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헌터는 하룻밤에…
연우의 울음이 잦아들자 정우가 다정하게 속삭였다.
“10km는 무슨. 내 눈앞에서, 내 옆에서 1m도 멀어지지 마. 계속 그딴 식으로 굴면 하기 싫어도 그럴 수밖에 없게 만들어 줄 테니까.”
“…….”
눈물이 쏙 들어갔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 인간이라면 그러고도 남을 거 같았다.
그래서 연우는 그의 1m 안, 아니 10cm도 안 될 틈에서 고개를 들고 그에게 입 맞췄다.
가벼운 입맞춤이었다. 입술만 닿았다가 떨어졌다.
왜 한 건지는 본인도 알지 못했다. 그냥 하고 싶어서, 닿고 싶어서 했다. 하고 나선 뭐하는 짓인가 싶어 잠깐 멍해지려는데. 정우가 뒷목을 잡아당겨 거칠게 입 맞췄다. 입술이 찢어져 피가 흘렀다.
놀란 연우가 어깨를 밀려 하자 바지를, 아니 엉덩이를 쥐어 터트릴 듯 세게 움켜쥐었다. 아직 수갑을 차고 있는 상태니, 힘으로는 상대가 안 될 거 같아 편법을 쓴 것이었다.
“잠, 깐.”
연우는 절 자빠트리고 위로 올라올 생각이 만만한 정우를 겨우겨우 밀어냈다.
밀어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다만 정우를 저쪽 벽에 붙어 있는 철제 쥐포처럼 만들지 않기 위해선 세심한 노력이 필요했다.
정우는 제가 몇 번이나 철제 쥐포 꼴이 날 뻔했는지 모른 채, 눈을 번뜩였다.
눈동자가 번들번들한 게 지난 한 달 반 동안 멀쩡하게 굴던 인간은 어디로 갔는지 모를 일이었다.
“지금 날 거부하는 건 좋은 선택지가 아닐 거 같은데.”
정우가 한쪽 입꼬리를 비죽 올리며 말했다.
“집으로, 집으로 가자. 일단.”
연우는 다시 정우의 수갑을 풀려 시도하며 말했다.
“그딴 말로…….”
“우리 집으로 가자, 정우야.”
“…….”
연우는 절 노려보는 눈을 더는 피하지 않았다.
정우가 연우의 손에서 열쇠를 빼앗아 제 입에 물었다. 그러곤 능숙하게 수갑을 풀어냈다.
연우는 입에 열쇠를 물고 수갑을 푸는 남자가 얼마나 먹음직한지 처음 경험했다. 그냥 할걸. 왜 ‘우리 집’ 가서 하자고 뺀 걸까. 뒤늦게 후회됐다.
이후 어떻게 ‘우리 집’까지 무사히 도착했는지. 아니, 무사히 도착한 게 맞긴 한 건지. 연우는 그 과정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차를 탄 것도 같은데, 누구 차인지 기억나지 않았다. 아마 구헌터들이 타고 온 차를 뺏어 탄 것 같았다. 운전은 정우가 했던 것 같다.
기억나는 거라곤 보조석에 앉아 잔뜩 희롱당했던 것뿐. 허벅지 사이를 주물러대는 정우의 손에 난감했던 기억만 남아 있었다. 기어를 바꿔야 해서 잠깐 손을 뗄 때마다 정우에게서 거친 욕설이 쏟아졌다.
아직도 세상은 안전한 자율 주행 자동차를 만들어 내지 못한 것 같았다. 아니면 너무 비싸서 구헌터들이 사지 못했거나.
연우는 정우의 손이 제 허벅지 안쪽을 비벼 댈 때마다 몸을 비틀며 윽, 욱, 신음을 삼켰다. 정우의 손장난에 흥분해 속옷이 축축하게 젖을 때까지 사정했다. 보다 못한 정우가 연우의 뒤통수를 잡아채 제 하체에 박았다.
연우는 엎드려 운전 중인 정우의 성기를 빨았다. 급해서 바지를 벗기지도 못하고 옷 위로 빨았다.
바지와 입가가 침으로 범벅됐다. 정우의 성기는 바지를 찢을 듯 발기했다.
숨이 막혀 고개를 들려고 하면 정우가 다시 뒤통수를 눌렀다.
“읏, 흡.”
큰 손이 뒤통수를 쓰다듬다가 꾹꾹 누를 때마다 눈앞이 빙글빙글 돌았다.
이대로 어딘가에 차를 박아 교통사고로 죽게 될까, 그의 손에 머리통이 으스러져 죽을까. 제가 어떻게 죽게 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어떻게 집에 도착은 했구나 실감한 건, 절 어깨에 짊어지다시피 들고 들어온 정우가 침대에 내동댕이치듯 내려놓았을 때였다.
연우는 매트리스에 얼굴을 박았다가 몸을 돌려 정우를 보았다. 정우는 상의를 벗길 포기하고 손으로 찢었다. 갈가리 찢기는 트레이닝복을 보는데 괜히 등골이 서늘했다.
‘수갑, 괜히 풀게 했나. 그냥 차고 있으라고 할걸.’
살짝 후회되기도 했다.
