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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댑터 권수한입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엔돌핀 이라 군의 팬 선물 투기 사건과 관하여 말씀드립니다.
우선은 아티스트를 보호해야 할 기획사가 함구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이라 군은 작년 7월 2일 00 팬사인회에서 어떤 팬으로부터 과자를 선물 받았습니다. 이라 군은 손대지 않았으나 애완견이 이 과자를 먹고 그 자리에서 숨졌으며, 국과원에서 감식한 결과 치명적인 독극물인 청산가리가 검출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자료를 첨부합니다.
그 후 이라 군은 팬이 준 음식물에 대한 공포증과 섭식장애가 생겼습니다. 또한 스트레스로 인한 주기성 구토증, 식도염을 앓고 있으며, 위벽 또한 상당히 얇아진 상태입니다. 데뷔 당시 몸무게 58kg, 현재 몸무게 42kg으로, 8개월 만에 16kg가 급격히 빠져 영양실조 증세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국과원 쪽에서는 청산가리 검출 결과를 경찰에 알리려고 했으나 식시티 기획사의 신동우 사장의 반대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진실을 뒤늦게 알리는 것에 대해 책임을 질 각오가 되어 있으며, 이라 군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바입니다.
또한 00 공연장에서의 사과주스 투기 건에 대하여 말씀드립니다.
그날 이라 군에게 사과주스를 선물했던 팬 분께서는 다른 멤버가 받으려고 하자 “반드시 이라가 먹어야 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라 군은 본래 청산가리 사건을 알고 있는 매니저 이용준을 통해 사과주스를 버리려 한 것은 맞으나 샌드 슈즈의 스토리지 이상으로 인해 공연 중 추락할 뻔한 사고를 겪고, 버리려던 사과주스를 회수해 국과원에 감식을 부탁했습니다.
검식 결과 그 제품은 사과씨앗의 유해성분이 소량 검출되어 전량회수된 제품으로, 팬 분의 고의성 여부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으나, 이 사실을 알게 된 이라 군이 얼마나 충격 받았을 지에 대해서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이에 대한 뉴스 기사와 검출 자료를 첨부합니다.
마지막으로 며칠 전, 숙소 단지 내의 빵 봉지 투기 건으로 많은 분들이 분노하셨음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라 군은 0월 0일 있었던 팬사인회에서 청산가리 쿠키를 줬던 살인미수범으로 추정되는 팬으로부터 협박 편지를 받았습니다.
(사진)
면도날을 동봉한 이 편지를 받고 이라 군은 극심한 두려움에 휩싸였습니다.
팬 분이 주신 선물을 버린 사실은 분명 경솔하고 잘못된 행동이나, 이라 군은 겨우 스물두 살이며, 작년 살해 시도를 겪었을 때의 나이는 스물한 살이었습니다.
‘팬으로 가장한 살인미수범’이 범행 예고 편지를 보내온 상황에서, 또다시 음식 선물을 받았을 때 얼마나 많은 스물두 살이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많은 분들의 분노는 이해하는 바이나 이라 군의 행동에는 부디 이러한 배경과 이유가 있음을 생각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다음 주작
┗┗주작이라고 싸질러놓고 가면 다냐? 이거 권수한이 쓴 거다
┗ㄷㄷㄷ권수한? 그? 어댑터?
┗S어댑터 권수한 ㅋㅋ 역시 인맥이 좋아야돼 사람은
┗와 권수한이 아이돌 쉴드할라고 글을 써주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권수한이랑 국과원은 무슨 관계야?
┗┗권수한 동생이 국과원 다님
┗권수한이랑 이라랑 뭐 식당에서 목격담도 뜨고 그랬는데 친한가벼ㅇㅅㅇ
┗미친; 이거 진짜 심각한 거 아니냐??? 거의 9시 뉴스에 나올 법한 일인데???
┗┗ㅇㅇㅇㅇ팬사인회에 온 거면 10대 여자애일텐데 존나 멀쩡히 사회에 돌아다니게 두면 안 되지 않냐?;
┗회사 미쳤나봐 사람 죽이려고 한 사람을 풀어놓는게 말이돼?
┗청산가리 세상에
┗공포증이 안 생길 수가 없겠네. 나라면 진작 은퇴했을 거야...
┗경찰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수사하겠다네
┗┗뭘 수사까지.. 결국 쟤 멀쩡히 살아있고 피해도 없는데 뭔 수사를 하냐
┗┗┗피해가 없다니? 애완견이 죽었다잖아.
