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별빛달빛-38화 (38/123)

별이 머무는 계절 (Just Smile)

재킷을 벗으며 넓은 거실을 가로지르는 남자의 등을 쳐다보고 있던 희완이 희게 질린 발치를 내려다보았다. 얼마 그러고 있지도 않았는데 성큼 다가온 그림자가 희완을 집어 삼켰다. 제 발끝과 엇갈려 선 남자의 발을 응시하다 고개를 뒤로 젖힌다.

“준비는 한 겁니까.”

덜 말라 눅눅한 머리칼을 쓸어 넘겨주며 묻는 말에 희완은 고개를 저었다. 촬영장에서 그 클럽 사무실로 곧장 직행한 것이었다. 머릿속은 온통 그와 그런 것들로만 꽉 차서 다른 것을 생각한 여력이 없었다.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밀어 넣은 손으로 두피를 문지르는 남자가 엄지를 뻗어 관자놀이를 부드럽게 쓸어주었다.

“하고 오는 게 좋겠습니다.”

“…….”

배려일지도 모를 그 말에 저도 모르게 다른 것을 감지한 희완의 목덜미가 미세하게 굳었다. 그것을 말없이 쓸어내리는 남자가 키를 낮춰 귓가에 입술을 붙이며 나직이 속삭였다.

“하고 옵시다.”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머릿속으로 그와 몸을 섞던 수많은 밤들이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얼른 몸을 줘버려 편해지고 싶은 마음에만 안달하던 희완이 정작 간과했던 것들.

미련 없이 떨어져나간 남자의 체취를 맡으며 희완은 잠시 허리 밑이 후들거리는 착각에 시달려야 했다.

쉽지 않은 밤이 될 것이었다. 그럼에도 머리가 아는 것과 몸이 아는 것은 그 차이가 상당하여 벌써부터 겁에 질린 듯 기대에 부푼 듯 멋대로 희열하는 몸뚱이에 희완은 당황하고 말았다. 도무지 마음대로 안 되는 몸이었다. 철저하게 망가질 걸 알면서도 걸어가는 기분이었고, 감당 안 될 정도로 녹아버릴 걸 알면서도 걸어가는 기분이었다. 어느 쪽이 더 끔찍한 쪽인지 희완은 구분할 수 없었다. 아니, 정말 그러기나 할런지.

걸치고 있던 코트를 벗으니 단숨에 드러난 나신으로 욕실로 들어선 희완이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보았다. 비쩍 말라 골격이 두드러지던 몸으로 조금이나마 살이 붙었고 극단 복귀 이후 꾸준한 훈련으로 잔근육이 붙었으나 미세한 정도였다.

늘어뜨리고 있던 손을 뻗어 샤워볼을 당겨온다. 머리부터 적시며 흘러내리는 것을 쓸어넘기던 희완이 펼친 손바닥으로 가슴을 더듬었다. 진득하게 이 손을 빠짐없이 핥아 내리던 뜨거운 살덩이의 감촉이 여전했다. 아직도 그 입속에 든 것 같았고 아직도 그 혀에 빨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손으로 가슴을 더듬으니 발갛게 솟은 살점이 저릿하게 쓸렸다.

샤워볼을 내려 하체를 적시던 희완이 다른 손을 뒤로 돌려 볼기 사이로 미끄러뜨렸다. 물을 흘려 넣어 감춰졌던 비부를 축축하게 적시고 꽉 다물린 틈 사이로 손가락 하나를 밀어 넣어본다. 오래도록 손을 대본 적 없어 빡빡한 그곳은 손가락 하나 넣는 것도 쉽게 용납하지 않았다. 절로 한숨이 나온다. 관장을 하면 뒤가 좀 풀릴 테였지만 결코 충분치는 않을 터였다. 발기하면, 제 얼굴보다 긴 검붉은 살덩이를 떠올리던 희완이 뒤에서 손가락을 빼내며 서랍장을 뒤졌다.

새삼 큰일이라는 생각이다. 처음엔 충분히 풀어줬어도 그의 것을 끝까지 다 받았을 때는 기어이 살이 찢어져 피를 보고야 말았다. 그때와 같지는 않겠지만 일 년 몇 개월 만이다. 준비도 없이 남자에게 달려들었다는 생각에 이제와 등골이 서늘해졌다. 관장액을 주입하는 손끝이 떨렸다. 두 개를 연달아 더 깨끗이 비워 넣고 욕조에 옆으로 몸을 누인 희완이 배를 감싸듯이 몸을 구부렸다. 머리 위에서 쏟아지는 따뜻한 물이 긴장 어린 몸뚱이를 넓게 적셔왔다. 뜬 눈으로 대리석으로 마감을 한 욕조 벽을 응시하다 나른하게 눈을 감는다. 복통 비슷한 것이 아랫배를 타고 전신을 관통했다.

처음을 포함해 네댓 번 정도는 속을 비우지 않고 그를 받았던 적도 있었다. 그때는 굶는 것이 다반사여서 그의 것이 끝까지 꾸역꾸역 밀려들어와도 묻어 나오는 것이 없었으나 계속해서 배앓이를 했었다. 두통이 일 정도로 화장실을 들락거려도 나온 것은 그가 쏟아낸 정액이 장액과 뭉쳐 툭툭 떨어지는 것들뿐이었다. 그 후로는 되도록 이 과정을 건너뛰지 않게 되었다. 몸으로 배운 것 중 하나였다.

한 번으로 끝내지 않고 연속으로 한 번 더 약을 주입해 속을 깨끗하게 비워낸 희완이 그 후유증으로 손끝을 조금 떨며 욕조 턱에 걸터앉았다. 우두커니 앉아 쓰라린 속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던 끝에 손을 뻗어 샴푸를 펌프 해 젖은 머리에 덕지덕지 문질렀다. 거품을 씻겨내고 얼굴을 문지르고 몸을 닦고서는 서랍장에서 관장액과 함께 꺼내두었던 젤을 크게 한번 손에 덜어내었다.

미끌미끌한 그것으로 범벅이 된 오른손을 뒤로 당긴다. 다리를 벌리고 허리를 숙여야 겨우 드러나는 둔부 사이에 손가락 하나를 밀어 넣었다. 어려움 없이 들어가자 손가락 개수를 하나 더 늘렸다. 빡빡해도 어느 정도 풀려 있어 가능했다. 세 개까지는 무리일 것 같아 그 정도에서 꾸준히 손가락을 돌리며 안쪽을 넓혔다. 어차피 남자의 것이 가득 메우고 들어오면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겠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판단이었다.

한참 꾸물럭 거리며 속을 넓히던 희완이 손가락 두 개 정도는 푹 파묻고도 빠듯한 느낌이 덜어지고서야 넣었던 것을 빼내었다. 딸려 나오는 점막이 뚝 끊기며 드러난 손가락이 안에서 더 눅진해진 젤로 질척질척했다. 비누칠을 해서 그것을 깨끗이 닦아내고 마지막으로 몸 전체를 헹궈낸 희완이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으며 거울을 쳐다보았다.

문을 열기가 두려우면서도 어서 그의 안으로 걸어 들어가고 싶었다. 이 이중적인 욕구에 너무 많이 시달려왔다. 해답이 있기를 바라본다. 뇌관이 타고 아예 뇌 전체가 녹아버릴 것 같이 뜨거운 행위 뒤에 자신이 바라던 해답이 있기를 바라본다. 그러지 않으면 그 끝이 너무 헛헛할 것 같았다. 그러지 않으면 희완은 여전히 제 발밑이 눅눅해 푹푹 빠져들 것만 같았다. 어차피 남자의 곁은 떠나지 못할 것이었다.

