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3화 (5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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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흐읏… 아…!”

 엉덩이 사이로 무언가 드르륵 빠져나가면서 내벽 안을 사정없이 문지르고 지나가는 바람에 노아가 몸을 떨며 고개를 젖혔다. 시트를 긁으면서 끙끙거리자 이안의 손에 의해 빠져 나갔던 구슬이 도로 꾹꾹 하나하나 밀려 들었다. 지름이 새끼 손가락 두 마디 쯤 되는 구슬은 제법 크기가 컸다. 이안이 느릿느릿 감질나게 하나 둘 구슬을 밀어 넣는 동안 노아는 나지막하게 신음하며 시트에 뺨을 문질렀다.

 노아가 외출할 준비를 모두 마치고 저택에서 출발한 뒤, 노아의 기대에 충실하게도 이안은 리무진에 타자 바지만 홀딱 벗겨 노아를 엎어 놓고 괴롭혀 댔고, 현재 이안이 뒤에 밀어 넣고 있는 구슬도 그 괴롭힘의 일종이었다. 

 세 개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네 개부터는 점점 압박감이 밀려 오기 시작해 노아가 몸을 웅크렸다. 이안은 바들바들 떨리는 노아의 발목을 단단히 잡아 고정하고는 구슬을 밀어 넣는 것에 정신이 팔렸다. 다섯 개, 여섯 개… 일곱 개 째에는 반쯤 들어가다 말았다. 이안은 노아의 엉덩이 사이로 손가락을 밀어 넣어 여섯 번 째 구슬을 꾹꾹 누르며 물었다.

 “더 안 들어가?”

 “안, 안 들어가요…”

 노아가 울먹이며 고개를 저었지만,… 좀 힘 주어 밀어 넣으면 들어 갈 것도 같았다. 하지만 이안은 그래? 하고는 고리를 잡아 당겨 넣었던 구슬을 휙 빼내었다. 아까처럼 다시 구슬이 빠져 나오자 노아가 비명에 가까운 신음 소리를 냈다. 엉덩이 사이로 젤인지 뭔지 모를 멀건 것이 뚝뚝 떨어져 내려 좌석 시트를 적셨다.

 그러나 노아가 괴로워하건 말건 아랑곳 하지 않고 이안은 또 구슬을 밀어 넣기 시작했다. 안 될 때까지 천천히 밀어 넣었다가 빼고, 또 밀어 넣었다가 빼고… 한번에 잡아 뺄 때마다 구슬들이 빠져 나오며 내벽 예민한 어딘가를 자극했기 때문에 노아가 고통과 쾌감에 흐느꼈다. 삽입하고 강제로 배출을 강요 받은지도 벌써 한참이었다.

 이안이 다시 구슬을 밀어 넣었지만 이번에는 좀 달라서, 그는 노아가 신음할 때까지 꾹꾹 여섯 번째 구슬을 깊게도 밀어 넣어 자리를 확보한 뒤 마지막 것도 기어이 안으로 넣기 시작했다.

 “흐윽… 윽… 아…”

 “좋아서 이렇게 세우면서 아픈 척은…”

 노아가 신음했지만 이안이 봐주지 않고 손에 힘을 가했고, 발갛게 부어 오르기 시작한 뒤가 서서히 구슬을 삼켰다. 이안이 끝까지 밀어 넣고 나자 금새 벌어질 것처럼 뒤가 불룩한 채 고리만 삐죽 튀어 나왔다. 이안은 고리를 툭툭 건드리며 힘겹게 다물린 노아의 뒤를 지분거렸다.

 “이제는 알아서 빼 봐. 혼자서 할 줄도 알아야지.”

 “아, 읏… 이안…”

 노아가 몸을 뒤채며 젖은 파란 눈으로 바라 봤지만 이안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끙끙거리며 노아가 시트를 긁으며 구슬을 밀어 내려고 노력했다. 안 그래도 아슬아슬하게 담아두고 있던 마지막 구슬이 느리게 밀려 나왔을 때, 이안이 도로 밀어 넣으며 노아를 괴롭혔다. 빼보라니까, 왜 다시 삼키고 그래? 한 손으로는 구슬을 계속 아프게 밀어 넣고 다른 한 손으로는 엉덩이를 아프게 내려치면서 이안이 조롱했다.

 철썩거리며 엉덩이를 내려치는 손길이 세차지고 한 쪽 엉덩이가 붉게 부어 오르기 시작했을 때 노아는 결국 견디지 못하고 풀썩 시트 위에 엎어지고 말았다. 이안이 뒤를 손가락으로 꾹 꾹 세게 짓누를 때마다 뻐근한 감각에 노아가 고개를 저으며 울먹였다. 그에 이안이 입맛을 다시며 노아의 위로 제 몸을 겹칠 때였다…

 -회장님, 회장님.