┗┗┗┗개 한 마리 죽은 것 가지고 1년이 지나서도 수사할 거면 다른 억울한 인간들이나 좀 도와줬으면^^!
┗세~~~상에 청산가리라니! 대단한 정성이다. 얼마나 죽이고 싶었으면~~ 이라 군 좀 죽어주지 그랬엉ㅠㅇㅠ!!
┗┗댓글달지마 먹이주지마
┗┗너도 좀 죽어주지 그래^ㅇ^!!
┗아.....말랑이...
┗┗??말랑이??
┗┗┗이라가 키우던 강아지 이름이 말랑이야 이라 인스타에 가보면 말랑이 사진 있음ㅠ 작고 졸귀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진이 안 올라온다 싶더니..ㅠㅠㅠ
┗나 이 아이돌 노관심이지만 반려동물 있는 입장에서 너무 불쌍하고 눈물난다 ㅠㅠㅠㅠㅠㅠㅠ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ㅠㅠㅠㅠ
┗┗말랑이가 이라 15인가? 16인가 그때부터 키운 반려견이거든. 이라가 자기 힘들 때 말랑이가 많이 위로해줬다고 인터뷰도 했었어. 내가 이라 본인은 아니지만, 정말 많이 힘들었을 거야.
┗나 엔돌핀 팬인데 할말 많지만 최근 이라 인터뷰 하나 놓고 간다. 반려견 죽은 이유에 대한 답변:
‘먹을 걸 잘못 먹었어요. 제가 한 눈 판 사이에 먹어서는 안 되는 걸 먹었어요. 너무 건강했는데, 어떻게 손 쓸 틈도 없었어요. 그치만 말랑이가 떠날 때는 너무 슬펐는데, 지금은 고통이 없는 곳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를 내려다보면서 지켜주고 있을 거라고.’
┗┗이때는 몰랐는데... 그게 청산가리였구나.......
┗┗꼭 죗값을 받았으면 좋겠어. 말랑이를 위해서라도.
┗┗나 인터뷰 보는데 갑자기 눈물 주르륵 흘렸어...ㅠㅠ
┗사과주스 저거 뉴스 뜬 거 기억난다...헐....
┗나만 모르나봐ㅜ 누가 사과주스 설명 좀 ㅜㅜ
┗┗사과씨에 시안배당체라고 청산가리 성분이 들어있는데 그게 제품에서 검출됐다고 난리났었어. 빠르게 전량회수 돼서 금방 들어갔지만.
┗┗┗사과씨에 본래 청산가리 성분이 있다고????
┗┗┗┗ㅇㅇ그래서 많이 먹으면 안된대
┗┗┗┗무서워서 사과 먹겠나ㅇㅁㅇ...
┗┗┗헐 미친 그럼 그 스태프 여동생이 일부러 그거 사간 거?ㄷㄷㄷ
┗┗┗┗일부러인지 아닌지는 모르지ㅠㅠㅠ
┗이라는 사과주스가 그 전량회수된 제품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버리라고 한거 아냐?
┗┗그니까 ㅋㅋ.. 지금까지 팬이 준 건 다 버려왔다는 소리 같은데?
┗아니근데 이해 안 되는 게 쟤는 그럼 왜 지금까지 안 밝히고 가만 있었던 거야?
┗존나 멍청하다 병신인가 왜 당하고만 있지
┗┗22밖에 안 됐잖아
┗┗┗스물둘이면 먹을만큼 먹었지ㅋ
┗┗┗스물둘에 애 엄마아빠인 사람도 있는데; 나이는 변명이 안 되지~
┗범인은 안 잡고서 애꿎은 팬들 선물이나 버리고ㅠ 아무리 어려도 그렇지 넘 멍청하당
┗난 이해되는데...? 회사 갑 오브 갑 사장님이 밝히지 말라고 하면 애가 무슨 힘이 있어서 밝히겠음? 게다가 합류할 때 욕 처먹어서 기도 많이 죽었을텐데 하란대로 해야지. 애가 딱 봐도 여리여래보이더만.
┗┗ 환장함; 누가봐도 피해자인데 병신이라고 댓글다는 애들이 오히려 병신임.
