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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외전(오메가버스 ver.) 12 (28/41)

#IF 외전(오메가버스 ver.) 12

잠인지 기절인지, 정신을 잃기 직전 임성이 눈을 홉떴다. 반쯤 넋을 놨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아, 으, 안, 안 돼…… 하지, 아. 이건, 아니, 안 돼.”

모래를 집어삼킨 듯 거칠어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여태 축 늘어져 있다는 게 거짓말이었다는 듯 격렬한 반응을 했다. 여전히 코가 아리도록 달큼한 알파 페로몬 향보다 더한 공포를 느꼈다.

“아악!”

임성이 느끼는 부분만 집중적으로 찌르자 쾌감에 허리를 흔들면서도 어떻게든 벗어나려 했다. 김희도가 그의 어깨를 잡아 돌리며 마주 봤다. 확연한 두려움으로 물든 표정이 보였다. 벌벌 떠는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묘한 흥분을 일으켰다.

“희…… 하지, 마.”

임성은 김희도가 지금 박아 대는 곳이 질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제게 노팅을 하려 한다는 것도. 왈칵 두려움이 치솟았다.

“왜요? 왜 하면 안 되는데?”

오메가가 첫 히트거나 알파의 러트가 처음일 때 질구가 열리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아무래도 서툴기 때문이었다. 하물며 두 사람은 둘 다 처음이었다. 첫 발정기.

하지만 김희도는 지독하게, 그리고 집요하게 임성의 가장 깊고 은밀한 곳을 기어코 찾아냈다.

“너, 너 이거…… 아흣, 으, 제, 발…… 아!”

눈물로 범벅된 채 애원하는 건 오히려 역효과였다. 욕망으로 똘똘 뭉친 지독한 알파의 본성을 일깨워 주는 것밖에 되지 않았으므로.

임성의 질구가 열린다는 것을 인식하는 순간, 이미 바닥이던 김희도의 인내심은 기어코 끊겼다.

두 사람 주변을 둘러싼 공기가 점점 밀도를 높였다. 질구의 존재를 깨닫는 순간 눈앞의 남자를 임신시키고 싶다는 충동이 머릿속을 꽉 채웠다. 참기 힘든 본능이었다.

후, 김희도가 숨을 짧게 들이켰다.

“뭐가 아니에요? 말해 봐요.”

“하으. 아.”

임성이 허리를 뒤틀며 팔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중고등학교 때 군기를 잡는다는 명목하에 선배들에게 배트로 맞아도 꾹 참던 게 임성이었다. 그런 남자가 팔을 휘두를 정도로 구석에 몰린 것이었다.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퍽. 주먹이 김희도의 턱을 정확히 강타했다. 김희도는 옆으로 돌아갔던 고개를 바로 하며 아랫입술을 핥았다.

“그…….”

그만두라고 해야 하는데 말이 나오지 않았다. 솜털이 바짝 선 뺨은 두려움인지 기대인지 모를 감정으로 바르르 떨렸다. 뇌가 녹아내리다 못해 곤죽이 된 것처럼 어지러웠다.

“흐.”

질구를 무섭게 박아 대던 성기의 움직임이 느려지더니 그 주변만 얕게 찔러 댔다.

저도 모르게 엉덩이가 조여들고 허리가 들썩였다. 어깨뼈를 뒤로 젖히며 허벅지에 힘이 들어갔다. 손자국이 발갛게 찍힌 엉덩이가 움찔거리며 김희도의 성기를 꽉꽉 물었다. 내벽이 또한 그의 성기를 쥐어짜듯 들러붙었다. 더 쑤셔 달라는 듯.

“으읏! 아!”

축 늘어져 있던 임성의 성기가 단번에 곧추섰다. 땡땡하게 부푼 귀두는 묽은 정액을 질금질금 토하다가 혼자 부르르 떨렸다. 절정에 도달한 눈앞이 새하얗게 변했다.

더 깊은 쾌감을 원했다. 조금 더, 조금만 더 하면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임성의 페로몬이 허공을 둥실 날아 김희도에게 달라붙었다. 그 어떤 페로몬보다 훨씬 끈적끈적하고 좋은 향기였다. 그것만으로도 임성의 대답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말하기 힘들면 고개만 끄덕여도 되는데. 자, 해 봐요.”

임성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얼마나 빨아 댔는지 살짝 무는 것만으로도 욱신거렸다.

안 돼. 머리로는 여기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퉁퉁 부은 눈꺼풀이 질끈 감기고, 이내 고개가 위아래로 천천히 움직였다.

살살 구슬리듯 하던 페로몬이 순식간에 본성을 드러냈다. 폭발하듯 퍼져 방 안을 가득 메웠다. 김희도가 멈췄던 허리 짓을 다시 시작했다. 임성의 내밀한 곳은 무척 뜨겁고 부드럽지만 견고하게 닫혀 있었다.

안 열려? 상관없었다. 열릴 때까지 하면 그만이니까.

“희도, 아, 아흣! 좋으, 으. 좋아아, 아!”

속살이 무자비하게 헤집어지고 안쪽까지 닿았으면.

후두둑. 얼굴 위로 뜨거운 것이 뚝뚝 떨어졌다. 땀인가, 실눈을 뜨고 보는데 눈앞이 온통 붉었다.

아. 김희도의 코에서 흐른 피가 뺨에 떨어졌다. 그는 코피를 닦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씩 웃으며 입술을 내렸다. 타액과 핏물이 뒤범벅돼 입 안으로 들어왔다. 비리기는커녕 미칠 듯이 달았다. 혀를 내어 그의 입술을 허겁지겁 빨았다. 이상할 정도로 달았다.