 밖에서 창문을 똑똑거리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이안이 멈칫하고는 짜증을 내며 휙 노아의 뒤에 물려 있던 고리를 잡아 뺐다. 축축하게 젖은 구슬이 질질 끌려 나오면서 노아가 몇 번이고 진저리를 쳤다. 노아가 숨을 할딱거리며 시트 위에 엎드린 걸 못내 아쉬운 눈으로 바라보다 이안이 노아의 옷을 대강 끌어올려 입혀 주었다. 노아가 잔뜩 상기된 발간 뺨을 한 채 옷을 추스리고 나서야 이안이 창문을 열었다.

 “뭔데?”

 중요한 일이 아니면 너를 죽여 버릴 거라는 의미에 다니엘이 약간 움찔했다가 창문을 열자마자 푹 밖으로 풍기는 알파 페로몬에 인상을 썼다. 아주 그 짓을 한다고 광고를 하는 거나 다름 없었다. 요즘 들어서 노아에게 매우 크나큰 측은지심을 가지고 있는 다니엘이 일부러 활발하게 노아에게도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그 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노아 님.”

 “아, 다니엘도 잘 지냈어요?”

 노아가 약간 수줍게 인사했다. 서로 화기애애한 인사가 오가는 걸 이안이 삐딱한 눈으로 바라봤다. 다니엘이 조금 흐뭇한 얼굴을 하고 있는데 좋은 시간(?)을 방해 받은 이안이 제 수석 비서에게 무섭도록 딱딱거렸다.

 “죽을래? 지금 용건도 없는데 날 부른 거야?”

 “아뇨, 절대… 그럴 리가요.”

 사실 다니엘은 반쯤은 이안을 방해하려는 목적이기도 했다. 분명 회장님이 회사에 오셨다는 연락을 받기는 했는데 도통 주차장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으니 다니엘이 이렇게 찾아 나선 것이 아닌가. 다니엘의 예상대로 개인 주차장에 도착해 보니 주차장에 리무진이 서 있긴 한데, 기사는 아예 멀찍이서 대기하고 있는 상태였다. 

 조용히 가서 물어보니 벌써 20분을 훨씬 넘겼다는 말에 다니엘이 스스로를 희생하여 나선 것이었다… 자신과 운전 기사의 정신 건강, 그리고 노아를 위해서… (물론 노아 본인에게는 전혀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니었다.)

 “미스터 솔로브요프가 사흘 째 개인적인 만남을 요구하고 계십니다.”

 “아… 그 인간. 그냥 다 무시해버려.”

 흐트러진 옷 매무새를 다듬으면서 이안이 대꾸했다. 조금 아쉬운 마음으로 시트 위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물건들을 흘깃거리며 바라보던 노아가 눈을 깜박였다. 솔로브요프라면 그, 스와핑을 제안했던 드미트리 솔로브요프 아닌가… 그 당시 이안이 솔로브요프를 공갈 협박하여 등쳐먹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었기에 노아가 상황을 이해하고는 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안은 요즘도 현재 진행형으로 드미트리를 뜯어 먹고 있는 모양이었다.

 “예, 알겠습니다.”

 노아와는 달리 자세한 사정은 모르는 다니엘은 회사의 가장 큰 자금 줄인 솔로브요프를 이렇게 무시해도 괜찮나 싶었지만 이안이 절대 손해 보는 짓은 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딱 부러지게 대답했다. 이건 다니엘에게 있어 그저 이안에게 원한을 산 사람이 하나 더 늘어나는, 아주 익숙한 일일 뿐이었다.

 중간에 훼방을 받아 더 이상 할 마음이 사라졌는지 아쉽게도 이안이 망설임 없이 차를 나서기에 노아도 이안을 따라 나섰다. 요즘 들어서 아무 이유 없이 회사에 데려다 불러 놓고 지분거리며 괴롭히거나 아니면 노아가 멍 때리게 내버려두다가 여기저기 데리고 돌아다니는 게 이안이 잘 하는 행동이었다. 

 대게 이안이 시키는 대로 따라가보면 사업상 아는 지인과의 만남에 자주 동참하곤 했고, 원래 노아가 사교 모임을 잘 즐기지 않는 데다가 꽤 예의를 차려야 했기에 좀 피곤할 때도 있었지만 만족스럽게 야외에서 자신을 잘 괴롭혀 주기 때문에 노아는 군말 없이 이안을 따라다니는 편이었다.

 전에는 정찬 약속이나 모임에는 영 부르질 않더니, 요즘 들어 왜 자꾸 자신을 데리고 다니는 걸까. 노아가 문득 의아해져 고개를 갸웃했다. 그렇게 중요한 약속이나 모임들도 아닌 것 같은데… 그러나 회장실에 들어서자 다니엘이 얼른 노아를 위해 내온 다과에 신경이 팔려 노아는 금새 그에 대한 생각을 잊어 버리고 말았다.