┗┗┗222222 꼭 피해자 탓 하는 새끼들이 있어
┗┗┗┗답답해서 그래 ㅅㅂ 호구처럼 당하고만 있냐고; 회사가 안 나서면 자기라도 나서서 스스로 보호해야지;
┗┗┗┗이정도 말도 못하냐? 뭐만 하면 피해자 비난했대 ㅋㅋㅋ 솔직히 얘 대처가 골빈 거 맞잖아. 아이돌이라 그런가 ㅋㅋㅋ
┗사장이 나쁘다 개시발놈 신고 먹이자
┗회사가 얼마나 믿음을 안 주면 가수가 직접 가서 맡기냐ㅇ0ㅇ..
┗지금 나만 이 해명 이해안돼? 그럼 지금까지 받은 거 다 버렸다는 소리잖아;;;;;;;;;;;
┗┗와 그러네......팬이 준 선물은 다 버렸다는 거네....
┗┗팬들 멘탈 다이죠부...?
┗전에 설사약 탄 빵 어떤 연예인이 받지 않았었나????
┗┗ㅇㅇㅇㅇ영화배우 ㅋ 그때 사회적 이슈였지
┗┗그 배우는 잘만 활동하더만. 그런 일로 공포증까지 생기다니 솔직히 오버다ㅎㅎㅎ
┗┗┗꼭 안 당해본 새끼들이 이런 말을 해요^^
┗┗┗너도 꼭 청산가리 넣은 과자 선물받길 바랄게!
┗이해 안 된다는 애들 이해 안돼...
┗┗22222222 지금 이라 이해 안 된다는 애들은 청산가리로 반려견 죽고 범인한테 죽이겠다는 예고 편지 받아도 멀쩡히 살 수 있다는 거야?ㅇㅅㅇ?
┗┗333333333333333 최소한 청산가리 살해 시도 받았던 사람만 이라한테 돌을 던지셈
┗┗44444 지들이었으면 찔찔대면서 엄마한테 일렀을 거면서 ㅡㅡ;
┗┗5555555 아무리 안 겪어봤다지만 개웃김ㅋㅋㅋㅋ멘탈이 초합금이신듯.
┗ 난 이 아이돌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 있었는대도 티 안 내고 활동해준 게 어디냐.
┗2222222 아이도루 관심 없어서 이름만 들어봤지만 엔돌핀 이라, 기억해두겠음.
┗몸무게 저렇게 빠질 정도면 당장 입원해도 될텐데 노래 쩡쩡하게 부르고 춤 안무 딱딱 맞춰서 오러도 불러일으키면서 진짜 열심히 했네. 오늘부로 입덕!
┗뭔가 되게 짠하다...‘이 사실을 알게 된 이라 군이 얼마나 충격 받았을 지에 대해서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ㅠㅠㅠㅠ 애가 충격 너무 심했나보다ㅠㅠㅠㅠ
┗멤버들은 알고 있었을까?
┗┗아니 지금 멤버 중에 한새라고 얘 SNS에 올라온 글 보면 전혀 1도 몰랐던 듯해
┗┗ㄴㄴㄴㄴㄴㄴㄴㄴㄴ애들 다 몰랐나봐
┗┗┗아이구 어떡하냐ㅠㅠㅠ 애들도 멘탈 뽀사지겠네
┗┗┗왜 지네 멤버들한테도 말 안 했대냐 쟤는
┗아니 너무하네 멤버가 저렇게 말라가는데 옆에서 이상함도 못 느꼈나; 영양실조 수준인데;
┗┗이라 왕따설있던데
┗┗┗내 댓글에 루머 달지마 시발
┗제이 반응 궁금...
┗아 S 모셔너 제이가 얘네 그룹이었지??? 제이 성격이라면 당장 회사도 뛰쳐나오겠다 ㅋㅋㅋㅋ
┗난 팬들 멘탈이 더 걱정된다 ㅠ
┗얘네 팬사이트 난리남
┗┗팬사 아닌데도 난리났어ㅋㅋㅋㅋㅠㅠㅠㅠㅠ
┗내 친구들 울고불고 ㅠㅠㅠㅠㅠ 팬 아닌 나도 눈물날 것 같더라ㅠㅠㅠㅠ
┗얘가 아무리 어려도 자기 죽이려 한 사람을 놔두는 게 말이 안 돼서 생각해봤는데, 이라 소울러잖아... 식시티 사장 어댑터라는 소문이 있긴 한데..설마?
┗┗너 신고
┗┗나도 소문 듣긴 했는데 보프 받고 있는 거면 너 좆된거야 얼른 삭제해
┗고유진 반응 궁그미
┗┗그러게.. 솔직히 이라가 고유진 때문에 욕 먹은 건데. 청산가리도 엔돌핀 합류 안 했으면 받았을 일 없었겠지.
