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5화 (2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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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더는 노아의 옷깃을 잡아 끌었다. 어딘가 했더니 산책로 옆에 놓여 있는 벤치로, 헤더는 벤치 앞에 노아를 세우고는 뒤에서 손을 뻗었다.

 “어디 지난 밤에 얼마나 잘 배웠나 볼까.”

 가르랑거리듯 말하며 헤더가 노아가 입고 있던 바지의 버클을 풀었다. 회사 복도나 저택 안과는 달리 여기는 정원인지라 위에서 유리 돔을 통과해 햇볕도 내리 쬐었다. 이런 게 정말 야외에서 하는 플레이인 것이다. 호텔 옥상 위에 꾸며진 수영장과 정원에서 해본 적은 있지만 호텔을 밖이라고는 할 수 없지 않은가. 노아는 벌써부터 흥분하기 시작했다.

 헤더는 바지와 드로즈 뿐만 아니라 노아가 신고 있던 신발이며 양말까지, 하체에 입고 있던 것이라면 모조리 벗겨 내었다. 한 번도 빛을 받지 못한 것 마냥 흰 피부가 햇빛 아래 드러났다. 입고 있던 스웨터 아래로 드러난 골반 위에는 이안의 꽉 쥐고 박아대느라 붉은 멍 자국이 남아 있었고, 조금 단단하게 선 성기는 평소보다도 더 진한 분홍빛을 띄었다.

 “벤치 위에 올라가서 엎드려.”

 노아는 헤더의 지시에 따라 벤치 위로 올라가 거꾸로 앉아 등받이 부분을 잡았다. 사람 앉으라고 만들어둔 곳이지 엎드리라고 만든 곳이 아니었기 때문에 무릎을 대고 엎드리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최대한 다리를 벌려야만 했다.

 헤더는 노아의 자세에 만족스러워 하며 둥근 엉덩이를 어루만졌다. 정원 한 가운데서 벤치에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자세로 엎드려 있는 노아의 모습은 속된 말로 하자면 더할 나위 없이 꼴렸다. 엉덩이를 쓰다듬던 헤더가 두 손으로 잡아 희고 토실한 엉덩이를 최대한 벌려내 모든 곳을 드러냈다. 어젯밤 내내 괴롭혀진 입구는 피부 재생 연고를 바른 덕인지 아님 회복력이 좋은 오메가의 특성 덕인지 조금 부었지만 꽉 다물려 있었다.

 “아응…”

 헤더가 노크하듯 손 마디 딱딱한 부분으로 뒤를 문지르자 노아가 나지막하게 기분 좋게 신음했다. 노아는 현재의 수치스러운 상황과 자세만으로도 잔뜩 흥분해 있는 상태였다. 누군가 지나가다가 지금 남편의 소위 애인이란 사람에게 희롱 당하는 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자 온 몸이 오싹오싹했다. 회사에서 이안에게 당하고 있던 도중 정말로 다니엘에게 수치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을 때 얼마나 좋았던가… 헤더가 자꾸 감질 맛 나도록 뒤만 문지르자 저도 모르게 엉덩이를 들썩이면서 노아가 졸랐다. 

 “헤더, 그만하고 넣어 줘… 응?”

 노아의 요구에 마침내 뒤를 문지르던 손가락이 슬그머니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무런 윤활액 없이 뻑뻑한 입구는 손가락 하나 받아 들이는 것에도 저항감이 상당했지만 헤더는 처음부터 두 개를 밀어 넣었다. 물기가 없어 뻑뻑한 곳을 손가락이 느릿느릿 손등부분에 닿을 때까지 전진 했다가 다시 빠져 나갔다.

 “읏, 흐으…”

 노아는 벤치 등받이를 꽉 부여잡으며 헤더가 제 뒤를 억지로 쑤석거리는 느낌을 즐겼다. 윤활액이 분비되면서 뒤에서 점차 질척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제 뒤가 뻑뻑한 건 사라졌지만 청각적으로 수치심은 더 배가 된다. 노아의 귀가 빨갛게 물들었다. 헤더가 짝, 세게 노아의 엉덩이를 때렸다. 

 “엉덩이 더 올려. 높이가 안 맞잖아.”

 움찔하면서 노아가 최대한 엉덩이를 올리자 뒤를 쑤시는 움직임이 더욱 거칠어졌다. 헤더가 이제는 별 저항 없이 손가락이 쉬이 드나드는 뒤를 마치 가위질 하듯이 힘을 주어 벌렸다. 꽉 다물려 있던 입구가 억지로 벌려지는 느낌에 노아의 허벅지가 바들바들 떨렸다.

 “조금 쑤셔졌다고 이렇게 헐렁한 꼴이라니…”

 “아으… 읏…”

 “제대로 조여. 이래서야 누가 여기에 박고 싶어 하겠어?”