“으, 흣!”

동시에 닫혀 있던 질구가 완전히 열리며 김희도의 귀두가 걸쳐졌다. 그 상태로 부풀어 올라 배 속을 꽉 채웠다. 이제 자신의 정액을 눈앞의 남자에게, 오메가에게, 임성에게 쏟아 낼 차례였다.

“이런 걸 마킹이라고 하던가?”

“으, 하앗. 하! 아으으읏”

여태까지의 히트가 한없이 붕 뜨는 느낌이었다면 노팅은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닥으로 추락하는 기분이었다. 몸이 벌벌 떨릴 정도의 짙고 지독한 쾌감. 그토록 기대하고 기다리던 절정이었다.

허벅지가 꽉 조여들고 배 속이 뜨거웠다. 더는 짜낼 것도 없는 성기가 애처롭게 꺼떡이며 허공을 찔러 댔다. 미칠 듯 좋았다. 더, 더 깊고 강하게 쑤셔 줘.

“아흑. 으. 희, 아.”

“숨 쉬어요. 응, 그렇지.”

잘하네. 김희도가 들러붙은 머리카락을 옆으로 쓸어 넘기며 드러난 이마에 입술을 내렸다. 옳지, 잘하네. 다정한 위로의 끝은 질구를 뭉갤 듯이 처박는 성기였다. 질구 안쪽 내벽이 눌리고 짓이겨졌다.

하아, 김희도가 턱을 살짝 들며 움직임을 멈췄다. 질구를 파고든 성기가 마침내 사정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노팅이 시작된 것이었다. 임성의 몸이 미친 듯이 경련했다.

“아흐. 아흐, 아. 아! 아. 아아아.”

그냥 안에 싸는 것과 노팅은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두려울 정도로 압도적인 쾌감이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으면서도 끊임없이 떠오를 것 같아 무서웠다.

김희도는 쾌감에 무너진 얼굴과 제 흔적으로 엉망이 된 목, 곧추선 젖꼭지를 핥듯이 보며 마지막까지 쏟아 냈다. 노팅이 끝나고 딱딱하게 부풀었던 귀두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김희도는 성기를 빼지 않고 오히려 더 깊게 밀어 넣으며 자신의 정액이 그의 몸 안에 달라붙길 기다렸다.

임성이 눈을 꾹 감았다. 김희도의 입술이 자신의 눈가와 뺨, 그리고 입술에 닿는 게 느껴졌다. 자연스럽게 입이 벌어지고 혀가 질척하게 섞였다.

사람의 타액이 어떻게 이렇게 달 수가 있지. 이 와중에도 그의 혀를 맛보고 싶었다.

미쳤어. 제정신이 아니야. 머릿속이 너덜너덜하다 못해 엉망진창이었다.

“좋아해요. 선배.”

점점 흐릿해지는 정신 너머로 뜨거운 체온과 함께 김희도의 고백이 울렸다.

* * *

임성이 기절하듯 잠든 사이 김희도는 그의 발목을 잡아 올렸다. 발바닥을 핥고 발가락을 빨다가 제 어깨에 걸치고 침대 구석에 처박힌 휴대폰을 잡았다.

빨간색으로 변한 배터리는 AM. 05:47과 6%가 찍혀 있었다. 자신이 이곳에 온 게 토요일 밤이었으니 벌써 만 하루 하고도 반나절이 더 지난 것이었다. 얼마 안 됐네.

전화번호부를 열어 몇 없는 번호 중 하나를 눌렀다. 신호음이 몇 번 가기도 전에 상대방이 받았다.

“김희도입니다.”

[임성. 야, 인마! 어떻게 된 거……]

뭐, 누구라고, 김희도? 수화기 너머로 상대방의 놀란 목소리가 들렸다. 김희도가 먼저 전화하는 일은 거의 없다시피 했으니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해됐다.

“임성 선배가 좀 아픕니다. ……히트요. 예, 갑자기. 저도…… 이틀, 아니 사흘은 걸릴 것 같습니다. 다시 연락하겠습니다. 그리고.”

임성의 이름을 내뱉을 땐 목소리가 살짝 들뜨고 거칠었다.

“험한 꼴 보고 싶지 않으면 찾아오지 마세요. 아니지, 매스컴 데리고 와요.”

용건을 마친 김희도는 휴대폰을 침대 아래로 내던지곤 멍 자국과 치열로 엉망이 된 허벅지 안쪽을 눌렀다. 다리가 힘없이 벌어지며 연결된 곳이 보였다. 그 안으로 손가락 하나를 쑤셔 넣었다. 이미 성기 때문에 팽팽해진 구멍이 손가락을 힘겹게 삼켰다.

히트가 끝난 구멍은 더는 젖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잔뜩 싸 놓은 정액 덕분에 움직임이 자유로웠다.

정신을 잃은 사람을 붙들고 박는 게 어이없었다. 내가 생각해도 미친 것 같네. 하지만 임성을 생각할 때마다 늘 미칠 것 같았기에 딱히 새삼스러운 감정은 아니었다.

허리를 강하게 처넣자 임성의 가슴이 튀어 오르며 잇새로 신음이 흘러나왔다. 허벅지가 파르르 떨리며 속살이 성기를 뜨겁게 감쌌다. 쾌감이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흣…….”

일어나면 눈 엄청 붓겠네. 이따 찜질해 줘야지. 손바닥으로 턱과 뺨을 감싸고 엄지로 눈가를 살살 쓰다듬었다. 히트가 끝나며 기이할 정도로 달아올랐던 살갗이 제 온도를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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