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회사 생활
끔찍했던 첫 경험 뒤로 서하는 더는 하준에게 반항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준을 따라 외부로 일을 나가서도 하준이 주는 술이 아니면 일체 입에 담지 않았다.
흥미가 사라지기를 고대했으나 하준은 5년이 지났음에도 계속해서 곁에 두고 옥죄어 왔다.
“윤서하, 들어와.”
“네, 이사님.”
이사실로 들어가 고개를 숙인 채 부르셨냐고 말을 하니 고개를 들라는 저음이 들려왔다. 객관적으로 듣기 좋을지언정 서하는 항상 최하준의 목소리만 들리면 두려움에 떨었다. 몇 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았다.
“고개 들라는 소리 못 들었나?”
“죄송합니다.”
고개를 들어 의자에 앉아 있는 최하준을 바라보았다. 앉아 있음에도 큰 키와 쌍꺼풀이 없는 눈은 날카로운 인상을 주었고, 곧은 목선을 따라 내려오면 옷을 입었음에도 다 감출 수 없는 근육들의 윤곽이 보였다. 머리까지 왁스로 고정했기에 전체적으로 중압감을 주는 최하준으로 인해 서하는 눈을 제대로 마주칠 수 없었다.
“아침부터 발정 난 것도 아니고 왜 그렇게 훑어보는 거지?”
“아닙니다, 이사님. 부르신 이유가?”
하준은 서하에게 마케팅부에 내려가 자료를 받고 50부를 복사하여 회의실에 준비해 두라고 지시를 내렸다. 자료야 메일로 받을 수 있으나 굳이 마케팅부에 가라는 말에 긴장을 하고 15층에 내려가 USB를 받았다.
“왜 여기 계세요?”
“이사님이 시키신 일이 있어서 내려왔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빈정거리며 다가오는 직원들을 무시하고 몸을 돌렸다.
“비서님, 복사는 마저 하시고 가셔야죠.”
마케팅부의 직원들이 떠나지 못하게 붙잡았고 서하는 하준이 시킨 일이라 바로 해야 한다고 했으나 야속하게도 자료를 건네준 직원이 회의는 앞으로 3시간 뒤라며 말을 했다.
“아직 시간 여유도 있으시니, 저희하고 함께 보내시죠. 복사도 마저 하시고.”
직원들은 서하를 들어 올려 그대로 스캔기에 엎드리게 하였다. 알파인가 했지만 향이 맡아지지는 않았다. 오랜 경험으로 아무리 알파라도 승언과 지호, 하준과 같이 향을 완벽하게 조절할 수 있는 알파는 많이 없음을 깨달았다.
그사이 직원들은 서하의 셔츠 단추를 하나씩 풀어냈다. 거부를 했음에도 오히려 한 명이 더 합세해 벗겨 내는 데 성공했다. 모두가 단정하게 옷을 입고 있는 공간에서 서하만이 이질적이었으나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고 각자 할 일을 했다.
“비서님, 몇 부 복사해야 한다고요?”
“…….”
짝-.
“흐읏…….”
대답하지 않자 직원은 서하의 엉덩이를 때렸고 통통한 엉덩이는 살짝 출렁거리면서 자국이 남았다.
50부라고 말하자 직원은 서하의 가슴을 스캔기에 닿게 눌렀다. 유리판에 닿은 가슴이 차가워 몸을 물렀으나 직원들은 서하의 어깨를 더 세게 누르고 스캔 버튼을 눌렀다.
빛이 나오면서 스캔이 시작되었고 직원은 서하의 눈을 가려 주는 알량한 배려를 해 주었다. 스캔이 완료되었고 결과물로 서하의 유두의 모양을 담은 인쇄물이 50장이 나왔다.
“자료 하나 인쇄했고, 다음은 뭐 인쇄해야 해요?”
“……지금 뭐…….”
“위를 했으니까 아래도 해야지.”
항변하기도 전에 말을 끊은 다른 직원이 아래 자료도 인쇄해야 한다며 서하의 바지에 손을 대고 벨트를 풀어냈다. 서하는 빨리 끝내자 싶어 분한 마음을 주먹 쥐는 걸로 억누르고 견뎌 냈다.
속옷까지 완전히 벗긴 서하는 나체가 되었다. 실내에는 에어컨이 틀어 있어 몸에 닿는 바람으로 인해 오스스 소름이 돋았다. 직원들은 이번엔 서하를 스캔기 위에 무릎과 손을 대는 자세로 올려놓았다.
“비서님, 그렇게 있으니까 개 같네요. 아니다, 생식기를 보니까 어리니 강아지가 맞겠네.”
“그것도 소형견.”
직원들은 웃으면서 서하를 조롱했다. 복합기에서 내려가고자 했으나 높이가 상당하여 엄두가 나지 않았다.
“원래 강아지들이 발정이 자주 나는데, 그럴 땐 만져 줘서 풀어 줘야 해.”
한 직원이 서하의 성기를 감싸 쥐었다. 차가운 손이 성기에 닿자 서하는 몸을 뒤로 물렸고 그 순간 다리가 밖으로 나가 몸이 휘청거렸다.
다른 직원이 떨어지려는 서하를 붙잡아 다시 복합기 위로 올려놓으며 ‘이래서 새끼들은 보호자가 필요한 법’이라며 엉덩이를 토닥거렸다.
서하는 벗어나고 싶었으나 까딱하면 바닥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어찌할 방도를 찾지 못하였다. 그사이 성기를 쥔 남성은 손에 힘을 약간씩 가해 쥐었다 폈다 하였다.
“흣, 으으……. 놔, 주십시오.”
“왜요, 비서님. 기분 좋아 보이는데.”
남자는 이제 대놓고 손을 앞뒤로 흔들었다. 흔들리는 손길에 속수무책으로 서하는 신음을 내뱉었다. 조금만 더 하면 사정을 할 것 같았다. 그러나 딱 그 순간에 손길이 멈추었고 엄지에 선단이 막혔다.
“왜, 왜…….”
“가고 싶으시면 정중히 부탁해야죠.”
알파도 아닌 베타에게 부탁해야 한다는 사실이 고까워 서하는 입을 다물었다. 그러자 직원이 엄지로 선단 주변을 문질렀고 사정 직전의 예민한 성기에 손바닥에 손톱을 박아 넣었다.
“그만……. 그만 더…… 이상 못 참아.”
“편해지고 싶으면 부탁을 하면 됩니다만.”
직원은 손에 쥔 서하의 성기를 보았다. 작은 크기지만 꼿꼿이 선 성기는 사정하지 못해 붉게 부어 아파 보였다. 콧대 높은 서하의 애원을 듣고 싶어 구멍을 막고 손을 빠르게 왕복했다.
“흐윽! 할게, 할, 게요!”
“해 봐요. 이왕이면 직무랑 이름도 넣어서.”
“으읏. 비서…… 윤서하. 클리토리스로 가고 싶어요, 윽.”
성기를 막은 손을 풀어 준 직원은 자지러지는 반응을 보기 위해 성기를 흔들었다. 복합기 위해서 사정한 서하는 탈력감에 숨을 몰아쉬었다.
깨끗한 유리판에 서하의 정액이 뿌려져 넓게 퍼지고 있었다. 서하는 정액을 보면서 이제는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직원은 서하의 다리를 내려놓아 복합기에 걸치게 하였고 허리를 눌러 성기가 스캔기에 닿게 하였다.
성기가 눌리고 배에는 정액이 닿아 질퍽한 느낌이 들었다. 서하는 기분 나쁜 질퍽함에 일어나고자 했으나 직원들이 서하의 허리를 누르며 스캔 기능을 작동시켰다.
스캔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끝나자마자 눌린 성기와 액체가 부어진 듯한 결과물이 출력되기 시작했다.
“자료 인쇄 끝났습니다. 그리고 스캔기는 깨끗하게 해 주세요.”
“휴지…… 주시면 닦겠습니다.”
“오메가의 정액은 아무 성분이 없다는데 환경도 아낄 겸 비서님이 그냥 드셔 주세요.”
직원들은 어서 먹으라며 서하의 고개를 눌렀고 마지못해 입을 벌렸다. 입 안에 들어오는 정액은 텁텁했고 또 역겨웠다.
“우욱…… 읍.”
“빨리 드셔 주세요. 저희 다른 것도 인쇄해야 한다고요.”
서하는 정액을 전부 핥아 먹었다. 목 넘김이 좋지 않았고, 전부 넘어가지 않았는지 목에 걸린 느낌이 들어 계속해서 침을 삼켰다.
“다 먹어 놓고 왜 입맛을 다시세요. 저희 거라도 드릴까요?”
“아니요……. 아닙니다.”
“저 복합기 좀 쓰게 비켜 주세요.”
복합기에서 내려와 달라는 다른 직원의 말에 서하는 드디어 바닥을 디딜 수 있었다. 직원은 서하를 도와준 게 아니었다. 본인의 업무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한 행동이었으나 서하에게는 행운이었다. 서하는 마구잡이로 떨어져 있는 옷을 주워 입고 USB를 챙겨 마케팅부를 벗어나려고 했다.
“비서님, 자료 두고 가셨습니다.”
복합기를 쓰던 직원이 서하에게 출력물을 가져가라며 클립으로 고정해 품에 쥐여 주었다. 가슴과 성기가 담긴 출력물을 아무렇지 않게 주는 직원에 서하는 부끄러웠으나 감사 인사를 하고 마케팅부를 빠져나와 24층으로 올라갔다.
자신의 자리에 앉은 서하는 자료를 출력하고자 USB를 컴퓨터에 연결하였다. 그 순간 갑자기 목소리가 들려왔고 서하는 옆을 돌아보았다.
“준비는 다 하고 돌아온 건가?”
“아직 준비 중입니다.”
“지금까지는 뭐 하고 온 거지?”
하준은 서하를 내려다보며 말을 하였고 서하는 하준의 질문에 얼버무리며 마케팅부에서 출력한 결과물을 뒤로 숨겼다. 하준이 손을 뻗으며 숨긴 걸 내놓으라고 하였고 서하는 떨리는 손으로 하준에게 출력물을 넘겼다.
“일하라고 보내 놓았더니 음탕한 짓이나 하고 있었군.”
“본의 아니게…… 죄송합니다.”
“오메가라는 게 그렇지. 이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맡길 테니 너한테는 어울릴 만한 다른 일을 주지.”
서하는 하준을 따라 이사실로 들어갔다. 하준은 사람 같지도 않은 오메가에게는 옷이 필요 없다며 옷을 벗게 하였다. 서하는 하준이 자신에게 시킬 일에 겁을 먹고 옷을 하나씩 벗어 내려갔다.
“능력 없는 데다가 이제는 행동조차 굼뜨군.”
“…….”
속옷까지 벗은 서하는 옷을 개어 이사실 구석에 있는 서랍에 넣었다. 총 3단으로 이루어진 서랍장엔 각종 도구가 있었다. 하준은 빈 마지막 단에 서하의 옷을 넣게끔 하였다. 나체의 서하는 하준에게로 다가갔다. 하준과 자신은 책상 하나로 막혀 있었다.
“이리로.”
“네, 이사님.”
서하는 책상이라는 선을 넘어 하준에게로 갔다. 하준에게 느껴지는 중압감에 숨을 크게 내쉬었다.
“싸지르기까지 한 것 보니 어디서 즐기다 온 모양이군.”
“…….”
하준은 서하가 들고 온 출력물을 넘겨 보고 있었다. 저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의 치욕스러운 사진을 보고 있는 것을 견딜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 다음에는 더 잘하겠습니다.”
“아니, 이제 너한테는 중요한 일을 맡기지 않을 생각이야. 딱 연필꽂이 그 정도가 너에게 어울리겠어.”
하준이 고갯짓을 하자 서하는 몸을 굽혀 바닥에 무릎과 손을 디딘 자세를 잡았다. 엉덩이를 높게 들으라는 하준의 말에 허리를 낮추고 엉덩이를 세웠다. 얼굴이 바닥과 거의 맞닿은 자세에 서하는 얼굴이 달아올랐다.
“이것도 맛있게 먹도록.”
하준은 서하의 구멍에 양 끝이 둥근 만년필을 집어넣었다. 옷에 고정하는 클립 부분으로 넣었더니 서하는 아픈지 몸을 움츠렸다.
“이사님……. 안, 들어갑니다……, 빡빡해서……. 읏.”
“그럴 리가. 아랫입은 잘 먹는데 윗입은 거짓말하는군.”
서하는 메마른 곳에 드나드는 만년필이 고통스러웠다. 하준은 페로몬을 풀어 주지도 않고 젤을 사용하지도 않은 채 서하의 구멍을 쑤시고 있었다. 서하는 주먹을 쥐고 기도를 하듯이 포개고 버티었다. 여기서 무너지면 더 큰 벌을 받을 것이다.
“흐읍……읏. 이사님, 제, 발.”
그 순간 이사실의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서하는 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놀라 엉덩이를 낮추고 허리를 들어 올렸다. 곧장 하준에 의해 머리가 눌린 서하는 다시금 엉덩이를 들어 올린 자세가 되었고 통통한 엉덩이 사이로 만년필이 조금 튀어나왔다.
“들어오도록.”
하준의 허락에 로운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사님, 회의 자료를 받으러 왔습니다.”
“자료는 윤서하 비서에게 있으니 그에게 받아.”
서하는 자신에게 받으라는 말에 바지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USB를 떠올렸다. 현재 나체로 만년필을 넣고 있었다. 책상에 가려져 로운에게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으나 조금만 옆으로 나아가도 로운이 자신의 수치스러운 꼴을 보게 될 것이다.
“뭐 하고 있어? 빨리 가져다주지 않고.”
“알겠……습니다,”
하준의 재촉에 서하는 자리에서 일어나고자 했으나 하준은 일어서려는 서하의 허리를 눌렀다.
기어가라는 하준의 의도를 눈치채 엎드린 그대로 앞으로 향했다. 이사실이 넓기는 했으나 기어가는 상황이라 그런지 더욱 멀게 느껴졌다. 게다가 움직일 때마다 만년필이 조금씩 구멍 안으로 들어와 빠지지 않게 될까 봐 두려웠다.
구석에 위치한 서랍장까지 도착한 서하는 서랍을 열고 바지에서 USB를 찾았다. USB를 손에 쥔 채론 바닥을 기지 못하기에 서하는 하준을 쳐다보니 잘 행동하라는 듯 다리를 꼬고 손가락으로 무릎을 두어 번 두들겼다.
USB를 입으로 문 서하는 로운에게로 기어갔다. 한 걸음씩 로운에게 다가갈 때마다 자괴감이 들었다. 로운에게 도착을 하니 로운이 서하의 머리를 쓰다듬고 USB를 가져갔다. 침이 묻어 있었지만 개의치 않는 듯 손수건으로 닦고 주머니에 넣었다.
“이사님, 이사님께서 개를 키우셨다는 보고는 듣지 못했는데요.”
“개는 말을 잘 듣기라도 하지. 인쇄도 못 하는 비서는 연필꽂이로라도 써야 하지 않겠어?”
“그래서 만년필을 꽂아 두셨군요.”
로운은 만년필을 붙잡고 원을 그리듯 움직였다. 내벽 곳곳을 건드리는 움직임에 자극을 받은 서하는 구멍을 조였고 움직이기 힘들어지자 로운은 서하의 허리를 위에서부터 아래로 쓰다듬었다.
“실장님! 으흡, 손, 떼 주십, 읏.”
“서하 씨 기분 좋아요?”
“휘젓지 마. 앗, 으아, 흐윽.”
로운은 만년필로 서하의 내벽을 계속 휘저었고 서하는 반항도 못 하고 가련하게 몸을 떨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서하의 성기는 자극에 점차 서기 시작하였다. 로운이 전립선만 계속 찔러 볼까 생각하고 있는데 하준의 목소리가 막아섰다.
“그만하고 나가는 게 어떨까.”
“알겠습니다, 이사님. 서하 씨 이따가 뵐게요.”
로운은 망설이지 않고 이사실을 나갔다. 방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남겨진 서하는 하준을 쳐다보았다. 그래도 방금까지는 웃기라도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눈과 입 모두 웃고 있지 않았다. 서하는 발기하여 불편한 성기로 어기적거리며 하준에게 기어갔다.
“이사님, 잘못했습니다……. 제가, 이사님 앞에서 다른 사람과…….”
“틀렸어, 윤서하. 내가 옷을 입지 않은 넌 뭐라고 했지? 비서인가?”
옷을 입고 있는 동안은 비서로 최소한의 인간으로서 대해 주겠지만, 옷을 벗은 자신은 인간이 아니라고 하였다.
“이사님……. 이사님의 오메가…… 서하가…… 잘못했어요.”
“그래, 잘못했으면 벌을 받아야지?”
하준은 주인의 눈치를 보며 기어 오는 서하가 마음에 들었다. 벌을 주겠다고 한 하준은 다시 서하를 엉덩이만 높게 든 자세를 하게 하였다. 다른 도구는 전혀 꺼내지 않았기에 서하는 오히려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여기 구멍에는 얼마나 들어갈 것 같아?”
“네? 그게 무슨…….”
하준이 명확히 답을 해 주지 않으며 서랍을 열었다. 그의 서랍엔 서하의 전용 서랍과는 다르게 사무 용품만 가득 차 있었다. 하준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볼펜을 모두 꺼내 책상에 올려놓았다.
책상 위에서 무언가 굴러가는 소리를 들은 서하는 무심코 위를 올려다보았다.
“더 혼나고 싶나 보군.”
“죄송합니다…….”
금세 호기심을 버리고 고개를 숙이는 서하를 보며 하준은 나른히 볼펜을 집어 들었다. 서하의 구멍에 꽂혀 있는 만년필보다는 작지만 길이는 더욱 길었다. 하준은 볼펜을 만년필 옆으로 밀어 넣었다.
“이사님……. 아, 으, 아흣……! 아파요.”
“엄살이 심하네, 최소 10개는 들어가야 하는데.”
10개는 들어가야 한다는 말에 몸이 떨렸고 발기를 했던 성기가 축 처졌다. 지금도 찢어질 것 같은데 10개라니 절대 무리였다. 하준의 바지라도 붙잡고 애원을 할까 생각했다. 종종 귀엽게 봐주니 이번에도 넘어갈지도 몰랐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뻔히 보여 하준은 이번에는 어림없다고 못을 박았다. 서하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알고 일부러 마케팅부에 보내긴 했으나, 자신의 공간에서 다른 알파의 손에 의해 신음을 내지르는 모습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또 다른 볼펜을 들어 서하의 구멍에 밀어 넣었다. 전혀 느끼지 못하며 얼굴이 빨개진 채 눈을 감고만 있었다. 애초에 쾌락이 아닌 고통을 주기 위한 목적이기 때문에 하준은 만족하였다. 몸의 고통을 느끼지 못하면 서하는 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잘못을 저질렀다.
“이사님……. 제발, 찢어……져요.”
“그럴 리가. 내 것도 잘 받아먹었잖아?”
“잘못했어, 잘못했어요. 아읏…….”
몇 개째인지 모를 볼펜이 구멍에 들어왔다. 뒤를 쳐다볼 수 없지만, 구멍이 벌어져 있는 것을 느낀 서하는 구멍이 다시는 닫히지 않을까 봐 두려워졌다.
“이사님……. 힘, 힘들어요.”
하준의 바짓단에 얼굴을 비비며 애교를 부렸다. 제발 용서해 주길 바랐으나 하준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아 불안한 마음에 얼굴을 떼고 다시 자세를 취했다.
“윤서하, 또다시 같잖은 짓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 주지.”
“죄송합니다. 안 그러겠습니다. 잘, 참겠습니다…….”
하준은 다시 서서히 볼펜을 집어넣었고 끝내 볼펜 10개와 만년필 1개를 전부 구멍으로 담았다. 만년필을 중심으로 꽂힌 볼펜들은 한 송이 꽃처럼 보였으나 몸의 주인은 벌어진 구멍과 숨을 쉴 때마다 조금씩 들어오는 필기구에 몸을 떨며 울음을 삼켰다.
“이사님, 서하 무서워요. 찢어질 것 같아.”
서하의 엄살을 묵살하고 필기구를 모두 잡고 앞뒤로 움직였다. 11개가 모여 거대해진 필기구들이 움직이자 서하의 교성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앗, 흐으읏, 아읏! 아파……. 아파…….”
말과는 달리 계속되는 움직임에 서하의 성기가 다시 살아났다. 주인을 닮아서 조그마한 자극에도 움직이는 작은 성기가 귀여웠다.
“빼, 빼……. 하윽, 빼 주세요……. 읏, 싸고 싶어요, 이사님……. 서하 가고 싶어.”
발정 난 것처럼 허리를 움직이며 바닥에 험핑을 하는 서하의 엉덩이를 가볍게 때리며 주의를 주었으나 험핑을 멈추지 않았다.
“윤서하, 싸고 싶으면 당장 멈춰.”
페로몬을 풀어내며 말하니 겁을 먹은 서하는 험핑을 멈추고 하준을 올려다보았다. 눈가가 빨개진 채로 올려다보는 서하에 하준은 발기한 것을 느꼈다.
“잘 빨 수 있지? 맛있게 빨아 보는 거야.”
“네……. 잘 빨 수 있습니다.”
손을 하준의 허벅지에 올리고 고개를 살짝 숙여 치아로 바지 지퍼를 내렸다. 버클은 배려로 풀어 준 하준은 어서 해 보라는 듯 서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속옷을 이로 문 채 내리는 데 성공하니 발기한 하준의 성기가 튀어나와 뺨을 맞았다. 하다 하다 성기에 뺨까지 맞아 당황했으나 표정을 갈무리하고 성기를 입 안으로 넣었다. 한 입에 담기엔 큰 성기라 반밖에 넣지 못했음에도 입 안이 가득 차 숨을 쉬기 어려웠다.
“숨은 코로 쉬어야지.”
“으으읍.”
성기를 문 채 말을 하자 하준의 성기에 고스란히 자극이 전달됐다. 또다시 까먹고 문 채로 말을 하는 서하의 머리채를 잡고 뒤로 젖히니 입에서 성기가 튀어나왔다. 입가에 고인 타액이 길게 늘어져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서하는 머리가 뽑히는 느낌에 표정을 찡그리고 팔을 뻗어 하준의 손을 잡았다.
“몇 번을 말하는 거지? 펠라 할 때는 말하지 말라고.”
“죄송합니다……. 윽, 다시 하겠습니다.”
머리채가 놓아지고 고개를 숙인 서하는 하준의 성기를 물었다. 한 입에 담고자 무리하게 많이 넣어 성기가 목젖을 찔렀으나 구역질을 참아 내며 성기를 빨고 종종 혀로 선단 부분을 핥았다.
아까와는 달리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는 걸 보아 심기가 나아진 듯했지만 숨을 쉬기 어려웠던 서하는 하준의 성기를 볼 한쪽으로 몰아내고 침을 삼켰다. 볼 한쪽이 커다란 알사탕을 먹은 것처럼 튀어나와 있어 하준은 서하의 볼을 눌렀고 성기가 눌리는 느낌과 축축한 느낌에 더더욱 눌렀다.
“으읍.”
하지 말라는 듯 고개를 젓는 서하는 보고 하준은 짧게 혀를 찼다. 계속해서 목울대가 움직이는 걸 보아하니 바닥에 침을 흘리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침을 삼킬 때마다 성기가 조이는 건 좋았으나 아직도 자존심이 남아 있는 서하의 행동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빈 공간이 없어 보이는 입에 손가락을 욱여넣었고 입술이 찢어질 것 같아 서하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뒤로 물렸다.
“자세.”
하준의 말 한마디에 서하는 다시 제 위치로 돌아왔고 결국 하준의 손가락마저 물게 되었다. 하준은 서하의 입천장을 긁다가 성기의 반대쪽으로 손가락을 입 안쪽에 걸고 바깥으로 당겼다.
더 공간이 없을 것 같았던 입이 벌어지고 그 사이로 타액이 흘러나왔다. 서하는 자신의 타액으로 인해 하준의 양복이 짙게 물드는 것을 보았다. 혼나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하준은 생각하지 말고 계속하라고 하였다.
하준의 손가락이 빠지고 서하는 사탕을 빨 듯 하준의 성기를 빨았다. 하준은 곧 사정할 것 같은 느낌에 서하의 머리카락을 헤집었다. 자신과 같은 샴푸 냄새가 나는 서하에게 다시금 소유욕이 생겼고 또다시 흥분했다.
“크흡.”
하준이 사정하고 서하는 정액을 삼키지도 뱉지도 못하고 머금고 있었다. 저번에 뱉어 냈을 때는 엉덩이를 호되게 맞았고 허락 없이 삼켰을 때는 마시는 것을 좋아하냐며 많은 양의 물을 마시고 화장실을 보내 주지 않아 바닥에 실금했다. 서하는 입을 크게 벌려 하준에게 보여 주고 입을 다물었다.
