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7화 (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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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수한이랑은.. 권수한은 보호자일 뿐이야?”

 “가장 먼저 묻고 싶은 게 그거야?”

 “..그래. 이미 다른 사람이 생겼는지 알고 싶으니까.”

 제이는 날 똑바로 직시했다. 제이의 눈빛은 항상 타오르는 불길 같다. 가까이 가면 그 열기에 녹을 것만 같다고 생각하고는 했다.

 “네 생각하는 그런 사이는 아니야. 하지만 너랑 그런 사이 되고 싶은 생각도 없어.”

 “왜? 대체.. 왜 갑자기 변해버린 건데?”

 “갑자기라고 말하지 마. 너도 알다시피 처음부터 우리는 연인이 될 수 없었어. 아이돌에, 심지어 같은 그룹이고.”

 “엔돌핀이 방해가 된다면 난 엔돌핀을 관두겠어.”

 “야, 넌 선후관계가..”

 “당연히 네가 더 중요해! 씨발, 이런 당연한 소리 얘기하게 하지 말고 이유를 말해.”

 제이가 다가왔다. 녀석은 날 소파등받이 쪽으로 밀었다. 내가 밀어내려고 손을 들자 손목까지 잡아서 밀쳤다.

 “난 이해할 수 없어.”

 “잠깐, 윽..”

 살짝 비스듬히 꺾어진 손목이 아파서 신음하자 풀어줬지만, 대신 소파 바닥으로 내리 눌렀다. 그리고 내 양허벅지 옆에 제 무릎을 두고 옴짝달싹 못하게 가뒀다. 제이의 힘은 너무 강해서 단단한 시멘트 벽 같았다. 난 반항하는 걸 포기했다.

 “우린 분명히 서로 좋아했어. 마지막.. 네가 날 봄볕 같은 시선으로 봤던 그 마지막 날에도 우린 서로 웃으면서, 즐거워하면서, 돌아가는 시간을 아쉬워하면서! 그렇게.. 보냈잖아. 대체 왜, 그 다음날부터 너는 천천히 멀어졌어. 그때부터 달라져갔어.”

 날 내려다보는 제이의 얼굴은 일그러져있었다. 무서운 분노와 배신감으로.

 그리고 눈에는 눈물이 차올라있었다. 언제부터 울음을 참았던 걸까. 거리가 가까워진 지금에야 알았다.

 “내가 그날 뭘 잘못했어?”

 한숨처럼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괴로움과 고통을 담고 있었다.

 “...아니야.”

 “내가 뭔가를 거슬리게 했던 거야? 미안해. 기억은 안 나지만 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 그러니까 돌아와.”

 제이를 바라보는 내 눈에도 눈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제이의 눈물과 의미는 다를지언정.

 나는 자유로운 다른 쪽 손을 들어 제이의 어깨에 올렸다.

 “문이 형한테 다 들었어.”

 그날 나와 제이는 시간차를 두고 들어갔다. 제이가 먼저 들어갔고, 나는 앞을 서성이다가 문이 형에게 잡혔다.

 그때를 떠올리며 제이를 밀어냈다. 제이는 커다래진 눈으로 힘없이 밀려났다.

 “앞으로 친구 관계로만 지내겠다고. 네가 동의했다면서. 그래서 나도 동의한 거야. 네가 그러겠다고 해서.”

 “무슨..”

 “왜 나한테 이런 말을 하게 해? 네가 선택해놓고서. 나야말로 네가 왜 이러는지 영문을 모르겠어.”

 “무슨 소리야, 씨발. 나는 그런 좆같은 얘기 들어본 적도 없어!! 나는 그런 말 한 적 없어. 친구 관계라니 내가 왜..!!”

 천둥 같은 큰소리에 놀라서 어깨를 움츠렸다. 제이는 황망한 얼굴이었고, 눈동자는 요동치고 있었다.

 내가 소울러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저 제이를 잘 알아서 이기 때문일까. 직감적으로 느꼈다.

 저건 거짓말이란 걸.

 “문 그 새끼가 우리를 이간질했어!”

 “형을 그렇게 말하지 마! 솔직히 얘기 해. 짐작 가는 게 있지?”

 “아니야. 난 몰라. 그런 말 한 적 없어.”

 “제이, 내게 거짓말 하지 마. 만약 오해가 있다면 모든 진실을 알려줘야 풀 수 있어. 거짓말하면 더 오해만 쌓이게 돼.”