 헤더가 노아의 엉덩이를 짝, 짝 내려치면서 두 손가락에 더욱 힘을 주어 벌렸다. 노아는 뒤를 다물리려고 애를 썼으나 당연하지만 헤더의 손가락에 의해 강제로 벌어져 있는 입구는 다시 닫아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꽉 조이지 못하겠냐고 헤더가 윽박지르면서 노아의 엉덩이를 연신 내려쳤다. 하지만 노아의 엉덩이만 붉게 물들어갈 뿐이었다.

 손이 얼얼하도록 노아의 엉덩이를 때린 헤더는 돌연 괴롭히는 방법을 바꾸었다. 억지로 가위질을 하며 뒤를 벌리던 손가락을 다시 뒤에 최대한 깊숙하게 밀어 넣고는 안에서 갈고리처럼 손가락을 구부렸다가 펴면서 괴롭게 하다가 마침내 안에서 손가락을 완전히 구부려 굵게 만들며 빼냈다. 그리고는 다시 펴서 밀어 넣고는 손가락을 구부려 대며 노아를 괴롭혔다.

 헤더의 손가락이 안 쪽에서 이리저리 제멋대로 움직이며 내벽을 들쑤시는 동안 노아는 움찔 움찔 뒤를 조이며 신음했다. 마침내 헤더가 손가락을 세 개나 밀어 넣어 푹푹 찔러 대면서 노아의 귀에 대고 속살거렸다.

 “어때, 이렇게 쑤셔 주니까 좋지?”

 “하으, 읏… 응…!”

 “제대로 대답 안 해?”

 헤더가 뒤에 밀어 넣었던 손가락들을 느릿하게 펼치자 노아가 아! 하고 짤막하게 비명을 내지르면서 겨우 대답했다. 

 “좋아, 아으… 좋아요...”

 손가락이 너무 감질나서 더 굵은 것으로 쑤셔 줬으면 하고 노아가 바랬다. 헤더에게 삽입하지 말라고 한 걸 다시 철회할까… 노아가 생각할 때였다. 갑자기 낯익은 목소리가 둘의 뒤에서 들려왔다.

 “좋아? 뭐가 그렇게 좋은데?”

 헉. 예상치 못한 목소리에 놀란 노아가 뒤를 꽉 조였다. 자세가 자세인지라 차마 고개를 돌려 확인은 못 했지만… 분명 이안의 목소리다. 아니, 오늘… 회사 안 갔나? 보통은 회사에 가 있을 시간인데… 어제 헤더와 이안에게 시달린 탓에 늦잠을 자느라 아침을 거른 탓에 노아는 이안이 평소처럼 회사에 가 있는 줄 알았다. 순간 식은땀이 흘렀다. 설마 여기서 내 행복한(?) 신혼 생활이 끝나는 거야? 아직은 안 되는데…

 뒤를 마구 헤집어 대던 손가락이 멈칫한 걸 보니 놀란 건 헤더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으나 이내 헤더는 오히려 노아가 저도 모르게 악 하는 소리를 낼 정도로 아까보다 더 거칠게 뒤에 손가락을 쑤셔 넣으면서 능청스럽게 물었다. 

 “어머, 오늘은 회사 쉬는 날이에요? 잘 됐네, 같이 할래요?”

 하지만 이안은 그에 대답하거나 응하기는커녕 노아의 팔목을 움켜쥐어 거칠게 잡아 당길 뿐이었다. 노아의 자세가 변하는 바람에 헤더가 손을 빼내며 뒤로 물러났고, 노아는 신음하면서 잔디밭 위에 내팽개쳐졌다. 눈을 동그랗게 뜬 노아가 다리를 움츠리면서 꽤 불쾌한 얼굴을 하고 있는 이안을 올려다 보았다.

 “너, 나가.”

 이안이 헤더에게 차갑게 명령했다. 헤더는 굉장히 의외의 모습을 발견한 얼굴로 이안을 쳐다보다가 별다른 이의 없이 어깨를 으쓱했다. 어차피 헤더는 이안에게 노아를 괴롭히라고 고용된 처지었다. 고용주가 나가라니 나가는 수 밖에.

 “알았어요, 나중에 봐요.”

 그렇게 대답한 헤더의 표정은 기분 나쁘기 보다는 사뭇 재미있는 걸 본 것에 가까웠다. 헤더가 망설임 없이 그 자리를 뜨자 정원에는 놀라 가슴이 콩닥거리는 노아와 짜증난 것 같은 이안만이 남겨졌다. 노아가 이안의 눈치를 봤다. 이안이 대체 어디서부터 보고 있었을까? 헤더에게 손가락을 넣어달라고 조른 걸 들었으면 낭패인데…

 “아무데서나 뒤를 내주는 줄은 몰랐는데.”

