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졸순경이 경찰청장 되기-445화 (445/869)

제 445화

#445. 상대의 약점을 쥐고 있어야 내가 산다

청장의 퇴근 시간은 일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지만 본청 일반 직원들은 정시가 되면 퇴근을 하는 편이었고, 정보국 정보 1과 1계장 강명준 경정 역시 그중 하나였다.

강명준은 강남서 정보과장을 2년 하다가 들어왔는데 본청 내근직으로 3년 정도 뒹굴면 총경 승진을 할 수 있을 거란 계산이었다.

어제는 강남서에 있을 때 알고 지내던 유력 인사들로부터 연락이 오는 바람에 역삼동에서 거나하게 마셨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욱 퇴근 생각이 간절했다.

‘마치고 일단 사우나 한판 때리고……. 오늘은 또 누구한테 얻어먹나?’

지갑 안에는 강남에 새로 생긴 호텔 사우나의 공짜 티켓이 몇 달 치나 있었고 사우나를 하고 난 후 여기저기 연락해서 물주 하나 걸리면 한잔 마시고 들어가는 일과가 계속되고 있었다.

간부 중에서도 꽤나 유흥을 좋아하는 편이었다.

강 계장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정문으로 걸어가려고 하는데 마침 조연희가 입구 민원실 쪽에 있다가 인사를 건넸다.

“계장님, 안녕하세요?”

평소 별 안면도 없는 터라 좀 이상하기는 했지만 부속실 직원이 먼저 인사를 해 오는데 생을 깔 수는 없어서 억지로 웃는 얼굴을 했다.

“아, 조 부장. 퇴근 안 해요?”

“청장님 곧 나오실 거라서요.”

“그래요, 수고가 많아요. 내일 봅시다.”

“근데 계장님.”

“응?”

“코골이가 꽤 심하시던데 괜찮으세요? 병원에라도 한번 가 보시는 게 어떨지?”

“무슨…… 말이지? 코골이? 자네가 봤나?”

“그럼요.”

“뭔 소린지 영문을 모르겠네. 자네 입에서 나올 말이 아닌 것 같은데? 대체 언제 봤다는 거야?”

대놓고 인상을 쓰며 기분 나쁜 티를 내는데도 조연희는 실실 웃으며 조곤조곤 이야기를 했다.

“아 그게. 실은 그저께 청장님 모시고 청사 순시를 했거든요? 정보국이 있는 7층에 들렀는데 정보 1계 창문에서 코 고는 소리가 복도까지 들리는 거예요.”

“…….”

“청장님이 그걸 들으시고는 대체 어떤 정신 나간 놈이 집에서 안 자고 출근해 가지고 자빠져 자냐고, 당장 알아오라고 해서 그냥 물어본 거예요. 그럼 계장님은 아니시구나……. 제가 오해를 했나 봐요. 죄송해요.”

그러면서 고개를 숙여 꾸벅 인사를 하더니 안으로 쏙 들어가 버리는 것이었다.

‘이런 X발! 이제 어쩌지? 저게 그냥 한번 찔러 보는 건가? 아님 청장님 입에서 진짜 저런 소리가 나온 거야? 아오, 진짜!’

강명준 계장은 골치가 아픈지 본청 현관에서 머리를 쥐어뜯었다.

일선 경찰서는 과장 방이 별도로 있고 안에는 침실이 따로 있었기 때문에 전날 술을 한잔 하더라도 온종일 침대에 누워서 잠을 청할 수 있었지만, 본청은 사정이 달랐다.

본청은 총경급이나 되어야 방이 나오는데 그것도 일선 경찰서에 비하면 작은 편이었고, 경정은 계장 대우이기 때문에 사무실 한쪽 구석에 이동식 커튼을 쳐 놓고 그 안에 딱딱한 야전 침대 하나를 갖다 놓고서 계장들이 돌아가면서 이용하는 실정이었다.

조연희가 말한 그저께는 여느 때처럼 강남에 새로 오픈한 가게에서 놀러 오라고 하는 통에 진탕 퍼마신 뒤 출근해서는 오전 참모 회의 끝나자마자 침대에 가서 드러누워 버린 날이었다.

그래도 딱히 터치하는 사람은 없었는데, 정보 1계는 정보국의 서무 역할이라 외근 활동이나 보고서 제출 의무도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마냥 노는 것은 아니었고 단 한 가지, 청사 내 직원들의 동향에 대해서는 매달 주기적으로 청장에게 보고를 해야 했는데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할 수 있었다.

