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트라 파업 선언 외전 11.
“어린애 취급하지 마!”
바지 고무줄을 잡아당기며 슬쩍 보는 척하는 손을 짜증스레 내쳤다. 동공이 혼란스럽게 흔들렸다.
“……남자끼린 그렇게 하는 거 아니었어? 고추끼리 비볐는데, 게다가 같이 싸…기도 했는데. 이게 섹스가 아니면 뭐야.”
“…크흡.”
“왜, 뭔데! 썅, 혼자 처 웃지 말고 나도 알려 달라고!”
등을 퍽퍽 치며 말하자 성산하가 내 허리를 감싸 당기며 은근하게 속삭였다.
“그렇게 조르지 않아도 다 알려 줄 텐데. 의진이는 포션 마스터라서 스텝 원부터 차근차근 알려 줘야 하나?”
“말장난하지 말고 빨리 말해.”
쿡쿡 웃은 성산하가 내 손을 잡아 제 허벅지 위에 가져다 댔다. 손 아래 만져지는 뜨겁고 단단한 물건에 움찔 어깨가 굳었다. 성산하가 고개 숙여 귀에 입술을 가까이해 속삭였다.
“그럼 먼저 벗겨 봐.”
나직한 목소리에 긴장해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겨우 굳은 손을 들어 바지춤을 잡았다. 손에 힘을 줘 끌어 내리자 퉁 하고 튕겨 나온 성기에 경악해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 이 씨발……. 야, 너…….”
나보다 크다는 건 알고 있었다. 바지 위로 만져졌던, 키스할 때 느껴지던 부피감이 예사롭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대충 어림짐작했던 것과 직접 두 눈으로 보는 건 차원이 달랐다. 이건 좀 큰 게 아니라…… 씨발, 괴물 새끼.
경악한 눈으로 성산하의 얼굴과 대비되는 흉흉한 아래를 번갈아 봤다. 괴리감에 혼절할 지경이었다.
“…미쳤, 냐?”
성산하는 대답 대신 볼에 입 맞추며 내 허리를 잡은 손을 내렸다. 살을 따라 미끄러진 손이 그대로 헐렁한 면바지를 끄집어 내렸다. 답답하게 갇혀 괴로움을 호소하던 아래가 풀려나며 드는 해방감도 잠시 성산하가 제 성기와 내 것을 한 번에 쥐어 냈다. 단단한 손이 힘주어 비비는 자극에 허리가 들썩였다.
“아읏…….”
손과는 다른 유독 뜨겁게 느껴지는 감각이 이상해 고개를 내리자 손아귀에 함께 잡힌 살덩이가 있었다. 흉흉하게 꺼떡이는 귀두며 그 끝의 갈라진 틈에 방울져 맺힌 투명한 선액. 평생 어디 가서 꿀린 적 없던 내 자랑스러운 신체 부위가 그림자에 완벽하게 가려 있었다.
확연한 차이를 가름하는 작태에 말을 잃고 멍하니 바라보는데 성산하가 성기 끝의 갈라진 틈을 엄지로 문지르며 속삭였다.
“의진이도 큰 편이야.”
“흐, 아……! 씨…, 발. 좆 까.”
“까고 있잖아. 자기야.”
울컥 치미는 욕은 힘주어 한 번에 잡아 흔드는 손길에 완전히 와해되어 사라졌다.
성산하의 어깨만 붙잡은 채 목을 뒤로 휘었다. 놈의 떨어진 입술이 물 흐르듯 타고 내려와 깊게 숨을 들이쉬며 가슴 사이를 넓게 핥았다. 한번 겪어 봐서 그런지 처음 보다 놀라진 않았지만 그건 그거고,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은 감각에 눈을 질끈 감았다.
젖어 든 맨살끼리 맞닿아 비벼지는 느낌이 좋아 허리를 추어올렸다. 앓는 소리가 새어 나오는 목을 가누며 성산하의 어깨에 이마를 기댔다.
그래, 미노타우로스랑 비교하는 게 웃긴 거지. 성산하는 인외인 거고, 나 정도가 딱 크고 멋있…….
겨우 심란한 마음을 다독이던 때, 갑자기 등에 떨어지는 차가운 감각에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떴다.
