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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나통은 안녕하십니까?-168화 (168/350)

168. 추가보상

세 개의 토성과 고지까지 정비하는데 걸린 시간은 총 열흘!

전생에 5천 명의 사람이 25일 걸린 것에 비교하면 엄청나게 빠른 정비였다.

사실 전생에도 서로 다투는데 시간을 낭비하지만 않았다면 보름 정도면 충분히 정비를 마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때는 지도부를 선발하는 것만으로도 며칠을 허비했었다.

지도부가 선발되고도 이런저런 잡음이 많아 낭비되는 시간이 많았고···.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을뿐더러 모두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고 움직이니 확실히 빨리 정비를 끝낼 수 있었다.

열흘에 걸쳐 정비를 완료했지만 지난 열흘간 우리가 정비만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간간이 몬스터가 머무는 산으로 잠입해서 몬스터의 수를 줄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다들 수고했지만 이번에는 꾸루와 전령조의 도움이 정말 큰 보탬이 됐어. 전투에서도 잘 부탁할게."

꾸!

꾸루가 자신 있게 대답했다.

<몬스터를 불러들인다고 했지? 그런데 언제 와?>

"우리 준비가 다 끝나면 종소리가 울릴 거야. 전생에도 그랬거든."

<저쪽 고지에 쪼롱이만 보내도 끝나는 거 아니야?>

"전생에도 똑같은 생각을 했지. 그래서 발 빠른 사람 몇을 상대편 고지로 보냈어. 하지만 승리가 되지 않더라. 한 쪽 상대를 전멸시키고 고지를 장악해야 승리로 인식하는 것 같았어."

<좋다 말았네.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렵지는 않을 거야. 숫자도 그간 많이 줄였고."

막 거기까지 이야기했을 때 종소리가 울렸다.

전투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도 맑고 평화로운 소리였다.

종소리가 울리는 순간부터 몬스터의 산에서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움직이네. 바보들. 이런 지형은 방어하는 것이 공격하는 것보다 훨씬 쉬운데. 몬스터들은 그걸 모르나?>

"알겠지. 저건 설정에 그렇게 되어 있는 것 같아. 서로 대치하며 질질 시간을 끌면 안 되니까."

몬스터들은 많은 수를 믿고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열흘간 죽어간 동료들은 까맣게 잊은 것 같았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은 고지가 아니었다.

두 번째 토성 위였다.

그래서 그런지 몬스터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첫 번째 토성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그런 몬스터에게 반반이 가족이 굴려온 바위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구르르르르르! 구르르!

캬아악! 캭! 커거어억!

첫 번째 토성에는 아무도 없지만 첫 번째 토성 앞에 세워든 바위들은 잘도 굴러갔다.

몬스터들이 당황하는 것이 느껴졌다.

특히 몬스터들의 대장들이 많이 당황하는 것 같았다.

몬스터들도 나름 열심히 대책을 세우고 정찰을 했다.

나름의 필승의 전략을 세우고 공격을 감행했는데 돌이 굴러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것 같았다.

"굴려!"

꼬물!

꼬물이와 소환 식물들의 긴 뿌리를 이용해서 다시 바위를 굴렸다.

뿌리가 길기 때문에 두 번째 토성 위에서도 이런 공격이 가능했다.

뮤! 뮤! 뮤!

^이제 나가도 돼지? 우리는 눈만 가린다! 적이 쓰러지면 목을 집중 공격한다.^

도깨비들은 자신들이 할 일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이번에는 도깨비들이 보이지 않는 것을 이용해서 공격을 해보기로 했다.

몬스터들 중에 대장급으로 보이는 녀석들의 눈을 가려버리기로 한 것이었다.

던전의 벽에 달라붙듯 눈에 달라붙어서 눈을 가리기만 해도 좋고, 할 수 있으면 눈을 물어뜯어도 좋다고 했다.

"좋아!"

도뮤와 도깨비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우리도 가만있을 수 없었다.

눈이 보이지 않아 허둥거리는 몬스터를 처리하기 위해서였다.

끼아아악! 캐어어억!

커어어억! 컥!

바위가 굴러가는 것과 동시에 두 번째 토성에서 날듯이 첫 번째 토성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적진으로 뛰어내리며 반반이 가족을 대기실에서 나오게 했다.

음머어어어어! 음머어어어어어!

반반이 가족의 울음소리만으로도 상당수의 몬스터가 오줌을 지렸다.

덩치가 작은 몬스터들은 주저앉아 버리기도 했다.

스걱! 스걱! 스걱!

창이 움직였다.

커어억! 커억!

컥! 컥! 커억!

창이 움직이는 족족 고통에 찬 괴성이 들려왔다.

그리고 몬스터들이 기겁하는 일이 일어났다.

내 주변으로 수많은 뿌리들이 뻗어 나온 것이었다.

움직이는 뿌리는 마치 바다생물처럼 보이기도 했다.

소환식물들은 거대한 뿌리를 이용해서 몬스터를 쳐내기도 하고 꿰뚫어버리기도 했다.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통쾌하게 보이는 장면이었다.

