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한없이 모진 운명 (4)
악마가 날 이용해서 실재세계에 강림하려 한다.
내가 ‘그것’이라고 불렀던 벨드샤는 악마의 하수인으로서 앞으로도 내게 찾아와 나라는 존재를 빼앗으려 할 것이며, 점점 더 교활하게 변하리라.
「하나씩 해결하자. 지금 가장 위험한 건 육체야.」
서둘러 낙인의 돌을 찾아 심각해진 악령화 증상부터 해결하고 흑사병을 없애야 한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벨드샤를 상대하여 녀석을 해치울 방법을 알아볼 것이다.
셰르카는 마차의 짐칸에 앉아서 눈을 감고 있다. 그녀는 아까부터 무언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중이다.
「쟤는 뭐 하는 거야?」
‘벨드샤의 기억을 되짚는 중이겠지.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려고.’
내 장비들을 고친 후 모닥불의 잔재를 정리하고 있는데, 길가 쪽에서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타그닥! 타그닥!
“강령술사님!”
급히 풀숲을 가르고 나온 자는 어제 보았던 성녀였다.
하얀 천으로 얼굴 절반을 가리고 있어서 정확히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초조함이 느껴졌다.
“이렇게 찾아오지 않으셔도 제가 인사드리러 가려던 참인데요. 무슨 일이라도 생겼습니까?”
“강령술사님께서 데려오신 그 아이 일입니다!”
“리안이 왜요?”
“리안이 악령화를 겪고 있습니다!”
벨드샤.
녀석은 점점 더 교활하게 변하리라.
* * *
붉은 눈.
물속에 담긴 것처럼 붕 떠오른 머리칼.
울긋불긋 핏대가 선 목.
“이거 풀어! 이거 풀라고오오오오!!!”
두 개 이상의 겹쳐진 목소리.
그게 지금 리안의 모습이다.
“강령술사님께서 떠나시자 아무랑도 말도 나누려 하지 않았어요. 충격과 불안 때문이라고 여겨서 조금 시간을 두고 지켜봤는데….”
“아아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악…!!!”
“아침에 저 상태가 되어서 비명을 질렀어요. 그래도 성녀들이 상주하고 있는 장소라 폭주하는 건 막을 수 있었지만…. 밤사이에 악령화가 너무 진행되었는지 저희로선 붙잡아두는 게 한계였어요.”
“아, 아저씨!”
리안은 눈물 맺힌 시선으로 날 애타게 불렀다.
“아저씨…! 저 좀 풀어주세요! 여기 사람들 이상해요! 이상하다고요!”
“자리 좀 비켜주시죠.”
나는 리안과 단둘이 방에 남았다.
마침 리안 옆에 촛대가 있길래 작게 방사하여 불을 붙였다.
침대에 두 손이 묶여있는 리안은 호소했다.
“살려주세요…. 아저씨…. 이것 좀 풀어주세요…. 여기 사람들 이상하다고요….”
“몸에 있는 악령화 증상이나 어떻게 숨기고 말하지그래?”
“아저씨 왜 그러세요?! 저예요! 리안!”
“벨드샤가 시켜서 그 아이의 몸에 자리한 거냐?”
“….”
“진짜 고통스럽게 뒈지고 싶어? 감히 누굴 건드려, 이 씨발새끼야.”
“이렇게 보여도 저는 악령이 아니라니까요…. 아저씨도 악령화 증상이 있었잖아요…. 아저씨도 그것 때문에 잡혀서 누명을 썼잖아요…! 저도 억울하다고요!”
“리안한테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이야기해 준 적은 없어.”
“아, 그러냐? 크흐흐흐흐!”
키득대는 녀석의 입에서 새까만 타액이 흘렀다. 치아까지 까맣게 물들어서 먹물이라도 삼킨 것 같은 몰골이다.
‘영력 발산.’
“히이이이이…! 키키키키킥! 히이, 히이이.”
「녀석이 갖고 있는 악은 고작 66이야.」
「그런데 널 두려워하지 않고 있어.」
“조, 조심하라고! 그러다 너무 무서워서 리안의 심장이 멈추기라도 하면 어쩌게?”
나는 성수를 꺼냈다.
“히이히히! 그건 안 통해! 멍청한 놈!”
“세인트 왕국에서 만든 성수는 이곳의 성수와 좀 다를 거야.”
나는 녀석의 조그만 머리를 움켜쥐었다.
“히이…! 히이…!”
이마에 성수를 흘려보냈다.
치이익!
“히이이이이…! 히히히히…! 으아아아아!!!”
이어서 동공에 성수를 한 방울씩 뚝뚝 떨어뜨렸다.
눈이 타들어가는 고통일 것이다.
“끄아아아…! 개새끼야아아!!!”
