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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마나통은 안녕하십니까?-204화 (204/350)

204. 새로운 인연

성연이를 치료하고 반반이의 등에서 내려오려고 할 때 꾸루에게서 연락이 왔다.

반반이의 등에서 뛰어 내려오며 꾸루에게 대답을 했다.

"벌써 도착한 거야?"

꾸!

꾸루의 대답이 머릿속에 울렸다.

꾸루가 출발한지 10분이 조금 넘었을 뿐인데 벌써 화순에 도착했단다.

놀랍지 않을 수가 없었다.

<번개를 탄 거야? 워프 게이트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겠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워프 게이트를 이용할 필요가 없기는 하겠다. 세 분은 어때?"

꾸!

꾸루가 대답을 하는 순간 마을의 상황이 머릿속으로 정리되어 전달되었다.

마을은 차분한 상태였다.

여전히 장벽은 단단하게 잘 서있고 마을 안으로 들어온 몬스터나 성난 동물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마을 주변이 문제였다.

현재 월평리 2구는 거의 내 땅이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울타리와 장벽까지 완벽하게 세워져 있었다.

이 공사를 할 때 온갖 말도 안 되는 추측과 낭설이 난무했었다.

하지만 이미 허가 받은 공사는 큰 무리 없이 마무리 되었고 지금 우리 마을은 단단한 장벽과 몇 겹의 울타리로 둘러 쌓인 상태였다.

땅을 살 때마다 울타리 공사를 했는데 기존에 설치했던 울타리를 제거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런 관계로 우리 마을은 현재 그 어느 곳보다 안전했다.

마을 안에 갑자기 새로운 던전이 생성 되지만 않는다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 될 것이다.

더구나 사냥조 200마리와 몬야크 세 마리가 마을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니 몬스터들도 접근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것이었다.

하지만 사람은 아니었다.

꾸루가 보여준 마을 주변은 사람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마을 안으로 들여보내 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저게 도대체 무슨 짓인지 알 수가 없었다.

아무리 급하다고 하더라도 저건 아닌 것 같았다.

<급하기는 했나보다.>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저 정도일 줄은 몰랐네."

<우리가 던전을 너무 안정화 시켜둬서 더 그래.>

많은 던전이 터져서 아비규환이 됐다면 우리 마을까지 몰려든 사람의 수는 훨씬 적었을 것이다.

목숨을 걸지 않고는 우리 마을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화순과 그 인근에 있는 미개방 던전은 모조리 클리어를 하고 내 소유로 넘어왔다.

그리고 그런 던전들은 당연히 아직 개방하지 않았다.

그러니 전생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던전이 개방되었을 것이다.

그만큼 안전했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이 더 안전한 곳을 찾아 우리 마을로 온 것이었다.

장벽 앞 모인 사람들은 거의 데모를 하는 것 같았다.

<저게 다 몇 명이야?>

내게 묶인 나호는 내가 보고 듣는 것은 특별히 제약을 걸지 않으면 언제든 보고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꾸루가 전해준 정보도 볼 수 있었다.

"천 명 이상일 것 같은데?"

<사람이 많아서 다행이기는 하네.>

많은 사람이 모여 있으니 혹여 몬스터가 와도 대비를 잘 할 것이라는 말이었다.

"다행이기는 하지만 몬스터를 더 불러들일 수도 있어."

<사냥조들이 적당히는 쫓아주겠지 뭐.>

"그렇게 태평하게 말할 때가 아니야. 마을만 지키라고 했지 마을 주변까지 지키라고는 하지 않았어. 쪼롱아! 마을 주변도 적당히만 도와주라고 해."

사냥조는 내 명령을 듣기도 하지만 이렇게 떨어져있을 때는 쪼롱이를 통해서 명령을 전해야 했다.

엄밀히 따져서 사냥조들은 쪼롱이의 소환수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었다.

쫑!

<왜 적당히 야? 도와줄 거면 다 도와주지?>

"지금부터 그런 관계를 설정하는 것은 좋지 않아. 당장은 우리 마을부터 잘 지켜야지. 적당이라고 말했지만 사람이 상하지는 않게 할 거야."

사냥조들에게 이 정도 말해두면 충분했다.

똑똑한 아이들이니 알아서 잘할 것이 분명했다.

꾸루의 정보는 계속 되었다.

파티를 위해 초대됐던 사람들은 이제 화순에 눌러 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자신들에게 배정된 집을 정리하는 것은 물론이고 마을을 정비하고 있었다.

"저기 봐. 보건소야."

한희준 씨와 그의 부모님께서 병원으로 준비해둔 공간을 정리하고 있었다.

한희준 씨뿐만 몇몇 의사들도 세 사람을 돕고 있었다.

