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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하는 회귀자를 사랑하는 법(외전)-9화 (183/193)

#외전 09

사영은 이제 한 걸음을 뗀 사람이다. 무리하게 달리라고 하고 싶진 않았다. 유준이 이미 한참이나 기다려 주었다거나 하는 상황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간 사영의 연인으로서 유준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에 지나지 않았으니 말이다.

“…….”

사영은 잠시 입을 다물고 유준을 바라보았다. 그의 성기가 부풀고 있다는 건 굳이 내려다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유준의 페로몬은 아까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강해져서 이제 커피 향은 맡아지지도 않을 정도였다.

사영은 제 뒤가 서서히 젖어 가는 걸 느꼈다. 그리고 그건, 단순히 알파의 성적인 페로몬을 맡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윤사영…?”

유준이 떨리는 눈동자로 사영을 보며 입을 열었다. 지금껏 그저 온화하게 자신을 진정시킬 뿐이던 사영의 페로몬 색이 순간 완전히 달라졌다.

그건 아주 명백히 성적인 의도를 가진 향이었다. 안 그래도 통제가 안 되는 성욕에 미칠 지경이었는데 사영의 향까지 자극을 하니 머리가 울리며 순간적으로 정신이 아득해졌다.

유준은 필사적으로 제 입술을 깨물었다. 고통으로 이성을 잃는 걸 겨우 막은 유준이 사영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

“뭐 하는 겁니까?”

방어적인 목소리였다. 그러나 사영은 아랑곳하지 않고 유준에게 다가갔다. 유준의 페로몬이 사영의 몸에 애무하듯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온몸이 녹아내렸던 지난밤의 감각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사영은 갈증을 느꼈다.

원한다면 그 누구라도 제 앞에 눕히고 다리를 벌리게 만들 수 있는 남자가 자신과의 하룻밤에 이렇게까지 무너졌다. 스스로 어쩔 수 없는 지독한 신열을 앓듯이 말이다.

한데 그러면서도. 풀어 주지 않으면 고통스러울 게 뻔한 정욕을 느끼면서도 유준은 오로지 사영을 위해 물러서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미 사영이 두려움을 떨쳐 냈는데도 참는 이유는 한 가지일 것이다. 사영이 무리할까 봐 염려하는 게 분명했다.

그런 남자를 눈앞에 두고, 사영이라고 어찌 참을 수 있을까.

어느새 유준의 코앞까지 다가선 사영은 손을 뻗어 이미 뚜렷한 양감을 보이기 시작한 유준의 바지 위를 문질렀다.

“…지금 뭐 하는 건데.”

유준이 마치 경고하듯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나 사영은 위축되지 않았다. 이제 김유준의 그 무엇도 사영을 겁먹게 할 수 없었다.

계속 뒤로 물러선 유준의 몸이 싱크대에 닿아 더는 움직일 수 없게 되자 사영은 손을 떼고 그 대신 제 몸을 유준에게 밀착시켰다. 달아오른 서로의 살 기둥이 옷 위로 문질러졌다.

사영이 속삭이듯 말했다.

“유준 씨도 못 참잖아요.”

“윤사영… 씨발….”

“그런데 왜 나는 참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참을 수 없었다. 참고 싶지 않았다. 사영은 지금 곧장 김유준에게 엉망으로 안기길 원했다.

자제하는 법도, 조절하는 법도 잊어버린 유준에게 짐승처럼 박히며 헐떡이고 싶었다. 유준이 자신을 그렇게 만들어 주었으면 했다. 사영으로서도 처음 느끼는 노골적인 성욕이었다.

사영을 그대로 붙들지 않기 위해 있는 힘껏 두 주먹을 쥔 채로 유준이 말을 씹어뱉었다.

“지금 내 마음대로 하면… 너 죽어, 사영아.”

마지막 경고였다. 어떻게든 사영을 물러서게 하고픈 유준의 방어였다.

