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핏빛세계 (4)
핏빛 하늘을 가득 채운 영혼의 먹구름들이 비명을 지르고, 검게 먹칠이라도 된 것 같은 산맥들이 시시각각 살아있는 존재처럼 역동한다.
그런 세계에서 홀로 천국을 투영하고 있는 직육면체.
다차원 거울이라고 불리는 이것은 오로지 천사만이 드나들 수 있는 신성한 통로로써 천국과 지옥을 연결하는 것이다.
천사들은 다차원 거울을 중심으로 전초기지를 세웠다. 짓무른 바닥을 매끈하게 포장하고 다차원 거울을 안정화하는 제단까지 완성해두었다.
다차원 거울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주변에서 지나치게 높아진 악의 농도 때문에 불안정했다. 그러나 네이트와 엑수스의 활약으로 전선이 점차 멀어지면서 이렇듯 제단과 함께 안정을 되찾은 것이다.
수많은 포드키엘과 발키리로 편성된 부대가 지금도 천국에서 넘어와 지옥의 전선으로 향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위험한 최전선에서 돌아온 엑수스와 네이트는, 천국으로 가기 위해 다차원 거울 앞에서 만났다.
“악마들의 피를 보니 자꾸만 나쁜 생각이 드는군. 언제나 무겁게 쥐고 있어야 할 철퇴가 가벼워지는 듯하다.”
“당신도 나도 천국의 안식실로 가서 악을 씻어내야지.”
“하지만 그럴 수 없게 되었다. …나만 알아차린 건 아니겠지?”
그러자 네이트는 가여운 이름을 입에 담았다.
“페인….”
다차원 거울 근처에 있던 포드키엘이 엑수스에게 다가왔다.
“엑수스 님. 천국으로 가는 계단이 열렸습니다. 지금 바로 차원을 넘어가실 수 있습니다.”
“잠시 대기.”
“예.”
엑수스는 천국이 투영되고 있는 다차원 거울을 등졌다. 그대로 네이트를 바라보았다.
“너의 결정에 따르지.”
“왜?”
“내 철퇴에는 악마들의 피가 너무 많이 묻었다. 아무래도 올바른 판단을 하기가 어려울 것 같군.”
네이트는 전장이 있는 방향을 돌아보았다. 멀어진 산맥의 주변에서 선과 악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예정대로 천국의 안식실에 가서 악을 씻어낸 후 돌아와 싸우는 방법이 있다. 우리는 전선을 더욱 확장하여 이곳을 중심으로 선의 농도를 높이고, 더 강력한 천사들을 불러올 수 있게 되겠지. 적어도 이 주변에서는 승기를 잡게 될 것이다. 합리적이고 안전한 계획이지.”
엑수스는 이어서 말했다.
“아니면 당장 페인을 노리는 방법이 있다. 지옥에 떨어진 그 녀석을 악마들이 그냥 내버려 둘 리가 없으니…. 놈들은 녀석이 악마의 그릇이 되기에 어중간하다고 판단되면 영혼까지 없애려 할 것이다.”
페인에게 간다는 선택은 합리적이지 않다.
“그리고 당장 최대 전력인 우리가 안식실을 포기하고 가는 것이니, 타락할 각오와 이 주변 전장에서 패배할 각오까지 해야 할 것이다. …페인 녀석을 만났다고 한들 도리어 우리 손으로 녀석을 소멸시켜야 할 수도 있는 법이고. 도리어 녀석을 미끼로 삼은 악마들이 우릴 급습할 수도 있는 법이지.”
페인이 ‘샤’의 완벽한 그릇이 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의 페인은 샤의 그릇이 아니라 샤의 경계대상이다. 따라서 샤는 그를 가지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부수길 원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샤의 교활함이라면 페인을 미끼로 삼아서 상위 천사인 엑수스와 네이트를 상대로 함정을 팔 수도 있는 일이다.
뛰어난 지휘관이라면 당연히 페인을 버리는 쪽을 택했을 것이다. 그냥 이곳에 남아서 지금까지 잘 해왔던 것처럼 착실하게 작은 승리들을 쌓아가면 된다.
