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인간으로서, 사람으로서 (3)
올고호르휘는 모래 아래를 헤엄치듯 질주하면서도 큰 소음을 내지 않았다.
단단한 땅에서는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를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모래 아래에서는 불나방보다 조금 빠른 속도를 냈다.
그러니 올고호르휘는 제법 빠른 속도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적들의 눈에 띄지 않는 은밀함과 두꺼운 살갗으로 내부의 탑승자를 보호하는 안전성까지 고루 겸비한 악귀였다.
거미 악귀를 타고 갔으면 한 시간이 걸릴 길을 단 20분 만에 질주할 수 있었다.
「도착했어.」
「잿빛세계의 데이진타우 제국이야.」
푸스스스슥!!!
올고호르휘가 모래 위로 머리를 내밀었다. 작게 오므렸던 입을 벌리자 완전한 암흑이었던 뱃속에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으읏!”
“깜짝이야!”
나는 밤눈이 항시 발동되고 있어 갑작스러운 광원을 보게 되어도 전혀 문제가 없지만 후안과 사람들은 바깥의 빛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우리는 잿빛세계의 데이진타우 제국. 낮은 성벽의 중간에 있는 무너진 출입구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어떻습니까? 강령술사님.”
“그리 존재감이 크지 않은 이물 몇 마리가 있어요.”
“약한 녀석들이라는 말씀이십니까?”
“낙원에 있는 것들과 비슷하네요.”
때마침 저 폐허 사이에서 이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주름진 새의 다리, 인간의 상반신, 다시 새의 머리. 그리고 아주 긴 부리를 달고 있는 녀석들 다섯 마리가 전부였다.
「날지 못한 아기 새랑 비슷하게 생겼네.」
‘그보다 몸집이 커.’
「갖고 있는 악도 열 배는 되네.」
그래봤자 대략 60 안팎의 악을 갖고 있는 이물들이었다.
“악명은 탈주자(脫走者).”
나는 후안에게 설명했다.
“특수한 능력은 없지만 저 뾰족한 부리는 갑옷도 깨부술 수 있어요.”
“강령술사님의 악귀들을 뒤로 빼주실 수 있겠습니까?”
“괜찮겠어요?”
“저희는 숙련자들입니다. 한 번쯤은 실력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후안 씨나 다른 경비대 분들의 실력을 의심하는 건 아닙니다만….”
나는 우려했지만 후안의 뜻에 다들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저마다 검, 창, 방패를 들고서 전의로 무장한 눈빛을 내게 보내오고 있는 것이다.
「뒈질 것 같으면 그때 도와주지 뭐.」
“알겠어요. 한번 해보세요.”
거미 악귀들과 흑기사들은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경비대장 후안과 그를 따르는 남자 스무 명이 앞으로 나섰다.
“끼에엑! 끼에에엑!”
탈주자라는 악명의 이물들은 공격적인 울음을 내뱉으며 양팔을 활짝 벌렸다. 마치 짐승이 자기 덩치를 커 보이게 하려고 취하는 자세 같다.
후안은 자신의 부하들과 시선을 교환했다.
“평소에도 해왔던 싸움이다! 다들 실력 좀 보여주자고! 악귀가 없어도 우린 할 수 있어!”
방패와 검을 든 자들이 최전열에 서서 대열을 갖추었다. 그 직후 탈주자 다섯 마리가 양팔을 새처럼 퍼덕이며 뛰어왔다.
“끼에엑!”
“으랴앗!”
그들이 기합을 내지름과 동시에 녀석들의 부리가 방패에 충돌했다.
카강! 카카캉!
탈주자들은 방패를 쪼아댔다. 그러다 방패 뒤에 숨은 인간의 살점을 노려서 긴 부리를 대열의 틈새로 들이밀었다.
터업! 터업!
무장한 집단이라도 녀석들의 부리는 그들에게 충분히 위협적인 것이었다. 자칫 팔을 물리거나 급소라도 쪼이면 치명상을 면치 못하리라.
하지만 굳건한 방패 대열 뒤에는 창을 든 자들이 대기하고 있었으니.
후안은 쩌렁쩌렁하게 외쳤다.
“밀어붙여!”
창을 든 자들이 방패 대열 뒤로 바짝 달려갔다. 그리고 대열의 틈새로 저마다 창을 내질러 탈주자들의 몸을 찔러댔다.
탈주자 한 마리는 창에 심장을 관통당하여 즉사한 것 같았다. 그러나 다른 네 마리는 비교적 덜 치명적인 부위에 창을 맞아서 아직 건재하다. 아직 건재한 녀석들은 메마른 땅에 선혈을 뚝뚝 흘리면서도 연신 부리를 놀려댔다.
