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되먹임 (5)
중앙교회.
밝은 햇살이 아치형 창문을 통과하며 무지개처럼 부서진다. 그 빛을 받은 황금색 십자가는 왕국과 세인트교의 위상을 드높이듯 반짝이고, 나란히 배치된 나무의자에는 신도들이 앉아있다.
다른 곳의 교회와 달리 이곳 중앙교회에 모인 신도들은 절반 이상이 중산층이며, 일부는 힘 있는 가문의 구성원이나 왕족과 친분이 있는 자들도 있었다.
- 하늘이 우리를 사랑하시고 천사를 내려주시니 세상 그 무엇도 두렵지 않네. 살아서도 죽어서도 영원히 찬양하는 우리의 노래 악령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네.
- 우리를 대신하여 싸우시네. 우리를 대신하여 피를 흘리시고 눈물을 흘리시네. 천사들은 거악과 전쟁을 벌이네.
아이들이 노래하는 황홀한 성가가 끝난 후엔 중앙교회의 신관이 제단 위에 섰다.
“성수는 여러분의 영혼에 쌓인 부정함을 깨끗하게 정화합니다. 누군가는 이것이 세인트 여신의 눈물이라 하며, 또 누군가는 이것이 악령에게서 분리되어 세상에 남겨진 선(善)이라고도 합니다.”
중앙교회의 신관은 두 팔을 활짝 펼쳤다. 그러자 제단의 뒷문에서 아이들이 저마다 성수를 손에 하나씩 들고 입장했다.
“허나 자고로 성수보다 중요한 것은 성수를 베푸는 자와, 성수를 받는 이들의 마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이들은 신도들에게 성수를 하나씩 나누어주었다.
사실, 이 중앙교회에 모인 자들은 모두 사회적인 능력과 힘이 있어 무료로 성수를 받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들 중에 몇 사람은 무료로 제공되는 성수를 거절하고 도리어 헌금을 낼 정도이니.
그럼에도 이들이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 모두가 진심으로 세인트교를 믿는 진실된 신도들이기 때문이다.
“세인트 여신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어려운 자, 가여운 자, 힘없는 자를 돕고 베풀라. 지켜보는 이가 없는 곳에서도 언제나 선심을 가지고 선행을 하거라. 그러면 그자의 영혼은 악령이 도사리는 세계로부터 구원받아, 반드시 천국의 문을 열 수 있으리라.”
성수를 받은 신도들은 계층을 막론하고 눈을 감아 기도했다.
“또한 여신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하늘이 보기에 부끄러운 일을 저지르지 말 지어다. 만일 약자를 괴롭히고 이웃을 해치는 자가 있다면 그런 자는 악마가 좋아하는 먹잇감이 될 것이니, 지옥으로 떨어지는 타락한 영혼은 누구도 구원할 수 없으리라.”
아이들이 퇴장하고 기도를 마친 신도들은 눈을 떴다.
어느새 신관은 제단의 아래로 내려왔으며, 신관이 서있던 자리에는 승천자가 서있었다.
승천자는 입을 열었다.
“권선징악(勸善懲惡)….”
그의 성스러운 마법이 중앙교회 내부를 더욱 밝게 물들였다.
“이 장소에 악을 가지고 들어온 자는 눈물 흘릴지어다.”
천장에 그려진 세인트교의 왕가, 역대 승천자들의 그림이 생생하게 움직이고 공기가 신기루를 만들어 환상적인 감각을 자아냈다.
“만일 눈물을 흘리는 자가 있다면 고해를 받아주겠노라. 눈물을 흘리지 아니한 자는, 눈물을 흘리는 자에게 성수를 베풀지어다.”
그러나 오늘, 그의 권선징악에 의해 눈물을 보이는 자는 없었다.
지켜보던 신관은 활짝 웃었다.
“정말 아름다운 오늘입니다. 여러분의 떳떳함에 여신님께서도 감동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바로 그때였다.
…카각!
무언가 깨지는 소리.
혹은 갈라져서 부서지는 소리.
투두둑….
그리고 부서진 것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
신관과 승천자와 신도들은 모두 그 소리의 근원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맙소사.”
역대 신관들의 모습을 본뜬 조각상 네 개 중 두 개의 얼굴이 갈라진 것이다.
가뭄에 쩍쩍 갈라지는 토양처럼 흉한 균열이 생긴 두 조각상은 눈물을 대신하여 파편을 흘리는 듯하였다.
투둑….
