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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 6000hit. 수시합격 축하와 수능기원.
사랑해도...되겠습니까?
2001.11.01.
written by kuroyume
for eaude
내가 말했다. 사랑해도 되겠습니까?
그는 웃었다.
- 섞이는 강물은 흘러가고.
일작 : shu님.
"...하아...하...하하...하하하...크큭..."
"...웃지마."
"...하아...쿡...크큭...하하하하...!..."
모르긴 하지만 네 입은 왜 웃느냐고 묻고 있겠지.
머리 속이 하얗다 못해 시뻘개져 버린 내 마음은 모르고서.
시환은 이제 고개까지 젖히며 신나게 웃고 있었고. 재운은 그대로 멈춰 선 채 그런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이따금씩 씩씩대는 듯한 거친 술냄새를 풍겨 대면서.
주정 똑바로 해 오재운.
아니면 너 처음부터 그런 놈이었어?
아아. 그랬지. 그런 새끼였지.
폭력에 가깝게 시환을 유린하면서 재운의 팔이 겨우 풀렸나 했더니 기절할 만한 일이 시환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신없이 흘러내리던 팔이 거침없이 시환의 버클을 풀러내렸고, 바지 속으로 들어온 차가운 손에 시환은 재운이 자신을 지금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가 너무도 분명하게 머리속으로 결론나 버리고 말았다.
그랬단 말이지 오재운.
좋아. 그럼 원하는 대로 해봐.
정말 엿같다. 그렇지?
얼간이처럼 웃어대던 얼굴에선 왠일인지 눈물 한 방울 흘러내리지 않았다.
이따위 건달한테 순진한 척 착한 척 이쁜 척 가증을 떨어댔다니. 자신이 한심해져 견딜 수가 없었다.
"...아...미안해 시환아...난..."
"..."
"순간적으로 욱해서. 하지만..."
재운 역시 자신을 컨드롤 할 수 없었다는 사실에 뒤늦게 후회가 밀려왔지만. 이미 여지껏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시환의 싸늘하다 못해 시릴 정도의 눈동자를 정면으로 받아내고 있자니, 견딜 수가 없어져 버린 것이었다.
태형도 그렇고. 상혁도 그렇고.
자신만 바라볼 줄 알았던 천하의 우시환이 다른 놈들과 이리저리 놀아나는 모습에 울컥했던 거다.
그랬던 거다 틀림없이.
그 자식들은 저항 없이 받아들이더니.
시환은 분명히 자신을 거부했다.
태형도. 상혁도 오늘 하루 동안 그와 함께 있었던 그놈들은 되면서 왜 나는!
왜 나는 거부하는거야. 왜. 응?
그 새끼들이 되면 나도 돼야지. 안그래 우시환?
아니다. 아아. 아니다.
그렇게 옹졸하고 거만하게 세상 살지 마. 오재운.
아아.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하지만...
그 순간에는 견딜 수가 없었다 정말로.
문을 열어 고개를 디밀었을 때. 막 상혁이 시환에게 엉켜들 때는 상혁이 억지로 시환을 몰아가는 것 같아 순간적으로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들려 했는데, 그런 재운을 막은 것은 그 다음 순간. 빌어먹게도 우시환의 태도였던 것이다.
한대 치고 일어나라고 팔자에도 없는 기도따위나 했던 자신도 우스웠지만, 보란 듯이 그를 끌어들여 다시 엉키는 그 모습에 핀트가 나가 버렸다고 해도 옳을 것이었다.
그나마 정신 차리고 뛰쳐나왔기에 망정이지.
죽이고 싶었다 정말로.
하지만 왜?
“?¨前?ª望?n?¾?I?I結局?≫?e?E?I?”
(니가 바라던 게 결국 그거야?)
"...연..."
“???馬鹿?¾?ⓒ?c分?ⓒ?c?E?¢?n?¾?E? ?¨前?a、僕?a。?¨互?¢?I?±?Æ。”
(아. 무식해서 못 알아듣지? 너나 나나. 서로 하는 말.)
"..."