수건을 내려놓고 맨몸을 드러낸 채 욕실 문을 열어젖히는 희완의 시선이 들렸다.

마주친 눈이 검게 짙다는 생각을 마치기도 전에 문 앞에 섰던 남자가 희완의 팔뚝을 붙잡고 그대로 바깥쪽으로 끌어 당겼다. 미처 몸을 세우기에 앞서 입술이 집어 삼켜졌고 뜨겁고 두꺼운 것이 안쪽으로 왈칵 밀려들어왔다. 혓뿌리가 알알하도록 잡아 당겨지는 동안 거의 질질 끌리다시피 옮겨진 희완은 발 뒷축에 걸리는 것이 침대라는 것을 깨달았다.

“허억, 헉.”

떨어져 나간 그가 입고 있던 셔츠를 벗어 던지는 것이 보였다. 오래 된 흉터가 곳곳에 엉겨붙어 있는 남자의 탄탄한 상체가 드러나는 것을 홀린 듯이 올려보던 희완의 가슴이 밀려 툭 침대에 걸터앉게 되었다. 알알한 혀끝에서 희미한 니코틴 향이 느껴진다. 기다리며 담배라도 태웠던 건가, 그제야 남자의 전신을 감싸고 있던 싸늘한 한기를 이해하는 희완이 눈앞에서 드러나는 검은 수풀 속의 살덩어리를 담아내었다. 천천히 시선을 올려 머리를 뒤로 젖히니 짙은 욕망이 한계치까지 응축된 눈이 희완을 무겁게 굽어보고 있었다.

눈가를 덮은 손바닥이 축축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들로 흥건하게 적셔지는 손바닥이 주륵 미끄러지며 잔뜩 구겨진 시트로 힘없이 떨어졌다. 한 번을 그의 손 안에서 거세게 주물러지며 갔다. 두 번째는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헤집어지며 발기한 것을 스스로 그의 단단한 허벅지에 비비며 사정했다. 이번엔,

“아, 으으읏.”

벌어진 입에서 절로 신음이 새었다. 남자의 입속에 뿌리까지 삼켜져 쭉쭉 당겨지고 삼켜지는 살덩이가 애처롭게 떨면서도 기어이 몸을 세우고 있었다. 말대로 하려는가 보다. 거기가 헐도록 빨고 좆물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빨고 밑이 절로 열릴 때까지 빨 생각인가 보다. 덜컥 겁을 집어 먹은 희완이 주룩 떨어지는 땀방울을 훔치며 눈가를 이지러뜨렸다.

그만, 이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그 때마다 더욱 집요해지고 강제적이 되어가는 남자의 반응에 입을 열수도 없었다. 힘없이 벌어진 다리가 강한 자극에 오므려지면 억지로 벌어졌고 땀이 튀도록 근육을 움찔거리면 입안에 넣고 빨던 것을 빼내 밑둥을 잡고 우악스럽게 주물럭거리며 축 늘어진 고환을 삼켰다. 절정 후의 여운을 다스릴 새도 없이 연속하여지는 자극에 아랫배가 떨리고 골반 아래쪽은 힘 줄 수도 없이 풀어져 희미하게 경련만 하였다.

다시 신호가 왔다. 잡은 것을 젖이라도 짜내듯이 꽉꽉 주무르며 귀두를 훑던 남자가 그 신호를 알아채고 입속으로 도로 삼켜낸다. 거의 자포자기 심정으로 저항하지 않고 나오려는 것을 움찔움찔 떨어가며 쏟아내자 남자의 입안으로 번져가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절로 일그러지는 얼굴을 손등으로 덮는다. 축축하고 습한 공기가 얼굴뿐만 아니라 전신을 덮쳤다. 세 번의 사정 끝에 현저히 줄어든 사출액을 완전히 남자의 입속에 쏟아내고 나서야 자유로워진 희완이 예민하게 도발 당한 살덩어리에 내려앉는 외부의 공기를 감지하고 손등을 치웠다.

흐릿한 눈으로 입으로 받았던 것을 손으로 뱉어내는 남자의 모습이 비쳐들었다. 그것을 반쯤 발기한 제 것에 골고루 문대는 것까지만 보고 희완은 눈을 감았다. 신음이 절로 샐 것만 같았다. 남자는 차근차근 순서를 밟고 있었다. 서두르지 않고 오히려 침착하기까지 한 그의 행동에 희완은 이미 나가떨어지기 직전이었는데 남자의 것은 이제 반도 세우지 않고 있었다. 저것이 완전히 커지고 사납게 성을 내면 얼마나 고통스럽고, 그 고통이 무용지물이 될 정도로 매섭게 쾌감을 캐어내는지 희완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시작도 전에 몸을 떨고 뱃속을 떨고 밑을 떠는 것이다.

침대에 누인 희완을 덮어오기 전에 남자는 콘돔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양해를 구해오는 것이었으나 희완은 그것을 통보라고 느꼈다. 거부할 의사는 없었다. 어차피 완전히 발기한 그의 것은 콘돔으로도 다 감싸지지 않았다. 거칠게 비비다보면 떨어져나가는 그것이라 몇 개를 연달아 버리고도 종반에는 맨 살로 비벼지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힘없이 널브러져 있던 다리가 더 넓게 벌어지며 남자가 붙어 앉는 게 느껴졌다. 허리 밑으로 베개가 밀어 넣어졌고 왼쪽 종아리를 잡아 희완의 어깨 옆에 누른 남자가 귀두를 밑에 비비적거리는 것도 적나라했다. 그의 말대로 알아서 스스로 벌름거리고 있다. 희완 본인이 쏟아낸 정액들과 러브젤이 덕지덕지 처발라져 번들거리는 그곳 주름이 개폐를 반복하며 마른 침을 삼킨다.

꾹. 눌러진 귀두 끝부분이 푹- 주름 밑으로 파묻혔다. 헉. 경직하는 것도 잠시, 주욱 밀고 들어오는 감촉에 희완의 몸이 빳빳해졌다. 세 번의 사정으로 노골노골해졌던 몸의 신경이 일시에 비죽비죽 서며 아우성을 치는 듯 했다. 어깨 옆에 눌려진 종아리가 팽팽해지며 기어코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했다. 벌어져 있던 오른쪽 허벅지도 파들파들 떨리는데 남자는 아랑곳 않고 다시 허리를 움직였다. 아직 반도 들어오지 않은 것이다. 주름으로 꽉 다물렸던 밑이 천천히 벌어졌다. 그의 것이 밀고 들어올 때마다 벌어지다 못해 팽팽하게 늘어나는 곳의 주름이 점점 자취를 감추었다. 결국 다급하게 손을 뻗어 남자의 골반을 미는 희완이 참았던 숨을 거칠게 몰아쉬기 시작했다. 크게 벌어진 눈알을 타고 굵은 눈물이 툭툭 떨어졌다.

“아, 아파서….”

말을 채 잇지도 못하였다. 이제 겨우 반이 들어왔다. 흐으윽. 어둠으로 검게 물든 남자의 얼굴을 올려본 희완이 입매를 일그러뜨렸다. 끝까지 밀고 들어올 작정인 것이다. 어차피 받아들여야 할 것이긴 했지만, 희완은 지금 순간에도 끝없이 갈등하고 있었다. 완전히 발기하기 직전에 안에 받아들이고 그곳이 넓혀지는 것이 경험으로도 낫겠다 생각하지만 지금은 간만의 행위에 완전히 겁을 집어 먹어 제대로 사고하기가 힘들었다.

