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당신의 마나통은 안녕하십니까?-65화 (65/350)

65. 치유력

몬가재는 몬스터이기는 하지만 물 밖으로 멀리 나올 수 없었다.

크기와 등급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몬가재들은 물에서 5미터 이상은 벗어날 수 없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몬스터를 상대하는 것보다는 안정적으로 훈련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더구나 이곳에는 말을 잘 듣는 새들과 나호가 있었다.

이들이 도와준다면 E급 몬스터 처리도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았다.

철컹! 철컹!

푸른 몬가재가 앞발로 소리를 내며 위협을 했다.

푸른 몬가재의 크기는 1미터 남짓!

뒤로 빠졌더니 만만하게 본 것 같았다.

창을 꺼냈다

몬가재를 사냥할 때는 두 앞발만 조심하면 그리 위협적이지 않았다.

"피해!"

몬가재가 배의 힘을 이용해서 몸을 세우고는 공격을 했다.

조금만 늦었으면 새 한 마리가 잡힐 뻔 했다.

촉! 초로록!

쪼롱이가 전에 없이 날카로운 소리로 내면서 몬가재 사이를 위태롭게 오갔다.

제 무리를 위협한 것이 분한 모양이었다.

철컹! 철컹!

어떻게든 몬가재를 공격하려고 애를 쓰고 있었지만 너무도 위험해 보였다.

"쪼롱아! 뒤로 나와. 내가 처리할게."

쪼오오오!

뒤로 나오라는 말이 달갑지 않은 것 같았지만 반항하지 않고 뒤로 물러났다.

<착하네. 이럴 때는 집사 말을 듣는 것이 좋아. 저 집사가 저래 보여도 의외로 경험도 많고 능력도 출중하거든. 너도 알지? 지난번에······.>

나호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아마 한동안 멈추지 않고 이어질 것이다.

다른 때는 모르지만 쪼롱이는 나호가 뭔가를 설명할 때는 주의 깊게 들었다.

지금도 나호의 옆에서 경청을 하면서 몬가재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푹!

퀘에에엑!

몬가재의 괴성소리가 제법 크게 들렸다.

물을 뿜으며 내지르는 괴성소리는 가재가 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소리였다.

뿜어내는 물과 섞여서 더 괴이하게 들리는 소리였지만 이 소리마저 오래 지를 수는 없었다.

숨이 끊어졌기 때문이었다.

<봤지? 집사의 실력이 저 정도야. 아마 능력치를 회복하면 더 놀라운 장면을 많이 보게 될 거야.>

나호가 마치 자신이 사냥을 한 것처럼 자랑스러워했다.

<쪼롱아! 야! 너 내가 말하고 있는데 어디 가는 거······.>

쪼로로롱!

나호는 쪼롱이에게 한껏 자랑을 하고 싶어 했지만 쪼롱이의 관심은 사냥한 몬가재에게로 옮겨진 후였다.

쪼롱이는 숨이 끊어진 몬가재에게로 내리 꽂히듯이 내려오더니 그대로 눈을 쪼았다.

이미 숨이 끊어진 몬가재였지만 쪼롱이가 눈을 쪼는 순간 몬가재의 눈이 흔들리면서 눈물 같은 것이 흘러내렸다.

물에서 사는 몬스터라 물이 흐른 것뿐이지만 왠지 쪼롱이의 공격에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였다.

<시원하냐?>

쫑!

나호의 물음에 기분 좋은 소리를 낸 쪼롱이가 나호 옆으로 이동했다.

도축!

도축을 하자 몬가재의 전리품이 바닥에 떨어졌다.

물론 소량의 마나가 늘어났다는 메시지도 들렸다.

<와아! 몬가재 껍질은 비싸게 거래되던 전리품인데 이거 가지고 갈 수 있는 방법이 없네. 아깝다.>

나호는 전리품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반면 쪼롱이는 몬가재의 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몬가재 고기는 전생에 미식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맛과 풍미가 뛰어나기로 유명했는데 특히 푸른 몬가재와 붉은 몬가재 고기 맛은 한 번 맛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집사. 저거 구우면 정말 맛있는데···.>

쪼로롱! 쪼롱!

맛있다는 말에 쪼롱이가 호기심을 드러냈다.

<야! 야! 진정해. 정말 맛있는 것은 도축하지 않은 몬가재야. 통으로 구워야 제맛이거든.>

쪼로로로!

나호의 말을 들은 쪼롱이가 간절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또 잡아줄게. 우선 그거 먹어."

쪼로로옹!

고맙다는 듯 맑은 소리로 대답한 쪼롱이가 새들을 불러 모으더니 몬가재 고기를 먹였다.

한 마리밖에 되지 않아서 많은 새가 먹을 양은 아니었다.

지금 몬가재 고기를 먹고 있는 새들은 따라온 새들 중에서 가장 어린 녀석들이었다.