덩어리져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축축한 물체가 꼭 슬라임 같았다. 뒤를 돌려 하자 성산하가 한 팔로 어깨를 달래듯 쓰다듬으며 다른 손으로 슬라임을 훑어 올렸다.
“……읏, 차가워. 뭐야?”
너무 아래까지 내려오는 거 아닌가. 엉덩이 골을 타고 흐르는 느낌이 불쾌해 성산하의 품에서 벗어나려 몸을 일으키는데 한쪽 손이 엉덩이를 잡아 벌리고 예상치도 못한 곳을 더듬었다. 화들짝 놀라 하체를 위로 띄웠다.
“미친! 씹, 거, 거 거긴 왜 만져?”
기겁해 소리쳤지만 성산하는 말없이 등을 잡아 누르며 손을 움직였다. 구멍 주변을 꾹꾹 누르다 주름을 벌리는 손가락에 믿을 수 없는 눈으로 성산하를 바라봤다. 이 새끼가 미쳤나?
미끌거리는 손가락이 결국 바짝 힘이 들어간 구멍을 뚫고 안으로 들어왔다. 생전 겪어 본 적 없는 감각에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서, 성산하아…!”
“의진이 힘센 건 아는데, ……너무 좁다. 힘 빼.”
믿기 힘든 현실에 머리가 하얗게 변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놈을 밀어 내려던 순간 따듯한 무언가가 허리께를 감싸더니 온몸을 조이고 있던 긴장감이 단숨에 사라지며 힘이 풀렸다. 안간힘을 쓰며 버티던 팔이 삐끗하며 앞으로 무너지자 성산하가 나를 가뿐히 받아 안았다. 기묘한 감각에 당황하기도 잠시 뒤에서 느껴지는 자극에 숨을 멈췄다.
“으아, 들어왔…, 무슨 짓을 한, 거야……. 움직이지 마!”
엉덩이에 깊게 홈이 팰 정도로 힘이 들어갔으나 이미 젤로 치덕치덕해진 두 손가락이 전부 깊숙이 들어온 이후였다. 놈이 능력을 썼단 걸 알고 배신감에 가득 찬 눈으로 노려봤다.
“…하, 흐아……! 너, 왜… 왜 이러는데….”
느릿하게 빠져나가는 감각에 몸서리쳐져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힘이 들어간 턱에 쪽 입 맞춘 성산하가 귀에 속삭였다.
“형이 알려 준다고 했잖아. 이제 와서 무서워? 응?”
“씹, 씨발. 진짜…….”
성산하가 가슴에 연신 입을 맞추며 나를 올려다봤다. 꼭 허락을 구하는 듯한 모습에 가쁜 숨을 뱉던 입술을 깨물었다.
젠장, 그딴 눈으로 쳐다보지 말라고.
왜 성산하가 심한 짓을 할 때야 놈을 향한 감정이 더 크게 느껴질까. 화도 나지 않았다. 이런 좆같은 상황도 싫지 않은 걸 보니 내가 드디어 미쳤나 보다.
결국 밀어 내던 걸 멈추고 놈의 위에 몸을 기대며 목을 끌어안았다.
“……어디 맘대로 해 봐라. 변태 새끼야.”
“더 세게 안아.”
목을 두른 팔에 힘을 줬다. 밖으로 나온 손가락이 다시 천천히 안으로 들어왔다. 느릿하게 안을 가르고 들어왔다가 끝까지 빠져나가는 손가락에 온 감각이 집중됐다. 찔꺽거리는 소리에 소름이 돋았다. 발끝에 힘이 들어갔다.
씨발, 이게 뭐가 좋다고. 뭐가 좋다고.
그냥 간지럽기만 한 자극일 뿐인데 이상하게 놀라 수그러들었던 아래가 서서히 다시 기립하기 시작했다. 가슴을 지분대던 성산하가 작게 웃었다.
“의진아, 너 지금 엄청 빨갛다. 뜨겁고. ……힘 빼, 하나 더 넣을게.”
“으우…….”
“앞에 쥐어 봐, 혼자 할 때처럼. 형 거랑 같이 잡고. 응?”
성산하가 볼을 할짝이며 대답을 종용했다. 온통 열이 오른 채 겨우 얼굴을 돌려 퉁명스럽게 물었다.
