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빛 (3)
만타는 그녀에게 들으라고 대놓고 말했다.
“삼륜.”
순간, 아그니샤의 근처에 십자가 모양의 우박이 떨어져 폭발했다.
‘저 마법을 왜 만타가….’
만타가 속으로 외우지 않고 입 밖으로 꺼내는 주문은 아그니샤를 당혹게 했다.
“오륜.”
우박이 폭발하면서 생긴 얼음 파편이 뾰족한 창처럼 부풀어서 아그니샤의 보호막을 찔렀다.
“일륜.”
오륜의 연속적인 폭발이 끝나기도 전에 발동된 일륜이었다.
키이잉…!
아그니샤의 보호막에 직선으로 빛의 균열이 생겼다. 그 균열 사이로 뾰족한 얼음 파편이 들어가고 말았다.
“어떤가? 순서도. 규칙도 없는. 진짜 마법.”
이번엔 아그니샤의 얼굴에 생채기가 생겼다.
그녀의 갑옷 전면부에는 긁힌 자국이 빼곡하다.
뚜득…!
아그니샤의 턱 근육이 한껏 수축했다.
“방금 그 마법…. 누구한테서 빼앗은 거냐.”
“흐흐흐흐.”
“대답해.”
만타는 얼굴 가죽이 찢어질 것처럼 기괴하고 혐오스러운 웃음을 머금었다.
“태고의 시대. 네이트가 세웠던. 교회에. 키가 큰. 여자가 있었지.”
“….”
“교회를. 부수고. 성가를 부르던. 아이들을. 산 채로. 땅에 묻고. 그곳에 홀로 남은. 성녀가 끝까지. 저항하더군. 흐흐흐…. 네이트가. 아끼던 성녀였겠지.”
그러자 하늘에서 산보다 높고 황궁보다 큰 너비의 은빛 십자가가 떨어져 아그니샤의 뒤에 세워졌다.
그 충격의 여파로 인해 강풍이 거리를 덮치고 눈과 우박이 아그니샤를 지나쳐 만타를 치고 지나갔다. 또한 십자가의 주변으로 방대한 흙먼지까지 튀어 올라서 하얀 눈 위에 갈색을 흩뿌렸다.
그래도 만타는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말로써 그녀를 자극했다.
“성녀의. 최후와 유언을. 알고 싶지 않나? 알고 싶다면. 강령술사가. 어디에 있는지. 말해라.”
“그 혀부터 뽑아줄게.”
그녀의 뒤에 세워진 거대한 십자가가 만타를 향해 빛줄기를 쏘아냈다.
* * *
오로지 내 숨소리와 고동소리만 들리는 적막함.
파도도 없고 짧은 가시거리 탓에 수평선도 보이지 않으며 생명력이라곤 없는 수면 위.
나는 이곳에 우두커니 서있다.
「그런데 왜 잿빛세계의 바다 한복판에 강림한 거야?」
‘속삭이는 이비가 이곳에 있어.’
속삭이는 이비는 내가 처음으로 마주했던 악마의 하수인, 벨드샤처럼 나를 따라서 잿빛세계까지 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비는 벨드샤처럼, 올빼미 역병 교수처럼 누군가의 꿈을 교량으로 삼아서 어떠한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벨드샤의 경우엔 영혼을 추적하여 끝없이 악몽을 꾸게 하고 수면을 방해하며 어떤 속삭임을 각인할 수 있었다. 올빼미의 경우엔 현실의 육체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악몽을 꾸게 하며, 깨어있음에도 꿈을 꾸는 것처럼 오감을 속일 수 있다.
‘이비는 벨드샤와 올빼미의 정신계 능력을 전부 갖추고 있어. 직접 몸을 움직여서 싸울 필요조차 없는 놈이지.’
그리고 이비는 대륙을 향해 조용히 이동하고 있었다.
이대로 뒀다간 해안에 상륙해서 낙원까지 직행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아니, 이비를 빨리 해치워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스퀴아랑 만타가 제국을 침공했잖아.」
「걱정되지 않아? 또 사람을 잃을까 봐.」
‘걱정되지.’
뚜렷하게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고 막연하게 떠오르는 만인이 있다.
그들 모두가 걱정된다. 또한 내가 이렇게 그들 모두를 걱정할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기도 하다. 예전처럼 말이다.
「너한테는 아그니샤나 셰르카 같은 인간들보다 낙원의 충성스러운 백성들이 우선이라는 거구나?」
무엇이 우선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러면 뭐야?」
단지, 내가 이비를 먼저 해치우겠다고 결정한 건 강력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스퀴아와 만타는 패배할 테니까.’