새들은 정말 맛있게도 몬가재를 먹었다.

얼마나 고기 맛이 좋을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집사도 먹고 싶지?>

"나는 구워먹을 거야."

<굽는 냄새가 기가 막히게 좋기는 하지. 없던 입맛도 돌게 하는 냄새잖아.>

나호가 추억에 잠긴 사이 또 다른 몬가재가 호수가로 나타났다.

몬가재는 배 힘이 좋았다.

그래서 저렇게 갑자기 몸을 세우는 것을 조심해야 했다.

하지만 몬가재는 함부로 몸을 세우지는 않는다.

자신들의 약점이 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배를 세우고는 공격을 하려던 몬가재의 눈에 새들에게 먹히고 있는 다른 몬가재가 들어온 모양이었다.

급하게 몸을 낮추며 뒤로 빠지려고 했다.

하지만 푸른 몬가재는 뜻을 이룰 수 없었다.

나의 창이 먼저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푹!

급하게 몸을 낮추려는 몬가재의 배에 창이 먼저 박혔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몸을 낮추고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 창을 향해 몸을 날릴 꼴이 되어 버렸다.

푸에에에엑!

이번에 죽은 몬가재는 유난히 억울한 듯한 울음소리를 냈다.

<맛나게 먹어줄 테니 곱게 가라.>

나호의 말을 들었는지 몬가재는 더 이상 소리를 내지 않았다.

쫑! 쫑!

"사냥 끝나고 한꺼번에 구워줄게."

고기를 재촉하는 쪼롱이를 달래고 호수가로 밀려오는 몬가재를 사냥하기 시작했다.

물결에 밀려오듯 몰려오는 몬가재는 한두 마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푸른색이었다.

각성자들이 봤다면 환장할 정도로 좋아했을 것이다.

물론 몬스터 고기 맛이 알려진 후에 일이지만···.

<집사! 이 정도면 될 것 같은데?>

"먹을까?"

<나야 상관없지. 저 녀석들이 문제지.>

구운 몬가재의 고기가 더 맛있다는 말을 들은 후부터 새들은 몬가재 사냥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몬가재를 유인하는 것은 물론이고 몬가재를 혼란에 빠뜨리기도 했다.

그렇게 몬가재에게 익숙해진 녀석들은 나중에는 자기들끼리도 몬가재를 사냥했다.

물론 숨을 끊는 것까지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두 눈을 제거해서 전투 불능상태로 만드는 것은 가능했다.

새들이 눈을 제거해두면 숨을 끊는 것은 식은 죽 먹는 것보다 쉬웠다.

그래서 더 많은 몬가재를 잡을 수 있었다.

"당장 올라오는 몬가재도 없으니 먹어볼까?"

쫑!

불을 피우고 몬가재를 굽기 시작했다.

정말 맛있는 냄새가 났다.

<집사! 저 녀석들 좀 봐. 군침까지 흘리는데···.>

고기가 구워지기를 기다리는 새들은 혼이 반쯤 나간 것 같았다.

몬가재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냄새에 취한 것처럼 보였다.

영민하게 움직이던 녀석들이 저런 모습으로 있으니 하나같이 귀엽게 느껴졌다.

새들의 그런 모습을 보자 손이 더 빨리 움직였다.

현재 다섯 마리의 몬가재가 통으로 구워지고 있었는데 옆으로 불을 하나 더 피웠다.

식성 좋은 새들을 먹이려면 여섯 마리로도 부족했다.

잡아둔 몬가재의 절반은 먹어치울 것이 뻔했다.

그렇게 부지런히 움직였더니 잘 익은 고기가 준비가 되었다.

새들이 먹기 좋도록 손질을 해둔다면 식사를 시작했다.

"맛있네. 너도 먹어."

쪼롱이는 꼭 제 무리를 먹인 다음 먹었다.

그래서 내 밥상에 쪼롱이의 자리도 마련했다.

그런데도 쪼롱이는 모든 새가 식사를 시작한 것을 확인한 후에야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정말 좋은 대장이었다.

<집사! 맛있어?>

"맛있어. 전생에 먹었던 것보다 더 맛있는 것 같아."

<몬가재는 정말 다양하게 요리가 됐었는데···.>

"이대로도 정말 맛있어. 따로 요리가 필요 없는 것 같아."

<전생에 먹었던 것보다 더 맛있다는 말이지? 마나가 풍부해서 그러나?>

"그런 거 같아."

충분히 식사를 한 후 새들을 위해 몇 마리의 몬가재를 더 구워주었다.

새들은 정말 무서울 정도로 많이 먹었다.

길고 긴 식사 시간이 끝나고 남은 몬가재는 모두 도축을 하고 시스템에게 팔았다.

그런데 바로 마나 2가 들어왔다.

"왜 이렇게 많이 들어오지? E급이라서 그러나?"