침실은 은은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수면에 방해가 안 될 정도의 빛. 이대로 추가적인 명령이 없으면 십 분 뒤 불이 꺼진다.
은은한 불빛 아래, 근육으로 꽉 짜인 상체가 드러났다. 옅게, 여기저기 흉터가 남아 있었다. 연우는 눈으로 덧그리듯 몸의 상처를 훑었다.
“계속 그렇게 봐봐.”
정우가 바지를 내리며 웃었다. 브리프를 끌어 내릴 여유가 없어 헤쳐 성기만 꺼냈다. 잔뜩 발기한 성기가 툭 튀어나왔다.
정우는 선 채로 제 것을 손으로 훑었다. 눈으론 제 침대에 어정쩡하게 누워 있는 연우를 내려다보았다. 아직 침대에 올라올 생각이 없어 보였다.
“계속, 이런 꿈을 꿨었는데.”
성기를 잡고 흔드는 손놀림이 점점 빨라졌다.
연우는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보는 것만으로도 다리 사이가 뜨거워졌다.
윽. 짧은 신음과 함께 정우가 사정했다. 정액은 고스란히, 연우의 얼굴에 쏟아졌다. 양이 많고 진했다.
정우는 마음에 든다는 듯 웃었다. 연우도 더는 두고 보지 못했다. 바로 몸을 일으켜 정우의 허리를 잡고, 막 사정한 성기를 입에 물었다. 시큼한 정액 냄새. 막 사정한 열기. 입에 문 성기는 아직도 빳빳했다.
정우가 연우의 머리카락을 움켜쥐며 허리를 쳐올렸다. 탁, 탁. 성기가 목구멍을 찔러댔다.
“으, 욱.”
연우가 혀로 성기를 밀어냈다. 정우는 연우의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귀두로 입 안쪽 살을 찔러 댔다.
“형, 맛있게 먹어야지.”
“잠, 깐. 이거, 어떻게, 너무…….”
“이거 먹고 싶다고 ‘우리 집’ 가자고 그랬잖아.”
“우욱. 윽.”
이렇게 갑자기, 거칠게 움직일 줄은 몰랐는데.
연우는 숨이 막혀 정우의 허리를 밀었다. 숨 쉴 틈을 만들려는 것뿐이었다. 입에 문 걸 뱉을 마음도, 도망칠 생각도 없는데. 정우가 느끼기에는 다른 듯했다.
“어딜 도망가.”
정우는 사정 봐주지 않고 박아 댔다.
“이로 깨물지 마, 혀로 맛있게 빨아 봐.”
“으, 우…….”
“그래, 그렇게. 하, 씨.”
정우가 연우의 입이 뒷구멍이라도 되는 듯 성기를 박아 넣었다가 빼내기를 반복했다. 입도 구멍이긴 했지만. 이런 용도로 써 보는 건 너무 오랜만이라, 연우는 버거웠다. 그때, 십오 년 전 이후로 처음이었고 마지막이었다.
숨이 막혀 헉헉댔다. 아니, 숨이 막혀 헉헉대는 건지, 다른 이유에서인지 분간이 안 갔다. 그냥 입에 든 게 욕심났다. 버거웠다. 숨이 막혔다. 그래도 빨고 싶었다.
연우는 이로 물지 않으려 애쓰며 혀로 기둥을 핥았다. 입술을 오므려 정우가 성기를 박아댈 때마다 세게 빨아 보려 애썼다. 그 서툰 입질에 정우의 허벅지가 탄탄하게 부풀었다.
등이 꺼지고 방이 어두워졌다. 어둠 속에서, 헉헉대는 숨소리와 점막과 표피가 거칠게 마찰하는 소리가 울렸다.
한참 뒤. 정우가 목구멍 안에 성기를 처넣은 채 허리를 떨었다. 뜨거운 게 목구멍으로 확 쏟아졌다.
“우윽.”
연우는 본능적으로 뱉으려 했지만, 정우가 머리를 꾹 누르며 놔주지 않았다.
하악, 하악. 거친 숨이 아직도 흉흉하게 큰 성기를 감쌌다. 입가에서 정액이 뚝, 뚝, 떨어졌다.
“아깝게. 삼켜, 형.”
“치, 워.”
“하, 씨. 한 번만 더 해.”
정우가 연우의 머리를 두 손으로 잡고 눌렀다. 허벅지 근육이 연우의 머리를 터뜨릴 듯 부풀었다. 정우는 그대로 허리를 쳐올렸다.
“읍.”
사정없이 쳐올리는 허릿짓에 눈물이 찔끔 났다.
연우는 한 손으로 정우의 허벅지를 잡아 몸을 고정한 뒤, 다른 손을 제 바지춤에 넣었다.
“흐읍, 흡…….”
남의 성기, 그것도 동생의 성기를 빨며 흥분했다.
“욱, 우윽, 윽.”
연우는 정우의 성기를 빨며 제 성기를 흔들었다.
먼저 절정이 찾아왔다.
눈앞이 아찔해 저도 모르게 이로 성기의 표면을 긁었다. 거기에 자극 받은 건지, 정우가 성기를 목 안까지 들이밀었다.
“읍, 흑, 컥.”
