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16화
#616. 외제 아줌마
아줌마들이 흩어지고 나니 이내 순찰차가 왔다.
왜애앵!
짧은 사이렌 소리를 울리고 나서 바로 건달들 앞에 갖다 대는 순찰차는 부두 순마였다.
창문만 내리고는 안에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었다.
“어이! 오늘은 장사 잘했나?”
경사 계급장을 달고 있는 것으로 봐서 파출소 차석인 것 같았다.
“그저 그렇죠. 자, 여기 있심니다.”
그러면서 건달이 미리 준비한 봉투를 하나 차 안으로 들이밀었다.
“땡큐! 그리고 말이야. 다음 주에 우리 소장님 휴가 휴가비 좀 챙겨 가지고 석 과장보고 좀 들어왔다 가라고 그래.”
“잘 알겠심니다. 고래 전하겠심니다. 그럼 살펴 가십시오. 형님.”
건달들이 순찰차에다 대고 깍듯이 머리를 숙였다.
부두 파출소 순찰차가 떠나고 나자 남은 건달이 담배에 불을 붙였다.
“에이 X발, 교통 이 새끼들은 왜 이리 늦는 거야? 저기 초소에 그냥 전해 주라고 던져 놓고 가 버릴까?”
건달 중에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놈이 그렇게 투덜거리자 옆에 서 있던 놈이 고개를 저었다.
“만약에 그리했다가 형님 귀에 들어가면 그때는 난리 납니다. 물질하는 것은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지 않습니까?”
“에이 X발, 귀찮네.”
“아, 저기 옵니다!”
과연 뭐가 급했는지 순찰차 한 대가 신호를 무시하고 경광등을 울리면서 전속력으로 달려오더니 건달들 앞에 ‘끼이이익!’ 소리를 내면서 정차를 했다.
“아따! 우리 원 부장님 뭐가 그리 급하다고 이리 날라다닙니까?”
그러면서 건달이 가슴에서 봉투를 하나 꺼내어서 건네주었다.
“아이 X발, 빨리 그거나 줘! 지금 음주 단속하다가 왔단 말이야. 이번에 새로 온 과장이 어찌나 음주 단속을 챙기는지 말이야, 방금도 도망간 놈 잡으러 가는 척하고 온 거라고, 액수는 맞지?”
교통 외감이 봉투를 흔들면서 그렇게 물었다.
“아따! 원 부장님도! 우리가 뭐 장사 하루 이틀 합니까? 그럼 다음 주에 또 봅시다.”
“잠깐!”
건달이 그렇게 말하면서 자리를 뜨려고 하는데 갑반 외감인 원정진 경사가 놈을 불러세웠다.
“거기 짜가라도 좋으니까 남는 것 하나 없어?”
“뭘 말입니까?”
“이 새끼가 장난하나……. 나도 좀 차 보게 말이야. 난 결혼할 때 돈이 없어서 시계도 못 했어. 전세방 구한다고 말이야.”
원 경사가 그렇게 앓는 소리를 하자 건달이 너스레를 떨었다.
“하이고! 우리 교통 외감님께서 그리 앓는 소리를 하시면 체통이 뭐가 됩니까? 내 알았으니까 석 과장님한테 말씀드려서 좋은 것 신삐로 하나 내 드리지. 그럼 됐죠?”
“이제야 좀 말이 통하네, 키키키!”
교통 외감은 그제야 낄낄 웃으며 돌아갔다.
“아 나, 저 X발 새끼가……. 적당히 받아 처먹어야지 배때지에 욕심만 디룩디룩 쪄 가지고…….”
서울말을 쓰는 걸로 봐서 부산 건달이 아닌 것은 확실했다.
외감인 원 경사는 5부두 교통초소로 백차를 유턴해서 갖다 대었다.
“보자 내 새끼들! 안 자고 있제?”
어울리지 않는 썩은 미소를 지으며 교통 초소 안으로 들어왔다.
“충성! 상경 김이수 근무 중 이상 없습니다!”
“이경 박철 근무 중 이상 무!”
근무 중인 두 사람이 보고를 하고 나자 원 경사가 둘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오냐! 오냐! 캬! 너거 집에서도 그리 깍듯이 너거 아부지한테도 인사 안 할 건데 군대 와가 다 떨어진 경사한테 볼 때마다 경례하고 근무 보고 하고 그라이 속으로 X같제? 박철이 니는 서울 S대 출신이고 너거 아부지는 검사장이신데 말이라.”
“아닙니다!”
“그래도 우짜겠노? 군대라는 기 원래 그런 기다. 다른 건 몰라도 이거는 너거 아부지가 아무리 용빼는 재주가 있어도 대신 해 줄 수는 없는 거 아이가! 자! 이거 가지고 저녁에 야식이나 하고 니 혼자 다 처먹지 말고 나중에 박철이 서울로 외박 갈 때 차비라도 좀 챙기 주든가 해라. 알았제?”
