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58화
#558. 희망 대부
“아무튼 과장님, 지발 오해를 좀 풀어 주이소. 과장님도 저희를 의심하시는 건 충분히 이해가 가는데예, 진짜 아입니다. 전 재산 투자해가 이래 채리 놓고는 그런 병X 짓거리를 할 리가 없다 아입니까? 그러니 제발, 의심을 거둬 주이소.”
울먹이며 하소연하는 모습을 보고도 김세민의 표정에는 딱히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잠시 생각에 잠긴 김세민은 눈을 감고 나직이 한숨을 [후] 하고 내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과장님?”
“나도 당신들이 직접 손을 썼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럼…….”
“그렇다고 아무 관계가 없다고도 생각하지 않고. 어쩌면 묵인 정도는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일단 그것도 확실한 증인이나 물증이 있어야 하니까 지금 단계에서 이야기할 부분은 아니고. 근데 이대로 넘어갈 수는 없어. 자네들도 알다시피 온 매스컴을 도배하다시피 떠들어 놨는데 없던 일로 넘어갈 수는 없다고. 부산 지검에서도 전담 검사가 배치되었고 말이야. 그래서 하는 말인데, 자네들이 이 사건 수사하는 데 협조를 좀 해 줘야겠어.”
“저희가요?”
“진실이 뭔지 빨리 밝혀내야 자네들도 마음잡고 장사에만 집중할 수가 있지 않겠어? 허구한 날 형사들이 물장사하는 데 들락거리면 방해될 거 아니야?”
“…….”
“현명하게 판단해 주리라 믿는다. 오 주임, 그만 갈까?”
“예.”
그렇게 밖으로 나서려고 하는데 남강이 다급한 목소리로 김세민을 불렀다.
“저, 저 과장님! 그럼 뭐 저희는 어떻게 협조를 해야 합니까?”
그러자 김세민이 고개를 돌려 남강을 쳐다보더니 씨익 웃었다.
“몰라서 묻는 거야?”
“네?”
“범인 찾아서 데리고 와. 우리가 먼저 찾으면 그땐 재미없을 줄 알아.”
넋이 나간 표정을 한 남강과 오준식을 뒤로하고 김세민은 일단 그렇게 찔러 놓기만 하고서는 건물을 나왔다.
* * *
다음 날 아침 동부서 참모 회의.
먼저 서장이 입을 열었다.
“오늘 아침 뉴스에 보니까 우리 영도 다리 사건을 특집으로 속보를 전하고 있던데 이거 불안해서 말이야. 난 자세하게 내용도 알지 못하는데 오늘도 청에서 과, 서장 회의가 있잖아? 청장이 물어보기라도 하면 뭐라고 대답해야 돼?”
서장이 김세민을 보면서 그렇게 물었다.
“네. 안 그래도 오늘 과, 서장 회의가 있다는 소리를 듣고 어제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여기…… 시신 1번부터 7번까지 현재 수사 상황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지방청이나 방송에 나오는 것보다 더 상세한 자료들이 들어 있으니까 회의 참석하시기 전에 한 30분 정도 열공하시면 무난하게 대답하실 겁니다.”
“열공이라고 했나? 허 참, 형사과장, 인제 다 늙은 놈 공부시키겠다는 소리가 뭐꼬?”
말은 그렇게 했지만 자신이 우려하는 것을 미리 알기라도 하는 듯 미리 자료를 준비해서 내놓았다는 점에서 권용 서장은 김세민이 새삼 든든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서장님, 이건 제가 노파심에서 말씀드리는 것인데 지방청에 가셔서 혹시 형사과장이나 부장님, 청장님이 동부서가 너무 많은 사건을 끌어안고 있으니까 지방청으로 좀 갈라 붙이자고 해도 절대 응하시면 안 됩니다.”
“그게 무슨 말인데? 안 그래도 정신 사나운데 좀 갈라 붙이면 안 되나?”
권 서장이 사건을 나누면 좋은 일 아니냐고 그렇게 물어보았다.
“지금 지방청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는 것은 처음에 신원 확인도 제대로 안 될 줄 알고 사건을 안 받은 것인데 벌써 일주일 만에 신원이 확인된 것만 4개나 됩니다. 살인 사건에서 신원이 확인되었다는 것은 이미 50%나 먹고 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자기네들이 중간에 공을 가로채 가겠다는 속셈이지요.”
김세민이 지방청에서 공을 가로채기 위해서 그런 소리를 할 것이라고 미리 언질을 주었다.
“가만있어 봐라. 형사과장 당신 말은 맞는데 말이지, 지방청은 그래도 청장을 등에 업고 있다 아이가? 내가 무슨 재주가 있어서 청장 지시를 들이박을 수는 없는 노릇 아이가?”