이번 달 대내 정보 보고 제목은 [부속실 조 경사의 지나친 각 부서별 업무 간섭 동향 보고]였다.

그런 보고서를 생산하고 있다는 소식이 정보국 1계 서무 보조인 기능직 김정화를 통해서 바로 조 경사한테 연락이 되었고, 이리저리 알아본 결과 정보 1계장이 매일 밤 술을 마시고 출근해서는 사무실이 떠나가도록 코를 골아대는 통에 다른 직원들의 업무에 지장을 준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가 있었다.

대내 정보만 놓고 본다면 정보국보다는 오히려 조연희가 더 많이 아는 편이었다.

바로 청장한테 보고해서 먼저 날려 버릴까도 생각했지만, 김세민과 통화하고 나서는 마음을 고쳐먹었다.

‘사수님 말이 맞아, 터뜨리는 건 가장 쉬운 일이지. 모처럼 약점도 잡았으니 한번 흔들어 볼까……. 일단 겁부터 좀 줘야겠지.’

조연희는 강남 경찰서 정보 1계로 전화를 걸었다.

-네, 강남 정보 1계장 윤종수 경위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본청장님 부속실 조 경사입니다. 거기 강남 정보 2계 외근 형사들 명단하고 지역 담당, 그리고 경찰 경력하고 연락처를 좀 알고 싶은데 팩스로 넣어 줄 수가 있습니까?”

-아! 예. 그런데 무슨 일로 그러시는지…….

“청장님 부속실에서 요청하는 사항을 일일이 다 일선에 보고까지 하라는 겁니까?”

-예? 아…… 아니, 그게 아니라…….

“곤란한가 보죠? 그럼 관두시고요.”

그렇게 말하면서 전화를 끊어 버리자 강남서 정보 1계장 윤종수 경위는 적잖이 당황했다.

“아니, 그런 게 아니구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이런 X발! 끊어 버렸잖아!”

정보 1계장이 안절부절못하자 서무인 정 경사가 어디서 온 전화냐고 물었다.

“아, 본청 부속실인데. 무슨 자료를 달라고 하길래 뜸을 들였더니……. 어떡하지?”

“아니 부속실에서 달라고 하면 보내 주면 될 것 아닙니까? 괜히 토 달아서 피곤하게 만들 필요는 없지요.”

“그래그래, 빨리 부속실로 팩스 넣어 줘! 이거 내가 괜한 소리를 해 갖고 말이야.”

그렇게 팩스를 넣어 주고 나서도 윤종수 경위는 찜찜했다.

“뭐 때문에 그러지? 설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임 강남 정보과장이었던 본청 정보국 1계장한테 전화를 걸었다.

-네, 정보국 1계장입니다.

“아 네, 강남 정보 원입니다. 잘 지내시지요? 자주 찾아뵙지 못해서 송구합니다.”

-아니야, 난 잘 지내고 있어. 근데 뭔 일 있어? 갑자기 전화를 다 하고 그래?

“그게, 조금 전에 청장 부속실의 조 경사라고 하는 여경에게서 전화가 와서 여기 강남서 정보 2계 외근 형사들 명단과 경력, 연락처까지 다 받아 갔습니다.”

-뭐야? 분명히 청장 부속실이라고 그랬어?

“네.”

-이유가 뭐야? 왜 그러는데?

“글쎄요, 통 감을 못 잡겠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계장님께 알려 드리는 겁니다.”

정보 1계장은 전화를 끊고 한숨을 쉬었다.

‘X발, 이건 백 프로다. 조 경사 이 여우 같은 년이 뭔가 알고 있는 게 틀림없어, 그러니까 내 밑에 있었던 외근 형사들을 디립다 파는 것이지. X발…… 어떡한다……. 잘못하면 완전 X 되는데?’

그도 그럴 것이 본청의 총경 승진 자리는 들어오기도 힘이 들었지만 한번 들어와서 본인 잘못으로 쫓겨 나가면 다시 돌아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에 경찰 서장은 영원히 물 건너가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것은 일종의 룰이었는데, 다른 것은 몰라도 총경 승진에 있어서 패자 부활전은 경찰 조직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할수록 강명준 경정은 입이 바싹바싹 타들어 갔다.

하루가 멀다 하고 매일 밤마다 강남에서 비싼 가게만 골라 다니면서 술을 얻어 마시고 돌아다녔던 일들, 사무실에서 다른 직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코를 골면서 하루 종일 잤던 시간들…….

