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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트라 파업 선언 외전-20화 (253/257)

엑스트라 파업 선언 외전 20.

주호현이 허공을 바라보며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했다. 아마도 상태창을 보는 거겠지. 놈이 고르는 걸 기다리는데 류수윤이 말했다.

“다들 의진을 보고 싶어 해요. 언제 올 수 있냐고 물어보던데요.”

“나 이제 여권도 생겼어. 공방 일이 바빠서 바로는 무리지만 시간 나면 바로 갈 테니까 기다리라고 해.”

“귀찮은 일이 생길지도 몰라요. 다들 부탁이 있는 것 같던데, 미리 알려 줘야 할 것 같아서요. 보고 싶은 얼굴들이 있는데 던전에 찾아올 수 있게 단서를 남겨 주면 좋겠대요. 의진 씨와는 달리 일반 사람들에게 함부로 성좌의 모습을 드러낼 순 없지만 찾아오면 지켜볼 수는 있으니까요.”

“그 정도야 쉽지. 내가 멱살 잡고 끌고 오는 걸 바라는 게 아니라면 사람들 꼬실 아이템이나 개발해 놓으라고 해.”

고르는 걸 끝냈는지 주호현이 품에 여러 가지를 안고 다가왔다.

“의진아. 여기. 내 땅에서 자란 거라 카스토르의 힘이 담겨 있어. 추출해서 쓰면 될 거야.”

“고마워.”

물건들을 받아들며 주호현을 꼭 껴안았다.

“또 올게.”

“응. 다음에 봐.”

***

주호현이 준 재료들은 하나같이 등급이 높아 단순히 추출하는 데만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 밥 먹는 것도 잊은 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두해 8가지의 엑기스를 만들고 나자 작업실 바닥에 그대로 뻗었다.

“으, 으으아……. 힘들어.”

회복 포션과 활력 포션을 쌍으로 들이켰다. 며칠 새 몇 병이나 비운 터라 효과가 제대로 들지 않았다.

성좌의 힘이 잘 드는지 확인까지 하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내일로 미뤄야겠다.

수십 시간 만에 작업실에서 나와 좀비처럼 내 방으로 기어 올라갔다. 며칠 사이 방전된 휴대폰을 켜니 수십 개의 알람이 한 번에 떴다. 그 중 성산하에게서 걸려 온 다섯 통의 전화가 눈에 들어왔다. 문자 한 통 까지. 잠이 확 깨는 기분이었다.

「성산하 : 자기야. 전화 받아주면 안 될까?」

곧바로 성산하에게 전화를 했지만 신호가 가질 않았다. 머리를 헤집다 언제 와? 하고 문자를 보냈다.

‘왜? 며칠 안 봤더니 보고 싶어?’

뻔하게 예상 가는 성산하의 반응이 귓가에 환청처럼 맴돌았다. 목에 걸고 있던 황금빛 열쇠를 매만졌다. 성산하가 오면…… 이제는 정말 태제헌에 대해 얘기를 할 때가 됐다. 선산에 데려가 얘기도 하고 열쇠도 줘야지. 그리고 키스도 하고, 또……. 마지막으로 성산하를 보았을 때의 기억에 얼굴이 붉어졌다. 서서히 열이 오르는 아래에 몸을 뒤척이다 한숨을 뱉었다.

“썅, 이게 다 성산하 때문… 변태 새끼.”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도 모르는 욕을 중얼거리며 손을 아래로 했다.

이젠 어떻게 하는지도 알아 단단해진 아래를 슬쩍 쥐었다. 어릴 적 침대에 성기를 누르며 몰래 해 본 적은 있어도 이렇게 내 의지로 직접 잡아 쥐는 처음이었다. 그래서일까, 어떻게 해도 성산하가 해 줄 때만큼 좋지가 않았다.

“……피곤해서 그런가.”

영 꺼림칙한 기분에 결국 혼자서 해결하는 걸 포기하고 손을 뗐다. 아래도 일심동체라 어느새 힘이 빠져 민트를 먹지 않아도 됐다.

“됐어. 별로 좋지도 않은 거. 잠이나 자야지.”

눈을 감았다. 그날 밤엔 오랜만에 꿈을 꿨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날이 오기만을 기다렸으니까.’

품 안의 태제헌이 마지막 숨을 내뱉었다. 사방의 어둠이 성큼성큼 거리를 좁혀 왔다. 안고 있던 몸에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며 속절없이 영원의 뇌옥으로 끌려갔다.

