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우리는 그것을 악마라고 부른다 (5)
바다에서 페인을 쫓아온 델펜토르는 모래사장에 상륙했다. 녀석은 점액과 무수한 창자를 토출하여 자신을 방해하는 연합군을 공격했다.
단 하나의 몸체에서 시작된 불결한 것들은 순식간에 군단을 이루어 웬만한 강대국의 병력보다 많은 숫자를 자랑했다.
그러나 세계를 지키겠다는 단결 아래에 모인 각국의 병사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제아무리 악명 높은 크라켄이라도 대륙 전체의 국가가 힘을 합친 연합군은 당해낼 수 없던 것이다.
다양한 마법사, 병사, 무기, 전술로 무장한 연합군은 단계적으로 나눈 전선을 지키며 델펜토르를 저지했다. 그리고 네이트의 화신과 강령술사까지 있었으니 처음부터 델펜토르에게 승산은 없던 것이다.
이를 반대로 생각하자면, 연합군은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계산하여 정말 델펜토르를 이길 생각으로 싸운 것이다.
하지만 어떨까.
승산이 정말 불확실하고, 계산할 수 없으며,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싸움이란 어떤 것일까.
어쩌면 그런 싸움을 이 순간에도 많은 이들이 겪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포위할게.」
전장의 경계선에 배치되었던 악귀들은 조금씩 전장을 포위하듯 모여들었다. 끈질기게 살아남으려던 창자와 살덩이들을 하나씩 추적해서 죽이고 또 죽였다.
악귀들이 그렇게 모여드는 가운데, 몇 발자국만 걸어가면 바다에 들어갈 수 있는 최전방에서는 페인과 아그니샤가 활약했다.
페인과 아그니샤는 델펜토르의 본체이자 최고 전력이라 할 수 있는 가장 큰 몸체들을 잘게 부수고 태워버렸다. 그 끝에 단 하나의 창자도 살점도 남기지 않았다.
델펜토르는 전력의 9할을 잃게 되어서 연합군의 전선에 더는 창자를 보낼 수 없게 되었다. 자연히 연합군은 델펜토르를 상대로 우위를 점하고 잔당을 해치우는 단계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그들이 잔당이라고 부르는 것들조차 사실은 델펜토르 그 자체였지만 말이다.
그렇게 전장의 경계선, 전방, 후방에서 델펜토르는 서서히 죽어갔다. 그러다 어느 전장에서 어느 이름 모를 병사가 휘두른 검이 마지막 창자를 베어버렸다.
델펜토르의 숨통이 정확히 어느 순간에 끊어졌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어쨌든 질긴 목숨을 연장하던 델펜토르는 그때 죽은 것이다.
이곳은 수목한계선에 자리한 후방의 막사.
각국의 높은 지휘관, 의무병, 소수의 병사, 정예 전력이자 유사시에 의무병 역할도 수행할 수 있는 역병 의사들이 모두 바깥에 나와있다.
역병 의사들 사이에는 양팔을 수복한 독수리 역병 교수도 있었다.
얼마 후, 바깥에 나온 이들은 후방으로 돌아오는 연합군을 맞이하였다.
성기사들 사이에서 군마에 오른 파보크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그 곁에서 똑같이 군마를 타고 있는 아그니샤는 아직도 경계심이 가득한 얼굴이다.
강령술사, 매 역병 교수, 셰르카도 있다.
곧 후방에 있던 자들과 전방에 있던 자들이 재회하게 되었다.
수만 명의 연합군이 모였다. 그런데 누구 한 명도 떠드는 사람 없이 적막하다.
높은 지휘관들이 앞서갔고, 그들보다 독수리가 앞서갔다.
“강령술사님.”
독수리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기어가는 델펜토르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모두가 귀를 기울였다.
그의 변조된 한 마디가 조용히 울려 퍼졌다.
“해치웠어.”
그러자 극적인 환호성이 퍼져나갔다.
후방에 있던 부상자들은 동료를 부둥켜안고 기뻐했다. 역병 의사들은 연합군 모두에게 박수를 보냈다. 전방의 병사들과 후방의 병사들 모두 국적을 가리지 않고 한마음으로 기뻐하였다. 기뻐하면서도, 누군가는 전사자를 떠올리며 눈물을 훔쳤다.
충분히 그럴만한 승전보였다.
하지만 전혀 기뻐하지 못하는 자들이 있었다. 오히려 표정이 더 어두워져서 시선이 떨리는 자들이 있었다.