“그냥 받는 게 낫습니다.”

그의 말을 채 납득하기도 전에 반쯤 들어찬 것이 주욱 뿌리까지 밀고 들어왔다. 하악. 크게 벌어지는 희완의 입에서 숨이 막히는 소리가 새었다. 뻣뻣하게 굳은 몸이 들썩이며 그대로 굳었다. 한 번 더 허리를 들썩여 아주 조금 남은 살덩이까지 죄다 밀어 넣은 남자가 눌러 놓았던 종아리를 놓아주며 상체를 숙였다. 그로 인해 하체가 밀착 될수록 툭 떨어진 다리가 개구리처럼 벌어지며 하얗게 질려갔다.

남자의 무게가 더해지자 허리 밑에 받쳐 주었던 베개가 볼품없이 구겨졌다. 손바닥으로 딱딱하게 경직된 뒷덜미를 감싸 문질러주는 남자의 얼굴 역시 미세하게 찌푸려져 있었다. 끊어질 것 같다. 안이 너무 빡빡해 넣는 것만으로도 그 압박감이 대단했다. 숫처녀도 아니면서, 희완의 안은 여전히 비좁고 영글져 그 수축성이 상당했다. 저 이외에는 누구도 이 안에 침범하지 못한 거라 확신을 하니 밑으로 뜨거운 것이 화득 몰려들었다. 안을 가득 메운 것을 빨아들여 녹이기라도 할 듯 다닥다닥 달라붙어 흡착하는 내벽의 점막들이 이젠 신경질적일 정도로까지 바짝 수축하며 요동을 쳐 댄다. 한번 흔들면 난리가 날 터였다.

터질 듯한 압력 속에서도 그런 욕구를 누르며 다른 손으로 희완의 머리칼을 쓸어 넘겨주고 엉망으로 일그러져 있는 관자놀이를 문질러주는 남자가 벌어진 입술을 깨물었다. 아프지 않게 잘근잘근 씹어주어 굳은 것을 풀어주고 입술을 겹친다. 히극, 히극, 붙은 입술을 통해 목구멍 깊숙이에서 헐떡거리는 소리가 직격으로 흘러들어왔다. 굳은 상태에서 벌벌 떨고 있는 혀를 잡아 부드럽게 감아 빨아주고 얼러주는 남자의 손이 등허리를 훑었다.

희완의 성감대는 빤하였다.

조금만 무안을 주어도 연하게 물이 드는 귓불, 살결만 훑어도 연분홍색 살점이 도드라지는 젖꼭지, 등골을 훑어 내리다 보면 엉덩이로 이어지는 등허리의 움푹 파인 골, 그리고 허벅지, 배꼽 아래 홀쭉한 뱃가죽. 그 외 남자가 개발한 곳도 상당 부분이었지만 귓불과 젖꼭지, 그리고 등허리 골은 본래 희완의 성감대였다. 그곳들을 입술과 손으로 부지런히 문질러주고 빨아주니 서서히 풀어져가는 경직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러는 동안에 안에서 서서히 부풀어가는 남근을 가득 품은 희완이 작게 진저리를 치며 눈가를 훑었다. 어느새 투두둑 소리도 없이 떨어지는 눈물들로 그 주변 시트가 젖어 있었다.

“뺄까.”

묻는 소리에 아득히 남자를 올려보던 희완이 울음을 삼키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움직이면 좀 더 나을 겁니다.”

하는 소리에 기겁을 하여 남자의 팔뚝을 잡아오는 희완이 잠시만 더 이대로 있자는 듯 입술을 붙여온다. 내벽이 그의 것으로 익숙해질 동안이라도. 그러나 순순히 입을 맞춰주면서도 남자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가만있을수록 있는대로 남근을 흡착하여 오는 점막들로 인해 살덩어리는 쑥쑥 커져가고 있는 중이었다. 더 하다가는 빼는 순간 한계까지 벌어진 입구가 찢어질 것이었다.

한 손으로 희완의 목덜미를 잡아 고정시키고 다른 손으로는 널브러져 있는 손을 잡아 누르고 무게로는 희완의 상체를 눌러 완벽하게 제압한 남자가 기어코 허리를 움직였다.

“!!”

점막이 와르르 딸려 나왔다. 반쯤 꺼낸 것을 도로 푹 처박으니 움찔하며 경련하는 희완이 숨이 막히는 얼굴을 하였다. 실제로도 숨이 막혀 제대로 호흡을 못하는 것을 목덜미를 깨물어 진정시키고 입술을 틀어막아 숨을 불어 넣어준다. 두어 번 더 그렇게 하니 겨우 터지는 음성이 울음이었다.

“흐윽, 윽. 아파, 아프, 그윽.”

알고 있던 것보다 더한 고통에 바들바들 떠는 몸을 단단히 틀어 안은 채로 계속해서 진퇴를 거듭하는 남자의 침과 주륵 흐르는 눈물로 희완의 얼굴이 범벅이었다. 그 이지가 흐려진 얼굴을 마주하며 남자는 뱃속 깊은 곳에서 부글거리는 욕망을 애써 억눌렀다. 아직은 아니었다. 적어도 희완이 적응할 시간은 주어야 공평할 것이었다.

“힘을 뺍시다.”

이미 힘을 줄 여력도 없는 상태였다. 안이 들쑤셔질 때마다 조여드는 내벽은 희완의 제어 밖이었고 남자 역시 그것을 잘 알고 있었으나 이대로는 무리였다. 조금만 더 속도를 높여도 겉이 너덜너덜해질 것이다. 결국 맞잡고 있던 손을 밑으로 내리는 남자가 고통으로 더 축 늘어져 있는 희완의 것을 콱 움켜잡았다. 소스라치는 희완의 밑에 반쯤 꺼냈던 것을 깊숙이 처박으며 벌어지는 입술을 삼키고 손에 쥔 것을 꽉꽉 주무른다.

쩝쩝 더욱 게걸스럽게 희완의 입속을 헤집는다. 우유를 짜내듯 더는 사출액이 나오지도 않을 희완의 성기를 주무르며 뿌리까지 넣은 것을 안에서 느리게 휘돌렸다. 자지러지는 것이 누른 몸 밑으로 적나라하게 전해져왔다. 읏, 읏. 목구멍으로 토해지는 신음이 고스란히 남자의 목구멍으로 삼켜지고 유일하게 자유로운 한쪽 손이 탁탁 남자의 팔뚝을 쳤다.

완전히 발기하는 것에 따라 희완의 내벽이 확장되며 입구 역시 느리게나마 벌어질 때까지 남자는 억지로 희완을 벌렸다. 바르르르르 경련하는 희완의 아랫배가 우는 것 같다. 하는 순간 흐느낌이 쏟아지면 희완의 것이 토정을 했다. 끈적끈적한 점액질 대신 멀건 것이 남자의 손과 희완의 음모로 투툭 떨어졌다. 그러는 동안 수축과 확장을 거듭하며 벌어질 대로 벌어진 희완의 밑으로 주룩 장액이 흘렀다.

찰나였다. 손바닥에 묻어 나오는 것을 시트에 문댄 남자가 조금씩만 빼고 넣던 것을 쑤욱 잡아 빼내었다. 갑작스런 허탈감에 눈을 크게 뜨던 희완이 그만 다시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그러다 다시 눈알이 벌어지며 식은 눈물을 툭툭 떨어뜨려야 했다. 거대하게 부푼 남자의 것이 힘없이 벌어져 있던 밑을 뚫고 한 번에 주욱 밀고 들어왔다. 직장은 완전히 점령당했고 다른 장기들이 그 기세에 밀어올려지는 기분에 희완은 기어이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아아아아아-!!”