머리 위 깜빡거리는 조명, 눈앞의 철문과 작은 창. 녹스의 그 감옥이었다. 단단하고 거대한 문에 겁먹어 구석으로 가 몸을 웅크렸다.

‘또 얼마나…….’

홀로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누군가 나를 불렀다. 무릎에 묻고 있던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자 영영 열리지 않을 것만 같던 문이 열렸다.

‘의진아.’

‘성산하?’

그렇게 바라 마지않던 순간. 그 자리에 성산하가 있었다. 나를 향해 달려온 성산하가 두 팔로 세게 끌어안았다. 답답할 정도로 강하게 끌어안은 품 안에서 겨우 안정을 찾았다.

‘그런데 조금…, 조금 답답…….’

헉, 작게 숨을 들이쉬며 눈을 떴다. 몸 위를 둘러 안은 팔에 놀라기도 잠시, 가슴 쪽에서 예쁜 반지를 끼고 있는 하얗고 곧은 손가락을 발견했다. 그제야 내 등을 감싸고 있는 것이 익숙한 품이라는 것을 기억해 냈다.

옆으로 누운 채로 눈을 깜빡였다. 창밖을 보니 아직 어두컴컴한 밤이다. 침대 옆 협탁에 커다란 꽃다발이 놓여 있었다.

‘언제 온 거야…….’

몰래 온 것도 모자라 깨우지도 않고 내 침대에서 함께 자다니. 깨울까 싶었지만 이 고요한 시간이 좋아 가만히 있었다.

잠이 오지 않아 깨어 있었던 것이 문제였을까, 귓가에 들리는 숨소리와 목을 스치는 숨결에 아랫배가 간질거리기 시작했다. 자기 전 그냥 무시했던 아래에 다시금 슬금슬금 힘이 몰렸다.

‘잠깐, 이러면…….’

다른 생각을 하려 애썼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발기해 버렸다.

무슨 변태도 아니고. 낯부끄러운 상황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때 뒤척이던 성산하의 팔이 떨어져 조금 아래로 내려갔다. 이러다 손과 닿기라도 하면 곤란한 상황이 생길 것 같아 고민하다 손과 성기 사이에 이불을 끼워 혹시 모를 일을 방지하기로 했다. 성산하가 깨지 않게 조심조심 이불을 끌어모으는데 성산하의 뒤척임에 손이 빗나가 그대로 아래를 스쳤다.

“힉……!”

아찔한 기분에 헛숨을 들이켰다. 아까는 그렇게도 무뎠던 감각이 지금은 왜 이렇게 예민하게 느껴지는지. 이불만 붙잡은 채 겨우 쾌감을 삭이는데 갑자기 옆구리 아래로 다른 손이 쑤욱 들어와 몸을 안고 뒤로 끌어당겼다.

“혼자 뭐 해?”

“서, 성산하?”

“애인이 옆에 있는데 서운하게.”

놀라 입만 뻐끔대는데 성산하의 손이 순식간에 바지를 벗겨 내 아래를 쥐었다.

“응… 앗, 성, 산하…… 잠깐.”

잠든 적 없던 것처럼 또렷한 목소리에 당황했지만 손 전체로 감싸 쥐고 위아래로 천천히 흔드는 손길에 머릿속이 하얘졌다. 아깐 하나도 느껴지지 않던 게 왜 이렇게…!

“너 때문, 이잖…. 잠깐 나, 진짜 쌀 것 같아, 야…!”

“쉿, 조용히 해야지. 공방이잖아.”

“흡, 아아…….”

질척해진 귀두 끝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손길에 결국 참지 못하고 등을 둥글게 만 채로 성산하의 손에 모두 싸 버렸다. 가쁜 숨을 내뱉는데 성산하가 목가에 살짝 입 맞추며 말했다.

“……화났어?”

“허억…, 뭐, 가.”

“며칠간 연락도 안 받고 잠적했잖아.”

그제야 기사 얘기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았지만 다정한 어투로 화났냐 묻는 성산하의 목소리를 들으니 속에서 조금 부아가 치미는 느낌이었다. 입술을 삐죽대다 퉁명스럽게 물었다.

“기사 뭔데.”

“내일까지 정정 보도 나갈 거야. 그런 말도 안 되는 스캔들이 날 줄은 몰랐는데 내가 안일했어. …미안해. 의진아. 꽃도 사 왔는데.”

