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66화
#566. 말조심
다음 날.
출근하자마자 전화가 울렸다.
띠리링!
“감사합니다. 동부서 형사과장 김세민 경감입니다.”
-빨리 자수하세요!
“예? 뭘…….”
-어제 일은 어떻게 된 거예요?
“……나 오늘 기분 별로다, 건들지 마라.”
철커덕!
김세민은 그대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
“……아침부터 피곤한데 말이야.”
다시 전화가 울렸다.
띠리링! 띠리링!
“감사합니다. 동부서 형사과장 김세민 경감입니다.”
-아휴! 우리 사수님 누가 상남자 아니랄까 봐! 귀여운 부사수가 장난 좀 친 거 가지고!
“귀여워? 누가?”
-됐네요, 내가 바랄 걸 바라야지.
“자수는 뭔 자수야?”
-어제 뉴스에 나온 거 말이에요, 실제 상황이 아니고 우리 형사들이 촬영한 거 맞죠?
순간 김세민은 놀라서 수화기를 놓칠 뻔했다.
“야!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벌써 거기까지 소문이 난 거야?”
-그야 조금만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오죠. 그렇게 기가 막히게 시간을 맞추어서 범인을 검거했다는 것이 누가 봐도 이상하잖아요?
“하여간 넌 옛날부터 눈치 하나는 알아줘야 한다니까…….”
-근데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어제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봤나 봐요. 그래서 방금 청장님한테 헬기에서 레펠 하강해서 범인 검거한 특공대원 특진시켜 주라고 지시를 하셨다는데……. 특진은 동부서 직원이 해야 하죠?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 내가 보기엔 우리 사수님이 부산청 공보실장 꼼수에 넘어간 것 같은데?
“듣고 보니 큰일이네. 우리 직원들이 여간 고생한 게 아닌데, 오도수가 이번에 꼭 받아야 되는데, 엉뚱한 놈이 먹이를 채 간 꼴이 되었으니…… 어떡하지?”
-그러게요. 사수님 이제 큰일 났네요? 히힛.
“이 자식이……. 네가 방법을 좀 연구해 봐, 잔머리 굴리는 거 그게 네 특기잖아?”
-그래서 이 귀여운 부사수가 사수님 도와드리려고 전화를 했다는 거 아닙니까! 근데 사수님은…… 장난 좀 쳤다고 전화나 탁 끊어 버리고……. 훌쩍…….
그러자 김세민은 귀에서 수화기를 떼고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다시 수화기를 갖다 댔다.
“야 야, 내가 널 하루이틀 보냐? 지금 어디서 씨알도 안 먹힐 발연기를 하고 있어?”
-히히, 들켰나? 근데 부산청장님은 사실대로 알고 계세요?
“아니, 아무것도 모르실 거야. 그냥 TV에 나온 그대로 알 수밖에 없겠지. 현장에서 범인들 다 검거하고 난 뒤에 공보실장이 주장을 해서 각본을 짜고 촬영을 했는데……. 아, 이거 참 난감하네.”
-일단은 본청장님한테 사실대로 다 말씀을 드릴게요. 그리고 각하 지시를 뭉갤 수는 없으니까 특공대 직원은 한 사람 특진을 시키고요, 방금 사수님 말씀하신 오도수 경장도 특진을 시키고…….
“그럼 네 말은 두 사람을 특진시킨다는 말이야?”
-어쩔 수가 없잖아요. 그 대신 연말에 부산에는 정기 승진 T.O가 경사는 한 사람이 줄어들게 되겠죠. 그건 제가 인사과에 가서 조정을 해 볼게요. 그 대신 특공대는 반드시 경장이 승진을 해야 해요. 난데없이 경사나 경위가 올라오면 그때는 정말 대책이 없어요. 특공대장한테 운 좋게 경사 T.O 하나 받았으니까 더 이상 욕심은 내지 말고 보안 유지 잘하라고 하세요. 아셨죠?
“참 더럽네 이거, 촬영비까지 줬는데 나 원……. 그래도 네 덕분에 살았다, 너 아니었으면 어쩔 뻔했냐?”
-그죠? 하여튼 우리 사수님은 나 없으면 안 된다니까?
“그래 그래, 아무튼 고마워. 우리가 특진에서 누락이 되었으면 형사들이 날 보고 뭐라고 했겠어?”
-에휴.
“응? 갑자기 왜 한숨이냐?”
-아니, 그렇잖아요. 사수님이 항상 돌직구 스타일인 건 알겠는데요, 고작 공보실장 수작에 당했다고 생각하니 분하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하고…….
“야 야, 내가 무슨 어린애야? 뭐 그런 소릴 하고 그래? 내 앞가림 정도는 알아서 해. 여차하면 너도 있고…….”