[띠링! 마나가 많이 함유된 개체들은 그만큼 보상도 큽니다.]

"몬홀이나 몬나통은 원래 이렇게 나오지 않는 거야?"

대답을 해주기에 혹시나 해서 물었더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특별서비스를 받고 있는 것이 무색할 정도였다.

<집사.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 같아. 호수는 넓고 몬가재는 많을 테니까.>

이번 소환도 30일이라면 앞으로 19일이나 남은 상태였다.

그동안 사냥을 하면 몬나통과 몬홀 한두 개는 얻을 것이 분명했다.

그때부터 호수에서 머물면서 사냥을 했다.

모두가 만족한 시간이었다.

호수에서 멀지 않은 옹달 샘물을 식수로 먹으면서 생활을 하니 몸까지 건강해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호수에서 열흘 째 되는 아침이었다.

"어?"

<집사! 왜?>

나호의 물음에 호수를 가리켰다.

<어? 호수가 왜 저러지?>

쫑! 쫑!

쪼롱이도 호수를 보고는 쫑쫑거렸다.

다른 날과 달리 호수가 유난히 빛이 났다.

마치 호수 표면에 푸르게 빛나는 알갱이를 뿌려놓은 것 같았다.

"왠지 마나가 더 풍부한 것 같아."

<저렇게 빛나는 마나가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는데?>

"우리가 아는 것 보다는 모르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어."

호수로 이끌리듯 걸어갔다.

물이 만져주라는 듯 반짝거렸다.

<집사! 잠깐! 몬가재가 다가오는지는 확인해야지.>

"없어. 몬가재가 다가올 때는 특유의 물 흐름이 있었어."

호수라서 그런지 몬가재들이 다가올 때는 특유의 물결 모양이 생겼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것이 없었다.

홀리듯 물속으로 들어갔다.

호숫가에서 만져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는 싫었기 때문이었다.

옆에서 나호가 걱정스런 잔소리를 쏟아냈지만 잠시 귀를 닫아두었다.

선 채로 손에 물이 닿을 정도의 깊이까지 들어갔을 때였다.

생각지도 않은 메시지가 들렸다.

[띠링! 축하합니다. 지금부터 치유의 시간이 발동합니다. 지금부터 30분간 호수에 계시면 치유력이 영구적으로 1% 상승합니다.]

<와우! 정말 잘됐다. 집사.>

나호가 기쁨을감추지 못했다.

쫑! 쫑!

"쪼롱아 너도 물로 들어와. 나호 너도."

좋은 것은 혼자 누리는 것보다 여럿이서 함께 누리면 그만큼 기쁨이 커지는 것 같다.

쪼롱이는 물론이고 쪼롱이가 이끄는 무리까지 모두 물가에서 몸단장을 하거나 물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새들이 머리만 내놓고 물속에 잠겨있는 모습은 괴이하면서도 귀엽게 보였다.

모두들 표정이 밝고 즐겁기만 했다.

그런데 나호의 표정만 밝지 못했다.

"나호야. 무슨 문제 있어?"

<아니. 아무 문제도 없어. 마치 실체가 있는 것처럼 물이 느껴져서 놀라서 그래.>

"정말? 정말 그런 느낌이야?"

<정말이야. 물의 감촉을 얼마 만에 느껴보는 건지···.>

어제 저녁에도 몬가재의 접근을 살피기 위해 물에 들어갔던 나호였다.

어제는 별다른 말이 없었으니 분명 반짝이는 것 때문인 것 같았다.

막 그런 생각을 했을 때 반짝이는 가루 같은 것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쫑! 쫑!

<집사···.>

"괜찮을 거야. 위험한 것은 아닌 것 같아."

감각이 항상 적중하는 것은 아니지만 반짝이는 것이 해를 끼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반짝이는 것이 다가오더니 그대로 몸으로 스며들었다.

피부와 닿을 때 톡하고 터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몸으로 스며들었다.

정말 신기한 느낌이었다.

"30분 이상 이 알갱이들이 스며들어야 1% 향상 되나봐."

<집사! 이거 터지는데? 터지면서 스며들어.>

분명 실체가 없는 나호인데 실체가 있는 나와 똑같이 느끼고 있었다.

새들도 같은 것을 느끼는지 묘한 표정들을 짓고 있었다.

머리까지 완전히 잠기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잠수를 했다.

내가 잠수를 하자 다들 따라서 잠수를 했다.

나호야 하루 종일이라도 할 수 있었고 나와 쪼롱이는 잠시 후 물에서 고개를 내밀어야 했다.

하지만 공기를 양껏 들이마신 후에는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30분이 지났을 때 메시지가 들렸다.

[띠링! 축하합니다 강대한 님과 소환수의 치유력이 1% 상승하였습니다. 이는 영구적인 것입니다.]

"소환수라고만 했지 쪼롱이라고 국한하지 않았어. 혹시···?"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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