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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복수 reback (18/31)

18. 복수 reback

세단 뒷좌석에 앉은 재강원은 가볍게 관자놀이를 눌렀다.

이무열의 전화번호가 핸드폰에 남았지만 전화를 걸지는 않았다.

늦은 아침을 먹고 양평 인근으로 라운딩을 가 가볍게 몸을 움직였다. 몸 상태가 평소와 같지 않았다. 가벼운 미열과 함께 살짝 몸이 무거웠다.

“곧 러트다.”

옆에 있던 수행 비서가 태블릿을 확인했다.

“네?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는데…… 몸 상태가 안 좋으십니까?”

“아아, 기분이 그래. 아무래도 내일쯤 시작하겠어.”

“당겨졌네요. 스케줄을 조정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어느 분으로 하시겠습니까?”

“글쎄.”

몸이 나른하니 생각도 귀찮아졌다. 핸드폰을 들여다보다 이무열의 부재중 전화가 눈에 띄었다.

이무열은 일에 목숨을 건 사람처럼 무슨 일이 있어도 출근했다. 주중에 그의 러트가 걸리면 이무열은 대부분은 거절했다.

거절당해도 아무렇지 않다. 그에게는 러트를 풀어 줄 다른 연인들이 많았고 그의 호출이라면 열 일 제쳐 두고 달려왔다. 거부하는 일이 없으며 언제나 YES를 말했다.

이무열과는 다르게.

아버지 대부터 그의 집안에서 월급을 받으며 살아왔으니 좀 더 복종해도 좋을 텐데 무열은 미묘한 건방짐이 있었다. 그것이 싫었다면 예전에 교정하거나 버렸겠지만 재강원은 무열의 그런 부분을 재밌어했다.

누구나 그의 말에는 ‘예’밖에 답하지 않았기에 ‘아니오’라고 말하는 무열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과 같아 한 번씩 찾게 된다.

“하지만 도를 넘었어.”

혼잣말을 들었지만 수행 비서는 되묻지는 않았다.

최근 이무열은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재강원에게 더는 만나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 게다가 몇십 년을 안아 온 사람이 오메가라고 한다.

사람 병신으로 만드는 것도 참 여러 가지지.

그의 어머니에게 물어 발현 이후 계속 약을 먹였다는 것을 확인했다. 무열이 말한 그대로였다.

그 후 재강원의 마음 한구석에는 이상한 불편함이 생겼다. 뭐라 설명할 수 없이 거슬렸다.

평생을 불편함이라고는 모르고 살아온 그에게는 처음 겪는 느낌이었다.

언제나 깔끔하게 정돈해 주기에 손의 거스러미가 어떤 느낌인지 모르고 옷 안감의 거친 부분이 피부를 스치는 껄끄러움을 이해 못 했다. 거슬리는 부분이 있으면 버리고 다른 옷을 입으면 되니까.

이무열이 남의 것이 된다는 생각은 해 본 적 없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의 것이었다. 이무열의 아이를 보고 싶으니 결혼을 시켜 줄 수도 있다. 그런다고 남의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무열이 갓 중학교에 올라갔을 때 만났기에, 그 이전의 어린 무열이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했다. 꼭 닮은 아이라면 괜찮을 거 같았다.

그렇게 자기 것이라 생각한 무열을 가까운 비서로 앉히지 않은 이유는 어머니의 반대 때문이기도 했고 무열도 원하지 않아서였다.

부리는 사람으로 잠자리 상대를 두면 기어올라 분수도 모르고 삿된 것을 탐하게 된다고 어머니는 충고했다. 재강원도 그 의견에 찬성했기에 무열을 비서로 두지는 않았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두었다.

원하는 대로 두었는데 무열은 항상 불만 어린 표정으로 그를 대했다. 그러면서 만나기 전에는 항상 몸을 준비하고 왔기에 튕기는 거라고 생각했다.

베타 남자치고는 뒷구멍이 습하다고 생각했다.

조금의 페로몬에도 쉽게 허리를 흔들며 그에게 몸을 붙여 왔다. 젖은 구멍에 밀어 넣으면 온몸을 감싸듯 그의 것을 쭉 빨아들여 자극했다. 그렇기에 처음으로 무열을 안았을 때 병원으로 데려가 확인했다. 그렇게 쾌감을 주는 몸이 베타일 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병원에서는 베타라고 말했다.

그때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병원에서 그리 말했으니 믿지 않을 수 없었다. 몇 번이고 몸을 섞은 이를, 미리 준비했다는 이유로 베타라고 철석같이 믿었다니.

하체가 묵직해지는 감각에 재강원은 더운 숨을 뱉었다.

“오메가여서 그랬던 건가.”

열여섯 살 성욕에 몰두하던 어린 알파처럼 약간의 생각만으로 그의 것은 쉽게 단단해졌다.