“싫으면, 깨물어, 끊어 버리든가.”
“윽…….”
“그럼 아쉬운 건 형일 테니까.”
아무튼 난 지금 못 멈춰. 정우가 다정한 척 속삭이고는 입에서 성기를 다 빼냈다가 도로 박았다.
퍽, 퍽 소리가 나며 찢어진 입술이 쓰리게 아려 왔다. 그래도 좋았다.
연우는 다물어지려는 입을 억지로 벌리고 벌려 정우의 것을 받아냈다. 그러면서 주먹으로 정우의 허벅지를 내리쳤다.
끊어먹으라니. 포션인지 뭔지로 끊어진 성기를 다시 붙일 수 있다 해도 사양이었다. 어떤 순간, 어떤 상황이 와도, 연우가 정우의 몸에 해를 가하는 일은 없을 터였다.
아무리 입을 벌려도 숨쉬기 힘들었다. 턱이 빠질 것 같았다. 허억, 헉. 숨을 쉬어도 숨이 막혔다. 어느 순간부터는 입에 들어온 성기를 빨거나 핥지도 못했다.
드나드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 혀와 입안 살점이 다 떨어져 나갈 듯 화끈거려 감히 움직일 엄두도 못 냈다.
그저 깨물지 않으려 애쓸 뿐인데. 거기서 무슨 자극을 받은 건지, 정우의 성기는 알아서 크기를 키웠다. 성기가 입안을 가득 채웠다.
정우는 연우의 입안이 다 헐 때까지 박아 대고는, 다시 가득 쌌다.
두 손으로 연우의 머리를 세게 눌렀다. 연우는 고개를 묻고 정우의 허벅지를 끌어안았다. 거친 음모에 코와 입이 막혔다.
우욱. 연우는 입안을 가득 채우는 정액을 모두 삼켰다.
“잘했어.”
하아. 정우가 칭찬하듯 머리를 헤집었다. 연우는 그 손을 쳐내고, 몸을 뒤로 물렸다. 캑캑, 기침하며 미처 못 다 쉰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더, 럽게 맛없어.”
연우가 인상을 찡그리자, 정우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연우를 내려다보았다.
“그때도 맛없었어?”
“……몰라, 기억 안 나.”
“그래? 난 아직 기억하는데. 내 좆 씹어 먹던 형 뒷구멍 맛.”
“…….”
지난 십오 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저 자식 입이 저렇게 더 더러워진 걸까. 연우는 질색하며 인상을 찡그렸다.
정우는 그 얼굴을 보며 혀로 아랫입술을 핥았다.
침실은 어두웠지만 연우를 훤히 볼 수 있었다. 그리 유용한 스킬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앞으로 쓸 일이 많을 듯했다.
정액에 젖은 얼굴, 범벅된 입가가 더없이 마음에 들었다. 정우는 막 던전의 왕 목을 뽑아 버렸을 때 느꼈던 것보다 더한 고양감에 전율을 느꼈다.
정우는 연우를 밀어 눕히고 위로 올라탔다.
연우의 몸에 들러붙은 옷을 찢었다. 연우도 정우의 몸을 더듬었다. 상처가 만져지지 않는 부분이 없었다.
울컥, 울음이 치솟았다.
연우는 울음을 참으려 이를 악물고, 그의 성기를 손에 쥐었다. 방금 사정해 풀죽어 있던 것이 손이 닿자마자 발기했다.
“귀엽게 구네, 형. 죽으려고.”
“너, 그 말 하지 말랬, 읏.”
정우가 제 성기를 만지던 연우의 손목을 잡아채 머리 위로 올렸다.
다른 손으로 연우의 한쪽 다리를 들어 틈을 벌리고, 아래에 성기를 가져다 댔다.
그곳은 그날 이후로 이런 식으로 다시 쓰지 않아 꽉 다물려 있었다. 연우는 닥칠 충격과 통증을 떠올리며 살짝 기가 질렸다.
함께 뒹군 적은 없지만, 남자끼리 어떻게 붙어먹는지는 숱하게 봐 왔다. 때문에 남자끼리의 섹스에서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는 알았다.
그런데 이 빌어먹을 동생 놈은 그런 배려를 알지 못하는 건지 해 줄 생각이 없는 건지 성급하게 성기를 들이밀었다. 크기나 작으면 모를까. 흉기나 다름없는 것을.
“잠깐만.”
연우가 정우의 어깨를 밀었다.
이미 볼 장 다 본 사이인데, 동생 앞에서 제 손으로 뒷구멍을 쑤신들 새삼 수치스러울 게 무어 있을까. 연우는 정우를 달래 손으로든 입으로든 한 번 더 사정시키며 제 뒷구멍을 제 손으로 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정우는 언제나 그랬듯 형 말을 듣지 않았다.
“이제 잠깐만 없어.”
정우는 바로 밀고 들어왔다.
뜨겁고, 젖은 성기가 인두로 살을 지지듯 구멍 입구를 침입해 속살을 갈랐다.
“……!”
연우는 입만 벌린 채 그 충격을, 침입을 감당해 냈다.
