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추종자들 (1)
왕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악령들은 페인의 악귀 무리가 간단히 해치웠다.
어떤 악령은 가족이나 지인들이 보는 앞에서 거미 악귀에게 죽임당하기도 했는데, 당사자들은 괴롭겠지만 군중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대체로 상황을 이해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굳이 세인트 왕국이 아니더라도 이 대륙에서는 악령을 처단하는 일이 빈번하니 말이다.
악령들이 정리된 후 신관과 성녀들은 순회기도를 돌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었다. 그리고 수백 흑기사들이 왕국을 점령하다시피 돌아다닌 덕분에 무너진 질서는 금방 회복되었고 치안은 유지될 수 있었다. 그렇게 조치하니 추가로 악령화를 일으키는 자는 노을이 졌을 때를 기점으로 더는 나타나지 않게 되었다.
샛노랗게 물든 하늘 아래에서 여전히 찬란한 빛을 내고 있는 중앙교회.
“부디, 그대가 사람들의 희망이 되어주셨으면 합니다.”
이곳에서 커다란 십자가를 등지고 있는 승천자는 페인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제가 왕이 되어서 어떤 연설을 하더라도 사람들의 마음에 있는 공포와 상처는 지워내기 어렵답니다. 그리고 왕가의 핏줄이 모두 끊어졌다고 한들, 그들과 조금씩 피가 섞인 자들이 반발할 것도 우려됩니다.”
평소에 왕궁에는 얼씬도 하지 못하지만, 엄연히 왕가와 핏줄이 섞인 자들.
「자기네 집안이 왕권을 차지할 수 있었는데 승천자가 빼앗았다고 여길 수도 있겠네.」
‘질투.’
페인은 승천자의 뜻에 긍정했다.
“저도 현실적으로 사람들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자가 왕이 되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이 못난 죄인의 사정을 헤아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파보크 씨가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누샤니움토는 우리 모두를 죄인으로 만들었다고요.”
그렇게 말한다고 승천자가 무거운 죄책감을 떨쳐낼 인물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내가 승천자의 뒷배가 되어야만 해. 그래야 나중에 터질 반란이나 내부 분열을 예방할 수 있을 거야.’
「좋은 생각이야.」
「압도적인 무력, 백성들의 민심을 쥐고 있는 사람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키는 미친놈은 없겠지.」
승천자는 이야기했다.
“강령술사님의 연설이 필요합니다.”
따르는 자들에게는 희망을.
질투하는 자들에게는 압박을.
* * *
밤이 되었지만 승천자의 마법이 왕국의 하늘을 대낮처럼 밝게 만들었다. 그리고 가장 밝은 한 줄기 빛이 중앙교회 일대에 쏟아지고 있다.
왕국 사람들은 하늘의 뜻에 이끌린 것처럼 저마다 중앙교회를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그렇게 모인 자들이 대략 100만 명을 넘었기에, 중앙교회와 그 일대로는 사람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빛줄기를 우러러보며 같은 목소리를 듣고 있었으니 문제는 없었다.
“세인트 렌달틀란크. 한때 신관이자, 승천자이자, 죄인이었던 제가 오늘부로 왕이 되고자 합니다.”
도시에 잔존하는 마법 폭격의 현장들을 사람들도 보았다. 왕궁이 통째로 무너졌다는 사실 또한 이젠 모두가 알고 있다. 그래서 승천자가 자신을 죄인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자는 없었다.
누군가는 승천자의 죄가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며, 누군가는 그래도 승천자가 두 손으로 벌인 일은 용서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누군가는 지금 승천자가 어쩔 수 없이 왕이 되었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며, 누군가는 승천자가 또 타락했다며 계획된 반란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승천자가 왕이 된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자는 없었으니, 이제 남은 건 승천자의 진심 어린 목소리뿐이었다.
“대외적으로 강력한 지도자가 될 것이며, 내부적으로 올바른 지도자가 될 것을 하늘에 맹세합니다. 언제나 우리를 현혹하고 괴롭히는 거악에 대항하며, 무엇보다 올바름을 유지한 채 만인의 행복과 번영을 추구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군중 속에서 누군가를 시작으로 노래가 울려 퍼졌다. 그것은 선과 승천자를 향한 찬가였고, 교회에서나 들을 수 있는 아름다운 노래가 왕국 전체로 퍼지기 시작하자 사람들의 병든 마음이 조금씩 치유되었다.
