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색련-94화 (94/111)

#94

태자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궁으로 돌아갈 길을 잡으려는데, 거의 끌려오다시피 들어온 곳은 지난번에 들렀던 화양각이었다. 홍의가 제멋대로인 건 알고 있었으나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더군다나, 목물을 하라고 욕탕으로 데려와 놓고는 거들어 주지도 않고 쏙 나가 버린 것이다. 물론 바보가 아닌 바에야 제 몸 하나 닦는 것도 못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지만, 어쨌거나 자신은 이 나라 황태자였다. 스스로 몸을 정제한다는 것은 아무렴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었다.

‘돌봐 주다가 욕탕에서 박힐까 봐 그러나?’

물론 그런 기대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기분이 영판 나빴다. 태자는 물속에서 일어나며 머리칼을 쓸어 넘겼다. 잘 솟은 콧대로 물방울이 또륵또륵 굴러떨어졌다.

…그래도 물에서 나오면 달려 나와 수건이라도 내밀 줄 알았는데, 그조차 없으렷다.

‘버르장머리를 고쳐 줘야지.’

태자는 수건으로 탁탁 팔을 쳐 가며 심기일전하였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욕탕을 나서 내실을 향하여 걸었다. 따스한 주변 공기에 몸이 절로 노곤한 기분이었다. 무심히 주변 물건들을 스치던 태자의 시선이 이내 커다란 침상에 자리한 맨다리를 보고 멈칫하였다.

“…….”

홍의가 알몸으로 침상 위에 엎드려 있었다. 주홍색 등불 아래 쏙 들어간 등골로 윤기가 흘렀다. 훤히 드러난 탐스러운 엉덩이가 둘 곳을 모르고 들썩거렸다. 차마 이쪽을 돌아보지 못하고 침상에 묻은 얼굴, 새빨갛게 달아오른 잘생긴 귀.

태자의 눈동자로 슬슬 흥미로움이 깃들었다.

‘이건 드문 광경인데.’

태자는 침상 기둥에 몸을 엇비스듬히 기대며 팔짱을 끼웠다. 그리고 제대로 구경하기 시작했다. 엉덩이를 들썩대던 홍의가 가랑이를 넓게 벌리고 고양이처럼 허리를 휘자, 옹글던 엉덩이사이가 열리고 반짝거리는 골이 드러나 붉게 부푼 구멍이 발름거렸다. 힘이 꽉 들어간 발목, 붉게 물든 귓등, 왜인지 어쩔 줄을 모르고 움찔움찔 꿀렁꿀렁 힘이 들어가는 차진 엉덩이 근육까지…. 눈동자를 느리게 굴려 가며 하나하나 살펴보던 태자가 문득 고개를 기울였다.

“…뭘 물고 있는 거야?”

태자는 실소하며 물었다. 단단하게 오므라드는 구멍 밖으로 하얀 실이 길게 삐져나와 있는 것이 보였다.

“면… 면령입니다. 녹빈이 주기에….”

‘우리 전하 파정 기념으로 빈이가 작은 조공을 드렸사옵니다! 홍의 님 손에 들려 보냈으니 긴긴밤 두 분이 요긴하게 쓰시어요?’

뇌리를 스치는 기억에 태자가 미끈한 미간을 살짝 조였다 풀었다. 그리고 커다란 손바닥으로 탱탱한 볼기짝을 꾹 아프게 쥐었다.

“하윽…!”

살을 한 움큼 당겨 구멍을 열자, 속에 가득 부어 둔 향유가 주룩주룩 실을 타고 흘러 포단을 적셨다. 태자의 눈동자가 흐려졌다. 이미 팽팽히 발기한 홍의의 붉은 성기 끝에는 말간 선액이 맺혀 있었다.

“해서?”

“흐읏!”

“이렇게 젖어서 벌어져…?”

태자가 실 끄트머리를 잡고 살짝 잡아당기는 시늉을 하자 홍의가 달콤하게 신음하며 엉덩이를 조였다. 닭살이 오르는 것이 다 보일 지경이었다. 태자는 사뭇 고개를 기울이고 수심에 잠긴 얼굴을 했다.

“내 자지도 아닌 이따위 완롱물에 질질 싼단 말이지.”

“흐응. 하읏, 전하.”

태자가 실을 조금 더 잡아당기자 면령 한 알이 툭 빠져 나왔다.

“아응!”