 지금 대놓고 내 저택에서 바람을 피우고 있던 건가? 이안이 잔뜩 오므린 노아의 다리 사이에 신발을 억지로 밀어 넣어 벌리면서 비아냥거렸다. 단단해진 성기에 툭툭 신발 끝이 닿을 때마다 노아가 움찔 움찔 몸을 떨었다. 

 “내가 없는 사이 또 몇 번이나 누구와 정원에서 붙어 먹었어?”

 이안의 반응에 노아가 안심했다. 다행히도 자신이 헤더에게 손가락을 넣어달라고 조른 모습은 보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럼, 수습할 여지가 있지… 노아가 몸을 떨면서 고개를 저었다. 눈물도 좀 글썽이는 걸 잊지도 않았다.

 “그런 적 없어요, 정말이에요…”

 “그런 적이 없다고? 내가 방금 본 건 다른데…”

 노아의 허벅지를 툭툭 차 벌려내게 하면서 이안이 느긋하게 말했다. 말과는 다르게 눈에서는 음습한 무언가가 뚝뚝 흘러 내린다. 노아는 홀린 듯 이안을 올려다 보면서 이안의 발이 유도하는 대로 다리를 넓게 벌렸다.

 “하…지만… 이안이, 어젯밤에 …그 분이… 제 선생님이라고, 해서…”

 이안이 구두를 다리 사이에 밀어 넣는 바람에 제 성기가 매끄러운 구두 등 위에 놓이는 걸 보면서 노아가 얼굴을 붉혔다. 단단한 구두 끝이 지그시 회음부를 꾹 눌렀다.

 “선생님? 모르는 척 하는 거야, 아니면 멍청한 거야? 걔가 네 선생으로 보여?”

 “윽…!”

 그래, 어디 한번 선생님에게 배운 것 좀 보여 주라고. 싸늘하게 지껄이면서 이안이 노아의 발목을 잡아 놀라 버둥거리는 몸을 뒤집었다. 노아를 엎드리게 만든 이안이 직접 노아의 손을 끌어 엉덩이로 이끌며 제 손가락을 엉덩이에 밀어 넣게 만들었다. 곧 이안의 의도를 알아챈 노아가 몸을 떨며 제 뒤를 쑤시기 시작했다.

 이안은 노아가 훌쩍거리면서 제 뒤를 손가락으로 어색하기 짝이 없는 움직임으로 쑤석거리는 걸 인상을 쓰고 지켜 보았다. 생각할수록 불쾌했다. 노아를 괴롭힐 목적으로 헤더를 데려온 것은 맞다. 그러나 그게 헤더가 주제도 모르고 마음대로 노아를 범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무리 마음에 들지 않는 결혼이라 해도 노아 프로스트는 자신의 오메가였다. 이안은 제 영역과 권리를 침범 받은 기분에 인상을 썼다.

 어설프게 노아가 자위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이안이 곧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며 노아를 찍어 눌렀다. 끙끙거리며 불편한 자세로 뒤를 쑤시고 있던 노아가 놀라 이안의 무게에 풀썩 엎어지자 익숙하게 지익, 하고 지퍼를 내리는 소리와 함께 단번에 이안의 성기가 뒤를 파고 들었다.

 “아윽, 윽… 아…!”

 감질나게 손가락만 드나들던 곳에 단번에 묵직한 것이 파고 들자 노아가 파드득 떨면서 뒤를 꽉 조였다. 흐아, 아… 좋아… 노아가 잔디를 움켜 쥐면서 끙끙거리자 이안이 박기 편하게 골반을 꽉 붙잡고 엉덩이만 잡아 올렸다. 퍽퍽 거칠게 박힐 때마다 무릎이 잔디에 쓸려 쓰라렸지만 그 감각마저 노아에게는 달콤한 고통이었다.

 “넌, 뒤에 넣는 거라면, 뭐든지 좋지? 응?”

 “흐으, 아니, 아니에요… 읏, 흐윽…”

 이안이 제 것을 깊게 박아 넣으며 허리를 돌리자 이안의 아래 깔려 있다시피 하던 노아가 다리를 버둥거렸다. 이렇게 좋아하는데 아니라고? 조롱하면서 이안이 철퍽 소리가 나도록 제 것을 치댔다. 잔디 위로 접합부에서 흘러나온 체액이 뚝뚝 떨어졌다. 이것도 넣어주면 더 좋겠다면서 이안은 제 것이 들락거리는 부분에 억지로 손가락을 밀어 넣어 벌렸다.

 “싫어, 아, 아!” 

 “싫다고? 아, 네 손가락이 아니라서 싫다는 건가.”

 이안이 노아의 팔을 뒤로 꺾어 잡아 당겼다. 바들거리면서 노아가 몸을 웅크리거나 말거나 이안이 억지로 노아의 손가락을 뒤로 밀어 넣었다. 노아가 흐느끼면서 이안이 하는 대로 두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불편한 자세 때문에 겨우 손가락 두 마디가 들어간 채로 이안이 제 것을 깊이 삽입하고는 잡아 벌리라며 윽박질렀다. 