S급 헌터로 각성해서일까? 다행히도 찢어지진 않았다. 아니, 다행이라 할 수 있을까? 차라리 찢어지면 피가 윤활유 역할이라도 해 줬을 것 같기도 하고.
“윽.”
연우는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몸이 찢기고 뜯기고 망가지고 다치는 데 익숙한 헌터병이라 하지만. 몸 안을 헤집는 고통은 익숙하지 않았다. 연우는 이를 악물고 버텼다.
제가 헌터병으로서 한 사람 몫을 해낼 수 있게 된 후부터는. 절 공격한 몬스터에게 반드시 반격을 가했다. 반드시 죽였고, 일부는 죽이지 못했다.
정우는 몬스터와 달랐다.
설령 이대로 제 몸을 뜯고, 찢어 버린다 해도, 반격 같은 걸 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정우였다. 정우.
그가 주는 건 무엇이든 감당해 낼 수 있다. 몸을 찢는 고통이든, 그보다 더한 것이든.
“흑…….”
연우는 터져 나오는 신음을 참으며 정우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상처로 가득한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애써 숨을 골랐다. 그래도 버거워 몸이 간헐적으로 떨리는데.
불끈. 배 속에 든 게 부피를 키웠다.
“왜, 왜 더 커져!”
견디겠다고 생각했지만. 견딜 생각이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연우가 울분을 토하며 정우의 어깨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정우는 연우의 어깨에 이마를 대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가 웃을 때마다 연결된 배 속이 울렸다.
“진짜 귀엽게 구네.”
“너, 그 말 하지 말랬다. 윽. 잠깐. 씨, 숨, 쉬지 마. 너, 숨 쉴 때마다, 읏.”
“더 귀엽게 굴어 봐. 내가 여기서 얼마나 더 미칠 수 있는지 보게.”
정우의 눈이 열기로 일렁였다.
광기에 가깝게 번뜩이는 눈에 물기가 묻어나는 것처럼 보이는 건 착각일까? 연우가 확인해 보려 손을 뻗었지만, 그 손은 바로 정우에게 붙잡혔다.
정우는 연우를 침대에 내리꽂았다. 두 손을 머리 위로 붙들어 놓고 몸 사이에 틈을 벌렸다. 한계까지 벌어진 구멍에 틈 없이 꽉 틀어박힌 성기를 빼냈다가 다시 처박았다.
“아, 흣!”
연우의 몸이 요동쳤다.
정우는 입맛을 다시며 계속 박아 댔다. 연우의 몸을 두 쪽으로 쪼갤 생각인 건지, 강약 조절 없이 강하게 박기만 했다.
“읏, 흡, 자, 잠깐. 천, 천히! 아, 거기, 읏, 씹, 뭐, 뭐야. 아, 아!”
폭력적인 추삽질에서 연우는 괴로워하면서도 흥분했다.
배 속 깊숙이 박힌 성기가 안쪽을 긁어댈 때마다, 좁은 입구가 벌어져 거칠게 비벼지는 고통과 함께 짜릿한 느낌이 온몸으로 퍼졌다. 눈에서 별이 튀었다.
“아, 흣!”
연우의 신음에 흥분이 섞이자 정우가 웃으며 연우의 몸을 들어 올렸다. 아악. 연우가 정우의 배 위에 올라타 비명을 내질렀다. 제 몸무게를 더해 내리꽂히는 고통에, 흥분에, 몸이 경련하듯 떨렸다.
“아, 아…….”
연우는 입을 벌리고 허공을 바라보았다. 잠시간 머릿속이 멍해졌다.
“움직여 봐.”
“모, 못.”
“할 수 있어. 그때도 했었잖아.”
정우가 속살거렸다.
그때? 그때가 언제지? 연우는 멍한 머릿속을 헤집어 기억을 끄집어냈다. 정우를 침대에 묶어 놓고 올라탔던 날이 기억났다.
“해 봐. 할 수 있잖아.”
“흡…….”
연우는 그의 목소리에 이끌려, 정우의 배 위에 손을 올렸다. 손바닥에 착 달라붙는 젖은 피부가, 단단한 근육이 좋았다. 그것만으로도 흥분할 거 같았다.
연우는 그때를 떠올리며 천천히 허리를 들었다가 내렸다.
“읏.”
몸이 앞으로 푹 꺾였다. 정우가 응원하듯 타박하듯 허리를 튕겼다.
“아으, 아!”
연우가 허리를 비틀며 목을 뒤로 꺾었다.
“그때도 이랬어?”
정우가 쉰 목소리로 울었다.
“그때도, 그때도 지금이랑 같은 표정 짓고 있었냐고.”
“으, 응. 그랬, 윽…….”
허리를 들어 올리는데 정우가 다리 한쪽을 툭 쳤다.
연우는 중심을 잃고 주저앉았다. 안쪽 깊숙이 성기가 박혔다. 연우는 몸서리치며 엉덩이에 힘을 주었다.
윽. 두 사람에게서 동시에 신음이 흘렀다.
“씨발.”
정우가 주먹 쥔 손으로 침대를 내리쳤다. 침대 헤드가 부서지고, 매트리스가 꺼졌다.
어? 연우가 놀라 허리를 들어 올리자 정우가 도로 잡아 내렸다.