히스테릭한 소리는 남자의 움직임에 전혀 방해요소가 되지 못했다. 바짝 붙이고 있던 상체를 세우고 희완의 허리를 당겨 하체를 바짝 붙여 자세를 잡은 남자가 다시 한 번 푹 처박은 것을 귀두까지 빼내고 연달아 뿌리까지 처박아 넣었다. 자지러지는 희완이 허리를 뒤틀며 달아나려 했으나 소용없는 짓이었다. 다시 붙잡혀 점막까지 죄다 딸려나간 뒤에 도로 처박아지기를 반복했다. 몇 번 더 그러고나니 결국 포기한 희완이 두 손으로 일그러지는 얼굴을 문대며 제발 살살만 해달라고 애원했다.

부질없는 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아픕니다, 살살해요, 찢어질 것 같아요, 장이 딸려 나올 것 같습니다, 토할 것 같아, 너무 크단 말이야, 천천히, 그렇게, 끝까지 넣지 말아요, 터질 것 같아. 더듬더듬 새어나오는 음성을, 남자는 무시했다. 머리끝까지 흥분한 것 같지 않은데도 남자는 자비가 없었다. 그 딴에는 몸에 길을 들이려는 의도였지만 희완은 너무 고통스러웠다. 그다지 빠르지 않은 속도에도 적응하기 힘들어 점막이 딸려나갈 때마다 장이 통째로 딸려나가는 듯 했고 깊이 찔러 들어올 때마다 목구멍으로 좆이 뚫고 나오는 것만 같았다.  

본인이 원해놓고 무를 수 있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무르고 싶었다. 실컷 남자를 도발해 결국 여기까지 와 놓고서는 발발 떨며 무릎이라도 꿇고 애원하고 싶었다. 그러나 희완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사고하기를 포기한 머릿속은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아직 시작도 안 했다. 흥분한 기색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 남자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였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추삽질 속도가 그러했고 느른하게 목덜미를 더듬는 손이 그러했고 묵직한 몇 마디 말이 그러했다. 희완이 적응하길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더 하려고, 여기서 더 얼마나.

흥분한 그에게 덮쳐지는 상상을 한 희완의 밑이 움찔 거리며 가득 삼킨 그의 것을 더욱 콱 물어 조였다. 흐읏. 쿵- 하고 처박혀지는 몸이 크게 울렸다.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들은 것도 같다. 흐리게 뜬 눈으로 검게 드리워진 남자의 얼굴을 올려다본 희완이 입술을 뭉개었다. 얼른 적응하지 않으면 이 상태에서 흥분한 남자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알알한 머릿속을 스친다. 많이 참아주고 있었고, 곧 그 인내에도 한계가 올 것이라는 깨달음에 화드득 몸으로 열기가 솟는다.

원하고 있다는 남자의 말이 소나기가 되어 엉망으로 벌어진 몸으로 세차게 쏟아졌다. 이제 시작이었다.

주먹도 넣을 수 있을 정도로 벌어진 것 같다. 벌름거릴 기운조차 잃어 완전히 개방된 속으로 가득 퍼부어진 정액이 숨을 쉴 때마다 툭툭 흘러내렸다. 희완의 상체를 당겨 저만치로 밀려간 베개와 이불을 잔뜩 구겨 허리 밑으로 밀어 넣은 남자가 힘없이 늘어져 있던 다리를 밀어 하반신이 완전히 드러나게 했다. 그리고 점액질들로 엉겨 있는 남근을 가볍게 훑으며 선 자세에서 무릎을 굽혀 귀두부터 다시 삽입해 들어왔다. 안에서 넘치던 정액이 남근이 넓게 밀려들어올 때마다 물이 넘치듯 구멍 밖으로 넘치며 고환 밑으로 등허리 아래로 줄줄 흘렀다.

울 힘도 없이 겨우 숨만 내쉬고 있는 희완이 잔뜩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남자는 이번이 두 번째 사정이었다. 그 역시 오랜만이라 그런지 발기 시간이 길었고 사정 시간도 길었으며 정액 또한 걸쭉하니 농도가 짙었다. 그만둬달라는 애원도 눈물도 통하지 않았고 희완은 이제 그러지도 않았다. 남자의 첫 번째 사정 이전에 미쳐서 같이 흔들어대면서도 그 고통에 익숙해지지 못해 악악 소리를 지르며 펑펑 울었다. 참아보려고 했는데 나오는 소리들을 통제할 수 없었다. 종반에는 왜 참아야 하는지, 그럴 정신도 없어 나오는 대로 허우적거리며 남자에게 매달려 하염없이 울었다.

두 번째 사정 이 전의 남자는 짐승 같았다. 흥분하면 말이 없어지는 남자의 육체는 보는 것만으로 기가 질릴 정도라 희완은 차라리 붉게 부어올라 흐린 눈이 다행이라 생각했다. 엎어져서 다리가 풀릴 때까지 뒤에서 들어오는 남자를 받았다. 무너지면 다시 세우고 도망가면 도로 당겨 처박고 종반에는 상체를 바짝 눌려진 채 엉덩이만 쑥 쳐 든 자세로 퍽퍽 치고 들어오는 남자에게 아프다며 울먹였다. 철퍽철퍽 치고 들어올 때마다 부딪치는 엉덩이는 이미 더 달아오를 수 없을 지경으로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덜렁거리는 고환 역시 그의 단단한 허벅지에 찰싹찰싹 부딪쳐 터질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속도만 더 높일 뿐 어떤 배려를 해주지 않았다. 뒤에서부터 무섭게 치고 들어오는 그 때문에 무너져 결국에는 베개에 하복부만 받친 채로 활짝 벌어져 두 번째 정액을 받았다.

온 몸이 화끈화끈했다. 울컥울컥 쏟아내는 그의 것을 안에 품은 채로 똑바로 뒤집혀져 현재 이 지경이 되었다. 발목을 잡힌 양 다리가 침대 헤드에 붙여졌다. 위에서 망치를 내리 꽂듯이 쿵쿵 박아오는 그 때문에 줄줄 눈물을 흘리며 희완은 새된 소리만 흘려내었다. 미칠 것 같았다. 그는 그냥 박는 것이 아니라 희완의 전립선을 정확히 가격하며 때리고 있었다. 정액이 나오는 건 네 번째까지였다. 이미 수도 없이 발기 당한 희완의 것은 붉게 불거지기만 할뿐 겨우 빼내는 것도 말간 점액질이 전부였다. 그래서인지 방광이 터질 것 같았다. 정말 오줌이 마려운 건 아닌데 정액을 더 쏟아내지 못하니 그 자극이 방광 쪽으로 가는 것 같았다.

윽, 윽, 참으며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남자를 받던 희완이 결국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남자의 발목 부근을 더듬었다. 더듬더듬 오줌이 마렵다는 소리에 푸덕 소리가 나도록 남근을 박아 넣은 남자가 오른쪽 발목을 잡았던 손으로 희완의 성기를 가볍게 훑었다. 그런 자극만으로도 애처롭게 선 그것은 크게 반응을 했다. 움찔하는 희완의 내벽이 조여들며 남자의 것을 성기게나마 압박해왔다. 활짝 폈던 발가락을 오므리며 허벅지를 파드득 떠는 희완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남자를 올려보았다. 실제 나올 것 같지는 않았지만 혹여 여기서 실례라도 하게 되면,

암담한 마음을 읽은 건지 삽입한 그대로 희완을 일으켜 안은 남자가 그대로 침대를 내려가 몸을 세웠다. 떨어지지 안기 위해 남자의 목에 두 팔을 감자 접합 된 부분이 기묘하게 틀어지며 희완의 양 다리가 억지로 허리에 감겨졌다. 헉헉 거리는 숨소리가 남자의 목덜미로 잔뜩 쏟아졌다. 균형을 잡은 그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쿡쿡 쑤셔지는 곳이 얄궂게도 전립선이라 희완은 무릎을 좁히며 어서 화장실에 닿기를 간절히 바랐다.