‘러트가 시작되긴 하겠어.’

무열에게 전화를 걸며 그는 가볍게 생각했다.

지난번 무열이 오혜주 때문에 험한 일을 겪을 뻔했을 때, 호텔에서 기다리라고 했지만 무열은 가 버렸다. 원하는 대로 가문에서 건드리지 않도록 말을 해 두었다.

그 뒤로 부르지 않았지만 지금 전화를 하는 이유는 부재중 전화가 남아 있어서였다.

재강원은 그것이 핑계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 …….

이무열은 그의 전화를 받았지만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왜요?”

전화를 건 것은 그였지만 무열에게 이유를 물었다. 왜 전화를 했냐는 물음이었는데 무열은 다른 말을 했다.

- 보고 싶어.

기운 없는 목소리로 재강원을 불렀다.

- 원아, 양평 별장에서 기다릴게. 빨리 와.

원아.

그 말은 일종의 섹스 키워드였다.

몇 번을 괴롭혀서야 뽑아낼 수 있는 말인데 무열이 그를 불렀다.

대답도 듣지 않고 전화는 끊겼다. 8년 전 이후로 무열이 먼저 재강원을 불러낸 적은 없었다. 섹스를 목적으로 그를 부른 적도 없었다. 전화해야만 열에 두세 번 응하는 정도였다.

몸이 데워지기 시작했다.

침대에서 몇 번을 괴롭히고 졸라서야만 들을 수 있는 이름으로 무열이 그를 불렀다. 먼저 원하며 그의 것을 넣어 달라고 부르고 있었다.

재강원은 갈증에 메마른 입술을 혀로 적셨다.

옆자리에 앉은 수행 비서가 짙어지는 페로몬에 숨을 거칠게 쉬며 다리에 힘을 주었다.

“양평 별장으로 가.”

“예.”

원래 별장으로 향하려 했던 것처럼 차는 부드럽게 유턴해 도로를 달렸다.

* * *

별장에 불이 켜져 있었다.

재강원은 수행 비서를 차에 두고 별장으로 들어갔다. 무열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자 걸음이 평소보다 빨라졌다.

5월이지만 밤에는 공기가 서늘했는데 별장으로 들어가니 훈훈한 온기가 그를 반겨 주었다. 훈기 안에 약한 오메가 페로몬이 섞여 있었다.

장미와 모과가 섞인 향이었는데 그 안에 묵직한 오일이 느껴졌다. 결코 수컷의 것은 아니다.

수컷을 유혹하는 암컷의 페로몬.

재강원의 목울대가 움직였다.

“왔어? 저녁 먹을래?”

부엌에서 나오는 이무열은 하얀 로브 차림이었다. 로브 아래로 적당히 근육이 잡힌 맨다리가 나와 있었다. 목욕을 끝내서인지 얼굴에 혈색이 돌았다.

재강원이 들어온 모습을 확인하고 자연스럽게 부엌으로 들어갔다. 기다렸다는 태도였다.

음식을 만드는지 등 돌리고 서서 발등으로 굴곡진 종아리를 쓸며 문질렀다. 일상적인 행동인데도 그에게는 야릇한 성적 시그널로 다가왔다.

무열은 힐끗, 그를 확인하고 요리에 시선을 내렸다. 다 마르지 않은 머리카락이 흘러내려 얼굴을 가렸고 목덜미를 타고 물방울이 흘러내렸다.

혼자서 낮게 웃는다.

“몸이 달았나 보네. 그래도 먹고 시작하자. 당장 하고 싶기는 한데 배고파서 뭐든 먹어야겠어.”

아예 작정한 듯이 무열은 재강원을 돌아보며 눈웃음쳤다.

“그래야 힘도 쓰지.”

만드는 것이 스파게티인지 얇은 팬 위에 오일을 두르고 스파게티를 볶아 접시에 올렸다. 그 위에 어란을 살짝 갈아서 뿌렸다.

무열은 정말 배가 고픈지 접시에 놓기도 전에 한 가락을 집어 입에 빨아 넣었다. 살짝 오므린 입술이 기름에 젖어 번들거렸다.

“내 입맛에는 괜찮은데, 너도 먹어 봐.”

포크에 약간의 면을 말아 그의 입에 가져갔다. 입을 벌리면서도 그는 무열을 보고 있었다.

음식을 머금었다.

어딘가 야릇한 느낌을 연상시키는 어른의 맛이었다.

이무열의 것을 입에 머금어 빨아들였을 때가 생각났다.

약간 짭짜름하고 비릿한 맛.

꿀떡 넘긴 후 재강원은 서두르는 듯이 무열의 허리를 끌어당겨 입을 맞추었다. 혀를 엮어 입천장을 쓸고 볼 안쪽을 핥았다.

달다.

목욕을 끝낸 직후라고 생각했는데 입술에 닿은 피부는 차가웠다.

