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 최후이자 최초의(3) (102/283)

11. 최후이자 최초의(3)

같은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순간이 얼마나 있을까. 사진이나 영상으로는 구현할 수 없는 진짜가 둘이서 나란히 섰을 때, 지호는 큰 위화감을 느꼈다.

예전의 주이원과 지금의 주이원이 다르다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마주하니 정말 두 사람은 근본부터 다른 곳에서 자라난 양 완전히 딴판이었다. 타인이라고 여겨질 만큼.

우스운 건, 가짜 쪽이 지호에게 더 익숙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

“아.”

멍하니 관찰하던 지호가 작게 신음했다. 지호의 손을 잡고 있던 이원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 바람에.

평소 지호를 조심스레 대하는 이원이 한 짓이라고는 믿기지 않았지만, 힐끗 돌아본 얼굴은 상당한 동요를 내포하고 있었다.

“……미안.”

사과하는 이원의 표정은 꽤 어두웠다. 단순히 자신과 닮은 존재가 나타났다는 사실에 대한 불쾌감 같지는 않았다. 이원의 파리한 안색, 깊이 상처 입은 눈… 마치 아픈 곳을 찔린 사람 같았다.

그에 반해 태웅은 나타난 상대에게 호기심을 드러냈다.

“도플갱어? 이거 죽여도 되는 거냐?”

“저는 그런 하등한 마물이 아닙니다.”

주이원을 닮은 것이 불쾌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말투는 전혀 달랐지만 토라졌을 때의 목소리는 똑같았다.

“싸울 의도는 없습니다. 그저 저는 이곳을 관리하는 자……. 슬프게도 지금은 이름이 없으니, 무명이라고 불러 주십시오.”

“야, 저 얼굴로 저러니까 기분 나쁘다.”

속닥거리는 태웅을 무시하며 지호는 자신을 관리인이라고 주장하는 상대의 시스템창을 확인했다.

status

이름없음
직업■■의 관리인
등급S?
칭호주인을 기다리는 자
체력9999
마력9999
근력9999
민첩9999
스킬현재 대상의 기능이 개방되지 않았습니다. 시스템을 개방하고 이름을 지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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