녀석이 비명을 지를 때마다 옆에 놓인 촛대의 촛불이 불안정하게 흔들렸다.
「가지고 있는 악에 비해서 강한 악령이야.」
“이 배신자 새끼!”
“내가?”
“네 안에 있는 그 새끼 말이야!!! 너! 네가 그러고도 악령이냐?!”
「뭐야, 날 알고 있나 보네.」
“악령이면 악령답게 행동해! 그딴 식으로 할 거면 차라리 벨드샤 님께 자리를 넘기라고! 배신자 새끼야!”
「이 자리는 내가 먼저 차지했는데 왜 벨드샤한테 양보하라는 거야? 싫어. 내 건 남한테 안 줄 거야.」
“자신이 왜 악령인지 모르는 거냐! 네가 인간한테 동화되어서 하고 있는 짓을 보라고! 너는 기필코 악마들의 분노를 살 거다!”
「나는 악령답게 내 욕망으로 살아가고 있을 뿐이야. 페인이랑 같이 있으면 더 강해질 수 있고, 돈도 벌고 살인도 할 수 있고 아주 재밌거든.」
“그 이야기가 아니잖아!!”
「악령으로서 정말 쾌락적인 육체라니까.」
“배신자 새끼! 이, 이런 배신자 새끼야!”
「나는 페인이 갖고 있는 ‘선’ 따위에 동화된 적 없어. 오히려 페인이 ‘악’한 생각과 행동을 하도록 부추기지.」
“그따위 변명이 악마들에게 통하리라 생각하지 마라!”
나는 녀석의 동공에 성수를 들이부었다.
“히야아아아악…!!!”
“벨드샤가 악마의 하수인이라면, 너는 벨드샤의 하수인 같은 거냐?”
“개새끼야! 이래도 저래도 죽일 거잖아!”
“안 아프게 죽여줄게.”
“그러니까 죽인다는 거잖아!”
“너무하지 않냐?”
“뭐가?!”
“태어나고 보니 성녀들 가득한 보육원이잖아. 육체는 아무 힘도 고유 능력도 없는 여자아이의 것이고.”
“씨발, 씨발, 씨발! 씨발새끼야아아아!!!”
“너는 벨드샤한테 이용당한 거야. 그냥 내 마음을 한번 뒤흔드는 용도로 쓰고 버려지는 거지.”
나는 계속해서 녀석의 눈에 성수를 흘려냈다. 녀석은 그럴 때마다 비명을 지르고 날뛰었다.
그러다 촛대 위의 촛불이 더는 흔들리지 않게 되었다.
“내 추측이 맞지? 그것만 대답해.”
“….”
“안 아프게 죽여줄 수 있어.”
“퉷!”
녀석은 내 방독면에 새까만 타액을 뱉었다.
끝까지 대답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이제 그만하자.
‘자살 충동.’
“히이이이…! 키이이….”
이러려고 앞서 밑밥을 깐 것이다. 녀석의 불운한 탄생과 짧은 인생을 밑밥으로 말한 것이다.
절망을 주기 위해서다.
“흐으으으윽!”
절망하고 원망해라.
태어난 것을 후회하고 벨드샤를 탓해라.
그리고 아무 희망이 없다는 걸 깨달아라.
많은 성녀가 있는 보육원. 눈앞의 강령술사.
그게 네놈의 현실이다.
“흑…. 흐으으으그극….”
의지가 약해진 녀석의 악은 곧잘 내 안의 악령이 먹어치웠다.
영혼에 빌붙은 악한 부분이 악령과 함께 떼어졌다.
그렇게 리안이 돌아왔다.
“아저씨…?”
“난 이제 떠날 거야.”
“….”
“내가 했던 말들 기억나지?”
“…네.”
나는 촛대 옆에 성수를 놓았다. 그리고 리안에게 등을 보였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서로에게 힘겨울 것이다.
“넌 계속 살아갈 수 있어.”
이젠 정말로 작별할 때다.
내가 다시는 이 아이와 만날 일이 없기를 바란다.
“그러니까 잘 살아라.”
리안이 침대에서 나왔다.
내 뒤로 쪼르르 달려오는 작은 발걸음이 들린다.
……푸욱!
등으로부터 온몸에 통증이 퍼져나갔다.
칼은 아니고. 대못도 아니고.
촛대다.
촛대에 등을 찔린 것 같다.
“아저씨……. 죽어주세요….”
아무 말도 나오지 않는다.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다.
“다 들었어요. 사실은 다 들었다고요. 모닥불 앞에서 자던 그날 밤에 다 들었다고….”
안다. 무슨 말인지.
“아저씨를 용서하고 싶어요…. 그런데….”
이런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란 건 추잡한 욕심이었다.
