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힐, 힐, 힐!-49화 (4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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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바라보는 까만 눈동자가 이 모든 것이 대단치 않은 일이라는 양 자연스럽게 모니터를 향하지 않았더라면, 고신재는 제 컴퓨터 앞에 앉은 백한빈을 보며 계속 얼어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고신재는 가볍게 소름이 올라올 정도로 뻣뻣하게 긴장한 제 목 뒤를 느끼면서 여느 때처럼 입꼬리를 잡아 올렸다.

“-아, 어. 그래. 잠금 풀어줄게.”

“씻으러 간다고 하지 않았어?”

“가운을 여기 두고 가서.”

고신재는 제 죄책감이 낳은 긴장으로 천천히 속도가 붙기 시작하는 심장을 모르는 척하며 키보드 왼쪽의 숫자패드 위로 손가락을 움직였다.

753951.

흔하다 못해 뻔한 비밀번호지만 덕분에 잊어버리는 일은 없었다.

컴퓨터의 잠금을 풀자 모니터 가득 파란 바탕화면이 떴다.

“…….”

고신재는 이 순간, 백한빈의 시선이 모니터에 기묘할 만큼 조용히 꽂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분명히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걸 거로 생각했다.

걱정할 건 없었다.

사실 그는 컴퓨터에 있는 가나다라123의 모든 흔적을 지운지 오래다.

게임도, 채팅 프로그램도 모두 다 지웠다.

연락이 끊긴 ‘1순위 연애 상대’를 두고 종종 우울해 하는 한빈을 모르는 척하는 건 물론 힘들었지만, 하마와 거리를 두는 것이야말로 더 일찍 해야 했던 일이었기에 꽤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고신재는 백한빈이 제가 아닌 모니터를 보고 있어 다행이라 생각하며 의자에 걸쳐둔 가운을 움켜쥐었다.

혹시라도 한빈이 쓰러진 건 아닌가 싶어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채로 들어왔던 때와는 또 다른 의미로 속이 일렁였다.

“그래, 그럼 나 정말 씻고 올게. 편히 과제 해.”

“……이상하네.”

하지만, 오늘 그가 올라탄 롤러코스터는 이제야 막 변곡점에 들어선 거나 다름없었다.

“신재 넌 집에서는 게임 안 하나 봐?”

너무 놀라면 빠르게 요동치는 박동을 자각도 못 할 정도로 싸늘하게 얼어붙는다. 고신재는 25년 인생에서 그 사실을 지금 이 순간 처음 알게 됐다.

이 끔찍한 상황에서 그나마 다행인 걸 찾자면 제가 옅은 미소를 띤 얼굴 그대로 굳었다는 것 정도뿐이다.

고신재는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입술을 움직여 간신히 대답을 토해냈다.

“뭐?”

“바탕화면에 게임 아이콘이 하나도 없길래. 이것저것 한다고 하지 않았어?”

“요즘은 좀 바빠서. 보이면 하고 싶으니까 지웠어.”

“…….”

찝찝한 몸을 씻고 싶다던가 하는 생각은 이미 머릿속에서 완전히 날아가 휘발된 지 오래다.

입 밖으로 변명을 꺼내는 목소리가 갈라지거나 더듬지 않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등줄기로 식은땀이 날 지경이다.

고신재는 아이콘이 몇 개 없는 컴퓨터 바탕화면을 빤히 눈에 담는 백한빈을 살짝 훔쳐보며 숨을 죽였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순간만큼은 사진과 교양에서 처음 만났던 그 날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뚱한 얼굴 너머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들여다볼 수 없던 그 날로 말이다.

딸깍, 딸깍.

백한빈이 마우스를 휙휙 움직이는 소리가 유독 크게 났다.

여전히 고개를 들지 않고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던 백한빈이 짧은 침묵을 깨고 다시 입을 연 건 그때였다.

“-보통,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포맷까지는 안 하지 않아?”

오늘 한빈은 종일 말이 별로 없었다.