-응? 방금 뭐라고?
“응? 아냐! 야, 나 지금 바뻐! 끊어!”
-사수님? 사수님!
뚜-뚜-.
조연희는 전화를 끊고 나서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사수인 김세민이 직접 관련이 되었기 때문에 말끔하게 처리를 해야 했다.
다시 한번 비디오를 틀어 놓고 어제 방송이 된 화면을 자세히 보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어제 얼핏 TV로 본 것에서 놓친 것이 있었다.
범인으로 체포된 남자의 뒤 혁대에 수갑이 꽂혀 있었던 것이었다.
보통 형사들은 지급된 가죽 케이스에다 수갑을 넣지 않고 바지 뒤춤 혁대 사이에 수갑을 끼워 넣어서 다녔다.
케이스에 넣게 되면 급박한 순간에 케이스 단추를 열고 꺼내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자칫 범인들을 놓치는 경우도 많아서, 대부분의 형사들은 그냥 뒤춤에 걸쳐 넣었다가 범인의 손목을 잡고 그대로 수갑을 꺼내어서 손목에다 세게 쳤다. 그러면 자동으로 수갑의 갈퀴가 360도 돌면서 채워지는 것이었다.
이건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였다.
‘됐어!’
이제는 자신의 뜻대로 휘두를 수가 있었다.
조연희는 입가에 미소를 띠면서 부산청 공보실장한테 전화를 걸었다.
* * *
띠리링!
“감사합니다. 부산 공보실장 정연택 경정입니다.”
-네. 실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본청장님 부속실에 근무하는 조연희 경사라고 합니다.
“조연희 경사…… 조 경사……. 으잉? 그 조 경사?”
-네, 그 조 경산데요, 잠깐 통화 가능하신가요?
‘아이 X발, 뭔데! 무슨 일로 나한테 전화질이야?’
속으로는 온갖 의문표가 꼬리를 물고 일어났지만 최대한 무게를 잡고 전화를 받았다.
“아, 그래요. 본청장님 모신다고 수고가 많아요. 그래 무슨 일로?”
-실장님, 이번에 기장에서 장기 밀매범 검거하신 것 말인데요. 그거…… 검거 후에 보도용으로 촬영한 것이죠?
“응? 무슨 소리인지?”
-범인의 뒤춤을 보니까 수갑이 꽂힌 것이 그대로 보이던데…….
“아니? 그게 어째서 그런 장면이……. 난 못 봤는데…….”
정 실장이 말을 버벅거리자 조연희는 딱 잘라서 말을 했다.
-청장님도 다 알고 계세요.
“……!”
-그러니까 확인해 보시고, 아니라면 그대로 가만 계시면 본청 감찰에서 조사가 나갈 겁니다. 근데 만약에 사실이라면 지금이라도 부산청장님한테 사실대로 보고를 드리고 우리 본청장님한테 사과하시는 게 좋겠다고 그렇게 말씀을 드려 주세요.
“아니, 저…… 그건…….”
-제 말 아직 안 끝났습니다.
“옙!”
-후후. 모든 것이 다 잘 넘어갈 수 있고요, 실장님 하시기 나름입니다. 특진도 두 사람이 내려갈 겁니다. 청장님 표창도 석 장이나 내려갈 것이고……. 만에 하나 아니라고 자존심 내세우시면 모든 것이 다 물거품이 된다는 것은 잘 알고 계시겠죠? 그럼.
철커덕!
“으아아악!”
정 실장은 머리를 감싸 쥐었다.
“수갑이 왜 거기서 나와! 이제 와서 어제 그렇게 칭찬을 들어 놓고 어떻게 청장한테 들어가서 사실이 아니고 다 구라라고 말을 한단 말이야! 아휴우우! 조 승지 이X이 백 년도 더 먹은 여시라고 하더니 내가 여시 눈까리는 못 빼먹었구나!”
콰당탕탕!
정 실장이 땅이 꺼져라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분이 덜 풀렸는지 책상 위에 있는 물건들을 싹 쓸어서 던져 버렸다.
* * *
조연희는 2층의 경무국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들어섰다.
“어! 조 승지다!”
누군가 그렇게 부르자 경무국 안에서 근무하던 모든 직원이 조연희한테로 고개를 돌렸다.
“하여튼 조 승지 저거, 경무국 문을 제집 안방 드나들듯이 저리 활짝 열고 들어오는 사람은 조 승지뿐이야. 다들 조심스럽게 들어오는데 말이야.”
“여기서 조 승지하고 맞설 사람이 누가 있어? 계장들도 다들 꼼짝 못 하잖아?”