“?≫?¤?μ?½?ⓒ?A?½?I? ?¾?A?½?c?≫?¤言?A?A??e?½?c?æ?ⓒ?A?½?¶?a?n。”
(그렇게 하고 싶었어? 그럼 진작 말하지 그랬어.)
"...연서..."
“知?c?E?ⓒ?A?½?I? 僕?I?¨前?μ?ⓒ知?c?E?¢馬鹿?¾?A?½?n?¾?æ。?≫?n?E?I、?a?e?¤?Æ?¢?A?½?c?A?≪?E?¢?Æ?A?a思?A?A?½?”
(몰랐어? 나 너만 바라보던 병신이었쟎아. 그깟거 하자면 못할 줄 알았나보지?)
"...잠깐...지금 뭐라고 하는..."
“?¨前?a同?¶?a?A?¾?A?½?E。”
(너도 똑같은 새끼였어.)
사랑도 없이 박아대는 게 그렇게 좋아?
시환이 무슨 의도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
전에 없던 차가운 비웃음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시환은 작지만 조금은. 어쩌면 두려워져서...
"...우시환!...지금 뭐하는..."
믿을 수가 없었다.
입고 있던 파카를 벗어 바닥에 까는 시환의 모습을 멀뚱히 바라보다가, 그제야 취기가 제대로 올랐는지 휘청. 다시 고개를 흔들며 어지러운 시야에 그를 담아 보자, 이번에는 낯선 느낌과 함께 재운에게 다가서 재운의 바지 버클을 풀어내는 그인지라 소스라치게 놀라 그 팔을 잡아 막았다. 그러자 싸늘하게 노려보며 매몰차게 그 팔을 뿌리쳐 버린 시환이 다시 재운에게 달려들더니 빠른 동작으로 그의 웃옷을 벗어 또다시 바닥에 깔며 그곳에 재운을 앉히는 것이 아닌가.
“?¨前?a同?¶?a?A?¾?A?½?E。”
(왜 내숭이야? 이런걸 바랬쟎아.)
휑하니 찬 바람이 느껴진 순간. 시환의 달아오른 손이 재운의 옷 속으로 들어와 맨 몸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능숙하게 얼르듯 몰아세우는 그 손길에 놀라기도 잠시, 한층 더해진 취기에 몽롱해진 정신은 자꾸만 재운을 어지럽게 만들었고, 일조하듯 재운을 흥분시키는 시환의 뜨거운 몸과, 그러나 싸늘한 시선.
겉잡을 수 없이 혼란스러워진 머리가 명령을 내리기도 전에. 본능적으로 시환의 옷 속으로 손을 밀어넣자, 메몰차게 또 쳐내는 시환의 으르렁대는 목소리가 텅 빈 골목을 울렸다.
“手?ð出?·?E。?±?A?¿?E用?I?E?¢?¾?e?¤?”
(건드리지마. 이쪽에는 볼일 없쟎아.)
"...읏...너..."
“?Y?e?æ。固??E?A?A?n?¾?e?¤? ?≫?n?E?E無垢?E驚?¢?½?æ?¤?E目?A見?e?E。?C?¤?¹?¨前?I?±?e?³?|外?¹?I終?i?e?¶?a?E?¢?ⓒ?”
(봐. 딱딱해 졌쟎아. 그렇게 순진한 척 놀란 눈으로 보지 마. 어차피 넌 이것만 풀면 끝나는 거 아니었어?)
본능적으로 시환의 웃옷을 벗기려는 재운의 손을 제지한 채. 스스로 바지를 벗어내린 시환이 입술을 하얗게 깨물며 천천히 재운의 위로 올라탄 채 앉아가기 시작했다.
"...으...아읏...!!!..."
"...그...마...흐읏..."
"아흑...윽...아...아파..."
몸이었다면.
니가 바랬던 게 이 쓸모없는 몸이었다면.
이따위 구멍 하나 니가 바랬던 거라면.
그럼 다 가져가. 다 박아버려.
너 좋을 때까지 죽도록 박아대다 떨어지면 되쟎아.
꼭 이런 식으로가 아니었더라도 얼마든지 가능했쟎아.