“잘했어. 그대로 삼켜.”
목울대가 움직이면서 정액이 목으로 넘어갔다. 아무리 먹어도 익숙해질 수 없는 맛에 인상을 찌푸렸다. 이걸 먹으라고 시키고 지켜보는 취향 한번 대단했다.
“이사님, 깔끔히 다 먹었습니다. 그러니까 가게 해 주세요.”
하준이 서하의 성기를 구두로 쓸어내렸고 매끈한 구두코가 성기에 닿자 서하는 사정할 수 있다는 기쁨에 허벅지에 힘을 주었다. 서하의 눈가를 어루만지던 하준은 손가락으로 톡톡 두들겼고 허락하는 신호임을 알고 억누르던 사정감을 내려놓았다. 오랫동안 사정을 참은 탓에 정액은 한 번에 나오지 않고 조금씩 여러 번 나왔다.
“읏……. 서하가, 가요……. 봐주세요.”
사회에서 통용되는 말을 하는 걸 언짢아하던 하준은 이름을 넣으며 말하길 종용했고 서하는 하준의 명령을 따랐다. 몸이 괴로울 때는 역겨워도 애교를 부리는 게 이롭다는 걸 체득하고 부러 말투를 바꾸고 이름을 넣어 말했다.
사정한 서하는 눈을 천천히 감았다 떴다를 반복했다. 몇 시간 사이에 2번을 사정해 너무 힘들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이사님. 서하 옷 입고 싶어요. 빼 주세요.”
“아니, 그러고 가야 해.”
어디를 간다는 건지 모르는 서하는 설마 나체로 밖으로 나가라는 의미일까 봐 하준의 허벅지에 손을 올렸다. 하준은 자신을 올려다보는 서하가 부탁하는 고양이 같아 갸륵했으나 아직 벌은 끝나지 않았다.
하준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갔다. 주인이 없는 곳에 홀로 있을 수 없었기에 하준을 따라가야 했으나 엉덩이에 꽂혀 있는 볼펜이 신경 쓰였다.
“제발…… 이거라도 빼 주세요.”
이사실 밖으로 나간 하준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며 문 앞까지 기어갔으나 열기 위해 일어나야 하나 고민했다. 아직 하준이 밖에 남아 있는데 문을 열면 트집이 잡혀 더 많은 볼펜을 꽂는 벌을 받을 거다. 언뜻 문밖에서 인기척을 느낀 서하는 손으로 문을 두들겼다.
“제가 잘못했어요. 서하도 데려가세요.”
문을 두들기며 멈추지 않고 데려가 달라고 애원했고 손이 아플 즈음이 되어서야 문이 열리며 하준이 들어왔다.
“외로웠구나. 주인이 놓고 가서.”
“네……. 외롭고 무서웠어요. 절 버리지 마세요.”
하준은 서하를 안아 올리며 볼펜이 빠지지 않도록 힘을 주라고 하였다.
볼펜이 빠지지 않도록 힘을 주느라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하준의 품에 안겨 있었다. 중간중간 사람들을 마주쳤을 때 서하는 하준의 품에 고개를 묻고 숨겼다.
그런 서하가 마음에 들었는지 하준은 서하를 단단히 안았고 회의실 앞에서 멈췄다. 서하는 곧 이곳이 회사의 간부들만 모이는 회의실임을 알아차렸다. 간부들이 긴 테이블을 중심으로 앉아 있었고 하준은 서하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반대쪽으로 가 앉았다.
테이블 위에 올려진 서하는 하준을 쳐다보았으나 로운이 준비한 회의 자료를 보며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방금까지는 안고 있었으면서 이제는 내팽개치고 있었다.
회의가 시작되고 각 부서의 팀장들이 발표를 하는 와중에도 서하는 테이블 끝에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간부들조차 눈길을 주지 않았으나 회의가 진행됨에 따라 필기구를 요구하며 서하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뭔데. 일제히 쳐다보는 눈길에 간부들의 숫자를 헤아렸다. 간부는 10명. 구멍에 꽂혀 있는 건 볼펜 10개와 만년필 1개. 처음부터 하준은 이럴 계획이었나 보다.
시간을 끌어 봤자 좋지 않았다. 테이블 위를 서서히 기어 첫 번째 줄에 위치한 간부들에게로 가 허리를 숙이니 간부들은 만년필을 건들지 않고 볼펜을 하나씩 뽑아 갔다. 볼펜이 뽑히는 과정에서 남은 볼펜들이 움직였다.
“우으……. 잘못, 아…… 잘못했어요.”
또다시 벌을 받을까 봐 서하는 하준을 보면서 용서를 빌면서도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간부들은 서하가 가까이 올 때마다 볼펜을 하나씩 뽑아냈다. 그중 몇몇은 하준이 눈치채지 못하게 볼펜을 빼낼 때 내벽을 휘젓기도 하였다.
“핫, 흐으……. 윽, 아앗. 죄송합니다. 서하가…… 서하가 잘못했어요.”
드디어 하준에게로 온 서하는 몸을 돌려 엉덩이가 하준을 향하게 엎드렸다. 하준은 주인을 잘 찾아온 서하를 보며 흡족했다. 중간에 수작을 부리는 간부도 있었으나 서하는 자신만을 쳐다보았다.
마지막 만년필을 뽑아낸 하준은 지쳐서 테이블에 엎어진 서하를 들어 올려 로운에게로 넘겼다. 로운은 서하를 안아 들고 회의실 밖으로 나갔다. 서하의 기를 죽이기 위함이지 자신의 오메가를 남들이 오랫동안 하기는 싫었다.
서하도 이제는 함부로 다른 알파들 사이에서 놀아나지 않을 것이다. 하준은 다시 회의를 진행하였고 서하의 일은 하나의 해프닝처럼 마무리되었다.
***
로운의 품에 안겨 정신을 잃었던 서하는 몸에 닿는 가죽의 차가운 느낌에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다. 하준의 방 소파에서 눕혀져 있었다. 몸을 일으켜 구멍에 아무것도 없음을 확인했다.
“이제 일어났나?”
황급히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회의가 끝난 모양인지 하준이 자리에 앉아서 서류를 처리하고 있었다.
“깨우시지…… 그러셨습니까.”
대꾸하지 않고 서류만 처리하는 하준을 보며 서하는 옷을 입어도 되는 상황인지 알지 못해 바닥을 쳐다보다 말을 꺼냈다.
“이사님……. 옷을 입어도 되겠습니까……?”
“잘했다고 생각하는가 보군.”
“죄송합니다…….”
반문에 서하는 무작정 사과를 했다. 아직 하준의 성에 차지 않은 듯했다. 서하는 나체로 하준의 앞에 선 채 어떻게 해야 이 상항이 끝나는지 알 수가 없어 고민했다. 정장을 모두 갖춰 입은 하준과는 다르게 자신은 원시적인 모습 그 자체이기 때문에 하준과 자신의 위치가 극명하게 느껴져 콧날이 시큰해졌다.
“무엇을 잘못했지?”
“……잘, 모르……겠습니다…….”
서하는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것이 떠오르지 않았다. 저번에는 거짓으로 사과를 했다가 며칠간 앉지도 못할 정도로 맞은 적이 있기 때문에 솔직하게 대답을 했으나 낭패를 봤다.
“잘못을 모르면 알 때까지 그러고 있도록.”
“알겠습니다, 이사님.”
그래도 그냥 서 있으면 되는 관대한 처사에 서하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리가 아프기는 했지만 퇴근 시간까지 버티기만 하면 되었다. 자신이 아무리 잘못을 해도 하준은 퇴근 시간이 되면 집에 가서 혼낼지언정 회사에 남겨 두고 가지는 않았다.
똑똑.
“이사님, 총무부입니다. 들어가서 보고해도 될까요?”
서하는 문고리가 돌아가는 소리에 하준을 쳐다보았다. 하준이 제발 사람을 물려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으나 하준은 들어오라고 할 뿐 자신을 신경 쓰지 않았다.
총무부에서 보고가 시작되었고 서하는 뒷짐을 지고 가슴까지 턱을 내렸다. 직원은 서하를 없는 사람인 것처럼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시선을 보내는 인간들도 싫었으나 총무부 직원처럼 사람도 아닌 것처럼 대하는 유형이 더욱 견디기 어려웠다.
이사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서야 서하는 정신을 차렸다. 하준이 펜을 내려 두고 서하를 쳐다보고 있었다. 정신을 놓은 사이에 무언가 말했을까 봐 서하는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 쳤다.
“가만히 있지도 못하는 건가? 머리가 나쁜 건지.”
서하는 하준의 지적에 제자리로 돌아왔으나 이미 늦은 모양인지 하준이 손가락을 까닥이며 서하를 불렀다.
“아무리 고양이라고 부른다고 해도 일부러 반항을 하는 건 용납 못 해.”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하준이 서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하였지만 서하는 저 손이 언제 머리채를 움켜쥘까 두려웠다. 하준이 서하의 머리부터 얼굴, 가슴까지 손을 내려 어루만졌다. 가슴의 주위를 맴돌던 손가락을 유두 근처에서 멈추었다.
“그 와중에 여기는 꼿꼿이 세우고 있군. 만져 달라는 건가?”
“서하의…… 젖꼭지를 만져 주고…… 괴롭혀 주세요.”
원하는 답을 했는지 하준의 입꼬리가 올라갔고 다행이라고 여겼다. 하준이 가슴 주위를 맴돌던 손을 유두로 옮겨 위아래로 손을 움직이며 어루만졌다.
“으읏, 앗. 더 만져 아앗……. 주세요. 이사님.”
“명령이나 하는 고양이는 키운 기억이 없는데?”
“아……. 후으아…… 앗……! 읏, 잘못했어요……. 말 잘 들을게요.”
상냥하게 만져 주던 손가락이 벌을 주듯 유두를 꼬집기 시작했다. 그러나 서하는 꼬집는 행위조차 쾌락으로 받아들였고 몸이 경련을 일으키듯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였다.
하준은 서하를 내버려 두고 몸을 일으켜 구석에 있는 서랍장을 열었다. 핫젤을 꺼낸 하준은 자리로 돌아와 의자에 앉지 않고 책상에 걸터앉았다. 서하의 눈동자가 자신만을 따라오고 있었다. 반항해도 결국은 순종적인 오메가였다.
하준은 라텍스 장갑을 끼고 핫젤을 손에 짜 그대로 서하의 유두에 발랐다.
“이사님, 차가워……요. 읏, 흐읏. 반대쪽도…… 해 주세요.”
“차갑다고 하더니 금방 말이 바뀌는군. 보채지 않아도 해 줄 테니 기다려.”
젤에 있는 성분이 뭔지도 모르고 서하가 더 만져 달라며 가슴을 내밀었다. 조금 뒤면 울음을 터뜨리게 될 것이다. 잘못을 말할 기회를 주었는데 제 발로 차 버린 오메가에게 어울리는 벌이었다. 하준은 젤을 바르고 미련 없이 라텍스 장갑을 벗어 쓰레기통에 버린 뒤 의자에 앉았다.
서하의 얼굴은 당혹스러움 그 자체였다. 하준은 그 얼굴에 정복감을 느끼며 업무를 보았다. 엎어 놓고 박아 버리고 싶었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었다. 서하가 좀 더 울고 보채며 자신을 원해야 했다.
“이사님……. 만져 주세요……. 제발요.”
서하는 가슴으로 손이 향하는 것을 가까스로 참아 내며 하준에게 애원하였다. 처음에는 일반 젤인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뜨겁고 간지럽고 열기가 돌아 화끈거렸다. 시원하게 긁고 싶었으나 하준은 매정하게 서류만 보고 있었다.
“제발요. 이사님……. 젖꼭지가…… 간지러워요. 긁, 어 주세요.”
어깨를 조금씩 움직이며 사정했으나 하준은 서류를 넘길 뿐 서하에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비틀거리며 하준의 곁에 주저앉아 상반신을 하준의 허벅지에 올렸다. 뭐 하는 짓이냐는 눈빛을 받았지만 서하는 물러나지 않았다.
“이사님, 제가 잘못, 했어요……. 벌해 주세요……읏.”
“…….”
하준이 서늘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음에도 서하는 물러나지 않았다. 지금은 공포심보다 유두에서 느껴지는 간지러움을 해소하고픈 마음이 더 컸다. 서하는 의도적으로 상반신을 하준의 허벅지에 스치게끔 하였다. 간지러움이 미약하게나마 줄어들었고 하준의 성기가 부푸는 걸 느꼈기에 희망을 품었다.
“하! 어디까지 기어오르려고 그러는 거지?”
“으흣……. 벌해 주세요……. 못된 서하니까 혼내 주세요.”
하준은 알파의 몸을 욕구 해소용으로 쓰고 있는 되바라진 서하를 보며 헛웃음을 지었고 서하의 뒷목을 잡아서 일으켰다. 강제로 일으켜졌음에도 서하는 오히려 교태롭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 오메가는 어디로 튈지 몰랐으며 어디까지가 허용선인지 아직 알지 못했다.
“이사님, 서하 벌주세요.”
하준이 넘어올 거라 단정 지은 서하는 발을 흔들었다.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방이 넘어온다 싶으면 발을 가만있지 못하고 위아래로 조금씩 움직였다. 하준은 노력이 가상한 서하의 어깨를 잡고 바깥을 보게끔 세웠다.
“가지고 노니까 즐거웠나?”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서하에게 나지막이 말을 하였다. 가지고 논다는 표현에 아니라며 소스라치게 놀라는 서하를 보며 하준은 미소를 지었다. 서하가 당황하는 모습이 좋았다. 나름대로 머리를 썼지만 받아 주지 않으면 그만이며, 괘씸한 오메가에게 자신의 위치를 각인시킬 필요가 있었다.
“반성하고 있어.”
서하는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웬만한 알파들은 자신의 몸을 자위 기구로 사용하면 화를 내며 거칠게 다루었다. 그러나 하준은 몸에 손을 대기는커녕 밖을 보고 반성을 하라고 했다. 한쪽 벽면이 유리창으로 이루어진 구조에 사람들이 걸어가는 모습이 훤히 보였다.
24층이라 아래에서 보이지는 않겠지만 불안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서하는 간지러움조차 잊고 모습을 감추기 위해 뒤로 조금씩 물러났다.
“다시 앞으로 가.”
“네……. 이사님.”
뒤에도 눈이 달렸는지 하준이 앞으로 가라고 하여 서하는 원래 위치로 돌아왔다. 누군가 올려다본다면 나체인 모습을 지나치지 않을 것이고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될 것이다.
“윤서하 잘못한 걸 말해 봐.”
“이사님을 자위 기구로 사용했습니다…….”
하준이 서류를 처리하면서 재차 물어보았지만, 서하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곤 하준을 자위 기구처럼 이용한 점이었다.
“잘못을 알 때까지 더 앞으로 가서 손을 뒤로 모으고 거기에 있도록.”
서하는 유리창에 가까이 붙어서 정면을 응시하였다. 유리창에 몸이 비치는 것을 애써 무시하면서 하준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용서를 받을 수 있을지 머리를 굴렸다.
그때 새벽의 산에서 날 것 같은 시원하면서도 청량한 향이 맡아졌다. 하준의 페로몬에 희망을 가지고 쳐다보았으나 서류만을 보며 고개를 돌리라고 하였다.
서하는 고개를 돌렸지만 아까와 같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었다. 조금은 진정된 것 같았던 유두가 다시 간지러워졌다.
“이사님……. 읏, 페, 로몬… 거둬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
서하가 뭐라 떠들든 말을 무시하기로 한 모양인지 하준은 대꾸조차 없었다. 뒤로 맞잡은 손이 풀리려고 하는 걸 가까스로 참았지만 페로몬을 맡을수록 몸을 가만히 둘 수 없었다.
“흐윽……. 히잇! 흐읍. 이사님 제발…….”
차라리 험하게 다뤄지는 것이 나을 정도로 몸이 달아올랐다. 몸은 알파를 받아 낼 준비가 되어있음에도 알파의 성기가 들어오지 안달이었다. 애액이 마중이라도 나가는 듯 서하의 허벅지를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서하는 이제 발기까지 한 성기를 보며 미쳐 버릴 것만 같았다.
“이사님! 이사님! 서하 아파요, 아파! 읏.”
소리를 지르며 시선을 끌고자 하였으나 실패하였다. 성기는 빳빳해진 상태로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서하는 유리창에 자신의 성기를 가져다 댔다. 매끈하고 차가운 유리창이 성기의 열기를 가라앉혀 줘 몸을 더 밀착했다.
“으흣……. 읏. 흐읍.”
페로몬에 취해 점점 이성을 잃은 서하는 유리창이 주는 시원함에 몸을 붙이고 비볐다. 성기뿐만 아니라 유두도 유리창에 비비니 조금이나마 욕구가 해소되었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읏, 좀…… 더. 이사님.”
하준은 서하가 시원하다고 말할 때부터 의자를 돌려 서하를 보고 있었다. 페로몬에 조금만 취해도 서하는 이성을 잃고 천하의 요부처럼 행동했다. 지금만 해도 아까까지 사람들이 쳐다볼까 봐 뒤로 몰래 숨더니 이제는 사람들의 시선은 두렵지 않은지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발악을 하고 있었다.
“읏……. 부족해. 더…… 세게.”
유리창에 몸을 부비며 열을 해소하던 서하는 하준이 뒤로 다가온 걸 눈치채지 못했다. 하준은 그렇게 원하면 자신이 해 주겠다며 서하의 성기를 손에 감싸 쥐었다.
“어떻게 해 주기 바라?”
하준은 서하의 목선을 따라 핥아 내리며 말을 하였다. 이 발칙한 오메가가 자신의 회사, 자신의 눈에 들어온 것을 행운이라고 여겼다.
“만져 줘요, 이사님. 세게…… 간지러워.”
서하는 하준에게 앙탈을 부리며 몸을 기대었다. 하준의 단단한 몸이 서하를 지탱해 줬고 하준은 서하의 성기를 원하는 대로 만져 주었다.
“흐읏……, 좋아요……. 더, 젖꼭지도.”
더 늘어난 요구 사항에 하준은 이번만큼은 서하의 장단에 놀아 주기로 하였다. 하준은 자신에게 기대는 서하의 몸을 유리창으로 밀며 유두와 성기를 함께 만져 주었다.
“사람들한테 보여 줘야지, 음탕한 모습을.”
“싫어……, 무서워요……흐읏.”
이성이 차츰 돌아오는지 서하가 유리창에서 떨어지려고 했다. 하준은 손에 쥔 성기를 빠르게 흔들었다. 예민한 귀두 부분을 엄지로 쓸어내리니 허리가 조금씩 들썩거렸다. 하준은 서하의 선단을 막고 애태우듯 귓가에 속삭였다.
“윤서하, 가고 싶어? 예쁘게 갈 수 있지?”
“네……. 이사님, 서하 싸고 싶어 읏……. 잘할게요.”
하준이 성기를 놓자마자 서하는 유리창에 몸을 붙인 채 그대로 사정하였다. 깨끗한 유리창에는 서하의 정액이 흘러내려 불투명한 자국을 남기고 있었다. 하준은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고르는 서하를 눈에 담았다.
“우리 음란한 윤서하는 보이는 게 좋은가 봐? 그렇게 원하다니 소원을 들어주지.”
“잘못했어요, 이사님. 더는, 힘들어요. 착한 서하가 될게요.”
하준은 서하를 용서해 줄까 했지만, 용서가 되지 않았다. 자신만 보고 자신이 인생의 전부가 될 때까지 교육을 시켜야 했다.
“일단 유리창은 청소해야 착한 아이지?”
고개를 옆으로 돌린 서하는 유리창을 타고 흘러내리는 정액을 보았다. 하준이 말하는 청소가 휴지로 닦아 내는 게 아닌 자신의 입으로 해야 하는 것임을 알고 있으나 선뜻 하기는 싫었다.
오늘만 하더라도 이미 복합기의 정액을 먹었다. 게다가 정액은 아무리 먹어도 불쾌했다. 심지어 유리창에서 흘러내린 정액이 덩어리가 져 바닥에 툭툭 떨어지며 고이고 있었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힘든 건 너야. 아니면 집에서 혼나고 싶나?”
“아니요, 잘할게요. 이사님, 저 청소 잘해요.”
서하는 유리창에 손을 올리고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 창에 묻은 정액을 핥았다. 유리창에 차가운 감각과 정액의 맛이 입 안에 들어왔고 서하는 얼굴을 찌푸리며 눈을 감았다.
유리창에 비치는 얼굴을 바라보기 거북했으나 하준은 서하의 이름을 부르며 억지로 눈을 뜨게 했다. 정액을 핥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처량하기 그지없었다. 계속해서 핥고 있으니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보니 오늘 외벽을 청소하는 날이라고 하더군.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하도록.”
“이사님……. 제발요…….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기 싫어요.”
서하는 하준에게 기어가 다리를 붙잡으며 애원했다. 더한 짓도 많이 당했으나 정액을 핥아 먹고 있는 모습을 정면으로 보여지는 것은 끔찍했다.
“아까부터 혼날 짓만 하고 있군. 네 주제를 다시 한번 알게 해 줘야 하나.”
“아……. 죄송, 합니다.”
소스라치게 놀라며 다리를 놓은 서하는 주먹을 쥐고 유리창으로 향했다. 혀를 빼 들고 정액을 핥고 있는데 인부와 눈이 정통으로 마주쳤다.
애써 의식하지 않으며 행동을 멈추지 않으니 경멸하듯이 보는 인부의 눈을 보고 서하는 밀려오는 자괴감에 속도가 느려졌다.
“지금 어디에 한눈을 팔고 있는 거지.”
유리창에 남은 정액을 핥아 내고 바닥으로 고개를 숙였다. 유리창은 외관상 깨끗해 보였으나 바닥은 누군가 밟은 곳이기에 거부감이 들었다.
“흐읍……. 웁, 욱.”
뭉쳐서 덩어리가 된 정액을 한 번에 모아 입에 넣고 삼키었다. 서하는 하준에게 이제 다 끝났다는 눈빛을 보냈다.
“이제 밖으로 나가 네가 얼마나 음란한 아이인지 알려야지. 내가 만족할 때까지 정액을 핥아 먹는 것을 좋아해 벌을 받고 있습니다, 라고 나에게 들리도록 외치도록.”
“이사님, 밖은 싫습니다……, 차라리, 여기서 하게 해 주세요.”
간절하게 바라보는 서하를 일으켜 세운 하준은 그대로 이사실 밖으로 내보냈다. 서하의 애처로운 눈빛을 보았지만, 하준은 미소를 지어 주고 완전히 문을 닫아 버렸다.
닫힌 문을 하염없이 쳐다보던 서하는 몸을 돌렸다. 누군가 오기 전에 하준이 용서해 주고 방 안으로 들여보내길 바라며 서하는 큰 목소리로 외쳤다. 하지만 아무리 크게 외쳐도 닫힌 문은 열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정액을 핥아…… 먹는 것을, 좋아…….”
서하가 하준이 시킨 말을 복창하던 중 누군가가 서류를 들고 올라왔다. 어느 부서인지 모를 직원은 서하를 빤히 쳐다보다가 문을 두들겼다.
문이 열릴 때 목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하준이 용서를 해 주지 않을 것 같아 목을 가다듬고 외쳤다. 서하가 외치는 말을 들은 직원은 경멸하듯 서하를 위아래로 훑어 내렸다.
“더러운 오메가 주제에 어딜 회사에 들어와 사람 행세를 하려 들어.”
무뎌졌다고 생각했지만 아직까지도 경멸하는 말을 들으면 욱신거렸다. 날이 서 있는 말을 들어 고개를 숙이면서도 서하는 하준이 시킨 말을 멈추지 않았다.
하준의 허락이 떨어지자 직원은 문을 열었고 서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목청을 높여 외쳤으나 자신에게는 별다른 말이 돌아오지 않았다.
서하가 밖에서 외치기 시작한 지 상당한 시간이 흘렸으나 하준은 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 이사실에 드나든 직원도 벌써 3명째였다.
목이 찢어질 것 같고 다리에 힘도 풀리기 시작한 서하는 울음기 가득한 소리로 말했다.
“하준……. 이사님, 이제는 용서해 주세요…….”
문을 두들기며 작게 흐느끼면서 말을 하자 열리지 않을 것 같았던 문이 열렸다. 주저앉은 서하는 목이 아플 때까지 고개를 젖혀서야 하준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자신을 구렁텅이로 밀어 넣은 것도 하준이었지만 자신을 구원해 주는 존재 역시 하준이었다. 서하는 영영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없을 거라 생각하며 하준에게 팔을 뻗었다.