이미 허물어진 둑이다. 여기서 마지막 남은 이성마저 놓으면 자신이 지나치게 사영을 몰아붙이는 건 아닐지 유준은 진심으로 두려웠다.

그러나 사영은 이미 김유준으로 인해 두려운 것이 없어서.

사영은 유준의 목을 안아 당겨 그 귓가에 입술을 붙인 채 속삭였다.

“유준 씨가 그렇게 해 줬으면 좋겠어요.”

이윽고 화염이 두 사람을 집어삼켰다.

***

“흐윽… 유준 씨… 아…!”

사영은 내벽을 빠른 속도로 헤집어 대는 세 개의 손가락에 연신 허리를 튕기며 신음을 터트렸다.

호기롭게 유준에게 안아 달라고 보채긴 했지만 주방에서 바로 일을 치를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창밖에 햇살이 따사로운 아침부터 아래를 전부 내보인 채 식탁에 앉혀 다리를 벌리고 있자니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수치스러움이 밀려왔다.

스스로 가장 견딜 수 없이 민망한 건 바로 그 점 때문에 자신이 더 흥분했다는 사실이었다.

“등 안 아파요?”

유준은 지금 아래로 사영의 구멍을 쑤시고 있는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무것도 깔리지 않은 식탁 위에 등을 댄 사영이 걱정스러운 모양이었다.

“흡, 흐읏…!”

그 와중에도 손은 쉬지 않고 사영의 구멍을 찌르고 있었기에 사영은 새된 신음과 함께 고개를 젓는 것으로 겨우 대답을 대신했다.

“아프면 말해요.”

“으응…!”

유준이 속삭이듯 말하며 사영의 안에 넣은 손가락을 빙그르르 돌렸다. 사영이 다리를 조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울컥 흘러나온 애액이 유준의 손을 적시고 바닥으로 뚝, 뚝 떨어져 내렸다.

사영의 마른 아랫배가 홀쭉하게 들어갔다가 잘게 떨리는 광경을 내려다보던 유준은 생경한 욕구가 제 안을 채우는 걸 느꼈다.

사영의 아래를 가득 벌려 내던 손가락이 일시에 빠져나갔다. 분홍빛으로 물든 입구가 확 조여들었다가 갑자기 사라진 자극에 허전한 듯 움찔거렸다.

유준은 달래듯 그 입구를 엄지손가락으로 두어 번 문지른 뒤 사영의 허벅지를 쥐고 양쪽으로 벌리며 그 사이에 자리 잡았다.

윤사영한테 박고 싶어서 조절도 못 하고 페로몬을 흘려 댄 주제에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사영을 희롱하는 게 제 전희라도 되는 모양이었다.

사영은 숨을 헐떡이며 조금이라도 몸을 이완시키려 애썼다. 본격적으로 제 안에 들어올 거대한 성기를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받아들이기 위한 노력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유준은 사영에게 곧장 파고들지 않았다.

“유준 씨…?”

의아한 마음에 유준의 이름을 부른 순간, 사영은 뜨겁고 물컹한 무언가가 구멍을 핥는 감각에 확 몸을 굳혔다.

“뭐, 무슨, 유준 씨 잠깐…!”

놀란 사영이 발버둥 치며 서둘러 몸을 일으키려 했다. 살짝 고개를 들어 아래를 바라보자 제 아래에 얼굴을 처박고 있는 유준이 보였다.

이전에는 느껴 본 적이 없는 낯선 감각에 설마 설마 했는데 예상이 맞았다. 사영의 젖은 아래를 핥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유준의 혀였다.

모골이 다 송연해진 사영이 발로 유준의 어깨를 밀려 애썼다. 평소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행동이지만 너무 놀라고 당황해 정신이 없었다.

“시, 싫어… 그만, 아읏…!”

하지만 유준을 밀어 내려는 시도는 실패했다. 버둥거리는 두 다리를 잡아 더 벌린 유준은 기어코 사영의 구멍 안에 제 혀를 밀어 넣었다.