 제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오러를 풀어야할까? 제이의 감정을 건드려야 할까? 하지만 나는 끈기 있게 참았다.

 어쩌면 난 문이 형이 없는 말을 지어낸 것이길 바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다고 뭐가 달라질까?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다.

 “......겉으로는..”

 한참을 고민하던 제이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팀의 앞날 가지고 잔소리를 하길래, 귀찮고 성가셔서, 친구 관계로 유지할 테니 걱정 말라고 했어. 난.. 내 뜻은, 겉으로는, 겉으로는 티 안 나게 친구인 척 하겠다는 뜻이었어. 그게 그렇게 들릴 줄은, 그렇게 너에게 전해질 줄은 몰랐어. 씨발..! 내 뜻은 그게 아니었단 말이야..!”

 괴로움이.. 한 글자 한 글자에 흘러넘치도록 괴로움과 후회가 담겨 있었다.

 아.. 나 또한 괴로움에 눈을 감았다. 내 얼굴도 제이만큼 일그러져 있을 것이다.

 문이 형의 걱정 어린 잔소리가 귀찮았던 제이는 대충 대답해주고 피할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 대답은 문이 형으로서는 오해할 여지가 있었다.

 어쩌면 문이 형이라면 참뜻을 파악하고서도 모른 척 했을 수도 있다. 내게 유독 죄지은 것처럼 굴었던 이유도 이 때문일지 모른다.

 그렇다고 지금 와서 달려가 물을 수도 없는 일 아닌가.

 형은 그때 제이의 말이 그 뜻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나를 속인 거냐고. 이제와 모든 것이 끝난 마당에..

 “대체.. 그때 그 한 마디 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 생각 없이 내뱉은 그 한 마디가.. 난 지금까지 잊고 있었는데.”

 제이의 목소리가 사정없이 떨렸다. 나는 눈을 떴다.

 제이는 어느새 내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울고 있었다.

 나 또한 허벅지에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제이와 내 관계는 이런 오해로 인해서.. 끝나버린 것이다. 제이는 오해의 소지를 담은 말을 섣불리 내뱉어서는 안 됐다. 나는 제이에게 한번 더 확인을 했어야 했다. 불과 몇 개월 전의 우리는 너무 어려서 신중하지 못했고, 그렇게 서로의 인연을 흘려보내고 말았다.

 가슴이 미어졌다. 숨 쉬기가 힘들 정도로. 코끝부터 이마와 관자놀이까지 욱신거렸다.

 놓쳐버린 인연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로 인해 자꾸만 눈물이 나왔다.

 “널 좋아해, 이라.”

 제이는 날 올려다봤다.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었다.

 “너무 늦어서, 너무 늦은 고백이라서 미안해. 하지만 난 한시도 너를 안 좋아한 날이 없었어. 처음 봤을 때부터.”

 “.......”

 “씨발.. 이런 감정은 처음이라서, 깨닫지 못했어. 너무 늦게 깨달았어. 네가 변해버린 뒤 영문 모르고 뒷모습만 쫓을 때에도, 다른 사람 앞에서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볼 때에도, 널 사랑해. 계속 사랑해왔어. 나는 너를..”

 제이는 울컥이는 울음을 중간 중간 참으며 말을 이어갔다.

 나 또한 이 녀석이 첫사랑이었고.. 지나고 나서 사랑이었음을 깨달았다.

 할 말이 참 많았는데. 딱 한 달만 전이었어도 나도 녀석을 끌어안으며 울면서 토해냈을 텐데.

 만약 그때 오해가 풀리고 우리가 순리대로 연인이 되었다면.

 나는 청산가리 사건을 제이에게 털어놨을 것이다. 제이는 사장이 범인을 찾도록 했을 것이고, 옆에서 날 위로해주는 연인이 있는 나는 이 정도의 공포와 트라우마에는 시달리지 않았을 것이다.

 권수한을 만날 일도 없었겠지.

 자상하고 따뜻하게 내 상처를 돌봐주는 사람은 제이가 되었을 것이다.

 아.. 너무 괴로워서 숨 쉬기도 힘들었다.

 나는 제이가 원하는 대답을 해줄 수 없었다.

 허무하게 떠내려 보낸 미래가 자꾸 떠올라서, 우리가 가질 수 있었던 행복한 순간들이 자꾸 상상돼서 후회스럽고 괴롭고 고통스럽지만..

 내 마음은 이미...

 나는 녀석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 앞에 같은 자세로 앉았다.

 “제이야, 나는..”