원 경사가 그렇게 말하면서 만 원짜리 몇 장을 집어서 김이수 상경에게 주고 돌아서는 순간.
“저…… 저기, 외감님? 김 상경님?”
“와?”
“뭔데?”
박철 이경이 소리를 질렀다.
“저기! 저기! 여자가 쓰러져 있습니다. 손을 흔들고 있는데 살려 달라는 것 같습니다!”
“뭔 여자? 어디 말이고?”
“빨리 가 봐야 할 거 같습니다! 아까 그 조폭들이 저 아줌마를 마구 두들겨 패고 있습니다!”
“뭐어!”
그제야 정신을 차린 원 경사가 박철 이경이 가리키는 쪽으로 뛰어갔다.
“뭐 해! 플래시 가져와! 빨리 가 보자고!”
초소에서 100여 미터 떨어진 화단 사이에 아주머니가 쓰러져 있었다.
“아주머니! 아주머니! 정신 차리세요! 안 되겠다. 박 경장! 빨리 동부 병원 연락해서 앰뷸런스 불러!”
“알겠습니다! 140 종실(종합상황실)! 여기 141(교통 갑반 순찰차)!”
“여기 종실!”
“아 사하나(수고)하는데 동부 병인집(병원)에 유연(연락)해서 여기 5부두 앞에 응급 거마(차량) 지원 요망! 40대의 여자가 쓰러져 있는데 위급해 보임. 주십일(빨리)로 유연(연락)!”
“칠팔! 칠팔!”
“부장님, 동부 병원에 전화합니까?”
상황실 전종 의경인 조 수경이 그렇게 정성길 경사한테 물었다.
“근데 교통 저 X발 놈들은 사고 난 뼈다구 맞추는 거나 갖다 주지 개나 소나 동부로 보내나? 거기는 정형외과 전문이잖아?”
“그건 그렇습니다.”
“갑자기 사람이 쓰러졌다고 하면 신경외과 잘하는 데 보내는 게 맞제?”
정 경사가 그렇게 말하면서 동부 병원에 보내는 것을 꺼려 하자 조 수경이 얼른 나섰다.
“그럼 침X 병원에 연락하겠습니다.”
교통계는 경찰서 건너편에 있는 동부 병원과 오랫동안 서로 관계를 맺어 왔다.
동부 병원장 최을수는 동부서가 생기면서부터 개인 정형외과를 부산역 앞에 조그맣게 시작을 했는데 부두로가 뚫리면서 사고가 급증하자 동부서 교통계에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5만 원에서 상한선 없이 백만 원 이상도 사례비로 지급하는, 통이 큰 의사로서 동부 교통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으며 이제 부산역 앞 병원은 사위인 김치오에게 물려주고 자신은 경찰서 건너편에 10층짜리 건물을 지어서 종합병원장을 하면서 그동안에 국회의원도 2선이나 했고 또 현재의 각하와도 좋은 친분을 맺어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현역 의원 신분이었다.
경찰서 건너편의 동부 병원은 이제 딸이 운영을 하고 있었으며 금정에도 분원을 내어서 현재 공사를 하고 있었다.
부산의 병원 재벌로 탄생을 하였지만 첫 출발은 경찰서 교통에서 주워다 준 뼈다귀를 맞추면서 시작한 것이었다.
그래서 나이가 좀 있는 경찰관들은 방송에서 최을수 국회의원이 나오면 다들 뼉다구 의원이라고 한마디씩을 했다.
어쨌든 상황실 당직하면서 한 건 했으니까 내일 아침에 퇴근하면서 침X 병원 사무장을 만나면 아무리 못해도 5만 원은 줄 것이었다.
그럼 내일 조방에 들러서 사우나 한판 때리고 잠 좀 자다가 집에 들어가서 저녁에는 가족들끼리 통닭이라도 시켜 먹을 수 있었다.
나중에 교통 외감하고 다툼이 있더라도 교통은 엄연히 교통사고에 국한해야 한다는 것이 정성길 경사의 지론이었고 나머지 사고는 먼저 연락해 준 놈이 임자였다.
웃기는 것은 병원 사무장 책상 위에도 간밤에 앰뷸런스 출동 일지가 올려져 있는데 경찰서 상황실 일지처럼 맨 왼쪽에는 접수 시간과 출동 시간이 칼같이 적혀 있는 것이었다.
-00:23 상황실 정S, call-
어쨌든 먼저 병원이나 정비 공장에 전화를 건 놈이 돈을 받아 가는 시스템이었다.