얼마나 피곤한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멍하게 강의실에 앉아서는 제가 온 것조차 모를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 한빈은 지난 몇 시간보다 훨씬 많은 문장을 쏟아내고 있다.

하필 제가 샤워하러 들어간 틈을 타서 앉은 컴퓨터를 보면서 말이다.

……여기 오니까 긴장이 풀려서 그런 거겠지. 고신재는 꼭 지독한 갈증에 시달리는 것처럼 따끔거리기 시작한 목을 무시하며 그럴듯한 목소리를 긁어냈다.

“그런가?”

“누가 게임 끊겠다고 포맷을 해. 그냥 지우고 말지.”

“컴퓨터도 좀 느려졌길래, 겸사겸사. 버튼 몇 개 누르면 되던데.”

“-그래서 게임 실력이 그렇게 들쭉날쭉한가?”

“……응?”

“왜, 저번에 PC방에서는 완전 브론즈더니, 걔랑, 그러니까 ‘가나’랑 같이 했을 땐 잘했잖아. 게임을 맨날 이렇게 하다 안 하다 반복하다 보면 기복이 좀 생기는 걸까?”

기묘한 질문의 연속에 고신재는 잠시 숨 쉬는 것조차 잊고 침묵했다.

고점까지 올라갔던 롤러코스터가 아래로 추락하는 순간에는 그 속도 때문에 빠르게 뛰던 심장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속이 서늘해진다는 걸, 백한빈의 목소리로 알고 싶지는 않았다.

“PC방은……, 그때 처음 가 봐서.”

“그럼 다이아까지 어떻게 올렸어? 집에서?”

“응.”

“혼자?”

고신재는 대답 대신 어깨를 작게 으쓱했다.

여전히 제 얼굴 대신 컴퓨터 모니터만 들여다보고 있는 한빈이지만, 왜인지 백한빈도 저와 마찬가지로 모든 신경을 이쪽에 쏟아붓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백한빈은 그 무던한 척하는 움직임에 작은 회신을 돌려주었다.

“아하…. 그렇구나.”

고신재는 순간 날 선 얼음 파도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저를 덮치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느긋한 얼굴을 걸고 있는 건 어쩌면 저뿐만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상상이 머리를 잠식했다.

언제나 제 몫이었던 불안함이 드디어 숨통을 조이기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뭔가 이상하다.

뭔가, 잘못됐다.

온전히 생존을 위해 환경의 변화에 민감해진 고신재의 직감이 슬금슬금 목덜미를 움켜쥐었다.

지금 백한빈은 그저 피곤한 게 아니다. 또, 아무 의미 없이 실없이 질문을 던진 것도 아니다. 고신재는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하는 채로 확신했다.

하지만 문제는, 백한빈이 달라진 기점을 짐작조차 할 수 없다는 거다. 하필 요즘 공연 준비 두 개가 동시에 겹치면서 공백이 적잖았던 터라, 평소에 늘 붙어 다녔던 건 아무런 도움이 안 됐다.

백한빈이 언제부터 말수가 줄어들고 생각을 알 수 없게 되었을까.

연락이 더뎠던 어제?

아니면, 종일 창백한 얼굴로 식사도 제대로 못 하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다녔던 오늘? 아니면 그 전의 일인가?

-아니, 애초에 대체 뭐 때문일까?

고신재는 필사적으로 제 머릿속을 헤집었다.

하지만 어떤 시점을 정확히 짚어내는 건 불가능했다.

그저 막연하게 ‘그러고 보면 이거, 제법 된 일 아닌가?’ 하는 서늘한 깨달음만이 뒤따랐을 뿐이다.

고신재는 목욕 가운을 움켜쥐고 거의 도망치듯 침실을 빠져나왔다.

백한빈과 함께 있지 못해 안달이었던 그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의 곁에서 떨어져 머리를 식힐 여유가 필요했다.

“……아냐. 아니겠지.”

고신재는 미친 듯이 달음박질 치는 제 심장을 달래보려는 듯 작게 중얼거렸다.