승천자의 성스러운 마법과 동시에 파편을 흘리는 두 조각상이 마치, 무언가를 고발이라도 하는 듯하였다. 혹은 자신들의 죄를 고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제껏 이런 적은 없었다.
투두둑….
신관은 도대체 저게 무슨 현상이냐는 눈빛으로 승천자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신도들도 승천자에게 의문 담긴 시선을 집중했다.
그 순간에 승천자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 돌의 눈물을 흘리신 저 두 조각상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그는 곧 능숙하게 표정을 바꾸었다. 당혹감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표정에 남겨둔 채 슬픔에 잠긴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여러분 중 몇 분은 기억을 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인트 로이틀란크 전 신관님과 세인트 헤이틀란크 전 신관님을 말이지요.”
모두가 승천자의 고해에 귀를 기울였다.
“많은 신관님들이 계셨지만 그중에 오직 네 분만이 조각되어 중앙교회에 계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앞으로 신관이 될 신도들과 승천자가 될 신관들에게, …우리 세인트교의 ‘치부’를 기억하자는 의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승천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신도들의 반응을 살폈다.
대다수가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적개심이나 의심의 눈초리는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세인트교의 선을 본받아 헤아리고 있었다. 아주 먼 옛날부터 오늘날까지 악이 범람하는 실재세계에서, 그 참혹한 배경과 환경에서 세인트 왕국이 어떤 희생을 치르고 세워졌는지 말이다.
“조각이 된 네 분은 필요악을 자처하신 분들입니다. …당시에 세인트 왕국은 세인트교로 통일될 필요가 있었습니다. 한창 혼란했던 시기에 외부에서 들어온 ‘위경’은 왕국과 세인트교의 입장에서 명백한 위협으로 간주되었습니다. 그렇게 간주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 교단은 이단에 대한 그러한 ‘배척’이 잘못된 일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말이지요….”
승천자는 계속해서 신도들의 반응을 살폈다. 그들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어떤 눈빛을 하고 있는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를 한 사람씩 파악하는 것이다.
“왕국은 혼란한 백성들을 통치해야만 했습니다. 그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백성들을 통치하고 나라의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었습니다. 두터운 성벽을 넘으려 하는 악령과 외부의 야만인들로부터 자국 백성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설령 그 수단이 잘못된 것이라 할지라도, 여신님께서 슬퍼하실 선택이 되리라는 걸 알면서도 저희는…”
그래서 한 사람씩 시선을 옮기던 중, 그의 눈에 금발의 여인이 들어오고 말았다.
그 여인의 양옆에는 검은 복장에 검은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두 남성이 함께 앉아있었다.
“…고해가 길어졌군요. 요컨대 필요악을 자처하신 전 신관 네 분은 삶이 끝나고도 차마 저희 곁을 떠날 수가 없던 것입니다. 그것이 그분들의 죄악감일지, 책임감일지는 저조차 모릅니다.”
오직 베르자인만이 신도들과는 다른 표정을 지었다.
그녀 혼자서만 불투명한 적개심을 보내오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확실한 건…. 지금 두 분의 조각상이 흘린 것이 감동과 감격이라는 것입니다. 그것 하나는 확신할 수 있습니다.”
“승천자님께서 그걸 어떻게 확신하시는지요?”
베르자인이 물었다.
이 분위기에, 이 상황에 질문을 한다는 것부터가 비상식적이었다.
그래서 몇몇 신도들은 그녀에게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또 대다수 신도들은 그녀의 물음에 동참하고 있었다.
눈빛으로, 침묵으로 말이다.
“저는 천사의 대리인…. 세인트 여신님의 말씀을 듣고 천사의 권능을 빌리는 승천자이기 때문에 알 수 있답니다.”
그는 그것으로 해명 같은 대답을 간단히 끝내버렸다.
어차피 베르자인을 제외한 모두가 수긍하고 있는 것이다. 복면을 쓴 두 자객은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 * *
모두가 떠나가고 중앙교회에는 남을 이들만이 남았다.
승천자와 중앙교회의 신관. 그리고 베르자인과 두 자객이다.
승천자와 베르자인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신관은 그런 분위기를 느끼지 못했다.
승천자는 제단 앞에 서있고 베르자인은 신도처럼 자리에 앉아있다.
“신관님은 좀 비켜주시지요.”
“예. 승천자님.”
신관이 자리를 비우자 베르자인도 두 자객에게 손짓했다.
“얘기 좀 할게.”
“밖에서 대기하겠습니다.”
이제 승천자와 베르자인이 서로를 대면한다.
