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59화 (459/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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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마족은 성과 성벽을 둘러싼 채 기사들이 더 이상 접근하지 못하도록 마기를 난사했다. 기사들은 그런 고위 마족을 공격하고 방어하며 착실히 진군했다.

그렇게 마족과 인간이 마구잡이로 뒤엉킨 전장. 지상으로 내려온 고위 마족의 심장에 단검을 쑤셔 박은 요젠의 고개가 성을 향했다.

“……라이돈.”

그의 마력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지금껏 죽은 것처럼 일말의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건만.

‘카델인가? 카델이 라이돈을 구조해서, 무언가에 억눌려 있던 라이돈의 마력이 해방된 걸지도 몰라.’

잠시 그렇게 상상하던 요젠이었으나.

‘……아니야. 그럴 리 없어.’

금세 추측을 거뒀다. 만약 카델이 무사히 라이돈을 구한 것이라면, 그의 마력에 카델의 마력도 섞여 있어야 한다. 게다가 마왕 성까지 끌려간 라이돈의 상태가 멀쩡할 리 없다. 그런 라이돈에게 공격을 부탁할 정도로, 카델은 엄하지 못했다. 부하와 관련된 일이라면 이상할 만큼 판단력이 흐려지는 사내였으니.

잠시 공격을 멈추고 은신에 집중한 그가 침착하게 라이돈의 기운을 훑어 내기 시작했다. 기운의 근원지를 알아낼 수 있다면 지금이라도 찾아가 그들을 도울 수 있을 테니. 그러나.

‘이건…….’

차분하던 요젠의 표정이 균열이 일며, 은신을 푼 그가 어딘가로 다급히 달려갔다. 도착한 곳은 라이돈과 카델의 곁이 아닌.

“요젠 경……? 보이시나요, 제 팔에 박힌 세 개의 깃털이? 방금 경의 등장에 놀라 방심한 탓…….”

“사람들을 보호해야 해. 서둘러.”

가르엘을 찾아간 요젠이 어리둥절한 그의 앞에서 성을 가리켰다.

“지하야. 라이돈의 마력이 지하에서부터 끓어오르고 있어.”

“끓어오르고 있다고요? 그럼 무사하다는 건가요?”

“반대야.”

언제나 평온하던 표정이 불안하게 일그러졌다. 요젠은 자신이 감지한 라이돈의 기운을 이렇게 판단했다.

“라이돈이 자폭을 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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