그럼 진작에 박아대고 쓰레기 버리듯 버려 버리지 그랬어.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어야 했어?
그래야 했어? 응?
니가 이런 속물이었지만.
그랬다고 해도...말 한마디 안 통해서 니가 무슨 생각 하는지 무슨 말 하는지 하나도 몰랐지만.
그래도...
그래도...!!!
끝까지 다 들어갔는지 고통스레 재운의 위로 쓰러진 시환의 입술이 마침내 터져 군데군데 빨갛게 핏물이 어리자, 재운은 밀려들어오는 쾌감과 애써 싸우며 시환을 떼어내려 그의 어깨를 잡아챘다.
"...흐윽...윽...ㄴ...놔!!!..."
사...랑...
사랑이었다.
사랑이었어.
...그래도 난 사랑이었어.
사랑이었어 오재운.
난 사랑이었단 말이야. 사랑이었어!
널 사랑했단 말이야 이 개자식아!!!
터진 입술에서 뚝 하고 핏방울이 떨어지자, 이제는 엉엉거리며 울어버리는 시환이 거칠게 혀끝으로 붉게 물기가 번지는 재운의 뺨을 훔쳐댔다.
자꾸 눈물이 떨어져 목께를 적셔내자 시환은 포기한듯 턱끝을 떨며 울어버리고 말았고.
그제야 도대체 시환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했는지가 이해될 것 같아 재운은 메어 오는 목을 어쩌지 못하고 부드럽게 시환을 끌어당겨 입술을 겹쳤고, 또 밀어내던 시환은 몇 차례나 연거푸 반복되자 마침내는 포기한 듯 울음 섞인 입술을 열어주고 말았다.
“…畜生…”
(...나쁜 놈...)
"나 나쁜놈이라고 하는거지 시환아?"
"...흐윽...."
엉켜오는 입술을 느끼며 천천히 고통에 더 움직이지 못하는 시환의 벗은 허리를 잡아 움직이자 몸서리치듯 고통을 호소하던 시환이 이윽고 신음을 참으며 재운의 손길에 맞춰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몇 번을 더 울음을 터뜨리며 재운의 가슴으로 쓰러지고 일어서고를 반복하며 이제야 겨우 고통보다 쾌감을 느끼기 시작했는지, 괜찮아 괜찮아 하고 속삭이는 재운의 따듯한 음성에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훌쩍거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빨갛게 충혈된 눈의 그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아. 난 왜 이걸 몰랐지? 왜 이렇게 사랑스러운 녀석인지 몰랐던 거지?
조심스레 몸을 들어 그를 껴안다시피 해서 행위를 계속하던 재운이 긴 키스로 그를 자극하며 재빨리 몸을 틀어 그를 바닥에 눕혀 더 단단히 그의 가는 다리를 자신의 허리에 고쳐 걸어주었다.
숨도 못 쉴 정도로 고통스러워 하던 시환이 다시 조금씩 울기 시작하자 달래듯 일일이 그의 눈물을 찍어내 주는 재운의 입술이 바쁘기만 했다.
시환아 시환아 하고 다정히 불러주는 재운의 음성이 믿기지 않는 듯 눈가를 비비던 시환이 새끼고양이처럼 몸을 웅크리며 메달려 오자, 미안한 마음에 더 조심히 허리를 움직이는 재운의 가슴 한켠이 더욱 아파왔다.
신음도 쾌락도 있었다.
하지만 쓰레기 냄새 풀풀 풍기는 더러운 골목길 한 귀퉁이에서의 섹스는.
더러웠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역겨운 것이었다.
그것이 재운과 시환의 첫 섹스였다.
뻐근하니 저려오는 몸으로 아무렇게나 옷을 꿰어입고 일어서는 동안.
시환은 웅크려 돌아 누운 채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저 작고 사랑스런 녀석에게 화가 났던 것이었다.
빌어먹을 그 태형이란 새끼도 그렇고. 김상혁도 그렇고.
시환에게 닿는 놈들에게 겉잡을 수 없이 화가 나 버리는 것은.
외면하고 있었지만 아마도...