무열은 쿡쿡 웃으며 그를 밀어냈다. 힘을 주어 밀어내지 않아 교태로웠다. 그를 유혹하고 있었다.

“급한 건 알겠는데 먹고 하자. 배고파.”

“당신…… 더는 날 만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잊었습니까?”

“그래서 삐졌어?”

초등학생을 대하듯 무열은 자기보다 더 큰 재강원의 뺨을 톡톡 두드렸다. 시종일관 미소 지으며 그를 보고 있었다.

마치 10대 때의 모습 같았다.

그때는 그를 보기만 해도 웃어 주었다.

음식이고 뭐고 간에 상관없이 당장 이무열을 안고 싶었다. 진해지는 페로몬에 재강원이 저를 원하는 욕구를 느꼈으면서도 무열은 미소를 지으며 밀어냈다.

“조금만 참아.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 줄 테니까.”

무열을 더욱 깊이 껴안아 목덜미에 코를 가까이 가져갔다. 후읍, 냄새를 맡았다. 옅어서 집중하지 않으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확실히 오메가였다.

그의 부인 오혜주는 이무열을 유린하라고 지시했었다.

이 향기가, 품 안에 들어온 이 몸이 망가졌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나자 뒤늦게 머리가 뜨거워졌다.

“오혜주에게 벌을 줄까요? 당신을 괴롭힌 만큼.”

무열은 낮게 웃음을 흘렸다.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웃었다. 천진난만하던 학생 때처럼.

하체에 힘이 들어갔다.

“그 일이 중요해?”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오혜주가 그의 애인들을 관리하지만 심한 짓을 하는 여자는 아니다. 적당히 자기 분수를 알고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아는 사람이었기에 그는 그녀를 부인으로 놔두고 있었다.

이번 일은 과했다.

사라지기라도 할까 봐 무열의 페로몬을 맡았다. 목을 핥으며 자극해도 페로몬은 옅었다. 입맛을 다시게 할 정도로 감질났다.

“오메가라면서, 왜 이리 옅어요? 좀 더 열어 봐요. 다리는 잘 벌리면서 어떻게 페로몬을 참은 겁니까?”

“프라이머인데 억제제를 오래 먹어서 제대로 나오지 않아. 나 망가졌나 봐.”

흣, 무열은 말을 하면서 웃음을 닮은 한숨을 뱉었다.

“망가졌다.”

그 말이 재강원의 욕구에 불을 지폈다.

일반적으로 알파와 오메가는 상당수가 프라이머였지만 그 안에도 페로몬이나 체력 등으로 인해 등급이 나뉘었다. 어떤 프라이머 알파는 베타와 다를 것이 없는 이들도 있었다.

이무열 역시 다르지 않았다. 더욱이 장기간 복용한 독한 페로몬 억제제 때문에 더 미약했다.

할짝, 재강원이 목덜미를 핥으며 자극해 페로몬을 갈구하자 무열은 낮게 웃었다. 부드러운 반달을 그리던 눈은 차가웠다.

* * *

맞은편에 앉은 재강원은 무열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테이블에 팔을 올리거나 컵을 가져온다며 길게 팔을 뻗을 때, 입고 있는 하얀 로브가 슬쩍 벌어지며 짙은 색의 유두가 보였다.

그는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았다.

처음 무열을 안았을 때는 옅은 핑크색이었다. 그의 혀가 몇 년씩 빨아 색이 짙어져서 야한 느낌을 주었다. 그가 오래도록 길들이고 안아 온 몸이다.

저의 취향에 맞게 길들여 왔다. 그리고 재강원이 알고 있는 선에서 무열은 다른 사람과 잔 적이 없었다.

앞으로는 써 본 적 없이 그의 것만을 품어 온 동정이었다.

뒤는 닳고 닳았으면서 동정이라는 단어는 맞지 않았지만 그 차이에서 오는 아이러니함이 재강원을 더 달아오르게 했다.

정말 배가 고팠는지 무열은 테이블에 앉자마자 푸짐하게 스파게티를 포크에 말아 볼이 불룩해질 정도로 입에 욱여넣었다. 몇 번 씹지도 않고 다시 스파게티를 입에 넣었다. 기계적으로 음식을 먹었지만 재강원은 포크만 들고 무열의 입술을 보았다.

오일에 번들거리는 입술이 오므렸다가 크게 벌어지기도 하면서 움직였다. 재강원은 무열의 입술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식사가 끝나자마자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그릇을 치울 사이도 없이 무열을 테이블 위에 눕혔다. 다리를 쓸어 올리며 골 사이의 주름을 어루만졌다.

키스하며 혀를 빨자 무열이 흣, 숨을 삼켰다. 손끝에 만져지는 주름이 축축했다.

어이없어 웃음이 났다.

입을 떼자 무열이 그의 턱을 깨물며 항의했다.

