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당신의 마나통은 안녕하십니까?-134화 (134/350)

134. 세계 최대 금 매장량

한꺼번에 날아간 다섯 개의 대나무 창!

그리고 연이어 수십 개의 대나무 창이 뒤따르고 있었다.

나와 소환수들을 빨아들이기 위해 입을 쩌억 벌리고 힘껏 흡입을 시작한 몬쌍아귀에게 재앙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쁘아아아! 쁘아아! 쁘아아악! 아악! 아악!

대나무 창을 보고 흡입을 멈추고 몸을 틀려고 했지만 이미 늦은 몬쌍아귀였다.

몬쌍아귀의 거대한 입에는 이미 대나무 창이 박혀들고 있었던 것이다.

빛을 내는 촉수를 가진 몬날아귀는 촉수를 자르는 것이 가장 쉽게 잡는 방법이라면 몬쌍아귀는 거대한 입을 공격하는 것이 가장 쉽게 잡는 방법이었다.

특히 몬쌍아귀에게 대나무 창은 생각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창이지만 이럴 때는 그 어떤 무기보다 강력했다.

대나무 창은 아귀의 부드러운 살을 파고들면서 갈라지기도 하고 찢기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몬쌍아귀에게는 강력한 타격이 되었다.

가장 강력한 무기인 흡입을 하지 못하게 되고 계속 입을 벌리고 있게 되어서 빠르게 체력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었다.

바닥에 떨어지면 별 힘을 쓰지 못하는 아귀들은 어떻게든 공중에서 전투를 끝내야하는데 저렇게 계속 입을 벌리고 있게 되면 공기주머니에서 바람이 빠지면서 바닥으로 떨어지게 되어 있었다.

운이 좋으면 깊이 박힌 대나무 창이 바로 공기주머니를 뚫어버리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쁘아아아! 쁘아아아아!

소리를 지르던 몬쌍아귀는 입을 다물려고 했지만 입안에 박힌 대나무 창 때문에 다물 수가 없었다.

그 사이 다른 대나무 창들이 연달아 박혀들었다.

그러자 몬쌍아귀가 고통에 찬 괴성을 내질렀다.

입이 큰 만큼 엄청난 소리를 지르던 몬쌍아귀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때를 조심해야 했다.

너무 빨리 다가가면 기생하고 있는 수컷에게 당할 수가 있었다.

작은 덩치로 코나 귀 등으로 파고들면 정말 골치 아픈 일이 생길 수가 있었다.

심각하면 죽는 경우도 발생했다.

코나 귀로 파고든 후 그대로 뇌로 직진을 해버리면 손 쓸 새가 없이 당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 경우 수컷도 거의 죽는다고 봐야했다.

기생해야만 생을 이어갈 수 있는 수컷은 암컷이 죽는 순간 이미 죽음이 예약된 것이었다.

이왕 죽는 거 원수와 함께 죽자는 갸륵한 뜻인지 아니면 숨이 끊어진 생명체 대신 다른 건강한 생명체에게 달라붙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조심해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파아아아아아앙! 파아악!

3미터가 넘는 육중한 몸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는 엄청났다.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박혀 있던 대나무 창이 더 깊이 파고들면서 몬쌍아귀의 생명을 갉아먹었지만 운 좋게 놈의 숨은 끊어지지 않았다.

직접 처리하기 위해 움직이려하자 반반이가 허락을 구하는 표정으로 내려다보았다.

고개를 작게 끄덕여주는 것으로 허락을 하자 그대로 달려 나가는 반반이었다.

쿵쿵쿵쿵! 쿵! 쿵! 쿵!

수컷의 위험성을 알려줬는데도 반반이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런 걸 두고 압도적이라고 하는 거지?>

나호가 반반이의 공격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아직까지 반반이는 다른 공격을 할 필요가 없었다.

육중한 몸으로 밟는 것만으로도 적의 숨통을 끊어놓을 수 있었다.

몬스터답게 어디를 밟아야 가장 빠르게 죽일 수 있는지 본능적으로 아는 것도 큰 보탬이 되었다.

암컷이 죽은 후 수컷이 암컷의 몸에서 분리되는 일은 없었다.

반반이가 함께 밟아 죽여 버렸기 때문이었다.

몬쌍아귀의 숨이 완전히 끊어지자 마나가 1 들어왔다는 음성이 들려왔다.

<겨우 마나 1이라니···. 아직 대변혁이 일어나기 전이니 더 많이 줘야 정상 아닌가?>

나호의 말에 격하게 동의하지만 항의한다고 해서 더 줄 시스템은 아니었다.

이렇게라도 마나를 주는 것에 감사해야 했다.

이 정도의 몬스터를 잡으면 대변혁 이후에는 이것보다는 많은 마나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얻은 마나로 대변혁 이후의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었다.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던 시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몬날아귀를 잡았을 때는 두 마리에 1마나 정도를 줬는데 몬쌍아귀를 잡았을 때는 1마나를 주는 것이 암수 두 마리를 잡은 것으로 쳐주는 것 같았다.