* * *
만타는 등딱지 속 어둠에 숨어있다. 그 무엇도 뚫고 들어오지 못하는 자신만의 어두운 공간이다.
그런데 자꾸만 빛이 이 공간에 들어온다.
‘뭐지?’
지이이이잉!!!
마치 진짜 상위 천사의 마법을 있는 그대로 받아내고 있는 듯한 위력이다. 물론 지금은 등딱지도 멀쩡하고 육체에 상처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머리나 발을 등딱지 바깥으로 내밀면 안 될 것 같다. 그랬다간 정말로 빛에 태워져서 수복조차 할 수 없는 영구적인 피해를 입게 될 것 같다.
‘뭐지? 뭐지? 뭐지?’
아그니샤가 불타보다는 약할 거라고 생각했다. 태고의 시대에 경험했던 불타는 진짜 상위 천사인 만카라가 그 육체에 빙의했었으니.
그런 불타와 싸우면서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기고 기지를 발휘하여 끝내 해치운 것이다. 그리고 불타가 갖고 있던 능력들을 일부 알아내고, 만타는 이후 무수한 싸움을 겪으며 더 강해졌다.
‘이러다간…’
천사들은 지옥에 넘어와서 전쟁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실재세계에 강림할 수 없고, 네이트의 화신인 아그니샤도 당장은 빙의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아그니샤는 불타보다 훨씬 쉬운 상대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무지막지한 영력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이러다간, 죽는다…!’
빛이 자꾸만 어둠을 뚫고 들어온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빛줄기를 계속 받아내고 있을 수는 없다. 이렇게 움직임을 통제당하고 있다가 등딱지 안으로 십자가라도 들어오면 끝장이다.
“아그니샤! 라고 했지!”
만타의 등딱지를 따라서 얼음으로 적어낸 듯한 악마의 문자가 나타났다.
“내가 너를! 얕봤다!”
만타의 등딱지에 있던 악마의 문자들이 일제히 깨지며 미세한 얼음 파편을 허공에 흩뿌렸다. 그러자 허공에 얼음으로 된 소환진 같은 것이 역오망성을 그려내고 더 많은 악마의 문자들을 둥근 달력처럼 수놓았다.
‘빙괴(氷塊).’
잽싸게 전개된 여섯 소환진은 얼음과 눈을 절반씩 섞은 것처럼 생긴 덩어리를 만들어서 아그니샤에게 날렸다. 바로 그것이 빙괴였다.
후우웅!
거대한 십자가로부터 이어지던 빛줄기가 궤도를 틀어서 빙괴들을 집중적으로 노렸다.
하지만 빙괴는 빛을 반사해버렸다.
츠즈즈즈!
공중에서 빙괴가 지나간 자리를 따라 하얗고 차가운 연기가 꼬리처럼 이어졌다. 동시에 만타는 마법 같은 주술을 연계했다.
‘메케라의 최후.’
쩌저저저저저…!
빙괴는 아그니샤의 보호막에 붙어버렸다. 그러자 보호막이 높고 날카로운 굉음을 내면서 저항했다.
아그니샤는 보호막 바깥에 마법진을 전개하여 날카로운 십자가들을 쏘았다. 보호막에 붙은 빙괴들을 떨어뜨리기 위함이었다.
카가각!
그러나 십자가들은 빙괴에 붙어서 멈춰버렸다. 은빛의 표면이 하얗고 차가운 연기를 흘리면서 그 연기와 같은 색깔로 얼어붙었다.
키이잉! 키이이이잉!
끝내 아그니샤는 보호막을 온 사방으로 터뜨리며 거리의 한쪽 벽으로 몸을 피했다. 보호막에 붙었던 빙괴들이 눈밭에 떨어지자, 눈까지 더 차갑게 얼어서 얼음 같은 무언가로 변해버렸다.
츠즈즈즈즈!
만타는 그녀를 몰아붙였다. 더 많은 빙괴를 쏘아냈다. 이번엔 빙괴들이 거대한 십자가에 붙어버렸다. 그러자 거대한 십자가까지 차갑게 얼어붙어서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방금 그것으로! 영력을! 많이 소모했군!”
“그건 네놈도 마찬가지야!”
타다닷!
아그니샤는 두 손에 긴 십자가를 성검처럼 들고뛰었다. 이에 대항하여 만타는 등딱지에서 빠져나와 그림자 같은 검기를 사출하고 허공에 뾰족한 고드름을 만들어 그녀에게 날렸다.
키기깅!
그녀는 만타의 공격을 보호막으로 막거나 직접 움직이면서 피했다. 그렇게 만타와의 거리를 좁힌 다음에 십자가를 교차시켜 휘둘렀다.