“빨리해.”

“이런 걸 미리 준비해 왔다는 말에 속았다니.”

“뭐?”

되물어 오는 목소리가 들떠 있었다. 촉촉하게 눈물을 머금고 올려다보는 무열의 시선이 수컷의 음심을 자극했다.

재강원은 무열의 오금에 손을 넣어 어깨에 걸치고는 무열의 하체를 들었다.

* * *

“흐앗!”

갑자기 허리가 들리는 불안정함에 무열이 버둥대느라 테이블 위에 있던 그릇들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은 없었다.

로브가 풀어 헤쳐지며 적나라한 하체가 드러났다.

“하.”

어떤 모양인지 아는데 재강원이 보아 온 무열의 것은 변해 있었다. 털이 없었다. 깨끗하게 제모되어 어린아이의 것이 되어 있었다.

“혼자 했습니까? 그렇게 빨아 주길 기다렸습니까?”

재강원은 고개를 숙여 무열의 뿌리 부분의 주머니를 입에 물어 빨아당겼다. 턱이 회음에 닿으며 살을 눌렀다.

코끝에 맡아지는 은밀하고 눅눅한 냄새, 흥분했으면서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페로몬이 그의 입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게걸스럽게 쭙쭙, 젖은 음을 내며 그는 먹어 치울 듯이 혀를 내밀어 입 안 가득 이무열의 것을 음미했다. 끄덕거리는 머리에서 나온 프리컴이 이리저리 뿌연 유백색의 액체를 흘렸다.

재강원은 그마저도 빨아 먹었다. 목욕할 때처럼 무열의 수풀이 있었던 곳에서 야릇한 냄새가 강해졌다. 수풀 안으로 코를 문지르자 안쪽에서 희미하지만 알코올 냄새가 났다.

병원에서 소독할 때 쓰는 그 알코올 냄새였다.

“좋아, 좀 더…… 안에도…….”

이질적인 냄새에서 느낀 위화감은 무열의 신음에 밀려났다.

이무열은 섹스할 때 솔직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재강원에게 요구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가 요구하면 해 주고 애무하면 받기는 하지만 먼저 해 달라고 조르지는 않았다.

“아응! 더 강하게!”

고간 사이의 여린 피부 사이에서 재강원은 웃었다. 무열의 허리를 끌어 올려 회음 아래쪽의 주름을 혀로 문지르며 입 안 한가득 머금었다.

“흐앗! 아앙!“

진한 교성이 터졌다. 옅은 철 내음의 피 맛이 났지만 오히려 그를 더 흥분시켰다. 마치 처녀를 범하는 기분을 들게 해 본능을 건드렸다.

움찔대는 허벅지를 어깨에 얹고 재강원은 소리가 크게 나도록 추웁 빨았다. 그에 맞추어 눈앞에서 이무열의 기둥이 빳빳해지며 흔들렸다.

바짝 힘이 들어가서 조였다가 풀어지는 율동이 혀로 느껴졌다. 그의 것을 조이며 잘게 흔들어 대는 모습 같아 아래가 묵직해졌다.

“오늘따라 유난히 조르네요. 기다려요. 조금 더 맛보고.”

숨이 거칠어졌으면서 그는 허리를 흔드는 무열의 엉덩이를 툭툭 쳤다. 옅은 수치심은 몸의 흥분을 부추겼다.

그가 입을 벌리자 입 안에서 짙어진 타액이 끈적한 줄을 만들며 혀와 천장을 연결했다. 이무열의 것을 빨아 그렇게 된 것인지 흥분으로 타액이 진해진 것인지 중요하지 않았다.

쩍 소리를 내며 벌어진 입은 다시 골 사이로 파고들었다.

그의 코가 무열의 회음을 눌렀다.

은밀한 다리 사이에서 타인의 호흡을 느끼며 무열은 신음했다. 주름을 쑤시며 매끄러운 살덩이가 밀고 들어왔다.

“아, 아! 거기!”

거친 숨이 회음을 때렸다.

재강원은 구멍을 핥으며 그나마 가장 진하게 뿜어 나오는 오메가의 페로몬을 마셨다.

그의 혀가 점점 거칠어지며 꾹꾹 엉덩이 사이를 눌렀다. 테이블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모서리를 잡고 있는데 쾌감에 이무열의 어깨가 뒤틀렸다.

혀를 쑤셔 넣을 때마다 무열의 허리가 위아래로 흔들렸다. 빳빳하게 선 기둥이 눈앞을 오갔지만 그는 그것까지 만져 주지는 않았다. 방치하면서 뒤만을 빨았다.

결국 안달 나 무열은 조르게 되었다.

“제발…… 넣어 줘. 그것만으로는 안 돼……. 네 것으로 안을 더 깊게…… 쑤셔 줘…….”