창을 든 자들은 녀석들의 부리를 피하여 다시 몸을 노리기 위해 팔을 움직였다.
“끄으읏!”
“버텨라!”
방패와 검을 든 자들은 녀석들의 완력에 밀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진짜 하찮은 싸움이네.」
‘이들에겐 목숨을 건 사투야.’
지금 이들이 상대하고 있는 탈주자들은 실재세계에 있는 웬만한 악령보다 강한 것들이다. 그런 존재들을 스무 명이서 동시에 다섯 마리나 상대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부리를 쳐!”
“에잇!”
“이쪽이다!”
방패를 든 자들이 검을 휘둘렀다.
퍼걱…!
탈주자 두 마리가 부리를 잃고서 비명을 질러댔다. 다른 두 마리는 흠칫 놀라서 온몸에 혐오스러운 닭살을 만들어냈다.
“끼엑…! 끼이이익…!”
“죽여!”
이어서 그들은 창을 내질렀다. 부리를 잃은 두 마리는 연속적인 창질에 온몸을 관통당하여 땅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다른 두 마리는 우왕좌왕했다.
“질긴 놈들!”
촤악!
그들은 여러 개의 창으로 두 마리를 지면에 고정하고서 일제히 달려들어 칼로 사지나 목을 베어냈다. 그렇게 두 마리의 숨통이 끊어지자, 우왕좌왕하던 다른 두 마리가 꽁무니를 내빼는 것이었다.
「보내줄 수 없지.」
「내가 정리할게.」
‘잠깐.’
후안이 녀석들을 검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그러자 창으로 무장한 자들이 몇 걸음 앞으로 뛰어가 멈췄다.
「활 하나도 안 챙겨온 것들이 뭘…」
‘화살은 이물을 상대로 위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거든.’
부웅!
그들은 상당히 숙달된 투창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몇 사람이 힘껏 내던진 창들이 도망치던 탈주자 두 마리의 등에 깊숙이 꽂힌 것이다.
…퍼어억!
나머지 두 마리가 또 쓰러졌다. 이젠 후안이 따로 명령하지 않아도 검과 방패를 든 자들이 앞다투어 뛰어나가 녀석들의 숨통을 끊어놓았다.
“휴우!”
후안은 기세등등하게 가슴을 폈다.
“하하! 어떻습니까?”
「어떻기는, 저런 좆밥들 상대로 기를 쓰는…」
“악귀가 나설 필요도 없었네요. 훌륭한 전술이었습니다.”
“와하하! 그렇습니까?!”
그들은 모두 솔직하게 기뻐하였다.
“아무렴! 우리가 족친 놈들의 숫자만 얼만데!”
“그러는 너는 방패 뒤에서 잔뜩 겁먹은 얼굴을 하고 있던데?”
“이 새끼야, 내가 언제 그랬어?”
“푸하하하!”
“이까짓 이물 다섯 놈 정도는 일도 아니지!”
큰 소리로 웃거나, 각자가 방금 전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자기들끼리 자랑하며 왁자지껄 떠드는 것이다.
내 생각에도 제법 자랑할 의미가 있는 전투였다. 그리고 병사의 자신감은 곧 사기로 이어지고, 병사의 사기는 곧 전투력으로 이어지는 법이니 말이다.
어떻게 보든 칭찬을 안 하고는 넘어갈 수가 없는 결과였다.
“하지만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장소에서 불필요한 소음을 내는 건 피하셔야 합니다. 후안 씨.”
내가 그렇게 주의를 주자 시끌벅적했던 분위기는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이야, 이 와중에 찬물을 끼얹는다고?」
「어차피 주변에 위험한 이물은 없잖아. 죄다 잡것들뿐인데.」
‘그 사실을 우린 알지만 이들은 몰라.’
후안은 난처함을 애써 감추며 모두를 대표하여 내게 고개 숙였다.
“송구합니다. 강령술사님 앞에서 성공적인 승리를 보여드렸다는 생각에 너무 기뻐서 그만….”
“말씀드렸지만 전투는 훌륭했어요.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전투 외적인 부분에도 책임지고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
“이곳이 안전한지 위험한지는 모르지 않습니까.”
“예. 오늘 일을 계기로 다시는 이런 실수가 없도록 각별히 주의하겠습니다.”
조금은 살갑게 말해주고 싶지만 어쩔 수 없다. 만약 이들 앞에 내가 없고 내 악귀들이 없었다면, 그리고 가까운 곳에 이들이 감당할 수 없는 이물이 도사리고 있었다면,
이들은 승리에 취해 기뻐하고 안도했다는 실수 하나만으로도 전멸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여기선 이들의 뇌리에 확실히 각인될 수 있도록 강하게 말해주는 편이 좋은 것이다.