“병신같이, 그걸 못 보고. 내가, 십오 년을.”
“아악!”
반쯤 빠져나온 게 배 속을 비집고 올라왔다.
“터, 터져. 아흑.”
연우가 배를 움켜잡고 몸을 웅크렸다. 정우가 그런 연우를 붙잡고 미친 듯이 허리를 쳐올렸다.
악, 아악, 흣, 하악, 그, 그만. 천천, 히! 연우가 있는 대로 비명을 지르며 허우적댔다.
삐그적, 삐그덕. 침대가 흔들리다 못해, 프레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래도 정우는 멈추지 않았다. 이를 악물고 허리를 쳐올렸다.
“정, 우야. 하아, 야, 이, 씨.”
연우는 정우의 이마에 난 상처에 입 맞췄다. 아직 피맛이 났다.
혀로 조심, 조심 핥자 정우가 더 흉폭해졌다.
“흐읏, 윽.”
연우는 견디지 못하고 정우의 몸 위에 엎어졌다. 성기가 박혔다 빠질 때마다 몸이 오르락내리락했다.
둘의 몸 사이에 낀 연우의 성기가 비벼지다가 알아서 사정했다. 연우는 제가 사정한지도 몰랐다. 뭔가 빠져나가는 느낌에 부르르 몸을 떨며 아랫구멍을 조였고, 고개를 꺾다가 정우와 눈이 마주쳤다.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입을 맞췄다.
읍, 흡, 윽. 하아, 하아. 누구 입에서 나오는 소린지 알지 못했다. 혀를 얽고 비벼대며 서로의 숨을 받아먹었다.
뜨거웠다. 미친 듯이 뜨거웠다. 어느 한 곳 뜨겁지 않은 곳이 없었다. 입 안이, 살아 있는 것처럼 유영하는 혀가. 아랫구멍에 꽂힌 성기가. 맞닿은 몸이. 모든 게.
그런데도 더 뜨거운 게 가지고 싶었다.
“줘, 이제 그만 줘. 빨, 리, 읏.”
연우가 아랫구멍을 조이며 허리를 흔들어 댔다. 씨발. 정우의 잇새에서 짐승 같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배 속에 뜨거운 게 퍼졌다.
“아…….”
손을 내려 배를 움켜쥐는데.
다시 세상이 뒤집혔다.
정우가 다시 자세를 바꿔 연우 위로 올라탔다. 두 다리를 벌려 제 허리를 감게 하고, 다시 박아 올렸다. 자세가 안정적이니 박는 힘이 더 강해졌다.
아악. 윽, 흣. 연우는 마음껏 신음하며 정우를 끌어안았다. 더 닿고 싶어서 달라붙자, 정우가 두 손을 깍지 껴 연우의 머리 위로 올려 눌렀다. 매트리스가 움푹 파였다. 둘 사이에 틈이 벌어졌다.
“손, 놔. 놔아!”
“한 번만 더 박고.”
정우가 위험하게 웃으며 연우의 입술을 씹었다.
정우는 정말로 한 번 더 사정할 때까지 손을 놓아주지 않았다.
연우의 손가락 사이사이에 붉은 자국이 났다. 곧 시퍼렇게 멍이 들 터였다. 뱃속에서 만족감이 끓어올랐다.
정우는 제 정액으로 흠뻑 젖어 축축해진 연우의 배 속을 성기로 쿡쿡 찌르며, 연우의 손가락 사이를 혀로 핥았다. 그 달달한 애무에 몸이 노곤해지려는데, 정우가 대뜸 연우의 찢어진 이마를 꾹 눌렀다.
“……!”
반쯤 감겼던 연우의 눈이 번쩍 뜨였다.
“씨발, 내 앞에서 눈 감지 마.”
정우가 눈을 번뜩이며 이를 갈았다.
“너, 이 새, 끼.”
“하, 씨.”
정우는 힘을 주어 허리를 박아 대더니. 병 주고 약 주는 건지, 이번엔 끌어안고 하자며 선심 쓰듯 말했다.
욕이 나올 뻔했는데, 침대가 대신 화를 내 줬다.
침대가 푹 가라앉았다. 기어이 부서진 것이었다.
그래도 소용없었다. 정우는 엉금엉금 도망가는 연우를 붙잡아 뒤에서 박았다.
“으, 윽.”
연우는 무릎과 팔꿈치로 몸을 지탱한 채, 뒤에서 박아 오는 정우를 받아냈다.
지쳐 엎어지자, 정우는 연우의 허리만 들어 퍽퍽 박아 대다가 연우의 성기를 주물러 강제로 사정시켰다. 연우가 사정하며 아랫구멍을 조여도 본인은 사정하지 않았다.
“해, 읏, 그만 좀, 해!”
연우가 우는 소리를 내도 소용없었다. 정우는 제 양껏 박아 댄 다음, 바닥에 엎어진 연우의 몸을 짓누르듯 제 몸으로 덮었다. 아직 사정하지 않아 흉흉하게 꿈틀대는 성기가 배 속에 가득 들어찼다.
거칠어진 정우의 숨소리가 귓가에 고스란히 닿았다. 정우는 잘게 허릿짓하며 연우의 귓불을 핥았다. 목과 어깨를 씹어 댔다. 잇자국이 나다 못해 피가 났다.
