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당신의 마나통은 안녕하십니까?-157화 (157/350)

157. 이중 던전?

"그게 무슨 말이야?"

[이 던전에 다른 던전도 있다는 말입니다.]

"이중 던전이라도 된다는 말이야? 전혀 느끼지 못했는데?"

이중 던전이라는 것도 놀랍지만 이런 사실을 말해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솔직하게 물었다.

"그런 것을 왜 말해주는데? 혹시 여기서도 삽질을 해야 하는 건가? 아니 그것보다 네가 말해주는 던전은 내 소유가 되지 않는다고 했잖아?"

<정말! 그러면 도대체 소유관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집사 던전 속 시스템 던전인가? 그것도 아니면 남의 던전을 품은 집사 던전이야?>

이번에는 시스템이 바로 반응을 보였다.

[이미 강대한 님의 소유가 된 던전 안에 있는 것이니 강대한 님께 드리겠습니다.]

인심 쓰듯 말하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으니 주는 것이 분명했다.

"내 던전이 된다면 가져야지. 더구나 이미 얻은 던전 속에 있는 것이니 관리도 어렵지 않을 거고."

[지금 발견하실 던전은 조금 독특합니다. 관리도 까다로우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분명 있으실 겁니다.]

<시스템이 말해주는 던전은 일반적인 것은 없는 것 같아. 일회성 던전부터 그러더니···. 이번에는 얼마나 머리를 아프게 하려고···.>

시스템이 까다롭다고 말할 정도면 만만치 않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내 소유의 던전에 불안 요소를 품고 있을 이유는 없었다.

차라리 확실히 아는 것이 마음 편할 것 같았다.

발견하면 내게 준다고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줘."

[이곳으로 가셔서 어제처럼 땅을 파시면 됩니다.]

이번에도 시스템이 상태창에 지도를 하나 띄워주었다.

현재 있는 던전의 지도였는데 특정 지점이 반짝이고 있었다.

"던전바닥을 파는 거야?"

[아닙니다. 벽을 파고 들어가시게 될 겁니다.]

"얼마나 걸리는데? 숙소에 계속 들어가지 않으면 실종됐다고 생각할 거야."

어제 일도 있었는데 내가 실종됐다고 하면 정말 괴담이 만들어질 것이 분명했다.

[시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곳에서 한 시간을 보내시면 밖에서는 1분이 지날 뿐입니다.]

60분의 1이라는 말인데 그렇다면 시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황금이 나오는 던전인데 시간까지 이런 비율이면 초대박이라고 할 수 있었다.

"소요시간은 얼마나 걸릴 것 같은데?"

[아무리 오래 걸려도 밖의 시간으로 저녁 식사 시간이 되기 전에는 돌아가실 수 있으실 겁니다.]

순간 한숨이 나왔다.

나호는 너무 어이가 없는지 말도 못하고 입만 쩍 벌리고 있더니 부지런히 계산하기 시작했다.

뮤! 뮤!

^저녁 일곱 시에 식사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540시간! 22일 하고도 열두 시간이다.^

던전 도깨비 도뮤가 재빨리 계산을 하더니 하는 말이었다.

이 던전에 들어온 시간이 오전 열 시가 되기 몇 분 전이었으니 얼추 맞는 것 같았다.

"22일 동안 삽질을 해야 하는 거야?"

던전을 얻는 것이니 한 달이라도 삽질을 하라면 해야겠지만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강대한 님의 저녁식사 시간은 일곱 시가 아니고 보통 열 시 이후였습니다.]

"뭐?"

[열 시 이후라고 가정하고 드린 말씀입니다. 정확하게 720시간! 30일! 딱 떨어지는 계산이니 말끔하고 명확하니 좋지 않습니까?]

<집사! 저거 염장 지르는 것 같지 않아? 염장 지르는 것이 확실해.>

그런데 사실 할 말이 없기는 했다.

저녁을 제 시간에 먹은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

늘 바쁘다보니 저녁을 열 시 안에 먹어본 적이 거의 없었던 것이다.

"어쨌든 좋아. 파라면 파야지. 던전을 준다는데. 관리가 너무 힘들지 않기를 바랄 뿐이지. 가자 도뮤야!"

뮤! 뮤!

가자는 말에 도뮤가 입안에 냉큼 돌멩이를 하나 집어넣더니 폴짝 뛰어서 오른쪽 어깨에 앉았다.

왼쪽은 쪼롱이의 자리라고 절대 침범하지 않는 녀석이었다.

도뮤가 어깨에 앉으니 조금 전까지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렸다.

돌을 먹는 소리인데 어깨에 앉을 때가 아니면 절대로 들을 수 없는 소리였다.

뮤뮤와 오물거리는 소리가 뒤섞인 독특한 소리인데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졌다.

"맛있어?"

뮤!

앞발로 최고라는 표현을 하는 도뮤였다.

지금 도뮤의 기분은 최상이었다.

대기실의 황금 던전만도 기쁜데 대박 던전에 이어 이곳 황금 2던전도 내 소유가 되었다.