“왜 이리 음란해졌어요? 이렇게 밝히는 사람이 아니었잖아요. 나는 필요 없다던 사람이 왜 이렇게 가볍습니까?”

“흣, 그래서…… 싫어? 질렸어?”

“아니요. 음란한 모습도 좋습니다.”

무열은 슥 기둥을 훑어 손에 묻은 자기 것을 혀로 핥았다. 유백색의 타액이 혀에 묻어 입 안에 삼켜졌다.

재강원은 참지 못하고 무열의 다리를 내려 녹진하게 풀어진 곳에 그의 것을 쑤셔 넣었다. 단단하게 심지가 굳은 것이 제집을 찾아가듯이 저항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어깨를 움츠리며 바들바들 떨던 무열은 곧 정신없이 몸이 흔들리며 신음을 뱉었다.

“아! 좋아! 아아!”

깊게 들어와 내장 안쪽의 포인트를 정확히 가격했다. 오랜 시간 몸을 섞어 온 사이라 어디를 어떻게 느끼는지 속속들이 알았다. 뜨겁게 달궈진 공기 속에 두 사람의 페로몬이 섞였다. 그 안에 옅은 피 냄새가 있었지만 재강원은 신경 쓰지 않았다.

쑤시며 허리를 추켜올릴 때마다 그의 것을 꽉 잡아 오는 압력에 어느 때보다 흥분했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반응하는 무열의 모습에 더 불타올랐다.

“이러면서…… 이러면서 날 안 만나겠다는 겁니까? 내 것이 아니면 만족도 못 할 몸인데……. 누구에게 이 몸을 맛보게 하려고!”

“아, 아! 재강원! 좋아…….”

“다시 한번 그런 말을 하면 그때는 가둬 버릴 겁니다.”

“아, 좋아. 그대로…… 아…….”

가두어도 좋다는 뜻일까, 아니면 지금 찌르는 곳이 좋다는 것일까.

그는 멋대로 해석하며 강하게 다시 허리를 움직였다.

찌릿 아랫배에서 올라오는 통증을 느끼며 무열은 재강원을 껴안아 키스했다. 아픔이 느껴지는 만큼 그의 어깨에 손톱을 세웠지만 그는 더 좋아하며 허리를 잘게 흔들어 마지막 액체까지 무열에게 쏟아 넣었다.

“하아앙!”

절정에 오른 신음을 들으며 재강원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메가이니 임신하지 않을까.

그의 아이를 이무열이 임신한다면 어떨까.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꽤 유혹적이었다. 곧 러트가 시작하기에 그가 원한다면 무열에게 씨를 뿌릴 수 있었다.

* * *

“피?”

물을 마시고 돌아와 보니 시트에 불긋한 자국이 묻어 있었다. 여기저기 묻은 것이 적지 않은 양이었다.

재강원은 이불을 들어 이무열의 엉덩이를 보았다.

피가 흐를 정도는 아니었지만 타액이 눌어붙은 허벅지에 옅은 핏자국이 남아 있었다.

“다쳤습니까?”

무열은 대수롭지 않게 이불 안으로 다리를 밀어 넣었다.

“조금 찢어졌나 보지.”

“병원에 가죠.”

그의 미간이 좁아졌다. 걱정하는 말을 듣자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무열은 바람 빠지는 웃음소리를 냈다.

굉장한 농담을 들었다는 듯이 몸을 뒤틀며 웃었다. 들썩이던 가슴이 잦아들자 똑바로 눕더니 손가락 끝을 세워 자기 가슴을 쓸었다. 느리게 원을 그리며 애무했다. 유두 주위를 어루만지는 손길을 보는 재강원의 눈이 짙어졌다.

후, 무열은 옅은 한숨을 뱉었다.

“곧 러트지?”

의외의 질문에 그는 무열의 유두에서 시선을 들었다.

“어떻게 알았습니까?”

“페로몬으로 알지.”

저 자신조차도 미묘한 몸 상태로 오늘에서야 알았는데 무열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그는 문득 의문이 생겼다.

“당신, 히트사이클은 어떻게 보냈습니까? 오메가이면 히트사이클이 있었을 텐데.”

히트사이클을 말하는 재강원의 얼굴에 그림자가 짙어졌다.

“없어.”

뜻밖의 말을 했다.

무열은 가슴을 만지던 손을 내리며 배를 쓸어 이불 아래 감춰진 하체로 향했다. 곧 이불이 들썩이며 움찔, 턱을 들었다.

“페로몬 억제제를 하루도 빼먹지 않고 먹어서 히트사이클을 겪은 적이 없어. 1년에 한두 번은 몸에 미열이 생기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따로 성욕이 강해지거나 하지는 않고 나른해지는 정도야.”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재강원을 보았다. 눈가가 불그스름하게 열이 오르며 눈이 젖었다.