“하준 이사님, 서하가 잘못했어요. 안아 주세요.”
자신의 팔을 잡아 안아 주는 하준에 서하는 안도감을 느꼈다. 하준은 가슴에 기댄 서하를 책상 위에 올리고 서하의 몸을 훑어보았다. 하준의 의중을 알아챈 서하는 다리를 양옆으로 벌리고 손으로 허벅지를 잡아 활짝 벌렸다.
“이사님, 엉망진창으로 안아 주세요.”
하준은 시간을 끌며 바로 안아 주지 않았다. 페로몬을 풀까도 했지만, 서하가 쾌감에 취한 모습보다 고통을 느끼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히트사이클이 오지 않은 서하가 페로몬에 과도하게 노출되었다가는 예기치 않게 히트사이클이 올 수도 있었다. 자신을 제외한 알파도 있는 공간에서 서하의 페로몬을 흐르게 하고 싶지 않았다.
하준은 손가락으로 구멍 주위를 간지럽히듯 배회했다. 바로 성기가 들어올 줄 알았으나 구멍을 간지럽히는 손가락에 서하는 한껏 긴장한 몸에 힘을 풀었다. 서하의 몸에 힘이 풀리자 하준은 예고 없이 구멍에 성기를 박아 넣었다.
“아으윽, 윽, 이사님. 흐, 으윽.”
젤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이미 애액으로 구멍이 축축해 아프지는 않았으나 커다란 성기는 쾌감보단 두려움을 더 일으켰다.
“조금만……. 하으, 살살……살살 해 주세……읍.”
배 속을 뚫고 나올 것 같은 성기에 배를 움켜쥐었다. 이대로 있으면 죽을 것만 같아 서하는 허벅지를 잡은 손을 놓고 조금씩 위로 올라갔다.
“어딜 올라가.”
하준에게 발목을 붙잡혀 끌어 내려진 서하는 도망간 벌을 주는 것처럼 더욱더 거칠어진 움직임에 속절없이 흔들렸다.
“잠시, 잠시만요. 흐윽. 이사님, 제발…… 그만.”
젖은 속눈썹과 떨리는 눈동자와 마주친 하준은 평소 지어 주지 않았던 미소를 보여 줬다. 힘이 들어가지 않는 몸으로 고개를 들은 서하는 윤곽이 보이는 듯해 아니라는 말만 내뱉었다.
“이대로 누르면 어떨 것 같나.”
“싫, 싫어. 안 돼요. 안 돼요, 이사님. 흐으. 죽어, 죽을 거야.”
살이 부딪혀 새빨개진 허벅지와 애처롭게 발기한 성기까지 우위를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붉어져 있었다. 배 근처에 손을 가져가기만 했을 뿐인데 하준을 저지하려는 손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저 손을 이끌어 직접 누르게 하고 싶다. 하지만 두 다리를 꽉 잡고 있는 서하가 기특해 차일로 미루었다.
“으, 흐으.”
“예쁘게 굴어야지? 기껏 배려해 주고 있는데.”
소리조차 내뱉지 못하고 흐느끼고 있었다. 하준은 성기를 한 번에 빼내고 강하게 허리를 쳐올렸다. 손 한쪽을 놓쳐 다리가 책상 아래로 떨어졌다. 서하의 다리를 어깨에 걸치고 붉게 피가 몰린 얼굴을 보며 억눌렀던 사정감을 해소했다.
“흡, 후…….”
“이, 이사님…….”
끝났다는 생각에 서하는 안도했으나 하준은 서하의 몸을 잡아 그대로 뒤를 돌게 하였다. 다리는 책상 아래로 내려왔으나 그 뒤에는 허벅지를 오므리지 못하게 하준의 다리가 들어와 있었다.
“이사님, 아직 안에…….”
하준은 바르작거리는 서하의 허리를 누른 채 다시 성기를 삽입했다. 한 번밖에 쓰지 않았음에도 구멍은 무리가 되었는지 봉긋하게 부어 있었다.
“히익, 힉! 안에…… 정액, 이사님……. 아파요, 아파…….”
구멍이 벌려질 때마다 쓰라린 감각에 몸을 바르작거렸으나 자신의 허리를 누르고 있는 하준의 손은 꼼짝하지 않았다.
하준의 성기는 커서 어디를 눌러도 전립선을 강하게 짓누르고 지나갔고 또다시 성기에서 반응이 왔다. 사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서하는 필사적으로 참았다. 손으로 막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자신의 두 손은 하준에게 잡혀 책상 위에 있었다.
“흐윽, 이사님! 서하, 싸고 싶어요. 고추가 아파요.”
뒤로 박히는 자세는 성기가 더욱 깊게 들어와 정신이 아득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움직임에 따라 무릎이 책상에 찍혀서 고통으로 인해 사정을 가까스로 참을 수 있단 점이었다.
하준은 정복감을 느끼며 허리 짓을 더욱 강하게 했다. 자신의 움직임에 따라 신음을 내지르고 손에 억압당해 마음껏 움직이지 못하는 서하의 모습 하나하나가 마음에 들었다. 나중에 사소한 트집을 잡아 회사에서 내보내고 얌전히 집에서 기다리게끔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발기해서 괴로운지 엉덩이에 힘이 들어가면서 예쁘게 보조개가 생겼으며 구멍도 오물거리며 성기를 강하게 조였다. 하준은 허리를 누르는 손을 떼고 예쁜 짓을 하는 서하의 엉덩이를 약하게 때리니 엉덩이가 흔들렸다.
“서하, 싸고, 싶어요. 흐읏, 하준 이사님.”
이름을 부르는 서하에 그대로 구멍에 사정했다. 이미 안에 들어 있는 정액으로 가득 차 있던 구멍은 정액을 더 받아 내지 못했고 정액이 허벅지를 따라 흘러내렸다.
하준은 서하의 어깨를 잡아 일으켜 자신을 보게 하였다. 눈이 풀리고 요사스럽게 웃고 있는 서하의 눈가를 어루만졌다. 쌍꺼풀은 없지만 큰 눈과 왼쪽 눈에 있는 눈물점이 매력적이었다.
“지금 싸면 힘들 텐데 싸고 싶어?”
“흐으. 네, 이사님. 서하도 싸고 싶어요.”
손으로 잡고 흔들지도 못하는 주제에 성기로 가고 싶어 하는 서하였다.
“허벅지로 비비는 것만으로 갈 수 있으면 가 봐.”
“네……?”
서하의 허벅지를 붙인 하준은 시범을 보이듯 서로 마찰하도록 비볐다. 압박 자위는 만족할 만한 자극은 아니었으나 그것도 기꺼운지 착실히 반응했다.
하준은 이제는 스스로 허벅지를 배배 꼬며 자위를 하는 서하의 바깥 허벅지를 손바닥으로 때렸다.
찰싹-.
“흐힉! 아, 아파요.”
아프다고 한 주제에 성기는 사그라들지도 않고 프리컴을 흘렸다. 맞으면서도 갈 수 있게끔 하준은 조금씩 텀을 두며 서하의 허벅지를 때렸다.
“흐윽, 윽. 이사님, 흐앗……. 서하, 가요.”
하준을 부르면서 사정을 한 서하의 정액은 묽고 색이 없었다.
“내 좆 청소해야지.”
“네, 이사님. 서하가 잘할 수 있어요.”
하준은 서하가 힘들어함에도 성기를 빨게끔 하였다. 서하의 구멍에 몇 번을 싸서 만족스러운 하준은 서하를 휴지 대용으로 사용했다.
하준은 서하가 옷을 입을 수 있도록 허락을 하였고 서하는 이사실에 딸린 샤워실로 들어가려고 하였다.
“나는 옷을 입으라고 허락을 했지. 샤워를 하라는 말은 하지 않았는데.”
“네…….”
속으로 욕을 내뱉은 서하는 방향을 돌려 수납장으로 걸어갔다. 계속해서 허벅지를 타고 하준의 정액이 흘러내렸다.
수납장에서 옷을 꺼낸 서하는 먼저 속옷부터 입었다. 회색의 속옷은 입자마자 하준의 정액을 만나 짙게 물들었다. 뒤에서 하준이 낮게 웃는 소리가 들렸고 서하는 묵묵히 바지를 입고 셔츠도 입었다.
말끔하게 옷을 입었으나 서하는 아직 눈이 풀린 상태였으며, 다리 사이로는 정액이 조금씩 흘러나와 바닥에 떨어졌다.
“윤서하, 발정이라도 난 건가? 질질 흐르는 그것은 뭐지?”
“발정 난 서하의 애액이에요. 이사님만 보면 흥분해서…… 주체가 안 돼요.”
서하는 하준의 정액임에도 자신이 발정이 났다고 말했다. 하준은 서하에게로 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매몰차게 굴다가도 하준은 마지막에는 자신의 머리와 눈가를 쓰다듬고 어루만져 주었다.
고양이가 쥐를 생각하는 꼴에 서하는 울컥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저 면상이 바닥에 기는 날이 있을까. 죽기 전에 보고 싶었다. 하준은 퇴근 시간에 맞추어 나오라는 말만 한 채 서하에게 다시 업무를 보라고 했다. 결국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은 듣지도 못했다. 업무라고 했지만, 자신에게는 이제 중요한 업무가 내려오지 않을 것이다. 이사실 밖으로 나온 서하는 자리에 앉아 바지가 축축해지는 것만 느낄 뿐이었다.
하준에게 당할 때마다 승언이 자연스럽게 생각났다. 만약 자신이 승언에게 초커를 돌려주지 않았으면 상황이 달라졌을까. 승언에게 모든 걸 털어놓았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몇 년간 고민했으나 이미 늦어 버린 일이었다.
서하는 SNS로 들어가 승언의 프로필을 찾았다. 검사복을 입고 찍은 사진이 있었다.
“승언 형 보고 싶다…….”
승언의 일상을 한참을 넘겨 보다가 퇴근 시간이 되었다. 이사실 문이 열렸고 서하는 황급히 핸드폰을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준은 자신을 서늘하게 쳐다보았고 서하는 고개를 약간 숙인 채 가방을 챙겨 하준의 뒤를 따랐다.
회사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사가 운전대에 앉아 있다가 하준을 보고 차에서 내려 뒷좌석을 열어 주었다. 하준이 차에 올라탔고 서하가 들어가려고 하니 기사가 서하를 손짓으로 막았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죠.”
서하를 막은 채 기사는 서하가 앉을 자리에 비닐 시트를 깔았다. 색이 짙어진 바지와 발목을 타고 흐르는 정액을 보고 차가 더러워질까 한 행동이었다.
“더러운 주제에 이사님이랑 함께 타다니, 쯧.”
“네? 지금 뭐라고…….”
기사가 하준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명백히 조롱이 담긴 말을 했고 어이가 없어 서하는 반문했다. 그에 기사는 언제 그런 말을 했냐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운전석으로 돌아갔다.
모멸감에 입술을 깨물며 서하는 차에 올라탔고 집으로 가는 동안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하준이 이따금 서하를 쳐다보았고 시선을 느낀 서하가 고개를 돌려 하준을 마주 보면 하준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았다.
서하 역시 창밖을 바라보았고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구경했다. 길에서 평범하게 걸어가며 대화하는 모습은 서하의 가슴속에 응어리로 남아 있었다. 특히,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걸어갈 때마다 부모님이 떠올랐다.
그때 비닐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고 새삼 자신의 처지를 인지했다. 이제 평범한 삶을 누리지 못하며 하준의 오메가로 생활을 해야 했다. 하준에게서 벗어나거나 각인을 바라는 것은 무리였다.
속으로 조소를 날린 서하는 바닥 시트를 쳐다보았다. 먼지 하나 용납을 못 했던 바닥은 자신에게서 떨어진 정액으로 얼룩져 있었다. 이걸 본다면 기사가 또 뭐라 말을 할 거 같아 서하는 발로 색이 짙어진 시트를 문질렀다.
집에 도착하고 기사는 하준 쪽 문을 열어 주었고 서하는 스스로 문을 열고 내렸다. 차에서 내린 서하가 기다렸으나 하준은 나오지 않았고 차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이사님, 안 내리십니까?”
“먼저 들어가 있도록.”
하준은 기사의 질문에 답하는 대신 서하에게 먼저 들어가라 지시했다. 무슨 변덕인지 알 필요가 없었기에 묵례를 하고 서하는 집 안으로 들어갔다.
하준은 서하가 집 안에 들어갔음을 확인하고 기사를 바라보았다.
“저……. 이사님 무슨 문제라도……?”
“너는 알파인가?”
하준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한 기사는 더듬대며 베타라고 대답했다. 하준은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페로몬을 풀어냈다. 베타는 향을 맡지는 못했지만 알파가 적의를 가지고 흘려 내는 페로몬은 주변 분위기를 무겁게 해 베타들 역시 느낄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운전이 미숙하여……!”
“그게 아니지. 자네가 윤서하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하나?”
당연히 오메가는 베타보다 낮은 존재라고 지극히 당연했지만 상황에 적절치 않은 답을 꺼냈다.
“이사님의 옆자리에 태워 죄송합니다……. 다른 차에 탔어야 했는데 더러운 오메가를…….”
“말이 안 통하는 자를 기사로 두고 있었군. 자네는 해고하지. 내일부터는 나오지 말도록. 그리고 어디로 가도 자네를 받아 줄 곳은 없을 거야.”
난데없는 해고 통보에 기사는 무릎을 꿇고 시정할 테니 이유를 알려 달라며 빌기 시작했다. 하준은 서하의 자리에 깔려 있던 시트를 주워 차에서 내린 후 기사에게 내밀었다.
“감히 내 오메가에게 흐르는 정액을 더럽다고 하다니, 나를 욕보인 것이 아닌가?”
시트를 접으며 이유를 말해 주는 하준에 기사는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두 손을 모아 비볐으나 이미 하준은 결단을 내린 뒤였다. 현관문을 바라보며 하준은 아직도 잘못을 빌고 있는 기사의 입에 접은 시트를 쑤셔 넣었다.
“시끄럽고. 그만 우리 집에서 꺼졌으면 좋겠군.”
하준은 기사를 내버려 둔 채 집 안으로 들어갔다. 서하가 아직 집에 정을 붙이지 못했지만 언젠가 적응을 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손아귀에 들어온 이상 서하는 벗어날 수 없다.
“이사님, 뭐 하시다가 이제 들어오신 겁니까?”
“그걸 내가 말해야 하는 의무라도 있나?”
서하는 자신이 실수했다며 마시던 물을 탁자에 두고 새 컵을 꺼내 물을 따라 하준에게 건넸다. 하준은 물을 받아 마시며 이제는 이런 것도 스스로 할 줄 아냐 하니 서하는 떨떠름하게 고개를 숙였다.
“아까 폰으로 보고 있었던 게 뭐지?”
“검색하고 있었습니다.”
하준은 옷을 갈아입으며 물었고 옆에서 시중을 들던 서하는 심심해서 검색을 하고 있었다며 말을 얼버무렸다. 옷을 갈아입은 하준은 몸을 돌려 서하를 바라보았고 서하는 시야에 들어온 하준의 얼굴에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가 원래 위치로 돌아왔다.
“그러면 핸드폰을 보여 줄 수 있겠지? 그냥 검색만 했으니.”
서하는 핸드폰을 하준에게 넘겨주었다. 기록에 남을 만한 일이 아니니 걸릴 게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하준은 핸드폰을 살펴볼수록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 무언가 거슬릴 만한 것이 있었나 고민해 봤지만 짐작 가는 바가 없어 더욱 두려웠다.
“대학 때 만나는 알파가 있었나?”
승언의 존재를 말하는 듯하여 서하의 눈이 크게 떠졌다. 자신이 어디서 실수를 했나 생각을 해 보니 SNS를 끄기는 했으나, 사용 기록 지우는 걸 깜빡했다.
“저……. 친한 형입니다. 발현할 때 도와줬고 아무 관계 아닙니다.”
“알파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라. 그 말을 믿으라는 건가?”
제가 생각해도 말이 안 되지만 진실이었다. 그러나 하준은 믿지 않았고 드레스룸엔 침묵만 돌았다.
“두 분 다 저녁 드십시오.”
침묵은 깬 것은 정웅이었다. 저녁을 먹으러 오라는 말에 하준이 방을 나서며 따라 나오라고 하였고 서하는 쭈뼛쭈뼛 하준을 뒤따랐다. 하준과 마주 보고 앉아 밥을 먹었다.
“서하 군, 많이 드십시오. 요즈음 더 말랐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밥공기에 더 채워지는 밥을 서하는 꾸역꾸역 먹었다. 정웅은 밥을 남기는 걸 미친 듯이 싫어했다. 하준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서하는 체할 것 같은 분위기에서 빨리 먹고 벗어나자는 마음으로 밥을 먹었다.
“식사 예절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모양이야. 이것도 몸으로 가르쳐 줘야 하나.”
“…….”
입맛이 떨어지는 소리에 서하는 속도를 늦췄고 정웅은 서하의 앞접시에 생선을 발라 주었다. 앞에서는 시선으로 협박을 하고 있고 옆에서는 식고문을 했다. 지옥 같은 저녁을 먹은 서하는 가슴을 두드리며 그릇을 정리했다.
“서하 군, 제가 할 일이니 서하 군은 도련님에게 가 보세요.”
“아……. 네.”
‘가기 싫어서 하던 정리였는데.’
일거리를 빼앗긴 서하는 터덜터덜 2층으로 올라가 서재 앞에서 방문을 두들겼다.
“이사님, 윤서하입니다.”
“들어와.”
서재에 들어가 하준의 앞에 선 서하는 옷을 벗었다. 저녁을 먹은 후에는 항상 하던 일과였다. 옷을 벗고 나체가 된 서하는 몸을 뒤로 돈 채 다리를 벌리고 허리를 숙였다.
자세로 인해 항문과 성기가 그대로 보였고 서하는 입술을 깨물며 하준이 빨리 검사를 끝내 주길 기다렸다.
“오늘은 무슨 일을 했지?”
“오늘은 이사님이 시킨 자료를 복사하러 마케팅부에 가서…… 베타 직원 두 사람에게 젖꼭지와 성기를 희롱당했습니다. 그리고 업무를 잘 이수하지 못해 이사님에게 벌을 받고 연필꽂이로 사용되었습니다.”
서하는 항상 회사에 있었던 일을 해당 자세로 보고를 하였다. 하준은 이미 서하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받고 있음에도 굳이 그의 입으로 다시 듣는 것을 원했으며 빼먹고 말을 하면 벌을 주었다.
다행히 오늘은 통과였는지 하준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서하는 서재 구석에 있는 수납장을 열고 아네로스를 꺼냈다. 구멍이 잘 벌어지지 않는다며 하준이 집에서는 아네로스를 넣고 생활하게 하였다.
“이사님, 여기 가져왔습니다.”
하준에게 아네로스를 넘긴 서하는 다시 자세를 취하였다. 젤을 뿌려 주지 않아 애액으로만 버텨야 했다.
“흐읏. 읏, 들어갔는데……! 아악, 악!”
이미 끝까지 들어갔음에도 하준은 계속해서 아네로스를 눌러 댔다. 결국 아네로스의 손잡이 부분까지 들어오게 되었고 서하는 비명을 질렀다.
“이사님, 너무 커요……. 버거워요. 풀어…… 으아악!”
“버릇없군.”
커다란 아네로스에 애원했으나 하준은 버릇이 없다며 아네로스를 꾹꾹 누를 뿐이었다. 서하는 흐느끼기만 했다. 게다가 아직까지 빠져나가지 않은 정액이 있는지 배 속이 출렁거리는 것만 같았다.
“이사님……. 배 속에 정액이라도 빼면 안 되겠습니까?”
“…….”
하준은 응답하지 않았고 서하는 단념을 한 채 허리를 폈다. 잘 때를 제외하고 자신은 하준의 옆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러그가 깔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은 서하는 더욱 깊이 들어오는 아네로스에 편한 자세를 찾으러 몸을 뒤척였다.
“꼼수 부리지 말고.”
“알겠습니다…….”
서하는 발뒤꿈치로 아네로스를 눌렀다. 뒤꿈치가 누르는 힘으로 인해 아네로스가 깊이 박혔다. 서하는 자극을 주지 않고자 숨을 얕게 쉬었다.
하준은 러그에서 꼼수를 부리는 서하에게 주의를 준 뒤 업무를 처리했다. 퇴근은 제시간에 하고 있으나 이사인 자신이 놀 정도로 한가로운 회사는 아니었다. 밀린 일을 처리하고 시간을 확인하니 1시간이 지나 있었다.
서하를 쳐다보니 그새를 참지 못하고 한쪽 다리를 펴고 두들기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니 급히 꿇은 자세로 돌아갔지만 이미 늦었다.
“일어나서 이리로.”
서하는 계속하여 꿇은 자세로 있다가 잠깐 다리를 편 건데 그 순간에 걸려 억울했다.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어기적거리며 걸어갔다.
“죄송합니다, 이사님.”
“변명은 필요 없고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지.”
하준은 정웅에게 연락을 해 올라오라고 하였다. 서하는 하준의 손짓에 서재에 있는 접이식 소파에 앉았다. 소파에 앉으니 아네로스가 더욱 깊게 들어왔지만 화난 하준에게 책을 잡히지 않기 위해 소리를 속으로 삼키었다.
정웅의 손에는 물수건과 회초리가 들려 있었다. 서하는 곧 있으면 맞는다는 생각에 몸을 떨었다.
“도련님, 여기 있습니다.”
긴 회초리를 건네받은 하준이 서하에게 보이게끔 회초리를 허공에 휘둘렀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에 겁은 먹은 서하는 하준의 명령을 듣고 소파 위에 다리를 올리고 발목을 자신의 손으로 잡아 고정했다.
짜악-.
“아악! 잘못했어요. 아읏, 하, 으.”
여린 허벅지 안쪽 살을 때리고 지나가는 회초리에 발목을 잡은 손을 놓고 허벅지를 오므렸다. 허벅지를 맞았으나 아네로스에까지 고통이 전달되었다.
“다리 벌려.”
“제발요……. 다른 곳 맞겠습니다. 으윽, 흑.”
하준이 회초리로 제 손을 치며 미간을 구겼고 서하는 훌쩍이며 다리를 벌렸다. 허벅지에는 한 대만 맞았는데도 불구하고 길게 자국이 나 있었다.
짜악-.
“힉! 앗! 흐아,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또다시 버티지 못하고 다리를 오므리고 말았다. 참고자 해도 저절로 비명이 나오고 몸 전체가 떨렸다. 하준의 곁에 서 있는 정웅은 서하를 안타깝게 봤으나 하준은 참을성 없는 서하를 가르치고자 했다.
“집사, 윤서하가 움직이지 못하게 뒤에서 붙잡아.”
“네, 알겠습니다.”
정웅이 소파에 올라와 서하를 뒤에서 안고 서하를 다리 사이에 앉게 하였다. 서하의 다리를 활짝 벌리고 움직이지 못하도록 체중을 실어 눌렀다.
“그러게 말을 잘 듣지 그랬어요. 한동안 잘 걷지도 못하겠네.”
“놔주세요. 제, 발요 집사님. 제발…….”
노년이지만 집안일을 도맡아 하느라 악력이 센 정웅의 손을 서하는 벗어나지 못했다. 서하에게 악감정은 없지만 정웅은 최씨 일가의 명령이라면 절대적으로 따랐다. 정웅은 집안 오메가를 벌을 줄 때 자신도 참여하고는 했으나 이 나이에 도련님의 오메가 훈육까지 할 줄은 몰랐다.
정웅은 서하가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돕겠다며 서하의 다리를 더욱 활짝 벌렸다.
“지금부터 열 대를 때릴 테니 맞는 동안 반성하도록.”
하준은 회초리를 서하의 허벅지로 가져다 댔다. 때리지 않았음에도 서하는 잔뜩 겁을 먹고 허벅지를 떨어 댔다. 잔꾀를 부리는 것만 빼면 옆에 두는 것이 좋은 오메가였다.
짜악-.
“놔주세요……. 으읏, 읍……. 집사님…….”
자국이 늘어 가는 허벅지를 보며 서하는 고통에 기절하고 싶었다. 반성하라고 내리는 벌이었지만 반성은커녕 고통에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허벅지를 오므리고 싶은데 억센 손이 잡고 놔주지 않아 고개를 뒤로 젖히고 의미 없는 비명을 질렀다.
계속 내려치는 회초리에 서하는 입술을 깨물었다. 앞으로 2대가 더 남았다. 양 허벅지는 살이 터져 피가 맺힌 곳도 있었다.
“할 말 없나, 윤서하?”
