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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4화 〉애 딸린 유부녀한테도 따먹힘: 4화 (224/225)



〈 224화 〉애 딸린 유부녀한테도 따먹힘: 4화

아아, 데이트라, 데이트.

공주님과도 해봤고, 슈가와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 일상생활과 데이트의 경계가 흐려졌고, 로렐라이님이나 아르민님과는 아직 해보지 않은 그것.

“설마... 데이트가 뭔지도 모르는 건 아니겠지? 뭐, 몰라도 별 상관은 없어. 내가 친히 가르쳐줄 테니까. 일단 같이 백화점에나 놀러 가보자.”

“네... 오늘 하루, 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칼디르는 한나가 자연스럽게 내미는 손을 엉거주춤 잡고는 고급 차들이 쫙 늘어서 있는 그녀의 개인 주차장까지 함께 걸어가면서도 한나의 입에서 튀어나온 ‘데이트’라는 단어에 내재된 의미에 대해 계속해서 생각해보았다.

데이트. 보통은 남성과 여성이 함께 영화도 보고, 어디 놀러 가서 재밌게 놀다가 배고프면 밥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늦은 시각에 섹스가 마려우면 모텔 들어가서   조지고 나오는 행동을 이르는 말.

다른 누구도 아니고 패권국의 아내씩이나 되시는 분이 내 앞에서 저렇게 민망한 차림으로 떡하니 서 있는 걸 보면 설마하니 오늘 하루 동안 어디 놀러 다니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헤어질 것 같지는 않고... 아마도 끝까지 가게 되겠지.

한나와 함께 하는 데이트라... 황가의 일원이신 공주님이나 귀족 가문에서 나고 자란 로렐라이님, 아르민님이 가진 것보다 훨씬 많은 재산을 가진 그녀와의 데이트라면 아마 끝까지 가게 되는 과정도 절대로 평범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도 기쁘지 않아. 하아아, 이제는 하다못해 애 딸린 유부녀까지 이 야릇한 엉덩이로 유혹해버리고 말았구나. 이게 다 내 업보겠지.

딱히 내가 의도한 일도 아닌데 여자들을 이 정도로 잘 꼬셔낸다면... 내 몸에  문제가 있다고 진지하게 생각해볼 때가  게 아닌가 싶어진다.

특히나... 남자들을 내 편으로 끌어들일 때는 내게 엄청난 기술과 정보가 있으며, 나름대로 국가를 이끌어나갈 이데올로기 역시 제시할 수 있음을 피력하는 등 제법 공을 들여야만 하지만, 여자들은 나를 만날 때마다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죄다  엉덩이만 요구하는 판국이니... 이 부분을 생각하면 자괴감의 농도가 더더욱 짙어진다.

‘내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형의 페로몬... 중화제나 억제제 따위를 만들려면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런데 이런 식으로 고민을 해봐야 이미  페로몬에 현혹당한 여성들을 원상태로 돌려놓는 일에는 그다지 쓸모가 없을 거고, 그들이라면 치명적인 페로몬의 기운이 사라진 내 몸을 덮치면서 왜 그 좋은 살 냄새가 나지 않느냐고 따지고 들지도 모르는 일이다.

나의 주인님들이 나와의 섹스를 통해서 만족스러울 정도의 쾌감을 얻지 못해서 짜증나서 내 몸을 쥐어패기라도 하면 이것만큼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일도 없겠지.

칼디르의 복잡한 심경과는 다르게, 그녀가 한나의 손을 잡은 덕분에 눈만큼은 간만에 호강하고 있었다.

