는 바람에 장석민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쇠사슬을 손목에 감은 채 , 자하르가 물었다.

「기억이 모두 돌아오신 것이 확실한가요?」

 「........」

 「돌아오신 거라면 그런 말씀은 못 할 것 같은데.」

자하르가 장석민의 얼굴을 근심 어린 표정으로 훑는다. 장석민은 자하느의 시선을 피하며 대답했다.

「정말로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겠습니다.」

 「........」

 「그냥 이대로 한국으로 돌려보내 주신다면 평생,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읍,ㅡ윽.」

자하르가 쇠사슬을 팽팽하게 잡아챘다. 두 팔이 공중에 올라간 채로 장석민의 몸이 들렸다.

「돌려보내지 않겠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

 「생각보다 일찍 보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중이었습니다.」

지옥과 천국을 오가는 중이다. 여기서 꼼짝없이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자하르의 입에서 약속한 날짜보다 일찍 한국으로 보내주겠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맹세코,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습니다. 이 나라에 와서 본 모든 것은 다 기억에서 지우겠습니다.」

장석민의 눈에 그렁그렁 눈물을 달고 진심을 담아 호소했다.자하르는 귀찮다는 듯이 들고 있던 쇠사슬을 던졌다. 장석민도 바닥에 같이 딍굴었다. 자하르가 입고 있던 옷을 벗기 시작했다. 흰색 겉옷을 벗어 테이블에 걸쳐둔 

 자하르의 손이 장석민의 어깨를 눌렀다. 그 위에 자하르가 걸터앉았다.무릎에 걸린 속옷 때문에 다리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장석민은 의아함에 눈을 끔뻑거리며 자하르를 올려다보았다. 이런 자세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텐데.

「잘됐네요. 생각보다 쉽게 끝날 겁니다.」

 「네?」

 「다리만 벌리시면 되니까요.」

자하르의 말에 장석민이 눈을 뎅글뎅글 뜨고 다리를요? 하고 되물었다.

「엎드리셔도 됩니다.」

엎드리라는 얘기를 듣는 순간 장석민은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장석민의 얼굴이 희게 질렸다.

「잠깐, 제가 그럼……, ……?」

 「그럼 제가 쟝에게 다리라도 벌려드릴 거라고 생각한 겁니까?」

웃으며 묻고 있지만 목소리가 무섭다. 하지만 장석민은, 단 한 번도 자신이 아래에 깔린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기에 차마 아니라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자하르가 웃음을 삼켰다. 그의 눈이 가늘어진다. 커다란 손이 장석민의 발목을 움켜쥐어 위로 올렸다.

「그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그럼 지금부터 알려드리도록 하지요.」

윽, 하는 신음을 내며 장석민이 미간을 찌푸렸다. 뒤에서 긴장 풀어요?라는 개 같지도 않은 말이 들려왔다. 다리가 풀려 제대로 버티기도 힘들었다. 장석민의 몸이 아래로 무너지자 자하루가 못마땅한 듯이 혀를 찬다.

「버티기 힘드신가요?」

 「……아파, ㅡ.」

제대로 삽입이 이루어진 것도 아닌데 온몸이 식은땀으로 젖어 있었다.자하르가 그의 허리를 잡아 일르키려 했지만, 그때마다 번번이 장석민의 몸은 아래로 무너졌다.

「안 되겠군요.」

자하르의 입에서 그 말이 나왔을 때, 눈물이 그렁그렁한 와중에도 장석민의 얼굴에 기쁨이 스쳤다. 어차피 한 번이니, 남자답게 참자고 마음을 다잡았는데 하다 보니 이건 인간이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든 터다.

「옆으로 누우세요. 이게 더 아프긴 하겠지만, 힘은 덜 들 겁니다.」

 「아픈데, 어떻게 힘이, ㅡ.」

앞뒤의 호응이 맞지 않는 말을 지적해 주려 했지만 이미 몸은 이미 뒤집힌 후였다. 자하르가 장석민의 다리를 잡아 벌렸다. 발목에 걸린 쇠사슬이 절그렁, 절그렁, 소리를 냈다. 자하르의 얼굴을 정면에서 바라보게 된 장석민은 차라리 아까처럼 뒤로 돌아있는 것이 백 배는 덜 수치스러운 자세라는 것을 깨달았다. 장석민의 목덜미가 새빨갛게 물드는 모습 음, 위에서 지켜보는 자하르의 눈가에 가는 웃음이 스쳤다.