그리고 벨드샤는 괜히 악마의 하수인이 아니었다.
녀석은 진짜 사악하다는 게 무엇인지 그날 밤의 리안에게, 지금의 내게 알려주었다.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어요….”
나는 리안의 얇은 손목을 부드럽게 잡아서 치웠다. 그리고 등에 꽂힌 촛대를 뽑아냈다.
“저 어떡해요? 용서하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다고요! 아저씨를 죽이고 싶어요! 아저씨가 당장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제발 죽으라고 이 쓰레기야!”
“미안하다.”
“다, 다시는….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 영원히 사라져….”
글썽이는 소리가 들렸지만 뒤를 돌아볼 수 없었다. 안아주거나 위로해 줄 수도 없었다.
보육원을 나가면서 나 또한 울고 싶었다. 아무도 모르게 방독면 안에서 울고 싶었다.
하지만 눈물이 나오질 않았다.
이미 건조하게 메말라서 속에서만 끓었다.
* * *
나는 계속해서 동쪽으로 이동했다. 원래는 우토가 있는 곳까지 이동하는 길에 마을이 있으면 들러서 흑사병을 치료하려고 했다.
하지만 벨드샤가 점점 더 교활해지고 강해져서 돌아온다는 것을 알게 된 때부터는 흑사병을 치료할 시간조차 아껴야만 했다.
흑사병에 걸린 수많은 사람들을 한 명씩 치료하는 것보단, 최대한 빨리 낙인의 돌을 찾아 악령화로부터 면역이 되는 게 우선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대륙의 동쪽 끝까지 13일이 걸렸다. 그마저도 마차를 끌고 있는 말에게 지치지 않는 흑마법을 써서 기간을 단축한 것이다.
그동안 나는 셰르카와 함께 수십 번이나 벨드샤를 상대해 쫓아냈다. 방독면에 수십 번이고 성수를 채웠다.
「영적 저항 1계. 개방했어.」
저주 저항과 마법 저항이 각각 5계까지 강화되면 개방할 수 있는 능력.
영적 저항을 개방한 뒤로는 벨드샤를 상대하는 게 한결 수월해졌다. 벨드샤는 종종 내게 환각이나 악몽을 걸고 검기 같은 손톱을 날리곤 했지만, 그건 실체가 없이 내 눈에만 보이는 영적인 공격이었기 때문에 영적 저항으로 방어가 되는 것이다.
“드라쉬르. 기억나느냐?”
“그건 우토가 썼던 그림자잖아.”
“자신의 그림자에 악령을 가둬서 이용하는 흑마법을 드라쉬르라고 한다. 그리고 흑마법사의 그림자에 갇힌 드라쉬르는 자아를 잃은 채 흑마법사 본인과 하나가 되지.”
“우토의 그림자는 자신을 우토라고 생각한다는 거야?”
“그렇다. 드라쉬르에 갇힌 악령은 흑마법사와 하나가 되니까. 그건 너를 괴롭히는 벨드샤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벨드샤의 팔다리와 머리가 우토의 그림자보다는 훨씬 길지만, 그래도 그림자 같은 형상이라는 점은 비슷했던 것 같다.
“안타깝게도 나는 드라쉬르를 쓸 수 없다. 나에겐 이리가 있어 영혼의 빈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우토의 그림자는 벨드샤와 싸울 수 있나?”
“싸울 수 있다. 실체가 없는 두 존재끼리는 서로에게 유효한 타격을 가할 수 있지.”
“주술이 새겨진 내 도끼도 영혼을 가를 수 있어. …도끼에서 사출되는 검기도 영혼을 가를 수 있고. 그런데 벨드샤한텐 잘 안 먹히잖아.”
벨드샤의 몸을 도끼로 가르면 갈리긴 하는데, 언제나 깔끔하지 못하게 갈렸다.
“너의 도끼는 벨드샤라는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지하지 못하면 다른 차원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마치 같은 장소에 있는 실재세계의 존재와 잿빛세계의 존재가 서로를 볼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내겐 벨드샤가 보이고 벨드샤의 목소리까지 들린다. 내 안의 악령도 나와 감각을 공유하여 벨드샤를 인지할 수 있으며, 벨드샤의 존재 자체를 감지해낼 수 있다.
셰르카는 영혼의 소리를 듣기 때문에 벨드샤를 실제로 본 적이 없어도 벨드샤가 있다는 것은 인지할 수 있다. 이리 또한 그녀와 같다.
“우토가 벨드샤를 인지할 수 있을까?”
“못할 것이다.”
「그럼 우토가 무슨 수로 벨드샤를 공격해?」
“벨드샤를 공격하는 건 우토가 아니라 우토의 그림자, 드라쉬르다. 우토 본인은 벨드샤를 몰라도 된다.”