먼저 말을 꺼낸 자는 베르자인이었다.
“상회가 사라졌을 뿐. 바뀐 건 없죠?”
“달란트 의장님은 저희 세인트교에 상당한 지원을 해주시던 훌륭한 인물이셨습니다.”
“그러게 말이에요. 그런 훌륭하신 분이 갑자기 실종되고 달란트 상회도 무너졌잖아요. 정말 유감이에요.”
그러면서 베르자인은 노골적으로 미소 지었다.
“급한 대로 황금달이 상회의 것들을 대체하기로 했어요. 그러니까 상회가 세인트교에 해주던 일들도 저희가 대신하게 된 셈이죠.”
“달란트를 무슨 수로 살해한 건지요?”
“죽였다니요?”
“하하. 그쪽에서 지하로 사람을 보내 그를 익혀 죽이지 않았습니까.”
“헉, 저는 그런 걸 명령한 기억이 없는데요?”
“미안하지만 그 지하에서 살아남아 도망친 자가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까마귀를 닮은 해괴한 가면에 붉은 로브를 걸친 자가 괴물을 이끌고 의장님을 살해하였다 하더군요.”
“아, 그런 사람이라면 있죠. 최근에 강령술사라는 사람이 저희 조직체에 들어왔거든요. 그런데 제가 그자에게 달란트를 죽이라고 명령한 적은 없는데 말이죠.”
“그렇게 기만할 수 있을 때 많이 해두시죠.”
적막이 흘렀다.
승천자의 얼굴에서 선함이 지워졌다.
베르자인은 말없이 고개를 비스듬히 꺾으며 그의 진의를 살폈다.
“그대는 내가 황금달을 해칠 수 없는 입장이라는 걸 이해하고 계신 것 같은데, 그것도 일순간에 그치는 일이랍니다.”
“…더 말씀해보시죠. 승천자님.”
“아니요. 그게 아니지요.”
그 순간, 베르자인은 승천자의 눈에서 엄청난 살기가 뿜어짐을 느꼈다.
“더 말씀해야 하는 건 내가 아니라 그대입니다. 베르자인.”
그것은 일반인이라면 인식할 수 없는 종류의 살의였다. 구름 뒤에 가려진 달처럼 은은하게 빛을 내면서도 그 존재감을 은근히 드러내는 듯한 미지의 두려움이었다.
“페인. 그대는 그자와 함께 악행을 일삼은 공범이지 않습니까.”
“페인이 누구죠?”
“누구긴 누굽니까.”
승천자의 두 눈이 어딘가 먼 곳을 향했다. 그대로 시선을 고정한 채 한 호흡을 내쉬더니, 두 눈은 다시금 베르자인을 향했다.
“지금 잿빛세계에서 일을 벌이고 있는 악령이며, 어젯밤에는 그대와 육체적 관계를 나눈 범죄자죠.”
“…변태적인 취미가 있으시네. 천사가 승천자님께 그러라고 준 천리안이 아닐 텐데요. 우리가 섹스하는 거 보면서 자위라도 하신 건 아니죠? 하하.”
“그러는 그대의 귀걸이도 같지요.”
“귀걸이요?”
바람은 불지 않는데 베르자인의 머리칼이 순풍을 맞은 듯 하늘하늘 움직였다.
그렇게 그녀의 귀와 황금의 귀걸이가 드러난 것이다.
“발렌잔타르 가문. 그들 가문의 마지막 직계 후손…. 베르자인.”
그녀의 귀걸이가 천천히 회전하며 동공이 있는 방향을 승천자에게 향했다.
“계집으로 태어난 탓에 후손을 만들 수 없으니. 그대의 죽은 부친은 제 딸을 원망하며 버렸지. 그리고 그대가 길거리에 버려졌을 때, 그대를 낳고 불임이 되어버린 모친은 병들어 죽고 말았어. 죽기 직전까지도 길거리에 있을 자기 딸을 애타게 찾으며 말이야. 마지막엔 부친까지 병들어 죽고, 그 가문의 주물이 ‘우연에 의해’ 뒷골목으로 흘러들어가 그대의 손에 떨어졌지.”
베르자인의 호흡이 조금씩 가빠졌다.
“발렌잔타르 가문이 몰락한 이유는 몇 세대 동안 계집들만 낳았기 때문이지. 그 이유가 무어라 생각하나? 베르자인.”
“이유라니, 그건 그냥…”
“우연이 아니라 저주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가? 계집만을 낳는 저주 말이야.”
“그게 무슨 말이죠…?”