그런데 그 황금 2던전 안에 또 다른 던전이 있다고 하니 거기도 황금광산이 아닐까 하고 기대를 하는 것이었다.

<한국 가면 이곳은 자주 오지 못하는데 너무 기대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대기실에 황금도 아직 다 감당하지 못하니까 걱정 없지. 그치?"

말을 하며 도뮤를 돌아보았더니 축 늘어져 있었다.

자주 오지 못한다는 말에 힘이 빠져버린 모양이었다.

던전 도깨비는 묘한 생명체였다.

기척을 감추는 것이 아주 익숙했는데 각성자인 나도 도뮤의 기척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방금도 분명 앉아 있다고 느꼈는데 늘어져 있었고 말이다.

"내년이 되면 지겹도록 다니게 해줄게."

뮤?

"정말이야. 그러니 실망할 필요는 없어."

뮤!

금세 기운을 차린 도뮤가 어깨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인형처럼 생긴 녀석이 그러니 정말 인형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스템이 표시한 곳은 황금 2던전의 중간 쯤 되는 곳으로 금맥이 확연히 보이는 던전의 벽이었다.

금맥이 눈에 보이는 것은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 이곳 황금 2던전도 상당량의 금이 매장되어 있을 것 같았다.

뮤! 뮤! 뮤!

^이거 다 우리 식량이고 자원이다. 집사! 너무 좋다!^

도뮤가 정말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시스템이 말한 시간은 720시간, 30일이었지만 사실 30일 이상 걸릴 것이 뻔했다.

시스템은 자고, 먹는 시간 등을 계산하지 않는 것 같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연장을 꺼냈다.

단 1분이라도 지체하면 나만 손해였다.

그때부터 다시 땅파기가 시작되었다.

이럴 때 시스템은 무척이나 친절했다.

푸른 선으로 땅을 파야하는 곳을 계속 표시해주었던 것이다.

선을 따라 파기만 하면 계단이 되고 길이 만들어졌다.

그렇게 던전의 시간으로 40일 동안 땅을 파고 들어갔을 때 던전의 입구와 던전 덩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렇게 애를 쓰고 파지 않았다면 절대로 발견되지 않았을 던전이었다.

<집사! 이것도 황금 덩굴이야. 그런데 이거 장프 아니야? 어떻게 단프도 없는 던전이 장프가 있는 던전을 품고 있을 수 있지?>

"그것보다 이 던전이 있으면 네바다를 오가기 쉽겠네. 여기 황금 2던전도 그렇고. 대박던전은 말할 것도 없고."

대박 던전은 단프라도 있었지만 이 던전은 워프게이트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게 되면 오가는 것이 문제가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의외의 곳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띠링! 미개방 던전을 발견하셨습니다. 입장하시겠습니까?]

어느 때보다 밝고 경쾌한 시스템의 음성이었다.

<아우! 좋아 죽네. 좋아 죽어! 우리 집사가 얼마나 고생한 줄 알아? 아냐고!>

나호가 소리를 버럭버럭 질렀다.

40일간 쌓이고 쌓인 것을 한꺼번에 다 풀어낼 모양이었다.

"그것보다 발견되지 않을 던전을 찾으면 주고받기로 한 것 있었잖아. 이 던전은 예외인 거지? 내게 소유권이 넘어왔으니···."

<양심이 있으면 40일간 고생한 것을 생각해서 조금의 보상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말이야.>

[띠링! 이 던전을 클리어 하시면 강대한 님께 소유권이 넘어가니 원칙적으로는 보상이 없어야 합니다만 계약체결 이후 첫 던전이니 특별히 보상을 지급해드리겠습니다.]

<잡설이 길기도 하다. 그냥 준다고 하면 되지. 무슨 사족이 저리 많아?>

암반이 너무 단단해서 시스템이 말한 것보다 열흘이나 더 걸린 데다 그만큼 고생을 했기 때문에 나호가 저러는 것이었다.

밖의 던전을 뚫은 4일은 정말 양반이었다.

어쩔 때는 시스템이 약을 올리는 것은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힘든 순간들도 많았다.

시스템이 말하는 곳 이외의 벽은 그렇게 단단하지 않는데 시스템이 파라고 하는 곳만 유독 단단했던 것이다.

각성자가 혀를 내두를 정도였으니···.

[던전의 소유권이 넘어갔으니 마나통 천 개를 드리겠습니다.]

<사십 일을 고생시키고는 고작 천 개래. 대단하다. 대단해.>

시스템이 짠돌이 같기는 하지만 이 정도로 충분히 만족한다.

장프와 황금 광산을 품은 던전은 그리 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참고로 각각 네 번째와 다섯 번째로 오션 28의 증상이 나타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아르헨티나에는 장프와 황금 광산을 동시에 품은 던전이 있었다.

그것을 발판으로 이 나라들은 대변혁 이후 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말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아르헨티나는 유독 황금을 품은 광산들이 많아서 황금비가 내리는 나라라는 말도 있었다.

"나호야. 들어가자."

이곳도 그냥 걸어 들어가야 하는 곳이었다.

그런데 시스템이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다.

아마 던전 입구에 위험요소가 없는 모양이었다.

