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77화
#577. 당해도 얻는 것은 있다
강송을 포함해서 전원 일단 경찰서 형사계로 데리고 가라고 지시를 하고 김세민도 나서려고 하는데 저쪽에서 자성대 호텔 김철 사장이 걸어왔다.
“와이구! 오늘 우리 김 과장님 아니었으면 참말로 지가 마 큰일 날 뻔했심니더. 이리 간단하게 다 제압을 해 주어서 고맙심니다. 지가 며칠 내로 한번 초대를 하겠심니다. 은혜를 갚구로 함 기회를 주시소.”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전 경찰관이니까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
김세민은 일단 인사치레로 그렇게 말을 하였다.
“그라고예, 점마들 고마 한 번 훈방해 주면 안 되겠능교?”
느닷없이 김철 사장이 서면파 애들을 훈방해 달라고 말을 꺼냈다.
“아니 아까 처음 들어올 때 보니까 사장님도 무릎을 다 꿇리던데 그런 놈들을 훈방하라는 말씀입니까?”
김세민이 놀라서 그렇게 물었다.
“마 맥주병 몇 개 깨진 것하고 우리 아들 바닥에 무릎 꿇고 좀 쪽팔린 것 말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 아잉교? 지는 마 사건이 확대되는 것이 싫은 거라예.”
깜짝 놀랄 만큼 강송이 하는 얘기와 일치되었다.
“아무리 그래도…….”
“김 과장님, 마 지가 하는 얘기가 우습게 들릴지는 몰라도 고래해 주시소. 나중에 여기 계시다 보문 자연히 다 아시겠지만 우리 조방에 있는 건달들은 옛날 용두파 찌끄라지라예. 다들 나이도 들었고 돈도 좀 만졌으니까 여기 번듯한 유흥업소 하나씩 차려 갖고 잘 지내는데 서면에 있는 애들은 인자 커 올라오는 시상 천지에 무서울 게 없는 어린 아들 아잉교? 우리가 어린 아들하고 싸워 가지고 우째 이기겠능교? 그라이 좀 갈라 묵고 살면 좋은데, 오늘 일도 어차피 한 번은 일어나야 할 당연한 일이라예.”
당연히 일어날 일이라는 말에 김세민은 충격을 받았다.
“그럼 오늘 일을 짐작을 다 하고 계셨단 말입니까?”
“맞니더. 이번에 다음 달에 서면 구재훈이가 시의원 선거에 출마를 한다 아입니까? 그라이 시의원이 대놓고 크레믈린 유흥업소를 한다고 할 수는 없지예. 방금 난리 친 그놈한테 서면 크레믈린의 운영권을 넘겼다고 선언을 했는데 내막은 계속 구재훈이가 장악을 하고 있겠지예.”
“아니 구재훈이 그 자식이 시의원에 나간다고요? 누가 그런 건달을 시의원으로 뽑아 줍니까?”
“서면에 사는 것은 다 장사를 하는 사람들 아닙니까? 구멍가게 주인이라도 건달들 말을 무시하고는 장사를 할 수가 없지요. 아마 압도적인 표로 당선이 될 것입니다.”
압도적인 표라는 말에 김세민은 할 말을 잃었다.
“그래도 일단 검사들이 다 보았기 때문에 내일 검찰로 바로 다 넘길 겁니다.”
검찰로 사건을 넘기겠다고 말을 하자 김철 사장이 고개를 저었다.