검기 같은 빛이 만타의 목을 노려서 곡선으로 휘어졌다. 그러자 만타도 날렵하게 목을 움직여 빛을 피하고, 턱을 크게 벌려서 그녀에게 들이밀었다.
쩌걱…!
아그니샤는 만타의 아래턱을 십자가로 쳐서 돌려버리고 다른 손에 들고 있던 십자가를 재빠르게 역수로 쥐어서 녀석의 눈을 내리찍었다.
“흐흐하하하!!”
만타는 열 개 이상의 눈알을 잃어버려도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방금 눈알이 터지면서 느껴진 고통을 희열로 받아들였는지 기괴하게 웃으며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콰앙! 콰아앙!
아그니샤는 만타의 육탄을 피해서 도약했다.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의 지붕까지 단번에 올라갔다. 그러자 만타 또한 도약해서 지붕 위에 떨어졌다.
만타가 지붕에 떨어지자 아그니샤는 빛을 터뜨려 잠시 녀석의 시야를 빼앗고, 다시 다른 건물의 지붕으로 뛰었다.
“알겠다! 이제 알겠다!”
만타는 하얗게 시들어버린 눈알들을 그대로 드러낸 채 집요하게 아그니샤를 따라다녔다. 건물 몇 채가 더 무너지고 공중에서 마법 같은 주술과 순수한 마법이 여러 차례 교차하였다.
“넌 지금! 도망을! 가는 것이다!”
우박과 십자가가 공중에서 충돌했다. 뾰족한 고드름이 벽에 박히고 창문을 깼다. 강렬하게 끊어진 빛줄기가 건물을 깔끔하게 베어서 무너뜨렸다. 천노의 십자가가 떨어져서 만타가 발판으로 삼을 지붕을 부숴버렸다. 계율의 십자가가 떨어져서 만타의 머리나 네 발을 몇 번이고 긁었으며, 때때론 돌풍이 불어서 십자가의 궤도를 망가뜨리기도 했다.
“흐흐흐흐흐!”
지붕에서 지붕을 뛰어다니며 싸우던 중, 거리에서 눈더미가 올라와 아그니샤를 삼켜버렸다.
그 눈더미 속에 빙괴까지 섞여 있었다.
키이잉!
아그니샤는 이번에도 보호막을 터뜨려 탈출한 후 지면에 발을 딛게 되었다. 각 거리의 교차로이자 광장이 되는 장소였다.
“너의 십자가, 보호막은. 강령술사를. 상대할 때. 잘 써주겠다!”
만타는 목을 길게 늘였다. 벌어진 입에는 이빨을 대체하는 빙괴들이 박혀 있었다. 그대로 머리를 날려서 아그니샤를 물어버리려는 것이다.
꾸드드득!!
그런데 만타의 길어진 목 아래쪽에서 눈이 스스로 일어나 녀석의 목을 휘감아버렸다.
“케헥…!”
만타의 머리는 아그니샤의 보호막 바로 앞에서 멈추고 말았다.
꾸득! 꾸득!
만타의 네 발도 눈에 붙잡혀있었다.
광장에 쌓인 눈이 만타의 네 발과 목을 속박한 것이다. 그렇게 한순간 속박되어 움직일 수 없게 된 만타의 위로 천노의 십자가 네 개가 떨어졌다.
각각의 십자가는 만타의 네 발을 관통해서 지면에 고정해버렸다.
“이건, 누구의…?”
만타를 속박한 눈은 승천자의 것도 아그니샤의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만타는 목을 비틀어 자신의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신도복을 입은 남자가 손을 뻗고 있는 것이다.
“눈과 물은 극상성이다.”
파보크였다.
“네놈, 물의 마법…”
촤아아아아!
천노의 십자가가 빛을 터뜨리자 주변에 있는 눈이 녹아서 물이 되었다. 또한 주변에 있는 물이 광장 전체에서 분수처럼 솟아올라 극적인 각도로 꺾였다. 그 물줄기들이 만타의 네 발과 등딱지에 있는 틈새로 파고들었다.
파보크의 압출은 바위와 강철까지 자르는 것이지만, 만타의 살갗은 제대로 꿰뚫지 못했다.
그래도 만타가 무시할 수 있는 물줄기는 아니었다. 그것으로 상처를 입진 않지만 너무도 강한 물의 힘에 의해 몸을 가누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파보크의 물줄기들은 간혹 어딘가로 튕겨나가서 건물을 깔끔하게 꿰뚫기도 하였다. 그러니 만타가 흙으로 된 벽을 올려도 막을 수 없는 것이었다.