보건소뿐만 아니라 다른 시설에서도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가장 바쁜 곳은 식당이었다.

많은 사람이 있기 때문에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큰일이었다.

당장은 상수도에 문제가 없지만 조만간 수돗물도 불안해질 것이었다.

<음식을 해서 보관해둘 곳이 있으면 좋은데···.>

"던전에 보관해둔 음식만도 몇 개월은 끄떡없어."

<사람이 저렇게 많은데?>

마을로 모여든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었다.

"저 사람들 먹는 것도 문제기는 하다. 추울 텐데 언제까지 저렇게 있으려는 건지."

마을을 비추던 꾸루가 던전을 비추었다.

화순 던전과 과수 던전이었다.

화순 던전과 과수 던전 입구에는 경호원이 배치되어 있었다.

호기심에 던전에 들어가려는 사람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저것은 미리 세 분과 이야기가 된 것이었다.

"클리어가 된 것 같네. 그런데 세 분은 어디에 계시지?"

내 말과 함께 꾸루가 화순 던전으로 들어갔다.

<어? 소환수가 혼자 던전에 들어갈 수 있나? 대기실에 있는 던전이외에는 불가능한 거 아니야?>

[띠링! 전령조는 워프 게이트가 있는 던전으로는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단 전령조 고유의 업무를 수행할 때뿐입니다.]

"워프 게이트가 없는 던전으로는 전령을 보낼 수 없겠네?"

[지금은 그렇습니다만 강대한 님과 꾸루가 강해지면 가능해질 수도 있습니다.]

"강해져야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네."

꾸루가 세 분께 전령을 전하는 모습이 보였다.

마치 영상 통화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대한아! 다친 데는 없지?"

어머니이었다.

건강해 보이셨다.

세 분은 나를 볼 수 없지만 나는 세 분은 물론이고 세 분이 계신 화순 던전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별 문제 없어요."

내 목소리가 꾸루를 통해 그대로 전달되었다.

<이런 것도 가능한 거야? 이거 완전히 핸드폰인데? 대단하네.>

나호가 입을 쩍 벌렸다.

"여기도 별 문제 없다. 과수 던전 클리어도 했고, 마을도 빠르게 정비하고 있다."

큰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고생 많으셨네요."

"네가 고생이지. 그런데 마을 주변에 몰려든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좋으냐? 점점 많아지는데."

아버지께서 물으셨다.

이미 함부로 사람을 들이지 않기로 했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으시는 것 같았다.

1월의 칼바람도 마음이 여려지게 하는데 한 몫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함부로 들일 수는 없어요. 약속했던 대로 해요."

"그렇기는 한데···. 먹을 것이라도 나눠줘야 하는 것은 아닌지···? 따뜻한 물이라도···."

아버지께서 조심스럽게 물으셨다.

아버지께서는 당장이라도 장벽 밑으로 몰려든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싶으신 것 같았다.

"그나마 화순은 다른 곳보다 안전할 거예요. 자신들의 집으로 가면 음식도 있을 거고요. 아직은 음식을 나눠주지 않아도 될 때예요."

"그래도 저렇게 와서···."

"여보."

어머니께서 아버지 소매를 당겼다.

"미안하다. 미리 이야기가 된 것인데 막상 보니 마음이 편하지가 않아서."

도움을 청하는 사람을 외면하는 것은 쉽지 않다.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불쌍하다고 아무나 들였다가는 마을 전체가 위험해질 수도 있었다.

한 번 정한 원칙은 되도록 지켜져야 했다.

"꼬물이와 도뮤가 괜찮다고 한 사람만 받아들일 거예요."

"각성자가 아니어도 받아줄 거지?"

"당연하죠."

이미 이야기가 된 부분인데도 아버지께서는 잔걱정이 많았다.

본인도 각성 예외자가 되었기 때문에 신경 쓰이시는 것 같기도 했다.

"도뮤라면 던전 도깨비라고 했지? 정말 보고 싶구나. 꼬물이도 그렇고."

큰아버지께서 던전 도깨비에게 호기심을 드러냈다.

도뮤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부터 관심을 보이셨다.

도깨비라는 이름에서부터 호감이 생긴다고 하셨다.

거기다 황금까지 제련한다고 하니 더 궁금하신 것이었다.

"예. 도뮤가 사람을 잘 보더라고요. 꼬물이도 그렇고. 그나저나 다친 사람은 없었죠?"

"왜 없겠니? 과수 던전이 무난하다고 해도 처음이어서 다친 사람이 속출했지. 비세계를 더 기억하면 좋은데 그게 아니어서. 어려움이 좀 있었어."

큰아버지의 말씀에 함께 던전을 돌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하지만 잘 클리어 했다. 네가 주고 간 버섯 치유수라는 것으로 다친 사람들은 치료해줬고. 의사들이 난리더라. 버섯 치유수 때문에 이곳에 남겠다는 사람도 있어. 연구해보고 싶대."