그리고 이 시스템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다.
“으으으……!”
다친 여자가 정신이 좀 들었는지 신음 소리를 내더니 앞에 보이는 경찰관 복장을 한 직원을 보고서는 좀 안심이 되었는지 뭔가 자꾸 말을 하려고 했다.
“아주머니! 정신 차려 보이소! 지금 구급차를 불러 놨으니까 조금만 참으이소! 어디가 많이 아픈데예?”
경찰학교에서 응급 구조학을 배우긴 배웠는데 함부로 환자를 만지면 안 된다는 것만 기억이 났지 나머지 비상 처치술은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저…… 아까 보니까 머리를 다치신 것 같던데……. 아무래도 뇌진탕 아닐까 싶습니다.”
“뇌진탕? 니가 우예 아노? 봤나?”
“실은 아까 조폭들이 이 아주머니를 발로 차고……. 웁!”
외감의 표정이 갑자기 험악해지더니 박철 이경의 입을 틀어막았다.
“어이 니, 방금 그 얘기는 아무한테도 하면 안 된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나?”
“잘 못 들었습니다?”
“형사들이 나중에 물어보더라도 고마 초소에서 차량 흐름을 본다고 아무것도 못 봤다고 그라란 말이다! 알았나?”
“네…… 네!”
갑자기 돌변한 외감의 표정에 박철은 억지로 대답을 했다.
“으으……”
그때 쓰러져 있던 아주머니가 손을 들어 뭔가를 말하려는 듯 안간힘을 쓰는 것이었다.
이번에는 박 경장이 아주머니의 귀에다 얼굴을 바싹 대었다.
“아주머니! 뭔 하실 말이 있능교?”
“으으…… 짜…… 투……! 커억!”
털퍼덕!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모양인지 가래 끓는 소리를 내더니 그냥 맥없이 옆으로 넘어가 버렸다.
아주머니의 왼손에는 X렉스 금통 시계가 쥐어져 있다가 숨이 끊어짐과 동시에 손이 펴지면서 힘없이 굴러떨어졌다.
순간, 원 경사는 등골이 오싹해짐을 느꼈다.
‘이제 어떡하지?’
“외감님, 이 아주머니 죽은 것 같은데요.”
“나도 알아! 보면 모르나! 아 X발 이거 괜히 여기 와서 X됐네! 인제 뭐부터 해야 되노!”
원 경사가 정신을 못 차리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데 박 경장이 침착하게 이야기했다.
“일단 상황실에 연락해서 담당 형사한테 이리 나오라고 하고 우리는 형사한테 인계만 해 주면 끝입니다.”
“아 그래, 그라모 되겠네. 흠…….”
원 경사의 시선이 죽은 아주머니의 손끝에서 굴러떨어진 금통 시계에 머물렀다.
“외감님.”
“어? 와?”
“쓸데없는 욕심 부리다가 X되는 수가 있심니데이. 조심하시소.”
“뭐라꼬? 뭐가 돼? 이 자슥이 말이면 단 줄 아나, 니나 말조심해라, 이 자슥아!”
“제가 무슨 말 하는지 안다 아입니까? 저기 아들도 다 봤고, 그거 집어 가는 순간 매일 밤 꿈자리가 억수로 사나울 낍니다. 아들 입이나 단도리 잘 하입시다.”
그러자 교통 외감도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니 말이 맞다. 이기 사람 욕심이란 게 참……. 내가 큰일 날 짓을 할 뻔했어. 퍼뜩 담당 형사한테 연락부터 하자.”
* * *
곤히 자던 김세민은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네……. 여보세요.”
-과장님이시지예?
“누구…….”
-저 형사 4반에 홍길도 경사라예. 여기 부두 파출소인데예. 나이 40 정도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이 5부두 앞에서 쓰러져 있다가 신고가 되어 병원으로 옮겼는데 금세 죽었네예. 그란데…….
홍 경사가 말끝을 흐리는 것을 듣던 김세민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런데 뭐? 제대로 이야기해 봐!”
김세민이 소리를 버럭 지르자 그제야 홍 경사가 말을 이었다.
-과장님예, 이기 보이 얼굴하고 몸에 멍 자국이 많은 거라예. 옷에도 흙이 묻어 있고 누구한테 X나게 뚜디리 맞고 죽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이거 우짜까예? 마 덮어 뿌리까예?
사건을 적당히 덮어도 되겠느냐고 그렇게 물어 왔다.
“뭔 개소리야! 뭘 덮어! 이 자식 이거 경사 자리 따와이해서 달았나? 정신 똑바로 안 차릴 거야!”
-죄, 죄송합니다!