「재미있군요, 닳고 닳은 것 같은데 이런 반응이라니.」

 「ㅡㅡ!」

자하르의 손이 장석민의 둔덕 사이로 뻗었다. 좁은 입구 사이에 손가락이 닿자 장석민이 으, 하고 오만상을 찌푸렸다.

「여기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얘기군요.」

 「당, 당연히…….」

자하르의 다른 손이 장석민의 성기를 움켜 쥐었다. 엄지로 살덩이 끌을 문지르며 자하르가 물었다.

「이건 몇 번이나 사용했나요?」

 「……!」

 「뭐, 상관없긴합니다만ㅡ.」

예고 없이 거칠게 성기가 파고들었다. 장석민이 소리없는 비명을 내지르며, 입술을 깨물었다.

「잠…, 아, ㅡ.」

잠깐만 기다려달라고 할 찰나에, 자하르가 허리를 추어올렸다. 장석민의 눈에 생리적인 눈물이 가득 고였다. 욕을 해주고 싶은데 숨을 쉴 수 없어, 목소리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힘 빼세요. 어차피 넣을 건데, 쟝만 힘들어집니다.」

 「그게, ……마음대로,…….」

장석민의 이마가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다. 자하르가 손으로 그런 장석민의 이마를 쓸어 올려주며 안타깝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ㅡ! ㅡ!」

인정사정없이 치받아 올리는 그의 허리짓에 장석민은 눈을 부릅떴다. 여전히 자하르의 얼굴은 더할 나위 없이 상냥했다.

「아직 끄트머리만 간신히 들어갔습니다.」

 「거짓말, 말도 안,…….」

아래가 찢어질 것 같은데 끄트머리만 밀어 넣었다능 말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자하르가 웃으며 장석민의 손을 잡아 아래로 이끌었다. 손끝에 닿는 성기의 감촉에 장석민이 소스라치며 손을 빼냈다. 더러운 것을 대하는듯한 그의 태도에 자하르가 재미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저렇게 싫은 티를 내면서 자신이 좋아서 자처해 후궁으로 들어왔다는 말에 실소가 흘렀다.

「정말 제 발로 후궁이 되고자 걸어들어온 겁니까?」

 「ㅡㅡ!」

 「하긴, 그건 내 알 바 아니군요.」

애초에 자하르는 하일이 건넨 동양인 청년을 탐탁치 않게 여겼다.

무엇보다 탑에서 있었던 일을 목격한 사람이 이 동양잉 청년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래서 적당히 옆에 데리고 있다가 치워 버릴 생각이었다. 생각이 바뀐 시점은 장석민이 자신의 욕조에서 자위하는 장면을 본 후다. 한 번은 먹어보고 치워야겠다능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쁘진 않단 말이지, 자하르가 입가에 실금 같은 미소가 걸렸다. 장석민의 다리를 들어 어깨에 걸치고 그는 허리를 추어올렸다.

「ㅡ! ㅡ!」

빡빡하게 물려 들어가는 아래가 빠듯하게 벌어졌다. 물기가 없어 안에서 움직이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쟝.」

자하르가 이름을 부르자 아파서 부들부들 떠는 와중에도 장석민은 눈을 들어 그를 올려다 보았다. 외까풀의 동양적인 눈에 공포와 수치심, 당혹감과 모멸감이 뒤섞여 있다. 그것이 남자의 잔인한 욕구를 부추겼다.

자하르가 일단은 허리를 뒤로 뺐다. 몸 안에서 남자의 성기가 빠져나가자 장석민의 얼굴에 안도의 빛이 스쳤다. 생각하는 것이 고스란히 얼굴에 드러나는 주제에, 자꾸 사람을 속일 생각을 하는 장석민이, 자하으는 재밌었다.

「쟝이 나를 도와주셔야 합니다.」

품 안의 어린아이를 어르듯, 상냥한 목소리로 속삭이며 자하르가 손가락으로 아래의 구멍을 벌린다. 아슬아슬하게 벌어져 있던 구멍에 손가락이 들어가자 장석민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다.

「그, 그러면 찢, 아…….」

 「손가락 정도로 찢어지지는 않습니다.」

자하르의 손가락이 꾹꾹 더듬으며 구멍을 벌리게 했다. 정석민이 제발, 제발, 하며 자하르의 팔을 붙들었다. 마디가 굵은 손가락이 안을 휘저었다. 장석민의 창백한 얼굴은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손가락의 끝이 안을 더듬어갈 때마다 장석민의 단정한 얼굴이 일그러졌다. 어느 순간, 고통만을 호소하던 그의 입술에서 흐느낌과 비슷한 소리가 새어나왔다. 자하르가 손가락을 늘려 구멍을 더 벌리게 했다.