애교부리듯 얼굴을 비비적거리며 화를 풀어 달라 속삭이는 목소리에 헛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 여전히 예뻐서 더 화난 척하기도 힘들었다.

“화 안 났어. 던전에선 언제 나온 거야? 전화했었는데.”

“어제. 좀 더 빨리 오려고 워프들 통과하느라 통신이 끊겼었나 봐. 그래도, 빨리 와서 다행이야. 의진이 혼자 그러고 있을 줄은…….”

“씹, 내가 언제!! 그런 거 아니거든. 그냥 남자라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게다가 어제 민트도 안 먹고 자서…….”

“민트 먹어야 할 일이 있었나 봐?”

“이익…….”

정곡을 찔려 입술을 깨물었다. 실실 웃은 성산하가 깨문 입술 위로 가볍게 입 맞추며 속삭였다.

“나 없을 때 형 생각하면서 했어? 몇 번이나? 앞으로 했어, 뒤로 했어?”

“한 번밖에, 못, 했… 당연히 앞으로 했지. 변태 새끼야.”

“흐응…. 큰일이네. 의진이 앞으론 만족 못하잖아.”

“우웃…….”

두 팔로 껴안은 성산하가 날 돌아 눕히곤 얼굴에 쪽쪽 입 맞췄다. 다리 사이로 허벅지를 끼워 넣더니 은근히 누르며 자극하는 통에 찌릿찌릿한 감각이 퍼져 다시금 아래가 단단해졌다.

맥을 못 추고 당하기만 하는 게 억울해 손을 내려 성산하의 것을 덥석 잡았다.

“너도 벗, 어.”

손안에 잡히는 성기는 어떻게 이 지경이 되고서도 여유로울 수 있는지 의아할 정도로 뜨겁고 단단했다. 잡은 채로 꾸물거리자 성산하가 웃더니 갑자기 날 휙 들어 제 위에 올렸다.

“공방이라 끝까진 못하겠고. 다리 벌려 봐.”

“뭐, 뭐 하려고.”

슬쩍 벌린 허벅지 틈 사이로 성산하의 흉흉한 좆이 파고들었다. 한쪽 무릎을 세워 날 제 다리 사이에 가둔 성산하가 천천히 허리를 쳐올렸다.

“하아……. 강의진, 의진아.”

존나 변태 같은 자세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다리 사이에 끼워진 성산하의 것이 너무 뜨거웠다. 성산하의 귀두 끝이 음낭과 회음을 꾹 누르고 지나갈 때마다 묘한 쾌감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귓가에 스치는 성산하의 달뜬 한숨에 눈을 질끈 감은 채 목에 얼굴을 묻었다.

허리를 잡고 있던 손이 스르르 내려가 아래 구멍을 더듬었다. 며칠만이라 꼭 닫힌 주름을 아쉽다는 듯 둥글게 매만지다 천천히 힘을 줘 안으로 파고들었다. 체액에 젖은 손가락이 느리게 내부를 넓히며 느끼는 곳만 꾹꾹 눌러 대니 죽을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흠칫흠칫 떨면서 성산하와 내 사이에 끼워진 성기를 비비적거렸다.

“흐, 으으…….”

“엄청 씹어 대네. 그렇게 좋아?”

“더, 더 세게… 응…….”

성산하의 입술을 찾아 파고들어 두꺼운 혀를 갈급히 빨았다. 달게만 느껴지는 키스에 열중할 무렵 성산하의 허리 짓이 빨라지고 뒤를 헤집는 손가락도 퍽퍽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이어졌다.

“웅, 우으……!”

허벅지 사이가 데일 것처럼 뜨거웠다. 결국 이기지 못하고 먼저 절정에 달한 내가 힘이 빠진 몸을 축 늘어뜨리자 성산하가 가볍게 엉덩이를 때리며 허벅지를 조이라 혼을 냈다.

성산하가 가쁜 숨을 내뱉으며 흐물흐물 풀어진 구멍에 귀두를 꾹 눌렀다. 뜨끈한 정액이 엉덩이 위까지 쏘아지고 구멍 주위를 더럽혔다. 주륵 회음을 타고 흐르는 정액에 기분이 이상해 파들 몸을 떨었다. 어깨에 입을 맞춘 성산하가 넌지시 물었다.

“…이대로 잘 거야? 몸 닦아 줘?”

“……아니. 씻고 잘래.”

몸을 일으킨 성산하가 나를 들어 안고 욕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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