분명 다 잘 되고 있었다.

제게 고백하는 백한빈을 찬다느니 하는 괘씸한 계획은 진작에 폐기처분 했다지만, 현실의 제가 온라인 속 가나다라123과의 자리를 차지한다는 궁극적인 목표에는 나날이 가까워져 가고 있었다.

백한빈이 집에 들락날락하기 시작하면서 혹 오늘 같은 날이 올까 봐 컴퓨터를 포맷한 이후로는 자연스럽게 게임 접속이 어려워졌고, 매일같이 일상을 주고받았던 연락 역시 자연스레 며칠에 한 번 될까 말까 한 정도로 멀어졌다.

심지어, 한빈이 ‘가나’에게 준 선물들은 형 고진영의 방 옷장 깊숙한 곳에 숨겨둔 다음 문까지 잠갔다.

문제될 건 없었다, 어디에도.

고신재는 감히 그렇게 생각했다.

요즘 너무 바빠서. 그리고 오늘 온종일 한빈이가 아파 보여서, 그래서 너무 과민해진 탓일 거다.

그러니까…….

일그러진 소망을 끈적한 거미줄처럼 이어가던 남자는, 이내 신경질적으로 제 머리를 헝클어트리며 답지 않게 욕실의 문을 쾅, 소리 내어 닫았다.

* * *

기말고사가 시작된 학기말의 학교는 디스토피아 세계관에서 학점을 찾아 떠도는 좀비 무리의 집결지 그 자체다.

그들은 모자를 즐겨 쓰며, 평소에는 렌즈를 끼던 사람들도 안경을 끼고 한 손에는 커피를, 다른 한 손에는 프린트물 묶음을 들고 힘없이 걸어 다닌다.

이 시기에는 다음이 없다.

‘중간은 망쳤으니까 기말로 만회해야지’ 같은 속 편한 소리는 더이상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여기.

좀비 부대 중 유독 곰을 닮은 사진과 3학년 김푸름은 터덜터덜 휴게실로 걸어와 곧장 소파 위에 슬라임처럼 늘어져 자신의 패배를 선언했다.

“나 교양 하나 사망 확정.”

물론 그 장렬한 선고를 귀 기울여 들어주는 사람은 단 한 명뿐이었다.

바로 두 시간 뒤 있을 전공 이론 과목의 벼락치기 공부를 하면서 쉼 없이 볼펜을 움직이고 있던 백한빈이다.

“왜?”

“아니, 어떻게 찍어준 5개 중에서 3개 외웠는데 안 외운 것만 나오냐고. 완전 헛소리 깜지만 썼다니까.”

“교양은 2학점이지만 두 시간 뒤에 있을 전공은 3학점인데 그거 한 번이라도 더 봐야 하지 않겠어?”

징징대는 소리를 받아주는 것보다 지금 당장의 현실적인 타개책을 제언하는 목소리는 얼핏 들으면 마냥 무뚝뚝하기만 한 것 같다.

하지만 김푸름은 하던 공부를 멈추고 바닥에 떨어져 굴러다니는 제 가방을 주워들어 의자에 걸쳐주는 제 친구를 모를 만큼 눈치 없지는 않았다.

“아, 진짜 며칠만 빡세게 해야지. 백, 나 1층 카페에서 커피 사 올 건데. 뭐 마실래?”

“-어, 나 에이드나 프라페.”

“어엉~.”

소파에 널브러졌던 푸름은 반쯤 비뚤어졌던 모자를 더 푹 눌러 쓰고는 여전히 흐물흐물한 채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전공 필기가 남은 두 시간 동안 바짝 벼락치기를 하기에는 얼음이 한가득 든 음료만큼 좋은 게 또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무기력하게 자리에서 일어난 모자 쓴 좀비보다 빠른 게 있었으니, 바로 양손에 종이 캐리어를 들고 성큼성큼 걸어온 장신의 미남이었다.

