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지훈의 담임은 그냥 사람좋게 생긴 중년의 남자였다. 지훈이가 심하게 아파서 학교에 못나온다고 말했을 때 전화기 너머로 걱정하는 듯한 목소리가 거짓이 아니었음을 몇번의 방문에서 느낄 수가 있었다.
지훈이는 만나려고 하지 않았지만 걱정된다며 두세번 더 집을 찾았던 것이다.
지훈이의 상태가 굉장히 나뻐서 그러는 줄 알고 있는 담임은 그 걱정 때문인지 얼굴이 않좋았다.
"선생님 안색이 별로 않좋으신데... 지훈이 걱정때문인 것 같아서 죄송스럽습니다."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모습이 고마워서... 지훈이를 걱정해 준다는 것 자체가 고마워서 말을 건넸다.
무더운 날씨도 아닌데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수건으로 닦아 내면서 한숨을 내쉰다.
"아니요... 꼭 지훈이 뿐만이 아니라... 문제가 있는 녀석이 한 놈 더 있거든요...
아니 하필이면 지훈이가 아픈 날부터 어제까지 한 녀석이 학교를 안나오지 뭡니까..
집에도 안들어오고 큰일 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학교를 나왔더군요...
참... 원래 좀 문제가 있는 녀석이었는데 2학년 올라와서 문제 없이 잘 지내는 것 같아서 안심했더니... "
-지훈이가 아픈 날 부터...?
묘하게 그 부분이 신경쓰여서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혹시 그 녀석 우리 지훈이랑 친했습니까?"
마음속에서는 이미 확신이 든 질문이었다.
"아! 네... 그러고 보니까 그 놈이 지훈이랑 좀 친했던 것 같군요...
지훈이가 워낙 친구들과 친한 성격이 아니라서 의외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녀석이 뭔가 알고 있겠지...
확실했다. 그 녀석이 관련되어있을 것이다. 지훈이가 일을 당한 그 날 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무언가 찔리는 것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담임에게 부탁해서 그 녀석을 불러냈다.
교무실에 들어 온 녀석은 교복도 제대로 입지 않은 채 어슬렁 거리면서 우리에게 다가왔다.
"무슨 일 입니까?"
귀찮다는 듯이 말을 툭 내뱉는고는 나를 힐끔 쳐다보았다.
"인사드려라, 지훈이 아버님이시다. 잠깐 네게 볼일이 있으신 듯 한데..."
담임은 지훈이의 유일한 친구였던 녀석을 내가 부른 이유가 문병이라도 와주지 않겠냐는 부탁 때문인 줄로 믿고 있는 듯 했다.
지훈이의 이야기가 나오자 마자 눈에 띄게 당황한 그 녀석은 내 눈을 피했다.
건방지게 늘어져 있던 어깨는 긴장으로 보기에도 딱하게 굳어 있었다.
"선생님, 죄송하지만 이 친구랑 이야기좀 하고 싶은데... 잠깐 데리고 나갔다 와도 괜찮겠습니까? 꼭 학교로 돌려보내겠습니다."
선생은 이 녀석을 흘낏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조심하십시요, 이 놈 도망가면 잡기 힘들 겁니다. 공부는 못해도 다리는 빠르니까요"
심각한 분위기를 눈치챈 듯 나름대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보려고 한 말이었지만 전혀 웃지 않는 녀석과 나를 보면서 다시 한번 허탈한 웃음을 보이더니 수업시작 종소리가 울리자 잘 부탁한다는 말과 함께 교무실을 나가버렸다.
교무실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며 녀석을 데리고 학교 밖으로 나왔다.
학교 앞 카페에 도착할때까지 아무말도 없었다.
"이름이 뭐지?"
이름을 물어본 내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녀석은 갑자기 고개를 푹 숙이고 말했다.
".... 죄송합니다..."
손이 떨렸다. 담배를 물고 몇 번이나 라이터 불을 당긴 다음에야 불을 붙이고 연기를 들이마셨다.
".....너냐?..."
고개를 더욱 떨군채 녀석의 입에서 나온 소리는 나를 아연하게 만들었다.
"죄송합니다... 제 잘못 용서 할 방법 없다는 것 잘 압니다...