파보크, 아그니샤, 투구를 벗은 성기사들.
그리고 우토의 죽음을 알고 있는 역병 교수들.
그리고 이 순간에 입을 연 페인이다.
“우리는 귀환해야 합니다.”
그러자 후방의 지휘관이 의문을 표했다.
“하하. 시신부터 수습하고 전사자들에게 애도를 표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친 병사들에게도 하루 이틀 정도는 쉴 시간을 주는 편이…”
군마에서 내린 파보크가 페인 앞으로 걸어나갔다.
“죄송합니다. 지휘관.”
“파보크 님? 어찌, 안색이 좋지 않아 보이십니다.”
“쉴 시간도, 애도를 표할 시간도 없습니다.”
둘 사이에 오가는 심상치 않은 기류가 다시금 적막을 불러왔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때 아그니샤 또한 군마에서 내렸다.
그녀는 독수리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독수리는 살짝 고개를 숙여 그녀에게 예우를 표했다.
“말씀드리지 않은 거예요? 당신이 왜 다쳤는지.”
“사기가 떨어지고 혼란이 올까 염려되어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중대한 정보잖아요. 공유했어야죠. 이러면 좀 전까지 기뻐한 사람들은 뭐가 돼요?”
“내가 지시했소.”
매 역병 교수가 그녀 뒤에서 말했다.
“아그니샤. 때로는 모르고 싸우는 편이 승산을 높이기도 하는 법이오. 특히나 그 상황에서는 델펜토르를 상대로 1초도 망설일 수가 없었소. 그 누구도 망설여선 안 됐소. …그래서 델펜토르가 쓰러지기 전까지는 진실을 숨기라 지시한 것이오.”
아그니샤는 페인을 보았다.
“맞아요?”
페인은 즉답했다.
“옳지 않다는 건 알아. 하지만 어떤 변수도 허용하지 않고 가급적 빠르게 이겨야만 했어. 매는 최선의 판단을 내린 거야.”
이어서 파보크가 나섰다.
“자네에겐 너무 차가운 말이 되겠지만, 나라도 그렇게 했을 것 같네. 아그니샤.”
전투에 있어 옳고 그름이라는 가치는 희미해지는 것이다.
그 냉혹한 현실을 이해한 아그니샤는 수심이 깊어졌다.
그리고 가만히 듣고 있던 후방의 지휘관이 물었다. 독수리, 올빼미, 아그니샤, 매, 파보크, 강령술사 모두에게 불안한 시선을 돌리며.
“그래서 그 진실이라는 게 뭡니까?”
* * *
연합군은 귀환할 채비를 서두르는 중이다.
한편, 듬성듬성 나무가 자리한 초원의 어느 커다란 바위 뒤편.
페인은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바위 뒤편에서 묵묵히 할 일을 하고 있다.
지이익… 지이익…
자신의 등에서 자라난 촉수를 뽑아내는 것이다.
「악마의 속삭임에 흔들려선 안 돼.」
‘그게 말처럼 쉽겠냐. 그런 거악 앞에서….’
투욱!
지면에 떨어진 촉수는 금세 형태를 잃고 녹아버렸다.
「아까는 위태로웠어. 아그니샤가 있어서 다행이었지.」
「폭주라도 하게 되었다면 정말 돌이킬 수 없었을 거야. 너도 나도 더 이상 없게 되는 거라고.」
인간도 악령도 아닌 존재.
어디에도 진심으로 속하지 못하는 처지.
모순적이고, 이중적이고, 위선적이며, 혼란스러운 힘.
미치지 않고서 인간의 정신으로 있는 건 절벽 끝에서 줄타기라도 하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아까처럼 진정한 거악이 다가와 속삭이고,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버리면 이렇듯 발을 삐끗하는 것이다.
만약 발을 삐끗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넘어지게 된다면 다시는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 바로잡을 수 없을 것이다.
투욱!
마침내 그는 촉수를 다 떼어냈다.
휘청거리는 몸을 커다란 바위에 기댔다.
그리고 바위의 둘레를 따라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곧바로 차원을 건너가신다면서요? 왕국을 지키러.”
아그니샤였다.
“지금 갈 거야.”
“그런 상태로요?”
“쉴 수 없어.”
“깨부수는 론은 기어가는 델펜토르보다 강해요. 지금의 상태로 녀석을 이어서 상대했다간…. 죽거나 미칠 거예요.”
“어리석게 무리하겠다는 건 아니야.”
“그럼요?”