“잘못했어요……. 얌전히, 흐, 벌릴게요……. 아으, 앗. 놔주세요.”
하준은 스스로 벌리겠다는 서하의 말에 정웅에게 물러나라 하니 소파 아래로 내려왔다. 서하는 떨리는 손으로 발목을 잡고 벌렸다. 2대만 참는다면 하준은 오늘 밤은 아무것도 시키지 않을 것이다.
일정한 세기의 회초리가 허벅지를 때리고 지나갔고 서하는 입술을 깨물고 버텨 냈다. 하준은 10대를 다 채우고 나서 회초리를 정웅에게 건넸다.
“잘못했어요, 이사님. 이제 안 움직일게요……. 잔꾀 안 부릴게요.”
제대로 반성을 한 서하의 모습에 만족한 하준은 정웅이 들고 온 물수건을 건네받았다. 다리를 모으려고 하는 서하를 저지하고 하준은 서하의 허벅지에 물수건을 가져다 댔다.
“흐읏, 윽. 이사님.”
살이 터진 곳에 차가운 물수건이 닿으니 시원하기도 하지만 아픔이 더 커 움찔거렸다. 하준은 아프다는 말에도 물수건으로 묵묵히 허벅지를 닦아 냈다. 피는 닦였지만, 자국은 선명히 남아 있었다.
정웅이 물수건과 회초리를 챙겨 나갔고 하준은 서하에게 그만 올라가도 좋다고 하였다. 서재 밖으로 나온 서하는 걸을 때마다 느껴지는 고통에 한 걸음도 걷기 힘들었다. 3층까지 올라가야 하는데 너무 아득했다.
10개도 채 안 되는 계단임에도 서하는 땀을 흘리면서 방으로 들어왔다. 구멍에 아네로스는 여전히 있었고 아침까지 끼고 있어야 했다. 구멍 속에 있는 정액을 빼고 싶었으나 이 역시 하준이 허락하지 않아 뺄 수가 없었다.
원칙에 의하면 바로 보건소에 가 알파의 정액을 채취할 수 있게끔 해야 했지만 하준이 무슨 수를 쓴 건지 본딩한 알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보건소에서는 별말을 하지 않았다.
지친 몸을 이끌고 서하는 침대에 누웠다. 내일은 더욱 고통스럽겠지만 지금은 내일을 걱정할 여유가 없었다.
서하가 나가고 혼자 남은 서재에서 하준은 의자에 몸을 맡기고 눈을 감았다. 서하의 핸드폰에 있는 알파의 이름은 박승언이었다. 익숙한 이름에 로운에게 연락을 했고 로운은 늦은 시간임에도 바로 받았다.
“박승언에 대해 알아봐.”
[알겠습니다.]
갑작스러운 지령에도 로운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알았다고 한 뒤 하준이 전화를 끊기를 기다렸다. 전화를 끊은 하준은 책상에 손을 올리고 깍지를 낀 채 생각했다.
“친한 형이라……, 근데 아무것도 안 해……?”
괴상한 성벽이라도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오메가를 두고 멀쩡히 놔두는 알파는 없었다. 박승언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를 내리기는 했지만 사실 윤서하가 대학교 때 어떤 알파를 만났는지 별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지금 서하를 데리고 있는 것은 자신이었다. 누가 오더라도 윤서하를 놓아주는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다만, 윤서하의 마음에 아직 박승언이 있다면 그건 문제였다.
***
오전 5시 30분, 잠에서 깬 서하는 2층으로 내려가 하준의 방으로 들어갔다. 미간을 찌푸린 채 자는 하준과 이불을 덮고 있음에도 발기한 게 훤히 보이는 하준의 성기가 시야에 들어왔다.
서하는 침대에 올라가 이불을 살짝 들치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 하준의 바지춤에 손을 가져다 댔다. 바지와 속옷을 내리니 발기한 성기가 튕기듯 튀어나왔고 서하는 그대로 성기를 입에 넣었다.
이 집에 들어오고 하준은 아침마다 자신을 이렇게 깨우라고 서하를 가르쳤다. 서하는 사정해야지 뒤에 박혀 있는 아네로스를 빼 주었기에 매일 아침 열심히 하준의 성기를 빨았다. 오늘따라 아무리 빨아도 사정할 기미가 없어 서하는 입을 오므리고 더 열심히 사탕을 빨듯 성기를 빨았다.
이불 속에 있어 답답했던 공기가 순식간에 맑아졌고 시야도 밝아졌다. 하준이 깨서 이불을 들친 모양이었다. 서하는 하준의 성기를 문 채로 고개를 들어 하준을 쳐다보았다. 하준과 눈이 마주친 서하는 하준이 그대로 자신의 머리를 잡고 위아래로 흔드는 손길에 속수무책으로 흔들렸다.
“으읍……읍! 커컥.”
몇 번 왕복하고 사정한 하준이 서하의 머리를 놓아주었다. 서하는 입 속에 들어온 정액을 삼키지 않고 입을 벌려 하준이 확인할 수 있게끔 하였다.
“이……사님. 머금고…… 있, 습니다.”
정액을 머금고 말을 하니 어눌한 발음이 나왔고 조금씩 목을 타고 흘러내렸다. 하준이 손짓을 하며 침대에서 내려갔고 서하는 정액을 그대로 삼켰다.
침대에서 내려온 서하는 엉덩이를 높게 들며 아네로스를 빼 달라고 하였다. 하준은 서하의 아네로스를 빼는 척하다가 다시 집어넣었다.
“이사님. 으흣. 빼 주세요.”
하준이 심심풀이로 아네로스를 왕복하였고 서하는 엉덩이만 높이 들며 바닥을 손톱으로 긁어내렸다. 놀아 주다 질린 하준은 그대로 아네로스를 빼고 바닥에 던졌다.
“흐……. 감사합니다.”
서하는 자세를 풀지 않고 말을 했고 하준은 씻으러 욕실로 들어갔다. 하준이 씻는 소리가 들렸고 정웅이 노크를 한 뒤 방으로 들어왔다.
“서하 군, 잘 주무셨나요?”
“네…….”
엉덩이만 들고 있는 남자를 보며 할 만한 대사는 아니었지만 벌써 몇 년이나 반복된 일이다. 정웅은 서하의 구멍에 관장약을 주입하고 마개로 구멍을 막았다. 전날 먹은 게 많아 서하는 걱정을 하며 자세를 유지하였다.
그사이에 정웅은 하준의 시트와 이불을 챙겨 방 밖으로 나갔고 다시 들어와 바닥에 떨어진 아네로스를 주웠다. 서하에게 사용한 도구를 소독하고 정리하는 것까지 업무에 포함이었다.
새로운 시트를 침대에 펼치면서 정웅은 서하에게 허벅지는 괜찮냐고 물었고 서하는 관장약으로 인해 고통스러웠지만 정웅의 질문에 성실히 답했다.
“허벅지는 괜찮아요? 어제 보니까 한동안 못 걸을 것 같던데.”
“으흣……. 네, 괜찮습니다…….”
하준이 평소보다 욕실에서 나오지 않았고 배출하는 것을 허락받지 못한 서하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정확히 20분 뒤 하준이 수건으로 머리를 털면서 나왔고 서하는 하준에게 허락을 구했다.
“이사님, 마개를 뺄 수 있게 해 주세요.”
“한 지 얼마나 되었지?”
“흣, 20분입니다…….”
하준이 허락해 주자 서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3층으로 걸음을 옮겼다. 마개가 쉽게 빠지지는 않으나 설마 하는 두려움에 서하는 항문에 힘을 줬다. 맞은 허벅지는 쓰라렸고 배는 배설 욕구로 부글거렸다.
자신의 방에 있는 화장실에 도착한 서하는 마개를 뽑고 배설했다. 평소보다 많은 양에 서하는 귀를 막았다. 정액을 담고 있었던 배는 관장약이 다 나갔음에도 부글거렸다.
물을 내리지 못하고 서하는 화장실 바닥에 엉덩이를 높게 든 자세를 취하였다. 잠시 뒤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서하 군, 들어가도 되나요?”
“네…….”
정웅이 화장실에 들어와 변기에 있는 배설물을 일부 채취하여 통에 담았다. 하준이 데리고 있는 오메가의 건강을 확인하기 위해 매일 하는 절차였다. 하준의 정액이 중간중간 있기는 했지만 최씨 가문에 어른들이 들으면 오히려 반길 만한 내용이었다.
하준이 많은 오메가를 데리고 놀기는 했지만, 오메가의 구멍에 사정하는 경우는 없었다. 사정한다고 하더라도 정액을 머금고 있을 수 없게끔 구멍에 물을 몇 차례나 가득 넣고 싸게 하였다. 고문과도 같은 행위에 오메가가 빌어도 하준은 봐주지 않았고 오메가가 기절하여 물을 배출하지 못하면 배를 밟아 강제로 배출하게 하였다.
정웅은 서하에게만은 유한 하준에 드디어 도련님이 짝을 찾았다고 기뻐하였다. 물을 내린 정웅은 바닥에 있는 서하에게 다가가 호스를 서하의 구멍에 넣었다.
“히익! 살살…… 부탁드려요.”
서하를 위해 하준이 특별히 오메가용 관장 호스를 설치하였다. 관장을 하고 나면 물로 다시 관장해야 하는데 일반 호스를 삽입하면 오메가의 구멍이 찢어지는 경우도 있고 수압이 강해 장기가 다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오메가들이 다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오메가용 호스가 만들어졌다.
정웅은 호스를 끝까지 넣고 물을 틀었고 물이 들어가면서 압력에 의해 호스가 서서히 빠져나오길 기다렸다.
“터, 터질…… 것 같아요. 으읏, 집사님……. 빼 줘…… 빼 주세요.”
엄살이 심한 서하에 정웅은 난감하게 웃으며 기준만큼 빠져나온 호스를 빼면서 물을 잠갔다.
“계속 저한테 이러시면 도련님에게 보고할 수밖에 없어요.”
정웅은 5분을 감시하며 서 있다가 서하를 일으켰다. 변기에 앉은 서하는 물을 내보냈지만, 아직도 가득 찬 것 같은 배를 어루만지고 있으니 정웅이 통을 내밀었다. 서하는 통의 뚜껑을 열고 오줌을 싸서 담았는데 이 역시 검진용이었다.
정웅이 나가고 서하는 화장실 문을 잠그고 씻고 방 밖으로 나와 출근복으로 갈아입었다. 오전 6시 10분, 서하는 핸드폰의 앱을 켜고 관장을 한 시간을 기록하며 1층으로 내려갔다. 내려와 보니 하준이 먼저 밥을 먹고 있었고 앞에는 아침부터 많은 양의 밥이 담겨 있었다. 하준의 눈에 거슬리지 않기 위해 서하는 적당량을 덜어 입에 넣었다.
밥과 국만 먹고 있었는데 하준이 앞으로 반찬을 밀어 주었다. 설마 먹으라는 건가 싶어 서하는 하준이 밀어 준 시금치 무침만 먹자 미간을 찌푸리더니 오이소박이를 밀어 주었다. 하준이 민 음식만 먹으니 하준의 미간이 점점 더 찌푸려졌다. 어쩌라는 거야. 그렇게 한 명은 기분이 나쁘고 한 명은 영문도 모른 채 아침 식사가 끝났다.
거북한 속을 쓸어내리며 나온 서하는 기사가 바뀐 것을 알아차렸다. 서하를 본 기사는 새롭게 왔다며 잘 부탁한다고 인사를 해 왔다. 자신이 오메가라는 것을 아직 듣지 못한 건지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서하는 제 스스로 굳이 해가 되는 내용을 말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 그저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준과 서하가 탄 차가 회사로 향했다. 서하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속이 안 좋아 곧장 화장실로 가 먹은 것을 토했다. 변기에 앉아 잠시 심호흡을 하니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아 한참을 그러고 있다 자리로 돌아갔다.
시간을 보내던 중 C조 오메가는 집합하라는 메신저를 받았고 서하는 하준에게 허락을 받기 위해 이사실로 들어갔다. 텅 빈 이사실을 보며 눈만 끔벅였다. 연락을 해도 받지 않는 통에 비서실로 내려가니 로운도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결국 허락을 뒤로하고 1층으로 내려가 통유리로 구성된 룸으로 들어갔다.
“서하 씨, 어서 오세요.”
다른 부서 오메가의 인사에 화답한 뒤 서하는 자리에 앉았다. 서하는 옷을 모두 입고 있었으나 옷을 입지 않거나 넥타이만 걸치고 있는 오메가도 있었다. 특히, 상의만 입은 영업부의 오메가는 의자에 앉는 것조차 고통스러운지 앓고 있었다.
잠시 뒤 오메가 직원들을 관리하는 베타가 들어왔다. 알파가 관리한 적이 있었는데 상당수의 오메가가 다치거나 한동안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알파들의 항의가 대거 접수되었고 최근 들어 베타가 오메가를 관리하기 시작했다.
“오늘 모이라고 한 이유는 육변기와 회의실 담당을 나누기 위해서입니다. 이번에 육변기를 하면 다음에는 회의실 담당을 해야 합니다. 순서는 프로그램으로 나누겠습니다.”
육변기라고 하니 대학 시절에 사훈을 괴롭혔던 게 떠올랐다. 그때는 자신이 오메가가 될 줄 몰랐는데 이제는 자신도 같은 처지가 되었다.
프로그램에 의해 육변기가 된 서하는 배정을 기다렸다. 회의실 담당도 좋지는 않았다. 고고한 척하는 간부들은 회의 때 배정된 오메가들을 끊임없이 추행했으며 사소한 일에 꼬투리를 잡아 벌을 준다는 핑계로 단체로 강간을 했다.
“2시간 뒤 1층 화장실로 가시면 됩니다. 어떻게 하는지는 아시죠?”
“네, 알고 있습니다.”
서하는 관리자에게 대답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이사실로 갔다. 아직까지 비어 있는 이사실에 문자를 남긴 서하는 답장을 기다렸으나 오지 않아 내용을 바꿔 다시 전송했다.
「2시간 뒤부터 1층 화장실 육변기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 비서 임무는 다른 분들에게 맡기셔야 할 거 같습니다.」
하릴없이 앉아 있는 것이 지루해질 무렵 하준과 로운이 들어왔다. 인사를 하기 위해 일어섰으나 하준은 멈춰 서지도 않고 이사실로 들어가 버렸다. 닫히는 문을 보며 서하는 조용히 주먹을 쥐었다. 이사실에 들어가기 위해 문 앞에 섰으나 로운이 가로막았다.
“지금 이사님 날카로우셔서 안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보고드릴 게 있습니다.”
“제가 대신 해 드리겠습니다.”
육변기가 되었다는 말을 들으니 로운이 영문 모를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승언의 일로 하준이 날카로워졌는데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겠다 싶어 로운은 침묵하기로 하고 이사실로 들어갔다.
“윤서하는 뭐 하고 있지?”
“업무에서 배제시키지 않으셨습니까. 심심할 테니 놀고 있으라고 했습니다. 자료는 다 확인하셨나요?”
“그 별 볼 일 없는 놈이 검사가 되었을 줄이야.”
“그러고 보니 입사 때부터 초커를 하고 있었죠. 아마?”
“그딴 거 알게 뭔가. 뼈대 있다고 해도 나에게는 상대가 되질 않아.”
로운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이만 나가 보겠다고 하였다. 이사실을 나온 로운은 의자에 앉아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서하에게로 갔다.
“서하 씨, 힘드시면 저 팔아도 됩니다. 제가 바로 가서 비서팀의 의리를 보여 드리죠.”
서하는 로운의 말을 들으며 저건 무슨 개소리일까 싶었지만 애써 생존용 미소를 지었다.
“아뇨, 회사 오메가면 의무를 다해야죠.”
로운은 꼭 자신을 팔라는 말을 남기며 층을 벗어났다. 핸드폰을 하며 시간을 보내던 서하는 자리에서 일어나 1층 화장실로 내려갔다.
서하를 포함한 총 3명의 오메가가 옷을 탈의했다. 의자에 앉지도 못했던 영업부 오메가와 어느 부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신입인 듯 보이는 얼굴이 앳된 오메가가 있었다.
서하와 영업부 오메가는 탈의를 모두 하고 나체가 되었다. 여성기가 있는 오메가는 좌변기 칸으로 가야 했고 남성기만 있는 오메가는 소변기 쪽으로 가야 했다.
“근데 저희 왜 3명이 배정된 것일까요?”
“그러게요. 2인이 원칙인데…….”
영업부 오메가의 말에 서하가 대답을 했다. 원칙대로라면 좌변에 하나 소변기에 하나가 배치되어야 했다. 어째서 세 명이 배정되었을까 의문을 품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은 어리바리한 표정을 지었다.
“빨리 준비들 안 하고 뭐 해요?”
관리자가 화장실에 들어와 나체의 오메가들에게 말을 했다. 서하는 관리자에게 어째서 3명이 배정되었냐고 물어보았고 관리자는 C조는 수가 많아 어쩔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럼 한 명은 뭘 해야 하나요?”
“알파의 성기를 깨끗하게 하는 일을 해 주면 되잖아요. 오메가들은 센스가 없다니깐.”
관리자는 빨리 정하고 인사를 할 준비를 하라고 하였다. 여성기가 있는 영업부 오메가는 좌변기에 들어가야 했고 서하와 신입만 위치를 정하면 되었다.
“비서 윤서하라고 합니다. 뭐…… 하실래요?”
“전…… 가능하면 청소로 하고 싶어요.”
서하는 원하는 대로 하라고 한 뒤 벗어 두었던 옷을 화장실 바닥에 내려놓았다. 영업부 오메가와 신입 역시 서하의 옷 근처에 자신의 옷을 내려놓았고 세 오메가는 일렬로 섰다. 화장실 입구에는 오메가들의 육변기 인사를 보기 위해 알파, 베타가 가리지 않고 모여들었다.
육변기로 쓰이기 전 자신들의 위치를 자각하게 하기 위해서 회사에서 내린 지침이었다.
“저희는 오메가로서 알파님들의 화장실이 된 것을 영광으로 여깁니다. 부디 인사를 받아 주세요.”
서하가 선창을 하였고 뒤이어 오메가들이 복창한 뒤 세 오메가는 모아 놓은 옷가지에 오줌을 쌌다. 옷이 노란빛으로 물들어 갔고 구경꾼들은 그 모습을 보며 환희에 차기도 했고 경멸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더럽혀진 옷가지를 당번이 아닌 오메가가 집게로 잡아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렸다. 오줌이 하수구에 따라 흘러가기는 했으나 지린내는 남아 있었다.
서하는 소변기 칸으로 가 한쪽 다리를 들었고 신입의 도움으로 들어 올린 다리를 내리지 못하도록 고정을 할 수 있었다. 근육이 늘어나는 고통에 표정을 찌푸렸으나 하준에 의해 요가와 필라테스를 한 지 몇 년이 되어 이제는 입사 초 때처럼 아프지 않았다.
당번이 아닌 오메가는 호스로 바닥을 청소하고 화장실을 벗어나다가 그대로 다른 알파에게 붙잡혀 끌려갔다. 영업부의 오메가 역시 좌변기 칸에 몸을 고정하였고 신입은 화장실 입구에 자리를 잡고 무릎을 꿇었다.
알파들이 화장실 안으로 들어와 서하는 긴장을 했으나 다행히 알파들은 자신에게 먼저 오지 않고 좌변기 칸으로 들어갔다. 안에서 자신에게 소변을 싸 달라는 말이 들려왔으나 소변을 싸는 소리가 아닌 때리는 소리만 들렸다.
짜악- 짜악-.
“죄송해요! 더 잘할게요! 아, 아악!”
심사가 뒤틀렸는지 알파가 육변기를 이용하지 않고 벌을 주고 있는 모양이었다. 비는 오메가의 목소리와 때리는 소리가 어우려져 이곳이 지옥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딴생각을 할 시간이 있나 봐?”
“아……! 죄송합니다. 알파님의 소변을 저에게 싸 주세요.”
서하가 다른 곳에 정신을 팔린 사이에 알파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모양이었다. 서하는 매뉴얼대로 말을 하였으나 알파는 바로 서하를 사용하지 않았다.
“내가 좀 위생에 예민해서 그런데, 너 청소는 했니?”
“네……. 당연하죠. 알파님을 받기 위해서 깨끗하게…… 했습니다.”
서하는 제게 청소라는 용어를 쓰며 더럽다는 듯이 말하는 알파에게 받아치지 못하고 저자세로 나왔으나 알파는 심드렁하게 대꾸하며 청소 버튼을 눌렀다.
먼저 얇은 막대가 나와 구멍 안으로 강한 수압의 물을 내뿜었다. 아래에서 위로 쏘아 올리는 물은 전립선을 아프게 긁어내렸고 가시에 찔리는 듯한 고통을 선사했다. 막대가 빠져나가니 배 속을 가득 채웠던 물이 다리를 타고 흘러내렸다.
움직일 수 없는 몸에 고개만 겨우 내린 서하는 구멍으로 점차 가까이 다가오는 솔을 보았다. 본래는 변기를 청소하는 용도라 부드러울 필요가 없는 솔을 오메가들에게도 사용하고 있었다. 연약한 내벽에 들어가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솔이었다.
서하는 구멍으로 들어오는 솔의 부피에 천천히 숨을 삼키었다. 곧 있으면 솔이 기계에 의해 움직이면서 내벽에 고통을 줄 것이었다.
위이잉-.
구멍에 들어온 솔이 위아래로 때로는 좌우로 움직이면서 서하의 내벽을 긁기 시작했다. 솔은 청소의 목적을 위해 배려 없이 움직였고 그 고통을 서하는 온몸으로 받아 내고 있었다.
“오, 깨끗해진다.”
솔이 내벽을 휘저을수록 몽실몽실한 거품이 서하의 구멍을 벗어나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흐읍, 읏, 아…… 알파님. 저 깨끗해요. 깨끗……아으, 앗.”
“씻으면 씻을수록 좋은 거니까.”
서하의 목에 핏대가 섰고 참을 수 없는 고통과 조금씩 피어오르는 쾌락에 서하는 제 처지를 저주하며 눈을 감았다.
짜악-.
“어디 오메가 주제에 함부로 눈을 감아?”
고개가 왼쪽으로 돌아가고 뺨이 화끈거렸다. 눈을 감은 행동이 알파의 심사를 뒤틀리게 한 모양이다. 뺨을 맞은 것을 인지하니 고통이 밀려 올라왔고 눈을 뜬 서하는 순종적으로 알파를 보았다.
알파는 그에 만족한 듯하였고 버튼을 눌러 솔이 움직이는 것을 멈추고 서하의 다리를 고정해 두었던 장치를 풀었다. 다리가 땅에 닿은 서하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육변기면 스스로 청소해야 하는 거 아닌가? 기계에 의존하지 말고.”
알파의 말에 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다른 알파들이 맞장구를 쳤다. 서하는 알파의 명령에 뒷짐을 쥐고 다리를 접었다 폈다 하면서 구멍에 박힌 채 멈춘 솔로 알파가 원하는 청소를 했다.
솔들이 눌리고 펴지면서 내벽 이곳저곳을 간지럽히고 때로는 세게 긁고 갔다. 기계로 움직이는 솔은 이를 악물고 참아 낼 수 있었지만 스스로 하는 행동은 두렵고 너무 괴로웠다. 서하는 떨리는 몸으로 솔을 끝까지 머금었다 빼는 행위를 반복했다.
“흐읍, 흐아……. 청소, 흡, 흐으……잘하고 있어요.”
“너무 느린데? 내가 도와줄게.”
도와주겠다며 서하의 어깨를 잡은 알파는 솔을 빼내고 있는 몸을 내리눌렀다.
“흐익! 왜…… 잘하고 으윽, 앗, 악…….”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전에 알파는 월등한 힘으로 서하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왕복시켰다. 기계가 설정한 속도보다 더욱 빠른 행동에 서하는 내벽이 찢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흐아, 앗. 찢어. 찢어진 것, 흡. 같, 아요.”
“아냐, 너 잘 받아먹고 있어. 오히려 뺄 때 아쉽다는 듯이 늘어난다.”
찢어진 것 같았으나 알파는 아니라며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서하는 이제 버틸 힘이 없어 몸에 힘을 뺐지만, 알파는 힘들지 않은지 서하의 무게를 그대로 받아 내며 움직임을 반복했고 솔을 완전히 삼키도록 꾹 눌렀다.
“다…… 들어왔, 읍. 으흣.”
솔의 끝부분까지 삼키었으나 알파는 자신을 일으키지 않았고, 일어나고자 했으나 힘을 주어 막았다. 비릿하게 웃으며 서하의 허리를 잡고 돌리기까지 했다.
“아, 아악! 안 됩니다……. 아, 아으 배가……으흑.”