“흐으으으…!”
만타는 머리라도 등딱지 속에 숨기려고 했다. 기다란 목을 조이고 있는 눈을 억지로 뿌리치려 했다.
그러자 빛으로 된 창이 어딘가에서 날아와 만타의 등딱지 정중앙을 여러 차례 타격했다. 그러면서 계율의 십자가도 등딱지 정중앙에 떨어져 여러 차례 폭발했다.
물론 등딱지에는 흠집 하나도 생기지 않았다.
“케헤엑…!”
하지만 만타는 피를 토해냈다.
연이은 충격에 내상이 누적된 것이다.
그때 아그니샤가 만타의 머리를 지나쳐서 기나긴 목을 따라 뛰었다. 뛰면서 두 십자가를 휘둘렀다.
쓰거거거걱!
섬광이 점멸하고 지면에 칼자국 같은 것이 새겨졌다. 그와 동시에 만타의 목이 여러 조각으로 절단되어 떨어졌다.
아그니샤는 십자가 하나를 버리고 다른 십자가 하나를 두 손으로 고쳐 쥐었다. 만타의 머리가 수복되기 전에, 등딱지에 있는 구멍으로 십자가를 내질렀다.
바로 그때, 등딱지에 있는 구멍에서 피로 된 가시가 그녀에게 돌출되었다.
키잉…!
가시는 아그니샤의 보호막을 긁어서 가까스로 그녀를 멈추게 하였다. 그러니 등딱지에 있는 어두운 구멍으로부터 형형색색의 안광이 보였다.
무언가를 직감한 아그니샤는 재빠르게 옆으로 굴렀다. 직후, 형형색색의 안광이 꺼지면서 흑염이 사출되었다.
콰아아아아!
만타는 흑염이 꺼지자마자 머리를 내밀었다. 그 짧은 틈에 머리를 새로이 만든 것이다.
“스퀴아아아아!!!”
만타의 외침이 눈보라를 뚫고 퍼져나갔다.
쿠웅! 쿠웅!
이윽고 무너진 건물의 잔해 위로 무언가 거대한 괴물이 일어섰다.
두께와 길이가 제멋대로인 붉은 촉수들, 그 촉수 사이에서 번뜩이는 붉은 동공의 눈알들.
그런데 그 괴물은 스퀴아가 아니었다.
“퀴이이…”
이리였다.
스퀴아의 잔해물을 먹고서 덩치를 키운 것이다. 닿기만 해도 부패하는 잔해물을 먹고서 어떻게 살아있을 수 있는 건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쨌든 만타는 온몸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이렇게. 되었으니. 방법이 없다.’
영력이 바닥나더라도.
뒤가 없게 되더라도.
이젠 목숨을 건 사투다.
‘불타를 죽였던. 수단을…!’
만타는 잽싸게 목을 움직였다.
쩌어!
마법진이 펼쳐진 하늘을 향해 입을 벌렸다. 파보크, 승천자, 아그니샤의 마법이 온 사방에서 만타를 향해 달려들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만타의 주술이 먼저 발동되었다.
만타의 입 위쪽으로 얼음 파편이 회오리치며 거대한 용오름이 되었다. 몰아치던 눈보라가 얼음의 용오름에 끌려가서 회전하는 강풍을 일으켰다. 도시 전체를 쓸어버리는 극단적인 추위와 위협적인 얼음 파편이 문명을 초토화하고 하늘을 거슬러 오른 폭설이 곧 지상을 덮치는 눈사태처럼 낙하했다.
키이잉!
아그니샤는 파보크에게 십자가를 떨어뜨려 보호막으로 그를 감쌌다. 그리고 그녀 또한 보호막을 유지하여 재앙적인 추위에 버텼다.
그리고 이리가 뛰었다.
“퀴이이이이!!!”
쿵쿵쿵쿵!
이리는 바깥쪽의 얼어붙은 촉수를 스스로 떼어내고서 아직 멀쩡한 안쪽 촉수를 내질러 만타를 붙잡았다. 그때 만타는 등딱지 속에 숨어버렸다.
지이이이익!
이리는 만타를 질질 끌고 갔다.
쿠웅!
이리는 만타를 거꾸로 뒤집고 그 위에 올라탔다. 사냥감을 휘감는 구렁이처럼 촉수로 만타를 끌어안았다.
푸우욱! 푸우욱!
이리의 촉수가 만타의 등딱지 속으로 파고들었다. 촉수들이 무언가를 꿀꺽꿀꺽 마시는 것처럼 요동쳤고, 눈과 얼음이 뒤섞인 강풍 속에서 만타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