“나는 못 싸워도 악귀들은 싸울 수 있어. 그러니까 쉬지 않고 가려는 거야.”
아그니샤는 그의 발치에 떨어져 녹고 있는 촉수를 쳐다보았다.
어느덧 그녀의 시선에는 연민이 녹아있었다.
“…뭐가…. 되어가고 있는 거예요?”
그 질문을 받은 페인은, 그녀의 시선을 따라서 자기 발치에 떨어진 촉수를 내려다보았다.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닌 자신의 촉수다.
“나도 모르겠어.”
둘은 침묵했다.
잠시 후, 페인은 바위에 기대고 있던 등을 뗐다.
“먼저 간다.”
“불나방이라도 빌려주세요.”
“불나방들은 지쳤어. 왕국까지 날아가다가 떨어지고 말 거야.”
“올고호르휘는요?”
“걔도 지쳤어. 온종일 헤엄치느라.”
“악귀들은 싸울 수 있다면서요.”
“거미 악귀랑 흑기사들을 말한 거야.”
그는 발치에서 녹고 있는 촉수에 부드러운 방혈을 걸었다. 그러자 촉수는 더욱 빠르게 녹아서 핏물이 되어버렸고, 건조한 땅은 핏물을 순식간에 흡수하였다.
“상황이 괜찮으면 데리러 올게. 군마를 타는 것보단 악귀를 타는 편이 더 빠를 테니까.”
다차원 능력을 발동하기 위해선 자리를 비켜야 한다.
그래서 페인은 피로 젖은 등을 그녀에게 돌렸다. 그리고 앞에 보이는 수풀의 그림자로 걸어가려던 찰나였다.
“놔라.”
아그니샤가 그의 손을 붙잡은 것이다.
“단 10분이라도 좋으니까 쉬었다 가세요. 델펜토르에 이어서 론까지 연달아 상대하는 건 미친 짓이에요.”
“나는 안 싸울 거라니까.”
“거짓말이잖아요. 가서 무리할 게 뻔해요.”
“네가 뭔데 그렇게 판단해?”
“지금까지 그래왔잖아요.”
“내 상태는 내가 제일 잘 알아.”
“모르겠다면서요.”
“….”
“정말 10분도 못 쉬어요? 세인트 왕국이 10분도 못 버틸 것 같아요?”
“씨발, 진짜.”
타악!
페인은 아그니샤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왜 그렇게까지 서두르는데요?”
“네가 알아서 어쩌려고?”
“아니요. 그게 아니잖아요.”
아그니샤는 그에게 한걸음 다가갔다. 그리고 호소했다.
“이러고 있는 순간에도 사람들이 죽고 있다고…. 그렇게 말할 수는 없던 거예요?”
“뭔 헛소리를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네.”
“그럼 서두르는 이유가 뭔지 말해봐요.”
페인은 그녀가 이런 걸 물어볼 줄은 몰랐다.
마치 시험이라도 하는 것만 같다. 대답에 따라서 반응을 달리하겠다는 것 같다.
하지만 그녀가 그런다고 멈출 페인이 아니었다. 그냥 솔직하게 대답하고서 강제로 뿌리치고, 곧장 다차원 능력을 써 왕국으로 갈 것이다. 그러면 될 일이다.
그래서 대답을 하려는데,
시간이 아까우니까 어서 대답을 하려고,
이렇게까지 서두르려는 이유를,
스스로에게 물어봤는데,
「베르자인…?」
머릿속에 엉뚱한 게 있었다.
「그게 이유였어?」
리인.
아라나크.
대모.
우토.
그리고 베르자인.
쌓이고 학습된 경험들이 본능적으로 외치고 있었다.
이번엔 베르자인의 차례일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또한 머리가 외치고 있었다.
또 잃어선 안 된다고.
태어나고 자라난 세인트 왕국을 지키겠다는 생각이나, 그곳에 있는 사람들을 지키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전혀 없었다. 그런 생각은. 그런 이유는.
그런 대의는. 그런 도덕성은.
그냥 베르자인을 잃고 싶지 않아서 이렇게 쉬지도 않고 곧장 가려는 것이다.
다른 건 하나도 생각하지 않았다. 누가 죽든, 누가 일상을 잃어버리든, 누가 피를 흘리든, 고향이 멸망하든, 그런 건 신경도 쓰지 않았고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또 누군가를 잃어선 안 된다는 이유에 문제라도 있나.
당당하게 말하면 되는 것이다.
“베르자인이 그곳에 있어.”