「안, ㅡ!」

 「모르시겠습니까?」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자하르가 말을 이었다.

「아래로 내 손가락울 오물오물 씹고 있는데.」

 「ㅡ!」

장석민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른다. 자하르가 혀로 입술을 축였다. 점점 아래가 빠듯하게 당기기 시작했다. 손가락에 힘을 주어 안쪽을 세게 긁자 장석민이 헉, 하고 비명을 내질럼ㅅ다.

「아파, ㅡ제발, 빼주……,…….」

 「그렇게 해드리죠.」

자하르가 안에서 손가락을 뺐다. 입구 부근을 손가락으로 누르며 그는 말했다.

「제법 말랑말랑해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뭐가, …….」

 「이제는 좀 넣을 맛이 나겠군요.」

자하르가 성기 끝을 입구에 대었다. 아까 경험했던 삽입에 대한 공포와 생리적인 혐오감으로 장석민의 몸이 벌벌 떨리기 시작했다. 남자와 그런 짓을 해본 적도 없거니와 자하르의 것은 정상의 범주를 넘어섰다. 저 커다란 것이 몸에 들어온다는 생각만으로도, 속이 메슥거렸다.

「춥습니까?」

자하르가 물었다. 아스와드 안이 쾌적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일부러 그렇게 물었다. 장석민이 탁을 부들부들 떨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럼 왜 그러시죠?」

미끈하게 젖은 살덩이 끝을 느릿하게 문지르며 자하르가 물었다.

수치심에 젖은 장석민의 눈가가 금세 붉게 물들었다.

「하긴, 영광스러운 일이긴 하지요.」 

 「…….」

 「모든 러마디들이 제가 좆을 넣어주길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까.」

천박한 말을 쏟아내고 있는 자하르의 인자한 얼굴을 장석민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올려다 보았다. 이 정도면 이중인격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아닌가요?」

자하르가 물었다. 장석민은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돌렸다. 지금 이렇게 된 상황도 수치스러워 죽을 지경인데, 그런 물음에 답하고 싶지 않았다. 장석민의 대답이 돌아오지 않자 자하르의 입가에서 미소가 스러진다. 그가 장석민의 뺨을 손으로 쥐었다. 언뜻 연인을 대하는 듯한 다정한 태도였다.

「저는 쟝에게 협조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

 「자, 이제 노는 것은 적당히 해둡시다. 아까부터 아래가 찌뿌듯해서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으니까.」

입구를 문지르던 살덩이가 힘을 받아 틈 사이를 파고들었다. 장석민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자하르가 미간을 찌푸렸다. 풀어준다고 풀어주었는데도 아래가 빈틈없이 성기를 조여왔다. 그러나 더 이상은 기다리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자하르는 장석민의 어깨를 붙들고 퍽, 허리를 쳐올렸다. 장석민이 억, 하고 비명을 내질렀다. 몇 번 더 그렇게 쳐올리자 좁은 구멍 안으로 성기를 모두 밀어 넣을 수 있었다.

「ㅡ.」

자하르의 눈을 가늘게 떴다. 생각했던 것보다 맞물리는 느낌이 좋았던 것이다.장석민이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는지 헐떡거리며 자하르를 노려보고 있었다. 자하르가 허리를 뒤로 뺐다가 단번에 살덩이를 안으로 쑤셔 박았다.

「악 ㅡ!」

장석민의 허벅지가 파들파들 떨렸다. 자하르는 아랑곳하지 않고 허리를 움직였다. 추삽을 거듭할 때마다 살덩이가 단단해졌다. 안쪽으로 끝도 없이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으, 읏, ㅡ읏.」

장석민이 멋대가리 없는 신음을 내뱉으며 뒤로 몸을 젖혔다. 자하르가 장석민의 허리를 붙들고 아래를 길게 결합했다. 아래가 빠듯하게 맞물렸다. 아래에 깔린 장석민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알아들을수 없는 한국말을 쏟아내고 있었다.

 "양심도 없는, ……, 미친, ……, 나쁜……."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장삭민이 이내 헉, 하고 입술을 깨물었다. 안쪽의 예민한 살을 단단하게 곧추선 살덩이가 치대기 시작한 것이다.

「살, 살, 천천……, 악,ㅡ!」

단단하게 부풀어 오른 귀두가 어느 부분을 문지르자 잘석민의 신음이 희미하게 높아졌다. 자하르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진해졌다. 그는 거듭 그 부분을 세게 박아 올렸다.

「아파, 아, 윽, 윽 ㅡ.」

아프다고 울면서도 늘어져 있던 살덩이가 반쯤 일어나 흔들리고 있었다. 자하르가 몸을 낮추어 장석민의 허벅지를 잡아 벌렸다.

