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콜라주 (24)화
(24/76)
브리콜라주 (24)화
(24/76)
24.
“송모래, 지금도 목소리가 들려?”
재차의가 물었다. 가쁜 기운 하나 없이 평온한 목소리였다. 그의 팔에 들린 채 헐떡이는 건 오히려 나였다.
“아…, 아뇨! 안 들립니다…!”
그러자 재차의가 콧김을 세게 내쉬었다.
딱!
날카로운 이빨이 부딪치는 소리는 쉴 틈 없이 울렸다. 분한 듯 그르릉거리는 소리도 목덜미 뒤에서 뒤따랐다. 자꾸만 끼치는 소름에 나는 재차의의 재킷 등줄기를 더욱 꽉 움켜쥐었다.
그리고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 아무래도 재차의에겐 지금, 환청의 방향이 중요한 모양이었다. 그 환청을 불러낼 방법이 없을까? 내가 뭘, 어떻게 할 때마다 그 소리가 들렸었지?
고민을 마치기도 전에,
“재차의 님!”
조급한 마음에 그렇게 소리쳤다. 그리고 내 몸이 위아래로 가볍게 흔들렸다. 내 부름에 놀란 재차의가 어깨를 움직이며 낸 진동 때문이었다. 그러나 대답 소리는 나를 둘러멘 재차의가 아닌, 저 먼 어둠 안에서 들려왔다.
“정신 차리고 따라와, 송모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