“흑사병에 고통받던 사람들을 구하던 모습은 어디로 간 거예요?”
“뭐?”
“정말 베르자인 씨만을 생각해서 이렇게 서두르는 거예요?”
“네가 신경 쓸 영역은 아니잖아.”
“이런 모습이…. 셰르카 같다고요.”
그것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던 한마디였다.
그리고 페인은 이상한 기분이 되었다. 마치 자신의 내면을 과거의 자신이 고발하는 듯한, 뭔가 잘못된 것 같았다.
예전이었다면, 이러고 있는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다며 서둘렀을 것이다. 그런 게 가장 강력한 동기가 되었을 것이다.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쁘네.」
「그렇다고 흘려듣기엔…. 쓸데없는 말은 아닌 것 같아.」
「우릴 대신해서 지옥에 갔다 온 사람이니까.」
페인은 그녀가 말하려는 게 뭔지 알 것 같았다. 그녀는 등에서 자라난 촉수라는 외면의 변화를 보고, 좀 전의 질문들을 통해서 내면의 변화에 대해 경고한 것이다.
페인이 그토록 경계하던 내면의 변화에 대해서 말이다.
“알겠어.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
그는 천천히 그녀와의 거리를 벌렸다.
이제 그녀는 그를 붙잡지 않는다.
다만 ‘그쪽’이 아니라 ‘이쪽’으로 이끌고 싶었다.
“…페인. 당신에게도 희망의 빛은 있어요.”
그는 수풀의 그림자 속에 몸을 숨겼다.
“네가 찾아주려고?”
“언제든지 말만 하세요. 되찾게 해드릴게요.”
* * *
연합군이 귀환하는 길.
군마들은 달리고 병사들은 빠르게 걷고 있다.
승리했지만, 진실을 알아버린 그들의 마음은 패배한 것보다 더 비참하고 끔찍했다. 또한 불안하고 두려웠다.
이들 중에 가족이 없는 자가 몇이나 될까. 고향에 소중한 것이 하나도 없는 자는 또 몇이나 될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타그닥! 타그닥!
덜컹덜컹!
역병 의사들의 행렬 선두에는 부적이 잔뜩 붙은 마차가 달리고 있다.
마차의 짐칸에는 우토의 시신이 있었다. 지금 짐칸의 양쪽 자리에 앉은 독수리와 올빼미는 스승의 시신을 멍하니 내려볼 뿐이다.
핏물과 내장이 쏙 빠져서 쭈글쭈글하게 가죽만 남은 것 같은 스승이다.
좀 전까지만 해도 살아서 움직이고 말을 했던 스승인데.
“올빼미.”
“…왜.”
“어떤 방법이라도 좋다. 스승님을 되살릴 수는 없는 건가?”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건…. 악마만이 할 수 있다고 들었어.”
“누구한테 그런 말을 들었지? 신뢰할 수 있는 자의 주장인가?”
올빼미는 대답을 망설였다.
망설이다가, 독수리를 정면으로 보며 대답했다.
“남자친구한테.”
“의외다. 너에게 연인이 있었다니.”
독수리는 의욕을 냈다.
“그럼 그에게 특별한 능력이나 지식이 있나? 혹시 악마가 죽은 자를 어떻게 되살리는지 그는 알고 있나?”
“작은 교회에서….”
올빼미는 잠시 말을 쉬었다.
“…해몽을 잘하는 퇴마술사였어.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죽은 자를 앞에 두고서 죽은 자의 이야기를 또 꺼내게 되었다.
“유감이다.”
“나도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방법…. 계속 알고 싶었어. 하지만 포기했어.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일은 하지 않을 거야.”
“왜 그렇게 결정했지?”
“그때 추억이 잘 떠오르진 않는데….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건 절대 안 된다고 했어. 절대로 해선 안 되는 일이라고…. 그래서 악마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작은 몸집으로 가만히 고개를 숙인 채 앉아있는 올빼미.
독수리는 그녀를 쳐다보다가 이내 시선을 돌렸다.
“스승님은 나의 등불이었고 강령술사님은 나의 진리였다.”
“…응.”
“시련이 눈앞을 가렸을 때, 눈을 뜨게 해주는 것이 스승이다.”
올빼미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렌즈 너머로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는 독수리의 눈빛이 보이는 듯했다.
“우리는 깨지는 유리가 아니라 더 단단해지는 강철이 될 것이다.”
“그리고 훗날 또 다른 시련을 앞두고서 말하게 될 것이다.”
“이보다 더한 것도 겪어봤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