“그러면 검찰 핑계를 대면 됩니다. 검찰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실종 사건 전담 검사를 배치했습니다. 313호 송아영 검사라고 어제 우리 서에 다녀갔습니다. 유치장 순시도 했고요. 앞으로 사건에 관한 모든 것은 전부 다 송 검사 지휘를 받아서 해야 한다고 말씀드리면 됩니다.”
아예 검찰한테 미루어 버리라고 김세민이 서장에게 코치를 했다.
그래야만 중간에 사건을 가로채 가는 사고는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회의가 끝나고 사무실로 내려오니 관리반 직원들이 다들 전화기를 붙들고 정신이 없었다.
“갑자기 웬 전화야?”
김세민이 이상해서 그렇게 물었다.
“아, 그게…… 오늘 아침에 생방송 모닝 뉴스인가 거기에 영도 다리 사건을 특집으로 방송을 하면서 가족 중에 실종자가 있으면 바로 동부서로 신고를 당부한다는 멘트가 나가고 나니까 지금 막 전화가 걸려 오는 거라예. 전화받는다고 다른 일을 못 한다 아입니까?”
관리주임이 입이 튀어나와서 퉁명스럽게 대답을 했다.
“그래도 형사는 말이야,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 보기에 좋다고. 형사가 일이 없어서 맨날 사우나나 다니고 하면 그것도 꼴이 우습단 말이지. 다들 불평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고. 근데 독새한테는 연락 온 것 없어?”
“아뇨?”
“흠…….”
김세민은 지금 온통 독새가 이야기했던 7번 시신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장기 밀매의 흔적이 강하게 남아 있는, 어찌 보면 가장 잔인하게 살해당했을지도 모르는 그 7번 시신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반드시 잡는다. 꼭 잡아낼 것이다.’
속으로 전의를 불태우고 있을 무렵에 오독새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 독새! 확인했어?”
-예 과장님, 다 확인이 되었심니다. 죽은 사람은 최영일 씨고 전직 국세청 직원이라예. 죽은 사람 딸인 최미영 씨하고는 조금 전 통화를 했심다. 최영일 씨가 교통사고로 허벅지 뼈를 고정시키기 위해 철판을 박았는데 그 흔적이 아직 고스란히 남아 있었심다. 그라고 딸이 서울서 대학을 다니는데 어제 우리 관리반으로 신고 전화를 걸어와서 오늘 중으로 아버지가 쓰던 칫솔하고 머리카락이 붙어 있는 옷하고 해서 검사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가지고 내려온다고 했심니다. 만나면 바로 영도 과학 수사 분소에 가서 확인하고 맞다면 내일 대부업체 영장 치겠습니다.
대부업체란 말에 김세민이 놀라서 물었다.
“뭐? 국세청 직원이 대부업체 신세를 졌단 말이야?”
-뭐 일단 자세한 이바구는 만나서 들어 봐야 알겠지만 전화로 어제 대충 듣기로는 교통사고 후유증이 심해서 더 이상 일을 못 하고 나오게 되었답니다.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하고 집에서 부인도 일찍 사별하고 딸 하나 키우면서 살았던 모양인데 일은 못 하니까 집에서 그냥 주식이나 하고 주택 복권도 사고 그렇게 했는 모양입니다. 주식에서 많이 잃은 모양이어서 생활비가 없을 정도까지 되었나 봅디다.
“그래도 그렇지, 퇴직금도 있을 테고 모아 둔 돈이 그렇게나 없었던 건가……. 뭔가 사연이 있을 거야. 아무튼 수고했어, 어서 복귀해.”
* * *
연산 로터리 안락동 방면 육교에서 돼지갈비 골목으로 들어가는 첫 번째 길목에 있는 4층 건물의 꼭대기 층.
짙게 선팅된 창문에는 ‘희망 대부’란 상호와 함께 광고 문구가 붙어 있었다.
-부산에서 가장 최저 이율로 가족같이 모십니다-
콰당!
4층까지 올라간 오독새와 조인수, 양영수 형사가 사무실 문을 거칠게 열어젖히고 들어섰다.
사무실은 보기보다는 넓었고 책상이 세 줄이나 붙어 있었으며 직원들은 대충 봐도 이십여 명은 넘어 보였다.
차림새나 행동, 말투에서 나 건달이오 하는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어이! 뭐고?”
“X발, 돈 빌리러 온 놈이 뭐가 잘났다고 당당하게 들어오노?”
입구에 서서 뭔가를 먹고 있던 덩치가 오독새 일행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한껏 짜증을 부렸다.
그때 안쪽에서 슬리퍼를 질질 끌고 제법 나이가 든 사람이 나오면서 놈의 뒤통수를 한 대 후려갈겼다.