하나같이 칙칙한 몰골로 기어다니는 이들 사이에서 인류를 구원할 백신을 가진 유일한 주인공처럼 혼자 반짝거리는 그는, 막 엉덩이를 떼고 일어난 김푸름과 아직 그를 눈치조차 못 챈 백한빈 쪽으로 곧장 성큼성큼 걸어왔다.

“마실 거 사 왔어.”

“…어, 왔어. 고마워.”

“평소에 좋아하던 청귤 에이드는 이제 안 나온대서…. 신 거는 싫어하고. 그래서 자몽으로 사 왔는데. 괜찮아?”

“응. 자몽 좋아해.”

“점심은 먹었고?”

“점심-, 아, 그냥 입맛이 없어서. 이따 전공 시험 끝나고 먹을까 싶은데.”

덩달아 제 앞에도 평소에 즐겨 마시던 카페라떼가 함께 놓인 김푸름이 감사를 말할 새는 어디에도 없었다.

고신재의 시선이 눈가 가득 피곤을 매달고는 크게 기지개 켜는 백한빈에게서 1초도 떨어지지 않아서였다.

“너 아침도 잘 안 먹잖아.”

“으응- 그렇긴 하지만.”

“어제도 속 안 좋아서 점심은 빵 한 조각 먹고 저녁은 굶지 않았나?”

“……내 식단일기라도 써?”

“아무리 그래도 빈속에 마시면 안 좋을 텐데, 그거.”

자신의 몫으로 사 온 듯한 아메리카노는 캐리어에서 꺼내지도 않은 고신재는, 백한빈이 자몽 에이드의 빨대를 입에 물고 있는 걸 가만히 보면서 고운 눈썹을 휘었다.

그것도 잠시.

선택은 빨랐다.

“잠깐만. 음료 천천히 마시고 있어.”

나직한 중얼거림을 남긴 남자는 자리에 앉지도 않고 곧장 뒤돌아 발을 옮겼다.

남은 건 생명수를 얻은 사진과 좀비 둘과 주인을 잃고 혼자 덩그러니 남은 아메리카노뿐이다.

김푸름은 성큼성큼 뒤돌아 빠져나가는 늘씬한 뒷모습을 저도 모르게 눈으로 좇았다.

그건 학교 안에 있는 카페도 아니고 교양동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정문 앞의 카페라떼를 이렇게나 편히 마시면서 고맙다는 말은커녕 인사조차 못 건넨 게 머쓱해서만은 아니었다.

푸름은 자몽 에이드의 까만 빨대를 입에 물고 펜을 움직이고 있는 제 친구를 향해 슬쩍 말문을 열었다.

“…고신재 쟤는 공부 안 해?”

“하지 왜 안 해.”

“그럼 시험 끝나자마자 카페 가서 음료 사 온 건가.”

“아니. 아침에 나랑 같이 교양 시험 보고 나서 전공 연습 갔었어.”

고신재의 동선을 대충 그려본 푸름의 미간이 슬쩍 좁혀졌다.

한국대학교에서 교양동은 학교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다.

교양동에서 아침 일찍 시험을 보고, 교양동에서 정 반대에 있는 예술대 건물로 가서 몇 시간이나 연습하고, 그 다음엔 학교 안의 수많은 작은 카페들을 다 무시하고 백한빈이 좋아하는 정문 앞 카페까지 갔다가 교양동 5층까지.

심지어, 이제는 예민함에 쫄쫄 굶은 백한빈의 요깃거리를 사러 또 어디론가로 사라졌다.

푸름은 효율성 따위는 저 멀리 저버린 고신재의 마지막 표정을 떠올리며 턱을 긁적였다.

솔직히 그는 조금 전부터 고소한 커피보다 한층 위에서 계속 입안을 굴러다니는 질문이 있었다.

푸름은 휴게실 저쪽에 앉은 무리가 길게 기지개를 켜며 빠져나가는 걸 보면서 슬쩍 모르는 척 물었다.

“…호옥시, 말이다.”

“어어.”