홍의가 비음을 터뜨리며 몸을 뒤틀었다. 찍찍 울며 진동하는 면령은 압력과 온기에 반응하는 요사스러운 물건이었다. 태자가 면령 하나를 손에 넣고 굴리다 실을 손가락에 한 바퀴 감아 쭉 잡아당겼다. 홍의가 우짖듯 신음하며 요란한 경련을 일으키고, 마지막 한 알이 툭 삐져나옴과 동시에 향유를 왈칵 쏟아 내었다.

태자는 붉은 혀로 자신의 입술을 쓸었다. 그리고 이미 하늘을 찌를 듯 발기해 있던 자신의 거대한 남근에 휘휘친친 실을 감아 매듭을 지었다. 면령이 다닥다닥 육근에 들러붙은 모양새였다. 슬슬 올라타 엉덩이 골에 귀두를 갖다 대고 위아래로 문지르며 혼잣말처럼 읊조렸다.

“너무 벌어졌는데.”

“으응, 하으… 전하.”

“봐… 내가 힘 안 줘도… 이렇게 빨려 들어가잖아.”

비문을 꼭꼭 저미던 태자가 조금 가쁜 숨소리를 냈다. 홍의는 항문에 문지르는 미끈한 살덩이의 감촉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탄성을 삼켰다. 아랫배가 절로 떨리고 등골이 몽롱하게 저려 왔다. 아까 넣었던 면령 때문에 더욱 예민한 몸뚱이는 손끝만 대어도 펄쩍 경련이 일어날 지경이었다.

중심에 안착한 귀두가 찔걱, 꽃잎을 젖혔다.

탐욕스런 봉오리가 활짝 열리며 부드레한 흡입력으로 튼실한 뿌리를 쭉 빨아들였다.

눅진눅진한 속살이 오돌토돌 돋은 면령과 마찰하며 차지게 조여 대기 시작했다.

“하악! 흐으응, 아, 흐, 전… 하!”

달콤한 진동이 뜨거운 속살에 휘감기는 면적만큼이나 강렬하게 자극했다. 숨이 턱턱 막히는 엄청난 자극에 홍의가 자기도 모르게 앞으로 기어가려고 하니 어림도 없다는 듯 골반을 붙들어 고정시키는 악력과 연해 들이치는 허릿심이 무작스러웠다. 가뜩이나 단단하고 거대한 육근에 알알이 박힌 면령의 진동으로 무르고 예민한 속살이 끊임없이 마찰당하자 홍의는 전신의 근육을 굳히고 덜덜 떨기에 이르렀다. 시원한 세모시 이불로 홍의가 싸지른 씨물이 얹혔다. 가슬가슬한 그것에 푹 젖은 성기와 고환을 동시에 비벼 댔다.

“하, 미치, 겠네….”

“아흐으… 전하… 제발…!”

“어디서, 이런 걸 배워서…”

“아읏… 흐응…!”

아예 침상 위로 엎어진 붉은 등허리로, 새하얀 굴곡으로 나뉜 복근이 꽉 붙었다. 검은 음모가 젖은 엉덩이 골에 눌리고 딱딱한 장골이 탐스런 엉덩이를 꾹꾹 짓뭉갰다. 속은 말할 것도 없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들이칠 수가 있을까 싶었다. 두터운 귀두가 내벽을 가르면 오르르 울어 대는 동그란 면령들이 죽죽 미끄러져 들었다. 아랫배를 움켜쥐고 흐느끼는 홍의의 입에서 침이 줄줄 새었다. 답지 않게 벌써 사정감이 차오른 태자가 홍의의 귀를 깨물며 몇 번 크게 들썩였다.

“거, 거기, 아픕니… 흐읏. 깊어서, 아파요….”

“네가 빨았잖아, 거기까지.”

“아….”

목덜미에 코를 묻고 속삭이자, 일순 홍의의 몸뚱이가 말랑말랑해지며 스스로 엉덩이를 조였다 풀었다 반복했다. 사정할 때의 전형적인 반응이었다. 태자는 홍의의 아랫배로 손을 집어넣고 몇 차례 더 색스럽게 허리를 쳐올리다, 마찬가지로 사정했다. 미끈미끈 조이던 구멍이 바싹 오므라들어 마지막 한 방울까지 엉덩이 가득 삼켰다.

가쁜 숨을 삼키며 물건을 길게 빼내자 우둘투둘 실에 꿴 면령 탓에 매끄럽지 않게 한 단씩 빠졌다.

귀두는 아직 홍의 안에 담가 둔 채, 잠시 아래를 보았다. 말간 씨물과 향유가 범벅이 된 기둥에 매달린 방물을 손끝으로 쓸다가 이내 실을 끊어서 치웠다. 여전히 발기한 대물에는 푸른 혈관이 불뚝거렸다.

“흐으응, 아아아아… 하아, 하지 마아…!”