‘사무실의 누군가가 부속실에다 일러바친 건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갑자기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자신이 정보국 1계 서무계장으로서 직원들 동향 첩보를 생산해 내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냥 직원들 입에서 돌아다니는 풍문에 불과한 것을 첩보로 생산하는 것이었지만, 부속실에서 조 경사가 뒤를 캐고 다닌다는 것은 곧 청장의 심중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지방청장이나 경찰청장이 조직 내의 첩보를 보고받는 루트는 대략 세 군데였다.

감찰계에서 감찰 카드를 작성하기 위해 직원들의 세평을 파악해서 감찰 카드에 기록하는 경우와, 정보과에서 자체 대내 정보를 생산하는 경우, 그리고 비공식적으로 청장의 부속실에서 청장한테 대면 보고하는 것.

이 세 가지 경우였는데, 그중에서도 제일 파괴력이 큰 것은 당연히 청장 부속실에서 다이렉트로 청장한테 보고하는 것이었다.

전에 양성규가 수행 경사로 따라다닐 때는 양 경사 자신이 언제나 따와이를 하기 위해서 민원 부서를 골라 다녔기 때문에 특별히 청장의 지시가 있지 않은 이상은 청 내 직원들이나 간부들의 비리를 별도 보고하지 않았지만, 조연희는 달랐다.

여우회 부회장으로서 조연희는 청사 내 많은 간부들의 비리 행태를 자세히 알고 있었는데 고시 출신으로 한직만 떠돌다가 경찰대학장에서 천우신조로 경찰청장이 된 현 옥민식 청장으로서는 부서를 장악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무기였다.

그동안 몇몇 경무관급에서 한 번씩 조연희가 설치고 다닌다는 말을 은연중에 청장 귀에다가 흘리다가 다들 박살이 났기 때문이었다.

경무관이 걸리면 무조건 청장 자신이 고생했던 경찰대학으로 발령을 내곤 했다.

경찰대학 교수부장이 현재 1에서 제4부장까지 있었다.

니들도 한번 일 년 열두 달 학생들하고 같이 구내식당 짬밥 먹으면서 설움을 당해 봐라, 하는 일종의 보복 심리 같은 것이었다.

그렇게 조연희에게 힘을 실어 주면서 경사밖에 안 되는 조연희에게 다들 굽실거리는 수모를 안겨 주었던 것이었다.

강명준 정보국 1계장은 부속실장인 오현수 경감한테 전화를 걸었다.

-네, 부속실장입니다.

“아이쿠! 우리 존경하는 실장님, 저 정보 1계장 강명준 경정입니다. 초면에 전화부터 드려서 죄송합니다. 제가 잠깐 드릴 말씀이 있는데 저기 옥상에서 잠시 뵐 수 있을까요?”

-아니, 남들 눈도 있는데 부속실장하고 정보 1계장이 몰래 만난다고 하면 이상한 소문이 나지 않겠습니까? 그러지 마시고 청장님 외부인 접견 회의실로 오세요. 문 열어 놓고 기다리겠습니다.

경찰청장 집무실 앞에 부속실이 있고 또 맞은편에는 외부 인사들이나 기자들을 접견할 때 사용하는 큰 둥근 테이블이 있는 소회의실이 있었다.

전임 청장이 외부 인사나 기자들이 자신의 집무실에 수시로 들락거리는 것이 싫다고 한 것도 있었고, 경찰청장 집무실의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실내 장식이 세간에 오르내릴 우려 때문에 별도의 접견실을 건너편에 만들어 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소접견실은 주로 부속실 직원들이 사용하는 은밀한 공간이 되어 버렸다.

또한 부속실을 거치지 않고도 바로 복도하고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부속실 내에서도 서로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꽤 좋은 장소였다.

그러나 소접견실에도 CCTV가 다 설치되어 있었으며 대화 내용도 부속실에서 원하면 언제든지 들을 수도, 녹음을 할 수도 있었다.

“자, 이리 앉으시죠. 근데 무슨 일로 절 보자고 하셨습니까?”

부속실장인 오 경감이 그렇게 물어보았다.

경찰대 출신이라도 이제 곧 연말에 심사 승진 순위 1번이라는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에 강명준 경정과 비록 계급 차이가 있다고는 해도 연말이 지나면 같은 경정이니 강명준도 함부로 하대를 할 수가 없는 처지였다.