“검찰로 가면 안 될 낀데……. 아까 보이 검사님들하고도 친하신 것 같던데 우야든동 이 사건은 조용하게 덮고 지나가 주이소. 지가 오늘 중으로 합의서를 내겠심니다. 아까 그 친구가 고마 여기 한번 찔러본 것뿐이라예. 그래야 우리 반응 한번 떠보고 나서 우리한테 뭔가 원하는 것이 있겠지예. 조건을 제시하문 그때 가서 검토해 보고 도저히 우리가 받아들일 수가 없는 조건이면 그때는 전쟁이라도 해야지예. 그러나 그렇게까지 막 나가지는 않을 거라예. 뒤에 구재훈이가 있고 그놈이 이번에 시의원 선거에 나가니까 어느 정도는 통제를 할 거라예. 오늘 건은 마 이번에 서면의 주인이 바뀌었다, 카는 것을 한번 우리한테 알리는 행사라고 보시문 되니더.”
“일단 전 경찰서에 들어가 봐야 하겠습니다. 지금 대충 봐도 인원이 스무 명이 넘는 것 같은데 내일 검찰에 넘기려면 밤새 조사는 해야 합니다.”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자리를 뜨려고 하자 김철 사장도 같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도 바로 뒤따라서 들어가겠습니다. 가서 강송이하고 합의서 작성해서 드리겠습니다.”
그러면서 총총걸음으로 돌아서 가는 김철 사장의 뒷모습을 보고 김세민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건달들도 이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모양이지?’
경찰서에 도착을 하니 정문 옆 담벼락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무슨 재미난 구경거리라도 있는지 다들 낄낄거리는 중이었다.
타고 온 순찰차에서 내려 들어가 보니 동부서 앞마당에서 잡혀 온 건달들이 단체로 기합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현관 계단 위에는 이인철 교통과장이 허리에 손을 올리고 서 있었고 형사들이 경찰봉을 들고 건달들이 원산폭격 하는 사이를 다니면서 요령 피우는 놈은 봉으로 다리를 사정없이 내리치고 있었다.
“요 새끼들 봐라! 꼴에 달건이라고 하나도 힘이 안 든다 이거지? 그럼 지금부터 왼쪽 다리 하나를 든다! 실시!”
이인철의 명령에 건달들이 일제히 왼발을 들었다.
“헥헥! 하이고 죽겠다! 보소 행임요! 우리가 힘이 안 드는 기 아이고 명색이 주먹쟁이가 쪽팔리게 힘들다는 소리를 우째 하능교? 지들은 마 시키는 대로 한 죄밖에 없는데 이리 뺑뺑이 돌리도 되능교!”
기합을 받던 한 놈이 벌떡 일어나서 그렇게 항의를 하였다.
놈은 체격도 좋았고 생김새도 제법 깡이 있어 보였다.
“그래서, 이 X발 놈이 지금 뭐라고 씨불이는 거야? 나하고 한판 해보겠다는 거야 뭐야?”
이인철이 직원들이 다 보는 데서 놈이 도발을 하자 참기가 어려웠던 모양이었다.
“그래 한판 붙었으면 좋겠수다. 경찰이라고 해서 우리가 참고 있지만 그 계급장만 아니문 X발 나도 어데 가서 맞고 다니지는 않는다고!”
“그래! 너 이 새끼 말 한번 잘했다. 이리 나와! 한번 붙어 보자!”
이인철이 계단에서 훌쩍 뛰어내려 달려가서 놈의 옷깃을 양손으로 잡았다.
그러고는 놈의 왼쪽 어깨를 멱살을 잡은 오른손으로 힘껏 밀었더니 놈이 ‘어어!’ 하면서 몸의 균형이 무너졌고 놈의 오른쪽 어깨가 앞으로 밀려 나오게 되었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이인철이 잽싸게 놈의 허리에 자신의 엉덩이를 밀어 넣으면서 오른발로 놈의 오른발 뒤꿈치를 세게 걷어찼다.
“어어엇! 이거 놔라! X발 놈아, 안 놓나?”
휘익! 파박!
“으랏차차!”
순식간에 놈의 몸이 허공에 붕 떴다.
바로 아래로 내려찍으려는 순간 김세민이 들어오다가 그 광경을 보았다.
“야, 스톱! 그만해!”
“과장님?”