“지금 바로 나갈 테니까 형사들 전원 비상소집해서 부두 파출소에 다 오라고 그래. 지방청 지령실에도 연락해서 형사들 페이징 수신기에다 대고 비상소집이라고 부두 파출소로 응소하라고 연락하고 주임들도 개별로 다 연락하고! 시신은 지금 어디에 있지?”
-침X 병원 영안실에 있심니다.
“가족들은 찾았어?”
-고게 말입니다. 신분증이 없시니까 지금 당장은 아무것도 알아낼 기 없심니다.
“이 자식이 아까부터 자꾸 더듬수를 놓고 있어! 영도에 과학 수사소가 있잖아!”
-아 예, 그건 저도 아는데 지금 시간이…….
“거긴 24시간 운영하는데 뭔 헛소리야! 잔소리하지 말고 조원 보내서 지문부터 찍어 봐! 경찰청 전산에 연결하면 바로 뜬다고!”
-예, 예! 알겠습니다!
“……근데 홍 경사.”
-예?
“너, 뭔가 수상한데?”
-예? 저 말씀이심니까?
“이 자식이 아까부터 자꾸 사람을 떠보고 말이야, 너 지금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있지?”
-예, 아 아니, 아닙니다! 전혀 없심니다!
“그래? 만나서 직접 보면 알지. 아무튼 숨길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아. 직속 과장한테도 숨겨야 할 일 만드는 직원은 내 쪽에서 사양이다. 그런 거 있음 미리 얘기해! 원하는 파출소로 최대한 배정해 줄 테니까 말이야.”
철커덕!
김세민이 지시를 내린 지 한 시간 뒤.
형사들 전원이 3부두 앞에 있는 부두 파출소에 모였다.
김세민은 부두로 가지 않고 곧장 병원으로 갔다가 변사자의 상태를 자세히 살펴본 뒤에야 부두 파출소로 왔다.
형사과장이 새벽에 나와서 파출소장 자리에 앉아 있으니 파출소장은 좌불안석인지 이리저리 왔다 갔다 했다.
눈치를 보니 다들 이 사건의 경위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문제는 김세민의 눈치를 볼 뿐, 아무도 먼저 입을 여는 이가 없다는 것이었다.
참다못한 김세민이 소장을 불러 대놓고 물었다.
“……내가 여기 들어온 지 꽤 됐는데, 아무도 제대로 보고는 않고, 다들 표정은 뭔가 불편해 보이고.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예? 아니 그게…….”
“딱 봐도 이상하지 않습니까. 오밤중에 중년 여자가 인적도 없는 부둣가 화단에서 맞아 죽었는데.”
“예? 구타라니요?”
“……몸에 온통 구타 흔적이 있단 말입니다.”
“글쎄요, 저는 잘…….”
소장이 시치미를 떼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저기 5부두 입구에 교통 초소가 있던데 거기 근무자가 있는 걸 보니 심야 초소인 모양이지?”
김세민이 교통 외감도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그렇게 물었다.
“예, 맞심니다. 5부두하고 좌천 초소는 심야 운영을 하고 있심니다. 워낙이 여기 부두는 심야에 다들 속력을 내서 달리니까 사고가 많이 나거든예.”
“그럼 무전해서 교통 의경들더러 이리 오라고 해.”
“예?”
“내가 직접 물어봐야겠어. 다들 알면서 말을 안 하는 것 같으니 그렇게라도 해야지. 아무튼 말이야, 나중에 문제가 되면 알아서들 하라고!”
그렇게 말을 하면서 자리에서 막 일어나려는데 그제야 형사 4반의 최인규 주임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과장님예, 지가 마 쬐매 늦었심니다.”
“…….”
김세민에게서 별다른 대꾸가 없고 파출소 분위기가 험악한 걸 보고서는 최 주임이 곧장 눈치를 깠다.
“어이! 너거들 우리 과장님이 어떤 분인지 아직도 잘 모리나? 숨카가 될 일이 있고 안 될 일이 있지. 과장님예, 지 생각에는 마 저기 죽은 여자는 외제 아줌마인 것 같심다.”
최인규 경위가 단정적으로 말을 했다.
“외제 아줌마라니? 그게 뭐 하는 사람입니까?”
처음 들어 보는 말이어서 그렇게 물어보니 최 주임이 한숨을 내쉬는 것이었다.
“와 옛날에 시골로 돌아다니면서 장날만 찾아댕기는 약장사들 아있심니까? 그런 거 비슷한 거라예. 저기 부두에서 물건이 나오문 물건 받아 갖고 동네 미장원이나 아는 금방이나 시계점에 들고 다니면서 파는 아지매들이라예. 그라다 보이 현찰을 억수로 많이 갖고 다니거든예.”
“현찰을?”
“그런 혼수 예물은 전부 현금 박치기라서 그렇심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