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 Level Up!(8) (78/283)

8. Level Up!(8)

의심이 계속해서 퐁퐁 샘솟았다.

도대체 왜 주이원이 청람 외의 길드와 손을 잡는단 말인가?

게다가 이원은 전에 경현과 이플리스에 관련된 얘기를 했을 때 엿듣고 화내기까지 했었다.

‘왜 나한테 먼저 안 물어봤어? 내가 어떻게든 알아내서 알려 줄 수도 있었을 텐데.’

분명 그렇게 말했다.

‘아냐. 그때 이플리스라는 단어 자체는 처음에만 말했지. 뒷부분만 들었을 수도…….’

저도 모르게 이원을 옹호하던 지호가 픽 웃었다.

매번 자신에게 꼬치꼬치 캐묻는 놈이다. 분명 제대로 못 들었다면 두 사람이 무엇을 이야기했는지도 캐물었을 텐데 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즉, 주이원은 이플리스에 대해 알면서 모른 척했다. 덤으로 다 아는 걸 자신에게 묻지 않는다고 시치미 뗀 채 화내기까지 하고.

지호는 치미는 배신감을 간신히 삭혔다. 이건 아직 머릿속에서만 이루어진 가정일 뿐, 확실한 증거가 필요했다.

그래, 던전에서 시스템창 하나 보고 열 낼 필요는 없다. 일단 나가서 확인부터 해야지.

주이원을 추적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A급의 나소정이라면 박건호가 충분히 추적할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주이원에게도 한 번 [별의 축언]을 써 볼 생각이었다.

워낙 강한 녀석이라 평생 쓸 일이 없지 않을까, 싶었는데. 게다가 누나와 비슷한 이유로 주이원이 자신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확인하고 싶진 않았으니까.

그래 봤자 친구 사이인데 얼마나 길게 나오겠는가. 그래도 오래 알고 지냈으니 유경우나 허소리보다는 지속 시간이 길게 나오겠지만.

어쨌든 [별의 축언]을 판도라의 상자로 여기며 두려워하지 말고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활용해 봐야겠다.

“지호야. 많이 피곤하니?”

“아뇨. 그런 건 아닌데…….”

“아니긴 뭘 아니야. 조금 전부터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는데. 이러지 말고 누워서 쉬어. 방해 안 할 테니까 한숨 자, 어서.”

딱히 아무렇지도 않은데 경우는 호들갑을 떨며 지호를 자리에 눕혔다. 유경우가 푹 쉬라고 말하며 사라지자 지호는 혼자 남아 드러누웠다. 그러나 쉽게 잠이 올 리 없었다.

혼자 떨쳐 내지 못한 생각에 몰두하던 지호는 잠시 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잠깐, 그럼 양호진은 미르랑 별 관련 없는 거 아냐?’

지호는 생각에 잠겨 양호진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시선을 느낀 호진이 홱 이쪽을 돌아보는 바람에 눈이 마주쳤다.

평소에는 주눅 든 채 눈치만 보는 호진의 눈이 순간 날카롭게 빛났다. 원래 성격이 소심할 뿐, 외모만 보면 만만한 인상은 아니니까.

지호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호진의 시스템창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status

이름양호진
직업노네임의 길드원
등급C
칭호키덜트 헌터
체력211(+320)
마력320(+397)
근력220(+318)
민첩272(+390)
스킬일상의 기쁨(B), 힐(C), 넘치는 힘(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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