"초대했던 사람들은 선별을 한 사람들이니 눌러 앉으면 좋죠."

"따라온 사람들이나 곁다리들은 어떻게 하냐?"

우리 마을에서 파티를 한다는 것이 소문이 나서 이미 초대된 사람들을 따라 온 사람들이 있었다.

솔직히 쫓아 보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는 사람들이 있었다.

쫓아 보내면 이미 초대된 사람의 입장이 난처해지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선은 지켜봐야죠. 그 사람들 숙소는 따로 했으니까 관찰하기도 쉬울 거예요."

"장벽을 넘으려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좋으냐?"

"사냥조들이 알아서 할 거예요. 허락하지 않은 사람은 누구도 마을 안으로 들어올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왜 던전에 계셨어요? 사냥하시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밖에 있으니 속이 시끄러워서. 안전구역에 사람이 정말 살 수 있는지도 살필 겸 왔다."

사람들이 몰려와서 들여보내달라고 조르니 던전으로 피하신 것 같았다.

"잘하셨네요. 현재 화순 던전은 입구에서 1킬로까지 안전 구역이에요. 혹시 문제가 생기면 그곳으로 피하셔도 돼요. 다른 던전에서 나온 몬스터가 던전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없으니까요,"

"알았다. 언제 쯤 도착하니?"

"이삼 일이면 도착할 거예요."

"조심해서 오고."

"세 분도 무리하지 마시고요."

<말씀은 저렇게 하시지만 하루라도 빨리 안전구역에 사람이 살 수 있게끔 하시려고 들어가셨을 거야.>

"그렇지. 저기가 가장 안전한 곳이 될 수도 있으니까. 더구나 우리는 관리 계약까지 체결했으니 저곳을 잘 이용해야지."

던전에서 사람이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대변혁 이후 15년도 더 지난 후였다.

아무 곳에서나 살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안전구역에서만 상주할 수 있었다.

그 이전에도 던전에서 농사를 짓기도 했지만 상주하지는 않았다.

던전은 늘 위험한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안전구역 안으로는 몬스터가 넘어오지 않지만 상주를 하면 다른 문제가 되었다.

밤이 되고 사람들이 잠이 들면 몬스터가 안전구역 안으로 넘어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변혁이 일어나고 15년이 지난 후 안전구역을 상시적으로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낸 헌터가 있었다.

안전구역을 이용하는 비용을 시스템에게 제공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밤에도 몬스터가 넘어오지 않았다.

진정한 의미의 안전구역이 되는 것이었다.

마나면 안 되는 것이 없는 세상이었던 것이다.

이걸 알아내는데 무려 15년이 걸렸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상을 초월한 비용 때문에 던전에서 생활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그래서 던전은 이용하는 것이지 상주하는 것은 아니라는 원칙 같은 것이 이후로도 계속 되었다.

하진 나는 상주하게 만들 수 있었다.

시스템과 관리계약을 맺었기 때문이었다.

월 100마나에 1킬로미터!

현재는 던전의 입구에서 1킬로미터에 불과하지만 이 구역은 모든 것으로부터 안전했다.

관리를 시스템이 완벽하게 해주니 무엇보다 믿을 수 있었다.

이러니 관리계약은 시스템이 호구 잡힌 계약인 것이다.

다른 던전들도 되도록 빨리 관리 계약을 맺어두어야 한다.

당장은 비싼 것 같지만 인류에게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도 있는 엄청난 계약이었다.

당장은 매월 100마나가 엄청난 것 같지만 나중에는 껌 값에 불과할 것이었다.

관리 계약만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오려고 했다.

회귀한 이후 한 일 중 가장 잘한 행동인지도 모른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에게도 새로운 지평이 열린 것이고···.

"무슨 좋은 일 있으십니까?"

정수백 씨였다.

"부모님께서 무사하답니다."

"아! 저는 몇 년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이런 난리를 보기 전에 가셨으니 좋은 일인 건지···."

<나이도 어려 보이는데.>

"교통사고였습니다. 상대 운전자가 만취 상태여서···."

"충격이 크셨겠네요?"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죠. 하지만 사람은 살아지더라고요. 하필 차가 밀려서 강으로 빠져서···. 이 아이만한 동생이 있었습니다. 많이 늦둥이였는데 함께 갔죠. 이 아이를 보니 동생이 생각나서. 동생 삼을까 생각 중입니다. 물론 이 아이의 허락이 있어야겠지만 요."

정수백 씨는 던전에 갈 때가 아니면 아이를 계속 업고 다녔다.

아이도 정수백의 등에서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새로운 인연이 쌓여가고 있었다.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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