아주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렇게 마나를 많이 주는 녀석이면 많이 나오면 좋겠다. 전생에는 고생을 시키던 놈이었는데 지금은 마나벌이에 이용이 되네. 오래 살고 볼 일이야.>

나호가 넋두리 같은 말을 하고 있을 때 다른 몬쌍아귀가 다시 나타났다.

하지만 나호의 바람처럼 몬쌍아귀의 개체수는 그리 많은 것 같지 않았다.

간간이 나타나는 녀석들은 대나무 창의 공격에 무참히 떨어져 내렸다.

떨어진 놈들은 반반이와 반반이 짝에게 밟혀 숨이 끊어졌다.

<위풍도 당당하네. 승리를 할 때마다 빛나는 목걸이도 멋지고.>

반반이의 앞발에 달린 목걸이도 공격을 할 때마다 멋있었다.

하지만 공격을 모두 끝내고 몸을 돌릴 때 빛나는 목걸이만큼은 아니었다.

승리의 순간 빛나는 목걸이는 마치 승리를 자축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애들 목걸이 찾으러 가야겠네."

<지금쯤은 나왔겠다. 그 아저씨 입 찢어지던 거 생각나네.>

나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난번 소환수들에게 금붙이를 선물하고 돌아오는 길에 의뢰를 했었다.

그동안 몇 번 방문한 적이 있었던 가게였다.

방문할 때마다 많은 금을 사갔기 때문에 가게 문을 열기가 바쁘게 맞이한 사장은 주문을 받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가게를 하면서 가장 많은 주문을 받은 거라며 할인은 물론이고 선물까지 끼워준다고 했던 사장이었다.

할인은 필요 없고 주문한 것과 동일한 것으로 넉넉히 챙겨주면 된다고 했더니 더 좋아하던 사장이었다.

워낙 많은 주문이라 혹시나 물건을 찾아가지 않게 되면 자기는 망한다고 해서 미리 절반을 결재해주기까지 했다.

앞으로 늘어날 소환수들까지 생각해서 주문을 넣은 것이라 주문량이 상상을 초월하기는 했다.

더구나 모두 순금으로 주문을 해서 사장을 더 기쁘게 했고 말이다.

"여기 나가고 난 후 몇 군데 들렀다 가야지."

창을 던지면서 말했다.

이제 몬쌍아귀를 상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강한 흡입력 때문에 쪼롱이와 사냥조들이 마음껏 활약을 할 수 없는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대신 반반이와 반반이 짝이 아주 제대로 몸을 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부모를 유심히 관찰하는 반반이 새끼였다.

새끼라고 해도 이제는 나보다 키가 더 크지만 귀염성은 여전했다.

몬쌍아귀를 십여 마리 잡았을 때 시스템의 메시지가 들렸다.

더 이상의 몬스터는 존재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띠링! 축하합니다. 던전 '아귀세상'을 클리어 하셨습니다. 던전 '아귀세상'이 강대한 님의 소유로 넘어옵니다.]

시스템의 메시지와 함께 상태창의 던전창에 아귀세상이 등록되어 있었다.

그런데 옆에 2030년 1월 1일까지는 출입이 금지된다고 적혀 있었다.

그때까지는 절대 이곳의 출입을 허락해줄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이곳은 일반적인 방법으로 출입이 불가능한 던전이며 워프게이트를 통해서만 출입이 가능합니다. 그것도 내년이 되기 전까지는 출입하실 수 없습니다.]

[한 시간 후 전령조의 쉼터로 이동하겠습니다.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한 시간이라도 줘서 다행이네.>

클리어 메시지가 흘러나오고 있는 순간부터 치료수를 물통에 받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물을 받았다면 절대로 한 시간 안에 그 큰 통을 채울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물통은 몬쌍아귀 이상의 흡입력을 가진 호수를 가지고 있었다.

천개의 칸으로 나눌 수도 있지만 지금처럼 한 종류의 물만 보관할 때는 칸막이가 접히면서 하나의 물통이 되었다.

그리고 빠르게 치료수가 채워지기 시작했다.

<집사! 우리끼리 있으니까 하는 말이지만 2만이면 참 싼 거야. 그치?>

"그렇지. 인벤토리나 공간주머니를 생각하면 정말 싼 거지. 꼬물이를 생각해서 싸게 준 것 같기도 해. 저기 봐. 꼬물이가 정말 좋아하잖아."

꼬물이는 제 옆에 놓인 치료수 물통을 정말 좋아했다.

그 전에도 치료수가 담긴 그릇을 놓아주었는데 그때보다 몇 배는 더 좋아하는 것 같았다.

치료수를 다 담고 난 후 한꺼번에 몬쌍아귀를 도축했다.