“흐윽, 흐윽, 흑.”

화장실 벽에 손을 짚은 희완이 무릎을 꺾었다. 그러나 넘어지기는커녕 남자의 하반신과 더욱 바짝 밀착 되며 삽입된 것이 더욱 깊숙이 박혀 들었다. 금방이라도 오줌이 나올 것 같았던 성기는 붉게 선 채로 변기 위에서 덜렁거리기만 했다. 허리를 단단히 붙들어 희완을 지탱한 남자는 작정이라도 한듯 뒤에서부터 전립선만 퍽퍽 치고 들어오는데 발기만 한 그것은 정액도 오줌도 좀처럼 쏟아내질 못하고 속절없이 흔들리기만 했다. 힘이 빠져 창백해진 손으로 아무리 주무르고 훑어보아도 소용이 없었다. 무언가가 콱 막혀 사출을 방해하고 있는 것만 같아 속이 답답하고 근질근질했다.

“안 나, 안 나옵니다….”

가까스로 뱉은 말에 입술을 귓가에 바짝 붙인 남자가,

“내 걸 그렇게 들이마시고서도,”

귓바퀴를 쓸어 당기며,

“부족합니까.”

퍽- 귀두까지 잡아당긴 것을 단숨에 올려붙인다. 파득 경련을 하는 희완의 상체가 앞으로 꺾였다. 벽을 짚고 있던 두 손이 주륵 미끄러져 변기통 위로 떨어졌고 그 위에 얼굴을 박는 희완의 성기에서 툭, 툭, 물방울이 떨어졌다. 남자가 안쪽을 찔러 들어올 때마다 그 충격에 반응하기라도 하듯 요도구멍에서 정액 대신 툭툭 떨어지는 것은 말간 소변이었다.

“흐으으으윽.”

거의 흐느끼듯이 울며 희완은 뒤로는 남자를 받으면서 말간 것을 쪼르륵 흘려내야 했다. 그것도 안이 쑤셔질 때마다 자극 당해서 몇 번을 끊어가며 간신히 떨어뜨리는데 오금이 저려왔다. 경기라도 일으키듯 바들바들 떨는 희완의 뱃속에 또 한 번 깊숙이 처박은 남자가 삽입한 그대로 다시 희완을 돌려 세웠다. 변기 뚜껑을 닫고 그 위에 희완을 앉히고 물을 내린다. 반쯤 빠져나갔던 것이 완전히 빠져나가고 뻥 뚫린 구멍이 그 속을 헤프게 보이고 있었다.  

쿠르릉 휩쓸려가는 물소리를 들으며 희완은 손바닥으로 제 얼굴을 덮고 한참 울음을 삼켰다. 수치스럽고 무안하고 창피하고 서러웠다. 양 다리가 치켜 올려져 손자국과 마찰자국으로 발갛게 물든 엉덩이를 훤히 드러낸 채 변기에 앉아 울고 있는 것도 망신스러웠다. 그걸 보고 있던 남자가 몸을 낮추며 밀어올리고 있던 다리를 놓아주었다. 힘없이 떨어지는 다리가 변기 양쪽으로 늘어졌고 그 사이에 들어앉은 남자가 축 풀이 죽어 있는 희완의 것을 한 손에 잡았다. 그리고 단번에 입속으로 삼켜 넣는데, 놀란 희완이 주춤 엉덩이를 빼며 그의 어깨를 붙잡았으나 꼼짝도 할 수 없었다. 크게 뜨인 눈이 도로 일그러지며 하도 빨리고 씹히고 깨물려져 붉게 너덜너덜해진 입술이 바들바들 떨렸다.

“하, 하지 마… 하지 마세…, 윽. 더러, 더러운,”

끝까지 말을 잇지 못하는 희완이 변기통에 등을 기대며 손등으로 눈가를 눌렀다. 남자는 좆을 세우려고 빠는 것이 아니라 깨끗이 닦아주려는 게 목적인 듯 입에 넣었다 빼며 빤 것을 침과 함께 목구멍으로 삼키는 것이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더러운데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몇 번을 반복해 축 늘어진 것을 입으로 달래주었다. 오히려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건 희완이었다.

“울지 맙시다.”

별 거 아니라는 듯, 이런 걸로 울 필요 없다는 듯, 무뚝뚝하게 말을 던진 남자가 그대로 희완을 올려 어깨 뒤로 넘겨 안았다.

사정 직전에 희완이 우는 바람에 방해를 받은 남자의 것은 여전히 무섭게 서 있었으나 이제 조금 욕구가 해소된 듯한 남자는 더 희완을 채근하지 않고 얌전히 침대 위에 올려놓았다. 희완이 진정할 때까지 무릎 위에 올려놓고 달래어주는데 양 다리를 벌려 안은 통에 한껏 벌어진 구멍에서 잔뜩 쏟아놓은 정액들이 물처럼 뚝뚝 떨어졌다. 그것이 더 잘 흘러나오도록 등을 쓸어주던 손을 밑으로 내려 양쪽 볼기를 잡고 옆으로 벌리니 후두두둑 뭉쳐서 고여 있던 것들이 한 번에 쏟아졌다. 이윽고 주륵 흐르는 것은 끊임이 없었다.

배앓이를 할 것은 자명한 일이었으나 남자는 이 정도로 끝낼 생각이 없었다. 몸을 던진 건 희완이고 어중간하게 끝을 낼 생각이었으면 애초 그를 받아들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울어도 관둘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으며 밤은 길었고 쌓아왔던 욕구는 급한 불만 껐을 뿐 반도 풀지 못했다.

드러낸 욕망이 희미하게 두드러지는 얼굴로 미처 사정을 못해 꼿꼿하게 서서 아랫배에 찰싹 들러붙은 좆을 어떻게 처리할까 하는데 한결 숨을 가라앉힌 희완이 스스로 허벅지에서 내려왔다. 풀리는 다리를 겨우 움직여 종아리와 허벅지가 바짝 밀착되도록 무릎을 꿇고 앉은 희완의 다리가 크게 벌어져 있었다. 그러지 않고서는 몸의 균형을 잡기가 힘들어서였다.

붉게 충혈 되고 축축하게 젖은 눈으로 발기해 있는 남자의 것을 내려다보던 희완이 울 것 같은 얼굴로 눈가를 문지르다 천천히 허리를 숙였다. 상체가 허벅지와 바짝 밀착되며 훤히 드러난 등덜미 너머로 하얗게 질려있는 발바닥이 시트에 파묻혀 있었다. 점액질과 희완의 내벽에서 쏟아진 액들이 엉겨붙어 있는 남자의 것을 입에 삼킨 희완이 한번 가볍게 그것들을 훑어내었다. 남자가 손바닥을 내밀기에 거기에 훑은 것을 뱉어내고 다시 남자의 것을 입에 삼켰다.