“땅에다 꽂으면 이놈들 술수에 말려드는 거라고! 이 과장! 내려놔!”
김세민이 그렇게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이인철도 동작을 멈추고 손을 풀었다.
그러자 그냥 땅바닥에 주저앉은 놈이 싱긋 웃었다.
“아따 시방, 형님은 잘 안 속네요~잉! 바로 내다 꽂았으문 쪼기 병원에 가서 드러누울라고 했는데, 그라모 우리 형님 일 년 치 봉급은 나한테 상납해야 하고 사모님은 속병이 나서 죽겠지라? 킬킬킬!”
“이 새끼가…….”
이인철이 손을 쳐들자 놈은 피하지도 않고 씨익 웃을 뿐이었다.
“어이쿠! 우리가 배운 게 없어 조폭대 건달과를 나왔지만서로 아주 쌩으로 무식하지는 않소~잉! 하따! 그나저나 유도 좀 했소? 동작이 우째 그리 빠르요~잉?”
철썩!
이인철이 놈이 빈정거리는 소리를 못 참아 그대로 놈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후려쳤다.
“아따! 고거 뺨따구 한 대는 고마 싸비스로 맞아 드리지라! 크! 열나 재미가 있구만이라잉~.”
놈이 맞은 뺨을 어루만지면서 계속 이인철을 도발하자 김세민이 이인철의 팔을 잡아끌었다.
“이리 와 봐!”
“형님! 저런 말 듣고 가만히 있으란 말입니까!”
“내 말 들어! 나도 저놈들한테 당했다고.”
“예? 무슨…….”
“나중에 다 설명해 줄게, 그러니 일단 절대로 손대지 마! 저놈들 작정하고 들어온 거야. 다행히 검찰에서 대신 처리해 주겠다고 했으니까 우리는 검찰에 보내면 다 끝난다고.”
“검찰에…… 말입니까.”
“그래, 아무튼 더 이상 일 만들면 안 돼.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예. 알기는 알겠는데 건달들 눈치나 봐야 되는 신세라니…… 한심해서 그럽니다.”
“참을 땐 참아야지. 또 기회가 있을 거야. 그땐 제대로 조지자고. 수고했어. 저놈들 정리는 내가 할게. 들어가.”
형사계 안으로 들어가 보니 개판이었다.
아무 데나 널브러져 앉아 있는 데다가 담배를 다 입에 물고 있으니 너구리 소굴이 따로 없었다.
형사들이 제지해도 무시하기 일쑤였고, 강송은 아예 형사과장 방에 들어와서 소파에 앉아 발까지 올리고 있었다.
“이 새끼가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와?”
“아 형님, 인자 오시는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지라.”
“형님은 X발, 누가 니 형님이야? 뒤지기 싫으면 빨리 꺼져라. 아님 또 쳐맞고 싶냐?”
“거 너무 빡빡하게 굴지 맙시다. 지가 또 겪어 보문 성격이 싹싹하당께요. 그랑께 한 번씩 서면에 살짝 내리오시 갖고 회포도 좀 푸시고 그리 좀 잘 지내보더랑께요!”
“……이 새끼가, 사람 말이 말 같지가 않아? 나하고 지금 난장을 까?”
김세민이 주먹을 치켜들고 때리려는 자세를 취하자 놈이 실실 웃더니 그제야 밖으로 나갔다.
“오 주임하고 반장들! 좀 들어와 봐!”
김세민이 바깥에다 대고 그렇게 소리를 질렀다.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 지방청에 보고부터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정한 주임이 들어오자마자 그렇게 말을 꺼냈다.
오늘 형사 3반이 기동 순찰 근무인데 사건을 엉겁결에 받은 것이 되어 버린 것이었다.
“지금 우리가 연행해 온 놈들이 전부 몇 명이나 되지?”
김세민이 그렇게 물었다.
“전부 해서 스물일곱입니다.”