장석민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더 이상은 들어올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부분까지 살덩이가 치고 들어왔다. 장석민의 입에서 울음 섞인 애원이 흘러나왔다. 

「ㅡ빼주, ……제발,…읏.」

자하르가 설핏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장석민은 안도했다. 자하르에게 그나마 인간적인 면모가 남아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빼달라고요?」

자하르가 몸을 뒤로 움직이자 커다란 성기가 내벽을 긁으며 뒤로 밀려난다. 살았다고 안도한 순간, 퍽, 하고 굵직한 것이 아래를 가득 채운다.

장석민의 눈레 당혹스러운 공포가 찾아온다.

「빼고 싶은데, ㅡ그럴 수가 없습니다.」

 「무슨, 말도, ……윽, ㅡㅡ!」

 「뒤로 빼려고 해도 이렇게 찰지게ㅡ, 빨아 당기는데,ㅡ.」

자하르가 잇새로 증얼거리며 눈을 구부린다. 퍽, 퍽, 뼈가 부딪칠 정도로 박아오는 움직임에 장석민의 눈에 고임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다. 제발 그만 해달라고 간절하게 말했지만. 아예 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자하르는 허리를 움직였다. 출입을 거듭할수록 아래를 드나드는 살덩이의 강직도가 더해갔다.

믿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 아래를 누군가 주먹으로 쑤셔대는 느낌이었다. 감각이 사라질 정도였다.

장석민은 자하르의 팔을 붙들었다. 울면서 매달렸다. 자존심 따윈 생각나지도 않았다. 살고 봐야 했다.

「울지 마세요.」 

자하르가 다정하게 장석민을 달랜다. 하지만 난폭한 추삽은 멈추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거칠어졌다.

「……제발, ㅡ윽.」

고통 때문에 장석민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자하르가 낮게 혀를 찬다. 그간 어차피 한 번 하고 버릴 사람만 상대했기에 누군가에게 맞춰서 섹스한 경험이 없었다. 솔직히, 그럴 마음도 들지 않았다.

쟝이라는 동양인 청년도 마찬가지였다. 적당히 구멍만 벌려서 넣고 싸버릴 예정이었다. 그런게 하다 보니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하르가 손을 뻗어 장석민의 성기를 쥐었다.

「ㅡ!」

놀란 장석민이 허리를 퍼뜩, 올렸지만 자하르가 쉿, 하고 그의 몸을 눌렀다. 손바닥으로 몇 번 문질러주자 늘어져 있던 살덩이에 힘이 들어간다. 아프다고 죽는소리를 하는 와중에도 성기에 직접 자극이 가자, 미묘하게 표정리 바뀐다.

「하, ㅡ읏,」

아래를 조금 벌려주자 금세 흐트러진 숨소리를 내뱉었다. 순진한지 천박지. 경계가 불분명한 인간이었다.

「잠시 잊고 있었군요.」

낮게 속삭이는 자하르의 목소리에 진듯한 욕망이 묻어났다.

「ㅡ그 표정이 제법 구미가 당긴다는 사실을.」

커다란 손이 성기를 가볍게 쥐고 용두질을 했다. 장석민이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돌렸다. 아래에 저릿저릿하게 피가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윽, ㅡ흣.」

 「좋습니까?」

자하르가 물었다. 고개를 내젓고 싶지만 훤하게 드러난 아랫도리가 이미 발딱 융기된 후다. 자하르가 웃으며 멈추었던 추삽질을 시작했다. 장석민은 미칠 지경이었다. 아프든가 좋든가, 둘 중 하나여야 직절한 반응을 보일 텐데 이건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읏, 아, 으ㅡ, 흐윽ㅡ,」

고통을 호소하는 신음 사이로 아까와는 성질이 다른 숨소리가 베어든다. 자하루가 그걸 놓칠 리 없다. 그의 손가락이 장석민의 성거를 움켜쥐고 부드럽게 훑었다. 장석민의 몸이 작게 경련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솔직한 몸이었다.

자극을 주는 대로 움직이고 반응한다. 게다가 아파서 어쩔 줄 몰라하는 와중에도 본능에 따라 장석민은 허리를 움직여 자하르의 용두질을 돕고 있었다. 자하르는 괜찬은 장난감을 손에 쥔 아이처럼,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손가락 끝으로 귀두를 문지르자 장석민의 목구멍에서 헐떡거리는 울음이 터져 나왔다. 성적인 긴장이 아래까지 이어져 구멍도 수축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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