완전히 발기한 것은 입에 다 넣지도 못하는 것이었다. 뿌리까지 넣으려면 목젖을 밀어 젖히고 목구멍까지 밀어 넣어야하는데 아직은 그 정도로 입이 풀리지 않았다. 두 손으로 해야 다 잡히는 남자의 밑둥을 잡고 귀두만 넣어 입을 오므리는 희완으 볼이 홀쭉해졌다. 그 부분만 입에 물고 규칙적으로 넣다 빼는 희완의 고갯짓에 점차 속도가 붙었다. 두 손으로 기둥을 꽉꽉 주무르고 입으로는 귀두와 윗부분만 쪽쪽 빨며 자극을 하던 희완의 눈이 크게 뜨였다.

남자가 팔을 뻗어 벌어진 가랑이 사이로 손을 쑤셔 넣었다. 느슨하게 열린 구멍에서 아직도 줄줄 흐르는 점액질을 긁어내듯 쑤셔 넣은 손가락이 안을 후벼 팠다. 그러는 바람에 숙여진 남자의 상체가 희완의 뒤통수를 눌러 윗부분만 겨우 물고 있던 좆이 반 이상 입안으로 파고 들어왔다. 구역질이 나왔으나 뱉어내진 못했다.

“으윽, 욱, 욱.”

겨우 진정이 된 건 남자가 뻗었던 손을 거두며 상체를 들었을 때였다. 목젖을 건드렸던 귀두가 입밖으로 빠져나오자 걸쭉한 침이 질질 흘렀다. 쿨럭, 쿨럭, 기침을 하는 희완의 어깨를 들썩였다. 눈물을 훔치며 남자의 것을 꾹꾹 문지르고 다시 입에 담는다. 이번엔 입을 더 크게 벌려 남근을 반 이상 삼켜 넣었다. 혀를 길게 빼어 물어 혈관이 도드라지는 기둥을 감싸 안고 목젖을 최대한 진정시키며 깊숙이 안으로 넣었다. 위에서 거친 숨소리가 쏟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좀 더 넣읍시다.”

분명 희완은 이것을 뿌리까지 삼킨 적이 많았었다. 그런데 오랜만이라 잘 되지 않았다. 길고 두꺼워서 입술 끝은 벌써 찢어질 것처럼 벌어졌고 목구멍은 한계였다. 이러다간 이로 살갗을 긁을 것 같아 삼킨 것을 도로 토해내는 희완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쿨럭, 쿨럭.”

“좆도 다 못 먹으면서 덤빈 겁니까.”

핀잔은 아니었지만 희완은 그렇게 느꼈다. 침 범벅인 얼굴을 손으로 닦으며 붉어진 입술을 벌려보는 희완이 다시 그의 것을 잡았다. 그리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이번엔 그의 것을 끝까지 거의 삼켰다. 목젖을 건드리던 것이 빡빡하게 휘어지며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대로 잠시 숨을 멈추고 좀 더 고개를 숙이자 검은 수풀이 코끝에 닿았다. 가쁘게 숨을 내쉴 때마다 코로 뱉어지는 뜨거운 숨이 그의 억세면서도 부드러운 음모에 닿아 축축하게 적셨다.

마른침을 삼킬 틈도 없이 꽉 들어찬 것을 반쯤 빼내고 다시 깊숙이 밀어 넣는다. 천천히 몇 번을 그렇게 반복하니 이제 입과 목구멍이 풀어진 것 같았다. 그 쯤 해서 서서히 속도를 높이던 희완이 단번에 푹 처박았던 것을 구토라도 하듯 쑥 빼며 남자의 허벅지 옆으로 멀건 것을 쏟아내었다.

“허억, 허억.”

나오는 것은 멀건 위액뿐이었다. 어쩌면 남자가 제 속에 잔뜩 쏟아낸 정액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희완이 팔뚝을 붙잡혀 다시 허벅지 위로 앉혀졌다.

“아직 멀었습니다.”

쯧, 혀를 차는 남자가 손바닥으로 양 볼기를 우악스럽게 주물럭거리며 그새 조금 닫혀 진 구멍을 넓게 벌렸다. 느른하게 떨어지는 것이 남자의 정강이를 적셨다. 그런 건 어차피 상관없는 일이다. 괴롭게 일그러져 있는 희완의 붉은 얼굴을 혀로 훑어주는 남자가 나직이 속삭였다.

“위로 먹는 건 나중에 하고 일단은 밑으로 먹읍시다.”

타이르는 듯한 그 음성에 한참 풀어져 있던 밑이 그새 움찔하며 벌름거리기 시작했다. 나중이라니, 역시 이대로 끝낼,

“하악!!”

예고도 없이 남자는 밑으로 남근을 주욱 밀어 넣었다. 하득, 몸을 떠는 희완의 허리를 눌러 더욱 깊숙이, 한 치의 틈도 없이 쑤셔 넣고는 들썩이지 못하도록 등을 꽉 끌어안았다.

“가르친 걸 벌써 다 잊었다니, 애석합니다.”

두 번의 사정으로 남자는 한결 여유를 찾은 듯했다. 그러나 희완은 더욱 더 엉망이었다.

“본래도 뛰어난 학생은 아니었으나,”

쿵, 돌덩이가 들어찬 것 같아. 괴롭게 바르작거리는 희완이 등을 오그리며 무릎을 모았으나 소용이 없었다. 이미 남자의 뜻대로 활짝 벌어진 몸이었다.

“그래도 꽤 공을 들였는데,”

말을 멈춘 남자가 침대 헤드에 등을 기대며 희완의 허리를 쓸었다. 얇고 미끈한 양허리를 붙잡고 억지로 앞뒤로 흔들게 한다. 흐득, 흐득, 숨이 넘어갈 것 같은 소리를 내면서도 몸을 앞뒤로 흔드는 희완이 균형을 잡기 위해 두 손으로 남자의 배를 짚었다.

“다시 하나하나 가르치려면 여러 날을 새도 부족하겠습니다.”

하지 않겠다는 소리는 않는 남자가 잘했다며 엉덩이를 토닥이고는 이번에 그 손으로 젖꼭지를 문질렀다.

“여길 문질러주면 혼자서도 좆을 세우곤 했습니다.”

이미 딱딱하게 선 유두가 손바닥 밑에서 뭉개지며 둥글려졌다. 희완이 앞뒤로 흔들던 것을 한 바퀴 돌린다. 저도 모르게 한 것이리라. 입술 끝을 올리는 남자가 젖꼭지를 잡아 꽉 비틀었다. 후드드득 벌어진 가랑이가 경련하는 것이 한눈에 든다.

“오늘은 좆이 서지 않아 아쉽습니다만,”

하도 시달려져 이제 제대로 된 반응을 보이지도 못하는 희완의 성기를 흘긋 내려다본 남자가 등을 세워 그대로 희완을 둘러 안고 목덜미에 이를 박아 넣는다. 아프지 않을 정도로만 살을 씹으며 제 것을 꽉 물고 있는 구멍 주변을 손가락으로 문지른다.

“내 좆으로 대신하겠습니다.”

쿵- 다시 들쑤셔지는 희완의 몸이 들썩했다.

잠시 시들했던 내벽이 움틀움틀 반응하며 남자의 것을 조이기 시작했다. 한번 억지로 들려졌다 내려진 희완이 쿵쿵쿵쿵 엉덩이를 위아래로 들었다 놓을 때마다 찌걱찌걱 안에서 도로 눅눅해지는 젤 따위가 비벼지는 소리에 몸서리를 쳤다. 헉, 헉, 헉, 헉. 희완이 내뱉는 숨소리가 남자의 귓가로 어지럽게 흩뿌려졌다. 찰박찰박, 엉덩이와 허벅지가 부딪치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려왔지만 만족할 정도는 아니다. 결국 실신 직전인 희완의 감질 맛 나는 움직임을 보다 못한 남자가 그대로 희완을 밀어 눕히고 퍽- 허리를 때려 박았다.