“이거 조사하는 것도 밤새워야 되겠는데예? 보통 골이 아픈 게 아이라예.”
정성길 경사가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신고 출동을 갔다가 생각지도 않은 사건을 받아 버린 것이었다.
스물일곱 명의 수사 서류를 만든다는 것은 꽤나 골치 아픈 일이었다.
보통의 경우 파출소에서 단순 폭행으로 연행이 되어 와서 순순히 조서를 다 받는다 해도 검찰에 송치할 때쯤이면 통상 50장은 우습게 넘어가는 것이 수사 서류였기 때문이었다.
“걱정할 것 없어! 검찰에서 다 받아 주기로 했으니까 말이야. 일단 내가 지시하는 대로만 하면 두 시간 안에는 다 끝나.”
김세민이 그렇게 얘기를 하자 모두들 눈이 동그래졌다.
“네? 두 시간 안에 조사가 다 끝난다고요? 무슨 그런 일이…….”
“일단 저놈들한테 A4용지 한 장씩 주고 각서를 쓰라고 해! 오늘 저녁에 있었던 일, 서면에서 여기 조방으로 넘어와서 각자 뭘 했는지 간단하게 적고 난 다음에 앞으로는 절대 조방에 와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 대신 약속을 어기면 오늘 것까지 합쳐서 처벌을 해도 아무 이의도 달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쓰고 주소, 주민 번호, 이름, 연락처를 정확하게 적으라고 하고.”
“그런 다음에는요?”
“얘기를 들었겠지만 오늘 저녁에 현장에 검사들이 우연히 나와 있었다. 그래서 일단은 너희들이 다 반성을 하고 다시 조방에 와서 사고 안 치겠다고 하면 검사들이 훈방을 해 줄 생각이 있는 것 같더라. 너희들이 쓴 이 각서는 내일 우리가 검찰에 갖다 줄 것이다. 너희들이 내일 자진해서 부산지검 312호 남경수 검사한테 출석하겠다고 지금 이 자리에서 약속을 하면 오늘 너희들 다 내보내 줄 것이다. 만약에 내일 못 가겠다고 하면 오늘부터 여기 유치장에서 자야 한다. 그 정도만 얘기하면 다들 알아서 각서 적고 나갈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렇게 말을 맺자 다들 꽤나 놀란 눈치였다.
“아니, 이건 누가 봐도 완전 조폭들 싸움인데 훈방해도 문제가 안 생기겠습니까?”
오정한 주임이 그렇게 물어 왔다.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또 어떻게 보면 조폭들 싸움은 아니잖아? 상대도 없었고 용두파에서는 아예 현장에 나오지도 않았어. 그리고 피해 당사자인 자성대 호텔 김철 사장이 처벌 의사가 없다고, 아마 지금쯤 들어와서 합의서를 만들고 있을 거야.”
“…….”
“사실 내 책임도 크다.”
“과장님이요? 왜요?”
“내가 오늘 방심하다가 저기 강송이란 놈한테 당해 버렸어. 그냥 총 쏘고 들어가서 체포를 했어야 하는데 놈의 도발에 넘어가 한판 붙는 바람에…….”
그러자 다들 알 만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안 봐도 비디오지.]
[과장님 성격에 강송 저놈 살아 있는 것만 해도 다행이지.]
“아무튼 나 때문에 번거롭게 만들어서 미안해.”
“에이, 아닙니다.”
“저희도 현장에 있었으면 더 도움이 되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저희가 죄송하죠.”
“아, 점마, 저거 진짜 나쁜 놈이네요. 그라이까 점마 저거 강송이라 캤심니까? 점마는 손해 볼 것이 별로 없네요. 우리 과장님한테 이깄으면 지는 완전 부산에서 깃대 세우는 것이고 져도 상관없도록 이런 복선을 다 깔아 놨네요. 구재훈이보다 훨씬 더 영리한 놈이네예. 과장님 앞으로 조심하시소.”