 “대답하지 마.”

 울음을 삼키고 입을 열었으나 제이는 다급히 내 말을 잘랐다.

 “지금 대답하지 마, 제발..”

 제이는 내 양 팔뚝을 붙잡았다. 뜨거운 손길이었다. 제이의 눈빛은, 순간적으로 심장이 두근거릴 만큼 열기로 끓어오르고 있었다.

 “좀 더 고민해.”

 “.......”

 “이렇게 쉽게 결론내리지 마. 난 지금 네가 내릴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어. 너를 너무 좋아하니까 이런 식은 용납 못해. 좀 더 고민하고 좀 더 생각해. 우리가 오해로 인해 틀어진 것까지, 머리 터지게 고민하고 난 뒤에 그때 답을 줘.”

 팔뚝이 아플 정도로 강한 손아귀 힘이었다. 제이는 자신이 붙잡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

 잡힌 부근이 뜨겁게 욱신거렸다.

 그건 절박함이었다.

 “.......”

 나는... 제이를 올려다보며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눈을 마주치고 선택을 확인한 후에야 손에서 힘이 빠졌다

 나 또한 힘이 빠져서 그 자리에 주저 앉아버렸다. 제이는 순간적으로 날 부축하려고 손을 뻗었으나 다시 거두어 갔다. 괜찮으냐고도 묻지 않았다.

 나는 녀석의 말대로 머리 터지게 고민해야 했다.

 그게 제이에 대한 예의였다.

 제이를 혼자 두고 먼저 나왔다. 엘리베이터 거울로 운 흔적이 있는지 확인했는데 너무 적나라해서 짐에서 모자를 꺼내 썼다. 멤버들이 미리 짐을 정리해준 덕분에 가방은 1개 반 정도가 나왔지만 무거워서 들기가 쉽지 않았다.

 ‘너 먼저 가. 나는.. 조금 있다가 갈게.’

 고개를 푹 숙인 채..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의 제이가 자꾸 떠올랐지만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머릿속에서 지워내려 노력했다.

 식당 건물 앞에 도착할 때쯤 유진이 형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어디야?]

 [바로 앞이야]

 고유진 [응 얼른 와^^]

 제이 없이 혼자 가면 이유를 물어볼 텐데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한숨을 쉬면서 올라갔다.

 긴 복도를 지나 장지문 앞에 도착했을 때 목소리가 들렸다.

 “....솔까 난 잘 모르겠어. 그때 한 번 뿐이었고 말랑이는 안타깝지만 그거 빼고는 아무 일도 없었잖아.”

 한새였다. 난 숨을 들이키며 문 옆의 벽에 붙어 섰다.

 “겨우 그 정도 일로 트라우마까지 생길 일인가 싶고..”

 “...소울러라서 그런가 애가 예민한데..”

 멤버들이 내 얘기를 하고 있었다. 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8개월을 현실에서도 꿈에서도 날 괴롭힌 이 악몽 같은 사건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겨우 그 정도 일’인 걸까. 난 ‘겨우 그 정도 일’에 사로잡혀서 예민하게 반응하는 소울러일 뿐인 걸까.

 허탈해졌다.

 알고 있다. 어떻게 타인에게 완전한 이해를 바랄까. 지금까지 날 이해해주는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었다. 그래도 멤버들은 속마음과는 다르게 겉으로나마 나를 위로해주고 기분을 맞춰주려고 했다. 그걸로 됐다.

 알고는 있지만.. 안 그래도 제이로 인해 마음이 만신창이가 됐는데, 또.. 멤버들의 속마음을 듣고 나니 끝없는 그늘 속으로 가라앉는 기분이 들었다. 이런 마음으로는 멤버들의 얼굴을 마주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형 미안한데 내 짐 가지고 내려와줄 수..]

 메시지를 써내려가며 빠르게 뒤돌아 걷던 나는 불현듯 스치는 생각에 걸음을 멈췄다.

 나는 태어나서, 부모님을 만나고 아이돌로 데뷔해 지금 이 순간까지, 거듭된 불운과 오해로 많은 것을 잃어왔다.

 방금 전에도... 지나고 나서야 오해라는 걸 알지 않았나.

 너무나 소중했던 사랑을..

 이제 더 이상 오해하는 일은 사양이다. 어차피 상처받아 아플 거라면 내가 직접 확인을 하겠어.

 나는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갔다.

 “...아니, 형, 내 말은 그게 아니라.. 이해 못하는 거랑은 별개지. 겉모습뿐만 아니라 안쪽도 병아리라는 걸 이제 알았으니까 우리가...”