“내일부터 세인트 왕국의 통치는 교단을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노래가 끝난 후에도 승천자의 연설은 약 15분간 이어졌다. 그는 앞으로 자신의 집권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차기 왕은 어떻게 계승될지에 대한 것들을 모두 설명하였다.
“우리의 후손이 오늘날 우리의 싸움을, 목소리를, 의지를 기억할 것입니다. 왕국은 존속될 것이며 이 세계는 결코 사악한 무리에게 빼앗기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그의 연설 끝에 이어지는 건 누군가에 대한 소개였다.
“…그리고 여러분 모두가 아시겠지만, 현재 왕국에는 강령술사님의 악귀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는 타락한 전 승천자를 처단한 장본인이자, 비첸크로이 제국과의 절망적인 전쟁 속에서 왕국을 구원한 전쟁영웅이자, 제국의 공포로부터 이 대륙의 국가들을 해방한 자, 대륙에 만연했던 역병을 치료한 최고의 의술사이자, 악마의 하수인 둘을 해치우고 용의 부활을 막았으며, 자그마치 다섯 크라켄을 쓰러뜨린, 바로 이 세인트 왕국 출신의 남자입니다.”
그의 신화적인 업적만 나열하더라도 몇 마디를 더 붙여야만 했다.
또한 강령술사가 세인트 왕국 출신이라는 말에 군중은 크게 웅성댔다. 그리고 곧바로 페인의 차례였다.
“제 이름은 페인입니다.”
그의 변조된 목소리가 왕국 전체에 퍼져나가자 모두가 침묵했다.
“제가 이제야 세상에 이름을 밝힐 수 있게 된 건, 제 이름이 밝혀져도 저를 해코지할 수 있는 존재가 이 세계에 더는 없다고 확신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입을 열기 전에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생사가 오가는 싸움과는 다른 느낌의 긴장감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가 겪어온 싸움들이 그랬듯 막상 시작해 보니 자연스레 긴장이 풀렸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릿속에서 고민할 필요도 없이 목소리가 알아서 나왔다.
“그리고 사실, 저는 이 나라의 뒷골목 해결사 출신이기도 합니다.”
그는 이야기했다. 자신이 어떻게 태어났으며, 무슨 일을 겪었으며, 어떻게 자라났으며, 어떤 사건을 통해 오늘날의 강령술사가 될 수 있었는지. 어째서 강령술사가 되고 말았는지.
그가 지금까지 겪고 극복해온 일들을 하나씩 듣기 시작한 군중은 그를 동정하고, 더욱 존경하기 시작했다.
만약 자신이 페인과 같은 일을 겪었다면 어땠을까, 만약 자신이라면 페인처럼 극복할 수 있었을까. 그렇게 자신과 비교하는 상상을 하면서 그의 배경에 조금씩 이입하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페인은 자신이 살면서 저지른 실수와 업보까지 모두 이야기했다. 그가 죽인 존재들의 열에 아홉은 충분히 죽임당해 마땅했지만, 일부는 완전히 무고한 자들이기도 했다. 또한 지금까지는 그가 이 세계의 폭풍을 멈춘 영웅처럼 보였지만, 자세히 들어보니 그가 이 세계에 폭풍을 몰고 온 원인이기도 했다.
그는 타락한 승천자를 처단하였지만 타락한 승천자의 무고한 가족들, 성기사들, 성녀들, 하인들을 학살하였다. 그는 제국으로부터 왕국을 구원하고 제국에 탄압을 받던 국가와 이로 인해 고통받던 사람들을 해방하였지만, 동시에 흑사병이라는 수단을 써 다른 종류의 재해를 몰고 온 최악의 죄인이기도 했다.
「자기들이 알면 어쩔 건데? 실재세계에서 페인의 털끝 하나라도 건들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언제든지 덤비라고 해.」
그의 안에 있는 악령은 어떤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차올라서 투덜댔다. 악령 자신만의 울분을 토해냈다.