다행히 형사반장들이 김세민의 입장을 잘 이해해 주었다.
“일단은 이렇게 수습을 하고 다음에 걸리면 절대 봐주지 말고 제대로 조지자고.”
김세민이 그렇게 말하면서 얼굴에 씁쓸한 표정을 나타내자 정성길 경사가 이렇게 위로를 해 주었다.
“아이라예, 오늘 과장님이 조방에서 지대로 한번 보여 줬심니다. 아까 지가 보이까 아테나의 남강이나 오준식이 얼굴도 있던데요? 그놈들도 오늘 똑똑히 봤겠지예. 그래도 조방에서 과장님한테 잘해야 살아남는다는 것을. 마 그 정도만 해도 우리가 얻는 것이 더 많심다.”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어서 움직이자고. 그리고 여기에만 매달릴 수가 없어. 내일부터는 영도 다리 살인범 있지, 그것도 잡아야 돼. 건달들 문제는 앞으로 시간이 많으니까 천천히 걸려들 때마다 조지도록 하자고.”
“예!”
정 경사가 김세민의 방을 나가자마자 손바닥을 쳤다.
“자자! 얼라들아, 여기 주목! 오늘 집에 갈라 카문 내 말 단디 듣고 시키는 대로 해야 한데이.”
일단 그렇게 말을 꺼내 놓자 다들 정 경사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행임요! 그기 참말잉교? 오늘 집에 보내 주능교? 우리 빵에 가는 거는 아이지예?”
“우리는 마 아무것도 모리고 따라왔다 아입니까? 그동안에 우리 아들도 좀 바뀌고 해서 한 며칠 지옥 훈련을 했다 아입니까? 오늘 담력 테스트를 한다꼬 캐서 따라왔는데 와! X발 참말로 조방에 와가 이 난리를 피울 줄은 지들은 마 몰랐다 아입니까?”
“그란데 조방에 용두파는 다 어디로 갔심니까? 오늘 한 놈도 안 보이던데 우리는 이거 함정에 빠진 거 아이가 하고 잔뜩 쫄아 있었는데 두목들끼리 날라다니는 것 구경만 했네예.”
여기저기서 중구난방으로 떠들어 댔다.
“아이 X발, 시끄럽게……. 야, 임마! 너!”
“누구…….”
“저요?”
“그래 너! 방금 시불인 너 임마!”
정 경사가 방금까지 떠들어 대던 건달을 손가락으로 지목하자 놈이 흠칫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저요? 지가 뭐 잘못 말했심니까?”
“일로 와!”
“아이 X발, 경찰이면 경찰이지 와 사람을 오라 가라…….”
퍼억!
“아이쿠! 머리야! 와 때립니까!”
“응? 아, 미안하다. 내가 때리려고 한 건 아니고, 니 대가리 위에 모기가 한 마리 앉아 있길래…….”
“모기? 모기가 어디 있다고 이 X랄이고! 당신 두목이 우리 두목한테 당하는 것 못 봤…… 케엑!”
짜악!
“아이 X발, 인자는 싸다구까지 때리네! 진짜 이랄 끼요!”
“아니, 그게…… 니 귀싸대기에 모기가 살랑살랑거리길래 나도 모르게 그만……. 엇? 잠깐만, 고개 돌려 봐. 반대쪽에도 있는 것 같은데? 어디…….”
“우왓, 아 아입니다, 모기 없습니다!”
“……그래? 근데 있잖아, 지금부터 조사 시작할 건데, 또 시끄럽게 떠들면 말이야. 내가 니 면상 어딘가에 달라붙은 모기를 또 발견할지도 몰라. 알겠어?”
“…….”
“알겠냐고.”
그러자 놈들이 차렷 자세로 서서 합창을 하는 것이었다.
“예! 알겠습니다!”
“이 새끼들이, 조용히 하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