“아파.”
“엄살 부리지 마.”
“진짜 아프다고, 새끼야.”
“참아.”
“야!”
연우가 고개를 뒤로 젖히자 기다렸다는 듯 입 맞췄다. 불편한 자세였지만 상관없었다. 정우가 연우의 목을 붙잡아 돌리지 못하게 했으니까.
그렇게 잠시 한숨 돌린 정우가 몸을 들었다.
허억, 허억. 연우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팔을 이마에 대고 정우를 올려다보았다.
정우는 연우의 발목을 손으로 쥐어 보고 발바닥을 주무르는 등 잠깐 손장난을 하더니 예고 없이 두 다리를 쩍 벌렸다.
연우의 몸이 경직됐다. 헌터 능력과 유연성은 딱히 상관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스트레칭 열심히 해. 그것도 숙련도라고 민첩성 오르더라.”
“지금, 내 능력치 걱정해서 이러는 거라고?”
“응. 너무 낮을까 봐 걱정돼서. 또 어디 가서 갇혀 십 년 동안 못 나오면 어떡해?”
“…….”
말문이 막혔다.
정우가 삐딱하게 웃으며 연우의 한쪽 다리를 어깨에 걸쳤다. 다른 하나는 바닥에 내려놓고, 훤히 벌어져 오물거리는 구멍에 제 성기를 맞췄다.
“숙련도 올리는 거 도와줄게.”
같잖은 소릴 하며 성기를 쑥 밀어 넣는데도, 하지 말라 말할 수 없었다.
“으읏.”
연우의 허리가 꿈틀거렸다.
연우는 손으로 바닥에 깔린 러그를 쥐어뜯었다. 연우의 손안에서 러그가 찢기고 구겨지고, 작살났다.
정우는 느리고 힘있게 허리를 쳐올렸다. 한 번 박을 때마다 퍽, 퍽 소리가 나며 연우의 몸이 들썩였다.
밀려 올라가지 말라고, 정우는 친절하게도 한 손으로 연우의 가슴을 꾹 눌렀다. 돌덩이를 가슴에 얹은 것 같았다.
“치, 워라. 읏.”
연우가 밀쳐내도 소용없었다. 가슴을 조물딱거리던 손이 아래로 내려가 성기를 주물렀으니까.
큰 손이 성기를 꽉 잡아 조일 때마다 긴장해 아랫구멍을 조였다. 그때마다 배 속에 든 게 더 커졌다.
똑같이 헌터이고 S급인데, 이렇게까지 차이가 날 필요가 있나? 연우는 제 아랫배에 불뚝불뚝 드러나는 정우의 성기를 보며 아연해졌다.
“여유 있네, 형. 딴생각도 하고?”
“아니, 아니야.”
연우는 급히 고개를 저었으나 너무 늦은 반응이었다.
정우가 두 다리를 잡고, 연우를 반으로 접어 버렸다.
“윽, 야! 아.”
연우가 버둥거리든 말든 정우는 느긋하게, 연우의 구멍을 구경하며 추삽질했다.
발갛게 부은 구멍은 성기가 드나들 때마다 하얀 거품을 흘려 댔다. 내벽은 축축해져서 쫄깃하게 성기를 조여 댔다.
한 번 박을 때마다 하, 기분 좋은 숨이 흘러나왔다. 정우는 당장 사정하지 않으려 애쓰며 좀 더 연우의 구멍을 음미했다.
그러기를 한참. 아무래도 형이 힘들어하는 게 마음에 걸려, 자세를 조금 바꿨다. 두 다리를 쫙 벌려 들고 박아 대는 자세로.
“형 안에 내가 들어가는 거, 보여?”
정우는 연우가 절 얼마나 맛있게 먹어치우는지, 당사자에게 꼭 보여 주고 싶었다.
“하지, 마. 읏, 변태 새끼야.”
연우는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감았다.
“입대 전날, 하, 동생 따먹고 튄 형, 씹, 그만 조여. 하, 그 형 동생인데. 씨발, 이 정도 가지고 뭘.”
정우가 허리를 크게 박아 올리며 말했다. 연우는 고개를 내저으며 눈을 뜨지 않았다.
외면당한 정우는 슬퍼서, 연우의 다리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박아 댔다.
“헉!”
몸이 둘로 갈라지는 것 같았다.
“아, 알았어. 알았으니까, 읏.”
연우는 이를 악물고 다시 눈을 떴다.
진작 그럴 것이지.
정우가 웃으며 몸을 내려 주었다.
“보여?”
“읏, 응…… 아!”
연우의 허리가 크게 휘었다.
안쪽, 제일 깊은 곳을 자꾸 자극해 대니 견딜 재간이 없었다. 연우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러그를 쥐어뜯었다.
차라리 아까처럼 아픈 게 나을지도.
“아, 읏. 거, 거기. 앗. 아!”
하지만 몸은 생각과 다르게 움직였다.
수치를 모르고, 정우의 성기를 좀 더 많이 받아먹으려고 아래를 조여 댔다.
“조이지 말, 라니까.”
정우가 이를 악물고 허리에 힘을 줬다.