퍼억!
“아얏!”
“아이구! 어서 오이소! 니는 임마야, 손님이 왔시문 퍼뜩 일어나가 자리를 권하든가 안 하고 와 X랄이고 X랄이! 볼일 끝났시문 퍼뜩 나가라! 가게 물 흐리지 말고! 누가 보문 여가 어디 조폭들 사무실인 줄 알겠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대부업체의 조동수 상무였다.
“자 자, 아재들 이리 앉으소! 얼마 필요하요?”
“…….”
“일수는 삼백까지는 당일 대출, 대출 다음 날부터 이자 포함해서 매일 1만 원씩 2년 상환, 조기 상환은 절대 안 되고. 아마도 우리가 부산에서 제일 조건이 좋을 깁니다. 주민증하고 연락처만 알려 주시면 지금 바로 돈이 나갑니다.”
오독새가 피식 웃었다.
“응? 뭐가 웃깁니까? 나는 웃긴 소리는 안 했는데?”
“어이, X 같은 소리 때려치우고. 사장 어딨어!”
“뭐, 뭐고? 이 X발놈들이, 느그 뭐 하는 놈들이고! 뭔데 이 X랄이냐고!”
당황한 놈이 횡설수설하자 독새는 뒷주머니에서 장지갑을 꺼내 안에 끼워 넣은 경찰 신분증을 보여 주었다.
“경찰이야.”
그러자 신분증을 본 놈의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지더니 이내 부드럽게 변화하면서 한껏 사근사근한 말투가 되었다.
“하이고~ 형사님도 너무하시지. 처음부터 형사라꼬 카지, 일부러 사람 놀래킬라꼬 그랍니까. 근데 우리 오야지는 지금 없는데요.”
그렇게 말하면서 조 상무란 놈이 눈짓으로 아까 들어올 때 거칠게 말을 걸어오던 건달을 향해 빨리 나가라는 신호를 주는 것 같았다.
덩치가 재빨리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것을 양영수 순경이 막아섰다.
“어딜 가시나?”
“아 예, 똥 누러 갑니더. 갑자기 배가 아퍼서~”
“진짜야?”
“아이구! 배야! 형사님들! 삐질삐질 나오려고 하는데예?”
놈이 정말로 오만상을 다 찌푸리면서 금방이라도 쌀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럼 저기다 싸.”
“예?”
“못 들었어? 이 X발 놈이 어디서 쌍팔년도에 써먹던 수법을 써먹으려고 그래? 지금부터 여기서 아무도 못 나간다. 그리고 다들 일어나서 저기 벽 쪽에 붙어 서라! 부산 지검 313호 송아영 검사가 발부한 압수 수색 영장을 집행한다. 반항하는 놈은 공무 집행 방해로 바로 체포할 거야. 아, 뭐 해? 다들 일어서란 말이야! 동작 신속하게 안 해? 총알같이 저쪽 벽에 붙어 서서 두 손 앞으로 모으고 차렷 자세로 선다! 실시!”
“실시!!”
양 형사가 갑자기 태권도에서 사범들이 구령을 붙이는 것처럼 고함을 지르자 다들 얼어붙은 듯이 순식간에 자리에서 일어나서 벽에 붙어 섰다.
양영수는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관장이었던 것이었다.
바로 그때 안쪽 내실에서 문이 열리면서 인상이 험악하게 생긴 사내가 튀어나왔다.
“뭐고? 뭐가 이리 시끄럽노? X발, 잠 좀 자려고 했더이만 뭐 이리 X만 한 새끼들이 와서 떠들어 샀노? 어이! 너거들! 뭐 하는 놈들이고? 어데서 왔어!”
자신이 데리고 있는 직원들이 한쪽 벽에 붙어 서 있는 것을 보고서는 본능적으로 상대 조직에서 치고 들어온 것으로 착각을 했거나 아님, 비록 경찰이라도 직원들 앞에서 가오는 세워야 한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기는 든 모양이었다.
“니가 뭔데 우리가 한 번 씨불인 소리를 또 재방송을 해야 되노! 니가 사장이가?”
오독새가 나서서 놈의 기를 꺾어 놓기 위해 그렇게 시비를 걸었다.
“하! 이 X만 한 새끼가?”
사장인 듯한 놈이 그렇게 말하면서 갑자기 오독새에게 주먹을 휘두르며 치고 들어왔다.
휘이익! 빠각!
“아야아~ 아아! 이기 뭐꼬?”
놈이 휘둘러 온 주먹을 오독새가 피하지도 않고 왼팔을 들어서 놈의 손목 안쪽을 막았는데 갑자기 놈이 오른손을 잡고 펄쩍펄쩍 뛰었다.