 오늘도 아무 이유 없이 회장실의 안락한 소파에 앉혀진 노아는 멀뚱거리며 이안이 업무 보고를 받고 바쁘게 일하는 모습을 보다가, 어디 제과점에서 구입했는지 고소한 쿠키를 먹다가 꾸벅꾸벅 졸기도 하면서 매우 한가롭게 시간을 보냈다. 마침내 이안이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는 이제는 졸음도 오지 않아 노아가 핸드폰이나 만지작거리고 있는 중이었다. 가브리엘이 보낸 15번 째 문자 메시지를 지우고 있는데 그림자가 드리워져 노아가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새 가까이 다가온 이안이 고개를 까닥거렸다.

 “일어나. 밖에 나갈 거니까.”

 “네에…”

 요즘 들어 노아는 마치 자신이 이안의 애완동물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안이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엎드리라면 엎드리고… 나 짖으라면 짖을 수도 있는데! 꼬리도 넣… 아니, 달아도 되고. 그리고 이따금씩 맛있는 음식도 먹고… 보통 사람이라면 기분 나빠하고도 남음이지만 그 쪽으로는 사고방식이 남다른 노아가 기승전견(犬)로 이어지는 생각을 했다.

 이동을 위해 둘은 도로 다시 리무진에 탔는데 오늘 아침에 탄 것과는 차종이 달랐다. 아무래도 아침에 탄 리무진은 지금쯤 깨끗하게 청소하고 치우고 있는 중이겠지… 게다가 이번엔 차종 뿐만 아니라 탑승 인원도 달랐다. 

 같이 탄 다니엘은 항상 그렇듯이 노아에게는 굉장히 친절했는데, 노아는 뭔가 해준 것도 없건만 만날 때마다 다니엘이 자신에게 이상할 정도로 과한 호감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 약간 의구심을 가졌다. (나중에서야 알고 보니 이제까지 이안이 노아를 괴롭히는 데에 사용한 도구들은 다니엘이 모두 대신 구입한 것이었다.)

 “얼마 전에 아프셨다고요. 블루베리가 그렇게 몸에 좋다는데 한 상자 보내 드릴까요? 저희 어머니께서 블루베리 농사를 하시거든요.”

 “얘가 아프건 말건 네가 무슨 상관이야? 너 할 일이나 해.”

 다니엘의 친절한 제안에 노아가 채 대답도 하기 전에 이안이 까칠하게 굴었다. 아까부터 다니엘이 친절하게 굴 때마다 이안의 태도는 매우 삐딱했는데, 아무리 봐도 남이 노아에게 잘 대해주는 꼴을 그냥 참고 넘어가지 못하는 거라… 허나 이 불공평하기 짝이 없는 시비에도 성질 나쁜 상사 밑에서 오랫동안 일해왔던 다니엘은 괜히 대들거나 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았다. 

 요즘 이렇게 이안을 따라다니고 있으려니 노아는 새삼 이안이 꽤 바쁜 몸이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하긴 테너도 한참 바쁠 때에는 일주일에 한 번 얼굴 보기도 힘들었으니 이안이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집중을 해야 할 때면 이안은 노아에게 시선도 주지 않으며 열중했고, 나중에는 이따금 소파에서 빈둥거리고 있는 노아를 보고는 아, 얘 여기에 있었지… 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테너가 바쁠 때면 최대한 방해하지 않으려던 습관 덕에 노아가 조용히 창 밖만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노아가 문득 눈썹을 조금 찌푸렸다. 창 밖의 풍경이 굉장히 낯익었다. 어, 그러니까… 결혼하기 전, 노아가 항상 클럽 Tear에 가던 풍경과 아주 똑같다고나 할까.

 “아…”

 순간 잊고 있던 중요한 사실을 떠올린 노아가 입을 딱 벌렸다. 그러고 보면 이안은 분명 Tear의 사장이었다. 이안이 헤더를 불러 온 날 헤더가 알려줬었지… 그러니까… 지금 Tear에 가고 있다는 건데. 노아가 좀 당황했다. 클럽에는 자신의 얼굴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여러 명 있었다. 게다가 지금 시간대라면 더더욱…

 설마 여기도 이안을 따라서 같이 들어가게 되려나? 안 되는데… 노아는 Tear의 샵 VIP였다. Tear에서는 고객들의 보안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회원 가입을 할 때 돈만 내면 이름 외에는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그러니 노아가 마음 놓고 Tear에서 지냈던 건데… 이안과 같이 입장하게 되면 보안이고 뭐고 쓸모 없어지는 것이다. 그곳 샵 직원은 한 눈에 노아를 알아 보겠지. 그럼 눈치 하나는 참 빠른 이안이 제 직원을 캐물을 거고… 직원은 사장님 명령이니 노아가 누구인지 술술 불을 것이고…