온몸의 근육이 단단하게 부풀었다. 숨이 거칠어졌다.
“씨발, 쌀 뻔했잖아.”
“해, 읏.”
“아직 아냐.”
정우는 성기를 귀두까지 빼냈다가 다시 박아 대며 연우의 속을 헤집었다.
“읏, 흣, 아, 으, 좋, 좋, 아, 아냐. 싫…… 흐읏.”
연우는 두 손으로 바닥을 긁어 댔다.
정우는 연우의 손이 절 만지지 않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 연우를 안고 일어섰다.
“뭐, 뭐 하, 읏!”
연우는 정우의 목에 팔을 감고 매달렸다.
정우는 연우의 엉덩이를 우악스럽게 벌리고, 아래에서 위로 성기를 박아 댔다.
“윽, 흣, 으읏…….”
발이 허공에서 오그라들었다. 연우는 정우에게 매달린 채로 허공을 바라보았다. 까만 천장이 빙글빙글 도는 게 느껴졌다.
제발, 제발. 그만. 잠깐만, 좀 쉬면서, 응? 연우는 제가 정우에게 우는 소리로 빌고 있는지도 몰랐다.
정우의 허벅지가 긴장하는 게 느껴졌다. 딱딱한 허벅지에 자꾸 엉덩이가 부딪쳤다. 얼얼한 느낌마저 아득해지려는데, 정우가 배 속 깊이 성기를 박아 넣으며 사정했다. 그러면서도 계속 허리를 쳐올려 댔다.
“읏!”
“하, 읏.”
뚝, 뚝. 정액이 성기 뿌리를 타고 내려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더럽게 야했다.
연우는 진저리 치며 눈을 감았다.
“벌써 지치면 어떡해.”
불만 어린 목소리가 아득히 들렸다.
‘미친 놈. 네가 양심이 있으면, 적어도 오늘은 그런 소릴 하면 안 되지.’
한 대 쥐어 패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게 천추의 한이었다.
* * *
다시 눈을 떴을 땐,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연우는 침실이 아니라 거실에 나와 있었다. 그리고 소파에 누워 정우에게 박히고 있었다.
“미친, 읏, 윽. 뭐, 하는.”
“금방 일어났네. 괜찮아. 나 두 번밖에 안 했어.”
정우가 싱긋, 상쾌하게 웃으며 입 맞췄다. 그러곤 당연하게, 연우의 안에 사정했다. 연우는 눈뜨자마자 정우가 싸지르는 정액이 퍼지는 감각에 허리를 떨었다.
아무리 당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가 그 생각을 취소했다. 아직 첫 사정 이후 하루도 안 지났으니까.
소파는 침대 매트리스처럼 풀썩 가라앉아 있었다. 부서지고, 군데군데 찢겨 있는 걸 보니. 정우 혼자 지랄해서 소파를 해먹은 건 아닌 거 같았다.
아마 자신이 정신 못 차리는 와중에도 더는 못 한다고 반항했던 거 아닐까. 도망가려다가 붙잡히고, 도망가려다 붙잡혀서, 애꿎은 소파만 망가진 거겠지.
연우는 상황을 파악하곤 소파에게 애도를 표했다. 그리고 곧바로 후회했다. 애도를 받아야 하는 건 소파가 아니었다. 연우 자신이었다.
연우는 정우와 거실 바닥을 뒹굴며 세 번을 더 붙어먹었다. 또 잠깐 정신을 놓았다 정신을 차렸을 땐, 벽에 기대앉은 정우의 위에 축 늘어져 있었다. 배 속엔 아직 정우의 성기가 꿈틀대고 있었다.
여수 던전에서 몬스터 가재에게 심장을 먹힌 사람들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눈물이 다 찔끔 났다.
“너, 이번엔, 읏…… 며, 몇 번이나…….”
싸지른 거냐고, 차마 문장을 완성하지도 못했는데. 정우가 코를 이로 잘근잘근 깨물며 말해 주었다.
“한 번도 안 했어.”
“…….”
네가 웬일이냐. 어이가 없어서 쳐다보는데.
“아무래도 혼자 하는 건 재미없어서.”
혼자……. 연우는 그 단어가 굉장히 마음에 안 들었으나 혼내는 건 나중에 하기로 했다. 혼자 하는 거 싫다고 말하는 정우가 어쩐지 풀 죽어 보여서. 그럴 리 없다는 걸 머리로는 아는데, 자꾸만 심장이 뛰어서. 고개를 들어 정우에게 입 맞췄다. 정우가 기다렸다는 듯 덤벼들어 입맞춤이 깊어졌다.
정우가 다시 움직이려고 했다. 연우는 정우의 어깨를 쓸어내리며 진정시켰다.
“내가, 내가 할게.”
S급이 돼서 그런 건지. 헌터랍시고 고작 하루 만에 이 행위에 익숙해진 건지. 잠깐 기절했다가 깨어나 기운을 차린 건지.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상대가 정우라 그런 건지.
힘들긴 한데 좀 더 무리할 수 있을 거 같았다.
“형이?”
정우가 의아한 듯 연우를 바라보았다.