“그럼 네가 나서 봐, 우리 구경 좀 하게.”
“이거 왜 이래? 말이 그렇다는 거지.”
“키키! 오늘은 어느 계장이 당하는지 두고 보자.”
조연희는 첫 번째 줄에 앉은 인사계장인 강활 경정 앞에 서서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동안 격조했습니다!”
“아 예, 무슨 하명하실 일이라도…….”
“국사에 관한 중차대한 일이라, 저하고 필담(筆談)을 나누시지요?”
그렇게 말하면서 조연희는 강활의 책상 위에 놓인 종이에다가 이렇게 썼다.
[부산청 특진 2명 경장에서 경사로. Yes or No?]
“흠…….”
그러자 강활이 다시 종이에다가 뭔가를 끄적였다.
[해황성 종 여섯(청장님 지시)?]
[한 명은 B.H(Blue House: 청와대) 또 한 명은 해황성 종 여섯(지시).]
조연희가 그렇게 쓰자 강활 계장이 흔쾌히 Yes에다가 동그라미를 쳤다.
조연희가 정중히 강활 계장에게 고개를 숙이고 밖으로 나가는가 싶더니 다시 방향을 틀어서 상훈계장인 최인규 계장 앞으로 사뿐히 걸어갔다.
“뭐지? 안 나가고 왜 우리 쪽으로 와?”
최인규 계장이 지레 겁을 먹고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아니 계장님, 체통을 좀 지키십시오. 여기 경무국 직원들이 다들 쳐다보고 있습니다.”
상훈계 서무인 박 경사가 최인규 계장의 바지를 잡고 자리에 주저앉혔다.
“그동안 무탈하셨습니까?”
“아 예, 조 승상 대감!”
최인규의 입에서 승상이란 소리가 나오자 순간 조연희의 얼굴이 굳어 버렸다.
그동안 각 과 사무실을 스스로 승지라 칭하면서 장난같이 돌아다녔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딱딱한 경찰청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한 나름의 재치였다.
그러나 경찰대 출신 최인규 상훈계장 입에서 조 승상이란 소리가 나오는 순간 조연희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져 버렸다.
“아니, 제가 무슨 말실수라도…….”
조연희는 뭐라고 딱히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앞자리에 앉은 서무 박 경사한테 메모를 내밀었다.
“박 부장님?”
“예, 예? 저요?”
“이번에 부산청에서 장기 밀매범 검거한 사건 청장님이 동부 형사 2장, 특공대 1장을 내려 주라고 하셨으니까 명단은 여기 있습니다.”
“아니? 아침에 우리 과장님은 두 장이라고 하셨는데……?”
그러자 어중간하게 서 있던 최인규 경정이 혼잣말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우리 계장님은 청장님 표창을 꼭 계장님 주머니 속 쌈짓돈 꺼내듯이 그렇게 인색하게 구시네요? 주기 싫으면 관두세요. 전 분명히 전달했습니다?”
조연희가 찬바람을 일으키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경무국을 나서자, 직원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야야! 조 승지 저거 왜 저래? 승지보다 승상이 더 높지 않아? 지 생각해서 말해 줬구만!”
“야! 넌 삼국지도 안 읽어 봤어?”
“삼국지? 여기서 삼국지가 왜 나오냐?”
“나 참, 모르는 소리 하네. 조 승상이 누구야? 한 나라 마지막 황제인 헌제를 병X 만든 조조잖아?”
“그건 그렇지.”
“근데 조 승상이라 하면 우리 청장님이 헌제라는 소리밖에는 더 돼?”
“아…….”
“하여튼 경찰대 저 자식들 말이야. 말을 생각해 보지도 않고 함부로 내뱉고 있어. 인제 분위기 살벌해지겠는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을 하고 말이야, 적어도 경정 정도 달았으면 생각이란 걸 하고 살아야 할 거 아냐?”
다들 그렇게 수군거렸다.
부속실로 돌아온 조연희는 손톱을 이로 잘근잘근 씹었다.
“개자식! 어디서 함부로 말을 하고 있어!”
“연희야, 왜 그래? 뭔 일 있어?”
부속실 양영미가 조연희의 표정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그렇게 물었다.
“실장님, 이번 달에 법화회 모임이 언제죠?”
조연희가 부속실장인 최영근 경감에게 그렇게 물었다.
전임 부속실장인 오현수 실장은 지난번 옥민식 청장 때 경정으로 승진이 되어 대구청으로 내려갔고, 이번에 서울청에서 조연희의 추천으로 경찰대 출신이 들어온 것이었다.