주변에서 악의 농도가 옅어지니 다차원 거울이 안정되었다.
여기서 악의 농도가 더 옅어지면 천사를 더 많이 불러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악의 농도가 더욱 옅어지면 발키리나 포드키엘보다 훨씬 강력한 개체까지 불러서 운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다 다른 상위 천사들까지 불러낼 수 있게 된다. 그렇게 지옥을 차근차근 밝힌다. 그렇게 선악이 역전될 수 있다.
“내 신전의 문지기, 가르간이 기다리고 있다. 또한 아마카라교의 만카라와 녀석의 대머리 군대까지 기다리고 있지.”
뛰어난 지휘관이라면.
아니, 정상적인 사고를 할 줄 아는 지휘관이라면 당연히 페인을 버리는 쪽을 택했을 것이다.
“엑수스. 당신은 대답은 알고 있잖아.”
그들은 천사였다.
“나는 그 아이를 구원할 거야.”
비좁고 어두운 집.
곰팡이로 얼룩진 그곳의 그림자 속에서, 눈앞의 괴물을 향해 울부짖으며 스스로 괴물이 되기를 자처한 아이.
자신의 조그만 손에 피를 묻히고서, 정의와 복수가 실현되는 것을 목도한 아이.
그날 눈을 떴지만, 다른 눈을 감게 된 아이.
“우리가 구원해야만 해.”
네이트의 대답을 들은 엑수스는 황금 철퇴를 고쳐 쥐었다. 그리고 옆에 있는 포드키엘에게 명령했다.
“지금부터 진격을 중단하고 확보한 전장을 사수하는 일에만 전념해라.”
“예. 엑수스 님.”
포드키엘은 살짝 고개를 숙이며 대답한 후 네이트에게 물었다.
“발키리의 방침도 같습니까?”
“같아요.”
“알겠습니다.”
“상위 천사 엑수스, 상위 천사 네이트는 안정된 영역을 이탈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둘은 현계에서 강령술사라 불리는 인간이자, 지옥에 떨어져 울부짖고 있는 페인이라는 존재를 구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 * *
처벅처벅처벅처벅!!!!
여기에 네 다리로 기괴하게 걷고 있는 존재가 있다.
붉은 로브를 걸친 사족보행의 짐승처럼 보이는 이 괴물은 까마귀(시체 파먹는 새)를 닮은 철갑의 부리를 한껏 벌리고서 뱀의 혀를 내밀어 ‘사냥감’의 냄새를 쫓는다.
그리고 깨진 렌즈 너머에서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핏빛의 안광은 한번 포착한 사냥감을 절대 놓치는 법이 없다.
특이하게도 이 존재는 악마의 피조물이 아니며, 지옥에서 자연스레 생겨난 괴물도 아니며, 자신이 사악한 존재임에도 똑같이 사악한 존재들을 사냥하는 습성이 있다.
그야말로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이단이자, 돌연변이다.
고약하게 짓무른 대지 위에서 녀석을 본 지옥의 피조물들은 외쳤다.
“카흐랴쑤쌰카온다!!”
허리가 지나치게 굽어서 턱이 바닥에 끌릴 지경인 육체, 괴물들의 유골을 살갗에 박아서 갑옷을 대체하고 있는, 피를 흘리고 있는 피조물 무리.
처벅처벅처벅!!!
그런 녀석들을 향해 ‘그것’이 돌진해오고 있다.
“퀘툴러추켜라!”
녀석들의 살갗에 박힌 뼈들이 ‘그것’을 향해 사출되었다.
“까아아! 카아아아! 아아아!!”
‘그것’은 까마귀의 울음과 남성의 비명이 섞인 굉음을 내지르며 온몸으로 뼈를 받아냈다. 그렇게 온몸에 뼈가 박혀서 고슴도치 같은 몰골이 되고도 전혀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이윽고 ‘그것’은 철로 된 주둥이를 뱀처럼 크게 벌렸다.