그대로 다시 짓쳐들어올 줄은 몰랐던 듯, 생자지를 뿌리까지 주욱 밀어 넣자 홍의가 두 눈을 홉뜨며 사지를 덜컥거렸다. 그러면서 앞으로 기어가는 바람에 귀두 단이 입구에 걸렸다가 빠지면서 반동으로 배꼽을 탁 쳤다.

“…하지 마?”

상대의 아랫배를 잡고 번쩍 들어 뒤집자, 침상과 함께 출렁이는 단단한 몸뚱이가 잔뜩 오그라들었다. 홍의는 등을 잔뜩 굽히고 모로 누워서는 팔뚝으로 안면을 가렸다. 숨소리가 씨근씨근했다.

“왜 하지 마?”

홍의의 반말이 색다르고 귀여웠던 태자는 살살 말꼬리를 붙드는 중이었다. 홍의가 팔 사이로 슬며시 눈을 내밀었다. 속눈썹이 처연하게 젖어 있었다. 태자는 다시 배가 뜨거워졌다. 새하얗고 탄탄한 나신이 붉고도 단단한 나신을 오만하게 타고 올랐다. 불룩한 울대부터 혀로 쓸고 올라가 입술에 오래 머무르며 야물게 빨아 주었다. 간교한 뱀의 머리로 파고들 듯, 열에 달뜬 커다란 귀두를 젖은 옥문에 찔꺽 밀었다. 홍의가 신음하며 샅을 떨었다.

“흐읍, 전하아….”

“응, 홍의야….”

홍의의 떨리는 입술에서 새어 나오는 부름을, 태자는 사근사근 받아 삼켰다. 온 감각을 하지에 집중했다. 오물거리듯, 단단한 주름 결이 부끄러이 품을 열고 자꾸 침범하려는 귀두를 음란하게 씹어댄다. 이내 귀두를 한 번에 전부 꿀꺽 삼키고는, 제풀에 놀라 미끄덩 뱉어 낸다.

“열어.”

“흐읏, 안 돼, 지금은 싫….”

“열어, 홍의야…. 불알까지 처넣기 전에.”

태자는 양손으로 홍의의 엉덩이 살을 잡아 옆으로 세게 당겼다. 항문의 주름이 가로 늘어나며 품을 내어놓자 안돈하듯 그 틈새에 귀두를 걸치고, 뿌리까지 단숨에 밀어 넣었다. 홍의는 가슴팍을 허공에 부리며 경련하였다. 억세고 구불거리는 털이 엉덩이 골에 위아래로 쓸렸다. 너무 깊었다. 이대로라면 정말로, 묵직한 무언가가 더 밀려들 것 같았다.

“흡.”

덜덜 떨리는 허리 밑으로 단단한 팔이 쑥 들어와 당겼다. 반동하듯 상체가 떠오른 홍의가 태자의 품에 풀썩 안겼다. 마주 앉아 삽입된 자세였다. 홍의가 상대의 목덜미를 와락 끌어안았다. 태자는 홍의의 등허리를 틈도 없이 꼭 껴안고는 목덜미를 빨았다. 아랫도리가 조청처럼 끈질기게 맞부딪었다.

“아, 더… 들어가고 싶어.”

“흐으응, 으응, 읏….”

“안 돼…?”

“아, 안 돼… 흐으.”

홍의는 풀린 발목에 억지로 힘을 넣고 엉덩이를 살짝 들어 뒷물 자세를 했다. 좁아진 공간에 단단한 옥경이 고스란했다. 태자의 손에 핏줄이 불거지며 얼마간 힘을 보태어 주니, 홍의는 그렇게 육근을 가득 머금은 엉덩이를 위아래로 궁싯거리다가, 앞뒤로 밀다가, 항문의 주름을 이용해 가만가만 씹기도 했다.

“하아, 하아….”

힘들었다. 몽롱했다. 홍의는 움직임을 멈추고 태자의 어깨에 이마를 비비며 잠시 숨을 골랐다. 다음 순간, 태자의 손바닥이 엉덩이를 받쳤다. 그리고 아래에서 위로 푹- 찔러 올렸다.

“학!”

왈칵!

말간 물이 솟구쳤다. 홍의가 허공을 보며 이를 따닥따닥 부딪다가 놀라 아래를 보았다. 부둥켜안은 자세라 홍의가 쏜 물이 태자의 가슴팍을 적시고 흘렀다.

울끈. 속살에 묻힌 태자의 성기가 가만히 박동했다.

“저, 전하 잠깐… 잠시만… 아학!”

