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업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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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업적(2)
이혜림은 각성자였다. 그러나 각성자라고 하면 사람들이 으레 떠올리는 ‘헌터’는 아니었다. 그녀는 그냥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도 그럴게, 그녀는 거창한 능력이 없는 F급 각성자에 불과했으니까.
이혜림은 물체를 순간 이동시킬 수 있다. 얼핏 들으면 굉장한 능력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S급 헌터 황혜림과는 달리, 이혜림의 능력은 고작 동전 몇 개의 무게를 2m 이내에 옮기는 수준에 불과했다. 바람에 날아간 지폐 따위를 잡을 때나 유용했지 본격적으로는 써먹을 일 없었다.
이혜림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F급 각성자를 몇 명 알았다. 그들 대부분은 자신의 능력을 굳이 드러내지 않고 살았다. 이혜림과 마찬가지로.
균열과 던전이 일상이 된 이 세상에서 헌터는 선망받는 직업이 됐다. 일단 각성자라고 하면 대부분 호기심을 보인다. 그러나 그 힘이 보잘것없단 걸 알면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지독하게 운 나쁜 인간을 본 것처럼 안쓰러워하거나, 혹은 은연중에 비웃거나.
그런 취급을 몇 번 받다 보면 사람의 관심이 지긋지긋해져서 자연스럽게 숨길 수밖에 없다. 이혜림도 마찬가지였다.
이혜림에게 제 능력은 그저 귀찮은 여드름 정도에 불과했다. 리모컨 정도를 순간 이동시킬 수 있다면 조금은 쓸 만하다고 해 줬을 텐데, 그조차도 불가능했다.
하지만.
시스템 관리
각성자 ‘신지호’가 경이로운 업적을 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