무리하게 솔을 삼키고 있는 상황에서 허리를 돌리기 시작하니 쾌락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 뇌가 녹아내릴 것만 같아 서하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애원하였으나 오히려 알파의 가학성만 돋우는 결과를 가져왔다.
알파는 몇 번이나 행위를 반복한 뒤에야 서하의 허리에서 손을 떼고 버튼을 다시 눌렀다. 솔은 주저앉아 있는 서하의 구멍에 깊숙이 박힌 채 움직이기 시작했고 서하는 정신이 나간 채 몸이 반응하는 대로 신음을 내뱉었다.
솔이 빠져나가고 얇은 막대가 꽂히고 거품을 없애기 위해 물이 나왔다. 잔뜩 할퀴어진 내벽에 물이 닿아 따가워 서하는 울먹이며 비명을 질렀다.
아직 첫 번째 행위였는데 벌써부터 몸이 녹초가 된 서하는 흐릿한 눈으로 알파를 올려다보았다. 그때 얼굴에 물이 쏟아져 내려와 서하는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눈을 뜨고 자세히 보라는 알파의 명령에 물이 들어가지 않는 방향으로 고개를 살짝 돌리며 눈을 뜬 서하는 물이 아닌 소변임을 알았다.
“네가 너무 느려서 말이야, 참을 수가 있어야지.”
얼굴을 조준하고 싸던 소변이 이제는 가슴과 유두 쪽을 겨냥하여 날아왔다. 소변의 세기에도 예민한 유두에 서하는 낮게 신음을 내뱉었고 알파는 만족한 듯 바지를 올렸다.
“비천한 오메가인 저에게 오줌을 싸 주셔서 감사합니다.”
서하의 인사를 받은 알파는 다음에 또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신입에게로 간 자신의 성기를 빨게 하였다. 오줌이 맺혀 있는 성기를 입에 문 신입은 그나마 나은 처우에 열심히 알파의 성기를 청소했다. 서하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알파를 보았고 관리자에 의해 다시 다리가 고정되었다.
지친 몸으로 두 번째 알파의 오줌을 받아 냈다. 내벽에 들어오는 뜨거운 오줌을 빨리 내보내고 싶었으나 알파는 서하에게 아무런 언질도 주지 않았다.
“내가 오메가가 아니라서 그런데, 구멍으로 오줌 받는 느낌이 어때?”
느낌이 어떠하냐는 질문에 순간 욕을 내뱉을 뻔했다. 운 좋게 알파로 발현해 특권을 누리고 있는 주제에 말이 많았다. 그렇지만 알파에게 말을 함부로 할 수가 없어 서하는 오줌을 흘리지 않게 구멍을 조이며 웃었다.
“알파님의…… 오줌을 받은 걸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음……. 난 그런 의도로 말한 게 아닌데.”
알파는 서하에게 다가와 배에 손을 가져다 대며 만약 한 방울이라도 흘리면 그대로 두 명의 좆을 처박을 것이라고 협박을 하며 재차 질문했다.
“구멍에…… 뜨거운 소변이 들어와 오싹하기는 한데……읏.”
“말은 끝까지 해야지?”
알파가 계속해서 배를 꾹꾹 눌러 댔다. 서하는 구멍에 힘을 주느라 정신이 없는데 배까지 눌리니 더더욱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오줌이 전립선을 강하게 때려 줘서…… 기분이 좋아요.”
대답에 만족한 듯 알파는 배에서 손을 떼고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서하는 드디어 내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 안심했고 구멍의 힘을 풀고자 했다.
“그러면 계속 가지고 있어. 기분 좋다니까 어쩔 수 없지.”
“그건 아니죠. 지금 다들 기다리고 있는데.”
알파가 서하에게 배출을 허락하지 않고 머금고 있으라고 하니 뒤에 알파가 신경질을 냈다. 서하는 다음 차례에 알파가 이기는 것을 원했으나 그는 설득에 넘어가고 말았다.
“어차피 오메가야, 저기 바닥에도 있으니까 얘는 그대로 놔두죠.”
“그건 그래. 굳이 저렇게 바닥에서 놀게 할 필요는 없지.”
알파는 주머니에서 작은 튜브형 물체를 꺼내고 자세를 낮춰 서하의 구멍에 조준했다.
“으흣……. 힘…… 힘 못 주겠어요……. 그러지 마세……요.”
“손에 한 방울이라도 떨어지기만 해 봐. 가만 안 둬.”
서하는 오줌이 배 속에서 찰랑거리는 것을 느끼며 더더욱 구멍에 힘을 줬다. 힘을 주니 구멍이 수축하여 튜브가 잘 들어오지 않았고 알파는 구멍이 찢어져도 개의치 않는 듯 힘을 주어 강제로 집어넣었다.
“아아, 악. 들어갔어요……. 다……으윽.”
알파는 튜브를 다 집어넣고 확인을 해 보겠다며 서하의 엉덩이를 강하게 때렸다. 화장실 타일에 때리는 소리가 부딪혀 울려 퍼졌고 구경을 하던 알파들이 웃음소리와 어우러졌다. 조롱 속에서도 서하는 흘리지 않은 오줌에 안도하고 있었다.
“와, 이거 구멍 막았다고 좋아하는 것 봐.”
서하의 얼굴을 본 알파가 비웃으며 다리를 고정한 장치를 풀어냈다. 예상치 못하게 다리가 바닥으로 내려오자 큰 움직임에 배 속에서 찰랑거리는 느낌이 나며 불쾌한 감정을 유발했다.
“으흑…….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알파들을 만족시켜야 풀려날 수 있다는 생각에 서하는 웃음을 지으며 물어보았지만, 알파는 서하의 의도와는 다르게 표정을 싸늘하게 굳혔다.
“지금 내가 정성껏 박아 줬는데 빨리 빼고 싶어?”
“아니……. 그게 아니라…….”
알파는 서하를 바닥에 개처럼 앉게 하였다. 아래로 하중이 쏠려 당장이라도 쏟아질 것 같았으나 마개가 제 역할을 착실히 하는지 오줌이 흘러내리지는 않았다.
“지금 기분은 어때?”
“너무. 흣……. 좋아요……. 흐윽.”
알파는 더 기분이 좋게 해 주겠다며 손을 뻗어 뒤에 꽂혀 있는 튜브를 만졌다. 서하는 무슨 짓을 하는지 영문을 몰라 눈이 흔들렸고 알파는 신사처럼 서하의 머리를 정리해 주며 말했다.
“더 기분 좋게 해 주려고. 이 튜브에 있는 바람 마개 열면 부풀어 오르거든. 구멍을 꽉 채울 생각하니까 기대되지?”
서하는 억지로 입을 올리며 기대된다고 하였다. 알파가 손을 움직이니 튜브가 부풀어 올랐다.
“으응……. 죽어, 죽…… 찢어…… 찢어져요.”
이미 꽉 채운 구멍임에도 불구하고 튜브가 계속해서 부풀자 이제는 찢어질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서하가 고개를 저으며 애원했으나 알파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서하의 얼굴을 눈으로 즐기기만 했다.
“그대로 참을 수 있지? 정 못 참겠으면 말해. 대신 여기로 좆 두 개 받는 거야.”
알파는 튜브가 더 이상 부풀지 않게 조치를 취했으나 이미 구멍은 극한까지 몰려 주변이 붉게 변해 있었다. 낄낄 웃어 대며 서하에게 관심을 거둔 알파는 바닥에 앉아 있는 신입에게 다가갔다.
“이건 처음 보는 오메가인데 이제 입사했나?”
“네……! 이번에 입사한 영업부……신.”
알파가 이름을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 손을 내젓자 신입은 입을 다물었다. 알파는 소변기에 고정하기 전에 일단 자신의 좆이나 청소를 하라고 신입의 입에 쑤셔 넣었다.
“우웁…… 읍.”
알파는 신입의 상황을 봐주지 않고 그대로 쑤셔 넣기를 반복했다. 숨도 못 쉬게 코를 붙잡히고 우욱거린 신입은 얼굴이 빨개지면서 눈물을 흘렸다.
“난 이제 갈란다.”
신입의 이마를 뒤로 밀며 성기를 빼낸 알파는 그대로 화장실 밖으로 나갔다. 관리자는 울고 있는 신입을 일으켜 소변기에 고정했다.
아무도 신입을 안쓰러워하지 않았고 울어서 더 잘 조인다며 칭찬을 했다. 육변기로 쓰이는 오메가는 배설이 목적이기 때문에 관계를 맺는 것이 불가했으나 잘 지키지 않는 알파도 있었다.
알파는 신입이라는 말에 열광하며 규칙을 어기고 허리 짓을 하더니 신입의 몸에 사정했다. 신입의 교성과 좌변기 칸에 영업부 오메가의 울음소리가 화장실에 울려 퍼졌고, 아비규환 속에 서하는 자세를 유지한 채 바닥만을 응시했다.
알파가 교성을 내는 신입이 시끄럽다고 타박을 하니 관리자가 다가와 신입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뒤로 물러났다. 인간의 소리가 아닌 짐승의 울음소리를 내는 신입에 알파들은 어울린다고 말을 주고받았고, 신입을 사용한 알파는 청소 버튼을 누른 뒤 화장실을 나갔다.
서하는 알파들이 더는 자신에게 관심을 주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고개를 들지 않았다. 배가 살살 아파 왔지만 꾹 참아 냈다. 그러나 갑자기 시야에 들어오는 알파의 얼굴에 놀란 서하는 중심을 잃어 휘청거렸다.
“그래도 그렇지 너무 일을 안 하는 거 아냐? 다른 오메가들은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알파가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 알파들에게 무언가를 건네받아 앉았고 서하의 유두에 방울이 달린 클립을 달았다.
“가슴이 허전해 보이니까 그거라도 하고 있어.”
유두가 아래로 당겨져 서하는 고통을 줄이고자 상체를 숙였다. 알파들이 구멍을 못 쓰는 오메가는 얼굴이라도 보여야 한다며 가슴을 앞으로 펴게 했다. 유두가 떨어져 나갈 것만 같아 서하는 몸을 움찔움찔 떨었다.
알파들이 더욱 늘어나 있었고 그들은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한지 불평을 하기 시작했다. 관리자가 알파들을 진정시키고자 했으나 누구도 성난 알파들을 막을 수 없었고 거친 움직임에 육변기로 이용되는 오메가들의 처절한 울음소리만 커졌다.
“구멍이 2개나 있는데 1개만 쓰려니까 답답해 죽겠네.”
좌변기 칸에 있던 영업부 오메가가 알파에게 들려 서하의 옆에 서게 되었다. 2명의 알파가 각각 보지와 구멍에 성기를 넣고 배설을 하였고 영업부 오메가는 몸을 경련하면서도 알파들에 대한 예를 생략하지 않고 표현했다.
볼거리가 생겨나니 알파들이 환호했고, 사무실에서 매직을 가져온 알파는 영업부와 신입의 가슴과 허벅지 안쪽에 사용한 횟수를 표시했다.
배설을 끝낸 알파는 적당히 따뜻하고 부드러운 서하의 손에 성기를 넣고 흔들게끔 했다. 알파의 성기를 잡고 손을 흔들 때마다 방울 클립이 흔들리면서 유두가 떨어져 나갈 듯했으나 다른 오메가들보다 나은 처지라 위로했다.
“팀장님……. 아앗, 안 됩니다……. 아, 아으, 윽, 안 되는…….”
영업부의 팀장이 재갈을 풀어 주고 신입의 구멍에 그대로 사정을 한 모양이었다. 구멍에서 흘러나온 정액이 허벅지를 타고 흘렀다. 알파들은 아무 관심이 없었으나 서하와 영업부 오메가는 사색이 되었다.
“아……. 안 되는데……. 어떡해……!”
당황한 신입 오메가가 빨리 다리를 내려 달라며 구멍을 조였다. 오메가의 사정을 아는 알파들은 신입의 사진을 찍고 보건소에 알파의 정액을 함부로 하는 오메가라며 민원을 넣었다.
“제발…… 풀어 주세요……. 저…… 보건소 가기…… 싫어요.”
신입이 애원했으나 알파와 관리자 모두 풀어 주지 않았다. 계속해서 흘러내리던 정액이 어느 순간부터 더는 흘러내리지 않았다. 신입은 국가에서 자신을 데려갈 것을 예감하며 오열했다.
“너도 저렇게 되고 싶지 않으면 하던 일이나 마저 하지?”
“네……! 알겠습니다.”
서하는 신입을 동정하다가 맡은 일을 했다. 알파들이 얼굴과 가슴을 겨냥하며 쏜 정액들이 몸을 타고 흘러내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배 속에서 여전히 찰랑거리는 오줌에 배가 부글거려 발꿈치로 튜브를 누르며 막았다. 더는 버틸 지경이 아니었으나 알파들은 서하의 구멍에 튜브가 있다는 사실조차 잊은 것 같았다.
급격히 밀려오는 고통에 서하는 자신도 모르게 손에 힘을 주자 알파의 욕지거리가 들렸다. 황급히 손을 놓았지만, 알파는 분노했으며 서하는 빌기 시작했다.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세요……. 제가……읏.”
애원을 무시하고 손을 들어 올린 알파는 서하의 가슴께와 배를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클립을 달은 유두와 배를 얻어맞은 서하는 고통의 눈물을 흘리면서 후환을 생각하지 않은 채 구멍의 튜브를 빼내 달라고 하였다.
“벌받겠습니다……. 튜브 빼 주세요……으흣. 죽을 것 같아요.”
알파는 서하의 등을 눌러 상체를 숙이게 하고 구멍에 빠듯하게 들어 있는 튜브를 보았다. 왜 가만히 주저앉아 있나 했더니 다른 알파가 장난을 친 모양이었다.
“이거 빼는 조건이 뭐였는데?”
“뒤로…… 성기 2개 받는 거요……. 제발 빼 주세요.”
장기가 딸려 나갈 것 같은 두려움에 서하가 튜브를 따라 뒤로 움직이자 알파는 보채지 말라며 엉덩이를 때렸다. 튜브가 빠져나가고 나니 부은 구멍에서 오줌이 조금씩 흘러나왔다.
“아…… 더러워. 여기에다 박아야 해?”
“청소해야지.”
위생을 생각하는 알파의 말에 다른 알파가 청소해야 한다며 관리자를 불렀다. 관리자는 잠시만 기다리라고 한 뒤 청소용솔 2개와 소독약, 자이언트 딜도를 들고 왔다.
구멍에 소독약이 콸콸 쏟아져 들어오고, 서하는 홧홧한 아픔이 몰려와 엉덩이를 들었다 내렸다 하며 몸부림을 쳤다.
화장실 바닥에 엎드리게 된 서하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엉덩이를 든 채 엎어져 있는 영업부 오메가를 보았다.
“둘이 엎어 놓으니까 장관이네.”
알파들이 서하와 영업부 오메가를 사이에 두고 둘러싸기 시작했다. 여기서 도망을 쳐 봤자 빠져나가지도 못하고, 나간다 하더라도 금방 붙잡혀 더 큰 벌을 받게 되기에 서하는 체념하였다.
소독약의 고통에 둔감해졌을 무렵 관리자는 서하의 구멍에 젤 통을 꽂아 넣고 눌러 막대한 양의 젤을 쏟아부었다.
“차가워……으윽……그만…….”
“안 찢어지고 싶으면 가만히 있어. 페로몬 풀어 줄 생각이 없거든.”
페로몬을 풀지 않겠다고 했지만, 사실은 풀지 못하는 것이었다. 육변기는 매일 있고 부서마다 오메가가 배치되어 있어서 열광할 이유는 없었다. 또, 말 그대로 배설만 하고 나가지 원래는 시간을 들여 오메가를 괴롭히거나 울게 하지 않았다.
특이하게도 알파 사원들에게 관리자의 아이디로 1층 화장실에 배치된 육변기를 애용해 달라는 메신저가 왔기에 높은 분의 명령이라 생각하고 따르고 있는 것이었다.
영업부 오메가와 신입, 그리고 이사의 비서인 윤하를 보고 알파들은 관리자가 메신저를 보낸 의도가 윤서하임을 알았고 평소에 하지 않았던 짓을 하며 윤서하를 괴롭혔다. 하지만 서하의 주인이 하준이었기에 몇몇 알파들은 후환이 두려워 행동을 삼갔다.
“구멍 엄청 좁은데 2개 들어가면 찢어지는 거 아니냐?”
“찢어지기만 할 뿐 아니라 원래대로 돌아갈 수는 있으려나.”
알파들은 저마다 질 낮은 말을 하며 지금의 구멍을 그리워하라며 서하에게 겁을 줬다.
“제발…… 2개는 싫, 싫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서하는 곧 있으면 알파들이 자신에게 2개의 성기를 박을 것 같아 매달렸다. 옆에 누워 있는 영업부 오메가는 정신을 잃었지만 그럼에도 알파는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박아 댔다.
“너도 곧 이렇게 만들어 줄게. 기다려.”
서하가 영업부 오메가를 보는 걸 눈치챈 알파가 웃으면서 말했다. 구멍에 무언가 닿는 느낌에 고개를 황급히 돌리고 몸을 앞으로 물렸으나 알파들에게 붙잡혀 다시 돌아왔다.
구멍을 풀어 주겠다며 서하의 구멍에 자이언트 딜도를 서서히 밀어 넣었다. 잘 들어가지 않았으나 알파들은 한 번에 뚫어 놔야 길이 잘 난다며 서하의 몸을 누르고 욱여넣었다.
“아악! 윽, 아윽, 너무…… 커……. 찢어져요……흐윽.”
돌기까지 있는 자이언트 딜도가 깊숙이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내벽이 사정없이 긁어 갔고 고통과 쾌락이 공존해 서하는 화장실 바닥을 긁었다. 딜도의 움직임이 수월해질수록 서하는 침도 삼키지 못하고 괴로워했다.
“무리……. 잘, 잘못했어요……. 잘할게요.”
페로몬을 풀지 않았음에도 구멍이 길들여진 서하는 무자비한 행위에도 허벅지를 경련하며 느꼈고 허락도 받지 않은 채 멋대로 사정했다. 배수구를 따라 정액이 흘러갔고 물밀듯 밀려오던 자극이 사그라질 때 서하는 자신이 한 실수에 사고를 멈추었다.
알파들은 서하의 실수를 용서한 것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딜도만을 움직였고 또다시 발기되는 성기를 두 손으로 붙잡고 사정감을 참아 냈다.
구멍이 무리 없이 딜도를 삼키자 단번에 딜도를 뽑아 낸 알파는 둘 곳을 찾다가 영업부 오메가에 꽂아 넣었다. 기절한 상태에서도 영업부 오메가는 신음을 내뱉었다.
서하는 바닥을 긁다 결국 깨진 손톱의 고통을 느끼면서 가만히 엎어져 있었고 알파들이 이제 박을 테니 준비하라며 엄포를 줬다.
그 순간 화장실로 들어오는 구둣발 소리가 들렸고 알파들이 에워싸던 대형을 풀었다. 몇몇이 들어온 사람에게 인사를 하며 황급히 물러났고 구두는 서하의 곁에서 멈췄다.
“뭐 하는 거지?”
“이사님……. 하준…… 이사님 무서워요……. 데려가 주세요……. 싫어. 무서워…… 안아 줘…….”
고개를 들어 보니 하준과 로운이 있었고 서하는 하준의 구두에 손을 올리고 데려가 달라고 했다.
“뭐든 할게요……. 제발, 제발…….”
고장 난 기계처럼 제발이라는 말만 하는 서하를 본 하준은 미간을 찌푸렸다. 문자를 확인하자마자 내려온 것인데 이미 서하는 처참한 몰골이었다.
화장실에 있던 알파들이 하나둘씩 벗어났고 빌다 지친 서하는 기절하여 축 늘어졌다. 그 와중에도 구두에 올려진 손을 그대로라 하준은 재킷을 벗어 서하를 감싸 안았다.
“비켜 주겠어?”
알파들이 일사불란하게 길을 비켰고 하준은 화장실을 나갔다.
“아이고, 잠들었네요. 경계 풀은 고양이 같기는 한데 이런 일이 있으면 말하지. 미련한 것 같습니다. 그동안 한 번도 안 했으면 어련히 눈치챌 텐데……. 이사님께 부탁하지 못하면 저한테라도 말했으면 직속 상사로서 멋지게 구해 줄 수도 있는데 말이죠.”
하준은 고개를 돌려 로운을 쳐다보자 로운은 선을 넘었다며 항복을 의미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나저나 성기 2개를 박는다는 말이 들렸는데, 말한 새끼 처리해.”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조금만 늦게 왔으면 서하 씨 오늘 엄청 울었겠어요.”
“그리고 다음부터 윤서하는 오메가 업무에서 제대로 빠졌는지 다시 확인해. 잠깐 비운 사이에 이게 무슨.”
하준은 품 안에서 작게 떠는 서하를 내려다보았다.
원치 않은 일이었으나 이번 기회에 기를 완전히 죽이기 위해서 하준은 로운에게 물건을 챙겨서 가져오라고 한 뒤 소파에 서하를 눕혔다.
또다시 이사실의 소파에서 깨어난 서하는 몸을 바로 일으켜 하준을 쳐다보았다.
“이사님……. 감사합니다…….”
서하는 하준에게 계속해서 구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을 했고 하준은 웃으면서 서하에게 다가갔다.
하준이 온화한 표정도 지을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며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하준을 빤히 보고 있으니 하준의 손이 얼굴로 왔고 서하는 맞을까 봐 눈을 감았다. 그러나 맞기는커녕 하준이 뺨에 손을 대고 천천히 쓰다듬었다. 손이 이내 잔뜩 울어 따끔거리는 눈에 닿았다.
시원한 감각에 눈을 감은 서하는 무언가 제가 마음에 드는 행동을 했나 싶어 하준의 손 틈으로 하준을 보았다. 말을 안 듣는 애완동물이 기가 죽어 돌아온 것을 기뻐하는 눈치였다.
“사원들의 말을 들어 보니 허락도 안 받고 멋대로 사정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 그렇다면 좀 실망인데 말이지.”
“죄송합니다. 버티지 못하고 그만…….”
“말로 해서는 안 되지만 몸으로 가르치는 건 잘하잖아? 이번에는 함부로 사정하는 그 버릇 고쳐 주지.”
하준의 말에 서하는 어버버거리며 사정을 못 하게 하는 물건을 떠올렸다. 구멍에는 기상천외한 게 들어가 봤으나 앞에는 한 번도 무언가 집어넣어 본 적이 없었다. 하준의 손길에서 벗어난 서하는 울상을 지으며 하준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 했으나 하준은 받아들여 주지 않았다.
“이사님, 말씀하신 물건 가지고 왔습니다.”
“들어와.”
로운이 이사실 안으로 들어와 하준에게 물건을 건네며 서하에게 왜 자신을 부르지 않았냐고 물어보았다. 억울함에 서하는 로운을 보고 입을 달싹였으나 하준의 눈치를 보며 손에 들린 물건이 무엇인지에 집중했다.
“서하 씨, 아무리 이사님 앞이지만 이렇게 무시당하면 저 상처받습니다.”
“…….”
“볼일 끝났으면 나가 봐.”
오메가가 알파의 말을 무시하는 것 역시 처벌의 대상이 되었지만, 하준은 서하를 벌하는 대신 로운에게 나가 보라고 하였다. 알고 자제를 하는 건지 아니면 손에 들린 물건이 무서워서 로운을 상대할 여력조차 없는 건지 모르겠으나 로운에게 관심을 주지 않은 행동은 합격이었다.
“교육을 시작하도록 하지.”
하준이 라텍스 장갑을 착용하자 서하는 다시금 구렁텅이로 떨어지는 기분을 맛보았다. 하준은 포장지를 뜯고 요도 플러그에 소독약을 부었다. 플러그를 따라 소독약이 타고 흘러 바닥에 떨어졌다.
“넣어 본 적이 있나?”
“없습니……다.”
서하는 하준의 손에 들린 은색의 매끈한 요도 플러그를 보았다. 맨 앞에 붉은색 보석 장식이 있는 요도 플러그는 길이가 긴 편이 아니었으나 자신의 성기 길이를 생각하면 충분히 고통스러울 크기였다.
서하가 흔들리는 눈으로 거울을 보고 있으니 하준이 서하를 일으키고 소파에 앉았다. 하준이 앉으라는 소리를 하지 않아 뻘쭘하게 서서 하준을 쳐다보았다.
툭툭-.
하준이 자신의 무릎을 손으로 두들겼고 서하는 자신이 생각하는 의미가 맞는지 머릿속으로 검증했다. 하준이 눈알만 굴리고 있는 서하를 보며 다시 한번 무릎을 두들겼으나 서하는 쭈뼛거리며 서 있을 뿐 움직이지 않았다.