피조물들은 두려워했다.
“히이이…!”
쿠와아아아아아!!!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흑염이었다. 피조물들은 요란법석을 떨면서 사방으로 흩어졌고, 미처 흑염을 피하지 못한 녀석들은 그 자리에 쓰러져서 괴롭게 신음했다.
쐐애애액!!
‘그것’의 등에서 자라난 검붉은 촉수들이 엄청난 속도로 돌진해왔다.
“끄어어어어…!”
“흐아아아…!”
“커윽…!”
촉수는 쓰러진 피조물들을 휘감고 꿰뚫었다. 녀석들의 몸을 구렁이처럼 비틀고 녀석들의 옆구리를 갈라서 내장을 헤집었다.
터업! 터업! 쩌업! 쩌업!
‘그것’은 쓰러진 피조물들 사이에 서서 내장을 씹어먹기 시작했다.
마치 먹을 것에 한눈을 팔고 있는 것 같다.
“추켜라…!”
피조물들은 일제히 주술을 발동했다. ‘그것’을 향해 뒤틀린 손아귀를 뻗자, 각자의 손바닥에서 뾰족한 뼈가 튀어나와 흙바닥을 뚫고 들어갔다.
쿠드드드!
지하를 파헤치며 전진한 뼈들이 ‘그것’의 동서남북에서 튀어나와 곡선으로 휘어졌다. 뼈들은 뾰족한 끄트머리로 ‘그것’의 온몸을 꿰뚫기 위해 동시에 달려들었다.
하지만 상대는 ‘한 존재’가 아니었으니.
“아하하하하하하…!”
등에서 자라난 촉수들 사이에 소녀의 얼굴 같은 것이, 소녀의 얼굴 근육을 본뜬 듯한 검붉은 살덩이가 자라나 있었다.
그 소녀를 닮은 살덩이가 절규하듯 기뻐하는 것이다.
“이런 삶도…! 나쁘지 않아아아아!!!!”
쩌저저적!!
‘그것’을 노려서 쇄도하던 뼈들이 직각으로 꺾이며 흙바닥에 처박히고 말았다.
또한 ‘그것’을 포위하고 있던 피조물들이 각자 피를 토해냈다.
“커억…!”
“커헉, 커헉…!”
“커어어어….”
녀석들이 토해낸 피는 흙바닥에 흡수되지 않았다. 웅덩이처럼 각자의 발치에 고여서, 도리어 녀석들의 발목을 휘감는 피의 손아귀가 되었다.
으드득…! 드득…!
피의 손아귀가 피조물들의 온몸을 붙잡았다. 와중에도 피조물들은 연신 피를 토해내고 있다. 그중에 일부는 자신의 녹아내린 내장까지 토해내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피와 광기뿐인 현장이었다.
“까아아…! 까아아악…! 카아아아…!!”
“교수척장…! 분지…! 뭐더라…?!!!”
피조물들은 피의 손아귀에 붙잡혀서 공중에 매달렸다. 내장을 토해낸 피조물은 자신의 내장에 목이 매달아지고 말았다. 내장을 토해내지 않은 피조물들은 이를 꽉 다물고 버텼지만,
쩌거거걱!!
내장이 녀석들의 눈알을 밀고 튀어나왔다. 녀석들의 고막을 찢고 귓구멍으로부터 튀어나왔다. 녀석들의 항문으로부터 튀어나왔다. 그리고 다른 녀석들과 똑같이 공중에 매달아 내장으로 목을 조였다. 그러다 내장에 힘이 들어갔는지 녀석들의 목뼈가 일제히 부러지고 말았다. 발치까지 기괴하게 내려온 목뼈였지만 충분히 부러뜨리고도 남을 힘이었다.
그렇게 죽은 피조물들이 ‘괴물’을 중심으로 둥글게 세워져서 피의 광장을 장식하는 듯했다.
쩌업…! 쩌업…! 쩌업…!