몰려드는 몬스터를 한꺼번에 수십, 수백 마리씩 쳐내버렸기 때문이었다.

꼬물!

꼼지락!

고물고물!

내 앞으로 온 여섯 개의 뿌리는 이렇게 얌전하지만 몬스터를 상대하고 있는 뿌리는 인정사정이 없었다.

휘이이잉! 팍! 퍼어억!

긴 뿌리가 한 번 휘둘러지면 서너 마리의 몬스터가 날아갔다.

이런 뿌리가 수십 개가 넘었다.

이렇게 휘두르는 뿌리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떤 뿌리는 위에서 아래로 강하게 내리치기도 했다.

내리치는 뿌리에 맞아서 멀쩡한 몬스터는 단 한 마리도 없었다.

덩치가 큰 몬스터는 뿌리로 감아서 바닥에 처박기도 했다.

<무시무시하네.>

"앞으로 뿌리가 더 생길 거래. 그러면 정말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으흐흐흐! 너무 좋아.>

퍼어억! 퍽! 콰지직! 콱!

소환식물만 위력적인 것은 아니었다.

한결 덩치가 커진 반반이 가족도 장난이 아니었다.

반반이 가족이 들이받고 밟기만 해도 몬스터는 터져버렸다.

이건 전투가 아니라 살육에 가까웠다.

생존을 위한 살육이었던 것이다.

쫑!

쪼롱이와 사냥조들의 활약도 대단했다.

전령조들도 일부 전투에 참여했다.

전령조들이 전투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이었다.

사실 아직 본격적인 참여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단순히 돌만 떨어뜨리기 때문이었다.

몬스터의 수가 많지 않은 곳에서는 바위를 떨어뜨려서 공격하는 것이 효율이 좋지 못했다.

몬스터들이 피해버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몬스터의 수가 많으면 그만큼 맞을 머릿수가 많았다.

그래서 현재 백 마리 정도의 전령조들이 돌멩이를 떨어뜨리는 공격을 하고 있었다.

쿠우우웅! 쿵! 쿠우우웅!

전령조들은 영리하게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는 몬스터들에게 바위를 떨어뜨렸다.

뭉쳐있던 몬스터들이 흩어지며 대열이 무너졌다.

저것만으로도 지대한 공을 세운 것이었다.

커어억! 컥!

소환 식물의 일부 뿌리가 갑자기 땅속에서 나오며 몬스터들의 배를 꿰뚫어버렸다.

몬스터의 수가 많은 것이 이럴 때는 도움이 되었다.

<집사! 몬스터들 여기에서 다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다른 무기 준비해둔 거 쓸 일도 없을 것 같아.>

"아직 확신할 수 없어."

분명 시스템은 내 수준에 맞게 시험을 준비한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너무 쉬웠다.

5천 명이 할 일을 혼자 감당했으니 이만하면 되지 않느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왠지 이렇게 끝낼 것 같지 않았다.

<숫자가 많으니 시간이 걸리네. 집사! 그런데 이제 누구도 집사를 건드리지 못하겠다.>

나호가 웃으며 말했다.

나를 둘러싼 던전 덩굴을 보며 하는 말이었다.

소환 식물들이 나를 보호하고 있으니 나를 공격할 수 있는 상대는 흔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대변혁 후 십 년 정도는 천하무적이 되겠지. 하지만 그 이후는 장담할 수 없어. 세상은 늘 놀라움의 연속이더라고."

<집사라고 십 년 동안 놀건 아니잖아. 이제 누구도 집사를 따라오기 힘들어.>

퍼어어억! 퍼어어어억!

"꼬마가 은근 무서워."

<은근이 아니고 가장이겠지.>

몬스터를 잡아서 땅으로 찍어대는 식물은 꼬마였다.

대기실에서는 늘 얌전하지만 전투가 시작하면 가장 무섭게 공격을 했다.

공포 유발은 최고인 것 같았다.

긴 뿌리를 채찍처럼 사용하는 것은 주로 아수라와 아수리였고, 위에서 아래로 때리는 것은 주로 황이와 금이였다.

몬스터의 몸을 뚫어버리는 것도 꼬마!

강력한 뿌리 힘을 이용한 공격이었다.

꼬물이는 소환식물들을 지휘하면서 이 모든 공격들을 시기적절하게 사용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흐르자 살아남은 몬스터의 수는 대폭 줄어들었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몬스터는 전멸하고 우리는 그대로 상대의 고지를 점령하면 끝날 것 같았다.

하지만 시스템은 우리가 쉽게 승리하도록 두지 않을 모양이었다.

끝이 보인다고 생각했을 때 몬스터가 다시 보충이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보충된 몬스터들은 이전에 비해 방어력이 늘어난 것 같았다.

<우아! 시스템 장난질 또 시작 됐네. 시작 됐어. 쉽게, 쉽게 가는 꼴을 보지 못하지.>

이전에도 던전에서 비슷한 일이 몇 번 있었기 때문에 이젠 놀랍지도 않았다.

