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Level Up!(8)
의심이 계속해서 퐁퐁 샘솟았다.
도대체 왜 주이원이 청람 외의 길드와 손을 잡는단 말인가?
게다가 이원은 전에 경현과 이플리스에 관련된 얘기를 했을 때 엿듣고 화내기까지 했었다.
‘왜 나한테 먼저 안 물어봤어? 내가 어떻게든 알아내서 알려 줄 수도 있었을 텐데.’
분명 그렇게 말했다.
‘아냐. 그때 이플리스라는 단어 자체는 처음에만 말했지. 뒷부분만 들었을 수도…….’
저도 모르게 이원을 옹호하던 지호가 픽 웃었다.
매번 자신에게 꼬치꼬치 캐묻는 놈이다. 분명 제대로 못 들었다면 두 사람이 무엇을 이야기했는지도 캐물었을 텐데 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즉, 주이원은 이플리스에 대해 알면서 모른 척했다. 덤으로 다 아는 걸 자신에게 묻지 않는다고 시치미 뗀 채 화내기까지 하고.
지호는 치미는 배신감을 간신히 삭혔다. 이건 아직 머릿속에서만 이루어진 가정일 뿐, 확실한 증거가 필요했다.
그래, 던전에서 시스템창 하나 보고 열 낼 필요는 없다. 일단 나가서 확인부터 해야지.
주이원을 추적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A급의 나소정이라면 박건호가 충분히 추적할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주이원에게도 한 번 [별의 축언]을 써 볼 생각이었다.
워낙 강한 녀석이라 평생 쓸 일이 없지 않을까, 싶었는데. 게다가 누나와 비슷한 이유로 주이원이 자신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확인하고 싶진 않았으니까.
그래 봤자 친구 사이인데 얼마나 길게 나오겠는가. 그래도 오래 알고 지냈으니 유경우나 허소리보다는 지속 시간이 길게 나오겠지만.
어쨌든 [별의 축언]을 판도라의 상자로 여기며 두려워하지 말고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활용해 봐야겠다.
“지호야. 많이 피곤하니?”
“아뇨. 그런 건 아닌데…….”
“아니긴 뭘 아니야. 조금 전부터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는데. 이러지 말고 누워서 쉬어. 방해 안 할 테니까 한숨 자, 어서.”
딱히 아무렇지도 않은데 경우는 호들갑을 떨며 지호를 자리에 눕혔다. 유경우가 푹 쉬라고 말하며 사라지자 지호는 혼자 남아 드러누웠다. 그러나 쉽게 잠이 올 리 없었다.
혼자 떨쳐 내지 못한 생각에 몰두하던 지호는 잠시 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잠깐, 그럼 양호진은 미르랑 별 관련 없는 거 아냐?’
지호는 생각에 잠겨 양호진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시선을 느낀 호진이 홱 이쪽을 돌아보는 바람에 눈이 마주쳤다.
평소에는 주눅 든 채 눈치만 보는 호진의 눈이 순간 날카롭게 빛났다. 원래 성격이 소심할 뿐, 외모만 보면 만만한 인상은 아니니까.
지호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호진의 시스템창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status
이름 | 양호진 |
직업 | 노네임의 길드원 |
등급 | C |
칭호 | 키덜트 헌터 |
체력 | 211(+320) |
마력 | 320(+397) |
근력 | 220(+318) |
민첩 | 272(+390) |
스킬 | 일상의 기쁨(B), 힐(C), 넘치는 힘(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