‘그것’은 사냥한 피조물들을 뼈째로 씹어삼켰다. 그리고 흙바닥에 고인 핏물까지 싹싹 핥아먹었다.
그리고 먹물 같은 눈물을 흘리며 기쁘게 포효했다.
“까아, 아아아아아아아아!!!”
뇌성보다 큰 포효가 불러온 걸까.
‘그것’의 머리가 향하고 있는 방향으로 대지가 찌그러졌다.
쿠드드드드드!
대지가 찌그러지자, 멀찍이 있던 산맥이 순식간에 가까워졌다.
그리고 새까만 산맥을 배경으로 위장하고 있던 거대한 존재가 움직이는 그림자처럼 다가왔다.
“끼이이이이이이!!!!!”
수천 마리의 새가 동시에 울부짖는 듯한 괴성.
지옥의 거인보다 열 배는 큰 신장, 초승달처럼 가늘게 휜 허리, 비명을 지르는 얼굴들을 온몸에 달고 있는 끔찍한 피조물.
비명의 편린이었다.
“까아아아아…!”
“끼이이이이이이이!!!”
“까아아아아아카하악!!”
비명의 편린은 초승달처럼 생긴 그림자를 연달아 사출했다. 붉게 물든 공기를 가르며 나아간 그림자들은 ‘그것’의 사지를 갈기갈기 찢어서 허공에 뿌려버렸다.
하지만 ‘그것’의 찢어진 사지는 허공에서 혈관을 ‘토출’하였다. 토출된 혈관들이 그것의 절단면에 연결되어 결손된 사지를 단숨에 수복하였다.
“까아아아아!!!”
사지를 수복한 ‘그것’은 곧바로 비명의 편린을 향해 달려들었다. 아무것도 없이 온몸으로 상대를 때리기 위한 ‘육탄’이었다.
비명의 편린은 대지를 측면으로 찌그러트리며 ‘그것’의 육탄을 회피하였다.
그러나 이곳의 대지는 피와 살을 머금고 있었고. 한껏 피를 머금은 대지는 도리어 피를 토해내는 법이었다. 그리고 일단 대지 위로 분출된 피는 언제든지 ‘그것’의 무기가 될 수 있었다.
쿠와아아아…!
피로 이루어진 거대한 ‘집게발’ 두 개가 비명의 편린 양쪽에서 튀어나왔다. 집게발은 그대로 비명의 편린에게 달려들어 녀석의 양쪽 발목을 붙잡았다.
쩌거걱!
비명의 편린은 발목을 잃은 탓에 앞으로 거대하게 쓰러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쓰러지는 와중에도 ‘그것’을 해치우기 위해 연달아 초승달 같은 그림자를 사출하였다.
쿠와아아아아!
초승달 같은 그림자들은 ‘그것’이 촉수를 휘둘러 사출한 검기에 격파되고 말았다. 허공에서 검은 폭발이 터지며 공기를 밀쳐냈고, 그때 ‘그것’은 크게 도약하고 있었다. 쓰러지고 있는 비명의 편린을 향해 다시금 날아드는 것이다.
그때 비명의 편린 또한 느끼고 말았다.
미지의 공포를.
“끼이이이이이이이!!!!”
츠츠츳…!
‘그것’은 로브 안쪽으로부터 ‘거미줄’을 뽑아내 비명의 편린을 묶어버렸다. 그렇게 비명의 편린을 포박한 채 공중에서 주둥이를 벌렸다.
비명의 편린은 곧 흑염이 닥쳐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온몸에 붙은 얼굴들로부터 새까만 혈액을 토해내 허공의 방패로 삼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이 주둥이로부터 토해낸 것은 ‘흑염’이 아니라 ‘거품’이었다.
꾸르르르르!!!
끓는 먹물 같은 거품이 새까만 혈액을 밀쳐내며 비명의 편린을 덮쳤다. 그 거품을 뒤집어쓴 비명의 편린은 불이라도 뒤집어쓴 것처럼 몸부림쳤다.
“끼이이이이…!”