“아, 안 돼, 유준… 으응… 아…!”

사영이 울음 같은 신음을 흘렸다. 실제로 울고 싶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지만 이런 애무까지 받으려니 죄책감이 들었다.

“더러운… 제발, 유준 씨, 그… 흐읏! 으응!”

그러나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도 밀려오는 성감을 어쩌지는 못했다. 손가락이나 성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부드러운 살덩이가 구멍을 열어 안으로 들어와 핥는데, 꼭 작은 생명체가 움직이는 것 같아 두려울 정도로 낯선 쾌감을 선사했다.

사영이 흘리는 애액과 유준의 타액이 한데 섞여 적나라하게 들리는 젖은 소리 역시 사영의 감각을 더욱 예민하게 만들었다.

유준이 한 번씩 구멍에 입을 대고 빨아 대면 그야말로 정신이 나가 버렸다. 유준에게 정말로 더러운 짓을 시키는 것 같다가도, 사영 자신이 몹쓸 짓을 당하는 것 같기도 했다.

무엇보다 더 견디기 힘든 건 입구를 할짝거리는 유준의 애무에 질질 액을 흘려 대는 제 구멍이었다. 그 액이 유준의 입으로 흘러 들어갈 거라 상상하니 이대로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었다.

그러나 여전히 사영의 몸은 유준이 주는 쾌락에 젖어 들어서, 사영은 구멍을 유린하는 혀의 움직임에 따라 허리를 움직이고 싶은 걸 간신히 참았다.

“유준 씨, 제발… 제발….”

“제발, 뭐요?”

“아, 그렇게 말하지 말, 흣…!”

유준이 젖은 입술을 사영의 아래에 붙이며 말하는 통에 사영의 몸이 후들거렸다. 이제는 정말 한계였다.

“이제 제발… 넣어, 넣어 주세요….”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 유준은 기겁하면서도 제가 주는 성감에 어쩔 줄 모르는 사영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유준은 조금 더 괴롭힐까 하고 잠시 고민했지만 이토록 야한 애인을 두고 더 참는 건 유준에게도 무리였다.

드디어 사영의 아래에서 입을 떼고 몸을 일으킨 유준이 사영이 흘린 액으로 번들거리는 입술과 턱을 손등을 닦고 터질 듯 부푼 좆을 풀어진 구멍에 붙이며 말했다.

“먹고 싶어요?”

“으응… 네, 유준 씨…. 흐읏!”

질문하면서 유준이 빳빳하게 선 사영의 성기를 손바닥으로 문지른 바람에 사영이 발작적으로 몸을 일으키려 했다.

유준은 그대로 사영의 몸을 다시 눕게 하곤 그의 것을 손으로 훑었다가 음낭을 자극하길 반복했다.

연달아 이어지는 강렬한 자극에 방금 유준에게 들었던 적나라한 질문은 아예 머릿속에서 사라졌다. 유준의 손길에 따라 사영의 허리가 들썩였다.

그사이 유준은 연신 액을 토하는 사영의 구멍에 제 살덩이를 맞췄다. 온 집 안에 진동하는 자신과 사영의 페로몬이 이성을 흐리고 본능을 부추겼다.

어제와는 달랐다. 이제는 망설일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다.

“아…! 흐윽… 유준 씨, 저…!”

서서히 밀려오는 사정감에 사영이 갈 것 같다고 말하려던 찰나.

“아윽…!”

유준은 사영이 사정하지 못하도록 성기의 입구를 손가락으로 막고 그대로 그의 아래를 꿰뚫어 안쪽 깊은 곳까지 단번에 좆을 쑤셔 박았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살결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고 그와 동시에 터져 나온 사영의 애액으로 찰박이는 소리가 났다.

외마디 비명과 함께 고개를 뒤로 젖힌 사영이 이후론 신음도 내지 못하고 몸을 굳힌 채 바르르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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