“어쨌든 우토를 이용해야 한다는 건 같네.”
“요점은, 우토가 벨드샤라는 존재를 공격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지. 그래야 우토의 그림자도 의지를 받아 벨드샤를 공격할 것이다. 그것이 드라쉬르의 행동원리다.”
어느덧 지도상으로 홀로스트 수용소의 북동쪽에 도달했다.
사막지대와 건조한 평원의 경계선, 범람원이 있는 강과 밝은 해안을 끼고 있는 도시가 있었다.
제법 더운 날씨다.
“데이진타우. 원래는 제국이었어.”
내가 아는 건 그게 전부다.
“하늘 아래 제국이 두 개가 있을 순 없겠구나. 황제가 이 나라를 합병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을 죽였을지 알 것 같다.”
“한때 제국이었다고 하니까 제법 강한 국가였을 거야. …제법 많이 당했을 거고.”
낮은 사암 방벽이 도시를 둘러싸고 있다.
우리가 서쪽 관문에 도착하자 데이진타우의 병사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거, 거기 멈추십시오!”
가볍고 얇은 방어구에 바람이 잘 통하는 천 옷을 걸치고 있는 병사들이다.
그들은 모두 넓적하게 휘어진 대검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뒤로는 이륜전차를 끌고 있는 군마와 짐을 싣고 있는 낙타 따위가 보인다.
“야, 뭐 하는 거야?! 칼 치워!”
그때 깃털 달린 투구를 차고 있는 병사 한 명이 나서서 뒤에 있는 병사들에게 손바닥을 보였다.
그러자 병사들은 들고 있던 칼을 허리춤에 옮겼다.
「너를 모를 리가 없겠지. 특히 이 나라라면.」
깃털 달린 투구의 병사는 조심조심 내게 다가왔다.
“저, 혹시…”
“강령술사입니다.”
듣는 이에게 거부감을 주는 변조된 목소리.
그러나 병사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아아! 데이진타우 제국에 오신 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우리의 강령술사님!”
“어서 얼음과 포도주를 가져와라!”
“강령술사님께서 오셨다고 알려라!”
「이렇게 좋아할 정도인가?」
같은 생각이다. 이들은 왠지 나를 과하게 반기는 감이 있다.
“실례가 아니라면 저희가 강령술사님을 황궁으로 모셔도 괜찮겠습니까?”
“황궁이라고요?”
“예. 폐하께서 강령술사님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황궁이나 폐하라는 말을 써도 되나 보네요.”
“강령술사님 덕분이 아니겠습니까!”
“다른 볼 일이 있어서요. 나중에 알아서 찾아가겠습니다.”
한때 제국이었던 데이진타우를 비첸크로이 제국의 황제가 합병하고 가만히 내버려 뒀을까.
아마 황제라면 힘도 있고 비첸크로이 제국에 반감도 있는 데이진타우를 더 철저하게 공략했을 것이다.
데이진타우의 지도층을 전부 죽이고 꼭두각시를 앉히는 정도로는 만족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의 데이진타우가 비첸크로이 제국을 좋아했느냐, 싫어했느냐를 생각해 보자면 잘 모르겠다.
이들이 지금 황제라고 부르는 인물이 저번에 그 변경백처럼 저항 의지를 가지고 있는 지도자일지, 얼떨결에 독립하게 된 소심한 지도자일지, 지금도 황제에게 충성하고 있는 꼭두각시일지, 아니면 제국과 황제라는 이름을 탐하는 기회주의적인 지도자일지….
「우토가 도망칠 수 있는 나라는 아주 많았어. 그런데 이곳 데이진타우를 선택했지. 그 이유를 알아야 할 것 같아.」
우토는 몰락한 제국의 유명한 흑마법사였다. 따라서 우토가 전장에서 활약하며 죽인 사람들 또한 아주 많았을 것이다.
만약 데이진타우와 비첸크로이 사이에 전쟁이 있었고, 그 전쟁에서 우토가 활약하여 비첸크로이의 승리에 기여했다면 이곳은 우토가 숨어 지내기에 적합한 장소가 아니다.
「그런데 지금 우토는 이 나라에 있잖아. 그럼 이 나라에서 우토를 호의적으로 여긴다는 거 아니야?」
‘우토를 싫어하지 않으면서…. 그러니까, 우토의 편이면서 나를 이렇게 환대할 수가 있나?’
우토와 나는 명백히 서로 ‘다른 편’에 있었는데 말이다.
우토가 몸을 숨긴 나라에서 강령술사를 환대한다니.
「듣고 보니 이상하네?」
어쨌든 곧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사람들의 환대를 받으며 데이진타우의 도심에 들어왔다.
“페인. 지금 우토는 어디에 있느냐?”
“여기서 더 동쪽.”
그는 항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