싫지는 않은지 거짓말같이 얌전해졌다. 아니, 좋은 걸까? 정욕으로 사납게 일렁이는 눈에 언뜻 기대감이 스치는 게 보였다. 연우는 입 안이 마르는 걸 느꼈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좆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십오 년 전에 한 번 해 봤으니까.
연우는 살짝 긴장한 채로 정우의 어깨를 잡고 자세를 바꿨다. 잠깐 배 속에 든 걸 빼려고 하니 정우가 인상을 찡그려, 차마 반도 빼내지 못했다.
그 상태로 천천히, 허리를 들었다가 내렸다.
움직일 때마다 안에 든 게 속을 푹푹 쑤셔 눈앞이 아득해졌다가 선명해지기를 반복했다.
정우는 연우가 제 위에 올라탈 때 좀 더 흥분했다. 아니, 제 위에 올라탄 연우의 얼굴 보는 것에 집착했다.
연우는 정우의 어깨를 잡은 채로 천천히 허리를 들었다가 내렸다. 배 속은 정우가 싼 정액으로 가득 차서 축축하다 못해 질척였다. 미끄럽게 정우의 성기가 빠져나갔다 쑥 들어와 속살을 긁었다.
“으응…….”
그때마다 연우는 신음했고, 정우의 숨소리는 작아졌다.
정우는 아무 말 없이, 숨소리마저 죽인 채 연우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이 연우를 옭아맸다.
“씨발.”
감질 나는 움직임을 참지 못하겠는지 연우의 허리를 잡아채 박아 대려 했지만,
“넌, 움직이지, 마. 읏.”
연우는 그 손을 잡아 빼 제 가슴을 만지게 했다. 고개 숙여 입 맞춰 주면, 정우는 다시 얌전해졌다.
연우는 정우를 달래며 제 페이스대로 천천히, 하지만 어설프게 정우의 성기를 받아먹었다.
한참 후, 정우가 연우를 꽉 끌어안고 사정했다. 연우도 정우의 손안에서 사정하며 그에게 입 맞췄다.
정우가 입술을 빨다가 연우의 혀를 제 입안으로 끌어당겨 세게 빨았다. 이어 연우의 입 안으로 들어가, 제 성기를 받아먹느라 헤진 안쪽 살을 혀로 핥았다.
“흐읏, 흑.”
제 몸 위에 늘어져 신음하는 연우를 끌어안은 채로, 연우가 원하는 대로 천천히, 느긋하게 몇 번이고 박아 댔다.
내내 입을 맞춘 채였다. 혀가 너무 달아서 놔줄 수 없었다. 숨 막힌다고 도망가는 혀를 끝까지 쫓아가 사탕처럼 빨았다.
“열 번 넘었어. 그만해…….”
견디다 못한 연우가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빌었다. 정우는 느긋하게 웃으며 연우의 귓불을 잘근잘근 씹었다.
“이 참에 학설 갈아치워 보는 거 어때? 헌터는 하루에 열두 번도 발기할 수 있다, 로.”
“……학설?”
벌써 학설씩이나 된 거냐고. 얼마나 할 짓 없으면 그딴 연구를 하는 거냐고. 정우가 그 연구팀의 후원자라도 되는 것처럼 면박 주려 했는데.
“아니, 이왕 갈아치우는 거 스무 번이라고 하자. 나 할 수 있을 거 같아.”
정우가 너무 의욕적이라서, 차마 구박할 수 없었다.
“헌터끼리 붙어먹으면 곱하기로 백 번도 할 수 있을 거 같지 않아?”
꿈도 야무졌다.
“하룻밤에? ……조루냐?”
연우가 축 늘어져 빈정댔다.
“그래서 더하기로 스무 번. 어때?”
정우는 으스대듯 말했다.
“…….”
저놈 목소리 들어 봐라, 저거. 그냥 하는 말 아니다.
문제는 그 목소리에 끌리는 자신이었다. 이미 허리 아래가 맛이 간 거 같은데. 그래도 막상 정우가 아랫구멍에서 성기를 빼면 허전하고 싫을 것 같아서.
“입 닥쳐, 말로는 누가 못하냐.”
연우는 정우의 목에 팔을 감고 그를 잡아당겼다.
정우는 순순히 끌려와 키스당했다. 그리고 반격하듯 연우의 입안을 헤집었다.
정우는 혀로 안쪽 살을 쓸어내릴 때마다 연우가 아파하며 인상을 찌푸리는 게 좋았다.
허리를 쳐올릴 때마다 바들바들 떨리는 몸도. 도망가다가도 다시 다가와 어설프게 비벼 대는 혀도. 성기를 끊어 먹을 듯 조여 대는 아랫구멍도. 다 마음에 들었다.
모두 연우가 제 품 안에서 살아 있다는 신호였으니까.
정우는 연우의 달뜬 숨소리를 듣기 위해 숨죽이는 한편. 당신 동생은 말로 허세나 떠는 놈들과 다르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남은 열 번을 채워야 했으니까.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모연우는 드디어 그의 손안에 돌아왔으니까.
이제 헌터는 하룻밤에 스무 번까지 발기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가설을 확인해 볼 시간이었다.
「헌터는 하룻밤에 10번… 각성편」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