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Delta(1)
주이원의 허락이 없으면 아무나 드나들 수 없는 두 사람의 집 현관 앞.
지호는 예상치 못한 손님을 마주하고 있었다.
불청객은 다름 아닌 S급 헌터 황혜림이었다. 그녀의 옆에는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경호원인 류대건이 나란히 서 있었다.
혜림은 힐난하듯 현관 앞에 놓인 캐리어를 노려보았다.
“위험한데 놀러 다니면 안 된다니까요. 위기감이 없는 건 아니죠?”
“네…….”
사실 그렇게 말하는 혜림이야말로 휴양지에 놀러 가는 차림이었다. 채도 높은 하늘색의 민소매 원피스에 챙이 넓은 하얀 모자까지. 이런 건물 안보다 바다가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이 타이밍에 해외로 나가려고 했다니 제정신이에요?”
“전혀 다른 곳이니까요……. 미국이잖아요? 저는 발리에 가려고 한 건데.”
왜 황혜림에게 혼나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지호는 저도 모르게 변명했다. 혜림은 지호를 보며 길게 한숨 쉬었다.
“뭐, 그건 그런데.”
황혜림이 얼결에 동의했다. 그러나 이내 고개를 흔들며 말을 바꿨다.
“헌협 메시지 받았잖아요?”
“받긴 받았죠.”
오늘 아침, 헌협에서 긴급하게 메시지를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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