 이미 이안의 성기가 삽입되어 있어서 버거운 입구였지만, 노아는 괴롭게 신음하면서 손가락을 구부려 뒤를 잡아 벌렸다. 발간 속살이 드러날 때가 되었을 때서야 이안은 다시 제 것을 마구잡이로 박아 넣었다. 노아는 어깨가 뻐근해 견딜 수가 없을 때까지 뒤에 제 손가락을 밀어 넣고 있어야 했다.

 제 성기는 물론이고 손가락까지 쑤셔가며 노아를 괴롭히던 이안이 마침내 안에 사정하며 삽입했던 걸 꺼냈다. 단단한 성기가 빠져 나가는 느낌에 노아가 몸을 떨었다. 뒤가 욱신욱신한 감각이 기분이 좋긴 하지만, 아직… 좀 부족한데… 마른침을 삼키며 노아가 몸을 돌렸다. 그리고 막 몸을 일으키고 있던 이안을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올려다 보면서 다리를 움츠리고 엉덩이를 손으로 가렸다. 

 노아는 순진무구하기 짝이 없는 얼굴을 하고선 ‘이제 더는 괴롭히지 않는 거지요?’ 하는 표정으로 이안을 다시 흘깃 올려다 보고는 눈치를 보면서 슬그머니 제 바지에 손을 뻗었다… 

 다음 순간, 이안이 다시 노아의 발목을 잡아 당겨 벌린 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

 이안을 성공적으로 도발해내 정원에서 나무에 기대거나, 아니면 분수대에 엎어지거나 해서 체위를 바꿔가며 마음껏 만족할 만큼 즐긴 노아가 조금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방으로 돌아왔다. 방에 돌아와서 살펴 보니 스웨터의 등과 소매에 풀 물이 잔뜩 들다 못해 풀잎이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노아는 올이 다 나가서 더 이상 입지 못할 상태가 된 스웨터를 버렸다.

 그건 그렇고 정원에서 이안의 반응은 뜻 밖이었다. 노아는 또 헤더와 함께 즐겁게(?) 쓰리썸을 즐길 수 있게 될 줄 알았는데, 이안이 불쾌해 하던 얼굴은 노아가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보통 알파가 누군가와 커플을 맺을 경우 알파들은 그 상대방에 대해, 특히 오메가에 대해서 소유욕이 강했다. 다른 이의 정액을 긁어내고 임신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노팅부터가 독점하고 지배하고 싶어하는 알파의 특징을 두드러지게 보여주지 않나. 노아는 클럽에서 신경전을 벌이던 알파 둘이 종종 개 싸우듯 싸우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이따금씩 알파는 좀, 짐승 같은 면모가 있다. 

 아무리 정략 결혼이고 마음에 안 들어 자신을 저택에서 내쫓아내고 싶어하는 이안이라도 알파는 알파라서 그러는 걸까? 

 이안이 불쾌해한 이유를 나름 주도권을 쥐지 못한 알파의 짜증으로 여긴 노아가 하의를 입기 전 조금 쓰라린 무릎에 연고를 바르고 있을 때였다. 노아? 나 들어간다? 똑똑 노크하며 헤더가 들어왔다. 헤더는 완전히 외출한 채비를 마친 모습이었다.

 “어디 가려고?”

 “이안이 계약을 파기했거든. 아까 내가 꽤나 심기 거스른 모양이야.”

 그렇게 말하면서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얼굴로 헤더가 잠시 노아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잔뜩 배 부른 고양이 마냥 나른해 보이는 노아가 헤더의 의미심장한 시선에 고개를 갸웃했다. 

 “뭐 할 말이라도 있어?”

 “저기 노아… 너 나중에 이혼할 생각이라고 했지?”

 “응. 왜?”

 “그럼 혹시…”

 이안이 이혼하지 않는다고 하면 어떻게 할거야? 라고 묻고 싶은 마음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헤더가 꿀꺽 삼켰다. 노아가 순진하게 파란 눈을 굴리는 모습을 보니 왠지 쯧쯧 혀를 차주고 싶었다. 하긴 어차피 둘의 일이다. 자고로 이런 일에 남이 끼어 들어서 좋은 꼴을 보는 게 하나도 없었으니, 헤더는 얼른 다른 말로 바꿨다. 

 “이혼하게 되면, 내게 꼭 연락해야 해?”

 “응? 그래. 그 때 되면 클럽에서 꼭 보자.”

 노아가 해맑게 말했다. 다음에 보자며 인사하고 방을 나선 헤더는, 어쩐지… 다음에 노아를 클럽에서 보는 일은 없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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