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76화 (476/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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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이런 쓸모없는 몸뚱이는 왜 자꾸 번식해서 귀찮은 일을 만들어 내는 거야? 가끔 카델 같은 인간이 태어나니까 봐주는 줄 알아!”

뚫린 바닥 아래, 발 디딜 곳 하나 없는 하늘에서 추락하던 엑토. 그는 곧바로 그를 따라온 라이돈의 도움 덕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

“고, 고맙군……. 자네, 정말 호계 기사단에 들어올 생각 없나?”

“흐응, 못생긴 단장은 필요 없어.”

“내가 수염을 깎으면 그래도 제법 훤칠……. 아, 알겠네! 손을 놓진 말게!”

갑옷의 무게까지 더해져 어찌나 무거운지. 라이돈은 한껏 인상을 찌푸리며 날개를 움직였다. 조금이라도 빨리 도착해 이 짐 덩이를 내다 버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러나 그가 성의 상층부에 다다르기 직전.

“으아아아악!”

“저건 또 뭐야?”

“사, 살려 주십쇼! 라이돈 경!”

또다시 성의 바닥이 열리며, 새로운 인간이 추락했다. 모들렌이었다. 여기까지 간신히 올라왔는데 굳이 다른 짐을 더해야겠는가.

모른 척 내버려 두고 싶었으나, 카델을 생각해야 했다. 고민은 찰나였고, 결국 라이돈은 떨어지는 모들렌까지 받아 냈다. 양손에 각각 호계 기사단장과 황혼 기사단장을 움켜쥔 그가 짜증스럽게 말했다.

“왜 또 떨어진 거야? 여기서 한 명이 더 떨어지면, 먼저 잡힌 순서대로 놓아 버릴 거야. 이해했어?”

“그건 지금 날 떨어뜨리겠다는 소린가?”

“놈이 설치하는 덫 때문에 상대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발을 조금만 잘못 디뎌도 바닥에 구멍이 뚫리면서…….”

말을 잇던 모들렌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바닥으로 새로운 구멍이 열렸기 때문이었다. 함께 그 장면을 발견한 엑토가 사색이 된 얼굴을 굳혔으나.

“떠, 떨어지지 않는군.”

열린 구멍에서 인간이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게다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구멍이 계속 열리고 있군요. 덫의 파훼법을 알아낸 건지도 모릅니다. 서둘러 합류를…….”

“저건 그냥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거야. 덫보다 반응이 빠른 것뿐이라고. 하아, 바보들 상대하는 건 딱 질색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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