“아, 응, 흣. 그러니 걱정하지 않아도 돼. 네 아이를 임신할 일은…… 더는 없을 거야. 임신하기에는 나이도 많고.”

재강원은 머리 한쪽으로 그런 생각을 했다.

언제 제대로 산부인과 검진을 받게 해야겠다고.

“이번에는 나와 보내. 요즘은 몸이 좀 당겨. 안에 가득 쑤셔 넣고 싶어져.”

음란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입이 살짝 벌어지며 혀가 나와 입술을 적시고 들어갔다.

재강원의 입 안에 진득한 군침이 고였다. 유혹하듯 이불 안에 감추어진 무열의 허리가 움직였다. 흥분을 느끼는지 허리를 뒤틀며 살짝 세웠다 떨어뜨린다.

“노팅해도 돼. 뿌리까지 박아서 안에서부터 부풀어 오르며 커질 때의 느낌이 좋아. 안을 꽉 채워 주는 기분이거든.”

옅은 비음을 흘리며 무열은 그때를 떠올리듯 눈을 감고 입을 벌렸다.

어깨를 틀며 다시 허리를 든다.

이불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재강원의 눈에 그려졌다. 유혹을 거부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에게 잠자리 상대는 거부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는 이무열의 위로 올라갔다.

그의 다리 사이에 무열의 몸이 있었다. 걸친 것 없는 몸의 중심이 심지를 세우며 단단해졌다.

물건이 얼마만큼 흥분할 수 있는지 보여 주면서 그는 수치심을 느끼지 않았다. 자랑하듯 엉덩이에 힘을 주어 무열의 얼굴을 향해 허리를 내밀었다.

“빨아 보세요. 입으로 잘 먹으면 상으로 이번 러트는 당신과 보내죠.”

이미 마음은 이무열에게로 기울어져 있었다.

애인에게 잘 질리는 재강원이 20여 년 이상을 만나 온 상대였다. 어느 애인들보다도 무열은 질리지 않았고 계속 생각났다. 그런 상대가 그의 러트를 달라고 말한다.

그것도 오메가가.

재강원은 무열의 귀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혹시 압니까. 잘하면 임신해서 내 아이를 가지게 될지.”

재강원은 무열의 얼굴이 굳는 것도 모르고 턱을 잡아 입술을 벌리며 그의 것을 물렸다.

뜨거운 입 안이 그의 것을 감싸며 삼켜 갔다.

* * *

재강원이 성인이 되면서 이무열은 그와만 몸을 섞었다. 짝사랑이었지만 그도 저에게 마음이 있다고 생각했다.

재씨 가문 때문에, 미래의 가주이기 때문에, 후사를 잇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으니까.

재강원이 약혼을 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고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겨도 그를 떠나지 않을 핑계는 많았다. 그렇게 썩어 문드러지는 마음을 애써 덮었다.

무열의 아버지는 재씨 가문의 운전기사에서 은퇴해 소소하게 농사를 지으며 남은 생을 보내겠다며 시골로 내려갔다.

평생 재씨 가문의 밑에서 일했기에 뿌리부터 종속된 자의 심리로 부당한 일을 당해도 모시는 주인이 그러는 것이니 이유가 있을 거라며 항의할 생각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어릴 때부터 재씨 가문 후계자의 놀이 친구로 발탁되어 친하게 지내는 아들을 자랑스러워했고 어른이 되어서 저의 뒤를 이어 재씨 가문을 위해 일하는 아들의 모습에 뿌듯해했다.

이무열이 사는 집은 혼자 살기에는 넓었고 몇 번 와 본 아버지는 그저 재강원의 보좌로 아들이 일하고 있어서 집까지 받았다며 뿌듯해했다. 하나 남은 가족인 무열은 아버지의 자랑이었다.

그런 아버지가 8년 전, 연락도 없이 무열의 집을 찾아왔다.

무열이 사는 집은 재강원이 마련해 준 세컨드 하우스였다. 갑자기 재강원이 연락도 없이 찾아와 이무열의 다리를 벌리며 쑤셔지던 장소였다.

그쯤의 무열은 지쳐 있었다.

재강원에게 있어 저는 그저 만나는 애인의 하나임을 받아들였다. 재강원의 부인 오혜주가 보내 주는 고가의 선물이나 차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었다.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였지만 지긋지긋해서 속만 썩어 가고 있을 때, 평소와 같이 재강원이 무열을 찾아왔다.

무열이 거리를 두려는 것을 느꼈는지 행위는 잔인했고, 그럼에도 길들여진 몸은 기뻐하며 쾌감을 느껴서 이무열은 신음을 높이며 헐떡였다.

그 장면을 이무열의 아버지가 보았다.

아버지는 충격에 소리도 못 내고 멍하니 아들이 유린당하는 모습을 보았다. 뒤늦게 아버지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무열은 재강원을 떼어 내고 달려갔지만 곧 잡혔다.