“고신재가 백한빈 너한테 뭐 잘못이라도 했냐?”

김푸름이 실없는 소리를 하면 백한빈은 그걸 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 흘려보낸다. 그건 곰과 뼈다귀 듀오의 작은 약속 아닌 약속 중 하나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백한빈은 푸름이 제게로 몸을 기울이고 작게 귀엣말 한 장난스러운 질문에 고개를 확 쳐들고는, 뾰족한 눈꼬리 끝이 동그랗게 보일 정도로 눈을 크게 뜬 채로 되물었다.

“뭐?”

“아니. 뭐…, 그냥. 너희 둘 참 보기 좋아. 가끔 보면 아주 둘만의 세계라니까? 커퀴의 표본이 따로 없다, 싶어. 그런데 그냥 요새 고신재 쟤 좀 너한테 너무…… 그러는 거 아닌가 싶단 말이지.”

“너무 그러는 게 뭔데?”

덕분에 고신재가 돌아오기 전에 커피나 마시면서 잠깐 딴짓이나 할까 싶었던 김푸름은 머릿속으로 온갖 계산이 핑핑 돌아갔다.

그는 백한빈의 표정을 고신재보다도 더 잘 아는 남자다.

푸름은 제가 툭 던진 말에 세상 무심하게 펜을 굴리던 제 친구가 정말 진심으로 깜짝 놀랐다는 걸 꽤 정확히 짚어냈다. 거기에 여전한 척하는 질문에 담긴 단 한 줌의 긴장감도 물론이었다.

요놈의 입, 입, 입!

자고로 커플 사이에 낀 친구의 제 1수칙은 말조심이었는데 실수를 했다.

전혀 싸울 일도 없어 보이던데, 뭐라도 있는 건가. 김푸름은 괜히 허허헝, 하고 사람 좋은 웃음을 흘리면서 아찔해진 속내를 감췄다.

다행히도 분위기를 환기하는 경쾌한 목소리를 내는 건 김푸름의 주특기였다.

“으하하, 뭐, 걔가 의외로 되게 연애하면 끔벅 죽는 타입이라 놀랐다는 거지.”

“…….”

“아니이, 난 그렇게 소문 화려한 인성 폭탄이 그렇게 바-짝 기어 다닐 거라고는 저엉말, 상상도….”

“뭔 소리 하나 했네. 공부나 해, 새꺄. 교양도 망쳤다면서 계속 노네.”

“하, 하핫, 응!”

푸름은 제 가방에서 얼른 프린트물을 꺼내며 헛기침했다.

하지만 이제 반대로 공부에 집중을 못 하게 된 건 백한빈이었다.

한빈은 프린트물 위의 같은 문장을 읽고 또 읽으면서 입안으로 빨려 들어오는 자몽 알갱이를 살살 혀로 뭉갰다.

사실 김푸름의 표현은 실로 정확했다.

요 며칠 고신재는 ‘기어 다니는 중이었다’.

[작품후기]

++원래 21일인 오늘 업데이트 하려고 했는데 손을 삐끗해서 자꾸 붓고 통증이 있어서요 ㅠ ㅠ. 하루이틀만 더 찜질하고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ㅠ ㅠ 좋은 주말 되세요!!

안녕하세요!

오랜만의 연재입니다.

개인적인 일을 정리하고 오느라 예상과는 다르게 연재가 늦어졌습니다. 그래도 다음 편은 2-3일 안에 가지고 올 수 있을 것 같아요. ^ ^

오늘도 잊지 않고 봐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 편은 일반편 / 노블편으로 나누어 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또, 최근 초반화에서 제가 병약한 설정을 풀어내기 위해 부주의하게 사용했던 문장을 수정했습니다. (5화 전후) 혹시라도 이를 보시며 마음이 불편하셨던 모든 독자님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 늘 주의하고 또 고민하지만 완벽하지 못한 사람인터라 끊임없이 실수를 합니다만, 느리게나마 고쳐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조만간 또 다음화로 뵙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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