하지만... 지훈이를 사랑합니다..."
상대도 떨고 있는 듯 떨리는 목소리에는 강한 의지가 보였다.
침묵이 찾아왔다. 결심을 한 듯 고개를 든 녀석의 눈에 굳은 결의가 보였다.
"절 때리시고 욕하셔도 좋습니다. 전 지훈이를 사랑합니다!"
녀석의 말을 끝까지 들을 새도 없이 내 주먹이 녀석을 때렸다.
놀란 사람들이 나를 말릴 때까지 정신없이 그 녀석을 때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녀석은 피투성이가 되어서도 내 주먹을 한 번도 피하지 않았다.
벌써 어둑해진 창가가 눈에 들어왔다.
아침에 볼일이 있다면서 나간 아버지는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는다.
불안했다.
아버지가 잠깐이라도 옆에 없으면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아버지가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을 가는 것 조차 싫었다.
계속 옆에 있어주겠다고 했으면서 이렇게 늦게 들어오다니...
아버지를 원망한다고 생각했지만 곧 아버지가 보고싶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학교에 가기가 무서웠다.
경훈이를 마주 대한 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일 것이다.
처음에는 생각조차 하기 싫었다.
경훈이가 그런 짓을 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에...
하지만 싫어지지는 않았다.
아마 마지막으로 보았던 눈빛 때문일 것이다.
바보 같은 일을 당하고도 친구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바보 같은 일을... 적나라하게 아버지에게 보이고 말았다.
아버지가 안아주길 바랬다. 그러면 왠지 더러웠던 느낌이 사라질 것 같았다.
하지만 아버지는 나를 안지 않았다.
내가 그런 일을 당해서... 아버지가 나를 안기 싫어진 것이 아닐까...
아버지의 품에 안겨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이대로 나를 안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면 경훈이가 원망스러웠다.
아버지가 더 이상 나를 봐주지 않는 다면 어쩌면 경훈이를 싫어하게 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새삼스럽게 내가 아버지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 지 깨달았다.
침대에 서로 끌어안고 있을 때면 몸 속 깊은 곳이 욱씬거린다.
그 곳에... 아버지를 담고 싶다...
아버지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더러워진 이 몸으로 아버지에게 안아달라는 말을 할 수는 없다...
"찰칵"
문이 열리는 소리에 번개처럼 현관으로 뛰어갔다.
"왜 이렇게 늦게......!"
현관을 들어선 아버지의 옷에 피가 묻어 있었다.
"무.... 무슨...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어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몹시도 지친 표정 안에 화가 가득 들어 있는 것 같았다.
"어..어디 다친 거예요?"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는 아버지에게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끼면서 물어보았다.
"오늘... 그 녀석 만났다."
순간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이 들었다...
설마... 그 녀석이라면....
"..... 어른답지 못했어... 그 녀석을 피가 날 때까지 때리고 말았다..."
경훈이를 만나려고 나간 거야....?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했던 걸까....
"좀 씻어야겠다... 먼저 자렴..."
나를 바라보던 눈이 시선을 옮기면서 멀어져 갔다.
이대로 아버지를 보낼 수는 없다...
"이젠 나를 안고 싶지 않은 거야? 내가 더러워져서?"
눈물과 함께 마음 속 깊이 가지고 있던 말이 새어 나온다...
"이젠... 내가 싫어진 거야..."
순간 엄청난 표정을 보이면서 아버지가 돌아섰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바보처럼... 눈물이 멈추지를 않는다...
"내가... 더러워져서 이제... 나를 안아주지 않는 거잖아...."
아버지가 천천히 내게 다가온다...
어떤 말이 나올 줄을 몰라서 눈을 질끈 감고 말았다.
팔을 잡히는 순간 엄청난 힘에 이끌려서 침대위로 내던져 졌다.
"무슨 말이야... 내가 너를 싫어한다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나를 침대 위에 짓누르고 있는 아버지의 숨결이 거칠었다.
"내...가.... 그런.... 일을....당해서.... 더 이상....."
울면서 겨우 말을 이을 수가 있었다. 하지만 두려웠다...
아버지가... 그렇다고 말할까봐...