“무릎에 앉으라는 의미를 알지 못한 건가? 아니면 알면서도 반항하는 건가?”
“아닙니다……. 제가 감히 앉을 곳이 아니어서 그랬습니다.”
생각한 게 맞았으나 그다지 기쁘지 않았다. 하준의 무릎에 앉혀서 손에 들려 있는 요도 플러그를 꽂을 게 분명한데 앉고 싶지 않았다.
“이제는 알아들었으니 빨리 행동하도록.”
하준의 무릎에 앉았으나 서하는 무게가 하준에게 쏠리지 않도록 다리에 힘을 주었다. 까치발을 들고 허벅지에 힘을 주니 구멍이 오므라지면서 부은 구멍이 느껴져 미간을 찌푸렸다.
“같잖은 짓은 하지 말고 똑바로 앉아.”
하준이 다리를 벌려 무릎 끝에 앉아 있던 서하의 허리를 잡고 그 사이로 앉혔다. 하준의 양복보다는 가죽 소파의 시원함이 좋기는 하였으나 꼼짝없이 갇힌 자세에 망연자실하며 몸을 경직시켰다.
요도 플러그를 소리 나게 테이블에 내려놓은 하준은 서하의 성기를 손으로 잡고 천천히 쓸어내렸다.
“읏……이사님, 왜…… 놔주세요.”
바로 꽂을 줄 알았는데 성기를 쥐고 흔드는 하준에게 차마 손을 건들지 못하고 놔 달라고 했으나 하준은 오히려 더욱 농밀하게 만져 댔다.
“자, 잠깐…… 이사님 거기…… 아윽, 윽.”
서하는 몸을 움찔거리며 쉴 새 없이 나오는 신음을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에 하준은 남은 한 손으로 서하의 두 손을 뒤로 돌리고 움직이지 못하게 눌렀다.
“이사님……. 악, 앗……. 그, 그만 힘들어요.”
서하의 밭은 숨소리를 들으며 하준은 서하의 목에 고개를 묻었다. 화장실에서 어떻게 향을 안 흘렸나 싶을 정도로 만지니 바로 파우더 향이 이사실을 채우고 있었다. 하준이 페로몬을 맡기 위해 숨을 깊게 들이마시자 서하는 하준이 내뱉는 숨결을 자극으로 받아들이고 고개를 움츠렸다.
“이 성기로도 세울 수 있다는 게 항상 놀랍단 말이지.”
하준은 발기한 서하의 성기의 선단을 잡고 품평하듯이 말을 했다. 멈춰진 손길에 아쉬운 듯 서하의 허벅지에 힘이 들어갔고 다리 사이에서 움직이는 서하로 인해 하준의 성기 역시 반응했다.
“거기서 더 움직이면 앞과 뒤에 모두 박힐 텐데 감당할 수 있겠나?”
“으응……. 아니요. 못 해요……. 싸고 싶……어요.”
움직임을 멈추면서 입으로는 발칙하게 싸고 싶다는 서하를 내버려 두고 하준은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는 요도 플러그를 잡았다.
“그거…… 싫어요. 아플 것 같습니다.”
자신의 가슴팍에 고개를 기댄 채로 도리질을 치는 서하를 하준은 귀엽게 여겼다. 도리질을 치면서도 도망갈 생각을 안 하니 앙탈 정도로 봐줄 만했다.
“쉬……. 착하지? 기분 좋을 거야. 착한 오메가가 되어 보자.”
“싫습……싫어!”
서하는 성기에 다가온 요도 플러그를 보고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을 쳤다. 하준이 뒤에서 더욱 세게 손을 붙잡으며 무언가 중얼거렸지만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저 요도 플러그가 들어오면 죽게 될 거라고 생각이 미치자 발기한 성기가 점차 풀렸다.
“가만히, 움직이면 더 다칠 거야.”
“제발요…… 싫어…….”
서하의 성기에 젤을 잔뜩 짜니 젤이 성기를 타고 소파에 후드득 떨어졌다. 미약하게 흥분 성분이 있는 젤이 성기를 훑고 지나가자 다시금 발기하는 성기에 하준은 요도 플러그를 잘 삼킬 수 있도록 요도구를 문질렀다.
“하으읏! 읏…… 힘들어요……. 앗, 윽.”
요도구를 배려 없이 문지르는 손길에 서하는 팔을 뒤틀며 상체를 숙였다. 힘이 들이지 않고 서하를 짓누르고 프리컴을 흘리는 성기를 보며 하준은 준비가 됐다고 생각해 요도 플러그를 서서히 밀어 넣었다.
“아아악! 싫어……. 아파요……. 아파! 싫어…….”
요도가 벌어지면서 요도 플러그가 들어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서하는 몸을 바들바들 떨며 비명을 질렀다. 구멍에 처음 성기를 받았을 때보다도 더한 고통에 눈물을 흘리며 벗어나고자 몸을 뒤틀었으나 잡힌 손이 더욱 꽉 쥐어져 고통만 느껴질 뿐이었다.
“이사님……. 풀어 주세요. 싫어…… 무서워요.”
하준은 조금만 들어갔음에도 엄살을 부리며 눈물을 흘리는 서하를 보고 천천히 할지 아니면 한 번에 넣을지 고민했다. 자신의 성미에는 한 번에 넣어 비명을 듣는 것을 즐겼으나 그랬다가는 이 오메가는 견디지 못하고 정신을 놓을 것이 분명했기에 서서히 밀어 넣었다.
“죽을, 것, 같아요……. 이사님, 그만!”
점점 더 깊숙이 들어오는 요도 플러그에 정신을 붙잡고 있을 수 없었다. 벌어지는 감각이 선명했고 오싹한 느낌까지 들었다. 아직 반 이상 남아 있는 요도 플러그에 절망감을 느끼며 서하는 입술을 깨물었다.
“으읍, 읏…… 하…….”
하준은 억눌린 신음에 탁상용 거울을 보았고 입술을 깨물고 있는 서하를 보며 혀를 찼다.
“입술 물지 말라고 했을 텐데?”
“으아……앗……욱.”
하준은 요도 플러그를 잡은 손을 떼고 서하의 입술을 짓누르고 억지로 입을 벌리고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입 안 점막을 만져 보니 단단히 씹어 댔는지 자국이 오돌토돌 나 있었다. 하준은 소리를 내라고 하며 서하의 입천장과 목구멍 깊이 손가락을 넣으며 움직였다.
“으흣, 이사님. 안…… 물, 겠습니다.”
할딱거리며 용서를 비는 서하에 하준은 입천장을 몇 번 긁어내리며 손가락을 입 안에서 빼냈다. 예민한 입천장을 문질러 간지러웠는지 손가락이 빠져나가자마자 치아로 입술을 씹으려고 하다가 행동을 멈추는 서하에 하준은 칭찬의 의미로 볼을 두들겼다.
중간까지 들어간 요도 플러그는 하준이 잡고 있지 않아도 빠지지 않고 잘 꽂혀 있었다. 하준은 감염의 위험을 피하고자 서하의 입에 들어갔던 라텍스 장갑의 끝부분을 입으로 물고 벗겨 냈다.
손을 붙잡고 있던 손으로 라텍스 장갑을 벗을 것이라 예상했던 서하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벗은 장갑을 본 하준은 군데군데 묻어 있는 피를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제대로 짓씹어 놓은 입술을 벌을 주듯 손가락으로 눌렀다.
“아파, 아파요…….”
얼얼한 입술을 누르는 하준에 서하는 얼굴을 이리저리 돌려 피했지만 하준은 계속해서 쫓아 피가 나는 입술을 문질렀다. 서하는 피하는 것을 그만두고 입술을 누르는 하준의 손가락을 혀로 핥았다.
피 맛이 느껴졌으나 서하는 용서해 달라는 의미를 담아 최선을 다해 핥았고 자신이 한 행동이 마음에 들었는지 하준의 손가락이 빠져나가며 더는 입술을 누르지 않았다.
하준이 새로운 라텍스 장갑을 꼈고 요도 플러그로 손을 뻗었다. 몸을 떠니 요도 플러그도 움직였고 가슴팍이 올라오도록 숨을 들이켠 서하는 크게 바둥거리지도 못하며 하준의 가슴팍에 기대어 신음만 흘려 댔다.
결국 요도 플러그가 전부 들어갔고 서하의 성기는 요도 플러그를 품어 빳빳이 고개를 들고 있었으며 요도 끝부분에는 붉은 보석만이 반짝이고 있었다. 감당할 수 있는 선보다 더 큰 충격에 눈을 감았다.
“이제…… 놔주세요……. 아파요.”
“성기 색이랑 보석의 색이 비슷하군. 아주 예뻐.”
하준은 서하의 잡고 있던 팔을 놔주며 오른손으로 성기의 아랫부분을 잡고 예술품을 감상하듯 보았다. 원래도 핑크빛을 띠고 있던 성기는 발기를 한 채로 사정하지 못해 붉은빛을 띠고 있었다. 보석의 색을 고르는 데 상당한 시간을 소요했는데 결과물에 만족했고 다음은 서하의 탄생석으로 하고자 하였다.
“아…… 싫어……. 너무…… 싫어……. 죽어…… 개새끼야.”
서하는 하준의 무릎에서 고장 난 듯 싫다고 중얼거리더니 눈을 앙칼지게 올리며 죽으라고 하였다. 근래 기가 죽은 듯하더니 다시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극단적으로 나오는 모양이었다.
“만지지 마! 꺼져! 꺼지라고!”
자리에서 일어나기는 했으나 요도 플러그로 인해 다리에 힘을 주지 못한 서하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호기롭게 하준에게 죽으라고 하였으나 시야가 바뀌면서 정신이 돌아오니 공포감이 몸을 지배했다.
“고개 들고 나를 봐.”
“…….”
“죽으라고 하던 패기는 어디로 갔지? 고개 들어.”
서하는 움직이지 않은 고개를 억지로 움직여 싸늘한 하준의 눈과 마주쳤다. 말이 나오지 않았고 긴장한 몸은 주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경련했다.
하준은 소파에서 일어나 부러 구두 소리를 내며 주저앉아 있는 서하에게 다가가 자세를 낮춰 눈높이를 맞췄다.
“아…….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자신을 보면서 잘못했다고 비는 서하를 하준은 말없이 응시했다. 눈에서는 끊임없이 눈물을 흘리며 비는 서하는 좋은 눈요깃감이었다.
“윤서하, 뭘 믿고 그렇게 굴 수 있는 걸까.”
“죄송해요……. 이사님…… 제가…… 정신이…….”
“박승언인가?”
“…….”
박승언이라는 말에 빌다 말고 멈칫하는 서하를 보니 불쾌감이 밀려 올라왔다. 안 만난 지 오래되었다고 들었는데 아직 잊지 못한 것인가 싶어 하준은 엄지와 검지로 서하의 양 볼을 잡고 눌렀다.
“딴 길로 샐까 꼬박꼬박 집으로 데려갔더니 언제 쥐새끼처럼 나가서 만났을까?”
“아뇨……. 만난 적 없습니다……. 진짜예요! 믿어 주십시오…….”
떨면서도 자신의 말에 고분고분 대답하는 서하였다. 윤서하가 박승언과의 교류가 없었음을 보고를 통해 알고 있었으나 최근 박승언 쪽에서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박승언은 조만간 처리하기로 하며 지금은 귀엽고 멍청한 오메가를 상대하기로 했다.
“윤서하, 잘못을 했으면 어떻게 해야 하지?”
“…….”
“발목을 분질러야 이 입에서 말이 나올까?”
“못된 서하는…… 벌을 받아야 해요.”
하준은 서랍장에서 에그 3개를 꺼내 구멍에 2개를 넣고 남은 하나는 성기에 부착했다. 서하는 조금의 반항도 하지 않고 하준이 하는 대로 고분고분하게 굴었다. 하준은 서하의 손에 에그의 리모컨을 쥐여 주고 소파에 앉았다.
리모컨을 손에 쥔 채로 서하는 하준과 리모컨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잘못은 다른 사람이 고쳐 줄 수도 있지만 결국은 본인이 고쳐야 하지 않겠어?”
스스로 리모컨을 조절하라는 말에 서하는 리모컨을 쥔 채 망설였다. 하준의 인내심이 어디까지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체했다가는 더욱 심한 짓을 당할 거란 생각에 서하는 손을 부들거리면서 리모컨의 전원을 켰다.
“으으……. 읏. 잘못……했어요……. 이사님.”
내벽의 진동은 약한 단계라 버틸 만했으나 요도 플러그가 꽂혀 있는 성기에 가해지는 진동은 참기가 어려웠다. 앞을 바라보니 하준이 지루한지 한 손은 턱을 괸 채 다른 한 손으로는 허벅지를 두들기고 있었다. 서하는 울음을 참으며 단계를 최고로 높였다.
“이사님……. 싸, 쌀 거 으읏……. 아으, 싸고…… 싶은데. 읏…….”
강한 진동에 자극을 받은 성기는 배출하고 싶었으나 요도 플러그에 막혀 사정을 할 수 없었다. 사출이 막힌 성기는 보석보다 더 붉은색을 띠기 시작했고 눈물샘이 고장 난 것처럼 눈물이 흘러내렸다.
하준은 성기를 빳빳이 세운 채로 우는 서하를 감상하였다. 다른 오메가가 죽으라는 말을 했으나 지체하지 않고 처분했을 것이다. 곁에 오래 두기는 했으나 윤서하 역시 여느 오메가처럼 처분할까 생각하니 불쾌한 감정이 올라왔다.
자신의 취향이긴 하지만 결국은 오메가인데 윤서하에게만은 관대해져 하준은 이유를 알고자 하였다. 이유를 알 때까지 봐줄 생각이 없었고 요도 플러그를 잡고 서서히 뺐다.
“읍, 흐아……. 이사님……. 찢…… 찢어질 것, 가, 망가져…… 흐으응.”
“빼 줄까?”
서하를 일으켜 세운 하준은 요도 플러그를 돌리며 물어보았고 서하는 다리를 겨우 지탱하며 빼 달라고 하였다.
“그러기에는 오늘의 윤서하가 너무 발칙해서 말이지.”
하준이 빼낸 만큼 요도 플러그를 다시 밀어 넣자 서하는 고통 어린 신음을 내뱉으며 하준에게로 몸을 기울였다. 서하를 받아 주지 않은 하준은 스스로 서게 하며 계속해서 요도 플러그를 넣었다 뺐다를 반복했고 몸이 휘청거릴 때마다 엉덩이를 때렸다.
“으흐으, 하으……. 못 하겠어요, 이사님, 때리지 마요……. 흐익……!”
사정은커녕 더욱 괴롭혀지는 성기에 비명을 지를 기력도 없어 숨만 내쉬었다. 하준은 소파에서 일어나 서하를 소파 쪽으로 밀쳐 눕혔다.
“윤서하.”
“잘못했어요……. 서하가…… 잘못했어요. 제발…… 빼 주세요.”
“눈을 뽑아야지 흥미가 사라질까?”
“…….”
하준은 경직된 서하의 고개를 살짝 들어 올렸다. 겁을 먹은 눈동자가 문제인가 싶어 넥타이를 풀어 헤쳐 서하의 눈을 가렸다. 눈을 가렸지만, 여전히 서하를 버릴 수 없어 하준은 인상을 찌푸렸다. 오메가 하나 때문에 휘둘리는 자신에 염증을 느꼈다.
“완전히 반성할 때까지 그러고 있도록.”
말을 마친 후 하준은 서랍장에서 딜도를 꺼내 서하의 구멍에 집어넣었다. 진동하고 있던 에그를 깊숙이 들어가게 하는 딜도에 새된 비명을 지르며 허벅지를 달달 떠는 서하를 하준은 건너편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다.
“그만……. 이사님……. 아윽, 읏…….”
하준은 장장 1시간을 넘게 소파에 앉아 서하를 응시했다. 기력이 다했는지 쉰 목소리와 땀에 젖은 모습은 빈말이라도 아름답다고 할 수 없었지만 하준은 아직도 서하를 버릴 수 없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
“역시 어디 한 군데를 못 쓰게 해야 하나.”
“으읏, 잘할 수, 읏, 있어요……. 제발…… 싫어.”
혼잣말로 중얼거리니 서하가 몸을 떨어 대며 살려 달라고 빌었다. 금방 꼬리를 내릴 거면서 가끔 가다 화를 참지 못하고 욱하는 서하였다. 순종적인 오메가보다는 서하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오메가가 좋기는 했으나 집안사람들이 알면 경을 칠 행동이었다.
“이사님, 로운입니다.”
“들어와.”
로운이 이사실 문을 열자마자 맡아지는 파우더 향기에 코를 막았다. 숨을 참으며 하준을 찾으니 책상이 아닌 소파에 다리를 꼬고 기대앉아 있었다.
“이사님이 웬일로 소파에…… 아…… 서하 씨가 여기 계시네요.”
“…….”
이사실 밖 서하의 자리가 빈자리다 싶었더니 소파에 누워 있었다. 적당히 즐기다 끝낼 거라 생각했는데 그사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는 몰라도 엉망진창인 모습에 로운은 내일 음료수라도 사 줘야겠다고 생각하며 이사가 부탁한 물건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럼 저는 이만 나가 보겠습니다.”
“너는 윤서하를 어떻게 생각하지?”
윤서하에 대해 묻는 하준에 로운은 난처하게 웃었다. 하준이 서하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을 알고 있으나 알려 준다고 하더라도 순순히 인정할 위인이 아니었다. 게다가 서하의 페로몬에 취해 점차 이성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업무에서 배제되어서 큰 힘이 안 되는 사원 정도입니다. 그럼 이만 나가 보겠습니다.”
“그래, 나가 봐.”
“네.”
서하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공포감을 느끼고 있었다. 하준이 어디에 있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어 무기력하게 신음을 내뱉으며 울기만 했다. 손이 묶여 있지 않아 넥타이를 풀어낼 수 있으나 넥타이를 푸는 순간 후환이 두려웠다.
아까 눈을 뽑는다고 했는데 버려지기만 하면 다행이었다. 크게 다치는 건 개의치 않았으나 부모님에게 화가 미칠까 아무 행동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났는지도 알지 못한 상태에서 로운이 이사실로 들어왔고 두 사람의 말을 들었다.
말의 내용에 집중하지 않고 하준이 자신의 건너편에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하준을 불렀다.
하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하가 누워 있는 소파에 앉았다. 소파가 자신의 무게로 인해 조금 내려가니 서하가 움찔거리며 고개를 움직였다. 눈은 넥타이로 가려져 있지만 필사적으로 하준이 있는 방향으로 손을 뻗었다.
“이사님…… 힘들어요……. 죽을…… 것 같아…….”
“네가 죽으면 안 되고 나를 죽여야지.”
하준은 서하가 뻗는 손을 잡아 자신의 목이 가져다 댔다. 용서해 주는 의미로 잡아 주는 손이 아니라 놀랐는지 목에 닿은 손이 볼품없이 떨려 댔다.
“죄송해요……. 제발…… 놔주……세요.”
“왜? 이걸 원하는 게 아니었나?”
아래로 내려가려는 손을 잡아챈 하준은 목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했다. 젖은 넥타이 사이로 계속해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울먹이는 목소리는 안쓰럽게 떨리고 있었다.
“제,제가…… 잘못……했어요……. 원하시는 대로…… 할게요.”
“원하는 대로라……. 내가 원하면 어차피 너는 다 해야 하는데 거래가 안 되지 않나?”
“아…….”
하준은 더욱 서하를 가지고 놀고 싶었으나 더 몰아붙이면 견디지 못할 것 같아 장난을 멈추었다.
“윤서하, 다시 한번 같은 일이 반복되면 바깥에는 다시는 못 나가게 해 주지. 집에서만 있어야 할 거야. 네가 소중하게 여기는 가족들은…… 어떻게 될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자신의 자유는 포기해도 가족들의 안전만큼은 끔찍하게 생각하는 서하였다. 하준은 가족을 건드릴 생각은 없었으나 불공정한 조건에도 무력하게 수긍하는 서하를 보니 웃음이 나왔다. 히트사이클이 올 때까지 옆에 두고 있다 보면 깨닫게 될 것이다.
“기절하지 말고 정신 붙잡고 있어.”
“으……. 네.”
에그의 진동을 끈 하준은 서하의 눈을 가리고 있던 넥타이를 풀어냈다. 순간적으로 들어오는 빛에 눈이 찡그리면서도 손을 들어 눈을 가리지 않는 서하 대신 하준이 눈을 가려 줬다.
“눈 감고…… 그래, 옳지……. 조금씩 뜨자.”
자신이 시키는 대로 눈을 감은 후에 조금씩 눈을 떴지만, 초점은 맞지 않은 상태였으며 눈가는 짓물러 있었다. 하준은 테이블로 손을 뻗어 로운이 가지고 온 물수건으로 서하의 얼굴을 닦았다.
“으으……. 따갑습, 니다.”
따갑다며 몸을 뒤로 물리는 서하를 붙잡고 하준은 얼굴을 닦고 물병의 뚜껑을 열었다. 하준의 손에 들린 물을 본 서하는 손을 뻗었으나 하준이 높게 들어 올렸고 쉽게 포기하고 하준을 쳐다보았다.
“물…… 마시고 싶습니다.”
쉰 목소리로 인해 목이 따가운지 말을 할 때마다 표정을 찌푸리기에 하준은 물병을 서하의 입가에 가져다 댔다. 서하가 물병을 잡으려고 해 하준이 혀를 차니 금세 손을 내리고 물을 흘려 주는 속도에 따라 물을 마셨다.
“으. 더…… 목말라요…….”
“안 돼. 한꺼번에 많이 마셔도 안 좋아.”
물 한 병을 다 마셨음에도 물을 찾는 서하에 하준은 안 된다고 하였다. 여전히 초점이 약간 빗나가 있는 서하였고 아직도 페로몬을 조절하지 못하고 있는지 파우더 향이 이사실을 채우고 있었다.
“이건…… 언제…… 빼 주실…… 건가요?”
“벌이 끝났다고는 안 했는데 다시 눈을 가려 줄까?”
눈을 가린다는 말에 서하는 입을 닫고 자신의 성기를 내려다보았다. 계속해서 사정이 막힌 성기는 붉은빛을 넘어 보랏빛을 띠고 있었는데 요도 플러그를 빼낸다고 해도 다시 돌아올 수 없을까 봐 걱정이 되었다.
서하가 무엇을 하면 용서를 받을 수 있냐 물었으나 하준은 질문에는 답해 주지 않은 채 퇴근 시간이라고 하였다. 하준이 이사실을 나갈 준비를 하자 서하는 초조해졌다. 육변기의 인사를 해 옷이 없는 상태였다.
“이사님……. 서하는 옷이…… 없어요.”
“말 안 듣는 오메가에게 옷은 필요하지 않지.”
하준은 냉정하게 말하며 일어나 나가라고 하였다. 그냥 나체도 아니고 성기에는 요도 플러그가 꽂히고 뒤에는 2줄의 에그 선이 튀어나와 있었다.
“이사님, 제발…….”
하준이 먼저 내려가 보라고 하였고 서하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이사실의 문을 열고 나왔다. 엘리베이터가 24층에 멈춰 설 때까지 하준은 나오지 않았고 서하는 이사실 문을 바라보다 떨어지지 않은 발걸음으로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1층을 눌렀다.
아무도 타지 않기를 바랐으나 퇴근 시간에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사람이 많아 매 층마다 멈춰 섰다.
“이사님 비서님이네요. 오늘 육변기 했다면서요? 내일도 해요? 저 오늘 못 썼거든요.”
물음표 살인마 같은 직원이 서하의 모습에도 개의치 않은 채 내일은 자신이 먼저 사용할 것이라고 하였다. 알파의 말을 무시할 수 없어 억지로 대답을 하니 직원이 가까이 다가왔다.
“와, 그런데 이거 진짜 보석이에요? 대박이다.”
“잠깐…… 만지지……읏. 흐읏.”
진짜 보석인지 궁금하다며 서하의 성기를 배려 없이 잡아 이리저리 돌려 가며 보석을 구경하였다. 서하가 만지지 말라고 하였으나 직원은 궁금한 건 못 참는다며 보석이 맞는지 확인해 주겠다고 했다.
“제가 아는 분이 이런 거 잘 아세요. 보여 드리고 내일 알려 드릴게요.”
요도 플러그가 꽂힌 성기의 사진을 여러 각도에서 찍고 전체 샷이 필요하다며 서하의 앞과 뒷모습의 사진을 찍은 뒤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사진을 지워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하준이 없는 자신은 하찮은 존재였다.