“이, 이게 무슨! 제 아들이 왜 도련님과…….”

“그럼 아들이 무슨 수로 이런 집에 살며 당신에게 매달 돈을 보내 주었다고 생각하지? 당신이 살고 농사짓는 땅이 그저 아들이 돈 많이 벌어 거저 생긴 거라고 생각했나? 순진한 양반이네.”

“그, 그만해! 재강원!”

하얗게 질린 아버지의 얼굴을 보며 무열은 울부짖었다.

“당신 아들을 나한테 주었을 때부터 생각했어야지. 별 볼 일 없는 집안의 아이를 나의 놀이 상대라며 붙였을 때부터 알았을 텐데. 이무열은 그저 내 화풀이 대상이었어.”

“서, 설마 계속? 계속 이랬다는 겁니까? 무열이가 이 아버지 때문에 계속?”

아버지의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이 바들바들 떨렸다. 무열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아버지! 그런 게 아니야!”

하지만 이 상황에서 재강원을 좋아한다는 말을 뱉을 수 없었다. 그 말을 뱉었다가는 재강원이란 늪에서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을 거 같아서.

“아니야, 아버지, 아버지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야…….”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편하면 그렇게 생각해도 좋지. 그만 가. 아들이 나한테 박혀 얼마나 좋아하는지 계속 보고 있어도 좋고. 당신이 있으니 꽤 조여서 기분이 좋거든.”

“재강원!”

뒷구멍에 꽂아 크게 허리를 튕기기 시작하자 무열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비명 같은 신음을 지르며 헐떡여야 했다. 재강원의 페로몬이 짙어지며 피부를 자극했고 들이쉬는 숨에도 페로몬이 가득해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밑을 쑤시며 젖꼭지가 검붉게 변할 정도로 쥐어짜며 빨아 댔다. 샅이 빨리고 무열도 정신없이 그의 것을 핥았다.

그리고 절정의 순간, 내장을 꾸역꾸역 채우는 재강원의 정액에 정사가 끝났을 때 이무열은 정신이 돌아왔다.

문가에 흩어진 채소가 무슨 짓이 벌어졌는지 현실을 보여 주었다.

“이게 무슨 짓이야! 아버지 앞에서!”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그 사람도 자식이 얼마나 예쁨을 받으며 사는지 알아야죠.”

“재강원!”

“싫어요? 그렇게 저와 붙어먹는 것이 싫습니까?”

그 말에 무열은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최근 그런 생각을 종종 하며 재강원을 피했지만 속내까지 들켰을 줄은 몰랐다.

무열이 놀라 말을 하지 못하자 재강원은 더 잔인해졌다.

“당신이 어떤 위치인지 제대로 알려 주죠.”

그는 이무열을 알파 모임에 데려갔다.

알파들이 파트너를 데려와 누가 보든 상관하지 않고 약을 하며 짐승이 되는 파티였다.

베타라고 생각한 이무열에게 흥분제를 먹이고 재강원은 새벽이 올 때까지 무열을 안았다. 알파들이 두 사람의 섹스에 흥분해 더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그렇게 스콜처럼 쏟아져 내린 쾌락에 절여졌다가 겨우 정신을 차린 무열은 핸드폰 배터리를 충전시키다가 아버지의 부고 문자를 보았다.

그날 밤, 시골로 돌아가던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병원 영안실에서 다시 아버지를 만나고 오열했다. 새벽에 응급실로 실려 가서 몇 번이고 무열에게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다고 한다. 아버지의 핸드폰 최근 전화 목록에 있는 재강원에게도 연락을 했지만 끊겼다고 직원이 설명했다.

보호자가 빨리 와서 동의라도 해 주었으면 다른 처치라도 했을 거라면서.

새벽에 정신이 혼미한 와중에 전화를 받으며 절 내려다보던 재강원을 기억해 냈다.

응급실에서 이무열의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았으면서 그는 알려 주지 않았다.

* * *

“흐아앙!”

“씹! 내 살을 다 뜯어 먹을 생각입니까? 아무리 좋아도 손톱은 그만 세워요!”

재강원이 무열의 양 손목을 잡아 시트에 누르고 허리를 쳐올렸다. 묵직하게 안을 채워 더 들어올 것이 없는데도 엉덩이를 치며 속을 흔들었다.

“아! 좋아! 원아, 원아!”

무열은 눈물을 흘리며 신음을 뱉었다. 다리로 그의 허리를 꽉 잡아 끌어당겼다. 허리를 둥글게 움직이자 재강원이 헉, 소리를 내며 등을 굽혔다.

몸을 섞은 지 20년이 넘은 관계였다.

어디에 점이 있고 흉터가 있는지 속속들이 알았고 어디를 만져 주면 잘 느끼며 어떤 체위를 좋아하는지 제 몸처럼 알았다. 그리고 그것은 이무열도 마찬가지였다.