┗┗ㅉㅉ 가수나 하지 왜 정치로 가 가지고
┗┗이 기회에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 ㅎㅎ 진짜 독보적인 캐릭터였어
┗┗┗넌 이게 이 타이밍에 할 말이냐?
┗┗┗준 소시오패스네....에휴.... 이런 골빈 새끼들이 한 아이돌 삶을 엉망으로 만든 거겠지....
┗ㅇㅅㅇ여기 있는 악플들 다 고소했으면 좋겠다
┗┗22222222222 진짜 세상에 이상한 사람들 많아.
┗┗식시티가 안 하면 나라도 고소하고 싶은데 어떻게 방법 없나?
┗┗┗방법 있어 ㅇㅇ 링크 첨부함 . 단체로 고소할 수도 있다네? 너 하면 나도 함 ㅇㅇ
┗┗┗ 니네 진짜 할 거면 나도 같이 하자 ㅋ 난 원래 아이돌 1도 모르고 특히 같은 남자 따위 노관심인데 위 악플들은 진짜 화남. 우리 사이트에 저런 악플러가 있는 게 너무 싫고 저 아이돌한테 너무 미안함
┗┗┗나도!!! 아이돌 모르는 인간남캐인데 진짜 짜증난다 !!! 나도 같이 고소미 쳐먹일래!!!!
┗┗┗나도555555555555555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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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102102102102
┗┗┗┗저 이라 팬인데 소문 듣고 왔어요. 다들 정말 고맙고 진정해요. 엔돌핀 멤버들이 이미 고소했어요^^*
2.
나 라더기인데 지금까지 뭐한 거지 회의감 드는 거 이해해
내 가수가 항상 꽃길만 걸었으면 했었는데 너무 사랑하는 가수가 이렇게 고통 받고 있는 줄도 모르고 공포증과 트라우마 때문에 건강을 위협할 정도로 살이 빠졌는데 다이어트 그만 하라고나 하고... 꽃길만 걷자고 말만 백번 하면 뭐해. 정작 이라가 목숨의 위협 속에서 살았다는 것도 모르면서 팬이랍시고 말만 들입다하면 뭐하냐고 지금 당장도 난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하고 있는 거잖아.
내가 너무 한심하고 비참하고 무엇보다 이라한테 너무 미안해. 그런 일 있었으면서 말도 못하고 우리 앞에선 방긋방긋 웃으면서 예쁘게 노래해준 나의 아이돌에게 너무 미안해서 고개도 못 들겠어. 선물 투기 논란 일었을 때 제대로 믿어주지 못한 거 편들어주지 못한 것도 부끄럽고 이라가 어떤 마음으로 그 논란을 지켜봤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아...
나도 이라한테 먹을 거 준 적 있는데 나는 그냥 맛있게 먹고 살쪘으면 해서 준 거지만 이라한테는 그게 얼마나 공포와 위협으로 느껴졌겠어. 나 혼자만이 아니라 정말 많은 팬들이 이라한테 먹을 걸 줬을텐데 그때마다 얼마나 혼자서 무서워하고 떨었을까. 마음이 너무 아프고 이렇게 글 쓰면서도 손이 벌벌 떨린다..
마음 아파서 떠난다는 라더기를 이해 못하는 거 아니야 너무 이해하고 있어서 글 쓰는 거야. 지금 떠나는 라더기들 우리가 열심히 다져늫고 있을 테니까 나중에 우리 이라 꽃길 걸으면서 활짝 피어날 때 다시 돌아와도 돼...
근데 있잖아 이라를 탓하지만은 않았으면 좋겠어. 이라 21살이었어. 지금 고작 22살이야.. 대체 22살에 어떤 현명한 대처를 할 수 있다는 거야? 나이 2배 먹은 신 사장의 지시를 어떻게 어겨? 우리 이라 합류 초기에 너무 고생했어. 통통했던 볼살 없어지는 게 눈에 보일 정도로 힘들어 했어.
그때 안티들 얼마나 악랄했는지 기억해? 이라 파트 때 응원봉 불 끄고 침묵하고, 사인회에서는 이라만 건너뛰고, 방송 영상 올릴 때 이라 분량만 편집해서 빼버리고. 라디오 생방에서 팬이랑 전화통화 했을 때 멤버들 고유진까지 한명한명 언급하고 이라만 쏙 뺀 거 기억해? 단체 팬페이지에서 이라 도시락만 안 준 것도 다 잊어버렸어? 애가 얼마나 위축돼고 의기소침해졌겠어..
