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Chapter 2. 연애 조작단 (2/13)

Chapter 2. 연애 조작단

“으악!”

연우는 혼이 빠진 얼굴로 잠에서 깨어났다. 무언가 악몽을 꾼 것 같다. 하지만 어제 했던 웃기지도 않는 연애 코칭 약속은 꿈이 아니었다. 강재하가 보내온 모바일 전시회 티켓이 그 증거였다.

강재하는 결국 후배로부터 원하는 바를 쟁취했다. 연우의 수락에 울상이던 선배의 얼굴은 언제 그랬냐는 듯 환한 미소로 물들었다. 아, 속았다. 깨달았을 때는 이미 모든 상황이 종료된 뒤였다. 선배는 반강제로 연우의 강의 시간표까지 받아 내곤 어쩜 이런 우연이 있느냐며 기뻐했다.

- 나도 금요일이 공강인데, 너도네. 역시 공강은 금요일이 최고야.

그러더니 이어서 했던 말이 가관이었다.

- 내일이 마침 금요일이네? 어디 좀 같이 가자.

‘어디’가 어디인지 설명조차 없었다. 선배는 내일 아침이면 알게 될 테니 기대하고 있으라고 했다. 그게 어디든 좋으니 법원이나 경찰서만은 아니기를 기도했다.07-06

다행히 데이트 연습을 하자는 뜻이었나 보다. 아침부터 재하가 보내온 입장권은 <불신의 순간의 유예>라는 제목의 예술가 헤르난 바스의 그림 전시회 티켓이었다. 연우가 몇 달 전 DM으로 강재하에게 가고 싶다고 언급했던 전시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같이 가고 싶다는 말은 절대 아니었다. 운명의 신은 게이를 미워하는 게 분명했다.

“여길 저 사람이랑 가게 될 줄이야…….”

헤르난 바스는 남성을 성애의 대상으로 하는 게이 화가였다. 그래서 차마 갈 용기를 내지 못했던 전시회이기도 했다. 헤르난 바스 전시에 가는 행위는 걸어 다니는 커밍아웃이 되는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갔다가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어쩌냔 말이다. 그러나 강재하는 아주 쉽게 연우가 두르고 있던 마음의 벽을 깨 버렸다.

1기 강재하일어났어? 오늘 2시, 마곡 전시관 앞에서 봐.오전 10:17

네.오전 10:2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