「아까는 자신감이 어쩌고 하더니 왜?」
그거랑은 다른 문제다.
“그리고 이번 실수와는 별개로, 다시 말씀드리지만 좀 전의 전투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그렇군요. 하하. 적어도 전투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말씀에 안심이 됩니다.”
“솔직히 모두들 제 예상보다 더 잘 싸워주셨습니다. 결코 약하다고는 할 수 없는 이물 다섯 마리를 상대로 부상자 한 명도 없이 말이죠.”
내 사람들이다.
이들을 잃고 싶지 않다. 죽지 않고서 오래오래 살아갔으면 한다.
「낙원의 인구수를 위해서.」
그러니까 실력에 자부심을 갖고서 자신 있게 싸우되, 자만해선 안 된다.
「맞지.」
‘그리고 너도.’
「난 왜?」
‘오만.’
세인트교에서는 일곱 가지의 대죄목을 정의하고 있다.
그중에 하나가 오만이다.
‘방금 너에게서 오만이라는 게 느껴졌다고.’
「….」
‘우리도 처음부터 강했던 건 아니잖아.’
「…미안.」
* * *
내가 개방하고 강화한 능력들은 계가 너무 높아졌다. 그래서 높아진 계를 더 높은 계로 강화하기 위해선 이전보다 몇 배는 더 큰 악을 필요로 하게 된다.
내 악귀들을 지천에 퍼뜨려 쉼 없이 이물들을 해치운다고 하여도, 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면 악이 턱없이 부족하다.
카프하니드나 벨로움처럼 천 단위 이상의 악을 가진 존재를 사냥하고, 그런 존재들이 통솔하는 군대 규모의 존재들을 학살해야 유의미한 숫자의 악을 흡수할 수 있다.
그 정도가 아니라면 티도 나지 않는다.
「너도 나처럼 더 사악한 것을 사냥해서 더 많이 먹고 싶다는 거야.」
그렇다. 부정할 수 없다.
이물을 몇 마리씩 사냥하여 흡수되는 악으로는 기별도 오지 않는다. 아무런 만족감도 성취감도 해소감도 없다. 마치 목이 탈 듯 갈증이 나는데 물 한 방울로 목을 축이려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런데 이 잿빛세계의 데이진타우 제국 폐허에 있는 이물들은 죽여도 크게 얻을 것이 없는 것들이었다.
「적당히 거미 악귀들만 산개해서 정리할 수 있는 수준이니까.」
후안과 경비대는 이 커다란 폐허를 탐색하기로 했다. 쓸만한 주물이나 자원이 있다면 회수하고, 만에 하나라도 생존자가 있다면 포섭하기 위함이다.
그들이 그러는 사이에 나는 해안의 모래사장까지 걸어왔다. 저쪽에 바위로 된 해안 위에 건설된 항구가 있긴 한데, 항구 자체가 너무 심하게 훼손되어 있고 나무도 완전히 썩어버려서 도저히 이용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이곳이 잿빛세계의 바다….’
잿빛세계답게 침체된 공기.
바닷바람이 없으니 파도도 없다.
뿌연 공기 탓에 수평선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끝을 알 수 없는 고요한 호수가 바다를 대신하여 놓인 것만 같다.
「죽은 바다 같아.」
‘그래. 딱 그 느낌이야.’
바다로부터 느껴지는 생명력. 그리고 그 생명력 너머로 느껴지는 두려운 심연. 미지의 거대한 존재들.
이곳의 바다를 보고 있으면 그런 건 생각나지도 않는다. 너무나도 고요하게 정지된 것처럼 보이는 바다는 그 어떤 생명도 품고 있을 것 같지가 않다.
「하지만 악은 땅과 바다를 가리지 않고 잔재하는 것인데….」
물론, 바다는 넓기 때문에 저 멀리 나가면 뭔가가 수면 아래에 있을 것이라는 판단은 선다.
‘탐색을 이리저리 굴려봐도 안 보여.’
「더 멀리, 더 깊게 가면 뭔가 나타나지 않을까?」
얼마나 더 멀리에서, 얼마나 더 깊은 곳에서,
얼마나 끔찍한 것이 나타날까.
전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사전조사는 필수다.
이렇게 짙은 공기가 깔린 바다 위를 불나방이 날아봤자 수면 아래에 있는 존재를 볼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
따라서 올고호르휘다.
녀석은 먹을 필요도 호흡할 필요도 없는 몸이다.