「이 세계에는 악한 것들이 너무 많았어.」
「하지만 그것들을 선이나 정의로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세계는 아름답지 않다고. 당시에 우리가 그렇게 강했던 것도 아니고.」
「다른 개새끼들이랑 똑같은 놈이라며 손가락질하는 새끼들이 있다면 물어볼 거야. 그때 우리가 피를 흘리고 피를 뒤집어쓰는 동안 너희들은 뭘 했냐고.」
「개고생도 이런 개고생이 없잖아.」
악령의 생각은 굉장히 극단적이고 공격적이었다. 하지만 페인은 더는 악령에게 뭐라고 할 생각이 없었다. 이제 악령과 그는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판이 된 세계니까 어차피 누군가는 극약처방을 해야 하잖아. 필요악이라고 이해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들어. 도와주거나 응원을 해줘도 부족한 판에 말이야. 따지고 보면 우리가 죽인 것보다 구한 게 더 많다고. 우리가 진짜로 악마들의 편에 들어갔으면 어쩔 뻔했어? 존나 고마운 줄 알아야지.」
페인은 자신이 겪은 일과 자신이 행한 모든 일들을 세상에 고했다. 근원이 사악한 힘, 악을 받아들였으며 그걸 가지고 거악과 싸우고 있다는 것까지 이야기했다.
내일 떠오를 새로운 태양이, 자신이 마지막으로 보게 될 태양일 지도 모른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이 세계에 있던 거악들은 정리가 되었으니 앞으로 몇 세기는 문제가 없겠지만, 진짜 악의 근원이 되는 것을 처단하고 모든 것을 회복하기 위해 자신의 의지로 지옥에 간다는 것까지 이야기했다.
그야말로 언제나 빛이 희박한 그늘 속에 있었으며, 언제나 사악한 존재를 보며 싸워온 남자의 처절하고도 자학적인 비극이었다.
“…그래서 이 세계는 꼭 지켜야만 합니다. 우리의 세계이기 때문에 우리가 지켜야만 합니다. 천사들나 영웅에게 기대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적어도 제가 겪어본 바를 떠올려보면 언제나 행운보다는 불운이 더 파괴적이고, 희망보다는 절망이 더 길었고, 누군가를 살리는 것보다는 누군가를 죽이는 게 더 쉬웠습니다.”
- 그래도 여긴 우리의 세계입니다. 우리가 얼마든지 지켜내고 바꿔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지킬 것이다. 우리가 바꿀 것이다.
이 세계는 지옥이 아니다. 진짜 지옥은 따로 있다. 이 세계에 있는 지옥이란 전부 우리가 만들어낸 환상이다. 내면의 지옥이든, 외면의 지옥이든.
그 지옥이란 가정이 될 수도 사회가 될 수도 어떤 집단이 될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그런 지옥 속에서 피해자가 된 자들이 끝까지 ‘구제’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적어도 ‘업보’라는 건 예외가 없다.
죄를 지었으면 누군가 벌을 주지 않더라도 결국 어떤 형태로든 대가를 치르게 된다. 작은 죄에는 작은 대가를, 큰 죄에는 큰 대가를. 손에 쥔 것이 없는 자들은 절벽 아래로 떨어질 것이며 손에 쥔 것이 많은 자들은 손목이 잘리게 될 것이다. 사랑을 받던 자들은 사랑을 잃게 될 것이고 무관심 속에 있던 자들은 세상을 적으로 돌리게 될 것이다. 일생에 찾아올 수많은 행복과 기회를 잃게 될 것이다. 살아갈 날이 많은 자들은 죽을 때까지 가시밭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며, 살아가지 못하게 된 자들은 죽어서도 영원한 농락과 환멸을 당하게 될 것이다.
-어떤 시대라도 징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자는 없었습니다.
- 수천 년 전에도 그랬고, 수천 년 후에도 그럴 것입니다.
바로 그것이 페인의 ‘경고’였다.
「치안을 유지하고 반란을 예방하고…. 이왕이면 전쟁도 막아야지. 이런 경고라도 해서.」
또한 바로 그것이 페인이 이 세계를 지키는 방법 중 하나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존재함에 감사해야 하며 존재함에 책임감을 가져야만 한다는 것을 강조한 후 이야기를 끝마쳤다.
- 이 세계에서 살아있다는 건 축복이 되어야만 합니다.
- 저주가 아니라.
그런 세계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게 바로 당신들이라고.
* * *
한밤중.
무너진 왕궁의 잔해 앞에 아그니샤, 파보크, 페인이 있다.
파보크는 좀 전에 있었던 페인의 연설에 대해 말했다.
“강령술사님을 단순히 강하고 정의로운 영웅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게 된 것 같습니다.”
“잘 됐습니다.”
“일반적이라면 누구든 영웅으로 남는 편을 선택하지 않겠습니까? 굳이 자신이 저지른 일들과 치부를 전부 드러내는 건…. 저의 작은 그릇으로는 이해하기 어렵군요.”