지평선 너머까지  이어져 있는 것만 같은 한나의 개인 주차장은  자체만으로 가히 충격적이라  수 있었고, 그 거대한 개인 주차장을 구성하는 부품으로서 차량 하나하나도 죄다 값비싼 브랜드에 화려한 외형을 갖추고 있었으니 눈이 심심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칼디르는 수천 년 치 봉급을 숨만 쉬면서 모아도 개중에  한 대도 살 수 없을 정도로 비싼  차들보다도 자꾸만 자신의 앞에서 어른거리는 한나의 요망한 빵댕이에 자꾸 눈이 갔다.
그게... 함께 손을 잡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오늘 한나로부터 선택 받은 차량은 핫핑크색으로 도색된 2인승 스포츠카. 누가 고급 차량 아니랄까 봐 위로 열리는 문의 앞에 서서  문을 여는 한나의 뒤쪽에 서게 되니... 보기 싫어도 저절로 그녀의 엉덩이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한나의 엉덩이가 눈에 담기 싫을 정도로 볼품 없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보고 있으면 또 보고 싶을 정도로 찰기가 있고 빵빵한 엉덩이였으니 눈에 두고두고 담아둘 만한 가치는 있었다. 저런 엉덩이를 가지고 있으니까... 테티스를 유혹해낼  있었던 거겠지.

“자, 어서 차에 타렴. 어머나...  엉덩이가 아무리 예뻐도 그렇지, 그런 식으로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으면 부끄럽단다?”

“죄, 죄송합니다... 그럼... 대신에... 가슴이라도 보고 있을까요...?”

엉덩이 대신 가슴을 보겠다니, 나오는 대로 막 지껄인 말이지만, 말하고 보니 나도 이게 무슨 헛소리인지 고개가 갸웃거려질 정도다.

“흐음... 우리 아기, 귀엽게 생겨가지고는 음란한 말을 잘도 하는구나...? 뭐, 네 눈을 어디에 둘지는 알아서 해. 내가 운전석에 탈 테니까, 너는 그 옆에 앉아.”

한나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칼디르의 말에 대답한다. 츄릅 거리는 소리와 함게 혀까지 낼름 거리는  보면 칼디르의 말을 듣고는 오늘밤 무엇을 할지를 재빠르게 머리를 굴리기라도 한 모양인데... 칼디르는 애써 그녀의 야릇한 눈빛을 모른 체해가며 질문했다.

“그... 직접 운전하시는 건가요?”

“너도 이 손맛을 알고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가끔은 기사를 쓰거나 파일럿 AI한테 맡기는 것보다는 내 손으로 핸들을 잡아보는 것도 재미가 있어. 고민하지 말고, 어서 타.”

칼디르는 얌전히 그녀가 직접 운전하는 차에 탑승했는데, 차안 역시 화려한 외형에 걸맞게 최첨단 옵션들과 앉자마자 온몸에 녹아 내려버릴 것만 같은 푹신푹신한 좌석의 조합에 순간적으로 넋을 놓고 말았다.

그래도 나름 한 제국의 황족으로 태어나신 공주님과 함께 시간을 보낼 때도 누려  적이 없고, 나 스스르도 이러한 사치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어서 내 초능력을 가지고 여러 가지 물건을 만들어낼 때 사치품 쪽으로는 손도 대지 않았는데... 안팎으로 너무 화려해서 어디에다 눈을 둬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

“칼디르, 우리 지금 데이트 중이라는 건 기억하고 있지? 조수석에 탄 사람이 그렇게 가만히 있으면 안 되지. 그 야한 입은 자지나 보지를 빨아줄 때만 사용하는 거니? 나한테 말이라도 좀 걸어 봐봐.”

“자, 자지, 보지...? 그, 그러니까... 예... 그, 오, 오늘 날씨가 참 좋은 것 같네요...”

“어휴... 긴장 좀 풀어. 그렇게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이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면서 말도 더듬는 모습, 아주 보기 좋지 않아. 뭣하면 네가 조금 전에 말한 대로 내 가슴이라도 보면서 이야기하던가.”

“네... 그, 그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실례...할게요...”

칼디르는 고민 끝에 한나의 가슴에 시선을 고정하기로 했다. 군사용 차량이라면 모를까 이런 휘황찬란한 민수용 차량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데다, 바깥으로 보이는 번쩍이는 카테스 제국의 수도상을 넋놓고 감상하기에도 뭐했기 때문이었다.

한나의 알몸에서 시선을 피하고자 창문 바깥에 눈을 둔다고 해도 사람끼리 대화할 때는 눈을 똑바로 마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나가 따지기라도 하면 어차피 다시 그녀를 향해 눈을 돌려야  거...