 여전히 내 얘기를 하고 있었지만 내용은 방금 전과는 달랐다.

 “애가 얼마냐 고생했겠냐. 착해빠져서는 누구한테 말도 못하고. 진짜 걔 먹을 거 안 준다고 구박한 거 생각하면 미안해 죽겠어.”

 “용서해줘서 얼마나 다행이야. 나라면 화나서 우리랑 대화도 안 했을 걸?”

 “그리고 이라 형이 조심성이 많아서 다행이에요. 다른 음식 선물을 받았다면 또 그때야말로 돌이킬 수 없게 됐을지도 몰라요.”

 .....하하..

 왜 아까는 그런 말을 해서 사람 헷갈리게 만들고 말이야.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허탈해져서 몸에 힘이 빠졌다. 벽에 등을 기대고 바람 빠진 웃음을 지었다.

 그대로 돌아갔다면 난 멤버들에 대해 평생 오해하며 살았겠지.

 이런 식으로 오해해버린 일이 얼마나 많았을까.. 제이도 내가 용기를 내서 녀석에게 확인했다면 우리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생각해보면 그렇게 감성적이고 예민해야 노래도 부르고 아이돌도 할 수 있는 거고....”

 마침 흘러나오는 말을 들으며 문을 확 옆으로 밀었다.

 “아, 깜짝이야. 이라 왔냐?”

 “와,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한새와 문이 형은 놀랐지만 낭패어린 그런 표정은 없었다. 나는 웃으며 들어갔다. 야단이가 얼른 내가 들고 있던 가방을 받아들었다.

 “내 얘기 하고 있었어?”

 “그래, 인마. 너는 아이돌이 제격이라는 얘기를 했다.”

 한새는 날 제 옆 자리에 앉히고는 쓰고 있던 모자까지 벗기며 머리를 잔뜩 헝클어뜨렸다. 다들 내 뒷담을 하다가 들켰다는 표정은 없었다. 다만 유진이 형은 날 보며 조금 놀란 눈이었고, 곧 차갑게 가라앉았다.

 “.......”

 마치 감정이 없는  파충류의 눈을 보는 것처럼 아주 서늘한 눈이었다.

 예상 외로 아무도 제이의 행방은 묻지 않았다. 내가 운 흔적이 있어서 다들 배려해준 지도 모른다. 눈치 없는 한새조차도 말이 없는 걸 보면 얘기 들은 게 있겠지..

 난 금방 짐을 챙기고 나왔는데, 문이 형이 형의 차에 짐을 옮겨주고 어댑터 아파트까지 데려다주기로 했다.

 “택시 부르면 되는데.”

 “내가 이런 거라도 해줘야지. 맏형으로서 뭐 해 준 것도 없는데. 이런 거라도 돕게 해줘. 응?”

 “...알았어.”

 생각해 보면 문이 형은 멤버들 중에 유별나게 내게 미안해한다.

 나는 운전하는 형의 옆모습을 보면서 고민했다.

 그때 제이와 나를 완전히 갈라지게 했던 그 한 마디..

 형은 제이의 진심을 파악했던 건 아닐까. 그래서 이렇게 저자세로 미안해하는 걸까.

 그러나 이 질문을 형에게 던지는 일은 영원히 없을 것이다. 아니, 언젠가 아주 오랜 후에는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진실을 모르고 있어도 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왜, 이라야. 무슨 할 말 있어?”

 문이 형이 부드럽게 웃으며 물었다. 시선은 전방을 주시하는 그대로였다. 나는 움찔 놀라며 다른 화제를 입에 올렸다.

 “아니, 아까 나 갔을 때 내 얘기 하고 있었잖아. 무슨 얘기였는지 궁금해서..”

 “아, 그거. 유진이가 우리한테 물어봐서. 너, 그 일과 비슷한 사건 우리도 겪지는 않았는지 궁금했나봐.”

 “유진이 형이?”

 “응, 우리는 그런 일 겪은 적 없다고 하니까 너네라면 어땠을 것 같냐고 물어보더라. 혹시 기분 상했어?”

 “아니야, 괜찮아. 그냥 궁금했을 뿐이야.”

 난 형을 향해서는 별 거 아니란 듯 웃어 보였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는 내 표정은 굳어 있었다.

 내가 근처라고 메시지를 보냈던 시간을 계산하면 이때쯤 오리라는 걸 알았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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