고개를 내밀어 재강원의 입술을 핥으며 갈구하는 듯이 비음을 흘리자 손목을 잡은 손에 힘이 풀렸다.

“원아!”

재강원은 무열이 ‘원아’라고 불러 주면 좋아했다. 얼굴이 부드럽게 풀어지며 더 흥분했다.

그의 목을 껴안으며 무열은 자세를 바꾸었다. 재강원을 깔고 앉아 그의 목을 양손으로 감쌌다.

전신이 욱신대며 피로를 호소하고 있었다. 구멍 안은 계속되는 추삽질에 화끈거릴 뿐 쾌감도 없었다. 그래도 무열은 매트리스가 출렁일 정도로 허리를 위아래로 방아질하며 재강원의 것을 자극했다.

“엉덩이, 엉덩이 때려 줘! 더 조일 수 있게!”

“난잡하게 이런 것이나 배워 오고!”

말은 그렇게 하지만 재강원은 무열이 원하는 대로 엉덩이를 때렸다.

“아아! 좋아! 죽을 거 같아! 더, 더!”

재강원의 목을 감싼 손을 지그시 누르며 무열은 소리를 질렀다.

조금만 더 손에 힘을 준다면 죽일 수 있지만 유혹을 참았다. 지금 죽일 수는 없다.

재강원이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찾을 때까지는 말 잘 듣는 개처럼 그의 옆에 붙어 있을 생각이다.

그래서 재강원의 약점을 찢어발겨 죽일 생각이다. 그가 보는 앞에서 처참하게, 다시는 본래대로 돌아올 수 없게.

그러면 적어도 감정이 없는 재강원이라도 조금은 상처받지 않을까.

괜히 무열을 옆에 두었다고 후회하며 피눈물을 흘리도록, 자신만큼 상처받아 힘들어하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이를 갈며 증오할 수 있도록.

그때까지 재강원에게 붙어 있을 것이다.

“흐아아아앙!”

허리를 활처럼 꺾으며 이무열은 울었다. 재강원이 팔을 잡아 끌어당기더니 가슴이 맞붙어 짓눌릴 정도로 꽉 안았다. 숨이 턱 막히면서 안에 들어와 있던 그의 것이 불룩해지며 한계까지 눌린 내장을 더 벌렸다.

노팅.

알파가 오메가에게 씨를 뿌려 잉태시키는 과정의 하나.

자궁에 성기를 처박아 사정을 할 때까지 안에서 빠지지 않게, 성기 중앙이 불룩하게 혹처럼 부풀어 막아 버린다.

“아, 아아!”

“움직이지 마, 위험해.”

“아, 간지러워. 조금만.”

아랫배에서 둔통이 느껴졌다. 아픔에 이마에 식은땀이 흐르며 손끝이 차가워졌지만 무열은 허리를 뭉근하게 돌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이무열! 가만히 있어! 위험해!”

말은 그렇게 하지만 재강원은 소름 끼치는 쾌감에 신음했다.

“죽어도 좋아. 조금만 더.”

“큿!”

재강원의 신음을 들으며 무열은 최대한 엉덩이를 움직여 부풀어 한껏 예민해진 그의 것을 조였다.

밭은 숨이 목덜미에서 퍼지며 그가 무열의 목을 깨물었다. 폐가 짜부라질 정도로 강하게 끌어안았다.

“죽겠어, 원아! 아앙!”

무열은 정신이 아득히 멀어지면서도 눈물을 흘리며 신음을 내질렀다. 그리고 재강원의 등에 손톱을 세워 긁었다.

제발 너도 절망하기를.

심장을 뜯어내는 고통을 겪어 보기를.

죽는 것보다 더한 지옥이 있음을 통감하기를.

죽여 달라고 비는 날이 오기를.

툭, 이미 죽어 버린 자궁 안을 꾸역꾸역 채우는 생명을 느끼면서 무열은 쓰러졌다.

* * *

재강원은 이무열을 끌어안으며 목덜미에 입 맞추었다. 절정에 오르면 땀이 식듯 몸의 쾌감이 금방 가라앉지만 오늘은 달랐다. 행위가 끝났어도 지극한 만족감에 몸이 떨렸다.

“이무열, 당신…….”

심장을 빠듯하게 채우는 감정에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어느 누구와 했던 잠자리도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이제까지 했던 섹스가 모두 자위처럼 느껴질 정도로 굉장한 쾌감이었다. 하지만 몸보다 이름 모를 감정이 그를 더 만족시켰다.

가슴 뻐근해지는 감정이 그의 안을 빈틈없이 꽉 채우는 기분이었다.

무열에게 쏟아부은 것은 저인데 오히려 제 안이 차올랐다.

재강원 이무열을 안고 목에 입술을 비비며 놓지 않았다.

“좋아요.”

자각하지 못했지만 첫 고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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