서로 손목끼리 부딪쳤을 뿐인데 놈이 아파 죽겠다고 펄쩍 뛰니 다들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다시 놈이 오른발을 들어서 발등으로 오독새의 얼굴을 노리고 돌려차기를 해 왔다.
“으랏샤!”
휘이익! 부우웅!
카캉!
이번에는 더 이상한 소리가 났다.
놈의 발등과 오독새의 왼팔이 부딪쳤을 뿐인데 마치 쇠와 쇠가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났기 때문이었다.
“아야아! 하이고 아파라! 마! 이 X발 놈이 팔뚝에다 뭘 차고 다니노? 이 더븐 날에 팔뚝에다가 쇠막대기를 차고 다니나 이 미친놈아!”
놈이 그렇게 말하면서 제자리에서 발목을 잡고 펄쩍펄쩍 뛰었다.
그도 그럴 것이 놈은 쇠 철심이 박혀 있는 싸움꾼용 구두를 신고 있었다.
구두의 윗부분이나 앞부분이 얇은 쇠로 덮여 있었기 때문에 그냥 맞으면 치명상을 입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오독새는 지난번에 조방에서 칼침을 한 번 맞고 나서는 양쪽 팔목과 다리에 가죽 밴드를 차고 다녔는데 바깥쪽에는 연철이 가죽 속에 들어 있었다.
아무리 더운 날씨에도 긴 팔을 입고 다녔으며 겨울에는 배에도 연철이 들어간 얇은 가죽 밴드를 차고 다녔던 것이었다.
그리고 오독새의 주특기는 절권도였다.
고등학교 다닐 때 이소룡의 영화를 보고 나서는 또래의 친구들과 절권도를 배우기 위해 도장을 찾아다녔으며 갈수록 더 집요하게 절권도에 매달리게 되어서 이제는 이소룡의 폼을 흉내 정도는 충분히 낼 수가 있었다.
“야오오! 오이샤!”
퍼벅!
가벼운 타격음이 들리면서 어느 틈에 오독새의 손등이 가볍게 놈의 면상을 후려쳤고 놈은 방심한 탓에 그대로 콧등을 맞고 코피를 주르륵 흘렸다.
2차 공격을 하기 위해서 이소룡 특유의 양발 세우기 자세를 취했다가 놈이 코피가 터지는 것을 보고 오독새가 발을 풀었다.
“X발 놈! 개 X도 아인 새끼가 소리만 시끄럽게 X랄하고 있어! 야! 여기 사장 말고 실무자 없어?”
오독새가 가운데 책상에 앉으면서 그렇게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조 상무가 총알같이 튀어나와서 얼굴 가득히 비굴한 웃음을 지었다.
“예 예, 지가 여기 상무올습니다.”
“너는 이름이 뭐야!”
“아! 예 예, 조동수라고 하는데예?”
“조동수? 아~ 그럼 X통수네! 앞으로 X통수 해라.”
“…….”
“너 최영일 씨 대부 관계 서류 다 갖고 와!”
“예?”
최영일이란 말에 갑자기 조 상무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그러고는 자기 사장을 쳐다보았다.
갑자기 안색이 변한 두 사람의 표정을 보던 오독새가 소리를 질렀다.
“빨리 안 가져와? 양 형사! 저기 사장 놈! 저 새끼! 수갑 채워! 긴급 체포해야겠다. 그리고 너! 사장 놈! 이름이 뭐야?”
갑자기 긴급 체포란 말에 사장이 기가 죽어 버렸다.
“저 양심팔인데예.”
“뭐라고? 아니 상무란 놈은 이름이 X통수이고 사장이란 놈은 양심을 팔아먹은 놈이라니? 그러니까 이 X발 놈들이 사람 가슴을 잘라서 심장을 꺼내고 개X랄을 했지. 이 새끼들을 그냥!”
퍼퍽! 팍팍팍!
“아이쿠야! 살려 주이소! 지들이 죽인 게 아이시더!”
“근데 이 X발 놈들이 뭘 잘했다고 이빨질이야? 이 샹X의 새끼들! 니들이 인간 백정이지, 사람이야? 너도 이리 와! 양심팔이라고? 햐! 요 새끼! 이거 X나 웃기는 놈이네! 이름도 요상하게 지어 갖고 없는 사람들 등골 빼먹는 놈일세. 일단 X될 때 X되더라도 니들은 오늘 좀 맞아야겠다.”
철썩! 철썩!
파파팍! 퍽퍽!
오독새가 미친 듯이 양심팔의 뺨을 때리고 발로 짓이기는데도 놈은 아무 반항도 하지 않았다.
마치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체념하고 형사들의 발길질을 고스란히 받아 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