 그건… 그건 좀 아닌데. 노아는 되도록 이안에게 제 취향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이제까지 노아가 자신의 이렇고 저런 취미를 위해 이안과 결혼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반응이 어떨지는 굳이 상상하지 않아도 훤히 보이는 것이었다. 노아가 잘 세워뒀던 모든 계획은 저 멀리 안녕… 하면서 떠나가겠지. 조용한 이혼도, 그 후의 자유로운 독립도…

 그러나 노아의 바램과는 달리 리무진은 잘도 달려 소리 없이 클럽 앞에 섰다. 노아가 최대한 태연한 척 하면서 안 떨어지는 발걸음을 떼려고 했을 때, 다니엘이 흘깃 노아를 보면서 이안을 불렀다.

 “저, 회장님. 노아 님은 잠시 다른 볼일을 보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다니엘이 매우 완곡하게 돌려 제안했다. 그 순간 노아는 뭘 생각하고 있었냐면 VVIP만 사용할 수 있는 전용 보안 통로를 떠올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 곳으로 들어가면 자신을 아는 사람들을 만나지 않을 것도 같은데. 그럼 동시에 Tear에 있는 다른 룸들도 사용할 수 있을 거고… 아, 안 되는구나. 생각해보니까 내 얼굴을 아는 직원이 있을 수도 있겠네.

 다니엘의 제안에 내심 안도하면서도 노아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순진한 얼굴로 눈만 파랗게 데굴데굴 굴렸다. 이안은 내가 어째서 그래야 하냐는 얼굴로 눈썹을 치켜 올렸다가 무엇을 떠올렸는지 이내 살짝 인상을 썼다. 이안이 흘끔 노아를 바라보고는 고개를 까닥거리며 심술궂은 미소를 지었다.

 “내가 일 보는 동안 내 생일 선물이나 사 놓으면 되겠네.”

 소매에서 노아의 커프스링크를 파랗게 반짝거리면서 이안이 뻔뻔하게도 아주 관대로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노아가 알겠다고 고개를 얌전히 끄덕거리는 동안 다니엘만이 왠 생일 선물인가 하고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생일로부터 벌써 2주나 지났으니 선물을 요구하기엔 늦은 시기였던 것이다. 그러나 다니엘은 제 상사를 잘 알고 있었기에 마찬가지로 어리석게 토를 다는 일은 하지 않았다.

 이안과 다니엘이 겉으로는 완벽히 호텔로 위장한 SM 호텔 겸 클럽 Tear에 들어가는 동안 노아는 혹시나 아는 사람을 만날까 싶어 서둘러 Tear에서 멀어졌다. 일단 이안 생일 선물이나 사두자 싶어 노아는 근처 백화점에 들려 이번에는 고급 넥타이 핀을 세트로 구매했다. 작게 포장된 상자와 고급스러운 종이 백을 만족스럽게 달랑거리며 노아가 향한 곳은 자주 가곤 했던 카페였다.

 카파에 들려 제일 좋아하는 파르페나 시켜서 먹던 노아가 핸드폰에서 메세지가 왔다는 의미로 불빛이 반짝거리는 걸 보고는 약간 한숨을 쉬었다. 질리지도 않나… 어떻게 하루 종일 문자 메시지를 보낼 수가 있지. 그러나 핸드폰으로 온 건 가브리엘이 아닌 알렉스였다.

 [노아, 너 지금 Tear에 있지.]

 앗. 알렉스 되게 오랜만이네. 어째 요즘은 결혼하고 난 뒤 어쩔 수 없이 거의 보지 못하게 된 사람들에게서 자주 연락이 오는 것 같았다. 마침 심심하기도 하여 노아가 답장을 보냈다.

 [거기 있는 건 아니고… 잠깐 앞에 들리기만 했는데 어떻게 알았어?]

 [워커가 너 앞에서 봤다고 하더라. 안에는 안 들어 오는 거야? 다들 너 보고 싶어하는데.]

 [나 지금은 안에 들어가기 좀 그래서.]

 [아. 아니다. 잠시만.]

 “…?”

 그 후로는 알렉스에게서 문자가 없어 노아가 의아해 하며 핸드폰을 내려두었다. 뭔가 바쁜 일이라도 있나. 나중에 여유가 나면 알아서 연락을 하겠거니 싶어 노아가 파르페를 거의 반쯤 먹어갈 때쯤이었다. 누군가가 덥썩 노아의 어깨를 잡았다. 갑작스러운 접촉에 놀라 노아가 뒤를 돌아보자 알렉스가 활짝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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