“아악.”

너무 깊었다.

그러나 남자는 거침이 없었다. 허벅지를 활짝 벌린 희완과 하반신을 완벽하게 밀착시키고 거칠게 남근을 박아 넣는 남자의 뜨거운 숨이 희완의 귓가로 뭉텅뭉텅 쏟아졌다. 입술을 겹친다. 혀를 잡아 뽑듯이 당기며 우악스럽게 헤집는 동안에 숨이 턱턱 막혀 발개지는 희완의 아래가 조여들었다. 쑥 뽑았던 것을 다시 처넣는다. 진저리 치는 몸을 번들거리는 입술로 훑으며 잘근잘근 씹어 자국을 남긴다. 소리를 지를 기운도 없어 눈물만 줄줄 흘리고 벌어지는 입으로 끅끅 대는 소리만 간헐적으로 흘리는 희완이 가슴을 크게 들썩이며 안 그래도 엉망인 얼굴을 더욱 일그러뜨렸다.

목구멍까지 튀어나올 기세로 깊숙이 처박힌 좆에서 울컥울컥 정액이 쏟아지는 것이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틈 없이 꽉 아물린 접합 부위를 비집고 좆물이 비죽비죽 솟아나왔다. 힘없이 깜박여지는 눈을 축축한 혀가 핥아온다. 붉게 부어오른 눈두덩을 핥고, 눈물자국이 남은 발간 볼을 핥고, 호되게 씹혀 잇자국이 남은 귓불을 핥고, 군데군데 찢어진 입술을 핥으며 후희를 즐기는 듯 하던 남자의 것이 안에서 다시 커지는 것을 느끼며 희완은 흐느낌 비슷한 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힘든데, 헐떡거릴 힘도 없는데, 남자는 이제 고작 전희만 마친 것처럼 굴었다. 실제로도 그러했고 남자는 깊숙이 눌러두었던 욕망과 정염을 한 톨 남기지 않고 풀어내기 전엔, 희완을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등허리를 감싸 안고 저를 안아드는 남자의 어깨에 얼굴을 묻는 희완의 관자놀이를 타고 굵은 눈물이 툭툭 떨어졌다. 그래도 싫다는 생각이 없어서, 아프고 힘들지언정 마음이 괴롭고 고통스럽다는 생각은 없어서, 무엇보다 거침없이 비벼지는 몸뚱이의 체온과 머리가 타버릴 정도로 끝간데없는 쾌락의 감각을 떨쳐내고 싶지 않아서 희완은 남자를 밀어내지 않았다. 머리가 이상해진 건지 한편으로는 희완도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었다. 더, 더, 그를 받아야 했고, 그래야 했고, 그러고 싶었다.

그의 말대로 여러 날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받아들일 마음이었다.

희완이 학정의 전화를 받은 건 남자의 것을 삽입한 채로 깜빡 잠이 들었을 때였다. 멀리서 들려오는 벨소리에 습관적으로 몸을 일으키다 허리가 세워지지 않아 엎어져서 부비작거리는 것을 남자가 끌어와 도로 밑을 처박았다.

“하그윽,”

남자의 것은 여전히 커다랗고 뜨겁고 단단했다.

“어딜 가는 겁니까.”

낮게 가라앉아 음산한 목소리가 귓구멍을 뚫고 흐물흐물 녹아내린 뇌를 직격하였다.

“저, 전화.”

말없이 희완을 끌어안고 있던 남자의 것이 밑에서 스륵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절로 다리를 오므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고 파들파들 허벅지만 떨어대는 희완이 몸을 옆으로 누인 채로 힘없이 눈을 감았다. 멀리 전화벨이 끊기고 남자가 몇 마디 하는 것이 들려왔다.

머릿속이 뜨겁다. 괴로울 줄 알았는데 심경의 복잡함은커녕 몸 하나 가누는 것도 고되었다. 그러고 보니, 전화…. 남자의 사무실에 다 두고 왔는데, 어떻게.

등 뒤로 남자의 기척이 느껴지기가 무섭게 공기에 노출되어 차갑게 식은 상체가 등에 바짝 밀착 되고 아래가 다시 열리며 남자의 것이 삽입되었다. 동시에 희완의 왼쪽 귀로 차가운 금속 기기가 눌려졌다. 핸드폰이었다.

-희완이냐.

“…….”

-여보세요.

윽. 뒤늦게 학정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소스라치는 희완이 터져 나오려는 소리를 손으로 틀어막으며 눈매를 이지러뜨렸다. 남자가 퍽 들이민 것을 안에서 휘젓고 있었다. 계속해져 벌어져 있어 넣을 수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느슨해진 입구와 내벽은 그가 하는 대로 이리저리 휩쓸리고 있었다.

-여보세요, 희완아.

“혀, ……형.”

정신이 없을 때마다 저도 모르게 나오는 형 소리에 이번엔 저쪽에서 말이 없다.

그러다 한참 후에 터지는 욕지기를 희완은 잘못 들었나 했다.

-너 무슨 일 있냐?

“……아, 아닙,”

입을 다문 희완이 핸드폰을 저만치로 치켜 올렸다. 욱. 또 한 번 쿵 들이치는 감각에 내장이 통째로 뒤흔들리는 듯 했다. 그대로 몸이 뒤집어졌고 남자의 육중한 몸이 등 뒤로 올라탔다. 그대로 추삽질이었다. 도무지 통화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핸드폰 전원 버튼을 누르고 핸드폰을 쥔 채로 탁, 매트리스를 때리는 희완이 엎어진 자세에서 허벅지를 좀 더 벌렸다. 하반신 아래로는 감각이 없는 것 같은데도 남자가 들이치면 또 달랐다. 바들바들 떠는 내벽이, 점막이, 걸신들린 듯이 남자의 것으로 들러붙으며 정신없이 핥아대는 것이다.

다시 핸드폰이 울렸다. 희완은 받지 않고 그것을 저만치로 밀어 놓았다. 길게 울리던 것이 끊기고 한 번 더 울린다. 그걸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쿵쿵, 뒤에서부터 사정없이 박혀오는 것에 집중하고 있던 희완이 기겁을 한 건 남자가 핸드폰을 집어 들었을 때였다. 귓가로 다시 학정의 다급해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희완아!

이번에도 그냥 끊어서는 안 될 것 같아 가까스로 입을 여는 희완이 우는 얼굴을 하였다.

남자가 또 다시 전립선을 찍어 온다. 자지러지며 발끝까지 신경이 곤두서는데 제대로 말을 할 수 있을 리 없다.

-연희완, 무슨 일이야!

“……혀, 형.”

-젠장할! 그 새끼 바꿔!

이건 또 무슨 말인가 하다, 아까 남자가 짧게 몇 마디 나누던 걸 기억해내곤 눈썹을 이지러뜨린다. 왜- 그러나 생각의 끝은 길지 않았다. 푸욱- 찔러 들어온 것에 쥐라도 난 듯 붉은 엉덩이를 경직시키는 희완이 눈가를 시트에 문대었다. 그리고 남자가 잠시 여유를 준 틈을 타 서둘러 입을 열었다.

“나, 괜찮아. 지금 뭐,”

-괜찮은 놈이 이틀이나 연락이 없어!

“……그게,”

헉. 숨을 들이키는 희완의 발가락이 활짝 펼쳐졌다가 확 오그라들었다.