“뭐. …뭘 하라는 건데.”
“자위해 본 적 없어?”
입술을 맞댄 채 묻는 성산하에 그제야 무슨 말인지 알아채고 화들짝 놀라 아래를 바라봤다.
“나 혼자 만지라고? 잘, 안 했, 못… 하는. 데.”
“잘 안 해 봤다고? 왜. 우리 의진이 이렇게 예민하고 잘 느끼는데.”
그야 당연히, ……미치지 않고서야 녹스에서 자위 같은 걸 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침실도, 연구실도 오롯이 내 것이 아닌데 태제헌이나 그 따까리들이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위험을 무릅쓰고까지 해야 할 일도 아니고. 아니, 애초에 동한 적도 별로 없었다.
“태제헌이 언제 올지 몰라서, 태제헌 방이 바로 옆이라 밤에도 오니까…….”
더듬더듬 대답하는데 성산하가 입술을 아프게 물었다. 찌릿한 통증에 억울하게 노려보자 성산하가 눈을 휘며 방금 물은 곳을 살살 핥았다.
“다른 남자 얘기하지 마.”
“지가 물어봐 놓고…….”
“형이 다 알려 줘야겠네, 처음부터 끝까지.”
성산하가 뒤를 만지는 손가락을 움직이며 웃었다.
“형 자지랑 같이 쥐어 봐.”
“읏, 씹…….”
그딴 변태 같은 말을. 귀가 붉어진 채로 성산하와 내 것을 함께 잡았다. 빠듯하게 쥐어지는 성기의 핏줄과 열감이 너무 생생하게 느껴져 얼굴이 화끈거렸다. 귀두 끝에서 울컥 샘솟은 투명한 액이 늘어져 손가락으로 흘러내렸다. 새로운 자극에 뭘 해야 할지 배우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목 끝까지 새빨개진 채 양손으로 서로의 것을 잡고 흔들었다.
“아, 하아…… 으응…….”
“하나 더 넣을게. 힘들면 말해.”
시간을 들여 공들인 덕에 부드럽게 풀어진 뒤로 손가락이 수월히 드나들었다. 뜨거운 숨결과 느릿하게 이어지는 한숨. 다급한 손짓에 질척거리는 소리까지 더해져 오감이 온통 성산하로 가득 찼다.
앞을 자극하며 고조되는 성감 사이로 어느 순간부터 거슬리는 감각이 느껴졌다. 익숙하지 않은 곳이라 온 정신이 그곳에 집중됐다. 애매한 감각이 불편하게 느껴져 끙끙대며 몸을 뒤척이자 커다란 손이 등을 쓸어내렸다.
“으, 이상…….”
“손 움직여야지.”
어느새 앞을 만지는 것도 잊고 성산하를 붙잡고 있었다는 사실에 멍하니 눈을 깜빡이자 미소 지은 성산하가 입술을 포갰다. 다정한 입맞춤에 마음을 놓으며 몸에 힘을 풀은 순간 내벽을 더듬던 손가락이 단번에 안을 치받았다.
“으읍……!”
예상치 못한 강렬한 쾌감에 펄쩍 뛰었지만 머리를 감싼 손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억눌렀다. 힘이 들어가지 않는 팔로는 집요하게 달라붙어 혀를 얽는 성산하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단단한 손끝이 내벽의 어느 곳을 스칠 때마다 눈앞이 하얘졌다.
“하윽, 아! 그으, 만. 으아핫, 응……!”
“의진이 여기는 형만 만질 수 있는 거야.”
“아, 으… 이상, 하아으.”
“나 말고 다른 사람한테 벌리면 안 돼. 알겠지?”
“하으, 응. 알겠, 으니까!!”
뒤를 들쑤시는 쾌락에 참다못해 도망치듯 허리 짓을 하면 바짝 올라붙은 성기가 복근 사이에 비벼졌다. 엇박으로 느껴지는 짜릿한 쾌감에 어느 순간부터 손도 대지 않았던 앞이 움찔대며 진한 정액을 흘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떼지 않고 지켜보던 성산하가 파르르 떨리는 눈꺼풀 위로 작게 입 맞췄다.
“잘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