몬날아귀는 촉수 때문에 바로바로 도축을 했지만 몬쌍아귀를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럴 때는 한꺼번에 도축을 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었다.

도축된 부산물들이 마트의 진열장을 연상시키듯 가지런하게 정리되기 때문이었다.

항상 그렇듯이 고기와 가죽을 대기실로 들어갔다.

부드러운 고기는 사냥조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할 것이다.

몬쌍아귀는 고기와 가죽 이외에 챙길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서 그냥 모조리 부산물 거래를 통해 시스템에게 넘기려고 하는데 권능 기억이 먼저 반응했다.

[몬쌍아귀에게서 챙기실 부산물이 있습니다. 열람하시겠습니까?]

<그런 것이 있었어? 고기와 가죽 이외에는 쓸 것 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었는데?>

나호와 마찬가지로 내 기억에도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마 흘려 본 정보를 기억이 말하는 것 같았다.

"좋아. 열람할게."

[강대한 님께서 사망하시기 3년 전 몬쌍아귀의 공기주머니와 고환의 특별한 쓰임이 발견되었다는 연구 논문이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공기주머니는······.]

기억은 상세하게 기사를 읽어주었다.

분명 내가 읽었던 기사 같은데 기억이 가물거렸다.

대변혁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초기에는 알지 못했던 쓰임이 발견되는 부산물들이 워낙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집사가 죽기 3년 전이라면 20년 후라는 말인데 그때까지 이것을 가지고 있어야 할까?>

"기사내용으로 보면 쓰임만 알면 대변혁 이후에 바로 이용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물론 기술직으로 각성하는 사람이 있어야겠지만···."

공기주머니는 방패를 만들면 아주 좋다고 한다.

방패 앞에 공기주머니를 가공한 것을 바르는 것만으로도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니 방어복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고환은 체력과 지구력 증진에 탁월하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정력증진에도 좋다고 하니 사회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상당한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집사! 이런 건 챙겨야 해. 특히 고환은 챙겨두자. 그런 시선으로 보지 말라고···. 나는 체력과 지구력 증진에 좋다고 해서 챙기자는 거야. 짝도 없는 내가 정력이 좋아서 뭐 하겠어?>

체력과 지구력을 키울 수 있다면 챙겨두기는 해야 했다.

기사를 분석해서 약을 만드는 방법을 더 연구해야 하지만 만약고가 있으니 좋은 약제사만 만나면 약은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께서 각성하셔서 약제사나 제작사가 되셨어도 참 좋았을 텐데."

<어머니나 큰아버지께서 그런 직업을 가지게 되실 지도 모르지.>

"정말 그렇게 생각해? 두 분이? 큰아버지는 전생에 쾌속쾌검의 달인이셨어. 지금도 그 길로 들어서신 것 같고. 어머니도 아무리 봐도 전사야. 도끼를 다루시는 거 봤잖아."

<무시무시하기는 하지. 두 분 모두 전사일 필요는 없는데···.>

"아버지께서 각성을 하지 못하셨으니까 두 분이 전사가 되는 것이 나는 더 안심이 되기는 해. 특히 아버지와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어머니께서 전사시면 안심이 되지."

공기주머니와 고환을 챙겨서 인벤토리에 보관했다.

총 열네 개였다.

나머지 부산물은 거래를 통해 14마나를 얻었다.

지금까지 한 마리의 몬스터에게서 얻은 마나로는 최고를 찍은 순간이었다.

<한 마리당 2마니씩 번거지? 또 이런 몬스터가 많은 던전을 발견해야 하는데···.>

"쉽지 않지. 솔직히 이런 던전이 대변혁의 날 열린다고 생각해봐. 아찔하잖아."

<그렇긴 해. 여기서 나가면 어디 갈 거야?>

"미국 먼저 가야지."

<이제 본격적으로 던전 수거 다니는 거야?>

"그래야지. 더 지체했다가는 다 놓칠 것 같으니까."

미국에서 꼭 가지고 오고 싶은 던전이 있었다.

세계 최대 금 매장량을 자랑하던 던전!

채굴 방법이 대기실에 보관 중인 황금 던전에 비해 까다롭지만 미국을 대변혁이후에 먹여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던전이었다.

그 던전 덕분에 미국은 대변혁 이후에도 강대국의 반열에서 내려오지 않을 수 있었다는 말이 많았다.

헌터들에게 무제한에 가깝게 금을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던전을 미국에 두고 싶지 않았다.

혹여 이미 뿌리를 내렸다고 하면 클리어를 하고 내 것으로 만들 생각이다.

개방을 하지 않으면 아무도 던전의 존재를 눈치 채지 못할 것이니 문제될 것은 없었다.

혹여 알려져서 문제를 삼아도 가만 두지 않겠지만 말이다.

<기대되네. 미국의 던전 덩굴도 이곳과 다르지 않겠지?>

지극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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