“하늘 아래 가문이 너무 많았네. 왕궁이 통제하기 버거울 정도로 가문이 너무도 많았지. 쓸데없는 가문들이….”
“왜…”
“필요악.”
그 한 마디가 베르자인의 머릿속에서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
“이단을 청소하고 배척하고. 세인트교로 사람들을 통합하고 왕국의 위상을 드높여 왕을 신격화한다. 왕과 승천자의 말씀은 곧 여신의 말씀이기에 따를 수밖에 없다. 폭동도 반란도 감히 생각할 수 없도록 만든다. 그러면서 백성들에게 ‘선’을 가르쳐, 범죄율과 악령 발생 빈도까지 낮춘다.”
그 모든 말에 가시 같은 뼈가 있었다.
“불필요한 가문을 약화시켜 없애는 것도 필요악 중 하나였지. 덕분에 이렇듯 악령이 판치는 세계에서 세인트 왕국이 굳건하게 있는 것이 아닌가. 광기와 무질서에 잠식된 외부에 비하면 왕국 내부는 아주 살기 좋은 땅이 되었지.”
베르자인은 속으로 수십 번의 충동을 억누르고 삼켰다.
그러고는 아주 어색한 미소를 억지로 만들며 물었다.
“그걸 나한테 말해주는…. 목적이 뭐죠?”
“페인이 돌아왔다는 건 알고 있네. 또한 그가 잿빛세계를 돌며 힘을 기르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지. 도대체 어떻게 그 짧은 기간에 그만한 힘을 얻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건 아주 사악한 힘이었어.”
“그래서요?”
“온 백성이 보는 앞에 그 녀석을 심판한다면, 세인트교에 그만한 자랑거리가 없다. 그리고 녀석은 애석하게도 복수심에 눈이 멀어 날 해치려 시도할 것이고, 그 무의미한 싸움 속에 무고한 마법사와 성기사들이 페인에 의해 죽임을 당하겠지. 그대는 그걸 원하는가?”
“승천자…. 당신이 그 사람의 마지막 남은 가족을 불태워 죽였잖아…. 그리고 그 사람이 악령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누명을 씌웠잖아…?”
“그랬었지. 누명…. 화형. 사형.”
“페인한테 왜 그런 건데…?”
“그건 그자가 죽는 날 알려주도록 하마.”
승천자는 유유히 제단 위로 올라가서 황금색 십자가를 어루만졌다.
…투두둑!
얼굴에 균열이 생긴 두 조각상이 다시금 파편을 흘렸다.
“저 두 개는 서둘러 갈아치워야겠군. 그대의 사람들에게 시켜서 오늘 새벽에 몰래 갈아주게. 세상의 밝은 면을 위하여 이런 일을 처리하는 게 너희 같은 시궁쥐들의 역할이니까.”
베르자인은 시선을 허공에 던져둔 채 떨리는 다리로 일어섰다.
그대로 대답도 없이 승천자를 등지고 정문을 향해 걸었다.
“원한다면 발렌잔타르 가문의 땅을 되찾아주마. 피비린내 진동하는 뒷골목을 떠나, 그곳에서 보다 밝은 삶을 영위함이 어떤가? 황금달은 어디 적당한 녀석에게 던져주고.”
베르자인의 걸음이 멈췄다.
“지금 그 땅을 차지하고 있는 녀석들이 건방지게 변한 참이니 말이지. 이참에 그 땅의 늙은 가문을 교체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전하께서 내게 넌지시 말씀하셨네.”
베르자인은 그 자리에 멈춰서 가만히 서있다.
“하고 싶어서 했던 일이 아니지 않나. 그대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했던 모든 일들은.”
승천자는 선하게 웃었다.
진심으로 그녀를 구원하겠다는 자비로운 목소리를 냈다.
“그러니 마지막으로 하기 싫은 일 한번만 더 해주면 좋겠군. …그를 배신하는 것이야.”
투둑.
이번엔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그자의 마음은 아주 위태로운 상태더군. 조금만 더 건드리면……. 그자는 타락하여 스스로를 죽이게 될 것이네. 페인은 죽고, 페인의 껍질엔 악령만이 남게 되어버린다는 뜻이지.”
“그런데 승천자님.”
그녀는 눈물을 닦아내고 물었다.
“로이틀란크 전 신관님과 헤이틀란크 전 신관님의 조각상이…. 왜 저렇게 됐는지는 승천자님도 모르시는 건가요?”
멀어지는 그녀의 질문에 승천자는 대답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