조심히 닿은 재운의 팔을 살짝 저지하고는 시환은 입술을 깨물며 일어나 옷을 주워 입기 시작했다.
그 옛날 당했던 상처가 다시 터졌는지 조금씩 핏물이 배어나오는 몸으로 하얗게 질린 얼굴을 돌리고 선 그는. 걸음 하나 제대로 걷지 못할 정도로 쇄약해져 있었다.
상처를 상처로 갚다니 졸라 병신같은 새끼 오재운.
자신에게 욕지기가 새어나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담배 한 대를 피워 물어 타들어가는 동안. 싸구려 담배 한 대를 다 피우는 동안도 서너 걸음밖에 옮기지 못하는 시환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재운이 휙. 바닥으로 던져버린 타다 만 두 번째 담배를 비벼 끄고는 천천히 시환에게 다가가 번쩍. 아프다고 중얼거리는 그를 그때처럼 둘러메고는 걸음을 옮겼다.
집에 가면 따듯한 물에 씻기고...
그리고...미안하다고 말을 하자.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사랑한다고...말도 하자.
다시는 이런 역겹고 더러운 기분 느끼지 못하도록.
꽉 잡고...놓지 말아주자.
무섭지만...이제 받아들이자.
더는 어쩌지 못할 정도로 너에게 빠져 버렸노라고.
말해 주자...사랑한다고.
몰랐는데 시환아.
나는 미저리 기질이 다분한가보다.
스토커도 자질있는 것 같고 말이야.
어떻게 된 게 말이야.
너하고 다른 놈이건 년이건. 눈 마주치는 것도 싫고.
살 마주치는 것도 싫고. 같이 서 있는 것도 싫어.
이러다간...
널 가둬 놓고 나만 보고 싶어질지도 모르겠어.
우리에 갖힌 새가 되더라도.
좋아? 내가 좋을 수 있겠어?
나 너 그런 식으로...
사랑해도...되겠어?
"쫑. 도망쳐라."
"...뭐...?"
역시 세상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집에 도착해 시환을 뉘이고는 잠시 그 곁에서 졸았나 했더니. 어느 새 어깨를 흔드는 상혁에게 머쓱히 웃어보이자. '왜 저 꼴이야?' 하고 눈으로 한 번 묻고는 이내 심각하게 표정을 굳히며 그런다. 얼른 도망치라고.
제대로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한 채 멀뚱히 눈으로 묻기만 하자,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젓더니 상혁이 말했다.
그러게 진작 그만두지 그랬냐고.
"호연이 새끼. 벌써 잡혀 들어갔대."
"...뭐...뭐???..."
"새로 왔다는데...어떻게 알았는지 새파란 검사새끼 하나가..."
"...혹시..."
"이럴 시간 없어. 여기 증거는 내가 다 없앴어. 그러니까..."
"김태형?...김태형 맞지?"
"...벌써 들었어?"
한동안 어지러운 머리속을 정리하며 거칠게 머리카락을 헝클어대던 재운이. 문득 시환을 돌아보더니 하얗게 입술을 잡아 깨물었다.
시환은 여전히 기절하듯 잠들어 있었고, 멍하니 그런 그를 내려다보던 재운의 따듯한 손이 흘러내린 그의 몇 올의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어루만졌다.
상혁의 말이 맞았다.
이럴 줄 알았었다 언젠가는.
다만 그것이 좀 이르게 닥쳐 온 것이었지.
말을 듣자니 결정적인 꼬리는 역시 그때 그 여자인 듯 했다.
그때 이미 예감하지 않았던가.
우린 다 끝났다고.
"...이녀석 잘 부탁한다."
내가 얼마나 몰아붙였으면 이녀석.
그런 짓 할 생각까지 했겠어.
말이 안 통하니 다는 모르겠지만.
이녀석...
나 사랑할거야.
그러니까...
넌 더 힘들겠지만...
"같이 도망가 있어. 잠잠해지면..."
"...두번 말 안한다 상혁아."
"...씨발...미쳤어...?"
"무슨 생각 하는지 아는데. 그러면 나 죽어버린다."
"...나쁜새끼..."
"이제 알았냐? 나 병신인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