천세용 청장한테는 경찰대 출신이 부속실장으로 와야 탕평인사에 맞는다는 구실을 붙여서 서울청 보안국에 근무하던 경찰대 출신인 최 경감을 데리고 온 것이었다.
서울청장을 할 때 데리고 있던 용국 마피아 출신 박 주임은 승진을 시켜서 내보냈기 때문에 어차피 T.O도 서울청은 주임급이고 경찰청은 경감이어서 부속실장 인사는 딱히 문제없이 이루어진 셈이었다.
“응? 아니 그건 왜 그럽니까? 이번 달 29일인가 그렇던데…….”
“그럼 이번에 특별 게스트로 절 좀 데리고 가 주세요. 제가 할 말이 있어서 그래요.”
“응? 우리 조 부장이 법화회 모임에 게스트로 온다고? 이거 그래도 되나? 기획계장한테 일단 물어나 봐야겠는데?”
조연희의 드센 태도에 부속실장이 뒤로 살짝 몸을 사리는 동작을 취하자 조연희가 최영근에게 다시 물었다.
“실장님은 경주 최씨 관가정공파죠?”
“그런데요?”
“상훈계장도 제가 알기로는 관가정공파 맞죠?”
“네, 아마도 저한테는 증손자뻘쯤 될 겁니다.”
“기수도 실장님이 한 기수 빠르시구요.”
“네. 이거 제가 미련해서 진급이 늦었는데 다 우리 조 승지가 발탁을 해 주어서 행운을 잡았지요.”
“그럼 기획계장인 손길승 회장한테 분명히 말하세요. 이번에 날 참석 안 시켜 주면 다들 각오해야 할 거라고요.”
“네? 네, 그러죠.”
“그리고 또 하나, 이제 더 이상 경찰대 출신이 경찰청에서 근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요. 분명히 전달해 주세요!”
조연희의 눈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본 최영근 실장은 기겁을 하고 손길승 기획계장한테 뛰어갔다.
손길승이 아직도 경찰청 내 법화회장이기 때문이었다.
* * *
경찰청사 건물 옥상.
한쪽 구석에 흡연자를 위한 대형 재떨이와 의자가 몇 개 놓여 있었다.
최영근 부속실장은 손길승과 마주 앉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었는데 이제 어떡하실 거예요?”
최영근이 손길승에게 물었다.
“그러게 말이다. 조 승지는 건드리면 안 된다고 내가 그렇게 말했는데 최인규 이 새끼가 쓸데없이 분란을 키웠어. 한 일주일 전에 나한테 와서 그러더라고, 조 승지 저것 쫓아낼 방법이 있다고 말이야.”
손길승이 그렇게 말하면서 두 번째 담배를 입에 물었다.
“그게 뭡니까?”
궁금해진 최영근이 몸을 바싹 붙이면서 그렇게 물어보았다.
“그게 말이야, 내 입으로 말하기도 좀 그런데 이 자식이 그러더라고. 앞으로는 조 승지란 말 대신에 조 승상님~! 하고 깍듯이 예를 갖추자는 거야. 복도에서 만나게 되더라도 지나가는 다른 사람들이 다 듣게 그 자리에 서서 조 승상님~! 하고 이렇게 90도로 머리 숙여 인사하자고 그러는 거야.”
“지금 그게 무슨 말입니까? 그러면 그 화살이 청장님한테까지 향한다는 걸 지금 모르고 하는 말입니까? 이거는 뭐 병X도 아니고…….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갈 것을, 자꾸 X랄이야 X랄이?”
최영근 실장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청장님도 용국 마피아 출신이니까 다 한통속이라는 거지. 지금 청장님이 계속 있으면 우리가 이번에 첫 총경 배출이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 그래서 지금 천세용 청장하고 조연희를 몰아내고 고시생 출신 청장을 앉히자는 그런 생각인 것 같더만.”
거기까지 얘기를 하고서 손길승이 길게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그래서 뭐라고 하셨습니까?”
“뭐라고 하긴? 일단 우리 법화회 모임에서 의논을 해 보자고 당분간은 찍소리도 말고 있으라고 했는데 아까 인사과에서 결국 그 사달을 냈다면서?”
“사달 정도가 아니라 조 승지가 선전 포고를 했습니다.”
최영근 실장이 조연희가 선전 포고를 했다는 말을 하자 손길승이 피우던 담배를 놀라서 떨어트렸다.
“앗 뜨거! 선전 포고? 뭐라고 하면서 선전 포고를 했는데?”
“이번 달 법화회 모임에 자길 게스트로 불러 달랍니다. 안 그러면 판을 확 뒤집어엎겠다고 공갈을 쳤습니다. 경찰청에 이제 다시는 경찰대 출신이 근무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입니다.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