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별빛달빛-59화 (59/123)

일정은 바로 잡혔다. 둘 다 뮤지컬 경험이 있었지만 우진은 무대에 선 지 오래되었고 희완은 앙상블 몇 번이 경험의 전부였고 또 레슨 경험도 많지 않았다. 제작사의 지휘 아래 두 달간의 촉박한 일정을 나눠 레슨과 연습 일정이 잡혔고 배우들과의 미팅이 각각 잡혔다. 2인 극이니만큼 무엇보다 배우들끼리의 합이 중요했다. 첫 미팅에서 안면을 튼 배우들은 그 면면이 화려했다.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있었고 화제의 뮤지컬 캐스팅에 항상 1순위로 들어가는 배우가 있었고 뮤지컬계의 아이돌이랄 수 있을 만큼 고정 지지층이 많은 배우도 있었다. 그 궤에 희완은 알려지지 않은 중고신인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했고 우진 역시 제3의 도약을 꿈꾸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었다.

첫 미팅 후 바로 시작된 기자 인터뷰에서 제일 끝번으로 순서가 밀린 우진과 희완이 대기실 의자에 앉아 한담을 나누고 있었다. 최근 장미호가 보낸 과일들이 끊임없이 밀려들어 와 이젠 놓을 자리도 없어 누가 오는 족족 나눠 주고 있다는 이야기와 소줏집 주인의 첫째 아이 순산, 그리고 최근 개성파 배우로 영화판 샛별로 떠오른 명우의 이야기도 있었다. 아직 한번 맞추지도 않은 극에 대한 이야기는 일부러 배제한 채 꽤 공을 들인 소품과 넉 달 동안 함께 극을 이끌고 가야 할 다른 배우들, 지극히 열정적인 것에 반해 침착한 성정의 연출에 대한 이야기가 줄줄이 나왔다. 평소 말이 없다가도 한번 물꼬가 터지면 날을 새우고서라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둘이 붙으니 끝이 없었다. 화제를 순식간에 바꿔 가며 여러 주제로 한번 끊임도 없이 내내 이야기를 나누던 그들을 멈추게 한 건 바로 잡지사 기자였다. 모든 배우들의 인터뷰가 끝나고 둘의 차례가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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