또다시 엘리베이터가 멈춰 섰고 많은 사람이 탑승했다. 금세 만원이 된 엘리베이터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고 옴짝달싹도 할 수 없었다. 인파에 밀려 요도 플러그를 넣은 성기가 눌릴까 서하는 최대한 구석에 몸을 기댔다.
1층에 도착했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정문으로 걸어갔다. 사원증을 두고 온 게 기억나 인포에 말을 하니 직원이 한숨을 쉬었다.
“저희가 할 일이 많은데 이러시면 곤란해요.”
“죄송합니다……. 챙길 겨를이 없어서…….”
“뭐 그렇기는 하겠네요. 성욕을 주체 못 하시는 오메가니까.”
인포의 직원들이 자기네들끼리 쑥덕거렸고 인포에 다가온 세큐리티는 앞으로 정신을 차리라는 의미라며 서하의 엉덩이를 때렸다.
“흐윽……. 앞으로 잘 가지고 다니겠습니다.”
“당연히 그러셔야죠.”
세큐리티는 오메가를 관리하는 업무도 맡아 베타라고 할지라도 오메가를 교육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서하는 인포메이션 데스크를 붙잡은 채 엉덩이를 맞으며 다시는 두고 오지 않겠다고 외친 다음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
회사 밖으로 나오니 하준의 차가 대기하고 있었고 서하를 발견한 기사가 차에서 나와 다가왔다.
“이사님은 아직 안 나오시고 먼저 나오셨나 봐요?”
“네……. 먼저 나가 보라고 해서 왔습니다. 곧 나오실 거예요.”
기사는 먼저 타고 있으라며 문을 열어 주었고 서하는 운전석 뒷자리에 앉았다. 좌석에 앉으니 딜도가 깊게 들어와 서하는 허벅지를 꼬며 하준을 기다렸다. 잠시 뒤, 차 문이 열리며 하준이 차에 올라탔고 에그의 전원을 다시 켰다.
오늘따라 조심성 없이 운전하는 기사에 방지 턱을 지날 때마다 죽을 것 같은 자극을 받았다. 에그의 진동은 견딜 만했으나 요도 플러그는 조금만 움직여도 조금씩 튀어나오고 들어가기를 반복했다.
“반성은 많이 했나?”
“아니요……. 이사님…… 더…… 혼나야…… 할 것 같습니다.”
더 혼나겠다고 말을 하니 하준이 기분 나쁜 기색은 내비치지 않았다. 또다시 방지 턱을 지나며 차체가 크게 흔들렸고 깊게 들어가는 딜도에 서하는 단발마를 지르며 앞 시트에 머리를 기댔다.
“으, 으읏. 하, 흐으……. 기사님, 운전…… 좀 살살…….”
요도 플러그가 많이 빠져나와 서하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다. 하준이 반쯤 빠져나온 플러그를 본다면 잔꾀를 부린다고 생각할 것이다. 눈을 질끈 감은 서하는 떨리는 손으로 요도 플러그의 보석 부분을 붙잡고 눌렀다.
“흑……. 으아……악!”
적응된 줄 알았으나 얇지 않은 플러그가 요도를 긁으며 들어갔고 서하는 너무나 괴로워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창문에 턱을 괸 채 서하를 바라보고 있던 하준은 입꼬리를 올렸다.
“그렇게 하고 싶었으면 말을 하지 그랬나. 집에 도착할 때까지 스스로 하고 있도록.”
서하는 하준의 감시를 받으며 조금씩 플러그를 빼내고 집어넣고를 반복했다. 오늘따라 느린 차를 원망하며 서하는 빨리 집에 도착하기를 바랐다.
집과 가까워졌을 무렵에 서하는 더 이상 자신의 손으로 요도 플러그로 움직일 수 없어 눈물을 흘리며 손을 멈추었다. 하준의 시선이 느껴졌으나 서하는 도저히 못 하겠다고 생각하며 플러그를 잡은 손을 움직이지 않았다.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포기하는군.”
“죄송합니다……. 너무…… 괴로워요…….”
눈물이 허벅지에 떨어졌고, 하준이 가엾게 여겨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하준은 언제나 자신을 구렁텅이에 몰아넣었다.
“힘들다고 하니 내가 도와주지.”
“아! 잠시만…… 아냐, 아파요……흐윽…….”
하준이 요도 플러그를 엄지로 눌러 깊게 박히게 하였고 나머지 손가락으로 성기의 주변을 쓸어내렸다. 고통과 쾌락이 동시에 느껴졌고 지독한 쾌락은 고통으로 변해 고개가 뒤로 젖혀져 숨을 가쁘게 내쉬었다.
한참을 하준의 손에 놀아나고 있을 때 집에 도착했다. 하준은 미련 없이 서하의 성기에서 손을 떼고 차에서 내렸다. 서하도 하준을 따라나서려고 했으나 번번이 풀리는 다리에 어쩔 줄 몰라 했다.
“안 내리십니까?”
“아……. 잠시, 잠시만요.”
기사의 말에 서하는 다급해져 손으로 시트를 잡고 일어서고자 애를 썼다. 그러나 조금만 움직여도 아픈 성기에 의지를 잃어 차에서 내리지 못했고 그런 자신을 문을 연 채 하준이 말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이사님…… 안아 주세요……. 서하…… 아파요.”
“하……. 손이 많이 가는군.”
몸을 숙인 하준은 서하를 안아 올렸고, 지면과 멀어진 눈높이에 서하는 자신도 모르게 하준의 목에 팔을 둘렀다. 오늘같이 집이 반가운 적이 없었다. 빨리 들어가고 싶었으나 자신의 마음과는 달리 하준은 정원에서 걸음을 멈췄다.
“이사님…… 빨리 집에 가고 싶어요.”
“이번에 정원을 새로 꾸몄는데 구경이라도 하지.”
어쩌라고. 외부인이 드나든 이유는 알게 되었으나 지금의 서하에게 중요한 건 요도 플러그였지 정원이 아니었다.
“이사님…… 저 잘할 자신 있어요……. 집에 들어가요.”
가늠하듯 내려다보는 하준에 먹혔다는 생각에 안도했으나 하준은 서하를 정원에 있는 테이블에 눕혔다. 딱딱한 원목 테이블에 눕혀진 서하는 하준이 여기서 구멍에 박을까 두려웠다.
“여기는 싫어요……. 집에…… 들어, 갈래요.”
“정원의 꽃이랑 잘 어울리는군.”
하준은 정원에 심어진 꽃과 테이블에 눕힌 서하를 감상했다. 나체의 서하는 성인 남성보다는 앳된 소년의 느낌이 강해 더더욱 가학심이 생겼다. 하준은 서하의 구멍에 있는 딜도를 조금씩 빼내며 서하에게 꽃말에 대해 잘 아냐고 물었다.
“으항……. 앗…… 모릅니다, 꽃…… 관심 없습니다.”
“그럼 좋아하는 꽃은 있나?”
없다고 하니 하준은 심드렁하게 딜도를 한 번에 빼냈고 서하는 허리를 들며 일어나려고 했다. 서하의 어깨를 잡고 누른 하준은 비위를 맞추지 못한 서하에게 질문했다.
“윤서하, 플러그 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박아 주세요……. 으흣, 이사님 좆으로…… 엉망진창으로…… 해 줘요.”
몸을 떨면서도 정답을 말하는 서하에 하준은 버클을 풀고 성기를 꺼냈다. 서하는 당장이라도 들어올 성기에 겁을 먹었으나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자 고개만 약간 돌려 하준을 쳐다보니 자신을 보면서 자위를 하고 있었다.
“이사님……?”
“난 이걸로 만족할 수 있으니 굳이 풀어 줄 필요는 없을 것 같군.”
하준이라면 진심일 수도 있기 때문에 서하는 구멍을 벌리며 박아 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하준은 여전히 자위만 하고 구멍에 박지 않았고 서하는 절망감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아까도 말했듯이 반성을 하려면 스스로 해야 하는 법이지.”
서하의 배에 사정한 하준은 테이블 옆에 있는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여기서 무엇을 스스로 하라는 것인가 생각하던 서하는 하준을 쳐다보며 몸을 일으켰다.
“이사님……. 서하가…… 올라타서…… 허리를 흔들고 싶어요.”
이를 가는 소리가 들렸으나 하준은 팔을 뻗어 서하의 허리를 잡고 끌어당겼다. 하준의 위에 올라왔으나 한 번도 위에서 스스로 해 본 적이 없어 서하는 하준을 바라보며 도움을 청했으나 하준은 서하의 머리에 붙은 나뭇잎을 떼어 내 줄 뿐이었다.
“가고 싶지 않나 보군.”
“아뇨……. 할게요.”
하준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무릎을 세운 서하는 하준의 성기에 자신의 구멍을 맞췄다. 구멍에 성기가 닿아 두려움을 느끼고 다시 한번 하준을 불렀으나 하준은 단호하게 스스로 하라고 하였다.
서하는 결국 하준의 도움을 포기하고 몸의 힘을 빼며 천천히 내려갔다. 구멍은 풀려져 있었으나 맨정신에 주도적으로 하는 상황이 익숙지 않아 들어가다 말고 몸을 멈췄다.
“못 하겠…… 흐윽, 이사님……. 못 하겠어요. 무섭습니다.”
귀두까지만 구멍에 넣고 못 하겠다고 허벅지로 몸을 지탱하고 있는 서하였다. 하준은 서하의 턱을 잡고 자신을 보게 하였다. 갑자기 고개가 돌려져 당황했는지 눈을 크게 뜬 서하에게 충동적으로 입을 맞췄다.
뜬금없이 자신에게 키스하는 하준으로 인해 사고가 정지됐다. 알파 중에서 오메가에게 다정하게 해 주는 사람이 있다곤 들었으나 이 새끼는 그럴 성격이 아니었다. 게다가 하준은 키스는커녕 자신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도 해 준 적이 없었다.
서하는 키스를 피하고자 하준의 어깨에 올린 손에 힘을 주고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하준이 뒤통수를 손으로 감아 벗어나지 못하게 하였고 들어온 혀가 치열과 입천장을 핥아 속수무책으로 막힌 신음만 내뱉었다.
“하아……흐.”
“소질이 없군. 키스를 처음 해 본 건가.”
첫 키스인 것을 들켜 서하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하준도 놀란 눈치인 듯했으나 이내 다시 표정을 갈무리하며 페로몬을 풀었고 서하는 페로몬을 맡지 않고자 숨을 참았다.
“숨을 참는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야.”
알파의 페로몬을 맡을 때마다 제어가 안 되고 짐승같이 욕구만 쫓는 자신을 혐오하고 있던 서하는 두 손으로 입과 코를 막았다. 하준이 손을 떼어 낼 줄 알았으나 자신의 어깨에 고개를 묻고 페로몬만 맡을 뿐이었다.
“더 두면 잘못될지도 모르겠군.”
“그럼…… 풀어 주세요. 이사님도 저 망가지는 거 싫잖아요.”
학창 시절에 명석한 머리와 눈치가 있던 서하는 하준이 자신을 버리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눈을 뽑는다고 하면서도 결국은 눈을 가리는 것으로 만족하는 하준을 보며 더더욱 제 생각을 믿었다.
“하! 기어오르는 것도 정도가 있지.”
하준은 서하의 입 속에 손가락을 넣고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였다. 들어온 손가락을 빼내고자 혀로 필사적으로 미는 서하의 혀를 움직이지 못하게 누르며 페로몬을 풀어냈다.
“으읍……으.”
“그래 그 모습이 어울려.”
다량의 페로몬을 마셔 몸에 힘이 안 들어가는지 반항하는 정도가 확연히 낮아진 서하였다. 하준은 서하의 입 속에 있는 손가락으로 입천장을 긁으니 바들바들 떨며 눈물을 흘렀다.
하준은 손가락을 빼내고 서하의 어깨를 쓸어내려 움직임을 종용했다. 서하는 본전도 못 찾고 페로몬만 잔뜩 마셔 모든 감각이 예민해졌다. 살랑살랑하는 봄바람조차 서하에게 자극이 되었고 구멍에서는 애액이 흘러 젖어 갔다.
“잠시만요! 으흐…… 손가락……읏.”
“무섭다고 해서 도와주려고 했더니 이건 뭐 엄청나군.”
하준은 구멍을 넓히기 위해 손가락 두 개를 넣고 양옆으로 벌리며 움직였다. 젖은 구멍이라 고통스럽지는 않았으나 에그가 더 깊숙이 들어갔고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찔꺽거리는 소리가 들려 서하는 귀를 막고 싶었다.
“이제는 다시 할 수 있겠지? 썩어 잘라 내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
“…….”
요도 플러그가 꽂힌 성기를 보며 더 지체할 수 없다는 생각에 서하는 하준의 성기에 다시 구멍을 맞추고 몸을 낮추었다. 한결 수월하기는 했으나 점점 굵어지는 성기에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안쓰럽게 떠는 서하를 보다 허리를 살짝 쳐올리니 힘이 빠져 성기가 더 깊숙이 들어갔으나 여전히 남아 있었다.
“못 하겠……. 흐윽, 못 하겠어…….”
자세를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하준의 성기가 내벽을 찔러 댔고 에그가 깊게 들어가 허리를 움직여 편한 자세를 취하고자 했다. 하준은 성기에 진동하는 에그가 닿아 미간을 찌푸렸다. 서하가 스스로 내려오기 기다리고자 했으나 흥분을 참을 수 없어 양손으로 서하의 골반을 잡고 내리눌렀다.
“이사님……. 제발…… 무서워요…….”
겁을 먹은 서하가 하준의 목에 팔을 감고 고개를 묻으며 누르지 말라고 애원했다. 그럼에도 점차 골반을 내리누르자 고개를 들고 하준을 쳐다보았다. 윤서하의 검은 눈동자에 얼굴이 비쳤고 붉어진 눈가가 보였다.
“하준…… 최, 하준 이사님……. 싫어요…….”
“…….”
인내심이 바닥난 하준은 그대로 서하의 골반을 내리고 허리를 쳐올렸다. 완전히 주저앉은 서하가 고개를 젖히고 벗어나고자 바동거렸으나 하준은 서하의 고개를 잡아 자신의 가슴팍에 기대게 하였다.
“싫어……. 아파요……. 으흣, 윽, 앗…….”
기승위 자세라 더욱 깊게 들어온 성기에 서하는 괴로워서 하준의 가슴팍에 힘을 빼고 머리를 박았다.
“윤서하 움직여야지. 착하게 행동해야지 빼 줄 텐데?”
“…….”
기력이 다한 상태였지만 억지로 몸을 일으켜 하준의 허벅지에 손을 대고 조금씩 움직였다.
“으흣……. 앗……하…….”
하준이 지루하다는 듯 손가락을 척추를 따라 훑어 내렸고 서하는 입술을 깨물며 허벅지에 힘을 주고 움직였다. 조금만 움직여도 전립선을 눌러 대는 성기에 구멍을 조이며 허리를 움직였다. 또다시 발기하는 성기에 참담한 심경이었다.
“으흐……흑. 더……못 해요……. 해 주세요.”
목에 팔을 감고 성기를 빼내려는 서하였지만 하준은 나름대로 만족했다. 요령 없이 무식하게 성기를 삼키려고 하고 눈물만 뚝뚝 흘려 대는 모습이 가히 아름다웠다. 또, 결국은 자신에게 스스로 안겨 드는 서하는 잘 길들여지고 있었다.
하준이 서하의 허리를 잡고 들어 올리자 꽉 조이는 구멍은 성기를 놔주지 않으려고 했으나 결국 성기를 뱉어 냈다. 성기가 한 번에 빠지면서 내벽을 긁었는지 새된 소리를 내는 서하를 그대로 테이블에 눕히고 에그를 끄집어내고 구멍에 성기를 박아 넣었다.
“으읏……. 찢어질 것, 가, 흐으으…….”
어디까지 들어왔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성기가 깊게 들어왔다. 꼼짝달싹할 수도 없어 허리를 뒤틀고 발버둥을 쳤으나 하준의 손에 의해 더욱 허벅지가 벌려질 뿐이었다.
“히익, 힉! 그만……흐읏. 윽…… 힘들어. 힘들어요…… 아파! ……아파.”
말을 할 힘조차 없고 이제는 숨을 쉬기도 버거웠다. 계속해서 감겨지는 눈에 서하는 차라리 정신을 잃고자 했으나 그때마다 하준이 전립선만 쳐올려 기절할 수도 없었다.
“으……흥. 힉! 이……사님…….”
고개를 가누지 못해 옆으로 돌아갔고 흔들리는 시야로 꽃이 보였다. 하얗고 작은 꽃은 이 정원에 어울리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점차 암흑으로 변해 가는 시야에 서하는 잘되었다고 생각하는데 몸이 들어 올려졌다.
“누구 마음대로 계속 정신을 잃으려고 하는 거지.”
“힘들어, 요……. 더, 이상…… 흐윽, 아, 무리…….”
“자, 내가 갈 때 같이 가는 거야. 알겠지?”
서하는 무기력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하얀 꽃을 바라보았다. 계속해서 몸이 흔들렸고 자신이 내는 소리인지도 모를 신음이 흘러나왔다.
하준은 빛을 잃은 서하의 눈동자를 보며 계속해서 허리를 쳐올렸다. 자신이 움직일 때마다 소리를 내고 몸을 가누지 못해 붙어 있는 서하를 보며 고양된 기분을 맞보았다. 하준은 곧 사정할 것 같은 느낌에 서하의 성기에 꽂혀 있는 요도 플러그를 원을 그리듯 돌렸다.
“으윽……. 만지지, 마세요……. 으흑, 싫어!”
의지를 상실한 눈에 초점이 돌아오면서 자신을 바라보자 하준은 요도 플러그를 한 번에 뽑아내고 사정했다.
“아아악! 흐윽…… 힉! 아파, 싫어…… 괴로워!”
막혀 있던 성기는 해방을 맞았지만, 너무 오래 막혀 있던 게 독이 되었는지 정액이 한 번에 배출하지 못하고 찔끔찔끔 나와 서하는 입술을 물고 씹어 대기 시작했다.
“쓰읍, 씹지 말라니까.”
하준은 서하의 입에 손가락을 넣고 서하의 성기를 쥐고 흔들었다. 벗어나고 싶은지 손가락을 물며 성기를 잡은 손을 할퀴었으나 서하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하지 마…… 하지 마요! 아파……. 히익! 읏……. 싫어……. 놔줘요…….”
“가고 싶다고 해서 풀어 줬더니 영 시원치 않아서 말이지.”
성기에서 프리컴이 흘러내렸고 하준은 요도구와 귀두를 만지며 자지러지는 반응을 즐겼다.
“아까부터 저 꽃을 보고 있던데 마음에 드나?”
“흐읏,윽. 몰라…… 싫어…… 아, 니, 좋아요…….”
제대로 의사소통이 안 되는 성기를 잡은 손에 악력을 세게 하니 정액이 서하의 배와 하준의 손에 튀었다. 서하를 다시 테이블에 눕힌 하준은 손에 튄 정액을 서하의 배에 문지르고 마당에 심어진 하얀 꽃을 뜯어냈다.
억지로 눈을 뜨고 있는 서하에게로 다가간 하준은 꺾은 꽃을 서하의 배에 올려놓았다. 하얀 꽃에 정액이 묻었고 연약한 꽃잎이 뭉개졌다. 서하는 자신의 배를 쳐다보며 의문이 담긴 눈빛을 보냈고 하준은 서하를 내려다보았다.
“이건 냉이꽃으로 너를 생각하면서 심었는데 정작 주인은 싫다고 하니 안타깝군.”
“…….”
결국, 정신을 잃은 서하의 머리에 냉이꽃을 꽂은 하준은 양복 재킷으로 덮고 감싸 안았다. 검은 머리카락에 하얀 꽃을 단 서하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소년 같은 모습이었으나 재킷 속에 가려진 정액과 정사의 흔적은 순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정웅이 서하를 씻기겠다고 하였으나 하준은 정웅을 물렸다. 서하를 생각하며 심게 한 냉이꽃의 꽃말은 ‘나의 모든 것을 당신에게 바칩니다.’였다. 자신에게 완전히 길들여진 서하를 생각하며 하준은 서하를 데리고 욕실로 들어갔다.
요도 플러그에 맛이 들렸는지 하준은 시도 때도 없이 서하에게 요도 플러그를 꽂고 있게 하였다. 서하는 배뇨감을 느낄 때마다 하준에게 빼 달라고 부탁하였다. 순순히 요도 플러그를 빼 주기는 했으나 이사실에 있는 화장실만 사용할 수 있어 괴로웠다.
달칵-.
화장실에 들어와 문을 잠근 서하는 소변기에 서서 자세를 잡았다. 그러나 아무리 싸려고 해도 소변은 나오지 않았고, 요의는 있는 대로 느꼈지만 쌀 수 없어 고통스러웠다.
“으흣……. 왜……어째서…….”
성기를 잡은 손이 부르르 떨렸고, 자극을 가하면 해결할 수 있을까 성기를 잡고 앞뒤로 문질렀지만 요의만 더욱 강해질 뿐이었다. 밖에서 문을 두들기는 하준의 목소리가 들렸고 서하는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배를 압박했으나 결국 싸지 못해 벽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문 열어, 윤서하.”
“……잠시만요. 금방 나가겠습니다.”
“문 열으라고 했을 텐데?”
서하는 재빨리 바지를 추스르고 벨트를 하여 단정한 상태로 돌아왔다. 자극이 가해진 배와 성기에 요의가 심해졌으나 어차피 싸려고 해도 자신의 의지로는 해결할 수 없었다.
달칵-.
“아…….”
간발의 차로 하준에게 들키지 않아 안도하였다. 위아래로 훑어 내리는 하준의 눈에 서하는 온몸에 뱀이 기어가는 느낌이 들어 거북해졌다.
“나오지 않고 뭐 하는 거지?
“막 나가려고 했습니다.”
사실인지 판단하려는 눈을 피하지 않은 채 대답을 하며 서하는 화장실 밖으로 나가고자 했다. 나가자마자 요도 플러그가 다시 꽂히게 될 것이지만 하준과 단둘이 화장실에 있기는 싫었다.
“화장실에서 나가려는 사람치고는 불편해 보이는데 말이지.”
하준이 문을 막아 경로를 막아서면서 안 그래도 조심히 걷고 있던 걸음이 갑자기 멈춰져 요의가 크게 느껴졌다. 서하는 하준이 눈치채지 못하게 허벅지를 꼬고 발가락을 구부리며 나가자고 하였다.
“이사님, 회의 시간 다 되었습니다. 그만 나가시죠……. 으흐. 흡.”
여전히 문을 막은 채 있던 하준이 팔을 뻗어 서하의 아랫배를 눌렀다. 침착한 척 말을 하던 서하는 입술을 깨물었고 하준은 거짓말을 한 아이를 혼내듯 엄한 표정을 지었다.
“이거야 원. 애를 키우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애를 먹이다니.”
“갑자기…… 누르셔서 그런 겁니다. 지금 출발하지 않으면 진짜 늦습니다.”
자신의 배에 여전히 있는 손을 보며 서하는 회의에 가자고 했으나 하준이 손에 힘을 주며 원을 그리듯 움직였다. 서하는 강하게 느껴지는 요의에 발가락이 안으로 더욱 곱아들었고 몸을 앞으로 굽혔다.
“별수 없이 내가 도와줘야겠군,”
“진짜 그런 거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하준은 서하의 손목을 잡아 소변기 앞으로 이끌었다. 몸을 돌리며 약하게 반항을 했으나 회의에서 벗고 싶지 않으면 협조하라는 말에 반항을 멈추었다.
“혼자…… 할 수 있습니다. 나가 주세요.”
“내가 보기에는 혼자 못 하는 것 같아서 말이지.”
앞뒤로 바짝 붙은 자세로 하준이 서하의 허리춤에 손을 대며 쓸어내렸고 서하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서하가 하준의 손을 잡고 저지했으나 하준은 손을 가볍게 털어 낸 뒤 허리를 감은 손을 유려하게 움직이며 벨트를 풀기 시작했다.
“이사님……. 이게, 무슨.”
“가만히, 이러다가 바지에 실례할 것 같아서 말이지. 명색의 이사 전담 비서인데 체면이 있지.”
어불성설임에도 불구하고 서하는 하준이 자신의 벨트를 풀고 바지를 내리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소변을 눌 때마다 하준이 성기와 배를 압박하면서 낮은 목소리로 싸라고 하는 말에 소변을 누는 것이 반복되었고 이제는 홀로 해결하고자 함에도 나오지 않은 소변에 번번이 당황했다. 파블로프의 개도 아니고 어이가 없어 서하는 입술을 깨물고 수치심에 몸을 떨었다.