근데 그 와중에 독살 시도를 당해. 누가 날 죽이려고 과자에 청산가리를 넣었어. 키우던 강아지가 그걸 먹고 그 자리에서 죽었어. 주위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어른이 그 일을 숨기래. 그럼 대체 뭘 할 수 있었겠어 미움만 받는 줄 알았던 21살 짜리가.
나 이라한테 미안해서 더 팬질 열심히 할 거야. 내가 주는 선물이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내가 더 노력할 거야. 이라는 이런 아픔이 있는 와중에도 계속 무대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며 노래해왔으니까 이제 내 차례야. 떠나가는 라더기들 붙잡지 않아. 안녕 잘가. 하지만 너네가 떠나는 건 이라의 탓이 아니라 너네 탓이야. 난 이번 일로 우리 이라 더 좋아졌고 더 아껴주고 싶고 더.. 더 소중해졌어. 정말 내게 소중한 존재가 됐어. 평생, 먼훗날 이라가 은퇴해서 영원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해도 난 라더기할거야. 영원히
3.
서타르 분쟁지역에서 삐쩍 마른 갓난아기에게 죽을 먹이고 있는 사진을 한장 찍고, 전쟁으로 피폐해진 마을 어귀에서 무너진 병원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한장 찍고, 단상에 올라 독재단군을 향해 평화협상의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을 한장 찍은 후, 다음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였다. 개인 비서가 다급하게 다가왔다.
“고 의사님, 소식 들었습니까. 전에 계시던 엔돌핀 그룹에서...”
“엔돌핀이요?”
종종 함께 언급되고는 하기에 별생각 없이 태블릿 PC를 켠 고유진의 얼굴이 점차 심각해졌다.
“이라가.. 이런.”
고유진은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룹을 탈퇴할 때 급하게 일처리를 한 지라 그 아이에게 많은 부분을 떠넘겨버리고 말았다. 기존 팬들에게서 상당한 거부를 받은 것은 알고 있으나 목숨의 위협까지 있었는 줄은 몰랐다.
어찌 보면 자신의 책임도 있으니 상당히 난감했다.
“의사님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참에 탈퇴시키고 고 의사님을 불러오는 게 낫겠다고.”
그에 고유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난 아이돌 따위에 내 재능을 썩히지 않을 겁니다. 이 희귀한 재능은 세상을 위해서 마땅히 쓰여야 할 곳에 써야지요.”
복귀라니. 생각만 해도 가소롭고 불쾌했다.
고유진은 인터넷의 반응들을 휙휙 넘기며 빠르게 읽었다.
어댑터 권수한이라면 고유진도 한번 본 적이 있는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사였다. 어떻게 이런 자와 인연이 닿았는지는 모르겠으나 제이도 그렇고 예전부터 생각했듯 이라에게는 귀한 인재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 것이다.
“오랜만에 한번 가봐야겠군요.”
대충 어떻게 반응이 흘러가는지 살펴본 고유진은 태블릿PC의 화면을 끄며 여상하게 말했다.
“1년 지나기 전까지는 돌아가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 정도 일이 일어났는데 입 다물고 있는 것도 우습고. 한번쯤 얼굴을 비춰주는 것도 좋겠죠. 기분 환기 겸 말입니다.”
“이라 군과 약속을 잡을까요?”
“내가 개인적으로 연락하겠습니다. 살이 많이 빠졌던데, 보양이 되는 좋은 음식점이나 알아봐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고유진은 창틀에 팔꿈치를 올리고 턱을 괴며 과거를 떠올렸다.
팬들과 대중의 반발감을 수습하지 못하고 출국길에 올랐을 때, 배웅 나온 이라는 걱정 말고 형의 꿈을 이루라며 밝게 웃어 보였다.
같은 소울 유저로서 이라는, 신기한 구석이 많은 아이였다.
지금 상처로 피폐해진 그 아이는 나를 만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번에도 웃어 보일 수 있을까?
독극물 건에 대해서는 제대로 유감을 표하고, 탈퇴 당시의 분위기에 대해서 한번 더 언급해보자. 그 하얀 얼굴에 어떤 반응이 떠오를 지를 상상하는 건 퍽 즐거운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