전립선을 지나쳐 직장 끝까지 처박힌 그것이 또 정액을 울컥울컥 쏟아냈다. 이대로라면 입으로도 그의 정액이 나올 정도로 너무 많이 쏟아졌다. 그보다, 이틀? 이틀……. 모르겠다. 그 정도로 시간이 지난 것 같진 않은데.

-왜 또 말이 없어! 연희완 너 지금 어디야!

“……내가, 다시, 다시 전화할-”

끊어.

힘겹게 말을 잇던 희완이 바로 귓가에 떨어지는 음성에 그만 핸드폰을 떨어뜨렸다. 전화가 끊겼는지 확인할 새도 없이 몸이 뒤집혀져 똑바로 누여졌다. 안에서 쑥 잡아 뺀 그의 것은 희득한 점액질이 잔뜩 엉겨 붙어 있었다. 뚝. 뭉쳐 있던 게 희완의 배꼽 위로 떨어졌다. 희완을 다리 사이에 두고 위로 올라온 남자가 바로 머리맡에서 희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손으로 밑을 벌려 봅시다.”

하는 소리에 멍하니 그를 올려보는 희완의 입가로 뚝, 남자의 성기에 뭉쳐 있던 게 또 떨어졌다.

입가를 핥으며 그가 시키는 대로 널브러져 있던 손을 밑으로 뻗어 양쪽으로 벌리니 그가 쏟아낸 것이 왈칵 게워졌다. 아무 저항 없이 벌어진 그것은 다시 다물어질까 의심이 들 정도로 느슨했고, 아무것도 담고 있지 않아도 무언가가 꽉 들어차 있는 것 같은 이물감으로 빠듯하기만 했다.

“충분히 벌어진 것 같습니까.”

묻는 말에 희완이 느리게 눈을 깜박였다.

“그럼 이 입은 얼마나 벌어졌는지 봅시다.”

“…….”

“벌립시다.”

이틀 동안 제대로 쉬지도 먹지도 자지도 못한데다 쉼 없이 물어뜯기고 빨려져 퉁퉁 붓다 못해 터지고 찢어진 입술을 툭툭 건드리는 그의 것은 부피가 줄어 있었으나 곧 다시 늘어날 것이었다. 입술이 따가웠는데 순순히 입을 벌려 부드럽게 문대지는 그의 것을 혀까지 내밀어 받으며 입안으로 삼켰다. 이틀 전엔 반도 제대로 못 삼켰던 것이 이젠 뿌리에 가깝게 삼켜지고 있었다. 그것을 만족스럽게 내려다보는 남자가 한계까지 벌어진 입가로 흐르는 침과, 음모와 고환에 엉겨 있다 입 주변으로 툭툭 떨어지는 것을 훑어주며 말했다.

“맛있습니까.”

다시 조용히 눈을 깜박인다.

“나도 맛이 좋았습니다.”

깜빡 졸기 전에도 남자는 희완의 것을 빨아주어 또 사정을 시켰었다. 이제는 그것을 밑에 문지를 필요가 없어 한 방울도 남김없이 목구멍으로 삼키고 키스를 해왔었다. 그간의 노곤함이 한순간에 녹아들 정도로 부드러운 키스였다. 정신없이 추삽질을 하는 중에 잠깐 잠이 들고 깨어보면 남자의 허벅지 위에 앉혀져 남자의 것을 품은 채로 물려주는 빵 조각 따위와 우유 등을 오래도록 씹어 삼키고 다시 눕혀져 한참 밑을 처박혀졌다. 의식이 희미한 와중에 남자가 누군가와 나누는 대화를 들었던 것도 같고, 누가 드나들었던 것도 같은데 기억이 또렷하지 않았다.

“여기서 쌀까, 밑에서 쌀까.”

하는 소리에 희완은 잠시 망설이다 더 크게 입을 벌렸다. 아까도 한차례 남자가 속을 비워줬었는데 뱃속이 아릿해져오고 있었다. 밑보다는 이쪽이 더 나을 듯싶어 남자의 고환을 한손으로 감싸 쥐고 입술을 오므리며 목구멍까지 밀어 넣었던 것을 쭉쭉 빨았다.

츄릅, 츄릅, 끅끅, 푹푹, 거리는 소리가 연달아 새어졌지만 희완은 관자놀이를 타고 흐르는 눈물은 아랑곳도 않고 그의 것을 빠는데 열중했다.

“절경입니다.”

푹 젖은 머리칼을 쓸어 넘겨주며 눈가를 문지르는 남자가 약하게 허리짓을 하며 작게 속삭여왔다.

“아귀 같지 않습니까.”

싸도 싸도 끝이 없고 먹어도 먹어도 배부를 줄 모르니, 어느 쪽이 아귀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내 좆을 먹는 네가 예쁘고, 듬뿍 싸주어도 모자라다고 졸라대는 네 구멍은 사랑스럽고, 혀를 댈 때마다 움찔움찔하면서도 야금야금 흘려주는 네 좆물은 산해진미가 따로 없습니다.”

연희완은 어떻습니까.

하는 소리에 한참 열심히 빨고 자극하고 목구멍 깊은 곳까지 내어주던 희완이 울컥울컥 쏟아지는 것을 꼴깍꼴깍 삼키며 멍하니 그를 올려보았다. 그리고 저를 가득 덮어오며 어깨를 안아오는 손길에 몸을 맡기며 느슨하게 벌어진 입술을 달싹였다.

조, 좋습니다. 힘들어도, 좋습니다. 안에 꽉 찼던 것이 빠져나가면 허전하고, 가슴이 아립니다. 뽀뽀해줄 때 좋고, 입 맞춰줄 때 좋고, 그, 내, 조, 좆을 빨아주면 정신이 나갈 정도로 좋고, 벌어진 밑을 빨아줄 때도 좋습니다. 떨어지는 건 싫습니다. 잠시라도 내게서 떨어져나가면, 그건, 그건 싫습니다.

그의 품에서 몇 번째 흘려내는 것인지도 모를 말들을 읊조리며 희완은 울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좋은 것들이 많은데, 왜 괴로움은 뱃속 깊숙한 곳을 차지하고 빠져나가질 않는지.

너무, 너무, 좋습니다. 계속, 나를,

“쑤셔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러니 정신 단단히 붙들어 매고 열심히 벌립시다.

먼저 상대를 끌어안은 것은 희완이었다. 남자는 그런 희완을 다 받아주며 침대 한 구석에서 뒤늦게야 불이 켜졌다 도로 꺼지는 핸드폰에서 시선을 거뒀다. 어느 정도 체력이 회복되길 기다리는 중에 손을 뻗어 물을 먹이고 당도가 높은 과일 몇 개를 넣어주고 씹게 하며 쉼 없이 입을 맞추어주었다.

결국 희완이 승도의 품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건 이틀이 지나고도 삼일 후였다.

그 동안 승도가 무방비 상태였던 희완의 몸에 남긴 흔적은 대단한 것이어서 3일은 몸살을 앓았고 보름은 촬영장에 나가지 못했다. 그리고 한 달은 내내 밑에 무언갈 담고 있는 것 같은 이물감으로 저도 모르게 몸서리치기를 반복해야 했다.

* * *

이거 쓰느라고 토요일 밤을 하얗게 불사르는 동안 짐느님은 드디어 고자공을 탈출하셨군요. 두 번 굶겼다간 제가 죽겠습니다. 완결 전에 (짐)승도 님은 한 번 더 출격하십니다. 누구 씨는 정말 죽을지도 몰라요.  

읽어주시는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 죄송합니다. 하준우가 아니라 성의준이에요.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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