‘바다 정도는 헤엄칠 수 있겠지?’
그러자 올고호르휘는 전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바다에 호기심이 생겼어. 아주 강렬해.」
녀석은 전생에 바다를 가본 적이 없다. 그때는 바닷길이 없었던 걸까. 배가 없었던 걸까. 아니면 이 대륙 전체를 그린 지도가 없어서 비효율적인 동선으로 탐험을 했던 걸까.
쿠르르르…
정지한 수면 위로 자그마한 물결이 일었다. 그 물결은 뿌연 공기 너머 보이지 않는 수평선을 향해 멀리멀리 고요하게도 뻗어나갔다.
「암흑이야.」
잿빛세계의 태양은 실재세계의 태양보다 밝지 않다. 그리고 햇빛을 방해하는 뿌연 공기까지 쌓여있으니 저 바다 밑으로 빛이 충분히 닿을 리가 없다.
「올고호르휘한테 눈이 없어도 확실하게 알 수 있어. 어둡고 밝은 것 정도는 구분이 되니까.」
「이곳의 바닷속은 완전한 암흑 그 자체야.」
‘너무 멀리 가지는 말고 이쪽 해안선을 따라서 조금만 탐험해.’
녀석은 나와 연결된 목줄을 통해 긍정의 신호를 보내왔다.
타다다….
그리고 내 뒤쪽에서 두 사람의 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올고호르휘는 네가 봐줘. 또 만들 수 없는 유일한 악귀니까 각별히 신경 써주고.’
「그럼 난 올고호르휘한테만 집중하고 있을게.」
때마침 발걸음 소리가 멈췄다.
“강령술사님!”
후안의 경비대 두 명이었다.
“뭐죠?”
“황궁의 가장 안쪽에 생존자 집단이 있었습니다!”
나는 즉시 그들과 함께 걸음을 재촉했다.
“몇 명이죠?”
“대략 60여 명입니다. 그런데 여자, 아이, 노인들만 있었습니다.”
“어째서요?”
“그건 아직…. 그 사람들이 저희를 보고는 살려달라며 울고 빌어서 자세한 사정은 듣지 못하였습니다. 지금쯤 대장이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희 둘은 어서 강령술사님께 알리라는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뛰어왔습니다.”
“노인을 제외하면 남자는 정말 한 명도 없었다고요? 확실합니까?”
“그렇습니다. 사람을 이용한 함정이라고 하기엔 너무 절박한 자들이었습니다. 다들 몸도 야위어있었고 아이들은 내부의 것보다 외부의 저희를 두려워했습니다. 처음 앞에 나서서 저희를 경계하는 것도 여인네들뿐이었습니다.”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이 단편적인 보고만 받고도 몇 가지는 추측할 수 있다.
「황궁에 숨어서 지내고 있던 건가?」
「그런데 여자, 아이, 노인들만 있다는 건…」
‘전투가 있었다는 거지.’
다들 죽은 것이다.
어떤 최악의 상황에서 집단의 생존을 유지하기 위해 다들 본능적으로, 혹은 이성적으로 목숨을 내던진 것이다. 그렇게 해서 황궁에 남아있다는 자들이라도 살린 것이다.
「그럼 싸울 수 있는 자들도 대충 60명은 있었다는 건데, 그 많은 인간들이 뭐에 당했다는 거지?」
“아, 그중에 일부 젊은 여자들은 돌을 깎아만든 검으로 저희를 경계하기도 했습니다.”
“무장 정도는 할 수 있는 집단이었군요.”
“그렇습니다.”
「이곳에 있는 악령들은 약해. 100명이 넘는 집단을 그렇게 만들 정도로 강하지도, 머릿수가 많지도 않아.」
나는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 강령술사님! 이쪽으로 안내하겠습니다!
- 저 사람이…
- 이분이 바로 낙원의 통치자이자, 악귀들의 주인이시며, 우리의 머리가 되시는 분입니다.
실재세계에서 터졌다가 이제는 사라진 흑사병.
그 역병이 잿빛세계에서 새로운 이물 집단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새로운 이물 집단은 잿빛세계의 비첸크로이 제국, 그 문명의 폐허에서 갑작스레 떼 지어 출몰했다고 한다.
- 도와주세요….
그래서 내게는 이 사람들을 낙원으로 안전히 데려갈 의무가 있었다.
- 북동쪽의 대도시에….
- 쥐를 닮은 괴물들이….
- 놈들은 저희 모두의 남편과 아들들을 사육하며… 산 채로 피를 뽑아내고 있어요….
또한 흑사병으로 인해 탄생한 그 이물 집단을 멸하는 것이 내 의무이자, 욕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