거품 속에는 들끓는 지렁이처럼 보이는 ‘창자’가 있었다. 그 창자들이 비명의 편린을 덮쳐서, 녀석의 온몸에 있는 얼굴들에 각각 한 마리씩 달라붙었다. 그와 동시에 비명의 편린이 쓰러질 지면으로부터 뾰족한 가시들이 튀어나왔다.
푸푸푸푹!
비명의 편린은 몸의 정면에 가시들이 박힌 채, 양쪽 팔까지 집게발에 붙잡힌 채, 온몸이 거미줄에 감긴 채, 온몸에 있는 모든 얼굴들이 창자의 진입로로 삼아져 괴롭게 절명했다.
처벅! 처벅!
비명의 편린 위에 올라선 ‘그것’은 이리저리 촉수를 움직여서 녀석의 그림자 같은 살점을 조각조각 뜯어먹었다. 그렇게 한참을 그 자리에 남아서 조금의 조각도 남기지 않고 거대한 존재를 모조리 먹어치운 것이다.
그래도 중독적인 욕망은 꺼지지 않았다.
“까아아…. 아아아….”
고개를 돌리며 주변에 다른 사냥감이 또 없는지 탐색했다.
그러나 이번엔 굳이 탐색할 필요도 없었다.
키잉!
잠시나마 주변이 환하게 밝아졌다.
쩌엉! 쩌엉! 쩌엉! 쩌엉!
‘그것’의 동서남북으로 커다란 은빛 십자가 네 개가 떨어진 것이다.
“강령술사 씨!”
이번엔 굳이 탐색할 필요도 없었다.
사냥감이 하늘에서 제 발로 내려와서는 바로 앞에 착지하였으니.
“강령술사 씨! 진정하고 내 말 잘 들어요!”
“까아아아아!”
“말한다고 듣겠나?”
…콰직!!!
황금 철퇴가 떨어져서 ‘그것’의 하반신을 짓이겨버렸다. 뒤이어 엑수스가 ‘그것’의 배후에 착지했다.
“이성을 잃은 자에게 대화는 통하지 않는다.”
엑수스는 황금 사슬을 내던져 ‘그것’의 양쪽 팔과 목을 휘감았다.
그러자 ‘그것’은 눈빛으로 엄청난 살기를 뿜어댔다. 장갑으로 감싸진 양쪽 손으로부터 흉악한 발톱까지 드러냈다.
“까아아! 까아아아!”
하지만 네이트의 눈에는 그 모습이 달리 보였다.
“울고 있잖아…. 저렇게 괴롭게….”
반면에 엑수스는 단호했다.
“이곳에 오래 있을 수는 없다. 얼마나 날뛰었는지 벌써 지옥의 피조물들이 모여들고 있다. 우선은 녀석을 포박해서 데려간 후…”
푸욱!!!
“엑수스!”
엑수스의 발치에서 가시가 돌출되었다.
그 가시가 엑수스의 턱을 정확히 관통하고서 정수리까지 뚫고 나온 것이다.
“…까아아아아……!!!!”
하지만 엑수스는 황금 사슬을 더 강하게 조일뿐이었다.
“까아…! 카으윽…!!!”
키잉!
‘그것’이 촉수로 검기를 날리면 네이트의 십자가가 검기를 막아주었다.
“카으윽…! 카윽…!”
엑수스는 턱과 정수리를 일직선으로 관통한 가시를 한 손으로 부러뜨려서 뽑아버렸다.
“페인. 너는 내게도 원한이 있겠지.”
“카윽……! 카으으윽…!”
“일단 그 부분은 사죄하겠다. 그리고…”
‘그것’의 힘은 황금 사슬을 꽉 붙잡고 있는 엑수스가 조금씩 끌려갈 정도였다. 그래도 엑수스는 결코 황금 사슬을 놓치지 않았다. 철퇴를 휘둘러 ‘그것’의 머리를 부수려고 하지도 않았다.
“케에에엑…. 케겍…!”
“널 구원하겠다. 강제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