“저에 대한 환상을 깬 겁니다.”
강령술사가 전부 해결해 줄 것이다.
강령술사가 전부 이길 것이다.
강령술사가 있으니 아무 문제도 없다.
“제게만 의지하면 왕국은 제가 떠난 뒤에 금방 무너질 모래성이 될 테니까요.”
그의 뜻에 파보크는 진심으로 감복하였다.
“정말……. 고귀하십니다.”
“…글쎄요. 고귀하다는 표현이 제게 어울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와중에 아그니샤는 어딘가 불편한 기색이다. 파보크의 옆에 서서 뭔가 말하고 싶은 것을 삼키고 있는 것 같다.
그때 페인은 그녀의 심리를 이해하고 있었다. 그녀는 아마도 그늘에 있는 페인을 어떻게든 양지로 이끌고 싶은 것이리라.
“아그니샤. 네가 전에 했던 말 기억하고 있어.”
“네?”
“나한테도 희망의 빛이 있다는 말.”
때는 델펜토르를 해치운 날이었다.
그날 샤가 잠시나마 실재세계에 강림하여 전 세계의 크라켄을 동시에 깨워버렸다. 그러자 깨부수는 론이 왕국을 침공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알게 된 페인은 델펜토르를 해치운 후 조금도 쉬지 않고서 연달아 싸우려고 했다.
- …페인. 당신에게도 희망의 빛은 있어요.
- 네가 찾아주려고?
페인은 수풀의 그림자에 몸을 숨기면서 물었다. 그때 아그니샤는 그림자에 숨은 그를 보며 당당히 제시한 것이다.
- 언제든지 말만 하세요. 되찾게 해드릴게요.
희망의 빛을 되찾는 길이 있음을.
페인은 한때 아그니샤를 증오했고, 역겨워했고, 이해했고, 믿게 되었다.
아그니샤는 한때 페인을 원망했고, 가엾게 여겼고, 이해했고, 걱정하게 되었다.
어쩌면 페인이 아그니샤를 죽이게 될 수도 있던 일이다. 반대로 아그니샤가 페인을 죽일 수도 있던 일이다. 하지만 둘은 그러지 않고 서로를 이해했다. 함께 맞서 싸웠다.
어쩌면 그것 또한 소소한 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을까.
“만약에 내가 살아서 돌아온다면, 그때는 정말로 빛을 보며 살고 싶어.”
“제발 그랬으면 좋겠어요.”
“네가 안내해 줘. 그날 내뱉은 말은 지키라고.”
“그 약속 꼭 지키고 싶으니까 살아서 돌아오세요.”
그의 안에 있는 악령이 딴지를 걸었다.
「말은 훈훈한데 왜 정색하고 있지?」
「이젠 좀 살갑게 웃어줘도 되는 거 아니냐? 이 순간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데.」
‘아그니샤는 웃는 방법을 몰라.’
「그걸 왜 몰라?」
‘그런 종류의 사람들이 있어.’
한순간도 웃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런 것이 몸에 밴 사람들. 아그니샤가 바로 그런 사람들의 표본이다.
“만약 이긴 후 돌아오게 된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 것 같아요?”
“그건 모르지. 당장 며칠 후가 될 수도 있고….”
어쩌면 승천자, 파보크, 아그니샤, 역병 교수들을 비롯해 모든 이들이 늙어죽은 후 다음 세대가 될 지도. 페인은 그런 말을 내뱉으려다 삼켰다.
어차피 그것들을 상대로는 무엇 하나 확신할 수 없으니.
“알겠어요. 그런데 제가 죽은 후에 돌아온다면 결과적으로 약속은 지킬 수 없게 되니까요. 그건 이해해 주세요.”
“알지.”
“어쨌든 살아서, 무사히 돌아오시길 기도할게요. …셰르카, 당신도요.”
“이런, …고마운 말이구나.”
페인은 방독면 안에서 아그니샤를 향해 웃어 보였다. 그런다고 그의 표정이 바깥에 드러나는 건 아니지만.
이어서 그는 파보크에게 할 말이 있었다.
“이쪽에서도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승천자님은 너무 바쁜 것 같아서요.”
“하하. 무엇이든 편히 말씀하시면 됩니다.”
“낙원 사람들과 관련된 일입니다.”
“낙원이라면 잿빛세계에 있는 그들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예. 낙원 사람들을 데려오려고요.”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방법이 생겼습니다.”
그는 다차원의 강령술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