다시 아래를 쳐올리자 핏- 하고 물이 튀었다. 아아, 홍의가 파들파들 샅을 떨었다. 태자는 한차례 얼굴을 털며 한쪽 눈을 찡그리듯 내리감았다. 이번에는 용안까지 물이 튄 것이다. 이마, 코끝, 아랫입술, 턱, 속눈썹, 그러니까 얼굴의 불거진 부분에 물방울을 매단 태자가 가쁜 숨을 삼키며 스스럼없이 홍의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또다시 두근, 하고 홍의의 내벽과 태자의 성기가 동시에 박동했다.

“…더 싸 봐.”

“…시, 싫… 으응!”

이번에는 부드럽게, 아래서 위로 속살을 파내었다.

홍의가 흐늘흐늘 무너지며 태자의 목덜미에 코를 묻었다. 평소에도 몇 번 태자가 내벽 위쪽을 자극하거나 하면 이런 체액을 싸는 일이 종종 있었으나, 이토록 많은 양을, 그것도 태자의 면전으로 쏟아 낸 것은 처음이었다.

태자가 코끝으로 툭툭 홍의의 귓가를 쪼았다. 홍의가 덜덜 떨며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습기 어린 옥안을 팔뚝으로 닦아 드렸다.

“전하… 전하….”

“응….”

태자는 대꾸하며 슬쩍 자신의 입술을 핥았다. 말간 물방울이 태자의 붉은 혀끝에 스미어 사라졌다.

“하, 핥지 마십시오… 그것, 드시면 안 돼요. 잠시만… 학! 흐으으!”

허둥지둥 이불을 당겨 용안에 흐르는 것을 닦아 내려 했지만, 태자가 다시 허리를 농염하게 쳐올렸다.

“흐으으, 전하아… 그러지 마세요….”

몸을 뒤로 빼 달아나려 했다. 그러나 단단히 허리를 옭아 둔 상대의 팔 때문에 여의치 않았다. 울컥울컥 솟구친 체액이 온몸을 적셨다. 홍의는 풀린 눈으로 태자를 밀어내며 우짖기 시작했다.

“아흐으응, 아아아, 아으, 앗, 전하, 전하 전하 전하…! 하으으, 응응, 하지 마세요! 흐으응… 하지 마, 묻어요… 묻었어… 더러운 거…! 위에, 하지 마, 하악, 거기, 아아, 전하, 그런 말, 하지 마십시오, 싫습니다, 제발…! 아으응, 흐읏, 하, 흐으….”

태자는 입꼬리를 나른하게 당겼다. 축축하게 젖어 든 옥안이 여전히 아래를 비벼 대느라 흔들리고, 흔들렸다.

“아 여기지, 여기잖아… 여기만 부풀었어. 괜찮아, 더 싸도 돼… 흠뻑 적셔도 괜찮아. 하…. 자꾸 어딜 도망가… 이리 와… 끝까지 삼켜야지. 원래 이런 거야… 원래 이렇게, 구멍에 자지 넣고 흔드는 게 교접이랬잖아…?”

물큰물큰 체액을 쏟던 홍의의 양물이 태자의 복근에 짓눌리다 진한 타락 같은 씨물을 꿀렁꿀렁 흘렸다. 홍의는 이대로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사납게 불뚝대는 두꺼운 귀두가 더는 들어와서는 안 되는 곳까지 기어이 밀고 들어왔을 때, 자신도 모르게 태자의 어깨를 깨물고, 파고드는 혀를 피하며, 머리칼을 움켜쥐고, 꿈쩍도 않는 가슴팍을 밀어내고 때렸다.

그러나 태자는 화내지 않았다. 다만 더욱 음탕하게, 보복하듯 잔혹한 깊이로 짓쳐들어오며, 입을 벌려 홍의의 부푼 젖꼭지를 뜨겁게 빨았다. 홍의가 피하고, 밀어내다, 결국은 몸을 뒤집어 침상을 기어 달아나려 했다. 잘 꽂아 둔 옥경을 줄줄 뱉고는 마지막으로 귀두를 쏟을 때는 왈칵 신음하며 흠칫한다. 태자는 더 붙들지 않고 천천히 무릎을 꿇고 가만히 앉았다.

침상을 기는 홍의의 등 근육이 척추를 따라 모여들며 꿈틀거렸다. 옹글게 맞붙은 엉덩이 사이로 갖은 분비물이 질질 흘러내렸다. 더는 갈 곳이 없어 침상의 머리를 붙들고 숨을 몰아쉰다. 애처롭다. 하지만 맘과 달리 여전히 꼿꼿한 태자의 남근이 간닥, 간닥, 홀로 고갯짓하며 배꼽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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