두려워서 아무 말도 듣기 싫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뜨거운 숨결이 귓가에서 느껴졌다.
"미칠 것 같았어. 네가 누군가에게 안겼다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았어.
게다가 내게서 한시도 떨어져있지 않으려는 너를 안고있으면 네가 상처 입었다는 것을 잊어버린 채 안아버릴 것 같았다.
하지만 참았다. 네가 상처 입었는데 어떻게 너를 안을 수가 있겠니...
너의 숨결이 느껴질 때마다 미칠 것만 같았어...
하지만 가끔씩 악몽을 꾸는 너를 안는 것은 할 일이 아닐 거라 생각했어..."
"그러면.... 나를 싫어하는 게 아니......"
"내가 너를 싫어하게 될 리가 없잖아..."
무척이나 달콤하게 들린 말에 몸이 반응하는 것이 느껴졌다.
겨우 말을 꺼낸다. 아버지를 사랑하는 만큼 안기고 싶다...
"안아줘요... 아버지를... 아버지만을 기억할 수 있게 안아줘요...."
아버지의 어깨에 팔을 두르면서 부탁했다.
아버지의 마음을 안 이상 한시라도 빨리 안기고 싶었다.
거친 손놀림으로 옷이 벗겨지고 아버지의 옷 벗는 소리가 들린다. 거친 듯한 아버지의 행동에 눈을 감았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부드러운 입술이 이마에 살짝 와 닿았다.
입술은 감고 있던 눈꺼풀 위에서 잠깐 멈춰 더니 뺨을 간질였다.
부드러웠던 입술이 내 입술에 와 닿을 때 언제 부드러웠냐는 듯이 거칠게 요구해왔다.
서로의 혀가 격렬하게 서로를 구한다.
목 깊숙한 곳까지 나를 만족시켜주는 혀...
나도 모르게 신음 소리가 흘러나온다...
"...........으응..........."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던 입맞춤이 끝나고... 더욱더 거칠어진 입술이 내 목덜미를 거친다...
경훈이에게 당한 상처에 다다르자 다시 부드럽게 혀가 쓸어 올린다.
몸이 부르르 떨려온다.
너무나도 부드러운 혀 놀림에 몸 속 깊은 곳에서 쾌감이 물결을 친다.
"아앙....영민씨....읏!"
어느새 촉촉한 혀는 내 가슴 돌기를 감싸안고 있다.
혀로 핥아 올리면서 이로 살짝 씩 긁어 올리는 느낌에 가버릴 것 같다. 다른 한쪽의 돌기는 손가락으로 쓸어 올리면서 잡아당기기도 한다.
유두에 가벼운 키스를 받아보긴 했지만 이렇게 까지 진한 애무는 처음이었다.
질척질척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몸 안이 욱씬거리고... 아래쪽이 반응하고 있다.
"응.....읏.........영민씨... 영민씨....."
애태우는 듯한 느낌에 정신없이 이름을 부른다. 부름에 대답이라도 하는 듯 더욱더 집요하게 빨아올리는 느낌에 황홀함이 다가온다.
어느새 허벅지 사이를 쓸어 올리는 손에 감각이 극한을 향해 치닫는다.
"응.... 영....아앙.......앙~"
참지 못하고 분출하려는 내 물건을 허벅지를 쓸어 올리던 커다란 손이 꽉 쥔다...
"으응.... 싫어.... 영민씨... 놔....놔...줘..."
손으로 근원을 꽉 쥔 채 뜨거운 입안으로 가져간다.
정신을 놓을 것만 같은 쾌감과 사정하지 못하는 괴로움이 겹치자 몸 안쪽이 더욱 강렬하게 욱씬거린다.
음란한 소리가 방안을 가득 메우고 나의 손은 어느새 아버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있다.
나머지 커다란 한 손이 부드럽게 허리를 쓸어 올린다.
온몸에 쾌감의 소름이 돋는 듯...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때쯤 아버지의 손에서 해방된 순간 강하게 빨아올려져 아버지의 입안에 그대로 방출하고 말았다.
"하아... 하아... 나.... 싫다고 했는데....."
더럽지도 않은 듯 입가에 묻은 정액까지 핥은 아버지에게 심술이 나서 고개를 돌려버렸다.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