"고마운 일이지. 마나를 더 벌어들일 수 있잖아. 전리품도 그렇고."

<대장간이 더 바빠지겠네.>

"대장간에서 나는 소리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한심한 사람들이야. 누가 하나 이상하다고 하니까 우르르 몰려와서는···. 얼마나 벌겠다고···. 쯧쯧!>

카메라를 들고 화순으로 몰려드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에 하는 말이었다.

어떻게 알았는지 일본으로도 몇 명 더 찾아왔지만 내가 없을 때만 와서 직원이 돌려보내곤 했다.

그 바람에 직원은 내가 월평주식회사의 아들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인지한 것 같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그 뒤로 더 나에게 깍듯하게 대하고 있었다.

"애들아! 쉬엄쉬엄해."

꼬물!

^버섯 치유수 먹어서 괜찮아요.^

쫑!

^맛난 버섯 치유수!^

전쟁에 가까운 전투를 하면서도 여유 있는 소환수들이었다.

시스템이 이후로 한 번 더 몬스터를 강화하고 보충했지만 그뿐이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렸을 뿐이지 전투의 양상이 달라질 것은 없었다.

몬스터를 섬멸하고 몬스터의 고지에 들어섰을 때 시스템의 메시지가 들렸다.

[띠링! 축하합니다. 몬스터의 고지를 점령하셨습니다.]

메시지와 함께 종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전에 없는 일이었다.

<뭐야? 몇 번을 울리는 거야?>

"지금까지 여섯 번 울렸어."

무척이나 깊은 종소리였다.

마치 뭔가를 깨우는 것 같은 소리였다

그런 종소리가 정확하게 25번 울리고는 멈췄다.

<집사! 25번이었어.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모르지."

종소리의 울림이 완전히 멈출 때까지 기다린 시스템이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띠링! 축하합니다. 강대한 님께서는 이번에도 1등을 하셨습니다.]

[강대한 님께서는 첫 소환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1등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놓칠 수가 없었지. 미우라 놈을 잡아야하니까. 너희가 내건 뭣 같지도 않은 조건 충족하려니 쉬엄쉬엄할 수도 없었다고!>

나호가 따지듯 말했다.

마지막까지 1등을 해야 미우라 놈의 마나통을 준다고 하지 않았어도 최선을 다했겠지만 저런 조건이 걸려있어서 더 열심히 했다.

이상하게 저런 조건을 내건 이후로 시험에서 미우라를 보기 힘들었다.

시스템이 의도적으로 만나지 못하게 하는 것 같기도 했다.

최근 네 번의 소환에서는 아예 보지 못했기 때문에 미우라 놈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놈이 탈락하든 그렇지 않든 놈의 마나통은 이제 내 것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나에게는 그 어떤 보상보다도 이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시스템에게 바로 질문했다.

"계속 1등을 했으니 미우라 놈의 마나통은 이제 내 것이 되는 거지? 바로 받을 수 있나?"

[저희는 약속했던 것은 반드시 지킵니다. 강대한 님께 약속한 대로 미우라 에이지의 마나통을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잠시 기다리셔야 합니다. 아직 미우라 에이지의 시험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시험을 빨리 끝내기는 했다.

아무리 빨리 이번 시험을 끝낸다고 해도 다른 그룹들은 최소 20일 이상씩은 걸릴 것이 분명했다.

"알았어. 그럼 나에게 주는 보상도 모든 시험이 끝난 다음에 받을 수 있는 거야?"

[그건 아닙니다. 마나통만 시험이 끝난 이후에 사실 수 있고 다른 보상은 지금 지급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시스템은 늘 그렇듯이 발현율 5%를 올려주었다.

이것으로 발현율은 60%+100%가 되었다.

하지만 시스템은 생각지 않은 보상을 추가로 지급해주었다.

[첫 번째 소환에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1등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로 발현율 12%를 상승시켜 드렸습니다.]

시스템의 말과 함께 발현율이 60%에서 72%로 상승했다.

이것으로 내 발현율은 172%가 되었다.

남에게 보일 때는 +100%를 보이지 않게 할 수 있지만 72%만 해도 엄청난 것이었다.

발현율은 60%만 되어도 헌터로 괜찮은 편이었다.

대부분의 헌터가 60언저리의 발현율을 보유했기 때문이었다.

70%가 넘는 헌터가 워낙 드물기 때문에 조용히 살기는 틀린 것 같았다.

<왜 표정이 그래? 발현율이 상승했는데 기쁘지 않아?>

"좋지. 그런데 조용히 살기는 틀린 것 같아서."

<회귀한 순간부터 조용히 살기는 틀렸어. 그러니 그러려니 해. 대변혁 이후까지 조용히 살 필요는 없잖아. 왜? 힘을 숨겼다가 놀라게 해주고 싶었어? 그런 거 좋아해?>

나호가 장난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거 좋아할 리 없잖아. 그냥···."

그 순간 시스템의 메시지가 다시 이어졌다.

보상에 관한 메시지였다.

그리고 그것을 들은 우리 모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소환수들의 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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