성기만 꺼내면 되었으나 하준은 서하의 바지와 속옷을 무릎까지 내렸다. 서하는 엉덩이와 성기가 고스란히 노출되었고 얼굴에 열이 올랐다. 서하의 셔츠 속에 배를 만지니 오줌이 가득 찼는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으흑. 잠시만……읏.”
“쯧, 미련하게.”
배를 쓰다듬는 손길에 서하는 참을 수가 없어 하준의 손목을 붙잡았다. 붙잡힌 손목이 잠깐 멈추기는 했으나 다시 움직였고 서하는 허벅지를 꼬며 소변을 참기 위해 배에 힘을 주었다.
이대로 하준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소변을 배출하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갈 것만 같아 두려웠다.
“박히면서 소변을 싸고 싶은 게 아니면 가만히 있도록.”
조금씩 움직일 때 엉덩이에 닿은 게 뭔가 싶었더니 하준의 고간임을 알고 움직임을 멈췄다. 박히면서 오줌을 싸는 경험은 하고 싶지 않았고, 그저 하준이 나가 주기를 바랐다.
“그냥…… 나가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서하는 옆으로 몸을 물리며 손길에 벗어나고 했으나 하준이 한 손으로는 성기를 한 손으로는 허리를 꽉 쥐어 도망칠 수 없었다. 앞으로 닥쳐올 일을 알고 있어 눈을 감으니 하준의 혀가 목덜미를 진득하게 핥아 어깨를 움츠렸다. 목덜미를 핥던 혀가 점차 올라와 귓바퀴를 핥고 귓속에 들어왔다.
오싹한 느낌과 함께 먹먹해지는 귀에 고갯짓하며 피하려고 했으나 하준은 집요하게 귀 근처를 핥아 댔다. 소름이 끼치고 간지러웠지만, 가만히 있을 때까지 계속되었고 지쳐 몸을 멈추자 혀를 떼는 하준이었다.
“자, 빨리 편해져야지. 쉬이…….”
“흐윽, 으……흐.”
일부러 수치스러운 말을 하는 하준과 그의 허락을 들으니 조르륵 흘러내리는 소변에 서하는 결국 울음이 터졌다. 겨우 해방된 것을 만끽하듯 오랫동안 소변이 멈추지 않았고 귀에 들리는 소리에 더더욱 수치심이 느껴졌다.
“정리하고 나오도록.”
“……으흑, 읏.”
하준이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화장실 밖으로 나갔고, 서하는 한참을 멍하니 서 있다가 바지와 속옷을 올려 입었지만 벨트는 잠그지 않았다. 물을 내리고 세면대로 가 물을 강하게 튼 다음 소리를 내어 울었다.
“최하준, 개, 새끼……. 미친 새끼……으흑…….”
물의 소리가 상당했으나 혹여나 바깥으로 소리가 새어 나갈까 봐 소리를 죽이며 하준의 욕을 하였다. 소심한 반항이었지만 한결 후련해지는 마음에 서하는 붉어진 눈가를 감추고자 찬물로 세수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서하 씨, 너무 안 오시기에 모시러 왔습니다.”
“죄송합니다, 비서실장님.”
로운이 이사실에 들어와 있었고 서하는 자신으로 인해 회의가 늦춰졌다는 죄책감에 고개를 숙이고 하준에게 다가갔다.
“이사님……. 막아 주세요.”
빼 놓은 요도 플러그를 소독하고 있던 하준은 거즈를 휴지통에 버리고 서하에게 손짓했다. 서하는 하준에게 쭈뼛거리며 다가갔고 로운은 이왕 늦었으니 천천히 하라고 하였다.
“세우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아. 칠칠치 못한 자지를 안 막을 수도 없고.”
“서하 씨 아직도 혼나는 중이었나요? 안타까워라.”
“자지…… 세우도록 하겠습니다.”
로운이 보고 있었지만 하준은 개의치 않은 듯 서하의 성기만 바라보고 있었고 서하는 두 손을 성기로 가져가 발기를 시키기 위해 흔들었다.
“흐으. 하아. 읏.”
“서하 씨 야하네요. 조그마한 성기를 세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귀엽고요.”
시야의 정면으로 들어온 로운이 자신이 자위하는 모습을 구경했고, 서하는 빨리 세우기 위해 따가움을 견디며 손을 흔들었으나 로운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발기가 되지 않았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지?”
“으흣……. 빨리하, 겠습니다……힉!”
하준의 말에 속도를 올렸으나 하준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손을 뻗어 서하의 성기를 잡았다. 자신의 손을 덮고도 한참이나 더 큰 손에 서하가 손을 멈추니 하준이 계속 움직이라고 하며 손을 흔들었다.
겨우 발기된 성기에 다행이라 여기며 서하는 손을 놓으려고 했으나 하준의 손은 오히려 힘을 강하게 주었다. 상당한 악력에 잡혀 성기의 고통이 왔고 멈췄던 눈물이 다시 비집고 새어 나왔다.
“지금 울면 안 될 텐데?”
“발기했습, 니다……. 넣어 주세요…….”
이를 악물고 요도 플러그를 넣어 달라고 하였으나 하준은 한 손을 서하의 귀두 위에 올렸다.
“사랑합니다?”
“네……?”
“나가.”
서하를 구경하던 로운은 한 손은 성기를 잡고, 한 손은 귀두에 올려진 손을 보며 ‘사랑합니다’를 뜻하는 수화가 생각나 그대로 입 밖으로 내뱉고 말았다. 당황한 듯한 서하와 흉흉하게 쳐다보며 나가라는 하준에 로운은 멋쩍은 듯 웃으며 이사실 밖으로 나갔다.
로운이 나간 이사실은 자신과 하준만이 남았다. 로운으로 인해 기분이 나빠 보이는 하준이 귀두 위에 올린 손을 비비기 시작했다. 예민한 귀두가 마구잡이로 비벼져 쾌감을 넘어 바늘로 찌르는 것 같아 다리가 벌벌 떨렸다. 바늘로 찌르는 것만 같은 느낌에 다리가 발발 떨렸다.
“힉! 흐읏…… 이사님. 그만, 그만!”
“좋아 자지러지는군. 만지면 만지는 대로 발정이 나니 이거야 원.”
하준이 귀두를 비비던 손을 떼어 내자 그새 프리컴을 흘리고 있었고 손에도 약간 묻어 거미줄같이 늘어났다. 서하와 거리를 둔 하준은 손가락을 문지르며 서하의 목 위치에서 좌우로 늘리니 프리컴이 늘어져 하얀 목줄을 찬 모습이 되었다. 피부가 흰 편이니 흰색도 어울렸지만 역시 붉은색이 제격이었다.
“흐윽……. 힉! 하아…….”
안달 날 정도로만 만져 견디기 어려운지 허벅지를 배배 꼬았고 성기에서는 프리컴을 줄줄 흐르고 있었다.
“함부로 싸지 못하게 이제 메워야지.”
“아. 흐윽.”
하준이 서하의 손에 요도 플러그를 쥐여 주었고 서하는 떨리는 손으로 요도 플러그를 요도구에 맞추었다. 처음과 같은 고통은 없었으나 배출이 아닌 역으로 들어가는 요도 플러그에 쾌락을 느끼는 자신이 더욱 싫었다.
“집어 넣겠습, 니다……. 흐윽. 윽.”
나오고 있던 프리컴이 도로 들어가는 느낌에 소름이 끼쳐 손을 멈추었으나 하준과 눈을 마주치고 멈췄던 손을 움직였다.
“히익……. 아, 읏……으읏…….”
극심한 쾌락에 멈춰 버린 몸은 움직일 생각이 없는지 잘게 떨기만 했고 하준은 그런 서하를 감상하다가 다가갔다.
“이러다가 퇴근 시간이 되겠군.”
“죄송합니다. 지금…… 마저 넣겠습니다.”
하준은 서하가 말했음에도 요도 플러그의 보석 부분을 잡았고 그대로 한 번에 밀어 넣었다.
“으윽! 이사, 읏, 님……. 흐아……. 더, 해 줘요.”
“천박하게 행동하지 말고 나와.”
서하는 드로어즈를 올려 입었고 몸의 굴곡에 맞게 떨어지는 드로어즈는 요도 플러그를 압박하며 더욱 깊게 들어왔다.
“으으읏, 아악! 깊어……윽, 아윽, 흑.”
“허리 흔들지 말고 조신하게.”
단정하게 옷을 입고 표정을 찡그리는 서하는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모습이었다. 이사실 밖으로 나가니 로운이 웃는 얼굴로 서 있었고 세 사람은 회의실로 향했다. 비서가 2명이나 동행할 필요는 없으나 로운은 업무, 서하는 하준의 즐거움을 담당해야 했다.
회의실로 들어오니 간부들에게 배정된 오메가들이 시중을 들고 있었다. 서하는 고개를 숙이고 하준의 뒤만 쫓아갔고 의자에 앉은 하준은 서하를 무릎 위에 앉혔다.
“그럼 회의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회의가 시작됐고 간부들의 다리에 위치한 오메가들이 펠라를 하거나 무릎에 앉혀져 가슴과 성기가 희롱당하며 신음을 내뱉었다.
“히익! 잘못……으아앙!”
자신과 육변기를 같이한 영업부 오메가가 분수를 치고 있었다. 여성기에서 픽픽거리며 나오는 물로 인해 회의 자료가 젖자 간부들이 오메가도 못 다루냐며 비아냥거렸다. 그에 영업부 오메가를 데리고 있던 간부는 분노하며 클리토리스를 꼬집었고 오메가는 눈을 뒤집으며 침을 흘려 댔다.
“쯧, 데리고 나가.”
기절한 오메가를 세큐리티 팀이 데리고 나갔고 곧이어 다른 오메가가 눈치를 보며 들어왔다. 그 광경을 보다가 간부와 눈이 마주쳤고 괜한 불똥일 튈까 자신도 모르게 하준에게 기댔다.
“그래그래, 보채지 말고.”
머리를 쓰다듬은 하준의 손이 부드럽게 내려와 몸을 더듬었다. 다른 오메가들보다 훨씬 나은 처지에 서하는 안도감을 느끼며 처지를 외면했다. 회의를 빙자한 간부들의 친목 도모였고 회의실 밖에서는 오메가들의 울음소리와 알파들의 웃음소리만 울려 퍼졌다.
***
길었던 평일이 끝났고 주말이 왔다. 주말이라고는 하지만 하준의 집에서 나갈 수 없어 서하는 밀렸던 잠을 자고자 하였다.
똑똑-.
주말에도 평일과 같이 아침 일찍 일어나는 하준과 정웅이었고, 서하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둘러쓰고 방문을 등진 채 몸을 돌렸다.
“서하 군, 일어나셔서 아침 드세요.”
“…….”
부러 자는 척을 하니 정웅이 표정을 굳히며 당장 일어나라고 했다. 끝까지 무시했으나 정웅이 하준과 최씨 일가에게 말하겠다고 하였다. 서하는 짜증을 내며 몸을 일으켜 1층으로 내려갔다.
머리를 올리지 않고 편한 옷차림인 하준은 이미 아침을 다 먹었는지 후식으로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서하는 퉁명스레 테이블에 앉았다.
“아침부터 불만이 많은 모양이군.”
“아직 피곤해서요.”
아침부터 가득 담긴 밥그릇을 보며 서하는 인상을 찌푸렸고 젓가락으로 밥알을 뭉개며 화풀이를 하였다. 하준이 앞에서 인상을 쓰고 있는 게 보였으나 서하는 될 대로 되라는 생각에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안 먹을 모양이니 치워.”
“그렇지만……. 알겠습니다, 도련님.”
먹기 싫었던 밥그릇이 치워졌으나 뭐라도 먹으라며 정웅이 그릇에 화과자를 담아 주었다. 모양이 예쁘기는 했으나 먹기 싫은 서하는 묵묵히 바라만 보았고, 이 역시 하준이 치우라고 하여 상에서 내려갔다.
“뭐 하는 짓이지?”
“답답합니다. 나가고 싶습니다.”
“안 돼.”
역시나 거절을 하는 하준에 서하는 속으로 그럴 거면 왜 물어봤냐며 욕을 했다. 커피를 다 마신 하준이 일어나 2층으로 올라갔으나 서하는 따라가지 않고 식탁에 앉아 움직이지 않았다.
“서하 군, 빨리 안 따라가고 뭐 해요.”
“…….”
고집을 부리다 2층으로 올라가는 서하를 보며 정웅은 서하의 이상함을 눈치챘다. 근래 들어 감정 기복이 심한 서하는 하준에게 방긋방긋 웃다가도 곧 짜증을 냈고, 조그마한 일에도 눈물을 보였다.
정웅은 하준의 할아버지이자 SD회사의 주인인 영준에게 서하의 상태가 이상하다고 보고했다. 현재는 SD지만 과거는 삼도라고 불리던 기업은 알파, 오메가, 베타 세 형질을 인의로 합치겠다는 이름하에 설립되었지만 사실상 3개의 칼로 오메가와 베타를 억압하는 회사였다.
잠을 잘 못 자서인지 몸이 가라앉는 느낌에 서하는 인상을 쓰며 서재의 문을 두들겼다. 하준이 들어오라고 했고 서하는 하준의 앞에 섰다. 별일이 없는 이상 주말이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쉴 수 있어 서하는 하준에게 방으로 올라가고 싶다고 하였다.
“상태가 안 좋아 보이는군. 무슨 일이 있나?”
“회사를 제외하면 집 밖에 5년 동안 나가 본 적이 없으니 그렇죠.”
스스로 생각해도 과민 반응이었으나 멈출 새가 없이 말이 튀어 나갔고 한편으로 말을 할수록 속이 편해져 쌓아 놓았던 감정을 토해 냈다.
“동물들도 산책시킨다는데…… 답답합니다.”
“…….”
“이러다가…… 죽어 버릴 것 같아요.”
“…….”
한번 토해 낸 감정은 막을 수 없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결국은 평소 생각하던 죽음을 입에 담고 말았다. 서하가 생각하는 대로 지껄이고 있는데 하준은 턱을 괴고 듣기만 할 뿐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싸한 분위기에 서하는 눈을 굴려 하준을 보았고 죽일 것 같은 눈빛에 뒷걸음질 쳤다. 하준이 어디 계속해 보라는 듯 고개를 위로 까닥거렸지만 서하는 고개를 저으며 서재의 방문을 향해 움직였다.
방문이 코앞으로 다가왔고 서하는 하준의 눈치를 보며 문고리를 돌렸다. 문이 살짝 열리자마자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쾅 소리를 내며 문이 닫혔다. 서하는 문고리를 목숨 줄인 듯 잡고 떨었다.
“계속해 보지, 어딜 가.”
“…….”
턱이 붙잡혀 고개가 강제로 들린 서하는 하준과 정면으로 눈을 마주쳤다. 내려진 머리를 손으로 잡고 위로 쓸어 올리는 하준에 서하는 아까의 패기는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하준은 떨고 있는 서하를 보며 한숨을 쉬었고, 서하는 그것조차 무서운지 소리를 죽인 채 눈물만 떨구고 있었다. 히트사이클이 올 모양인지 감정 기복이 너무 크게 나타났다. 오메가의 특성이라 봐주고 있었지만 목숨을 논하는 서하는 용서할 수 없었다.
“답답해, 윤서하?”
“아니에요……. 안 답답합니다……. 괜찮, 흡. 습니다.”
하준은 서하의 머리채를 잡아 당겨 소파에 밀쳤고, 서하는 충격이 상당해 짧게 신음을 내뱉었다.
“동물을 운운하는 걸 보니 동물이 되고 싶나 보군.”
“아닙니다. 그저…… 실언입니다.”
“이왕이면 토끼가 좋겠어. 항상 발정 나고 음란한 모습이 잘 어울리겠군.”
“…….”
하준은 서하에게 스스로 구멍을 풀라 했고 옷을 하나씩 멋은 서하는 다디를 소파에 올리고 구멍에 손가락 하나를 넣었다.
“으,흑.”
“지금은 토끼가 아니라 사람이니 사람 소리를 내야지.”
“서하를, 봐 주세요. 구멍……에 손가락……으흣, 넣고…… 있어요.”
흥분도 안 되고 메마른 내벽에 손가락을 넣어 고통만이 있으나 서하는 하준이 무서워서 개수를 늘려 집어넣었다.
“아앗, 흐윽…. 잘,하고…… 있습, 아니, 있어요.”
“정말 변태 같은 몸이야. 손가락을 넣은 것만으로 애액이 줄줄 흐르지 않나.”
하준의 말대로 개수를 늘릴 때마다 고통이 아닌 쾌감이 느껴졌고, 내벽에서는 애액이 나와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었다. 손을 아래로 뻗어 구멍에 넣고 있어 깊은 곳까지 들어가지 않아 애매한 자극에 허벅지를 움직여 구멍을 조여 해결하고자 하였다.
짜악-.
“음란하기는.”
“힉! 으악. 안이…… 울려요……. 싫어.”
뒤 허벅지를 얻어맞은 서하는 몸 전체가 울려 신음을 내뱉었다. 맞으니 깊은 곳까지 진동이 전해져 더 때려 주길 바랐지만 하준은 때려 주지 않았다.
“때려 주세요……. 더, 부족해……흐읏……앗!”
때려 달라는 부탁을 들어주지 않아 서하는 훌쩍이며 손가락의 개수를 늘려 구멍을 쑤셨다. 3개의 손가락이 들어간 구멍은 보이지 않았으나 엄청나게 벌어져 있음이 틀림없었다. 이 정도야 하준의 성기보다 훨씬 못 미쳤기에 몸이 편하고자 서하는 내벽이 할퀴어지는 것도 개의치 않고 움직였다.
“흐아앗! 더, 더!”
“멈춰.”
하준이 서하를 멈추게 하고 손가락을 빼내니 구멍이 계속해서 벌름거리고 있었다. 토끼처럼 굴라고 하니 정말로 음란 토끼가 되어 가는 서하를 위해 토끼 꼬리 모양의 딜도를 넣어 주었다.
“으으읏. 좋아……. 더 해 줘요, 이사님.”
“이제는 토끼가 되었으니 말을 하면 안 돼.”
토끼 모양 딜도는 돌기형으로 랜덤으로 진동을 하고 약간의 전류가 흐르는 기능이 있어 오메가를 조련하는 알파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었다.
“아앗……. 앗! 싫어. 아파! 이거 싫어요.”
“음란한 토끼는 벌을 받아야 하지 않겠어.”
전류가 흘렀는지 몸을 뒤틀며 괴로워했지만, 감히 딜도를 빼낼 생각을 못 하는 서하였다. 하준에게 빼내어 달라고 애원을 하는 서하에게 하준은 완벽한 토끼가 되어 보라고 했다. 서하는 완벽한 토끼가 무엇인지 생각하다가 토끼 귀가 떠올랐다.
“자, 어서.”
서하는 소파 아래로 내려와 팔을 올려 토끼 귀처럼 만들었다. 유치원 학예회에서는 아무렇게 한 동작이었지만 28살에 엉덩이에는 토끼 꼬리의 딜도를 넣고 하니 자괴감이 들었다. 미친 새끼. 변태 새끼. 서하는 속으로 욕을 연거푸 내뱉었다. 하준이 토끼는 뜀박질하는 동물이라 하며 허리를 쓰다듬었고 서하는 자리에서 조금씩 점프를 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힉! 이사님……. 느낌…… 이상해요.”
점프를 하니 딜도가 충격에 더 깊게 들어왔고 작은 성기도 위아래로 흔들리며 허벅지에 쓰치고 지나갔다.
“답답하다고 하니 이대로 밖에 나가 산책도 하고 간식도 먹으면 좋겠군.”
“밖은 싫어요……. 이사님…… 전 집이 좋아요. 여기 있을래요…….”
하준은 당근 모양의 딜도를 서하의 입에 물리고 서랍에서 서하를 위해 만들어 둔 물건을 꺼냈다. 빨간색 가죽으로 만든 목줄은 부드럽기는 했으나 견고했으며,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무릎에 손을 다소곳이 올리고 떨고 있는 서하에게 다가가 턱을 잡아 올렸다. 손가락 하나 정도 들어갈 여유를 두고 목줄을 채웠으나 목을 죄는 느낌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서하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귀엽군. 눈가는 빨갛고 피부는 하얗고 완벽한 토끼야.”
“아…….”
목줄을 양손으로 잡고 빼내다가 상처를 내는 서하를 제압하고 하준은 목줄에 페로몬을 채우고자 했다. 옥션에서 상품인 오메가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목줄을 채워 두고 주인이 정해져 페로몬을 넣으면 주인이 아닌 이상 풀지 못했다.
“윤서하, 죽을 생각이라면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너와 너의 가족을 위해서.”
입에 물려 놓은 당근 딜도가 땅에 떨어지고 입을 벌린 채 자신을 쳐다보는 서하에게 순간적으로 성적 욕구가 들었다.
하준은 목줄을 잡아끌며 서하를 서재 밖으로 데리고 나가려고 했다. 있는 대로 몸에 힘을 주고 버티는 서하에 힘을 빼라고 했으나 동물의 모습으로 밖은 나가기 싫은지 자신이 잘못했다고 빌기 시작했다
“원하는 대로 해 주겠다는데 뭐가 문제지?”
“제발요……. 이 모습으로 밖은 싫어요…….”
원래 계획도 정원까지만 나가 겁을 줄 요량이었지만, 필사적으로 자신의 다리를 붙잡고 애원하는 모습은 눈이 돌아가게 했고 하준은 아량을 베풀듯 목줄을 놓고 서하를 내려다보았다.
서하는 하준이 좋아하는 말을 생각하다가 자신에게 소유욕을 느끼는 점을 파고들었다. 자신만 포기하면 가족은 건들지 않을 생각에 서하는 주먹을 쥐고 입을 벌렸다.
“잘못했어요……. 안 죽을게요. 옆에 평생 있을…… 아니 데리고 살아 주세요.”
“주제 파악을 잘해서 좋단 말이지.”
충격을 받았음에도 순간적으로 자신을 낮추어 말하는 모습을 보며 하준을 칭찬을 하듯 눈가를 쓰다듬었다. 이 얼굴이 웃는 모습은 본 적이 없지만 처연하게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구미에 당겼다.
“이제 나가지. 원하던 산책도 할 겸.”
“이사님……. 제발요. 밖은 싫어요…….”
“윤서하, 그건 네가 정할 게 아니야.”
“이제 나가고 싶다고 안 할게요……. 회사도 안 나갈게요……. 산책 싫어요.”
하준은 서하의 의중을 헤아리고자 빤히 쳐다보았고, 모든 의지를 상실하고 스스로 족쇄를 채우겠다는 서하를 말리지 않았다. 하준이 마지막으로 드라이브라도 가자며 딜도를 빼고 옷을 입게 하였다.
“감사……합니다.”
자신은 나락으로 떨어져도 괜찮으나 부모님은 지켜야 했다. 넓은 집이고, 밖에 나가지 않으면 안전한 것은 맞기에 합리화를 하며 소파에 무기력하게 앉아 있었다.
“그 전에 마무리 좀 하고 출발하지.”
“네……?”
무엇을 마무리한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하준이 목줄을 향해 손을 뻗었고 서하는 목을 조르려는 것일까 봐 순간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뭐든 한다고 한 것치고는 바로 반항이군.”
“아……. 놀라서…… 죄송합니다.”
하준은 이번에야말로 목줄에 페로몬을 넣고자 하였으나 핸드폰의 진동이 울려 실패했다. 무시하면 그만이었으나 액정에 뜬 이름은 영준이었고 하준은 한숨을 쉬며 전화를 받았다.
“네, 회장님. 아뇨 아직 아닌 것 같습니다. 반항을 하면 처리하면 그만이지요.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준과 눈이 마주친 서하는 생존 본능의 불이 들어왔다. 처리한다는 게 자신인가. 이대로 죽는 건가. 지금이면 하준에게서 도망갈 수 있지 않을까, 부모님에게 도망가면 하준도 어쩔 수 없을 거란 희망의 불이 지펴졌다. 통화가 길어지는지 소파에서 멀리 떨어진 하준은 이제는 등까지 보였고 불씨는 점차 커져 거대한 화염이 되었다.
서하는 자신에게 신경이 덜 쏠린 틈을 타 문 쪽으로 달려가 서재를 벗어났다. 하준이 멈추라며 소리치는 것이 들렸으나 서하는 무시한 채 1층으로, 현관문으로 향했다.
“윤서하 잡아!”
“네……?”
난간을 붙잡고 소리치는 하준과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정웅을 피해 서하는 현관문을 열고 정원의 꽃들을 짓밟으며 뛰쳐나갔다.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는 채 계속해서 달렸고 숨이 차 더 이상 달리지 못할 것 같았을 때 멈춰 섰다.
“하아. 나왔어……. 드디어!”
2권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