던전에 입장하면 눈이 번쩍하고는 주위 환경이 보여야 하는데 이곳은 계속 번쩍거렸다.

<뭐가 이리 눈이 부시는···. 세상에···. 와우! 이게 정말 대박이네. 집사 이런 거 본 적 있어?>

대답을 할 틈 같은 것은 주어지지 않았다.

뮤우우우! 뮤! 뮤! 뮤!

뮤우우우우! 뮤! 뮤! 뮤!

던전 도깨비들이 아주 난리가 났다.

당장 축제라도 열 기세였다.

^부흥기다! 우리 던전 도깨비의 부흥기야! 친구! 다 친구 덕이다.^

^우리말에 그런 말이 있다! 친구가 처음 주는 선물에 따라 짧게는 10년 길게는 평생 운명이 갈린다는 말! 친구가 처음 황금을 줬을 때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 친구는 대박이라는 것을···!^

평상시에는 나호처럼 집사라고 하던 도뮤가 던전을 보더니 바로 친구로 신분을 상승시켜주었다.

감개무량할 뿐이었다.

뮤! 뮤! 뮤!

^먼저 맛 봐도 되는지···? 먼저 맛보고 싶다! 격하게 먹고 싶다!^

도뮤가 간절한 표정을 지으며 허락을 구하고 있었다.

허락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어차피 몬스터도 보이지 않으니 시원하게 허락했다.

그러자 대기실을 거의 박차듯이 나오더니 그대로 눈앞의 황금을 향해 돌진했다.

<허락하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어?>

던전도깨비들이 던전벽에 달라붙었다.

아그작! 아그작! 아그작!

그냥 돌멩이를 먹을 때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런데 벽에 붙어서 먹을 때는 생각지도 못한 소리를 내는 던전 도깨비들이었다.

"어떻게 저런 소리가 나지?"

던전 도깨비들은 던전벽에 달라붙어 벽을 뜯어 먹었는데 마치 과자를 먹는 것만큼이나 편해보였다.

꼬물!

^눈부셔!^

반짝반짝 눈이 부신다는 가사를 가진 노래도 있었는데 이곳이 딱 그런 곳이었다.

바닥도, 던전벽도, 하다못해 굴러다니는 돌멩이에도 금맥이 흐르고 있었다.

이건 금광을 모르는 사람을 불러다놔도 금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 곳에 햇살이 비치며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집사! 축하해! 최고의 부자가 된 것을···. 대변혁이후에 까지 가지고 갈 수 있는 부라니!>

"부(富)가 중요하지 않지. 이 금을 통해서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 그리고 그걸 통해 좋은 헌터를 모을 수 있다는 것도···."

<어제 본 엘리스 같은 사람도 함께 하면 좋겠다.>

"그럴 수 있으면 좋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나도 그건 납득했어.>

던전의 입구는 양쪽으로 4미터 높이의 벽이 세워져 있었는데 안쪽을 향해 열린 형태여서 답답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벽을 지나가자 시야가 확 넓어지며 던전이 온전히 눈에 들어왔다.

"우와아아아!"

어지간한 일에서는 이렇게까지 놀라지 않는데 이곳은 이런 감탄사가 나오게 했다.

던전입구도 그랬지만 이곳도 온통 반짝거렸다.

그런데 크지 않은 나무도 군데군데 자라고 있고 멀리 물소리도 들렸다.

반짝거리는 것만 빼면 거대한 계곡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집중해도 몬스터의 냄새는 느껴지지 않았다.

"몬스터도 없는 것 같은데 뭐가 관리하기 까다롭다는 거지?"

<클리어 조건이 까다로운 거 아닐까? 간혹 몬스터가 없는데 클리어를 종용하는 던전도 있잖아.>

"더 들어가 보면 알겠지. 의외로 이런 곳에 몬스터가 있는 경우도 있으니까."

<하긴. 장프에 황금까지 있는데 쉽다면 그것이 더 이상하기는 하지.>

일반적으로 귀한 것을 품고 있는 던전은 그 대가를 요구하는 것처럼 난이도도 높고 까다로웠다.

이 던전도 분명 가치에 버금가는 뭔가를 요구할 것이 분명했다.

꼬물!

^졸졸졸!^

"그래. 멀지 않은 곳에 물이 있는 것 같아."

꼬물!

^졸졸졸 위험해.^

"피할 곳이 보이지 않아."

꼬물이가 말하기 전부터 마른 계곡을 걷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멀리 물소리가 들리는데 만약 이런 곳에 갑자기 물이 덮친다면 큰일이었다.

<입구의 벽 위에 서 있어야 하나?>

"그럼 아무리 오래 있어도 클리어가 되지 않을 것 같은데?"

<그렇긴 하지. 입구에만 서있어서 클리어 됐다는 던전은 없었으니까.>

높은 지대로 올라가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저기까지 얼마나 걸릴 것 같아?"

<글쎄? 아무리 빨리 달려도 30분?>

"물보다 빠를 수 있을까?"

<집사! 왜 그래? 불안하게?>

구르르릉! 구르르르르릉!

급격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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