“별거 아닙니다. 부속실의 조 경사가 저에 대해 뭘 좀 오해를 한 부분이 있어서 그걸 좀 바로잡고 싶은데……. 우리 실장님이 조 경사를 좀 타일러 주시기 바랍니다.”

“글쎄요, 전 지금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하겠는데 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 주시겠습니까?”

부속실장 역시 조 경사한테 아무런 보고도 받은 것이 없었기 때문에 정말 모르는 눈치였다.

“조 경사가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제 뒷조사를 하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어제는 강남서에다 지시를 해서 정보과 외근 형사들 명단을 다 받아 갔다고 하더라고요. 또 제가 뭐 사무실에서 코를 골고 잔다는 소리까지 하는데 이거 정말로 죽을 지경입니다. 실장님이 조 경사를 좀 말려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부속실장 오 경감은 강명준의 이야기를 듣고는 이내 전후 사정을 짐작할 수가 있었다.

‘정보 1계에서 부속실을 씹은 모양이구만. 그래서 조 경사가 움직였던 거고. 이 자식……. 무슨 약점을 잡혔길래 이렇게 벌벌 기는 거야?’

오 경감은 일단 시치미를 뚝 떼고 이야기했다.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제가 알고 있는 조 경사는 자기 멋대로 일을 처리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청장님한테 보고가 되었거나, 아님 최소한 허락을 받고 내막을 알아보거나 하겠지요. 며칠 전에도 인사계장이 조 경사가 부탁하는 경감 승진 인사를 앞당겨 결재를 하면서 혹시나 싶어서 청장님한테 조 경사가 부탁하는 사안이라고 청장님이 지시한 적이 있느냐고 확인을 했다가 박살이 났습니다.”

“…….”

“그러니 조 경사가 하는 얘기는 전부 다 청장님 복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함부로 의심해서 엉뚱한 소리를 입에 담으면 큰일 납니다. 정보를 오래 하셔서 잘 아실 테니까 제가 긴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조 경사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 신상에 좋을 것 같은데요? 계장님도 총경 승진하시기 위해서 이 자리로 오신 것 아닙니까?”

“그럼 저는…….”

“미안하지만 오늘 얘기는 안 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뭐, 조 경사한테 너무 일을 키우지 말라고 얘기 정도는 해 두지요.”

그렇게 말을 끝맺고는 오 실장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실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정보 1계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경감인 부속실장에게 깊이 고개를 숙였다.

다시 부속실로 돌아온 오 경감이 조연희에게 물었다.

“이봐, 조 부장.”

“네?”

“대화 내용 다 들었지? 뭘 어쨌길래 정보 1이 저렇게 고개를 숙이고 나와?”

“아니 그게 말이죠, 참 나 기가 차서……. 정보 1계에서 쓸데없는 보고서를 만들고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뭐라더라? 우리 실장님이 경찰대 출신인데 왜 경찰대 출신이 시험 승진을 하지 않고 심사를 바라보느냐고, 그리고 청장님이 경찰대학장 출신이라고 대학에 근무했던 출신들이 너무 설치고 다닌다? 뭐 그런 대내 정보를 생산해서 결재를 받는다고 해서 제가 조사를 좀 해 봤죠.”

“뭐야? 그러면서 나한테 저딴 부탁을 하러 왔어? 이 자식이 미쳤나? 지 할 일이나 똑바로 하지 왜 남의 밥그릇을 넘보는 거야! 그래서, 저놈 약점이 뭔데?”

“매일 전임지인 강남에 나가서 스폰서들 불러다 늦게까지 술 마시고. 사무실 간이침대에서 코를 골면서 잠을 자는 통에 직원들이 업무에 애로 사항이 많다네요.”

“뭐 이런 미친놈이 다 있어? 근데 강남 정보과 형사들 명단은 왜 받은 건데?”

“아 그거요? 그냥 한번 해 본 거예요.”

“뭐?”

“한번 불러다가 물어볼까 하고 생각도 해 봤는데 이 정도만 하면 소문이 1계장 귀에도 들어갈 것이고 그럼 알아서 기겠죠. 그래도 머리 쳐들면 그때는 청장님한테 일러바쳐야죠.”

그 말을 들은 오 경감이 혀를 내둘렀다.

“야…… 너는 진짜…… 못 말리겠다, 대단하다 대단해…….”

“뭘요, 아까 보니 실장님도 아주 무게 잡고 말씀 잘하시던데요? 멋있었어요!”

조연희가 엄지손가락을 척 하고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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