그녀의 몸에서 시선을 뗄 수 없다면 가죽 시트에 감싸인 탱글탱글한 엉덩이나 물기가 묻어있는 보지 구멍을 쳐다보고 있는 것보다는 그녀의 가슴을 보고 있는 편이 조금은  노골적이겠지.

사실... 촉촉이 젖어 있는 보지와 애널 구멍을 가려주는  가지가 없어서 그녀의 엉덩이를 보고 있으면 민망해지는 건 맞는데, 그녀의 가슴이라고 딱히 상태가 더 나은 것은 아니었다. 나도 공주님께 이끌려 잠깐 해봤다가 풀어버린 유두 피어싱을 신체의 일부인 것처럼 하고 다니는 한나의 모습은... 귀부인이라기보다는 사창가의 고참에 가까워 보인다.

내 흉부에 달린 지방 덩어리와는 정반대로 한나의 앙증 맞은 A컵 가슴은  손에 모두 거머쥘  있을 정도로 작아보였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조물딱거리는 재미가 있어 보인다.

가슴과 엉덩이가 모두 폭력적일 정도로 크다면 자칫 전체적인 균형이 흐트러져 몸매가 형편없어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작은 가슴과 큰 엉덩이라는 조합은 가히 신의 한수라  만했다.
바로 옆에 큼지막한 젖탱이와 빵댕이를 모두 달고 태어난 내가 있어서 그렇지... 한나의 몸이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놈의 유두 피어싱만 아니었더라면... 세상에나. 부자랍시고 그 비싼 골드 다이아몬드 재질로 만들어 놨잖아. 저거 팔면 돈이 도대체 얼마냐.

이제 보니 유두 피어싱끼리 사슬로 연결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클리토리스에 매달아 놓은 링에도 사슬이 연결되어 있네. 클리토리스 피어싱은 나조차 해보지 않은 것인데... 뛰는 년 위에 나는 년 있다는 말이  상황을 두고 한 말인가?

칼디르는 한나가 직접 모는 차를 타고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동안 그녀와는 형식적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면서, 여태까지 자기가 여러 여자의 배 밑에 돌아가며 깔리면서 앙앙거렸던 일은 잠시 잊은 채, 한나의 관능적인 몸매를 감상하기에 바빴다.

한나 역시 칼디르가 자신과의 대화에는 대충대충 임하면서 눈동자를 굴려가며 자신의 알몸을 감상하는 데 정신이 팔려있다는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는지, 얄궂은 미소를 입에 머금었다.

노화 방지 기술의 수혜를 제대로 받은 덕분에 한나의 외모도 칼디르에게 꿇리지는 않았지만, 실제 나이 차이로는 100살이 넘는 간극이  사람의 사이에 있었다.

그런데 지금 상황으로 말할  같으면... 자기보다 한참이나 어린 여자 아이가 자신의 알몸에 관심이 있다는 듯이 가슴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가끔 대담하게 보지 구멍 쪽을 흘끗거리는 상황이었으니만큼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자부심이 넘쳐 흐르지 않는  이상했다.

‘후훗, 열심히 몸매 관리를 한 보람이 있었다니까. 사실은... 내가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기술이 알아서  몸매를 관리해준 거지만 말이야... 아, 안 되겠다. 이 아이도 내 몸에 관심이 많은 모양이니까, 오늘 즉석 데이트의 계획을 대폭 수정해야겠어.’

그래도 이왕 차를 타고 나온 김에 바로 모텔로 골인하기에는 차마 뭐 했던 한나는 일단 첫 목적지로 잡은 백화점에 그대로 차를 몰고 갔다.

칼디르는 거기서 뜻하지 않게 심부름꾼이 되어 한나가 여러 매장을 전전하며 부스 단위로 싹쓸이해오는 값비싼 사치품들을 떠안아야만 했다. 칼디르에게는 언제든지 다른 공간으로 갈 수 있는 통행권이 있었으니 그다지 무겁지는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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